<?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도토리 데굴데굴 (도토리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08 May 2026 11:15:58 +0900</lastBuildDate><image><title>도토리</title><url>http://image.alad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도토리</description></image><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어두운 숲속의 서커스 - [어두운 숲속의 서커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37782</link><pubDate>Sat, 25 Apr 2026 13: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377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7127&TPaperId=1723778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94/11/coveroff/k37213712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7127&TPaperId=172377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어두운 숲속의 서커스</a><br/>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좀비 아포칼립스를 다룬 대개의 이야기가 '생존'이라는 목표 아래 주인공의 뒤통수를 따라가는 방법을 취한다면, 이 소설은 조금 다른 방향을 취한다. 어느 하나 곁다리로 머무는 인물 없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각 개개인이 제각기의 뚜렷한 목적지를 향해 무섭게 질주하며 나아간다. 수혈을 위해, 출산을 위해, 심지어 덕질을 위해.<br>여기에 한 가족이 있다. 어느 가족 구성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 없음. 근데 엄마 환장하게도 좀비 사태가 터졌는데 각자 서울 가야겠다고 난리임근대 (대기업 때려친 백수 오타쿠 -&gt; 코믹페스티벌 가야함) + 초희 (만삭의 임산부 -&gt; 수술은 서울 산부인과가 최고지, 근데 좀비 증상 있음) + 초과(작가, 사연 좀 많이 복잡 -&gt; 내 딸 수술해야되는데 내 피가 필요하대. 가야함.) + 엄마 숙영 (가운데에서 자식 새끼들 때문에 환장)내가 보기에 숙영이 없었으면 이 가족은 진작 해체되고 거리에 나앉았음...<br>눈에 띄는 지점은 이들의 행보가 대체로 납득이 어렵다는 것이다. 좀비가 들끓고 경찰들이 폭력적으로 사태를 진압하고 있는 와중에 굳이 밖으로 나간다는 결정 자체가 그렇다. (이런 상황에 코믹 페스티벌을 가야겠다며 나가겠다는 아들이 숙영의 눈에 정상으로 보이겠는가...) 그러나 이 비합리적인 선택을 구구절절 독자에게 설득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어긋난 선택들이 결과적으로 상황을 돌파하는 계기가 되는 순간들을 보여준다. 이성적인 생각으로는 도저히 뚫을 수 없는 벽을, 무언가를 향한 맹목적인 '사랑'이 결국 길을 열어낸다.<br>'사랑'이라는 단어를 상단에서 사용했지만 사실 이 소설은 굳이 그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어 감정을 호소하고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철저하게 인물들의 행동으로 보여줄 뿐이다. 자식들을 위하고 지키려는 숙영의 마음에서 나오는 강인함, 그리고 초과와 윤재의 관계 같은 것. 겉보기엔 가볍게 즐기는 사이같고 내밀한 감정 교류도 딱히 없어 보이지만, 정작 가장 가깝고 진한 연대가 있어야 할 것 같은 순간에 곁을 지키는 건 이 '가벼운 사이'이다. 가벼운 관계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과 동시에 어쩌면 사람이 사람의 곁을 지키는 데에는 사랑이 전부가 아닐 지도 모르겠다는 감상이 든다.<br>이 가족은 무너지는 세계 앞에서 감정에만 매몰되지 않는다. 대신 움직인다. 위험을 알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고, 머뭇거리기보다 선택을 밀어 붙인다. 그렇기에 이 가족에게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무대는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각자가 붙들고 있는 것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장에 가깝다. 결국 이들은 끝까지 멈추지 않는 쪽을 택한다. 재난의 한복판, 그 어두운 숲속에서도 기어이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평범한 인간들의 비범한 서커스였다.<br><br>+제가 그렇게까지 오타쿠였던 적이 없어서 살짝 이해는 안 가는데, 진짜 좀비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코믹 페스티벌에는 가야합니까...? 에브리바디 좀비면 거기 오는 사람들도 좀비일거고 걔네가 덕질 파티를 하지는 않을거 아냐....이런 좀비 사태에서 일반인들이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고 감염자냐고 의심하고 폭력적으로 대할 때, 숭고한 애니 대사를 날리면서 도우려고 하는 게 오타쿠라는 점... 여기 오타쿠들 명대사 꽉 낌<br><br>*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94/11/cover150/k37213712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941107</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 - [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33019</link><pubDate>Wed, 22 Apr 2026 22: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330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7122&TPaperId=172330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90/70/coveroff/k05213712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7122&TPaperId=172330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a><br/>성해나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이 소설집은 ‘2026년 지금의 한국 사회를 설명하는 키워드들’로 묶여 있다. 인공지능, 갓생, 불임, 교육, 범죄, 계엄... 분명 우리가 사는 현실을 다루고 있음에도, 이 단편들이 남기는 것은 명확한 답이 아니라 반복해서 감지되는 어떤 공백이다.<br>아이의 감정을 이해하지 않고 분류하는 일(#유령), 자신의 삶을 살아가지 않고 갓생처럼 보이게끔 연출하거나(오민아의 남부러운 삶) 현실을 그대로 보지 않고 서사로 소비하는 상태(방콕), 아이는 있는데 아이의 목소리는 지워진 풍경(키즈카페) 속에서 그제야 바라볼 수 있게 된다.우리는 현재를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어버렸으며 이 막연한 공허함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모르겠다고.<br>이 단편들의 포인트는 바로 그 ‘불분명함’에 섣불리 답을 내려 해소하지 않고 그저 드러내는 데 있다.예컨대 자극적인 범죄 이야기에 익숙해진 인물이 현실에서 마주한 의심스러운 장면은 끝내 진실로 확정되지 않은 채 멈춘다. 독자는 이미 익숙해진 이야기의 프레임을 가져와 그 빈칸을 서둘러 조립하지만, 소설은 그 확신에 의문을 던진다. 객관적 사실은 부재하고 믿을 수 없는 화자의 시선만이 단서로 남을 때, 자극적인 도파민이라는 것이 우리가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을 어떻게 왜곡하는지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방콕」, 성혜령)<br>다른 이야기들 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조정하고, 누군가는 여전히 좋아하는 마음을 품고도 그것을 말할 때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서 침묵을 택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아이의 정서적 상처를 마주하고도 성과의 언어로만 대화를 이어간다. 인물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극적인 변화를 맞지 않는다. 대신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언어로, 그러나 어딘가 텅 비고 어긋난 채로 현재의 한국을 통과할 뿐이다.<br>결국 겉으로는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한국 사회를 뜯어보면, 감정은 지워지고 관계는 기능으로 대체되며, 삶은 점점 측정과 관리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남는 것은 무엇이 결핍되었고 놓쳐버렸는지조차 쉽게 말할 수 없는 상태 뿐이다.<br>19인의 소설가가 직시한 '지금, 이곳의 우리'는 그런 모습일지도 모른다. 분명히 어딘가에 공허하게 뚫린 부분이 있으나 문제가 선명하게 드러나지도 않고, 사회의 여러 요소가 맞물려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쉽게 붙잡히지 않는 현실 말이다.(예를 들어 작품 속 사교육 열풍 역시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러한 선택으로 내몰리는 구조 속에서 발생한다)우리는 여전히 바쁘게 살고, 서로를 이해하고 연대한다 믿으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단편들은 그 모든 과정 속에서 뉴스 기사가 담아내지 못했고, 우리도 쉽게 인식하지 못했던 공백을 드러내며 끊임없이 안락한 착각들에 물음을 던진다.<br>+이렇게만 말하면 건조하고 서늘한 단편만 가득할 것 같지만 김병운의 「일한 기록」이나 계엄에 대해 쓴 정용준의 「일어나지 않은 일」 같은거 보면 다시 인류애와 눈물이 충전됨.특히 「일한 기록」은 너무 좋았는데, 청각 장애를 가진 채 20여 년간 성실히 근무하고 퇴직하는 아버지에 대한 단순한 연민에 그치지 않는 점이. 아버지만큼이나 쉬지 않고 일해왔지만, 공식적인 ‘직장’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어디에도 기록되지 못하고 감사한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도 없던 어머니의 삶을 조명하는 게 진짜 너무너무 좋았음. 말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한 이의 시간을 복원해낸다니, 이런게 소설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아닐까?ㅠㅠ<br><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90/70/cover150/k05213712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907022</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머리 달린 여자 - [머리 달린 여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29223</link><pubDate>Tue, 21 Apr 2026 01: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2922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7711&TPaperId=172292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03/85/coveroff/k41213771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7711&TPaperId=1722922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머리 달린 여자</a><br/>서계수 지음 / 오러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p.108 | "자기가 무슨 만두를 먹은 건지 알아차린 사람들에겐 변화가 생겨요. 이를테면…"남성 고기로 군만두 만들어주는 &lt;만회반점&gt;어느 날부터 타인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 남자가 단 하나의 ‘정상적인’ 존재와 마주하는 〈머리 달린 여자〉검은 정장을 입은 동양인 여성의 형상으로 등장하는 루시퍼가 인상적인 &lt;지옥은 악마의 부재&gt;<br>『머리 달린 여자』에는 이 세 단편을 포함한 다섯 가지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각기 다른 설정을 취하고 있지만, 결국 한 지점을 향한다. 일상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추악한 폭력의 단면을 바라보고, 그 견고한 구조에 묶여 있던 존재들을 비틀린 방식으로나마 해방시키는 서사라는 점이다.<br>특히 표제작이 가장 인상 깊게 남은 이유는 ‘보지 못한다’는 인물의 상태에 있다. 이것은 단순한 신체적 이상이라기보다, 타인을 온전한 인격체로 대하지 않는 현대인의 무감각한 태도에 더 가까워 보였기 때문에. 누군가의 눈빛과 표정을 읽어내는 시선이 사라진 자리에서는 타인을 향한 감정 역시 너무도 쉽게 산화된다. 그렇게 지워진 얼굴은 더 이상 타인이 아니라, 소비 가능한 무언가로 남는다.이 기괴한 설정이 낯설기보다 오히려 익숙하게 느껴졌던 건, 어쩌면 나 역시 타인의 고유한 객체로 바라보기 보다 직함이나 특징 같은 편리한 데이터로만 규정하며 정의내리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br>다만, 솔직한 감상을 덧붙이자면 마냥 가볍고 재미있게만 읽기에는 다소 난해한 부분도 있었다. 소재와 설정은 정말 흥미롭고 기발했지만, 화자가 바뀌는 지점이나 시간의 이동이 명확한 신호 없이 그냥 다음 문단에 곧바로 이어지기도 해서,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면 꽤 집중이 필요했다. 무언가 표시 없이 갑자기 다음 문장에서 확 변해버려서 처음에는 살짝 놀랐음. (헥터가 화자였는데 갑자기 다음 문장에서 샛별이가 화자로 변한다던가)<br>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여성들이 그저 나약한 피해자의 위치에 머무르기를 거부한다는 것. 그 변화는 때로 과격하고, 때로 불편하며, 억압받은 세월의 크기만큼 잔혹하기도 하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를 가두고 있던 답답한 틀이 전복되는 쾌감이 발생한다. 스스로 '매력적인 괴물'이 되어 복수를 완성하는 여성들의 연대기는 보는 내내 서늘한 해방감을 선사한다.<br><br>+ &lt;만회반점&gt;에 끌려서 읽었는데 나 좀 이런 류에 강하게 끌리는 경향이 있어.... 비슷한 종류로 남유하 작가의 『양꼬치의 기쁨』(2021, 퍼플레인)이 있음. 남편으로 양꼬치 만들어주는 가게. 이 책도 골때림. 남편으로 양꼬치 해준다니까 아내가 우웅...내 남편 화장실 갔다가 손도 잘 안씻구 그래서 누린내 날텐데...이런 고민함.<br>++ 아 조금 아쉬운건 &lt;머리 달린 여자&gt;에서 왜 머리 달린 여자가 진성에게 나타났는지, 그 여자는 누구인지 이거 출판사 소개문에서 빼주시지ㅠㅜㅜㅠ나는 이거 모르는 상태에서 읽어서 헐! 이런 충격을 받았는데, 이 글을 작성하면서 보니까 너무 다 드러나 있길래 이게 좀 아쉬워요...ㅠㅜㅠㅠㅠㅠㅠㅠ<br><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03/85/cover150/k41213771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038549</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만 원만 빌려줘 - [이만 원만 빌려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27140</link><pubDate>Sun, 19 Apr 2026 23: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2714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73547&TPaperId=1722714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45/70/coveroff/895447354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73547&TPaperId=1722714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만 원만 빌려줘</a><br/>안보윤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br>알고 있다.나는 타인이 될 수 없고, 타인이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듯 나 역시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머리로는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시각에서 타인을 보고 스스로의 언어로 타인을 규정한다. 그 모든 일에 악의는 없다. 그래서 개인은 죽을 때 까지 외로울 지도 모르며, 타인에게서 나를 찾으려 하고 이해를 갈구하는 순간 빛나는 지옥에 갇히게 된다.&nbsp;<br>이 책은 바로 그 지옥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이백만 원도, 이십만 원도 아닌 고작 '이만 원'이라는 액수에 묶인 생(生)의 기록. 치킨 한 마리 값에 불과한 그 숫자가 누군가에게는 죽음을 유예하거나, 혹은 영영 돌이킬 수 없는 죄책감의 무게, 때로는 한 가족 구성원의 존재 가치를 난도질하는 수치가 된다. 그 조용한 비극 앞에서 우리는 그간 공감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감정들이 얼마나 얄팍하고 값싼 폭력이었는지를 뼈아프게 실감한다.<br>연작 소설로 이어진 세 편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부서진 인물들을 비춘다. 동반 죽음을 위해 떠난 여정에서 마주한 '진짜' 절망의 형상(동주), 동생의 죽음 이후 그래도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이(오영), 그리고 몸값 이만 원짜리 유괴 피해자라는 낙인 속에서 뒤틀린 모성애를 견뎌야 했던 아이(정우)까지. 작가는 이들을 하나로 묶어 억지스러운 화해를 주선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아픔을 이해했다고 자부하는 순간조차 이 작품은 그것이 기만적인 착각임을 서늘하게 증명해 보인다. 공감은 종종 가장 손쉬운 방식의 오만이 될 뿐이라는 사실이 차게 드러날 뿐이다.&nbsp;<br>오히려 안보윤의 문장은 타자의 고독을 나의 언어로 제멋대로 번역하지 않겠다는 비장한 선언과도 같다. 냉정해보이는 거리감은 사실 상대를 온전한 단독자로 대우하겠다는 가장 지극한 존중의 표현이다. 모든 가치가 화폐 단위로 치환되는 삭막한 세상에서, 이해와 공감 · 연대가 정답처럼 강요되는 사회 속에서, 작가는 기어코 '알 수 없음'의 공백을 보존한다. 그 여백을 통해 훼손된 인물들의 존엄과 입체성을 비로소 복원해낸다.<br>이 소설집은 얇고 가벼운 장수와 달리, 책장을 덮고 나면 어지간한 벽돌책보다도 무겁게 남는다. 대책 없는 응원이나 근거 없는 낙관에 냉소를 느끼는 이들, 혹은 자신을 유폐시킨 '고장 난 전기밥솥' 같은 우리에게 이 책은 비로소 숨 쉴 구멍을 만들어 준다. 억지로 '우리'라는 틀에 묶이지 않아도 좋다고, 타인을 끝내 타인으로 남겨두는 무심함이 오히려 서로를 살릴 수도 있다고. 그저 각자의 지옥에서 묵묵히 서 있으면서, 서로의 지옥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과하면서 새로이 바라보게 된 그 태도야말로, 이 세계를 견디는 가장 덜 폭력적인 방식일지도 모른다.<br><br><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45/70/cover150/895447354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457034</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아무도 읽지 않습니다 - [아무도 읽지 않습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25127</link><pubDate>Sun, 19 Apr 2026 00: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2512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7011&TPaperId=1722512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42/14/coveroff/k99213701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7011&TPaperId=1722512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무도 읽지 않습니다</a><br/>김상원 지음 / 황금가지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p.241 | 우리는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각기 다른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설정만 놓고 보면 먼 미래의 SF처럼 보이지만, 읽다 보면 지금 우리의 현실과 밀접한 이야기라는 걸 금방 알아차리게 된다. 투고 원고를 감당하지 못한 편집자가 인공지능에 ‘읽기’와 판단, 나아가 사고 자체를 넘겨버리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이 서사는 점차 사회 속에서 인간의 역할이 축소되고,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라 여겼던 판단마저 외부에 위탁되는 과정을 빠르게 밀어붙인다.<br>초반부는 특히 인상적이다. 과로에 지친 개인이 효율성과 편의를 위해 도입한 인공지능이,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 학습하고 확장해나가는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이 매우 설득력 있게 구축되어 있다. 인간이 만든 도구가 인간을 대신하는 수준을 넘어, 인공지능끼리 연결되고 서로를 학습하며 증식해 나가는 장면들은 지금 우리가 AI를 바라보며 느끼는 막연한 불안과 정확히 겹친다. 몇몇 장면에서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 이미 일부 영역에서 현실화된 풍경을 떠올리게 하며 등골이 서늘해지기도 한다.(* 이 부분 『먼저 온 미래』 (장강명, 동아시아) 와 상당히 맞물리는 부분이 많아서 정말 실제로 팔뚝에 와닿는 소름까지 끼칠 정도)<br>이 작품은 단순히 기술 발전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읽지 않는 인간’이라는 상태를 전면에 끌어낸다. 더 빠른 요약, 더 간편한 정보 소비에 익숙해진 우리는 점점 긴 호흡의 텍스트를 밀어내고, 판단마저 외부 시스템에 맡기려 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소설은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으며, 그 끝에는 어떤 모습이 기다리고 있는가. 특히 ‘구세주’라는 인물을 통해 드러나는 윤리와 책임의 문제는, 기술이 앞서가는 시대일수록 인간의 사유와 인문학적 성찰이 왜 필요한지를 되짚게 만든다.<br>다만 아쉬운 지점도 분명하다. 중반부로 접어들며 ‘몽생몽’ 설정이 등장한 이후부터는 성적인 표현이 반복적으로 튀어나오는데, 이야기 전개에 필수적인 장치라기보다는 다소 과잉된 장식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충분히 기괴하고 불편한 분위기를 더 밀도 있게 구축할 수 있는 소재였음에도, 유머처럼 삽입되는 성적 뉘앙스의 대사들이 흐름을 끊고 몰입을 방해한다.애초에 유머스럽지가 않음. 대사에 굳이 농담처럼 오럴이 나온다던가, 인간을 유인하는데는 엉덩이 모양이 제격이라느니, 아포칼립스 파트의 '집단 교미 같은 춤' 이거 왜 굳이?소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방식이 아쉽다. 이걸 진짜 잘쓰면 영화 「미드소마」처럼 기괴한 분위기를 줄 수 있고, 이 책 같은 경우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요소가 있었음에도 앞에서부터 자꾸 '섹스몽'이나 위에서 예를 든 저런 사례들이 반복되니까, 정말 나올 만한 부분에 그 이야기가 나와도 그냥 작가의 욕망이 걸러지지 않고 배설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좀 적당히 덜고 AI에 더 초점을 맞추지...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는다.<br>그러나 이 소설은 이런 소재를 장편으로 끌고 가면서 더욱 선명하고 그 어떤 작품보다도 분명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읽지 않는 시대’라는 전제 아래, 우리는 무엇을 내려놓고 있는지, 그리고 스스로 사고하는 감각을 어디까지 시스템에게 맡겨버릴 수 있는지에 대해 집요하게 묻는다.‘아무도 읽지 않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포기하고, 정말로 사고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언뜻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며 편리해 보이는 선택의 위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가볍게 시작해 소름끼치는 서사를 건너 그 끝에는 분명히 불편한 질문을 남기는 이야기였다.<br>+ 주인공 이름이 오이오인데 혹시 525 에러 코드에서 온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왜냐면 이 서사는 인간과 AI 사이에 연결은 되어 있지만 통제가 실패한 상태니까. 연결이 실패되었다는 상징인가 고런 생각을 약간 해봤음.<br>++ 이 모든 일은 과로에 시달리는 편집자에게서 시작되었으니... 출판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br>+++ p.110 | "뇌야말로 꿈이 담딘 친환경 서버 아닐까요?"이거 추천사 중 "AI 버전의 「서브스턴스」라는 말이 있는데 그 느낌이 뭔지 알거 같음<br><br>*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42/14/cover150/k99213701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421409</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스트레스는 어떻게 나를 바꾸는가 - [스트레스는 어떻게 나를 바꾸는가 -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스트레스의 모든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21980</link><pubDate>Fri, 17 Apr 2026 09: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2198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02137504&TPaperId=1722198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93/67/coveroff/k50213750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02137504&TPaperId=1722198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스트레스는 어떻게 나를 바꾸는가 -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스트레스의 모든 것</a><br/>하지현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솔직히 말하자나는 이런 종류의 책을 잘 집어 들지 않는다. 대개는 ‘스트레스를 이렇게 관리하라’, ‘이렇게 하면 괜찮아진다’는 식의 뻔한 처방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본 실용서에 이런 류가 많음) 그래서 사실은 『스트레스는 어떻게 나를 바꾸는가』 역시 처음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br><br>하지만 보이십니까 이 인덱스들이...ㅎ<br>그런데 이 책은 예상과 조금 다른 방향에서 사람을 붙잡는다. 스트레스를 없애야 할 대상으로만 전제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좋고 나쁨의 문제로 단순화하지 않는 이 출발점 덕분에 우리가 스트레스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은 훨씬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br>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막연한 위로나 공감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실수를 반복하며, 결국 스스로를 탓하게 되는 순간들, 지독하리만큼 익숙한 악순환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위로를 준다. 그 모든 일이 나라는 개인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단순히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고. 그리고 그런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과 긴장이 왜 필요한지, 그것이 인간의 생존과 적응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근거를 통해 설명한다. 그리고 그 위에서, 그 반응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 위로와 설명, 그리고 실질적인 제안이 균형 있게 놓여 있다는 점에서 냉정해서 다정하게 느껴지는 위안을 받는다.<br>이 책의 핵심은 ‘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스트레스의 강도와 지속시간이 달라진다’는 점에 있다. 스트레스는 벌어지는 이벤트 자체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더 크게 좌우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한 번의 사건이 무너짐으로 이어지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회복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계기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br>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경제적 스트레스가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흔히 잘못된 선택을 개인의 인지 능력 저하, 판단 미스로 돌리기 쉽지만, 이 책은 그 이면에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만들어내는 인지적 과부하가 있음을 짚는다.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사고의 여유가 줄어들고, 장기적인 판단보다 즉각적인 선택에 끌리기 쉬워진다. 이 지적은 스트레스가 단순히 인간의 감정을 좌지우지하는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조건으로 보게 만든다. 결국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라도 스트레스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꽤 강한 동기를 남긴다.<br>스트레스를 없애는 방법을 말하는 책은 많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삶에 무엇을 남기는지부터 짚어내고, 그것을 제대로 다루어야 할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은 막연한 위로나 안전한 위치에서 하는 뻔한 조언 대신, 스트레스를 바라보는 관점과 실제로 적용 가능한 방법을 함께 제시한다. 불안이 일상이 된 지금, 조금은 흔들리더라도 잘 살아가기 위한 기준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은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br><br>+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똑같이 살이 쪄도 복부에 찐다고 합니다...배가 툭 튀어나오는 체형이 되기 쉽다고 하니 우리 모두 스트레스를 관리하자구요 ;ㅅ;<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93/67/cover150/k50213750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936762</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용궁장의 고백 - [용궁장의 고백]</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09554</link><pubDate>Sat, 11 Apr 2026 00: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0955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7707&TPaperId=172095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50/38/coveroff/k5621377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7707&TPaperId=172095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용궁장의 고백</a><br/>조승리 지음 / 달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p.6 | 인간의 가슴속에는 포악한 어둠 한 점이 산다. 그 어둠은 유독 가깝고 연약한 존재를 향해 '인륜'이라는 올가미로 그들을 옥죄고 만다. 일방적으로 강요된 인륜은 숭고한 가치가 아니라 명백한 폭력이다.<br>한줄평 : 세상에는 확실히 '굿다이'라는 게 있다.<br>누군가가 죽어야만 완성되는 해피엔딩도 있을 수 있는거야. 비록 그게 가족이라 할 지라도.거짓말 안하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흠...굿다이.... 한 장 또 넘기고 굿다이네... 또 넘기고 왜 이제야 죽었지? 이 난리로 책 읽음.<br><br>『용궁장의 고백』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묶여 있다. 그런데 그 관계는 보호나 애정이 아니라, 오히려 착취와 폭력의 구조로 작동한다. 십수 년 동안 수발을 들며 학대와 폭언을 견뎌온 딸, 그럼에도 끝까지 다른 아들만을 ‘진짜’로 인정하는 노인(미친 노인네1). 심지어 한쪽 자식을 소모시키면서 다른 자식을 지켜내는 선택까지(미친 노인네2), 이 이야기 속 가족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다고 믿어온 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br>그래서 더 공포스럽다. 낯선 설정이 아니라 너무 익숙해서.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라 더 선명하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에 이건 살짝 과장된 진짜 현실처럼 느껴진다. 귀신도, 괴물도 등장하지 않지만, 읽는 내내 현실적인 공포와 스트레스가 바닥에 깔려 있다. 말하자면 일종의 K-특수 호러에 가깝다.<br>p.79 | 장례식장에서 제일 많이 들은 소리가 뭔지 알아? 잘 죽었네, 잘 갔네 하는 산 자를 위한 위로였어. 왠지 알아? 그만큼 당한 거야. 죽이고 싶을 만큼 말이야!<br>이 책이 스트레스 없이 읽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 무거운 이야기들이 길게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의 서사를 오래 붙잡고 늘어지는 대신, 단편이라는 형식 안에서 빠르게 치고 나간다. 그래서 감정을 깊게 끌고 가며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강한 장면과 도파민만 남긴 채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게 된다.<br>짜릿한 속도감과 어쩐지 부도덕적으로 느껴지기 까지 하는 쾌감.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인물들, 도덕적이라 판단할 수 없는 결말들과 어딘가 납득해버리는 스스로의 반응까지. 결과적으로 『용궁장의 고백』은 무겁고 불편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확실히 재미있었다.<br>+앞에 점자 도서로 만들어질 경우를 대비해 표지 설명을 덧붙인 페이지가 있는데, 생각하지도 못한 배려라고 생각했다.<br><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50/38/cover150/k5621377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503850</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챗위스키봉봉 - [챗위스키봉봉]</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03600</link><pubDate>Wed, 08 Apr 2026 06: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20360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7383&TPaperId=1720360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5/26/coveroff/k90213738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7383&TPaperId=1720360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챗위스키봉봉</a><br/>고민실 지음 / 비채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평범한 일상은 거저 주어지지 않고 애써 일구어야 겨우 마련되는 사치재죠.<br>— p.221, 「속삭이던 별들은 사라지고」<br><br>고민실의 작품은 그렇다. 전작 『홈 가드닝 블루』에서 그랬듯, 톡톡 튀는 설정과 흥미로운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그 아래에 깔린 정서는 의외로 차갑고 쌉쌀하다. 그러니까 이 책 역시 줄거리만 보고 가볍고 귀여운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그 예상은 꽤 빠르게 어긋난다. 겉으로 드러나는 발랄함과 달리, 이야기의 중심은 오히려 무겁고 건조하다.<br>『챗위스키봉봉』은 동시대의 익숙한 요소들을 끌어온다. 생성형 AI, 웹소설, 안락사, 감시와 고립 같은 장치들은 지금의 일상과 멀지 않은 거리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안의 인물들은 공통적으로 어떠한 상태에 놓여 있다.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이어가야 하는 삶, 사회와 외부의 상황에 밀려 점점 좁아지는 선택지. 익숙한 소재들을 통해 어떤 위로나 공감을 건네기보다는, 오히려 감정의 온도를 한층 낮춘 채 우리를 그 안에 오래 머물게 한다. 온기보다는 서늘함, 이해보다는 어딘가 불편한 납득이 끝없이 이어진다.<br>그러나 인물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자신이 처한 조건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소한의 균형을 유지하려 한다. 우리가 그렇게 살아가듯이. 문제는 그 균형이 지나치게 위태롭다는 데있다.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공간을 포기하고 안전보다 생계를 우선에 두는 선택은 다소 극단적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어느 순간 그들의 선택에 공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 지점에서 묘한 불편함이 남는다.<br>표제작 「챗위스키봉봉」은 친구와 대화하고 직장 상사와 데이트를 하면서도, 타인의 마음을 직접 확인하기보다 AI를 통해 해석받고 감정의 방향마저 외부에 위탁하는 인물을 보여준다. 그 태도는 효율적인 선택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관계의 실감을 희미하게 만든다. 겉으로는 예쁘게 포장된 다정함은 남아 있지만, 그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끝내 확신할 수 없다. 부드러움을 가장한 말들 사이에서 오히려 관계와 연결의 공백이 더 선명해진다.<br>기억에 남는 단편 중 하나는 「그만한 하루」다. 안락사법이 통과된 사회에서 치매에 걸린 ‘나’가 죽음을 선택하기 위해 안락사에 필요한 도구를 훔치려는 이야기. 사회적 약자가 되는 순간, 한 개인은 동시에 ‘민폐’로 규정되고, 그 상태에서는 죽음이라는 선택조차 철저히 비용의 문제로 환원된다. 결국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편안한 죽음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이 설정이 낯설기보다 익숙하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이야기는 더 직접적인 불편함으로 다가온다.<br>이 소설집은 어떤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무엇이 옳은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장면들만을 쌓아 올린다. 그리고 그 안에서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도록 남겨둔다. 그래서 이 책은 친절하지 않다. 대신 아릿한 맛만 입 안에 감돌다 사라진다. 마치 예쁘게 만들어진 위스키 초콜릿처럼. 겉으로는 달콤해 보이지만, 외양에 속아 과감히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예상보다 강하게 충격을 주는 쌉쌀한 맛처럼. 이 소설이 남기는 맛은 분명 불편함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외면할 수도 없는 종류의 것이다.<br><br>+아빠비엘로 시선을 좀 끌었는데 사람들이 대체로 기대하는 종류의 가벼운 이야기 절대 아니었음<br><br>*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5/26/cover150/k90213738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352637</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쉽게 자주 반하는 마음 - [쉽게 자주 반하는 마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89054</link><pubDate>Tue, 31 Mar 2026 23: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8905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137867&TPaperId=171890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5/29/coveroff/k08213786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137867&TPaperId=171890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쉽게 자주 반하는 마음</a><br/>이에니 지음 / 달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p.64 | 내가 아직 모르는 아름다움이 많고, 그것을 선뜻 형언할 수 없을 때 그 마음은 뜻밖에도 또 다른 희망이 된다. 모르는 것을 향할 때 마음은 다시 상상하게 되고 알지 못하는 영역 너머로 기꺼이 뻗어나갈 수 있게 되니까.자신을 표현하는 이야기가 넘쳐나는 시대라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오히려 좋아하는 것의 범위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 같다. 무언가에 강하게 끌리는 마음은 어느 순간부터 쉽게 제동이 걸린다. 그것이 실패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 쓸데없다고 여겨질까 봐 스스로를 검열하는 습관, 그리고 보이지 않는 기준들이 자연스럽게 끼어들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걸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전에, 이미 머릿속에서는 여러 겹의 필터가 작동한다.<br>나이가 들수록 눈빛에서 반짝임이 사라진다는 말이 있는데, 어쩌면 그런 변화는 이렇게 만들어지는지도 모른다. 무엇을 좋아하기 전에 먼저 계산하고, 마음이 움직이기 전에 의미를 따지게 되는 상태. 세상을 향해 손을 내밀기보다, 손을 거둬들이는 데 익숙해지는 과정. 그래서 우리는 종종 이유 없이 무언가에 마음을 쉬이 빼앗겼던 시절을 더 또렷하게 기억하는지도 모른다. 설명할 필요 없이 좋았던 순간들, 그 찰나에 아무 의심 없이 반응하던 온 몸의 감각들.<br><br><br>그렇기에 이토록 용기있는 글은 때로는 귀하게 여겨진다. 좋아하는 것을 나열하거나 취향을 설명하는 대신, 작가는 자신이 얼마나 쉽게, 그리고 자주 세계에 마음을 빼앗기는지를 고백한다. 결과를 남기지 않아도 괜찮고, 특별한 의미로 이어지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태도. 무언가를 좋아하는 일조차 이유를 요구받는 분위기 속에서, ‘반하는 순간 자체를 사랑한다’는 말은 단순하지만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문장처럼 다가온다.<br>그 순수한 용기는 신기하게도 과거의 기억을 건드린다. 마음이 움직이면 그대로 따라가던 시간을, 이유 없이 기울던 시선을. 우리는 그 시절을 지나왔고 이미 무뎌져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여기지만 단지 사용되지 않고 있었을 뿐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가볍게 어루만져 끌어낸다.<br>+ 이제니 시인이 쌍둥이라고? 그 언니가 에세이를 낸다고? 아니 제니 에니가 실명이라고?!<br><br><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65/29/cover150/k08213786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652945</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카프네 - [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85231</link><pubDate>Mon, 30 Mar 2026 23: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8523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7884&TPaperId=1718523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4/45/coveroff/k40213788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7884&TPaperId=1718523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a><br/>아베 아키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p.217 | 그녀가 만든 요리와 대화가 느린 속도로 고통을 치유했다. 공양 의식을 하는 것처럼다소 익숙한 구조와 정서를 지닌, 이른바 ‘힐링 소설’의 범주 안에 놓인 작품임은 분명하다. 일본 문학 특유의 말랑한 결을 크게 벗어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편안하게, 그리고 무난하게 읽힌다. 적어도 읽는 내내 마음을 거북하게 만들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나는 사실 이런 류를 꽤 좋아함)<br>이야기는 남동생의 죽음 이후 삶의 균형을 잃어버린 가오루코가 그의 유언을 따라 전 여자친구 세쓰나를 찾아가며 시작된다. 첫 만남부터 어긋나는 두 사람은, 세쓰나가 일하는 가사 돌봄 현장에서 함께 움직이게 되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엮인다. ‘남동생의 전 연인과의 협력’이라는 설정은 낯설지만, 그 어색함이 오히려 관계의 긴장을 만들고 이야기에 미묘한 밀도를 더한다.(죽은 남동생의 전 여자친구, 생전 처음 들어보는 관계성이긴 해..)<br>이 작품은 거창한 사건이 주가 되어 서사를 진행시키기 보다는 동생의 이해되지 않는 죽음을 잔잔한 베이스로 두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생활의 가장 낮은 층위부터 들여다본다. 정리되지 않은 집, 제대로 챙기지 못한 끼니, 텅 빈 냉장고 같은 요소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심리 상태를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두 사람이 방문하는 집들 역시 각자의 사연이 켜켜이 쌓인 장소들이다.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문제 해결이라기보다, 잠시 버틸 수 있도록 환경을 정돈하는 일에 가깝다. 그리고 그 미세한 변화가 사람을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br>요리로 인해 사람이 일어나는 이야기는 지금 와서 그렇게까지 특별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 소설의 흥미로운 부분은, ‘누군가를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 갖는 강력한 힘이다. 스스로를 돌볼 여유조차 잃은 상태에서, 타인의 손을 거쳐 준비된 나만을 위한 식사는 단순한 끼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어떠한 말보다 빠르게 마음에 닿고, 사람을 일으켜 세운다. 그렇게 사소한 개입들이 축적되며, 삶은 다시 이어질 수 있는 상태로 조금씩 회복된다.<br>이야기의 바탕에는 돌봄의 문제, 가족이라는 구조, 그리고 세대 간 인식 차이가 자연스럽게 겹쳐 있다. 작품은 특정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이 부딪히고 조율되는 과정을 따라간다.관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명확한 이름으로 규정되지 않는, 어찌보면 독특한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의 연대는, 익숙한 프레임 밖에서 형성되는 유대가 어떤 질감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br>마지막 장면에서 서로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이야기를 맺는 방식은,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간결하게 압축한다. 거창한 말 하나 없는 아주 사소한 접촉과 관심. 『카프네』는 결국 그런 다정이 사람을 세상에 붙잡아 두고, 또 다음 날로 나아가게 만든다고 말하는 이야기다.<br><br>p.302 | 그녀에게 알려주고 싶다.정말 많이 고마웠다고. 네가 내게 해준 것이 분명 앞으로도 나를 살게 할 거라고.<br>+ 4장 진짜 눈물버튼. 그냥 내가 이런 이야기에 약하다고요 ;ㅅ;++ 밤과 새벽에 읽으면 안되는 금서. 이것때문에 만두 돌렸구요?<br><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4/45/cover150/k40213788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044595</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노바디스 걸 - [노바디스 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52813</link><pubDate>Sun, 15 Mar 2026 23: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5281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136922&TPaperId=1715281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5/45/coveroff/k07213692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136922&TPaperId=1715281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노바디스 걸</a><br/>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 지음, 김나연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p.400 | "내 인생을 살고 싶었어. 그 기억들로부터 멀리 달아나고 싶었어. 하지만 그거 알아? 기억은 지워지지 않아. 게다가 엡스타인은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빠져나갔어. 나는 지금 너무 화가 나.<br>얼마 전 '엡스타인 파일'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와 빌 클린턴 등 미국의 권력자들을 비롯해 빌 게이츠, 영국의 앤드루 왕자 등의 남성들이 그의 아동 성범죄와 얽힌 가해자와 동조자로 지목된 사건들.<br>『노바디스 걸』은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의 피해자로 알려진 버지니아 주프레의 회고록이다. 하지만 이 책은 엡스타인을 만난 순간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훨씬 이전의 시간, 마땅히 보호받아야 했던 어린 시절이 어떻게 조금씩 무너져 갔는지를 보여주는 데서 출발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한 소녀가 얼마나 쉽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지, 그리고 누군가(특히 여성)의 취약함이 어떻게 또 다른 폭력의 통로가 되는지를 마주하게 된다.<br>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경험은 단순한 분노로 끝나지 않는다. 사건 자체의 잔혹함도 분명하지만, 더 오래 마음에 남는 것은 폭력이 가능해지는 환경과 침묵이다. 누군가는 알고 있었고, 누군가는 돈을 받고 모른 척했다. 그 사이에서 피해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경험을 증명해야 하는 위치에 놓인다. 왜 어떤 고통은 당사자가 끝까지 증명해야 하는가. 성폭력 피해자에게 흔히 씌워지는 '창녀' 프레임, 그리고 범죄자와 합의한 피해자에게 요구되는 '결백함' 같은 것들. 그러니까, 왜 돈을 받았냐, 굳게 필사적으로 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제 3자의 폭력들이 읽는 사람의 숨을 막히게 만든다.<br>이 회고록은 또한 ‘생존’이라는 말이 얼마나 복잡한 의미를 품고 있는지도 보여준다. 우리는 종종 살아남은 사람에게 강하다고 말하지만, 그 말 속에는 그들이 견뎌야 했던 시간의 모양이 충분히 담기지 않는 것 같다. 피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는 수많은 실제적인 위협과 두려움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그녀가 끝내 말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책에서 가장 강하게 남는 부분이다. 한 사람의 증언이 또 다른 목소리를 불러내고, 그 목소리들이 모여 결국 거대한 사건의 진실을 드러내고 세상을 바꾸기 때문이다.<br>p.559 | 단 한 사람이 때로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가능성이 있다면, 기어이 부딪쳐 봐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br>그녀의 삶을 읽고 나면 이 문장의 무게가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종종 개인의 힘은 너무 미약하다며 한 사람의 발버둥을 쉽게 무시하곤 한다. 거대한 권력과 구조 앞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단정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 질문을 다시 하고 있다. 과연 정말 그럴까.<br>솔직히 말하면 이 6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을 하루 만에 읽어 내려갔다. 그렇다고 해서 쉽게 읽힌 책은 아니었다. 몇 번이나 책을 덮어야 했고, 읽는 동안 세상이 견딜 수 없이 잔인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이미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이 감당해 온 시간을 생각하면, 내가 괴롭다는 이유로 책을 덮고 시선을 돌리는 일은 쉽게 할 수 없었다.<br>버지니아는 자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들리기를, 그 목소리가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딸들이 더 안전한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원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그 이야기를 끝까지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br>p.636 | 엡스타인은 사라졌지만, 그가 마음 놓고 괴물이 될 수 있었던 토양은 여전히 비옥하다. (···) 소녀의 가치를 오직 남성의 시선에 맞추어 재단하고, 남성들에게는 어린 소녀가 가장 탐스러운 존재이며, 엡스타인이 지껄였듯 '어릴수록 더 좋다'라고 부추기는 저열한 문화는 여전하다. 이런 뒤틀린 문화가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든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사회 분위기 탓에 포식자가 그 추악한 얼굴을 드러내도 많은 이들이&nbsp;고개를 돌려 외면한다는 것은 확실하다.<br>+난 진짜 저런 ㅆ새끼들이랑 지구 같이 쓰고 싶지 않은데++ 버지니아가 로비(책 내내 그녀의 가장 큰 지지자로 나온 그녀의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인해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까지 진짜 비극이다.<br><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5/45/cover150/k07213692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054554</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좋은 삶을 위해 죽음을 묻다 - [좋은 삶을 위해 죽음을 묻다 - 《파이돈》에서 《팡세》까지, 삶과 죽음을 읽는 철학 수업]</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49072</link><pubDate>Fri, 13 Mar 2026 23: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4907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6722&TPaperId=1714907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94/88/coveroff/k05213672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6722&TPaperId=1714907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좋은 삶을 위해 죽음을 묻다 - 《파이돈》에서 《팡세》까지, 삶과 죽음을 읽는 철학 수업</a><br/>최대환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br>우리는 대개 삶에 대해 이야기할 때 시작에 집중한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같은 질문들이다. 그러나 삶이 시작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언젠가 반드시 맞이하게 될 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br>『좋은 삶을 위해 죽음을 묻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자주 여러 이유로 인해 미뤄 두었던 질문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이며, 인간이 오래전부터 그 질문을 어떻게 붙잡아 왔는지 보여준다. 철학자들은 저마다 다른 시대에 살았지만 비슷한 문제 앞에서 멈춰 섰다. 죽음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사실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br>철학자들은 저마다 다른 시대에 살았지만 비슷한 문제 앞에서 멈춰 섰다. 죽음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사실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 그들의 고민은 결국 인간의 삶으로 되돌아온다. 죽음은 단순히 삶의 끝을 의미하는 사건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태도로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를 묻게 만드는 문제이기 때문이다.<br>읽는 동안 특히 마음에 오래 남았던 부분이 있다. 몽테뉴가 말한,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속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말이 내게는 죽음을 따로 떼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 안에서 함께 이해해야 한다는 뜻으로 다가왔다. 이 문장을 떠올리고 나니 책에서 이어지는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죽음에 대해 이야기했던 이유 역시 결국 삶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일테니. 그렇기에 우리는 그 죽음에 대한 질문을 미루거나 외면하기도 하지만,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br>책을 덮은 뒤에도 죽음이라는 주제는 분명한 답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이 이전보다 훨씬 가까운 질문처럼 남는다. 우리가 가진 시간이 결국 유한하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순간, 지금의 하루를 무심히 흘려보내기에는 어딘가 아깝게 느껴진다. 그렇게 우리는 죽음이라는 질문 앞에 서 있는 인간의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게 된다.<br><br>+ 제목에서 오는 느낌에서 나는 이게 그냥 신부님의 에세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그 정도의 글인줄 알았다. 진짜 이렇게까지 본격적으로 철학 이야기일줄은 몰랐다는 이야기... 상상이상의 책이라 진짜 뇌에 힘 깍 주고 읽었다 이거예요....개인적으로 죽음에 대해서 이만큼이나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가 죽고 나서 어떻게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던가, 그런 건 진짜 전혀. 지금 이 순간에도 딱히 떠오르는 건 없지만, 그래도 가족들이 너무 오래 슬퍼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근데 내가 지금 죽으면 필경 좋지 않은 사유일테니 힘들겠지... 무병장수해야겠다.<br>++ 이 책과 함께 오는 질문이 있는데 이 중 '지금 내 주변에서 누가 떠나면 가장 허망할 것 같은지', 이건 생각할 것도 없다. 나는 우리 엄마 동결건조시켜단이기 때문에. ;ㅅ;<br><br><br><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94/88/cover150/k05213672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6948818</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37906</link><pubDate>Sun, 08 Mar 2026 17: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3790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5013&TPaperId=1713790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73/37/coveroff/k2821350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5013&TPaperId=1713790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a><br/>요아힘 마이어호프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26년 01월<br/></td></tr></table><br/><br>p.478 | 점점 더 그런 느낌이 든다. 과거란 사실 미래보다 훨씬 더 불확실하고 확정되지 않은 곳이 아닐까 하고<br>『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죽은 사람이 날아오른다니, 꽤 거창하고도 한번에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정신병원이 집이었던 소년의 일기장을 보는 듯한 자전적 소설이라는 줄거리를 들으면 더더욱.<br>요아힘의 유년기는 자연스레 병동과 환자들 사이에서 흘러간다. 보통 정신병원이라고 하면 긴장부터 하게 되지만, 요아힘에게 그곳은 자신의 전부인 집이다. 병원을 지나 학교에 가고, 환자들과 마주치며 하루를 보내고, 밤에는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잠든다.오히려 더 이해하기 어려운 쪽은 바깥세상이다.어른들은 웃으면서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옳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 행동이 종종 다르다. 그에 비해 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엉뚱하고 예측불가능 하지만 적어도 자기 방식대로 솔직하게 살아간다.<br>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이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해’라는 문제를 건드린다는 점이다. 사람은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까워질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어떤 순간에는 이해보다 단순한 공감이, 혹은 공유하는 시간이 더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br>쉽고 재밌는 소설은 아니다. (근데 독일 소설 치고는 쉽고 재밌다고 생각함)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것치고 사람들의 통상 인식처럼 극적이고 놀라운 사건의 연속도 아니고, 이야기의 흐름도 꽤 느긋하다. 그러나 타인의 앨범을 천천히 넘겨보듯, 드라마를 한 편씩 보는 것처럼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마지막에 다시 앞으로 돌아가게 된다. 기묘한 여운과 그리움이 남아서.아마 그 이유는 결국 이 책 자체가 특별한 타인의 삶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통으로 갖고 있는 기억과 닮아 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의 순간, 이해하지 못했던 가족들, 시간이 지나서야 조금씩 풀려가고 바라볼 수 있게 되는 마음들까지.<br>즉, 이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는 말은 어쩌면 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니라, 이미 지나간 시간과 떠나버린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기억이란, 실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디선가 조용히 내 발 근처에서 떠다니고 있었을 뿐이라고, 약간의 틈이 생기면 언제든 날아올라 단순한 과거를 다른 의미로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라고.<br><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73/37/cover150/k2821350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733734</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 - [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 - 과학으로 헤쳐 나가는 죄악의 세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14645</link><pubDate>Thu, 26 Feb 2026 01: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1464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967937&TPaperId=1711464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07/31/coveroff/896596793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967937&TPaperId=1711464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 - 과학으로 헤쳐 나가는 죄악의 세계</a><br/>가이 레슈차이너 지음, 이한음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01월<br/></td></tr></table><br/><br><br><br>우리는 종종 마음속 감정을 통제하지 못할 때 스스로를 탓한다. 나태한 나를, 과식하고 절제하지 못한 순간들을 후회하고 비난한다. "내 의지 꼬라지..." 입에 붙이고 살면서 침대에 늘어져서 시간을 보낸 적... 나밖에 없지는 않을텐데..?하지만 어쩌면 그 감정들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종이 살아남기 위해 간직해 오고, 환경에 맞춰 변형되어 온 생존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은 없애야 할 괴물을 찾아 손가락질을 하는 책이 아니라, 왜 그 괴물들이 우리 안에 존재하는지를 과학적 근거를 슬쩍 얹어줌으로서 이해하게 만드는 책이다.<br>P. 343 / 모두가 자기 행동의 수동적인 방관자라면, 책임은 어떻게 될까? 궁극적으로 우리는 자신이 제한적으로만 통제할 수 있는 것, 또는 전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책임을 질 수 있을까? 특정한 경로를 선택할 자유, 즉 분노나 탐식, 색욕, 질투, 나태, 탐욕, 교만에 빠질지 여부를 선택할 자유가 없다면, 이런 생각이나 행동이 정말로 개인의 도덕 가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까?&nbsp;그렇다면 자유 의지란 무엇일까?『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은 종교와 도덕이 오랫동안 죄로 분류해 온 감정들 (분노, 탐식, 색욕, 질투, 나태, 탐욕, 교만) 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다. 신경과 전문의인 저자는 실제 환자들의 임상 사례를 통해, 우리가 성격이나 인격의 결함이라 여겼던 행동들이 때로는 뇌 회로의 변화, 신경계의 이상, 혹은 진화 과정에서 남겨진 기능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br>저자가 소개하는 사례의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뇌 손상 이후 분노를 통제하지 못해 갑작스럽게 공격성을 띄는 사람들, 질병 때문에 식욕이 멈추지 않거나, 충동과 욕망이 과도하게 증폭되기도 한다. 그 변화는 충격적이지만 동시에 낯설지 않다. 왜냐하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 역시 비슷한 감정의 파도 속을 매일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br>그래도 다행인 점은 이 책이 모든 건 뇌 탓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는 일과 책임을 면제하는 일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가져가고 있다. 그렇기에 저자는 인간을 좀 더 복잡한 존재로 보자고 제안한다. 자유 의지가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마음과 자신이 쓴 책의 내용 사이에 모순이 있음을 인정한다. 도덕적 판단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 존재하며, 과학이 비추지 못하는 틈 사이의 영역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그가 고뇌하는 과정에서 덩달아 읽는 사람도 같이 과학적 설명과 인간의 책임 사이의 애매한 경계를 계속 고민하게 된다. 만약 감정이 뇌의 작용이라면 우리의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자유의지는 정말 존재하는 걸까? 읽다 보면 어느새 철학적인 고민까지 고구마 줄기를 뽑으면 줄줄 따라오는 고구마처럼 이어진다.<br><br>사실, 책이 가볍다고는 할 수 없다. 다루는 내용이 신경과학과 의학 사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보니 어쩔 수가 없다. 특히 뇌 구조나 기능에 대한 설명이 등장할 때는 잠깐 집중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어렵게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전문 용어를 길게 늘어놓기보다는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설명이 이어지기 때문에,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개념이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약간의 난이도는 있지만, 호기심이 있다면 충분히 읽어볼 만한 균형을 갖춘 교양서에 가깝다.특히 내 의지를 매일 밤 후회하면서 나의 마음을 줘팬 사람들이나 나의 선택을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이라면, 나는 왜 이런 인간이지...라는 의문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꽤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을 것 같다.<br><br>+ 개인적으로 흐름출판의 이런 책들을 좋아함 『1밀리미터의 싸움』(페터 바이코츠, 2026) 이나 『악마와 함께 춤을』 (크리스타 K. 토마슨) 같은 것들. 특히 『1밀리미터의 싸움』 이거 진짜 재밌는데....<br>++ 읽다보면 &lt;인사이드 아웃&gt;을 떠올리지 않기가 어렵다. 나를 위해 화내고 분노하고 슬퍼하는 모든 감정들, 나를 위해 작동하듯 타인의 버럭이와 슬픔이 역시 그들을 위해 일하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뇌의 작동에 의해 특정 행동을 하고 있다면, 그들 역시 자신의 의지와는 관련 없이 뇌의 작동으로 부정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용서를, 타인에게는 이해의 한 발자국을.<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07/31/cover150/896596793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073150</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 - [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07928</link><pubDate>Sun, 22 Feb 2026 23: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10792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01&TPaperId=1710792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75/70/coveroff/893643990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39901&TPaperId=1710792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a><br/>김유나 지음 / 창비 / 2026년 01월<br/></td></tr></table><br/><br>▪︎p.96 | 하지만 태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이렇게 사는 삶’에 대해 생각했다. 마음 편히, 우리 둘이 재밌는 거. 태은이 골백번을 넘게 상상하다 끝내 경계하고 도리질 쳤던 거.『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 은 사람을 위로하기보다, 우리가 이미 견디고 있는 삶의 감각을 정확하게 건드린다. 이 단편집의 인물들은 삶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바꾸고 싶지만 바꿀 수 없는 그런 자리에서 오래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다.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비틀리고, 때로 도망치고, 다시 돌아온다. 은행을 턴 「부부 생활」의 인물들 조차 그 돈을 통해 삶을 극적으로 바꾸지 않는다.<br>인물들은 나약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떠남이라는 선택이 쉽게 허락되지 않는 세계 속에 놓여 있다. 가족도, 노동도, 삶의 조건도 단번에 끊어낼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소설집의 인물들은 탈출 대신 지속을 선택한다. 혹은 선택할 수밖에 없다.<br>개인적으로는 「너 하는 그 일」이 좋았는데, 묘하게 느껴지는 서늘함이 인상적이었다. 지난한 수험 생활을 하는 태은과 폭력을 저지르는 남자의 옆을 떠나지 못하는 엄마. 둘은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하고 견뎌낸다. 특히 태은은 애매한 상황에 놓여 있다. 시험의 가채점 결과도 애매, 삶도 애매, 그러므로 미래도 애매. 상승은 커녕 추락조차 확정되지 않은 불안정한 상태.노력하면 벗어날 수 있는가? 희망을 가지면 현실은 바뀔 수 있는가?나는 이 단편에서 희망이 삶을 바꾸지 못하는 순간을, 노력이라는 서사의 차가움을 읽었다. 그들이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탈출하는 그 순간까지. 그 탈출은 해방 같으면서도 승리의 서사가 아니다. 멈출 방법이 없어서 계속 사는 사람들, 도망치면서도 또 다시 버티는 사람들.<br>『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을 읽다보면 무엇이 특별히 해결된 것도, 뚜렷한 희망을 발견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인물들의 표정들이 오래 남는다. 그들은 삶을 바꾸지 못했고, 관계를 정리하지도 못했으며, 현실을 크게 극복하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를 계속 살아간다. 이 소설집이 남기는 여운은 바로 그 지속의 감각에서 비롯된다.삶이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을 완전히 외면하지 않는 순간들. 더 나은 삶을 약속하지 않으면서도, 조금 덜 거짓된 하루를 살아내는 일이란.<br><br>+ 코로나 팬데믹으로 생계에 직격탄을 맞자 은행털이를 시도하는 학원원장 구영수와 요양보호사 오진희 커플 이야기인 「부부생활」도 재밌는데, 아 이거 그냥 보니 앤 클라이드 아닌가요.<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75/70/cover150/893643990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757031</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에코 프렌들리 수어사이드 - [에코 프렌들리 수어사이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090704</link><pubDate>Fri, 13 Feb 2026 22: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09070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12034329&TPaperId=170907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12/37/coveroff/k71203432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12034329&TPaperId=1709070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에코 프렌들리 수어사이드</a><br/>김미도 지음 / 빛그물 / 2025년 12월<br/></td></tr></table><br/><br>어디로든 간다는 건 어디든 가지 않는다는 것모든 추측이 명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br>사람은 쉽게 죽고겨울에 진달래가 피었습니다한 걸음을 내디디면 이전 걸음을 잊었습니다<br>「어쩌면 오늘」<br><br>친환경.. 그것? 대체 왜?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묘한 부분에서 suicide인지 알것 같다.의심하고 파헤치기 위해서는 파괴해야 한다. 익숙하게 세계를 바라보던 나의 시선 하나를 죽여야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때로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형태로 보이는 것일지라도, 그 안에는 이미 사라져버린 감정과 말들이 겹겹이 축적되어 있을테니.<br>심상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있었는데 없어졌고, 분명 없어졌는데 있는 것만 같다. 그런 자리에 쓰이는 적확한 말을 찾기란 불가능한 일과도 같다. 말은 언제나 살짝 느리고, 그 과정에서 감정은 조금씩 증발해버리며 감상은 시간에 따라 형태를 바꾸기 때문에.그럼에도 시인은 형태를 해체해가며 살아가면서 죽어버린 것들, 나 스스로가 살기 위해 죽여버린 것들 그 모든 것을 다시 끄집어낸다. '모든 사람은 익사의 기억을 가지고 있'(26)으므로, 이 애도의 과정에서 완전히 빗겨나가서 설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br>상자를 열기 전까지우리는 모두 고양이<br>「착각들」<br><br>이미 마친 문장은 영원히 복원할 수 없고 마침표의 탄생은 한 사람의 종막 만약 제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마침표는 영원히 영원히 종이에 번져가기를 영원히 영원히 흐려지기를 영원히 영원히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 투명한 마침표의 눈물은 영원히 투명하고 투명하고 영원히<br>「메타몰포시스 8」<br><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12/37/cover150/k71203432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2123763</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인터메초 - [인터메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086680</link><pubDate>Wed, 11 Feb 2026 23: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08668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5938&TPaperId=1708668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04/78/coveroff/s24213721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5938&TPaperId=1708668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터메초</a><br/>샐리 루니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1월<br/></td></tr></table><br/><br>p.74 | 삶이 본질적으로 서로 상관없는 경험의 집합일 뿐이라면? 어떤 일이 다른 일과 유의미하게 이어져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br>인터메초 (INTERMEZZO)1. 간주곡, 막간극2. 체스에서 흐름을 깨는 예상 밖의 한 수<br>관계 진짜 미드 그 자체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자신들에게 주어진 삶을 사는 두 형제의 이야기인데 전체적인 라이프 이야기라기 보다는 멜로 쪽에 묵직하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제목처럼 극적인 결단으로 삶을 엄청나게 뒤집지도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이 죽고 난 뒤, 남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 이후를 버티는지를 따라가는데, 굉장히 공감갔던 부분 중 하나는 '아버지'의 부재에 있다. 이 형제는 아버지와 엄청나게 친하다고 보기 어렵다. 매일 같이 전화를 하거나 엄청난 정서적 유대감이 있는게 아니라 정말 현대인들이 부모님과 가지는 거리감, 딱 그 정도의 거리를 가지고 있는데도 아버지의 부재는 두 형제의 일상에 미세하게 균열을 낸다.<br>형 피터와 동생 아이번은 E와 I를 인간화 한 것 처럼 완전히 다른 성향의 사람같지만 사실은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 피터는 어른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어딘가 늘 흔들리고 있고, 아이번은 세상과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자신을 지켜왔다. 둘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오래 버텨왔고, 상실은 그 어색한 침묵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만든다.<br>이 관계들이 정말 가능한 걸까,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나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찾아온다. 형은 과거의 연인과 완전히 정리하지 못한 채, 한참 어린 여자와 또 다른 방식으로 얽혀 있다. 동생은 자신보다 열네 살이나 많은 여성에게 깊이 빠져든다. 진짜 요지경 세상이고 지구촌 참 넓다...<br>그러나 이 이상한 관계와 모든 충동성이 다분해 보이던 행동들은 들여다보면 어떠한 두려움 위에 서 있었고, 작품의 바깥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 그들의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들은 세심하게 포개지는 문장 속에서 이상하리만큼 서서히 설득력을 얻는다.왜냐하면 이 소설에는 대충 흘려보내는 장면이 없기 때문에. 사소해 보이는 시선 하나, 망설임 한 박자까지도 치밀하게 직조되어 있다. 그래서 인물들을 쉽게 재단할 수가 없다. 불합리해 보이고, 어쩌면 도덕적이지 못한 것 같기까지 한 선택들의 앞에서 '사람인데,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씩 스며든다. 관계의 복잡함과 인간의 입체성. 구원 같기도 한 사랑이 어떤 때는 도피처럼 보이고, 배려는 오해로 쉬이 뒤틀린다. 대화는 이어지지만 마음이 빗나가고 타이밍을 놓친 진심은 사람들의 관계 사이에서 부유한다. 이 사건들이 낯설지 않은 건, 이게 너무나도 사람들에게 흔히 벌어지는 일이라서. 너무나 실제로도 흔해 빠진 드라마라서.<br>이처럼 불완전한 사람들이 서로의 주변을 서성이며 아주 미세한 방향 전환을 만들어가는 과정, 어쩌면 그것이 이 소설이 말하는 ‘인터메초’가 아닐까 싶다. 삶이 멈춰버린 듯 느껴질 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한 발짝도 떼지 못할 때, 모든 것이 끝났다고 성급히 단정해버리는 순간들. 그 시간은 막다른 길이 아니라, 잠시 삽입된 한 구간일지도 모른다.피터와 아이번이 인생이라는 체스판 위에서 서툰 수를 두며 헤매듯, 우리 역시 방향을 잃은 채 머뭇거린다. 이 작품은 그 머뭇거림을 실패로 단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멈춰 있는 듯 보이는 그 시간에도 보이지 않는 밀도가 쌓이고 있다고, 정지의 순간 역시 삶의 일부라고 조용히 일러준다. 그리고 이 간주극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어쩌면 관계와 사랑 속에서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고.<br>p.612 | 모두가 서로 사랑했고 좋든 나쁘든 서로가 필요했다.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관계. 얽히고설킨 거미줄. 집에 들어가면 뭘 좀 먹어야 겠다.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말하자. 모든 것을 용서 받자. 너도 알겠지,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죽는다는 걸. 결국 모든 사람이, 그와 아이번조차도. 생각해보면 참 이상하다. 이렇게 찰나에 불과한 삶에서 의미를 만들어낸다니. 왔다가 사라지는 것.<br>+ 수위 조금 있음. 미드 볼 정도면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수위.++ 말 그대로 '젊은 세대의 불안과 고뇌를 정교하게 포착하는' 작가라는 말을 증명하는 장편이었다<br><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04/78/cover150/s24213721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047811</link></image></item><item><author>도토리</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만 아는 단어 - [나만 아는 단어 - 늘 따라오는 것, 쫓아오는 것, 나를 숨게 하지 않는 것, 무자비한 것, 그러나 모두에게 공평한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079288</link><pubDate>Sun, 08 Feb 2026 16: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59534167/1707928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135581&TPaperId=170792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17/94/coveroff/k9321355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135581&TPaperId=1707928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만 아는 단어 - 늘 따라오는 것, 쫓아오는 것, 나를 숨게 하지 않는 것, 무자비한 것, 그러나 모두에게 공평한 것</a><br/>김화진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26년 01월<br/></td></tr></table><br/><br>p.238 | 한 사람 안에 있는 얼어붙은 바다는 그의 확신이다. 비빌 언덕이자 믿을 구석이다. 사고하고 사유하며 계속 이어지는 지난한 항해 도중 잠시 쉴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자리. 그것을 뺏을 담력이 없으면서 도끼를 휘둘러서는 안 될 것이다. 늘 반성하며 생각한다. 끔찍한 일들을 함부로 쏟아내는 글을 쓰지 말자고, 자기실현만을 앞세워 충격을 가하지는 말자고.<br>「도끼책」, 김서해<br><br>p.198 | 영원히 미완의 상태로 남을지도 모르는 무의미한 형식. 그래서 내가 '것'을 떠올릴 때마다 과한 슬픔을 느끼곤 했던 걸까? 늘 다른 단어를 기다리는 것이 내 모습처럼 느껴져서. 영영 완성되지 않을 내 미래 같아서. 끝내 빈칸을 채우지 못해 일인분의 몫을 견디지 못하는 의존명사로 남을까 두려워서.<br>「것」, 유선혜<br><br>호록 읽히는게 아까울 정도의 글들.10명의 소설가, 시인, 번역가가 아껴둔 '나만 아는 단어'. 나는 나만 아는 단어를 가지고 있을까? 이런 사람들처럼 단어를 가지고 놀아보고, 위안 삼아보고, 방향으로 세워볼 수 있는 그런 단어가 있을까.<br>저자들은 단어를 단순히 사전에서 꺼내 쓰지 않는다. 이미 굳어지고 통용되는 뜻을 지나, 단어를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며 의미의 뒷면까지 끌어낸다. 예를 들면 '나의 일부가 죽어있다'라는 문장에서 '나의 나머지는 여전히 강건하게 살아있다'라는 부분을 발견해내는 순간. 단어 하나를 통해 사고가 비틀어지고 세계를 보는 각도가 약간 달라지는데, 그 지점에서 오는 놀라움을 외면하는 것은 쉽지 않다.<br>좋아하는 사람들의 문장을 가져보고 싶어서 글을 읽지만, 동시에 이런 마음은 평생 가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단어를 보고도 이렇게까지 다른 경로로 여행할 수 있다니. 같은 말을 쥐고도 전혀 다른 세계를 만들어내는 이들 앞에서, ‘나만 아는 단어’라는 말은 확신에 가까워진다.<br><br>+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정용준, 유선혜, 김서해 작가. 특히 김서해 작가의 '도끼책'++ 정용준 작가글은 아주 그냥 통필사해서 먹어버려..<br><br>*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읽은 뒤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17/94/cover150/k9321355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179402</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