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쩐의 전쟁’ 사채 이자보다 높은 인기
  • 있다… 조폭보다 무서운 사채업자
    없다… 밥보다 사랑찾는 비현실성

    대사까지 유행… 돈에 대한 이중심리 파헤쳐
  • 최승현 기자 vaidale@chosun.com 
    • 돈, 누군가에게는 편하고 아름다우며 고귀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을 벼랑 끝까지 내모는 싸늘하고 무서운 존재다. SBS ‘쩐의 전쟁’은 한국 드라마가 외면해왔던 돈의 공포스러운 이면(裏面)을 샅샅이 드러내 보이며 방송 5회만에 30%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는 폭발적 호응을 얻고 있다.
    • ▲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쩐의 전쟁’돌풍을 이끌고 있는 주인공 금나라 역 박신양.
    • “한 사람의 부자가 있기 위해서는 500명의 가난뱅이가 있어야 한다”는 고전 경제학의 창시자 애덤 스미스의 이 말은 ‘쩐의 전쟁’ 주제 의식을 간명하게 집약한다. 이향희 작가는 이 말을 곧 사채업자 독고철(신구)의 입을 통해 실어 보낼 예정. 베일에 가려진 사채업계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 때문에 화제가 됐지만, 이 드라마는 사실, 돈에 관한 한국 드라마의 뻔하디 뻔한 ‘클리셰(상투성)’를 조각조각 깨부수며 대중의 호기심과 환호를 얻고 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은 박인권씨의 동명(同名)만화.

      주인공 금나라(박신양)가 사채업자로 성공하는 과정을 기둥 줄거리로 삼고 있는 드라마는 극 초반 돈 만원이 없어 밑바닥 인생으로 전락하고 생사의 기로에 서는 서민들의 처절한 일상을 ‘볼거리’로 내세웠다. 사채를 끌어다 쓰며 양말 공장을 하다 망해 신용카드로 손목을 그어 자살한 금나라의 아버지, 노숙자 신세가 돼 쓰레기통을 뒤지다 쥐약 묻은 빵을 먹고 죽다 살아난 금나라, 아버지의 빚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바람둥이 이혼남 부동산 재벌과 결혼을 결심하는 서주희…. 돈 때문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는 주인공들 모습은 한국 드라마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다. 


       
    • ▲ ▲‘쩐의 전쟁’또 다른 인기 주역… 사채에 시달리는 은행원 서주희 역의 박진희.
    • ‘정상적’인 드라마 속 주인공이란 무릇, 아버지가 물려주신 기업의 소유권을 빼앗기지 않을까 전전긍긍할지언정 빚에 쫓겨 끼니를 걱정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설사 집안 형편이 어려워도 당당하게 “난 밥보다 사랑”이라 외치며 야반도주를 해야 하는 법.

      그런데 ‘쩐의 전쟁’은 냉엄한 현실을 잊게 하는 판타지의 길을 거부하고,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더 지독하게 턱밑에 들이대 역설적 깨달음을 주고 있는 것이다. 3년 전 역시 박신양이 주연을 맡아 시청률 50%를 넘어섰던 ‘파리의 연인’과는 대척점에 서 있는 셈. 김영섭 책임 프로듀서는 “IMF 사태 이후 빈부 격차가 심해지면서 돈 문제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의 공감이 뜨거운 것 같다”고 했다. 돈과 돈벌이에 대한 교훈적 대사도 지나칠 수 없다. 주로 인간적인 사채업자 독고 철의 입에서 쏟아지는 돈에 관한 철학이 담긴 ‘명언’은 방송 직후, 인터넷을 떠돌며 대중들 사이에 다시 소비된다. 이향희 작가는 “돈에 대한 사람들의 묘한 이중적 심리를 파악해야 좋은 대본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드라마를 위해 10여명의 사채업자를 만났으며, 사채업체도 취재했다.

      하지만 금나라의 성공 스토리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지 않았다면 드라마는 금세 힘을 잃고 지지부진하게 스러졌을 것이다. 여전히 구차하지만 ‘지옥’ 같은 현실을 딛고 일어나 달려가는 금나라의 카멜레온 같은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현실적인 ‘대리만족’을 주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드라마 속 사채업계 묘사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조성목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팀장은 “사채의 무서운 측면을 현장감 있게 그려내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드라마 속 ‘독고철’처럼 저리(低利)로 어려운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사채업자가 현실에도 있기는 하지만, 사채업자가 너무 미화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 ■미소와 광기 번갈아 풀어놓는 박신양 인터뷰 

      ‘쩐의 전쟁’에서 길바닥을 뒹굴며 사나운 기를 발산하는 박신양. 하지만 그도 새벽 1시가 되니, 목소리가 가늘게 떨린다.

      “요즘 촬영하는 기분 어떤가”라는 질문에 “한참 촬영을 하다 심각한 질문을 받으니 몸이 움츠러든다. 3일 밤낮을 1~2시간 새우잠으로 버티며 촬영하고 있다”고 답하는 음성이 낮게 깔린다. “피곤해서 목소리가 그런가?” 물었다. “아니다. 바로 촬영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긴장해서 그렇다.” 어깨를 짓누르는 드라마의 무게 때문일까? 무척 예민하다.

      SBS 수목 드라마 ‘쩐의 전쟁’ 초반 돌풍은 브라운관을 헤집으며 무섭게 몰아치는 박신양의 힘이 절반. 돈에 한이 맺혀 사채업자의 길에 들어선 그는 순수한 미소와 악마적 광기를 번갈아 얼굴에 풀어놓으며 응축된 내면을 폭발시킨다.

      “돈이오? 하하 저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경제 관념이 희박해요. 살아가는 동안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돌진하는 것은 멋지지만, 돈만이 인생의 목적이라면 추악하지 않습니까?”

      박신양은 ‘쩐의 전쟁’이 “적중한 기획이었다”고 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필요하며 공감이 가는 이야기잖아요. 생소한 소재라 불안하기도 했지만 결국 시청자들이 감상하기에 모자라지 않는 작품이 된 것 같습니다. 모험이 성공한 거죠.” 그는 “이런 파격적 소재가 아니었다면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격적 소재가 불안해서 끌렸다”

      박신양은 극 초반부 지저분한 노숙자 연기로 눈길을 모았다. “검댕 투성이 얼굴에 쓰레기통 뒤지는 연기가 어렵지 않았냐?”고 묻자 “워낙 나락으로 떨어지는 장면이라 어느 정도로 해야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을지 판단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매 신, 매 순간 제작진과 협의하며 카메라 각도, 연기의 강도 등을 결정했다”고 했다. “연기 자체는 재밌었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연기의 매력이잖아요.”

      박신양의 전작(前作) 드라마인 ‘파리의 연인’은 시청률 50%를 넘겼다. ‘쩐의 전쟁’ 또한 초반 기세로 보면 ‘파리의 연인’ 못지않다. “‘박신양 출연=대박 드라마’ 공식이 생길 것 같다”고 하자 쑥스러운 듯 웃으며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했다.

      “이런 건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지금 사람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작품을 고르거든요. 나름 나쁘지 않은 판단을 하고 있는 거죠.”

      박신양 또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애 먹었던 시절이 있었다. 러시아 쉐프킨 연극대학교 유학 시절. 그는 “당시 러시아에는 유학생이 아르바이트로 할 만한 일을 찾기가 힘들었다”며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돈으로 살다 보니 쪼들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그러더니 덧붙였다. “하지만 살면서 누구나 한번씩은 겪게 되는 경험 아닌가요?”


    • 제작진이 꼽은 ‘쩐의 전쟁’ 명대사…

      남자는 상처를 남기지만 돈은 이자를 남긴다.

      ■남자는 상처를 남기지만 돈은 이자를 남긴다.(서주희, 2회)

      ■남의 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독고철, 3회)

      ■대한민국은 돈이면 다 됩니다. 낙타가 아니라 코끼리, 항공모함도 바늘귀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돈만 있으면요.(금나라, 4회)

      ■싸구려 사채업자는 서류에 연연해 하지만 유능한 사채업자는 오직 인간심사만 한다. 서류는 조작될 수 있어도 인간은 조작될 수 없거든.(독고철, 2회)

      ■법보다 주먹, 주먹보다 쩐이 앞서는 세상.(마동포, 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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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초 돌쇠도 잘만 길들이면 천사?


    “남자에 초연해져야 남자를 잘 만난다!”

    인터넷 커뮤니티 ‘노처녀통신’의 운영자로 소설도 쓰고, 노랫말도 짓고, 천연화장품 만들어 강의도 하는 ‘멀티 플레이어’ 최재경씨의 주장. 3년 전 결혼에 성공한 그는 “애완견 키우는 게 독신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하지만 강아지로 인해 외로움, 허전함이 사라지자 오히려 남자가 제대로 보이더라”고 했다. 어떻게 하면 나에게 맞는 남자를 알아볼 수 있을까. 최근 ‘신(新)여우의 기술’(이다미디어)을 펴낸 최씨가 노하우를 소개한다.


    착하고 성실하지만, 소심한 A형 남자

    일명 바른생활 맨. 인생에 큰 꿈이나 야심이 없어 강렬한 매력을 느끼긴 어려우나 결혼 상대로는 괜찮다. 20대에는 별 인기가 없다가도 서른이 넘으면 곧 임자를 만난다. 드라마틱한 연애 좋아하다가 피 본 여자들이 바로 잡아채기 때문. 자기 관리 잘하고 특별히 손해 보거나 욕 얻어먹는 일도 드물다. 자극적이고 뜨겁고 강렬한 뭔가를 바라지 말 것. 절대 해서는 안 될 말 “당신 왜 그렇게 소심해”, 해도 되는 말 “자기는 정말 진국이야.”


    길들이면 말 잘 듣는 카리스마 돌쇠

    경상도 사나이 형이지만 서울 남자들 중에도 꽤 많다. 남자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마초들. 그래도 가족 굶어 죽일 일은 없는 믿음직함이 장점이다. 알고 보면 내면이 그리 강하지도 않다. 어리숙한 척 마음 맞춰주고 존경하는 시늉을 하면 돌쇠처럼 부려먹을 수 있다. 밥 잘 해 먹이고 아이 낳아서 잘 기르면 가족을 위해 죽도록 일한다. 전통적인 결혼생활을 원한다면 몰라도, 개성 강하고 자기 직업에 자부심을 가진 여성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은 유형.


    인내심 없고 자아도취적인 왕자병 남자

    여자가 자기에게 첫눈에 반하지 않으면 좌절하는 남자. 마마보이였거나,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그렇다. 도끼질도 안 하고 저절로 나무가 쓰러져주기를 바란다. 30대 후반까지 노총각으로 남아 있는 남자들 중 의외로 이런 유형이 많은데, 공주병 없고 적극적인 여성이거나, 동갑 혹은 연상의 여인에게 결국 넘어간다. 착하고 자질만 좋다면 여자 쪽에서 대시해도 괜찮다. 편하고 익숙해지면 자기 진짜 매력을 꺼낸다.


    모질고 독하다, 깐돌이형

    지나치게 다부진, 자수성가형 남자. 계산이 빠르고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듯한 스크루지 스타일이다. 늘 표정 관리를 해서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실은 잘 삐치고 앙심도 잘 품는다. 단단하고 자기 관리에 능하다는 점에 반하는 여자도 적지 않은데, 남자의 출세를 위해 적극 협조해야 하며 재테크의 달인이 되지 않고는 경제권을 넘겨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모든 여자에게 친절한 바람둥이형

    남자들마저 나쁜 남자 1위로 꼽는 유형. 그러나 막상 만나면 싫지 않은 게 여자의 심리다. 이 유형의 남자에겐 ‘자기 여자’라는 개념이 없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호도 다양해서 독특하게 추한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남자를 독차지한다는 승리감 때문에 결혼한다면 그때부터 가정부, 보모생활이 시작된다.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si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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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로그인 2007-05-30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잘 새겨 읽었습니다. 친절한 ㄷ 씨는 시키지 않으면 잘 안하는 나무늘보 타입이에요. 게다가 명확히 임무를 할당해주지 않으면 일의 시작과 끝도 잘 모르는 것 같아 요즘 훈련중이랍니다.

    비로그인 2007-05-30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를 길들일수 있다는 건 제가 보기엔 오산이예요.
    그녀의 맘을 얻기 위해서라면 잠시 순한 양 흉내를 낼 수도 있겠지만,
    결코 오래가지는 못하죠 ^^

    진달래 2007-05-30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뭐, 주변에 있어야 새겨듣죠... 주변에 남자라는 종족이 없어요...
    (유부남은 이미 남자가 아니므로... ^^;;)
    아니지, 그래도 '언젠가'를 위해서 맘에 새겨야겠죠? ^^

    stella.K 2007-05-30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드님/그럼 무슨 타입이죠? 좋겠어요. 훈련중인 친절한 분도 계시고. 부럽삼.^^
    고양2님/많이 연구하고 알아보셨군요.ㅋㅋ
    진달래님/참고 할만은 한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아는 어떤 놈은 무슨 타입인가 찾고 있었다는...^^
     

  • 훌륭한 리더는… 맡겼으면 믿고, 시작하면 끝장본다
  • 명심보감으로‘위대한 상식’전파하는
    박재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김윤덕 기자 sion@chosun.com
     
    • “문인지과실(聞人之過失)이어든 여문부모지명(如聞父母之名)하여 이가득문(耳可得聞)이언정 구불가언야(口不可言也)니라.”(남의 과실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들은 것처럼 하여 귀로는 들을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말라.)

      29일 서울 홍대앞 우리소리극장이 한문 독성 소리로 가득하다. 눈을 감은 채 몸을 좌우로 흔들며 성심을 다해 문장을 읊는 ‘학동’들. 기업 CEO, 교사, 주부, 대학원생 등 대부분 성인들이다. 박재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가 ‘명심보감’과 ‘장자’를 주제로 지난 3월부터 월 1회 진행하는 ‘장락서원’ 공부 모임. 단순한 고전 강독이 아니다. 리더십과 삶의 지혜로운 처세를 습득하는 것이 목적. “고려 충렬왕 시절의 명신 추적(秋適)이 중국 고전에서 보배로운 말과 글만 가려 뽑은 명심보감엔 가족경영, 기업경영 등 오늘이나 매한가지의 고민을 하면서 살았던 당대 사람들의 처세법으로 가득하다”는 게 박 교수 설명이다.

      “부부는 멀어져 있고 형제간 의리는 상해 있고 동료는 경쟁의 대상일 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망가져 가는 요즘, 고전이 주는 위대한 상식을 새롭게 곱씹어보자는 뜻이지요.” 박 교수는 “명심보감을 비 내리거나 울적할 때 반드시 소리를 내어 읊어보라”고 권한다. “눈으로만 보는 공부는 깊이가 없습니다. 가슴으로 읽어야 그 뜻이 삶의 방식으로 체득되지요.” 명심보감에 담긴 가르침들 중 박 교수가 “이것만은 꼭!”이라며 강조한 세상살이, 집안살이에 필요한 구절을 소개한다.



    • ◆마음에 불을 더하지 말라…‘중용’이면 만사형통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은 중용(中庸).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것이 중(中)이요, 늘 평상심을 유지하는 게 용(庸)”이라는 박 교수는, “평균대 위의 체조선수가 균형을 잡기 위해 쉴새없이 고민하며 순간순간 판단하듯 중용은 역동적인 삶의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모든 인간관계에서는 상황과 때에 적중하는 중용,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자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의지와 지혜를 갖춰야 한다는 뜻이죠.” 균형과 중용을 위협하는 요소가 스트레스와 집착, 분노와 경쟁심이다. “분노가 심할수록, 생각이 많을수록 기운과 정신이 손상됩니다. 현자들은 충고하죠. 내가 갖고 있는 마음 위에 불을 더하지 말라고, 다만 귓가를 스쳐가는 바람이려니 하라고요.”



    • ◆한 번 시작하면 완성을…‘끝장 정신’이 선비정신

      셀프 리더십의 핵심이랄 수 있는 중용의 5가지 실천법도 몸에 익히자. ▲첫째가 박학(博學). 내 전공만 운운하는 사람에게서 혁신적 발상이 나올 수 없다. ▲둘째가 심문(審問)이다. 구석구석 깊게 물어야 완전하고 좋은 대답을 얻는다. ▲셋째는 신사(愼思). 한번 생각할 것을 몇 번이고 생각하는 습관이 성공을 부른다. ▲넷째가 명변(明辯). 판단이 불확실하면 일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다. ▲마지막이 독행(篤行). “다른 사람이 한 번에 그 일을 해내면 나는 백 번이라도 해낼 것이며 다른 사람이 열 번을 해 그 일을 하면 나는 천 번이라도 해낸다는 기천(己千) 정신이 있어야죠. ‘군자의 학문은 안 하면 안 했지 한번 하면 반드시 완성을 본다(君子之學 不爲則己 爲則必要其成)’는 끝장 정신이야말로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맡겼으면 믿어라, 지나치게 따지면 리더가 못된다


      명심보감은 직장 동료의 중요성도 설파한다. ‘먼 데 있는 물은 내 옆에서 일어난 불을 당장 꺼주지 못한다’는 글귀처럼 하루 중 절반 이상의 시간을 함께하는 직장 동료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 박 교수가 강조하는 ▲첫째 지침이 ‘맡겼으면 믿어라’다. 의심 나는 사람은 처음부터 쓰지 말되, 일을 함께하기로 마음 먹었으면 의심하지 말라는 것. ▲둘째, 너무 따지지 말라.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따지면 친구가 없다. ▲셋째, 평소 은혜와 의리를 넓게 베풀어라. 살면서 어느 곳에서든 다시 만나지 않으랴. ▲넷째,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 당연한 일인데도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 별로 없다. ▲다섯째, 선입관을 버려라. 모두가 증오하는 사람도 반드시 내가 직접 살펴 판단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도 직접 살펴 결정하라.

      박 교수는 말한다. “도둑 명가에도 가풍이 있답니다. 누구보다 먼저 담을 넘는 용맹과 책임감, 다 훔치고 나서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의리, 수익을 공평히 나누는 인자함 등. 여러분 집안의 가풍은 무엇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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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운의 숏컷
    김지운 지음 / 마음산책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해 보니 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거의 다 본 것 같다. 한 두 작품은 못 봤으려나?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반칙왕>과 <장화, 홍련>이다. 비주얼이 좋기로야 <달콤한 인생>이 좋긴 하지. 하지만 난 도무지 피흘리고 싸우는 건 내 취향이 아니라 좋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그 영화가 시작할 때 이병헌의 목소리를 타고 나오는 바람 어쩌구 하는 선문답 같은 대사 인상에 남는다. 똥폼 재대로 잡고 시작하지 않는가?

    백수생활 10년을 어떻게 탈출을 했는가 궁금해서 이 책에 관심을 가졌더랬다. 그건 어쩌면 나 역시 백수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마침 운이 좋아 얼마 전 나는, 잘 알려진 인터뷰어 지승호 씨의 친필 사인본을 받았기에 읽는데 조금의 망설임 없었다(뒤에 지승호 씨가 김지운을 인터뷰한 내용이 나온다).

    그런데 읽다보니 백수도 급수가 있고, (나는 꼭 사람이 일을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데 그래도) 그냥 시간만 죽이는 백수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지운 감독이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감독이 되기까지는 그 나름의 백수의 내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백수시절 영화만을 줄창 본 내공이 처음 쓴 시나리오가 당선이 됨으로 그때부터 영화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는 것. 그리고 밑바닥을 훑지도 않고 카메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단번에 감독이 됐다는 건 백수계의 전설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비록 김지운이 시나리오 당선된 날, 어머니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려드렸더니 이젠 거짓말까지 한다고 혀를 끌끌 찼다고는 해도, 백수가  출세하지 말라는 법은 확실히 없다. 그래도 카메라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닌데 감독을 했다는 건 구라일까 아니면 나름의 겸손을 가장한 아우라일까? 어쨌든 김지운은 보통의 백수는 아닌 듯하다.

    그래도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그의 글은 담백하며 능청 떠는 솜씨가 예술이다. 첫 부분은 삶의 단상에 관해서 썼고, 중간부 정도부터는  배우들에 대한 느낌, 영화를 찍었을 때의 있었던 일등을 일기처럼 써놓고 있어서 나름 유익했다. 우리나라 영화계는 영화를 찍었을 때 기록 필름을 남겨놓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런 감독의 일기는 나중에 영화를 찍는 이들에겐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 읽으며 드는 생각은, 사람은 무슨 일이든 힘든 일을 할 때는 서로를 독려하며 기를 한데 모으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달콤한 인생>을 찍으며 이병헌의 고생담을 들려주는데, 나의 지난 날, 아마추어 연극을 하면서 마음 고생했던 때와 오버랩 되면서 그런 생각이 든것이다. 힘들면 불평하고, 남 험담하기 쉬운데 그래서는 죽도 밥도 다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김지운은 그런 불운은 격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왜 그리도 힘들었던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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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로그인 2007-05-23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달콤한 인생 정말 좋게 봤어요 :) 한국 영화중에 숨겨진 보물이라고 생각하는데...
    김지운 감독은 어딘지 김영하 작가랑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예술로 밥벌이를 한다는 건, 힘든어야 정상 아닐까요? :)

    진달래 2007-05-23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장화 홍련>보고 둑다 살아났어요. 중요한 장면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지만요... 증말 대단한 감독 같아요. <달콤한 인생>도 좋긴 했지만... 책도 재밌겠네요. ^^ 급수가 있는 백수... 저도 다시 백수로 돌아가야 하는데... 참, 모아놓은 게 없어서... 밥벌이가 뭔지 말이죠... ^^* 암튼 리뷰도 재밌습니다. ^^

    네꼬 2007-05-23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지운 감독은 어딘가 영리하고도 차가운 느낌이 들어서 이 책을 읽기가 망설여지더라고요. 리뷰를 읽으니 스멀스멀... 저도 역시 <달콤한 인생>이 왕 좋았습니다. 이병헌도 그렇지만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에릭의 포스도 좋구요. 안녕하세요, 스텔라님? 저는 네꼬라고 해요. : )

    stella.K 2007-05-24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2님/김지운과 김영하! 맞아요. 읽으면서 살짝 그런 느낌 받았어요.^^
    진달래님/김지운 영화가 보는 사람의 기를 빼놓는 뭔가가 있지요. 백수가 된다굽쇼? 반가워요. ㅋ. 저랑 같이 놀아요. 하하.
    네꼬님/반갑습니다. 다른 이의 서재에서 언듯 뵌 적이 있었는데 친히 찾아주시고...고맙습니다. 이 책 읽어보세요. 재밌어요.^^

    프레이야 2007-06-08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축하해요!!
    저도 달콤한 인생, 무지 좋아해요. 장화홍련, 다시 봐야겠어요.
    전에 보다 말았거든요, 무슨 일이었던가...

    마노아 2007-06-08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주의 마이리뷰 당선이에요. 추카합니다^^ 전 달콤한 인생 재밌게 보았어요. 유혈이 낭자한 것은 끔찍했지만 연기가 압권이었거든요. 그리고 굉장히 강렬한 '색채'에 반했답니다. 원래 이병헌을 좋아하기도 했구요^^ 김지운 감독이 그런 전설적인 백수였다니 놀랐어요. 역시 내공이 보통이 아니었나 봅니다^^

    네꼬 2007-06-11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하핫. 저도 나름 보는 눈이 있다니까요. : )

    stella.K 2007-06-11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고맙습니다 네꼬님.^^
     

    프랑스어에 노블리스 오블리제 라는 말이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사전적 정의는
    높은 신분에 따르는 정신적 의무라고 한다. 사회 지도층, 특히 상류층과
    귀족들이 마땅히 갖춰야 할 높은 도덕적 소양을 말하는 것으로
    일반 백성들에게 모범이 되는 것은 물론 일종의 도덕적인 책무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어느 한 국가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기본적인 조건이다.
    국가의 지도층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갖춘다는 것은 문화적 전통만큼이나 오랜 역사적 기반을 요구한다.

    그 전통이 힘을 제대로 발휘할 때 그 국가는 융성했고, 그 정신적 축이
    힘을 잃을 때 국가는 멸망의 길을 걸었다.
    서구 사회에서는 귀족의 자식이나 국회의원의 자식이 군대에 입대하면
    무조건 제일 열악한 곳으로 보내게 되고, 또 그런 것을 지극히 당연하게
    여긴다고 한다.
    귀족으로서, 고위층으로서 그 사회에 져야 하는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느 재벌 총수의 아들인 22세의 미국 국적을 가진 한 청년은 술값이
    웬만한 봉급자의 한달 월급보다도 많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종업원과 시비 끝에
    싸움이 붙어 여러 바늘 꿰맬 정도로 얻어 터졌고.
    자기 자식이 얻어 맞은 것을 참을 수 없어 경호원과 폭력배를 동원하여 복수를
    위하여 폭력을 행사한 재벌 회장의 희극적인 작태는 가히 목불인견
    이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

    돈이 있으니 무소불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비슷한 힘이 있다고 착각한
    나머지 온갖 술수를 동원하여 아들의 복수 하겠다고 저지른 지금의
    사회를 볼 때 과연 이 사회에 정의가 존재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초기 로마 제국시대에는 외적과의 끊임없는 전쟁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제2차 포에니 전쟁때 16년 동안 카르타고의
    한니발과 맞붙은 로마는,
    귀족들이 솔선수범하여 전쟁에 참가했고, 재산을 스스로 나라에 바쳐
    부족한 전비를 충당했다.

    그 당시 참전하여 전사한 귀족의 수가 무려 13만이나 되었다고 하니 그 당시
    귀족들은 일반 백성들에게 모범이 되었고 높은 도덕적인 책임을 가짐으로써 로마가
    세계적인 제국으로 발전하는 초석이 된 것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는 무서우리만치
    정확하게 역사적인 결과를 낳는다. 우리사회의 본질적인 갈등은 지역대립보다
    오히려 지도층과 피지도층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흔들리니 지도층이 내세우는 명예와
    부에 대해 다수의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심각한 국가분열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퍼온글/http://blog.daum.net/01099727411/5665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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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넛공주 2007-05-21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씁쓸한 이야기입니다. 이게 모두 '나 혼자 잘해서 여기까지 올라온거라구!'하는 생각때문 아닐까요..

    stella.K 2007-05-22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진달래 2007-05-22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정도까진 안 되겠지만 가정과 사회에서 받은 거, 언젠가, 곧...
    정말 조금이나마 돌려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