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다
앨리슨 베이버스톡 지음, 김원옥 옮김 / 쌤앤파커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이 다소 통속적여 보이기는 하다. 마치 작가지망생이 책을 못 내 안달이 난 듯한 느낌이다. 아니, 작가라고 꼭 베스트셀러만을 내라는 법있나? 작가가 너무 그런 것만 밝히면 '구라'같아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반발심도 느껴진다. 모름지기 작가란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여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하는 묘한 권위도 내세워지고 싶기도 하다. 그래도 또 모름지기 작가라면, 베스트셀러 한 두 권은 내봐야 하는 것도 아니겠는가? 이렇게 작가는 베스트셀러에 대한 묘한 이중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작가가 글 써서 대박내면 좋은 거 아닌가?

사실 난, 지금까지 글쓰기 또는 소설작법에 관한 책들 심심찮게 읽어왔던 것 같다. 그중 최근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이 있다면, 스티븐 킹의 책과 소설가 이승우의 책이다. 예전에 소설작법에 관한 책들을 보면 너무 딱딱하고 어렵게 써져서 지레 질려버리지만, 내가 말했던 저자의 책들은 재미도 있고, 유익하기도 하다. 특히 예전에 아주 잠깐 이승우 선생 밑에서 창작을 배워 본 나는, 그 분의 소설작법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 육성으로 그분의 글쓰기에 관한 잔소리를 듣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이들 책들은 오로지 글 쓰기에 관한 것에만 촛점을 맞췄지, 요즘의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해야하는지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다른 나라는 어떨지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10년 전, 아니 5년 전만 하더라도 작가는 오로지 집필실에 칩거에서 글만 쓰면 되는 줄 알았다. 책에 대한 판매는 편집자와 출판사가 다 알아서 해 주니까, 작가는 글만 쓰면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요즘 어디 그런가? 이젠 작가도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발로 뛰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강연회도 해야하고, 사인회도 해야하며, 각종 독자와 함께하는 문학관련 행사에도 참여해서 자신과 자신의 작품을 알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작가도 마케팅에 능해야 하고, 바빠졌다. 작가의 칩거란 말은 확실히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처럼 옛말이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어떤 면에선 신예작가나 무명작가(작기지망생들까지 포함 해서) 호사처럼도 보인다. 물론 요즘엔 자비출판이다 1인 출판이다 하여 책을 내기가 쉬워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며, 막상 내 작품을 출판하고 작가로 활동하고 싶어도 발이 크지 못한 관계로 어느 출판사를 가야하는지, 어떻게 내 작품을 알려야 하는지 전무하다. 이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참으로 유용해 보인다.

저자는 글만 잘 쓰면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물론 글도 잘 써야 겠거니와 이제 막 작품을 출판하려거든 어떻게 하라고 깐깐하게 조언해 주고 있다. 단지 작가가 외국 사람인만큼 외국의 현실을 얘기하는 듯도 하지만, 다행히도 역자가 우리나라 출판현실은 이렇다고 조목조목 짚어주고 있고, 그 나라의 현실이나 우리나라의 현실이나 별반 크게 차이나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저자는 책을 낸다는 것을 너무 만만히 보거나, 너무 어려울거라고도 보지 말라고 충고한다. 예를들어 <해리포터>를 쓴 조앤 롤링도, 그 책을 내기 위해 여러 출판사를 전전했다고 한다. 그러면 한편 위로도 된다. 그만큼 경우의 수도 존재할 수 있으니, 내 작품도 그러지 말라는 법 없지 않은가,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편집자들을 얕보면 안된다고 조언한다. 그들은 대체로 노련하기 때문에 그렇게 대박이 날 작품을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성공할 작품과 그러지 못할 작품은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헛된 망상을 꾸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저자는 출판에 있어서 여러가지 일을 두루 거쳐본 사람으로서, 도서전시회에 여러 개의 자격으로 참가해 본 경험을 얘기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출판 경연인으로, 편집자로, 작가로 신분을 달리해서 참여해 본 결과, 작가는 출판관계자들에게 귀찮은 존재로 여긴다는 것이다. 물론 아주 성공한 작가를 제외하고는.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어쩌랴? 자본주의 시장인만큼 그 현실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세상이 그렇듯, 끝까지 인내하는 사람에게 결국은 작가의 면류관은 쓰게 되어있는 법이다. 어떤 창작교수가 그렇게 말했단다. 가장 유명한 작가는 가장 재능 있는 작가가 아니라 가장 강한 의지를 가진 작가라고. 이 말은 정말 두고두고 새겨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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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7-08-11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님,왜 이리 오랜만이셔요.저도 스티븐 킹 책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이 책도 읽어봐야겠네요.

stella.K 2007-08-12 13:44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도넛공주님! 잘 지내셨죠?^^

하양물감 2007-08-11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작가를 떠나서 모든 창작하는 이들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한 의지!! 말이에요^^

stella.K 2007-08-12 13:4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강한 의지!!

마노아 2007-08-12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이름 보고 무척 반가웠어요. 스텔라님의 연재도 어여 다시 해주세요(>_<)

stella.K 2007-08-12 13:47   좋아요 0 | URL
아, 이런...그렇다면 조만간 노력해보죠.암튼 고맙습니다.^^
 

  • “돈은 피다… 이 시대의 푸른 혈액이지”
  • 검색어로 읽는 오늘의 문학 7. 주식
    펀드매니저… 개미… 자본의 의미 캐묻고 경험을 소설화 하기도
  • 박해현 기자 hhpark@chosun.com  



    • ‘그날의 증권시세도 어김없이 벌건 사막에 풀어놓은 미친개였다. 뉴욕 증시가 어쩌구,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이 저쩌고 하는 해설이 있었으나, 실은 머니 게임이 가지는 특성 중의 하나인 투자심리의 변덕으로 죽 끓듯 하던 장(場)은 결국 지수가 30포인트 가깝게 빠지면서 끝이 났다.’(이문열의 장편 ‘호모 엑세쿠탄스’ 중에서)

      소설가 이문열의 최신작 ‘호모 엑세쿠탄스’의 주인공은 증권사 근무 10년째를 맞은 386세대다. 이 소설은 종교적 구원이나 혁명 이데올로기에 의한 인간 해방을 모두 거부하는 인간의 존재론적 고뇌를 바탕으로 2002년 이후 한국 사회의 내부 갈등을 풍자와 환상을 뒤섞어 그린 작품이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작가는 “제가 증권사 직원을 주인공으로 쓴 것은 ‘속됨’과 ‘현대성’의 이미지를 결합한다는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 ▲ 주가 지수 1800을 넘어섰던 지난 18일 여의도 증권거래소 풍경. 주식 열풍의 현장을 묘사하는 소설도 주목 받고 있다. /조선일보 DB



    • 주가 2000 시대 개막을 눈앞에 둔 오늘날 전국에 주식 투자 광풍이 불기 전부터 한국 작가들은 주식 시장을 통해 나타난 새로운 경제 풍속도를 주목해왔다. 소설가 정미경의 장편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2005년)는 고객의 비자금을 은밀하게 관리하는 사설(私設) 펀드 매니저를 주연으로 등장시킨다. ‘장(場)이 롤러코스터를 탄 듯 미친 듯이 오르내린 날이면 흔히들 피를 말렸다고 하지만 그건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돈은 피다…돈은 이 시대의 푸른 혈액이지. 중호는 주먹을 꽉 쥐고 손등에 솟아난 제 혈관을 쓰다듬는다.’

      이 소설은 자본의 21세기적 의미를 정면으로 다룬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 나라 주식과 파생시장에서 현대판 허생이다. 자본력에서 현저히 밀리다 보니 농간 부리는 걸 뻔히 보면서 속수무책’이라고 인정하거나, ‘그 사람들(조지 소로스나 워렌 버핏)은 탐욕을 위해 금욕을 실천하는 철학적 투기꾼’이라고 정의한다.

      “지금까지 자본은 문학에서 주변부에 속했지만, 저는 이 소설을 통해 당대 사람들의 돈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한 작가 정미경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소액 투자도 해봤는데, 매수 시점은 잘 포착해도 글을 쓰느라고 매도 시점을 놓쳐 크게 손실을 봤다”고 털어놓았다. 소설책 인세로도 그 손실을 보전하지 못했지만, 다행히 영화 판권은 팔렸다고 한다.

      소설가 김영하의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인 ‘보물선’(2004년)은 증권 시장의 ‘작전 세력’이 벌이는 주가 조작의 실태를 냉소적으로 그렸다. 학생운동권 출신의 극단적 민족주의자가 일제 시대의 보물선 인양 사업을 주장하자, ‘작전 세력’은 보물선의 진위 여하를 묻지 않은 채 그 사업에 뛰어든다. ‘보물선 닷컴’이란 유령회사를 작은 건설회사와 합병시켜 상장한 뒤 대대적인 보물선 소동을 선전해 투자자를 모은다. ‘주가총액은 이미 바다속에 가라앉아 있다는 금괴 100톤의 가치를 넘어서고 있었다. 전형적인 폭탄돌리기였다.’ 결국 작전세력은 주식을 팔아 막대한 차익을 거둔 뒤 빠져나가고, 순진한 ‘개미’들은 깡통을 찬다.

      소설가 이청준은 주식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단편 ‘시인의 시간’(1999년)을 발표한 적이 있다. 누나가 건네준 돈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한 어리숙한 시인이 처음에는 재미를 보다가 욕심이 생겨 매도 시점을 놓치는 바람에 결국 휴지조각만 남는다는 이야기다. ‘주식 시장의 개인들은 어차피 얼마쯤의 판 값을 물고 관전석 정도를 사 들어가 진짜 선수들의 게임을 즐기는 구경꾼에 불과했다. 그러니 구경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사각 링 밖의 구경꾼으로 남아 있어야 했다. (중략) 그리고 진짜 선수들이 어떤 밀약 속에서 게임을 펼쳐가든 나는 그 게임의 즐거움을 관전료만큼 누리고 나오는 구경꾼으로 만족하고 더 이상의 몰입이나 동참을 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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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은 길이다 - 루쉰 아포리즘
    루쉰 지음, 이욱연 엮고 옮김, 이철수 그림 / 예문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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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절


    그의 글은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들은 루쉰을 문학가의 한 사람으로 기억하기 보다 혁명가로 더 많이 기억할 테니까. 아, 사상가라고 해야 옳은 것인가? 하지만 적어도 나한테는 혁명가로 더 각인되어 있는데, 그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그것은 20대 시절에 <청년들이여, 나를 딛고 오르거라>라는 책을 멋모르고 펼쳤다가, 그 문장의 뜨거움을 알고 그렇게 각인되어 버리고만 것 같다. 하기야, 혁명가나 사상가나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리영희 씨가 생각이 났다. 아니나 다를까? 이 글을 쓰기 전, 어떤 이의 리뷰를 보니, 리영희 씨는 루쉰을 존경하다 못해 사랑한다고까지 했다고 씌여있다. 꼭 그렇지 않더라 누구든 루쉰의 책을 읽으면 그를 존경 내지는 말마따나 사랑하지 않고는 못 베길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루쉰을 그토록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들며 존경의 대상으로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것일까? 사실 그것을 말하기는 어찌보면 쉽지 않을 것이다. 내가 무슨 루쉰 연구가도 아니고. 그래도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건, 그의 글이 뜨겁기 때문이리라.

    그는 말했다. ..."피로 쓴 문장은 없으리라. 글은 어차피 먹으로 쓴다. 피로 쓴 것은 핏자국일 뿐이다. 핏자국은 물론 글보다 격정적이고, 직접적이며 분명하다. 하지만 쉽게 변색되고 지워지기 쉽다. 문학의 힘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157p)고. 피는 곧 변색되고 지워지겠지만, 먹으로 쓴 글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것은 오랜 세월을 관통한다.

    그는 한번도 자신의 조국 중국과 중국인을 긍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는 말하기를 "많은 사람들이 '중국인'이란 이름이 사라질까 두려워하지만, 나는 중국인들이 '세계인' 속에서 밀려날까 두렵다."(210p)고 했다. 그러면서 당대의 중국을 통렬히 비판했다.

    루쉰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오늘 날에 그가 살아서 작금의 현실을 비판하는 육성을 듣는 것 같다. 여기는 대한민국이고, 그는 중국인인데도 말이다. 어쩌면 그가 말하는 것이 오늘 날의 세대와 조금도 다르지 않는 것인지, 그의 감식안에 경의를 표할뿐이다.

    지금은 현실을 비판하는 사람은 많지만 표피적이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소프트 아이스크림처럼 듣기 좋은 아첨만 말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졌다. 그것에 대해 루쉰은 말했다. "...자신을 사육한 주인에게 버림받고 굶주려서 들개가 되더라도 부자를 만나면 여전히 꼬리를 치며, 가난한 사람을 만나면 짖어댄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을 키운 주인이 누구인지 점점 더 모르게 될 뿐이다.(76p)고 했다. 통렬하지 않은가? 그래서일까? 나는 오늘 날의 지식인이 무슨 말을 해도 그게 그다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 전문 분야에 관해서만 말할 뿐이지, 오늘의 현실을 통찰하려고 하지 않는다. 아니 설혹 그런다손 치더라도 색깔론으로 덧씌워버리기 때문에 바른 말하기도 슂지 않아 보인다. 그러니 오늘 날의 지식인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으며, 양심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도 루쉰은 작가는 혁명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꼼꼼하게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하라고 집어 주기까지 한다. 얼마나 고마운 어른인가? 오늘 날의 선배 작가들이 글쓰기의 노하우를 가르칠 땐 기술을 전수해 줄 뿐, 작가의 가슴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나는 언제부턴가 글 한 줄이 사람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을까에 회의적이었다. 그냥 쓰고 싶어 쓸뿐이다. 하지만 작가도 지식인이다. 지식인이라면 양심이 있어야 하고, 불타는 뜨거운 심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린 루쉰 같은 사람을 더욱 그리워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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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넛공주 2007-07-20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stella09님.애완동물 시리즈 무서워서 못 읽었어요.뭔가 울 수 밖에 없는 글일 것 같아서요.

    stella.K 2007-07-21 11:16   좋아요 0 | URL
    ㅎㅎ 무섭다는 말 처음 듣겠네요. 뭐 물론 제 글이 도넛공주님을 울게 만들 수도 있지요. 그런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니어요. 잔잔한 웃음도 있답니다. 흐흐

    잉크냄새 2007-07-2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에 소개된 그의 모든 글에 잘 벼려진 칼날이 숨겨져 있군요. 피가 아니라 먹으로 쓰여져야 한다는 글, 오래 남겠네요.

    stella.K 2007-07-21 11:18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전작 읽기에 도전하고 싶기도 해요.^^

    2007-07-21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7-07-21 11:19   좋아요 0 | URL
    괜찮습니다. 신경 쓰지 마셔요.^^
     
    내 안의 창의력을 깨우는 일곱가지 법칙
    켄 로빈슨 지음, 유소영 옮김, 백령 감수 / 한길아트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이 뭔가 학습에 관한 것이나 워크북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원래 그런류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재껴 두는 것이 보통인데, 그래도 제목 가운데 <창의력>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와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나 같은 경우 "개성있다"란 말을 들으면 대체로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것은 남과 같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거니와 동시에 '창의적'이라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내가 정말 창의적일까에 회의가 든것이다. 창의적이라면 뭔가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며, 실험적이어야 할텐데, 난 이제 그다지 그래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더 원했을런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 가면서 나의 그런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어떻게 하면 창의적일 수 있을까에 대한 도전 보단, 창의적이지 못한 현 교육을 비판하고 진단하면서, 앞으로의 교육이 창의적인 면모를 갖추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나름 지도를 제시해 볼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럴까? 이 책은 나에겐 좀 어려웠고, 기대와는 좀 달라 리뷰를 쓰기가 대충 난감하다.

    그래도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즉 교육에 있어서 창의적이지 못한 것은 우리나라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토록 발달된 선진국가에서 조차도 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놀랍기도 했다. 무엇이 진정한 앎이고, 교육인가에만 고민을 하다보니 교육은 아카데믹해졌고, 지나치게 이데올로기화 되었다. 결국 주입식 교육의 폐단은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마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유학을 가지 못해 안달이고, 학위를 더 따지 못해 복달하는 것일까? 고학력 인플레션만을 양산할 뿐인데.
    특히 우리나라의 교육열이라는 것은 새삼 얘기할 필요도 없는 것이긴한데, 그렇게 선행학습 위주와 내 아이 성적 고득점 따기에 혈안이 되면 결국 어느 틈엔가 눈이 높아져 평준화가 되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모든 사람이 똑같아지는 교육은 똑같은 사람만을 양산해내고, 사회 역시도 하양평준화가 되는 것이다.

    마침 나는, 지난 주말 TV를 보다가 어느 사회 초년생이 어렵게 회사를 들어갔지만 1년만에 사표를 낸 사연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한때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져 회자가 됐다고 하는데, 나는 왜 이제야 알았던 겐지...아무튼 거기에 보면, 그가 회사를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한마디로 회사가 너무 비능률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사람들 저마다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잦은 회식, 불필요한 야근 등.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불합리함에도 불구하고 바른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소위 조직에서 찍힐 것이 두려워서라고 한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고, 그저 그렇게 묻어가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결국 이 시대 교육의 패단 때문은 아닐까?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힘들게 회사를 들어왔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비슷하다면 저자가 말했던대로 교육은 패혈증을 앓고 있음이 확실하다. 

    그것은 사람들이 구사하는 언어만 들어봐도 알 수 있다. 나 역시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사람들은 하나 같이 비슷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그런 사고를 가지고 그렇게 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창의적이지가 못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가수 박진영이 모일간지와의 인터뷰를 읽은 기사를 본적이 있다. 그는 그 인터뷰 중에 사람에게 투자를 한다면 학교에서 모범적으로 공부 잘 하는 학생에게 하기보다 오히려 소년원의 아이에게 투자를 하고 싶다고 해서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의 말이 좀 지나친 감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교육을 생각하면 이해 못할 것은 아닌성 싶다.

    이 책이 나름 갖는 의의는 있긴 하겠지만, 책이 쉽지마는 않아 뭔가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게 정책적인 진단만 할 것이 아니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러기엔 저자는 의도가 없어 보이는 듯하다. 차기 저술에서나 기대해 봐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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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야 2007-07-16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의성이 대세이지만 온전히 창의적일 수 있을까요?
    우리의 언어나 생각도 모두 다른 사람의 것을 차용하는 셈이지요.
    그게 내것인양 착각이 되는 것이고.. 박진영의 발언은 확실히 튀네요.
    그사람 좋더군요.^^

    stella.K 2007-07-17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온전히 창의적이 될 수 없을 겁니다. 그것만 강조해서도 안될거구요.
    이번 독서는 저에겐 다소 버거웠죠.
    신해철과 함께 박진영은 항상 튀잖아요. 그튐이 매력이고 거부할 수 없게 만들어요.
    그게 창의적이라는 걸까요? 흐흐

    책읽기는즐거움 2007-07-17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없이 반복되는 대안 없는 비판,,,,,, 너무 지겹네요. 역설적으로 저자의 책이 오히려 창의성이 떨어지는 듯 하네요ㅋㅋ

    stella.K 2007-07-18 09:37   좋아요 0 | URL
    그럴지도...^^
     

  • 희망과 절망의 교차로
  • 검색어로 읽는 오늘의 문학 6. 중국
    기회의 땅… 조선족… 한국·중국 교류늘며 현지 체험작 많아져
  • 다롄=박해현 기자 hhpark@chosun.com



    • ‘내 어머니나 형제들에게, 그리고 친구들에게 나는 내 중국행을 ‘내 아이를 세계인으로 만들고 싶어서’라고 거창하게 말하고 다녔다. 아이는 중국의 국제학교에 입학할 것이고 머지않아 중국어는 물론이고 영어에도 능통하게 될 것이다.’(김인숙의 소설 ‘바다와 나비’)

      소설가 김인숙의 이상문학상 수상작 ‘바다와 나비’(2003년)는 중국의 다롄(大連)과 선양(瀋陽) 두 도시를 합성한 익명의 중국 도시를 무대로 삼은 중편 소설이다. 2002~2003년 딸을 데리고 다롄에 머물렀던 작가는 선양을 여행한 경험을 뒤섞어 ‘바다와 나비’를 발표했다. 한국과 중국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현지 체험을 바탕으로 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주목받고 있다.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김연수는 2004년 중국 연변대학 기숙사에 머물면서 한국과 중국의 공식 역사에서 잊혀진 ‘중국인민지원군’을 다룬 단편 소설 ‘뿌넝숴’(不能說)를 썼다. 2000년대의 젊은 작가 천운영의 장편 ‘잘가라, 서커스’는 속초와 중국 훈춘을 오가는 배를 타는 조선족 보따리 무역상들의 이야기를 작가가 동행 취재해서 담은 작품이다





    • ▲ 해변 휴양도시로 손꼽히는 중국 다롄의 싱하이완 시민 광장은 인파로 북적이고 주변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다롄=김윤덕 기자 sion@chosun.com


    • 아이를 국제학교에 보내기 위해 중국에 도착한 여주인공 ‘나’의 족적을 좇는 소설 ‘바다와 나비’의 바탕에는 변화하는 오늘의 중국에 대한 386세대의 인식 변화도 깔려있다. 주인공 ‘나’에게 젊은 시절 중국은 혁명의 성지였고, 금지된 이상(理想)이었지만, 이제 그곳은 자식을 세계인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변했다. 그러나 이 소설의 화자 ‘나’는 ‘차이나 드림’을 예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조선족이 지닌 ‘코리안 드림’의 실태를 목격한다. ‘나’는 한국인 남성과 위장 결혼해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젊은 조선족 여성 채림을 만난다. 낭만적 결혼에 실패해 생에 대한 경멸조차도 속절없는 ‘나’와 처음부터 결혼의 낭만을 부정한 채 생존을 위해 위장 결혼을 선택하는 채림의 운명이 엇갈린다. 그러나 ‘나’와 채림은 각각 서해를 날아서 건넌 나비에 비유된다. 망망대해를 연약한 날갯짓으로 건너는 제주왕나비의 끈질긴 본능을 모티브로 삼은 이 소설은 절망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원리를 찾으려는 인간의 행복을 향한 본능을 그렸다.

      김연수의 소설 ‘뿌넝숴’에 등장하는 연변의 길거리 점쟁이는 ‘중국인민지원군’으로 6·25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지평리 전투에서 손가락이 잘리는 큰 부상을 입었다. ‘만약 내게 8만 위안(한화 800만원)의 돈이 있다면 꼭 한국으로 들어가 지평리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어’라는 그 점쟁이는 ‘묻노라, 매화꽃이 어디에 떨어졌기에,/ 하룻밤 사이에 바람에 불려 관산에 가득히 퍼졌단 말인가’란 시를 읊는다. 매화꽃잎처럼 젊은 병사들이 쓰러졌던 지평리에서 그는 한 조선족 출신 여군과 잊을 수 없는 운명적 사랑을 나눴다. 원래 그가 죽었어야 할 그곳으로 돈만 있다면 되돌아가고 싶다는 열망을 통해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개인의 운명을 단편 ‘뿌넝숴’는 말하려고 애쓴 작품이다.

      천운영의 소설 ‘잘가라, 서커스’는 연변 조선족 여성을 이주노동자로 조명하면서, 여성의 강인한 생의 의지를 형상화했을 뿐아니라 조선족 여성의 어법을 생생하게 재현한 작가의 문체도 호평을 받았다. 저렴한 인건비의 이방인으로 취급받는 여주인공 림해화는 여관 청소부로 일하면서 ‘코리안 드림’을 낙관하는 모든 조선족 여성 노동자를 대변한다. ‘욕조 위에 사품치는 파도와 모래 사장을 그렸다…얼마간 고생을 하고 나면 돈도 벌고 그도 만날 것이었다. 어디선가 철썩이는 파도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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