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리뷰해주세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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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사실 없진 않은 것 같다. 솔직히 나는 늙는 것이 두려웠다. 갓 스물이 되고부터.  그 전까지는 시간이 참 안 간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스물이 되고보니 나이 먹는 것이 두려워진 것이다. 그때 나는 생각했었다. 스물 다섯이 되면 정말 나이들어 보일 거라고. 하지만 지금은 그 나이 보다 훨씬 더 많은 나이를 살고 있고, 돌이켜 보면 그 나이도 얼마나 젊은 나이었나 생각하면 그런 나 자신이 우스워 피식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그런데 어쨌거나 그 무렵, 나의 지인중 하나는 빨리 나이 먹었으면 좋겠다고 한 사람이 있어 살짝 충격을 먹었더랬다. 그녀는 어찌나 평화롭고 온화한 얼굴로 스스럼 없이 말하던지 세상엔 나 같은 사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표제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을 읽었을 때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우선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을리 없겠지만, 만약 있다면 이 사람은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일까를 생각해 봤다. 시작이야 늙은 모습으로 시작하는 거지만 그는 가면 갈수록 젊어지는 것이 아닌가. 늙기 싫고 나이 먹기 싫은 나 같은 사람에겐 얼마나 근사한 일이겠는가.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니, 누구든 인생을 말할 때 정점에 이르는 과정과 그 정점에 이르렀을 때와 그 정점에서 하강을 말하곤 한다. 그러면서 누구의 인생이든 다 똑같다고 한다. 그렇다면 벤자민 역시도 우리의 인생의 그라프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비록 시작은 우리와 다르지만 그의 인생의 그라프나 우리의 그것이다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그는 거꾸로 유년 시절을 맞았을 때 겉은 어린 아이의 모습이지만 관절염에 치매까지 걸려 골골하고 있지 않은가? 단지 좋았던 것이 있다면 그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 아기의 모습으로 너무나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인간들의 죽음의 모습은 그닥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이야기는 또 달리 생각해 보면, 늙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요즘의 세태에 경종을 울릴만 하다. 차라리 늙은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아름다운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내 세상은 좀 더 풍요롭고 여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늙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을 보면 정신적 성숙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아 안타깝다. 또한 시각적 효과를 얼마나 강조하는가? 그것이 사람을 얼마나 기만하게 만드는지 알면서도 말이다. 그런다고 죽음이 안 오는 것도 아닌데...   

어쨌든 읽다보면 의외로 마음이 넓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인생 별거 있어?" 하며 나이 드는 것을 싫어하며, 두려움이 많고, 안으로 숨어들려고만 하는 나에게 뭔가를 일깨우고 앞으로의 생에 용기를 갖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독특하지만 사랑스러운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애석하게도 피츠제럴드의 작품은 유명함과 달리 그동안 나와는 별 인연이 없는 작가였다. 오래 전 혹자는 그의 작품이 잘 안 읽혀진다고 토로한 글을 읽어 본적이 있는데, 나 역시 그의 말에 공감할 수 밖엔 없었다. 그나마 이 표제작이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 이 독특하고도 위트가 넘치는 작품에 나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비록 피츠제럴드는 죽고 없을지라도. 

마침 때를 같이하여 영화도 같이 볼 기회를 가졌는데 그렇게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요즘엔 문학과 영화가 공생을 하다보니 눈이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좋은 현상이라고 해야겠지? 이 작품의 경우 나 개인적으론 영화가 원작을 훨씬 능가하지 않았나 싶다. 좀 지루할 수도 있지만 잘 만들었단 생각했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피츠제럴드란 이름 만으로도 관심이 가지 않을까?  '위대한 개츠비' 외에 우리가 이 사람의 작품에 대해 뭘 알았겠는가?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인생의 의미를 알고 싶어하는  또는 우린 너무나 시간을 허비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란 자성의 목소리를 가진 자라면 한 번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전에 읽고 리뷰 써 놨던 것을 서평단 리뷰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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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2-17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영화 보셨군요. 저도 어쩌다보니 영화부터 봤네요.
영화와 원작을 비교하는 건 별로 의미있진 않지만요..
의견이 분분하더군요. 이 책 찜해뒀어요.

stella.K 2009-02-17 11:06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런가요? 전 시나리오 공부를 해 봐서 그런지 관심이 가더라구요.
영화가 더 잘 만들어졌단 느낌이 들어 책은 오히려 밋밋하단 느낌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영화와 원작이 공생하는 건 앞으로 더 심화되면 심화됐지
줄어들진 않을걸요?^^
 
현대 미술의 천국 퐁피두센터 Go Go 지식 박물관 35
윤혜진 지음, 조정림 그림 / 한솔수북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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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란 수식어를 내세운  예술 작품 치고 쉬운게 있을까? 현대 음악, 현대 무용, 현대 미술까지. 그렇다고 고전을 좋아 하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고전은 또 얼마나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나마 좋은 건 고전을 현대에 재해석하는 행위 즉 리메이크는 좀 먹어주지 않는가?  

중학교 때 세종문화회관이었나? 거기서 처음 피카소의 그림들을 대한 적이 있다. 그때의 당혹스러움이란...! 정말 도무지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었다. 그때 현대 미술에 대해 좀 알았더라면 그 당혹스러움이 좀 덜하지 않았을까?  

말로만 듣던 피카소를 난 결코 좋아할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그로부터 몇십 년의 세월이 흘렀을까? 예술 작품은 많이 대하면 대할수록 익숙해진다 했다. 현대 예술은 어렵다는 인식하에 어느 특정분야로만 인식되었던 것이 그 벽을 허물고 우리 곁에 과감히 그 모습을 들어냈다. 그래서 그럴까? 지금은 피카소의 작품도 나름 친근감이 들고 묘한 끌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여타의 현대 미술도 봐줄만 하다. 현대 예술 그거 별거냐?   

그래도 가끔 이것도 예술이냐?며 이해 안 되는 것들이 있기는 하다. 예를들면 이 책에도 소개된 마르셀 뒤샹의 소변기를 언제 보았더라? 그거 처음 보고 좀 조롱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 작가는 애초부터 사람들의 그런 마음을 즐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홧김에, 그런 것을 예술이라고 한다면 나도 예술하겠다는 오기도 생긴다.  

그런데 또 드는 생각은, 어쩌면 현대 예술가들은 조롱을 넘어 이걸 더 바라고 있는 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예술을 향유하는 것이 교육 받은 예술가들만 가능한 것이겠는가? 적어도 예술하는 마음은 언제 어디에서나 가능해야 하는 것이 현대 예술가들의 이상향은 아닐까? 그렇다면 예술의 영역은 무한대로 확장될 것이다. 

그런데 우린 교육받고 익숙한 것에만 익숙해져서 전혀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현대의 딜레마는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현대 예술은 실험성에 그 의의를 두고 있는 것 같다. 기존의 익숙한 것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현대 예술가들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데 결코 주제함이 없었다.  

하지만 또 하나 기억해야 하는 것은 프랑스가 왜 예술의 나라라고 칭송 받는지도 알아야 할 것 같다. 그런 새로움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후원하는 정책일 것이다. 

우리 같으면 너무 기괴하고 조롱당하는 것 같아 무시해 버릴 것도 그 나라는 그런 예술가들의 실험성을 높이 사주고 격려하지 않는가? 그것이 퐁피두 센터가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  

어린이 도서라 선택하기를 좀 주저했던 것도 사실이다. 분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쉬운 해설을 보태 어른들도 관심을 갖고 볼 수 있도록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이젠 현대 미술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마침 전시회도 열리고 있으니 떡 본김에 제사 드린다고 전시회로 발길을 돌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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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진 2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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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이 책을 읽었다. 2007년에 나왔으니 2년이 되온다. 출간 당시, 아니 이 작품이 모일간지 연재 소설로 연재될 때부터 이 작품은 화재였다. 지금 나는 그 일간지를 끊은 상태지만, 난 그때 당시만 해도 그 일간지를 보고 있었고 마음만 먹으면 읽을 수도 있었는데 연재 형태는 계속 이어지는 맛이 없어서 눈길도 주지 않았다. 가끔 일러스트는 봐왔지만.  

그런데 단행본으로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사실 작가의 이전까지의 작품은 호불호가 명백히 갈리는 양태를 보이는 것 같은데, 난 애석하게도 불호쪽에 가까운편이었다. 작가의 '풍금이 있던 자리'를 10년도 더 된 세월 전에 읽었는데 그때의 당혹감이란...!  

사람은 편견의 존재라고 했던가? 한번 안 좋은 인상이면 여간해서 바뀌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 이후에도 매스컴에선 작가의 작품들에 찬사의 수식어를 부치기를 주저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때도 여간해서 작가의 작품을 읽기를 주저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작가에게 미안한 일이다.  

하지만 또 어쩌랴, 독자는 소비자인 것을. 취향의 문제겠지만, 내 지갑 열어 책값을 지불해야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또는 좋아할만한 책에 책값을 지불하는 거야 당연한 일이 아닌가? 그래도 이 작품 만큼은 대중의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심지어 나와 같이 불호의 태도를 보여  돌아 앉았던 사람들이 바로 앉게 만들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 나쁘면 끝까지 나쁘라는 법이 없고, 좋으면 끝까지 좋으라는 법이 없듯, 결국 작품이 작가를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도 팔랑귀라서 그럴까? 사람들이 좋다고하니 마음이 동한다. '그래? 그렇다면 어디 한번...?!'  

그렇게 마음 먹었는데도 나는 여전히 이 작품을 오래도록 읽지 못하고 있었다.(예나 지금이나 나의 책 읽어 내는 능력은 지진아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왜 이리도 더디 읽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다른 책에 치어 여간해서 읽을 틈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엉뚱하게(?)도 정작 읽어야할 이 작품은 여전히 읽지 못하고 <엄마를 부탁해>를 먼저 읽었다. 이 책은 '리진' 이후에 나온 작품인데 그때 읽었던 은은히 퍼져오는 감동이란 굳이 '리진'을 먼저 읽지 않아도 왜 사람들이 작가에 대해 그렇게 입을 모으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아무튼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정말 작가가 와신상담한 흔적이 역력하다. 책 말미에 작가가 이 작품을 어떻게 썼는지 그 과정을 말해주기도 했지만 정말 궁중무희였던 리진을 형상화하기 위해 흘렸을 작가의 땀과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특히 우리나라 개화기와 그 시대 프랑스의 역사적 배경을 잘도 직조해 냈다. 물론 역사 소설인만큼 작가의 상상력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했겠지만, 리진이 프랑스에서 모파상을 만나고, 당대의 프랑스 문화를 풀어내고 있을 때 정말 감탄할 정도였다.  

단지 내가 약간은 불만스러웠던 건, 물론 풀이와 이해를 위해서겠지만 작가가 비슷한 상황과 문체를 반복해서 쓰고 있다는 점에서 예전에 인상지어줬던 작가의 과거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일말의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그래도 뭐 그게 그다지 크게 불만스럽진 않다. 정말 재밌게 잘 읽었으니까.  

이 작품에서의 압권은 단연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아니었을까?  이 부분을 대하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하다. 그리고 또 하나 드는 생각은 우리나라 개화기의 대표적 인물을 들라면 그것은 당연 명성황후와 흥선 대원군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관계야 그동안 드라마로도 잘 알려져 있긴한데 어찌보면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사람들을  우린 너무 우리가 편한 방법으로 그들을 알려고 해왔던 것은 아닐까? 그것이 정말 역사적으로 옳은 것인지 알려고 하는 노력을 얼마나 해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연 자료가 얼마나 나와있을까? 출판물을 중심으로 알아 봤더니 이 또한 별로 나와있지는 않아 보인다. 역사학자들의 게으름인건지 아니면 매스컴의 무관심인건지 알 길이 없다.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특장이라면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역사와 동시대 프랑스의 문화를 함께 읽을 수 있는 점이 가장 크지 않을까 한다. 더불어 봉숭아 꽃물처럼 서서히 하지만 강하게 사람을 매료시키는 리진의 청초하고도 강렬한 이미지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역시 좀 욕심을 내자면 리진의 형상화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와 오늘날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동시대성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그래도 A4 용지 한장 반에 갇혀 있을 뻔했던 리진이 작가의 입김에 가슴이 아리도록 형상화 됐다. 그렇다면 아직도 역사의 빛 한자락도 받아보지 못한 묻혀진 영혼들을 무엇으로 다 펼쳐 보일 수 있을까? 작가들이 할 일이 참 많아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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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1-30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오랜만이죠^^ 새해 신명나는 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리진,은 제가 사뒀다고 읽지 않고 누군가에게 선물한 책이에요.
읽고 싶긴 한데 아무래도 안 읽고 넘어갈 것 같은...
작가의 비슷한 상황묘사와 문체가 독자에겐 식상할 수 있겠단 생각은 드네요.
참 그걸 벗어나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stella.K 2009-01-31 10:54   좋아요 0 | URL
앗, 혜경님! 제가 먼저 인사 드렸어야 했는데...부끄.
맞아요. 그런데 이 작품은 그래도 지적하신 것에서 많이 벗어난
느낌은 있어요. 차라리 좋기론 '엄마를 부탁해'가 더 좋다고 보아집니다.
근데 전체적으론 작가가 감성의 작가라 읽다보면 좀 우울해지더라구요.
그래도 이 작품은 역사 소설이라 좀 나은 편이었다고나 할까?
가끔 읽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해요.

참, 혜경님도 잘 지내시죠?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슴다.^^

 


 

사실 기계와 그다지 친하지 않아 르 클레지오가 작년도 노벨문학상 수장자로 선정이 됐고 나는 재작년 그가 한국에 머물고 있었을 때 그의 당시의 새책 <혁명>을 현장 구매해서 그의 친필 사인을 받았더랬다. 

그의 노벨 문학상 소식을 접했을 당시 자랑을 엄청 해댔는데 정작 물적 증거를 내보이지 못했다. 왜냐구? 불행히도 나는 꽤 오랫동안 컴퓨터에 찍은 사진을 올리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어제 교회에서 1박2일 수련회를 참석했는데 거기서 알게된 어떤 한 사람으로부터 올리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의외로 쉬웠다. 이렇게 쉬운 걸 난 왜 그동안 알려고 하지 않았던 걸까? 

그러고 보면 난 의외로 아주 심한 기계치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냥 기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그로인한 게으름이 문제인 것 같다. 

어쨌거나 뒤늦게나마 그의 사인 솜씨를 자랑할 수 있게되서 다행이다. 이로써 나의 본명이 알려져 조금은 X팔리긴 하지만 한번 감상해 보시길...! 

그의 사인 솜씨도 사인 솜씨지만 그때 보았던 그의 회색눈과 소박하고도 겸손한 그의 태도가 나는 더 인상 깊었다. 나름 한국을 사랑하기도 했었고. 

이 아저씨 지금은 어디서 뭘 할지 궁금하다. 부디 새해 복 많이 받고 잘 계셔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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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09-01-17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이름까지 친필로...그것도 르 클레지오 작가의...오호...^^

stella.K 2009-01-18 20:04   좋아요 0 | URL
좀 오래된 일을 페이퍼로 쓰려니 좀 쑥스럽긴 하네요.
그래도 제가 처음으로 뭔가를 찍어서 블로그에 올렸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네요. 사인도 멋있기도 하구요.^^
 
행복한 만찬 - 공선옥 음식 산문집
공선옥 지음 / 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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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에게 먹을 것이 이렇게 많았다니...!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는 먹을거리를 생각하면 춥고 배고팠던 시설을 떠올린다. 아니나 다를까, 저자가 나고 자랐던 시절은 60년대 중반 70년 대를 아우른다. 지금이야 먹을 것에 대해선 그 종류도 많고 양도 많아졌지만 그 시절 한창 먹고 자랄 때야 뭐가 있었으랴 싶기도 하다. 

그래도 저자가 소개한 먹을거리에 대한 소회를 읽어보면 아, 이게 있었지? 하며 새삼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시골 태생이라 그럴지 모르지만 난 서울 토박이다. 저자가 소개한 먹을거리들은 나 어렸을 땐 잘 먹지 않았던 것들이다. 오히려 좋아하기로는 우리 엄마가 더 좋아하실만한 것들이다. 이를테면 봄나물들이나 부각이나 메밀, 쑥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예다. 그때나 지금도 우리 엄마는 그것들 중 한가지만 있어서 한 공기의 밥은 넉끈히 비운다. 

내가 어렸을 때 좋아했고 먹고 싶어했던 건 소세지나 카스텔라, 길거리에서 파는 소다와 설탕을 녹여 만든 뽑기 같은 것들이다. 그땐 왜 그리도 그런 것들이 좋았던지. 생각해 보면 영양가 없는 불량식품들이다. 그런데 비해 엄마가 권하는 음식들은 하나 같이 거칠고 맛없는 것들이었다. 하다못해 그 솜씨 좋은 엄마가 만들어 주는 엄마표 찐빵도 우린 맛없다고 놀러 온 막내 이모가 다 먹어치운 기억이 아직도 난다.  

그랬던 내가 언제부턴가 애 서는 여자처럼 불쑥 무엇이 당기는 때가 있다. 이를테면 쑥버무리나 옛날에 엄마가 해 줬던 찐빵이나 동치미 등이 먹고 싶어지는 것이다. 나 어렸을 때 결코 좋아하지 않았을 음식들이다. 입맛도 회귀를 하는 것일까? 엄마가 아니었더라면 결코 알지 못했을 이맛들을 커서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맛으로 맛있게 먹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오래도록 엄마의 슬하를 떠나지 않고 있어서일까? 가끔 무엇인가가 먹고 싶은데 차마 해 먹자는 말을 못하고 엄마 거동만 살피고 있다. 그런데 마침 엄마도 그것이 드시고 싶다고 겸해서 먹게되는 때가 있다. 그러면 정말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이렇게 입맛이 통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면 엄마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서 아이도 그것을 좋아하고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나는 가끔 어린 아이들이 어른들이 먹는 음식을 좋아라고 먹는 것을 보면 새삼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것도 좋아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하필 그 음식을 좋아해서 저 조그만 입술로 오물오물 먹을 수 있을까?   

우리 엄마는 말한다. 그래도 우리나라가 복 받은 나라라는 생각이 드는 건, 당신 어려서 못 먹고 못 살았을 시절 대신 배를 채웠던 것들이 오늘날 흔히 말하는 웰빙 음식들이었다고. 그래서 옛날 노인들이 요즘 젊은이들 보다 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라고. 이 말에 정말 이의를 달 수 없을 것 같다. 돈이 귀해 먹고 싶은 것을 흥청망청 먹을 수 없었기에 조그만 땅뙈기라도 그냥 놀리지 않고 이것 저것을 심어 가꾸며 먹고 살았다. 나 먹는 것을 스스로 제몸을 놀려 먹었으니 건강한 삶이었단 밖에.  

이 책은 말 그대로 음식 산문집이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식재료를 가지고 흔히 하는 음식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거나 성분을 밝혀 놓은 것이 아니라 그 먹을거리를 통해 잊혀졌던 옛 정서와 추억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나 같은 사람은 결코 쓰지 못했을 것 같은 글을 저자의 고향인 전라도 방언들을 친절한 뜻풀이와 함께 차곡차곡 써 나갔다. 작가 역시도 써 나가는 과정에서 엄마 얘기를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농담삼아 말하자면, 자신의 입맛의 8할은 우리네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덕분에 읽는 나도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새삼 우리 먹을 것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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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7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08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9-01-09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첫 리뷰가 공선옥작가의 산문집, 그것도 음식산문집이군요.
좋습니다. 시대가 하수상해도 잘 먹고 잘 살아야겠지요.
사람의 오감 중에서 가장 나중까지 기억되는 감각이 미각이라지요.
의식주 가운데 나머지 두가지는 당장 없어도 생존에 크게 지장이 없지만
먹지 않고선 오래 못가 죽는 것을 봐도 식생할은 참 중요한 삶의 기둥입니다.
한해도 잘 드시고 좋은 생각 많이 풀어주세요. 스텔라님^^

stella.K 2009-01-09 12:01   좋아요 0 | URL
네. 고맙습니다. 먹는 거 중요하죠?
우리 인사중에 "밥은 먹고 다니냐?"란 말 있잖아요.
전엔 그게 그렇게 좋은 줄 몰랐는데
우리나라 사람만이 나눌 수 있는 정겨운 인사 같습니다.
그 인사속에, 건강하한가, 평안한가 등이 포함이 돼있잖아요.
니르바나님도 올한 해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