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군화>를 리뷰해주세요.
강철군화 잭 런던 걸작선 3
잭 런던 지음, 곽영미 옮김 / 궁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모처럼 좋은 소설을  읽었다. 

이미 100여 년 전에 잭 런던에 의해서 씌여졌고 우리나라에선 아직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때 운동권에선 많이 읽혀졌던 작품이라고 한다. 그런데 난 왜 이제야 이 책을 알았을까? 하긴 난 그 시절 운동에 대해선 그다지 아는 바도 많지 않았고 거의 무관심 했으니 이런 책이 인구에 회자가 된 줄은 알지 못했다. 그때만해도 불온서적이 아니었겠는가? 그러고 보면 세상 참 좋아졌다.  

저자는 서기 27세기 통일된 사회민주주의의 문헌학자 앤서니 메러디스가 에이비스 에버하드의 원고를 공개하는 형식으로 시작하고 있는데, 그것은 20세기 초 에이비스 에버하드의 남편이자 사회주의자였던 어니스트 에버하드의 일대기를 에이비스의 입을 빌어 회상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당시 미국의 과두지배체제(소수의 사람이나 집단이 사회의 정치. 경제적 권력을 독점하고 행사하는 정치 체제)하에 자본가들은 넘쳐나는 잉여를 주체하지 못하면서도 끊임없이 자본을 추척하고 있었고 이를 비판하며 중산층의 몰락과 늘어난 노동자들의 실업과 빈곤의 문제로 허덕이는 가운데 이런 불공평한 세상을 바로 잡겠다는 사회주의자 어니스트와 이에 동조하는 세력의 투쟁을 그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어니스트가 여러 지식인들과 논쟁하는 과정에서 어니스트가 꿈꾸는 세상에 대해 이론적인 것을 증명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뒷부분으로 갈수록 그와 그의 추종세력의 투쟁 과정이 사실적이며 박진감 있게 그려져 있다.

물론 작품은 어느 한쪽의 승리를 그리지 않고 사회주의자 계속적인 투쟁을 다짐하며 끝을 맺고 있다. 여기서 나는 '물론'이란 단어를 썼는데 그것은 100년전에도 그랬듯이 지금도 계급 투쟁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어찌보면 앞으로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지구가 없어지지 않는한 숙명의 라이벌로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회주의자의 입장에선 싸움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며 저자는 이렇게 열린 결말로 끝을 낼 수 밖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잭 런던이 초두에 '서기 27세기 통일된 사회민주주'를 언급한 것을 보면 그는 아마도 사회주의가 승리하게 되길 바라며 이 책을 썼던 것 같다. 

애석하게도 잭 런던은 그가 살아있는 동안 사회주의가 승리하는 것을 보지 못했으며 지금은 21세기 초 이 책을 읽은 벽안의 독자인 나 역시 사회주의가 승리하는것을 살아생전에 볼 것 같지는 않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잭 런던이 말했던 과두지배체제와 강철군화의 망령은 20세기 초가 그랬던 것처럼 21세기 초에도 여전히 아니 더 또렷하게 살아있기 때문이다.  

보라. 오늘 날 세계를 지배하는 세력은 80%의 노동자 집단이 아니다. 단 20%의 자본가 집단이 세상을 지배한다. 아니 누구는 상위 3%만이 세상을 지배한다고도 한다. 그리고 못 사는 사람은 여전히 못 살고 잘 사는 사람은 여전히 더 더욱 잘 산다. 우리가 비난해 마지않는 건 이런 비대칭의 사회가 아니다. 문제는 그런 자본가들이 가지지 못한 사람에 대하여 눈을 뜨지 않는 것과 그들의 오만과 횡포다. 

억울하면 출세하랬다고 자본가들은 그들에 대하여 놀리기만하고 자꾸만 자본주의의 환상만을 심어준다. 그리고 조금만 자기네들의 세계가 위태로워지면 잭 런던이 말했던 '강철군화'로 사람들을 위협하고 위태롭게 만든다.    

바로 어제 우린 한 나라라의 대통령을 지냈던 어르신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에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 어르신의 죽음을 언론에 공식 발표했던 그분의 최측근중 한 사람은 울먹이며 우리나라의 언론을 비난했고 특히 조중동이 그분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통탄해 마지 않았다.  

조중동 그들이 누구인가?  자본주의의 세례를 받고 권력의 단물을 달게 빨아 들였던 21세기 강철군화들이 아닌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어니스트의 아니 잭 런던의 통찰에 거의 전율하다시피 했고, 어찌보면 이런 계급 사회의 문제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잭 런던은 먼 미래 27세기엔 사회민주주의가 승리해서 오랜 과거의 일을 보여주는 것처럼 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열린 결말이라고 해도 긍정적인 결말처럼 보인다.     

글쎄, 서기 27세기라. 정말 그때쯤이면 잭 런던이 바라던대로 사회민주주의가 실현되어 있을까?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민주주의가 아닌 사회에서 살아 본적이 없고 자본주의가 아닌 세상에서 산적이 없다. 그래서 솔직히 죽을 때까지도 사회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는 세상을 보고 죽을 것 같지는 않다. 하다못해 사회(민주)주의의 가능성을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독교회 조차도 자본주의의 단물을 빨아 먹은지가 오래됐는데 내가 어디서 잭 런던이 말하는 사회민주주의의 이상향을 보겠는가?  

그래. 내 당대에선 사회민주주의 승리를 볼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먼 미래에서라도 사회민주주의가 승리하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훗날에 강철군화에 짓밟혀 비명에 돌아가신 전직 대통령도 그 죽음이 헛되이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덧) 이 작품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정말 탁월한 작가는 통찰력이 있으며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를 생각해 보았다. 또한 잭 런던은 상당히 지적이면서 뛰어난 문체의 소유자였다. 오죽하면 각주조차도 재미있다.  

그래서일까? 나 개인적으로는 미국 문학을 그다지 선호하는 편은 않지만 잭 런던의 작품은 앞으로 몇 작품 더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말랑 말랑한 소설만 읽어 온 나에게 이런 소설은 모처럼 의식을 깨우는 맛이 있어서 좋았다. 내가 알고 보는 세상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자신이 모르는 세상을 알 필요가 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  

장 지글러의 <왜 세상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내가 지금 어떤 사회속에 살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벽안의 독자들에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여러분도 노동자계급도, 우리 모두 인류 역사의 장을 어둡게 만든 그 어떤 전제정치보다 잔혹하고 끔찍한 강철군화 아래 짓밟히겠지요. 그런 전제정치에 잘 맞는 이름이죠. 강철군화!" (1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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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2009-05-25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제가 22년 전에 읽은 책이라서 반갑네요. 대학 새내기때 읽었던 책인데, 읽고 나서 어찌나 충격이 컸던지 지금도 그 느낌이 있답니다. 정말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stella.K 2009-05-26 10:44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도 빨려들어가듯 읽었습니다.
잭 런던 참 매력적인 작가더군요.^^

2009-05-25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계의 창]영화보다 더한 삶 ‘슬럼독…’ 아이들 그 후 
 김향미기자 sokhm@kyunghyang.com경향신문  



영국 영화감독 대닐 보일의 <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는 지난해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제33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탄 이후 각종 영화제에서 모두 88개의 상을 받았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호주, 영국,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 줄지어 개봉해 인기를 모았고,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색상, 촬영상, 편집상 등 8개 부문을 석권했다. 한국에서도 지난 3월 개봉해 관객 100만명을 넘어 흥행에 성공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인도 뭄바이 빈민가 출신인 18살의 자말이 2000만루피(약 6억1000만원)의 상금이 걸린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기를 원하는가>에 출연해 어려운 퀴즈 문제를 맞혀 백만장자가 된다는 줄거리다.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자말이지만 퀴즈쇼에서 그가 살아온 빈민가의 삶의 기억들 하나 하나가 문제를 푸는 실마리로 연결된다. 자말은 백만장자가 됐을 뿐 아니라 잃어버렸던 사랑도 되찾아 인도 빈민가의 영웅이 됐다. 이를 지켜보는 영화속 빈민가 사람들은 자말의 승리에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그렇다면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실제 주인공들은 그후 어떻게 살고 있을까?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주인공들




루비나 알리
이 영화는 3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많은 수익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는 인도 빈민가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이들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영화의 주인공들이 세계적인 스타가 됐음은 물론이다. 주인공이었던 자말 역의 데브 파텔(18)과 라티카 역의 프리다 핀토(24)는 실제 연인관계로 발전했다고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지난달 23일 보도했다. 외신들은 앞다퉈 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각국 팬들에게 알렸다. 두 배우는 최근 2009 MTV 영화상 신인연기자상 후보에도 나란히 올랐다. 프리다 핀토는 지난 13일 개막한 제62회 칸국제영화제를 후원하는 메이크업 브랜드인 ‘로레알 파리’가 뽑은 3명의 브랜드 모델 중 한 명으로 선정됐으며, 미국 주간지 피플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100인’에도 7위로 이름을 올렸다.

성인 주인공들이 명성을 얻으며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사이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아역 배우들은 여전히 빈민가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유명세로 인해 오히려 곤경에 빠지기도 했다.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는 아역 스타는 주인공이었던 자말, 라티카, 살림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아유시 마헤시 케데카(8), 루비나 알리(9), 아자루딘 이스마일(10)이다. 이들은 대닐 보일 감독이 실제 빈민가에서 발품을 팔아 찾아낸 아이들이다.

팔려갈 뻔한 여자 아역배우, 그 진실은?

지난달 20일 ‘힌두스탄 타임스’ 등 인도 현지 언론들은 어린 라티카 역을 맡았던 루비나 알리의 아버지가 알리를 팔아넘기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루비나 알리의 아버지 라피크 쿠레시(36)가 두바이에 살고 있는 아랍인 부자 부부를 사칭해 알리를 입양시키겠다는 영국 기자의 말에 속아 20만파운드(약 4억원)를 받고 딸을 팔려고 했다는 것이다. 쿠레시는 딸을 팔려고 했다는 의혹을 부인했으며 인도 경찰은 보도가 나가자 알리의 아버지를 불러 조사했으나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뭄바이에서 목수 일을 하는 쿠레시는 “그들이 우리를 속였지만 다행히 당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의 가난을 조롱했다”고 반박했다. 영국 주간지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자사의 한 기자가 알리의 아버지와 만났으며 그가 딸을 입양하길 원하는 부유한 아랍인에게 넘기길 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쿠레시가 처음엔 5만파운드 정도의 보상을 요구했다가 나중에는 20만파운드를 요구했다”면서 “그가 슬럼에서 빠져나가고 싶어했다”고 보도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어린 여주인공 역을 맡은 루비나 알리가 지난달 27일 집안에 넘친 물을 바라보고 있다. 알리의 아버지 라티크 쿠레시(오른쪽)는 지난달 알리를 팔아넘기려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뭄바이 | AP연합뉴스>
이 신문은 알리와 그의 아버지, 그리고 기자의 사진을 함께 실었다. 쿠레시는 영국 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강력한 유혹’이 일었지만 딸을 팔려고 하지는 않았다”면서 “아랍의 부호가 알 자지라 TV를 보고 마음이 아파서 알리를 돕고 싶다는 전화를 받고 그들과 만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뭄바이에 있는 2곳의 호텔에서 영국 기자와 세 번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그들은 우리를 대상으로 더러운 행각을 벌였다. 나는 그들에게 돈을 받지 않았고 딸을 팔지도 않았다”면서 의혹을 일축했다.

이웃인 모하마드 사킬도 이 같은 보도에 놀라면서 “우리는 그가 자신의 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가난하지만 우리 스스로 존중하면서 살아간다. 우리는 아무리 큰 유혹이 다가와도 우리의 아이들을 팔지 않는다”고 알리의 부모를 두둔했다.

아동복지 관련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는 프리티 파트커는 “언론에서 다루는 루비나 알리에 대한 이야기들이 비윤리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루비나 알리는 친모와 계모 간 양육권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알리는 현재 계모와 살고 있는데 친모인 쿠르시다가 양육권을 주장하면서 분쟁이 생긴 것이다. 쿠르시다는 지난달 26일 법원에 양육권을 요구하는 서류를 제출했으며 “전 남편과 새 부인이 알리를 팔아넘기려 했다. 가난 때문에 알리를 두고 왔지만 세상에서 딸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엄마인 나다”라며 딸을 팔아넘기려 한 혐의로 경찰에 전 남편을 고소했다.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 남자 아역배우




아자루딘 이스마일
자말의 형 살림의 어린 시절 역을 맡았던 아자루딘 이스마일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뒤 고향에 돌아와 아버지에게 폭행당했다. 이스마일이 취재진에게 피곤하다며 쉬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스마일은 “너무 피곤해 인터뷰를 하기 싫어 못되게 굴었다. 아버지가 나를 때렸지만 그가 나를 사랑하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도 “언론과의 인터뷰 약속을 잡았는데 그게 깨지자 화가 나 때렸지만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폭행은 이 가족에게는 작은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이스마일은 자신이 살던 집이 강제철거당해 노숙자 신세가 됐다. 14일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뭄바이시 당국은 이날 시 외곽 반드라 동쪽에 위치한 무허가 주택들에 대해 강제철거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이스마일의 집도 포함돼 있었다. 이 지역의 철거를 담당한 우마샨카르 미스트리는 “매년 우기 때면 일어나는 홍수를 막기 위해 수로 주변에 있는 정부 소유 토지에 있는 무허가 건물을 모두 철거했다”고 말했다. 이스마일의 가족은 길거리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이스마일은 “잠을 자고 있는데 사람들이 들이닥쳐 소리치며 우리를 내쫓았다. 그 사람들은 우리 천막을 찢고 건물을 부쉈다”고 말했다. 이스마일 가족은 당국이 철거 사실에 대해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스마일은 “우리 가족은 이제 노숙자가 됐다. 아무데도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새로 이주할 집을 마련해준다고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나무와 플라스틱 조각으로 얼기설기 만든 집에서 살고 있었다. 이젠 그마저도 잃고 임시 수용소와 같은 대체 보금자리도 기대할 수 없다. 뭄바이 당국은 영화가 개봉된 이후에도 이들이 빈민가에 살고 있다는 비판이 일자 이스마일과 알리에게 새집을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약속은 몇 달째 지켜지지 않고 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인도 빈민가에 남긴 것

<슬럼독 밀리어네어> 제작진은 빈민가에서 살아온 이들 아역배우의 교육 등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기로 하고, 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재산을 맡아줄 관리인도 고용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주인공의 형 살림 역을 맡은 아자루딘 이스마일이 14일 철거당한 자신의 집에서 닭을 가지고 놀고 있다. 인도 뭄바이시 당국이 이날 이스마일의 집을 포함, 무허가 주택들에 대해 강제철거에 들어가면서 이스마일은 노숙자 신세가 됐다. <뭄바이 | AFP연합뉴스>

지난달 16일 대닐 보일 감독은 50만파운드(약 9억6000만원)를 아역배우들이 살고 있는 빈민가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보일 감독은 “이 영화의 성공은 이 도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의 반복을 깨뜨리는 일이 이 영화가 이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5년간 기금을 조성해 이 도시의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또 이 자선단체는 모은 기금으로 50개국에서 위생 상태와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BBC가 전했다. 이 프로젝트의 담당자 중 한 명은 “수십억 인구가 빈민가에 살고 있으며, 매일 10만명의 빈민이 생기고 있다”면서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지구상 6명 중 한 명이 이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한 장의 스냅사진을 보여준 것과 같다”고 말했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카타르에 거주하는 인도인 사업가인 압둘 레만 바누는 루비나 알리의 집을 수리해주고 알리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후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인도에 대한 왜곡된 인상을 심어준다는 이유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인디아 투데이’ 등 인도 현지 언론들은 인도의 빈민가 생활로 서구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시킨 것이라거나 ‘슬럼독’(빈민가 개)이라는 표현은 지나치게 인도인을 폄훼한 것이라며 현지인들의 불쾌감을 전했다. 루비나 알리 매매 의혹 사건으로 시끄럽던 지난달 20일 알리의 언니인 사나(13)는 힌두스탄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오스카상이 우리 가족을 파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향미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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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5-21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고 프네요

프레이야 2009-05-2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기사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안타까워요.
살림 역의 그 아역배우도 그렇고요.
오스카상이 우리가족을 파괴했다, 이 글귀가 참 마음 아프군요.

stella.K 2009-05-22 12:5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전 이 기사보면서 전에 쓰셨던 프레이야님 영화 리뷰 생각했는데...^^
 
북 by 북
마이클 더다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우선 이 책의 저자가 궁금했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미국의 책 평론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책 평론가라면 표정일 씨가 아닐까? 그런데 미국에선 마이클 더다를 쳐 주나 보다.  

책을 펴 보니 앞날개에 그의 사진이 조그맣게 나와있다. 이미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처음 보는 나는 얼핏보면 저 60년 대 비틀즈가 연상이 되고 마르고 앙다문 입술이 조금은 근엄하게도 보인다. 

이 책은 비교적 얇은 책이다. 240여쪽이라고 해도 뒤에 색인을 빼면 본문은 200쪽이 조금 넘는 정도다.  

그렇다고 요즘 유행하는 식의 글자는 얼마 안 들어가고 페이지 수만 간신히 채우는 그렇고 그런 식의 책은 아니다. 

이 책의 특징은 간략하면서도 위트가 넘친다는 것이다. 

나 역시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진짜 좋아하는 사람에 비하면 별거 아닐 수도 있겠지만) 가끔은 책을 보고만 있는 것으로도 그 무게에 짓눌리는 경우도 있다. 즉 좋은 책은 쏟아지는데 이 책을 언제 다 읽나? 책 읽는 속도가 책 발간 속도를 못 따라 줄 때(이건 아마 영원히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책을 내는 인간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거겠지.) 가끔은 내가 책을 몰랐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게도 되는 것이다. 

책은 가리지 말고 읽으라고 하는데 이것 또한 불가능해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만도 읽고 싶은 책이 얼마나 많은데 타 분야에 까지 관심을 가질 여력이 도무지 없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게서 조롱이라도 받는 것 같다. 적어도 그 사람은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니까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젠장, 그래도 안 읽는 것 보단 읽는게 훨씬 더 좋은 것 아냐?' 이렇게 밖에는 자신을 위로할 길이 없다. 

인터넷이 아직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고(우리에게 나우누리나 천리안이 언제 있었던가?) 덩달아 인터넷 서점이나 인터넷을 통한 소통의 장이 마련되기 전에는 책에 대한 부담이 이만큼 크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땐 책이 그다지 많이 출판되지도 않았고 내가 책에 대한 정보를 얻어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우리집에서 즐겨보던 일간지 귀퉁이에 난 30자 정도의 서평이 고작이었으니까.  

그러다 이 분야가 전문화 되고 대중화가 됐다. 예전엔 이 분야에 전문가 아니면 자타가 공인하는 지성인들이 서평을 썼지만 인터넷이란 소통의 창구가 생기고부터는 일반 대중들도 여기 저기에 책을 읽고 서평들을 올린다. 우리집이 일간지 구독을 끊은 상태에서 내가 접할 수 있는 책 정보는 매일 시시각각으로 올라오는 인터넷 서점의 책 소개와 북로거들의 서평이 유일하다. 물론 가끔 유명 인사의 서평을 안 읽는 것은 아니지만 때론 그들의 입소문이 전문가의 그것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에도 한계는 있다. 단편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우리가 책을 평생 읽을 생각이려면 가끔은 책 평론가의 멘토링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것은 간단하다. 이렇게 책에 관한 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기회가 좋다면 이런 책을 쓰는 저자가 어디서선가 강연회를 한다면 거기를 쫓아가 보는 것도 좋겠지. 

사실 책은 편식하지 말고 닥치는대로 보라는 말에 이의는 없지만 읽다보면 결국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만 책을 보게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분명 책을 읽다보면 모든 책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나를 사로잡는 책이 있고 읽다보면 이 분야에 관련한 책을 더 읽어보고 싶은 욕구도 생긴다. 그리고 좀 더 자세한 정보나 안내를 받고 싶어한다. 그럴 때 <북by북>은 유용한 것 같다. 

특히 이 책은 책과 인생 다반사를 잘 연결시킨 것으로 보이는데 저자는 어쩌면 그렇게도 간략한 글속에 그처럼 많은 책을 소개하고 있는지 뭐 당연 전문가니까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오히려 그의 간결한 글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실제로 읽다보면 내가 놓치고 갈 수 있는 책에 대한 정보가 구미를 당기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마이클 더다는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란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을 전에도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저자의 소개를 받고나니 웬지 읽고 싶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그것은 내용 자체가 끌려서가 아니다. 오히려 내용에 관한 소개는 너무나 간략하다. 오히려 마이클 더다는 트루먼 카포티를 소개하고 있는데 취재기자로서의 타고난 기질과 집요한 조사를 지적하고 있다. 솔직히 이건 나에겐 그다지 없는 기질로서 왜 이렇게 소개하고 있는지 그 책을 직접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이다. 

아무튼 길게 쓰기 보다 간략하게 쓰기가 더 어려운 법인데 읽으면서 참 매력적이게도 썼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단지 약간의 단점이라고 해야할지 특징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이 책은 지극히 미쿡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미쿡의 정서를 나름 좋아하고 동경한다면 더 없이 좋은 책일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약간은 밋밋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뭐 책은 좋은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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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5-17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으로 슬쩍...
 
<꿈꾸는 토르소맨>을 리뷰해주세요.
꿈꾸는 토르소맨 - 팔다리 없는 운명에 맞서 승리한 소년 레슬러 이야기
K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최석순 감수 / 글담출판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이런 젊은이가 있었구나. 

TV를 잘 보지 않은 관계로 이런 인간 승리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것을 책으로 접한 나는 새삼 행운아란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이 책의 주인공 더스틴 카터는 펄펄 뛰는 가슴을 가졌고 남도 뛰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의 비장애인도 해내기 어렵다는 레슬링을 장애인의 몸으로 비장애인과 당당히 싸워 이긴다는 게 쉬운 일인가? 그런데도 더스틴은 그것을 해내고야 만다.  

그것을 읽는 나로선 더스틴이야 말로 21세기 진정한 헤라클레스는 아닐까 싶었다. 

수막구균혈증이 그토록 무서운 병일 줄은 몰랐다. 보통의 정상인의 몸으로 태어나 하루 아침에 사지를 절단했어야 하는 아픔은 과연 얼마만한 것이었을까? 누구도 감히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중요한 것은 현재의 펼쳐진 상황이 아니다. 문제는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더스틴에게 있어서 우연히 레슬링을 알게된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이었을까?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을 발견하였을지라도 그것을 기필코 해 내고자 하는 용기가 없다면 아무리 좋아도 그림의 떡이었을 것이다. 

비록 힘들고 피나는 게다가 남과는 다른 훈련 과정을 견디는 건 쉽지 않겠지만 그 어려움을 딛고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는 그 쾌감이란 건 온 세상을 가진 기분과 같은 것일 것이다. 

인간에겐 분명 운명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다. 세상엔 그것을 이기는 사람과 이기지 못하고 주어진 운명에 평생 매여 사는 사람 둘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더불어 더스틴이 위대해 보였다.  

난 왜 그리도 핑계가 많고 불평이 그토록 많은 것일까? 핑계대서 남는 건 뭐란 말인가?  

내내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단련 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한곳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해야 한다. 

이것을 그저 말로만 듣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또 뻔한 소리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 그것을 몸소 실천한 사람이 있지 않은가? 그런 사람들의 증언은 확실히 가슴 뛰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스틴을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한가지 깨달음을 얻는다.       

"타고난불행은 없다. 행복이든 불행이든 그것을 만드는 사람은 오직 자기일 뿐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난 언젠가 더스틴이 자서전을 써 줬으면 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난 비장애인이 장애인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그다지 마땅치가 않다. 

이 책은 더스틴을 취재한 것을 엮은 책이긴 하지만 이것 역시 어딘가 모르게 그 마땅치 않음을 고스란히 다 가지고 있다.  즉 말하자면 온통 더스틴을 찬양하는 일색이랄까?  

물론 더스틴은 칭찬 받아 마땅하지만 너무 호들갑스러우니 주인공이 졸지에 지나친 영웅대접을 받고 그것은 또 다른 면에서 동정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스틴이 한국말을 몰라 망정이지(아마 십중팔구는 그러지 않겠는가?) 이 책이 어떻게 꾸며져 있는지를 안다면 좀 한심스러워 할 것 같다. 

또한 책 디자인이나 구성 역시 엉성하기 짝이 없다. 그림이야 그렇다고 쳐도 한 페이지에 들어가는 글자가 몇 자 안돼보여 정말 싼티난다. 

좋은 취지의 내용을 이 정도 밖에 못 만들어내다니... 저 별점 셋이 안타까울 뿐이다. 좀 성의있게 만들어줬으면 한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어떻게 추천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취지나 기획은 좋아보이는데 막상 뭘 가지고 추천을 하란 말인가? 추천 안하고는 견딜 수 없도록 책 좀 잘 만들어라!  미안한 말이지만 나라면 유투브를 보라고 하지 책을 선듯 권하진 않을 것 같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나만 불행하다고 한탄하는 사람에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일단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장애가 없다고 해서 그것이 완벽한 사람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만 하고 그것은 장애인들도 마찬가지다.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1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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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 이야기 1>을 리뷰해주세요.
지로 이야기 1 - 세 어머니
시모무라 고진 지음, 김욱 옮김 / 양철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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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좀 두꺼워서(무려 600페이지가 넘는다) 읽기가 좀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런 묵직한(내용으로 보나 두께로 보나)책이 한 권도 아니고 무려 세 권이란다. 앞으로 2,3권을 계속 읽을지 모르겠지만(기회만 된다면 모두 완독하고 싶은 생각도 확실히 있다. 그런데 왜 서평단은 1권만 보내주는지 모르겠다. 이왕 서평단에게 서비스 할 것 같으면 끝까지 잘 해라! 2,3권은 너희들이 사서 봐라는 식의 이런 이벤트는 너무 무책임하지 않은가?) 1권까지의 나의 소회를 먼저 말한다면, 근래에 보이드문 만족한 독서였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어떻게 보면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고 많은 자잘한 에피소드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큰 감동은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읽다보면 주인공이 세상과 자아에 눈 떠가는 과정에서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가 있다. 또한 읽으면서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면서 아련해지는 순간이 참 많았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묻게되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어찌보면 철학적 질문이라기 보단 교육학적 질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했다. 이 질문이 교육학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인간은 많은 혼란을 겪게 될 것 같다. 

지로의 경우를 보자. 그는 날 때부터 교육을 위해 남편이 어느 초등학교 교지기(아마도 지금의 수위쯤 되는 것 같다.)로 있는 유모의 집에 일정 기간 위탁되어 진다.  

참 단순하지 않은가? 과연 교지기가 그것도 엄밀히 말하면 남의 자식인데 그 집에 잠시 위탁되어진다고 해서 과연 교육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오히려 태어나자마자 엄마와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인생 초반 지로는 엄마와 적지 않은 갈등을 보인다.  

어디 그뿐인가? 친할머니와 갈등, 형제들 특히 동생과의 갈등은 내내 지로를 힘들게 만든다. 그러니 지로의 교육을 위한 선택을 위해 교지기의 집에 맞겨진다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로가 인복은 있는가 보다. 1권은 지로 인생의 청소년기까지만 다루고 있는데 중간 중간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에게서 좋은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초기 엄마와 친할머니는 그의 인생에 있어서 암초 같은 존재였다. 사실 어찌보면 이들도 긴 안목에서 봤을 때 지로에게 꼭 나쁜 사람으로만 비쳤던 것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국 나쁜 사람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이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것이니까.  또한 그렇게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어야 내가 성숙해진다. 당시는 괴롭긴 하겠지만.

아무튼 그런 가운데서도 지로 인생에 있어서 정말 다행인 것은 그의 아버지가 그리고 유모가, 의붓 외할아버지와 중학교에 들어와서 만난 선생님에게서 좋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중학교 생활이 심드렁 할 때 만났던 선생님은 그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되고 인생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또한 그것은 지로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이 부분은 정말 나에게도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나 또한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이켜 봤을 때 나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쳤던 선생님이 몇 분 계셨다. 그중에서도 가장 잊지 못할 선생님이라면 초등학교 3학년 때 만났던 담임 선생님이셨는데 지금도 기억하는 건 이선생님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남달랐고, 내가 신앙에 귀의하게 된 것도 이선생님의 영향이 크다.    

그러고 보면 어른은 말 그대로 선생(先生)이고, 선생이어야만 한다. 

책에도 보면 지로의 친할머니는 지로에 대해 적대감을 드러내놓은 인물로 나오는데 아이를 탓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는 짓이다. 지로가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하나 같이 다 지로보다 나이 많은 어른이었다. 아이가 나쁘다면 누구에게로부터 영향을 받았겠는가? 그것 또한 어른이다. 그러므로 아이를 나무란다는 건 정말 쓸데없는 짓이다.  

그 아이가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 어른이 먼저 훌륭해지면 되는 것이다. 아니면 나 자신 훌륭해 질 수 없다면 훌륭한 어른 밑에 있도록 해줘야 한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우리 주위에 내 아이를 맡길만한 훌륭한 어른이 있는가? 우리의 아이가 언젠가 나를 보고 배울지도 모르는데 나는 과연 본받을만한 어른인가? 이것에 우리는 회의적일 수 밖에 없다. 

오늘 날의 교육도 그렇다. 지식을 전수하는 면에서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한민국의 교육열이란 건 세계적으로 그 명성과 권위를 자랑하지만 진정한 전인교육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인가? 이 전인교육이라는 건 아무리 교육공학이 발달이 되어도 사람이 아니면 전수할 수 없는 것인데 누가 전달해 줄 것인가? 과연 이 책에 나오는 선생님들이 이 시대에도 존재할까?  

무엇보다도 이 책이 나에게 감동스러웠던 건 지로가 인생의 수 많은 역경과 안개속을 하나 하나 헤치며 나가는 장면이 참으로 좋았고 지로가 정말 사랑스러운 존재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런 점에서교육의 완성은 인격의 완성을 이루는데 있다는 생각을 새삼하게 만들었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사랑 받기에 합당한 존재들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자기 존재와 사명을 알아야 한다. 그것을 이해하는데 이 책은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강점은 자신의 경험과 깨달은 바를 고백적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 체험에서 나오는 고백처럼 울림이 강한 것도 없을 것이다.  

책이 지나치게 두껍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일수도 있겠지만 쉽게 풀어낸 문체가 읽는데는 전혀 부담을 주지 않았고 몰입도 좋았다. 일독을 강추한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나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고 싶다면...!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시누헤1,2>. 자아에 눈 뜨는 과정을 그린다는 점에서.(나 개인적으론 그다지 권할 생각은 없는 작품이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남에게 이기는 길을 구하지 말라. 나를 이기는 길을 찾기에도 인생은 짧다." 

"......다른 이의 허물을 사랑하는 것이 지혜이며 용기다." 

"......세상을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다면 너의 고통부터 견뎌라." 

"......나를 위해 좋은 일이 아니더라도 그를 위해 좋은 일이라면 그를 위해 실천하라." 

"......젊음은 누구에게나 불행하다. 불행을 이겨내지 못하면 인생은 아무 것도 아니다." (5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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