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 April Snow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감독 : 허진호
주연 : 배용준, 손예진

오랫만에 허진호 감독의 영화를 보았다. 내가 그의 영화를 본 처음 본 건 <8월의 크리스마스>다. 그땐 영화를 잘 몰랐던 때였던 것 같다. 이를테면 영화란 모름지기 재미있어야 하고 감동도 있어야 한다는 그냥 평범한 관객으로서, 내가 본 <8월의 크리스마스>는 너무 잔잔하고 밋밋하기까지 했던 그런 영화로 기억 된다. 그때 내 주위의 사람들은 그 영화를 보고 다들 감동했으며, 허진호 감독이야말로 영화를 아는 사람이라고 추켜세우기까지 했다. 그런 반응이 나는 띄아 했었다. 뭐 그렇게 까지야... 단지 나쁘지 않다면 한석규와 심은하가 나와줬다는 정도라고나 할까? 그러나 그 영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새겨볼만한 좋은 영화란 생각이 든다. 이 영화도 나름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사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별 재미를 못봤던 영화이긴 하다. 하지만 우리의 욘사마가 나왔다는 이유만으로도 일본에서는 인기가 많았다지?   

사실 이 영화는 좀 위험하긴 하다. 어떤 사람은 스와핑이라고 얘기하더만, 그건 너무 단순하게 얘기하는 것이고(그건 네 사람의 합의하에 하는 거 아닌가?) 문제는 사람들은 왜 결혼을 하면 섹스에 시들해지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물론 몰래 먹는 떡이 맛있는 법이라고, 연애도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설레어서 좋은 것이고(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불륜이라는 것도 도덕적으로 금하는 사랑이기 때문에 더 애틋하고 짠한 뭔가가 있어 사람을 자극한다. 이 영화도 영화 자체로나 내용으로 보다 그런 것들을 부추기고 자극해서 위험하다고 하는 것이다. 뭐 이 영화뿐이겠는가? 여타의 멜로 영화들이 인간의 내밀한 것을 보여줄 때 합법적인 부부관계에서는 보여주지 않고 꼭 연애나 불륜의 관계에서 보여준다.  

합법적인 부부관계에선 보여줄 것이 없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영화 문법이라면 이걸 좀 깨주는 영화도 나와줘도 되지 않을까? 합법적이고도 건전한 부부관계에서도 인간의 내밀한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것. 이것 또한 영화가 아니겠는가? 영화가 하지 못하는 게 어디 있으며 도전하지 못하는 금기의 영역이 어디있겠는가? 영화는 있을 수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또한 반발짝 내지는 한발짝 앞선 뭔가를 보여주기도 해야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위험하지만 또한 범작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난 이 영화를 보면서 허진호 감독을 뭐라 할 생각이 없다. 적어도 이 영화까지는. 난 이 영화를 나름 좋아라 하면서 봤다. 그것은 대사를 그다지 많이 쓰지 않으면서(이건 작가의 몫이겠지만 내가 알기론 감독이 각본도 감당했을 것이다) 주인공의 내면에서 관객으로 하여금 생각할 여지를 많이 줬다는 것이다(난 어느 새 이런 영화가 좋아졌다.) 

이를테면, 주인공 인수(배용준 분)와 서영(손예진 분)이 배우자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혼수상태다. 그건 정말 불행한 일이다. 더구나 서로의 배우자와 불륜관계라는 걸 알았다. 배신감에 치를 떤다. 둘은 그런 점에서 서로의 입장이 닮아있고 동병상련일게다. 물론 처음엔 서로를 바라보는 것 조차 민망하고 화나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둘은 어떤 식으로든 서로를 위로한다. 그들의 절제된 감정 흐름과 대사들이 관객을 절저하게 분리시켜 놓는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이들을 느껴보라고 열어 보이는 것이다. 영화속 주인공들은 그런 불행 속에서도 아주 잠깐 잠깐씩 상대 때문에 웃는다.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도 웃는 것이다. 사람은 그런 존재다. 조금만 행복하면 불행을 생각하고, 불행하다 싶으면 어떻게든지 행복을 모색하는 존재. 모순되지만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것은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도 보여진다. 주인공이 자신의 삶이 얼마남지 않았을 때 즉 죽음을 생각할 때 삶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지 않는가? 그럴 때 그의 죽음이 또는 그의 부재가 꼭 불행하게만 보여지지는 않았다. 감독은 이러한 면들을 잘 포착한다. 

암튼 이렇게 서로에게서 자신의 위로를 모색하다 보면(아마도 이 표현이 맞을 것이라고 본다. 서로는 서로에게 위로를 주려고 처음부터 애쓰지 않았으니), 남녀상열지사야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던가? 더구나 상대는 배용준과 손예진이다. 어떻게 이들이 영화에서 사랑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이해 못할 상황도 아니다. 이것은 조금 다르긴 <어 웨이 프롬 허>란 영화와도 약간은 닮아 있다. 

이들이 서로에 대한 적대감을 거두고 마음을 조금씩 열 때 나눴던 대사들이 좋다. 이를테면, 서로의 하는 일을 묻는 장면. 인수가 상대의 물음에 대답하고 다시 똑같은 질문을 할 때, 서영은 그냥 살림을 한다고 했다. 그러자 인수는 "그거 어려운 건데..."한다. 별것 아니지만 뭔가의 울림이 있다. 이런 별것 아닌 대사 한마디의 울림을 위해 절제하고 또 절제하는 것. 이것이 허진호 영화의 특징일 것이다. 물론 그가 처음 고안해 낸 영화 문법은 아닐테지만. 

인수와 서영이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으니 그들 각자의 배우자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도 뭐라 원망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때 묻게 되는 말. 사랑 앞에 윤리가 먼저일까? 이해가 먼저일까? 이건 확실히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단순히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란 복수의 논리를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자신도 불륜을 해 봤더니 배우자를 더 잘 이해하게 됐더라는 식의 윤리를 배반함으로 이해를 구하고자 함도 아닌 것 같다. 결국 도덕이나 윤리 보다 앞서는 건 이해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그렇게 하면 인수와 서영의 사랑이 인정 받는 꼴이 된다. 하지만 그런 사랑은 또 얼마나 깨어지기 쉽고 불완전한가?  

영화에선 인수의 배우자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만, 서영의 배우자는 끝내 죽었다. 영화에서는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인수의 집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인수는 끝내 자신의 아내와 헤어지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것은 모르긴 해도 인수가 먼저 헤어지자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의 아내가 했을 것이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결론이라 생각하고 서로의 합의하게 헤어진 것일 것이다. 이렇게 사람은 무엇인가 또는 누군가에게로부터 보호받고 의지하길 원하지만 그 어디에도 보호받지도 의지하지도 못하는 인간의 교차된 운명과 고독을 이 영화는 잘 표현해 줬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난 배용준이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잘 생겼다는 것 외에 무엇이 좋은 지를 모르겠다. 무엇보다 난 배우가 배우로서 열심히 스크린이나 카메라에 서야하는데 얼마만 한 번씩 서는 배우는  진정한 배우는 못된다고 생각하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런데 오랜만에 봐서일까? 이 영화에선 꽤 괜찮게 나온다 싶다.  

손예진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불호가 엇갈리는 것 같긴 하지만 난 열심히 배우로써 활동하는 그녀가 나쁘지 않다. 인수와 처음으로 마음을 열었을 때 삼척 어느 횟집에서 울먹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서영으로서의 그녀가 참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김형경의 동명소설이 있다는데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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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2-08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용준하고 손예진을 기용하고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당시 평들이 안좋았지요.겨울연가 비스무리하게 만들어 일본에 내다판다고 많은 비판이 있었던 영화더군요.

stella.K 2010-02-09 10:36   좋아요 0 | URL
아니 이런 영화가 뭐 어때서요?
물론 배용준이 일본에 너무 경도되고 있다는 건 사실이긴 하지만
그가 가진 부가가치를 생각하면 뭐 팔 수 있을 때 팔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의 인기가 평생 갈 것도 아니잖습니까?
일본에 내다팔거라고 해서 영화를 너무 얕게 보는 것도 좀 우습네요.
그런 거라면 더 잘 만들지 않았겠습니까?
보통 보면 보지도 않은 것들이 입소문만 가지고 뭐라고 그런 다니까요.
아니면 일본에 대해 괜히 악감정이 있거나...ㅉㅉ

프레이야 2010-02-10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리뷰 당선 축하해요~~
전 이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었어요. 물론 영화의 느낌이 좋아서였고
뭔가 아쉬움 또한 남아서였어요. 책의 문장들이 지금은 잊혔지만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배우로서의 배용준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여기서의 느낌은 그런대로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스텔라님 말씀대로 서로 마음을 열어가던
과정과 특히 결미가 마음에 들더군요. 희망적으로요.
좋지않나요? 왜 그러면 안 되기라도 하냐구요? ㅎㅎ

stella.K 2010-02-10 20:56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댓글 보고 알았어요.
저 리뷰 왤케 잘 쓰는 걸까요? 아무래도 알라딘 영화팀이
저를 좋아하는가 봅니다. 켈켈켈.

왜 사람들은 이 영화의 진가를 모르나 보고 안타깝더라구요.
프레이야님 계셔서 너무 반가운 거 있죠?
배용준에 대한 생각까지도 저하고 일치하시네요. 반가워요.^^
 

지난 목요일 지름신이 또 한번 나에게 강림하셨다. 

웬만해서 책 안 사기로 마음 먹었는데 이 책은 반값에 판단다. 어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자그마치 2만6천원짜리, 만3천원에!  

평들도 기가 막히게 좋다. 

아마 모르긴 해도 그날 이 책 산 사람들 많을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산 건,<통역사>! 

이 책은 현재 알라딘을 비롯해 주요 인터넷 서점에서는 '품절'로 나온다. 그래도 교보는 아직 판매중이다. 역시 교보는 세긴 세다. 

특히 이 책은 처음으로 중고샵을 통해 샀다. 중고샵에서는 재고가 좀 있어 사려면 살 수도 있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 판매자 직접배송이다. 마침 어떤 독자가 알라딘에 팔았기에 낼름 샀다. 정말 싸긴 싸다. 5천4백원에 샀으니. 

난 솔직히 '판매자 직접배송'이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 2천원 배송료가 붙는다. 물론 더불어 다른 책도 사면 어떤 사람은 2만원, 어떤 사람을 3만원이면 배송료 무료로 해 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그 사람에게서 책 한 권 사겠다고 배송료 내기 싫어 더불어 필요도 없는 책까지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배송료 내가며 그 책 한 권 사겠다고 하는 것도 뭐하고. 차라리 알라딘에 헌책을팔면 이렇게 더불어 사면 배송료 안 내도 되고, 회전률이 직배송 보다 더 낫지 않나? 그런데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직배송을 하려고 한다. 왜 그럴까? 

암튼 난 누군지 모르지만 그 분 덕분에 이 책을 손에 넣었다. 품절이나 절판 됐다고 하면 왜 그렇게 사고 싶은 것인지?  

안셀름 그륀의 책이다.  

나는 교회를 다니지만 신앙서적은 기독교쪽 보단 가톨릭을 선호하는 편이다. 뭐 그리 많이 읽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 역시 독일 사람이고 예수회 소속 신부로 살아있는 성자다. 

나이들수록 인생이 허하다고 생각하니 이런 책이 눈에 들어온다. 뼈에서 구멍이 나서 바람이 통하는 느낌이다. 이럴 땐 이런 진하게 우려낸 사골국 같은 책을 읽어줘야 한다.  

2만원이 넘으면 천원 할인쿠폰 쓸 수 있는데, 난 분명 2만원이 넘는데 왜 할인쿠폰을 쓸 수 없는 것인가 화도 났는데, 알고 봤더니 이 책은 출판된지 아직 18개월이 넘지 않았다. 이런 거 잘 따져봐야 하는 건데...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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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2-07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팔기는 30%고, 회원에게 팔기는 가격 매기는 사람 나름이니깐요. ㅎ

저 같은 경우에는 최신간 장르소설 같은 경우에는 나오자마자 읽고, 한 60%- 70% 정도, 배송비 포함했을 때 알라딘 가격보다 한 천원- 이천원 저렴한 정도로 내놓으면, 바로 판매되요. 한권에 천원 이천원(보통 정가에서 4-5천원 할인된 가격) 그리고, 신간 장르 두-세권 묶어서 내 놓으니깐, 구매하는 입장에선 배송비 포함하더라도 5천원 이상 할인이니깐요. 새 상품이니깐, 거의 깨끗하고, 제 경우에는 판매 예정으로 구매하는지라 깨끗하게 보기도 하구요. 알라딘에 팔기 하면 30%밖에 못 받죠. 요즘 55% buyback 같은 경우에는 회원에게 팔기 10% 수수료 생각하면, 55% buyback이 빠르고, 확실하고, 가격도 괜찮으니 50%로 알라딘에 팔기 하는 경우 있구요. 그 경우엔 알라딘이 70%로 판매하고 있죠. 마일리지 없이.

그 외에 괜찮은 소설이다 싶을때 30%로 팔기 아까울 때는 50% 정도로 해서 회원에게 팔기 하구요.

절판되어 없는 책들 같은 경우에는 7-80%, 혹은 정가대로 팔아도 판매되고, 매니아들 있는 장르소설인 경우에는 두-세배 프리미엄 붙여서 팔기도 하구요.(저는 정가 이상으로 판매한적은 없지만, 이거 가지고 모라고 하는 것도 웃겨요. 안 사면 그만이지. 그리고, 그 판매하는 사람도 프리미엄 붙여서 샀을 수도 있는거구 말이죠.)

이런저런 생각 후에 내놓기는 하는데,

가끔 판매가보다 높게 내 놓은 사람들 보면, 왜저럴까. 싶긴 해요. 판매 될리가 없;

하이드 2010-02-0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역사는 에전에 나왔을 때 구매하고,원서까지 사 두었는데, 중고샵에 나올때마다 보관함에 담아요. 제가 샀던건 선물했고, 후에 중고샵에서 구매해서 지금 한 권 구비하고 있는데, 또 선물할 일 있을까 싶어서 말이죠. ㅎ 스텔라님 사신 것도 제가 보관함에 넣어 두었던거네요. 'ㅅ' 누가 사갔나 했더니만 ^^;


stella.K 2010-02-07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그런 게 있었군요. 하이드님은 참 아는 것도 많으십니다.
그런데 제가 원래 나무늘보띤데 <통역사>는 하이드님 보다 한발 빨랐군요.
암튼 이번에 살 수 있게 돼서 뿌듯 했어요. 언제 사나 했거는요.ㅎ~
 
성적 모욕에 대처하는 법
언니네 방 - 내가 혼자가 아닌 그 곳
언니네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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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엊그제 이 책을 읽고 거기 나온 '성적 모욕에 대처하는 법' 이란 글을 올렸더니 지금까지 추천을 무려 17개나 받았다. 글이 워낙 재미있어서 함께 나누자고 올렸을 뿐인데 추천을 그렇게나 많이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렇게 추천을 많이 받은 이유는 뭘까? 나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재미있어서 받은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 여성들은 여전히 성적 모욕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이 책에서 정말 말하고 싶은 것 

뭐 이렇게 성을 건강하게 드러내놓고 나름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이 책은 그렇게 웃을만한 부분도 있지만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도 많다. 내가 이 책에서 정말 말하고 싶은 부분은 따로 있다. 그것은 <이런 게 성폭력이 아니라고?>(70p~76p)를 쓴 '안티 오아시스'라는 닉네임을 쓰는 사람의 내용이다. 간단하게 얘기를 하자면, 그녀는 먼저 자신은 '오아시스'란 영화를 지독히 싫어한다고 했다. 왜 그럴까?  

그녀는 한마디로 자신의 집에 무단침입한 강간범에게 당했다. 강간 당하지 않으려고 소리치고 반항해 봤자 자신의 목숨만 위태로워질테니 그 목숨 지켜내보겠다고 생면부지의 놈이 시키는대로 해 주는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말하면 그녀가 상당히 침착해서 비교적 상처도 안 받았을 것 같지? 사실 책의 내용을 읽어보면 그녀는 비교적 담담하고 상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읽다보면 이 위기의 순간을 대처하느라 그녀가 받았을 고통과 상처가 어땠을지 가히 잠작이 간다.(아니 어쩌면 이렇게 말하는 것조차 그녀에게 실례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녀는 그 처절한 상황에서도 범인을 따돌리고 간신히 경찰서로가 범인의 만행을 고발하고 잡아줄 것을 말해 봤지만 도무지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녀가 경찰서로 가기까지는 그전에 눈을 다쳐 범인을 졸라 안과를 갔는데 진술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어떻게 범인과 안과까지 갈 수 있었냐며 의아해 하더란다. 거기엔 경찰의 무슨 생각이 덧발라져 있을까? 어쨌든 둘이 좋아서 섹스한 거 아니냐라는 것도 포함이 되었겠지. 그녀는 그 일이 있기 전, 강간범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법에 관한 글을 읽어둔 터라 그렇게 해서 자신의 생명을 지켜낼 수 있었지만, 외국 사람이 쓴 외국의 경우라 우리나라엔 아직 통하지 않는 방법이었을까? 그녀에겐 덧이었을 뿐이다. 정작 그 간강범에게서 여자를 지켜줘야 할 경찰이 미온적으로 나왔고 범인에게 내려진 죄명은 '무단침입강간미수'가 다였다. 이것은 정말 내가 봐도 전혀 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녀가 '오아시스'란 영화를 혐오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 영화도 비슷한 상황에서 전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소통부재를 다루고 있는데 그녀는 진짜 강간이란 걸 당해 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못 쓴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어처구니 없게도 나중에 그 강간범에게서 주인공이 애정을갈구하는 대상으로 그리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감독은 "사랑, 해보셨나요?"라며 간강범의 간강을 미화시키고 나아가선 관객을 가르칠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 영화를 지독히도 미워한다고 했다.(나도 그 영화를 보긴 했지만 정말 그 영화는 문제가 많은 영화인 것은 사실이다.) 나는 그녀의 말에 백 번 아니 천만 번 공감한다.  

원래 남자의 언어와 여자의 언어가 다르긴 하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저술가들이 이것을 좁혀 보고자 많은 책을 써왔다.(이를테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류의) 그런데 그런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언어가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게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그 경찰서에 여자 경찰만 있었어도 상황은 그나마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정말 여자는 남자 보다 언어 능력이 발달 됐다고는 하지만 이 세상은 여전히 남자의 논리와 힘이 지배를 하고 있음이다. 

또 하나의 이야기              

또 하나의 이야기는 <섹스할 때, 끝까지 넌 이기적이었지>를 쓴 글이다. 나도 들어보기는 한 것 같다. 섹스는 가급적 이기적으로 하라고. 그것도 여자에게 이르는 말이다. 얼핏들으면 여자를 위한 말 같기도 하다. 그런데 알고보면, 여자는 남자에 비해 섹스에 대해 소극적일 수 밖에 없음으로 여자를 자극하여 남자를 유리하게 만드는 말이란 생각이 든다. 이 글의 내용은 사랑해서 동거를 했지만 남자의 배려없음에 결국 헤어질 수 밖에 없는 한 여자의 씁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헤어졌으면 끝까지 쿨하면 얼마나 좋은가? 이 남자 녀석 헤어지고 두 달쯤 지나서 우연히 지나는 길에 만났는데, 대뜸 지금은 안 피곤하냐고 묻더란다. "너 그때 '피곤해서' 섹스하기 싫다고 했잖아. 요즘에는 안 그렇냐는 거지." 모르긴 해도 그 녀석도 여자와 헤어진 것이 꽤 자존심이 상했나 보다. 그런 식으로 긁고 있으니.  사실은 남자의 지독한 이기심 때문에 헤어진 건데. 그녀가 섹스할 때마다 당한 고통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뿐인가? 다른 부분의 이야기지만, 깐엔 배려한답시고 끊임없이 "좋으냐?" 물으며 자신의 능력을 확인 받고 싶어하는 그 남자의 심리는 또 뭐냐? 빨리 일을 끝마쳐주길 바라면서 일부러 연기해야 하는 여자의 마음을 남자들이 알기는 알까?  

이책은 좋으면서도 위험하다.      

이 책이 어떻게 해서 내 손에 들어 왔는지 모르겠다. 사지는 않았고, 몇년 전에 받아만 놓고 읽지 못하고 있는 걸 최근에야 읽었다. 여러가지 사정상 못 읽은 것도 있었지만 한편 꺼려졌던 것도 사실이다. 난 그다지 성에 관심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런데 관심이 없다는 게 자랑은 아닐 터. 읽어보니 내가 이 책에 선입견이 많았구나 싶다. 이렇게 솔직하고 대범할 수가! 하지만 너무 공감이 가고, 오히려 나의 무지와 게으름을 책망하고 싶어졌다. 어떤 부분은 단편 소설을 읽는 것 보다 더 진한 감동이 있기도 했다. 

이책은 아는 사람을 알겠지만 '언니네 방'이란 싸이트에 올라 온 글들을 발췌한 글들이다. 이 싸이트가 생겼을 때 적지 않은 여성 네티즌들이 환영을 했다고 한다. 혼자만 음습하게 가지고 있었던 아픔들 상처들을 용기있게 양지로 끌고 나왔다는 점에서 많은 위로와 치유가 되었을 것이다. 언제 한번 이런 일이 있었는가? 당한 건 여잔데 범한 남자는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한다. 말이나 되는가? 섹스가 인생에 전부는 아닌데 상업주의와 맞물려 모든 사고를 그런 식으로 해결하고 귀결시키는 이놈의 세상. 그리고 그 후유증은 또 얼마냐? "...좇까라. 씨발..."은 이럴 때 써 먹는 말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이 '언니네 방'이 잘 운영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싸이트 찾아 봤지만 잘 못 찾겠던데. 이렇게 자유롭게 서로의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지만 자칫 우려되는 건 이런 식으로 해서 결국 '남성 기피' 내지는 '남성 혐오'를 부추길까 봐 그게 걱정이다. 그래서 이 책을 더 이상 찍어내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고. 진정한 페미니즘은 여성우위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지난 수 세기 동안 여자는 억압받고 하위의 개념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만회해 보고자 하는 움직임뿐일 거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페미니즘은 남자와 여자가 함께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며 공존하는 것일 것이다.  

결코 만들어지지 못할 방           

'언니네 방'이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런 시도가 있다는 건 상당히 획기적이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언니네 방'은 있으면서 남성을 위한 '형님네 방'이나 '오빠네 방'이 있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다. 서로를 이해하려면 이런 방쯤 만들어질 필요도 있을 텐데 내가 아는 바로는 없는 것 같다. 있어도 섹스를 어떻게하면 만족스럽게 할 것이냐? 뭐 그런 게 되어버릴 가능성이 많다. 남성도 말 못할 고민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그런 방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가부장의 사회에서 같은 종족 욕 먹일 필요 있냐? 절대 만들지 못하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성에 대해서 잘 말하지 않기론 여자나 남자나 마찬가진데 그속은 좀 다를 것이다.  

 '여성학'이란 학문은 진정한 의미에서 '학'이 될 수 없다     

나의 20대 어느 가을 날 나는 어느 대학 강의실에 앉아 있었고 그때 처음 여성학이란 학문을 접했다. 지금은 잊었지만 그때 가르쳤던 강사가 '여성학'이란 학문은 진정한 의미에서 '학'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이것은 언젠가 여성이 진정으로 해방이 되면 없어질 학문이기 때문에. 나는 이 말을 진정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안다. 여성학이란 학문은 지구에 종말이 오지 않는 한 없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그래서 여성학은 점점 더 중요한 학문이 되리라는 걸. 

하지만 여성학은 어느 특정인을 위한 전위물처럼 취급 받아 온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이런 저작물이 아니면 어디가서 여성의 실태를 쉽게 접할 수 있을까? 여성학은 없어지지 않을 것인데 이 책은 절판이 됐다는 것이 다만 아쉬울 뿐이다.(품절로 나오지만 아마도 절판됐지 싶다) 그런데 왜 짧은 시간 절판(품절)이 됐는지(이책의 초판은 2006년이다.) 알 것도 같다. 나름 부작용도 없진 않겠지.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궈서야 말이 되는가? 어느 날 화려한 복간을 기대해 본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이야기를 나눠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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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가장 관심있게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것은 K2에서 하는<추노>고, 다음으론 M의<파스타>다. <파스타>는 최근에 다시 관심을 가지고 보기 시작했는데 내가 이걸 보지 않을 생각을 했던 건 바로 이선균의 버릭질 때문이었다. '뭐야? 어깨 똥폼만 잡고...' 그런데 여기 저기서 <파스타>재밌다고 소근소근 말들이 많다. 다시 보니 오, 과연 그렇구나 싶다. 특히 이선균과 공효진의 티격태격하는 밀고 당기기식 사랑이 정말 웃음 짓게 만든다. 웃을 것 없는 세상에서 이런 재미 쏠쏠한 드라마라도 없다면 무슨 낙으로 살겠는가? 

<추노>야 더 말해 뭐하겠는가? 남자의 야성과 근육질을 팍팍 자랑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호평도 많이 받지만 적잖이 욕도 많이 먹는다. 그 중심엔 이다혜가 있다.  

아니, 이다해가 뭘 어쨌다고?  

정말 웃긴다. 왜 시청자들은 이다해를 못 잡아 먹어 난리들일까? 물론 그렇다고 내가 이다혜를 좋아해 편드는 건 아니다. 난 솔직히 처음부터 이다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요즘들어 예쁘게 나온다는 정도지 이 배우가 정말 연기를 잘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다. 내가 단지 웃기다는 건, 이다해가 초반에 어깨가 드러나는 장면이 나왔다고 너무 선정적이 아니냐는 것이다. 도대체 그게 도마에 오를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는가? 그 보다 더 야한 장면도 이미 나왔고, 무슨 무슨 시상식이다 하는 자리에 여배우들 어떻게 하면 등이 더 파인 옷을 입을 것이냐? 가슴은 어느 정도로...? 등등해서 카메라에 못 잡혀 난린데 고작 가슴 위 어깨 선과 쇄골이 보인 것 가지고 그 입방아를 찧느냐 이말이다.   

TV를 보는 이중잣대에 관하여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입방아의 불특정 다수들이 여자들인 듯 싶기도 하다. 이 드라마를 남자들이 본다면 이다해의 노출 수위 가지고 뭐라고 그럴 것 같지 않다. 솔직히 남자들 보기에 너무 싱겁지 않을까? 대놓고 얘기하면, 왜 요것뿐이냐? 할지도 모를 일이다. 남자들도 이 드라마는 볼 테지만 사실 드라마의 절대 우위는 여성이다. 특히 멜로 드라마는 어떻게 하면 더 불륜스럽고, 어떻게 하면 야하며, 어떻게 하면 애틋하고, 처절하게 사랑을 하도록 만들 것이냐는 다 여성 시청자들 때문이고 그렇게 진화되어 왔다. 그에 따라 남성상도 변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보통의 가족 드라마는 가부장의 남성상이 살아있긴 하지만 트렌디한 드라마는 그 얼굴을 달리한다.  

어느 땐, 말랑말랑하고 귀여운 남자를. 어느 땐 터프하고 반항기 있어 보이는. 어느 땐 마냥 모성본능을 일으키는 고독남을. 어떤 땐 여자를 끊임없이 보호하는 남자 등등. 요즘엔 초콜릿 복근 남성상이 대세다. 이런 남성상은 드라마 때문에 발전되어 온 것일테고 이는 곳 드라마를 독점하는 여성들 때문에 발전되어 온 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진화되어 온 남자들을 보는 재미가 없다면 무슨 낙으로 드라마를 보겠는가? 한간엔 우스운 말로 영화 <쌍화점>이 공전의 히트를 쳤을 때(불행하게도 난 이 영화를 아직 보지 못했다) 내 주위의 여자들은 그것의 성공엔 조인성 엉덩이가 주효했다고 말들이 많았다.  

아무튼 요즘엔 초콜릿 복근남이 대세인지라 영화든 TV 드라마든 남자 배우들 훌렁훌렁 잘도 벗고 나온다. <추노>에도 보면 1횐가 2회 장면에서 최장군 목욕한다고 물바가지 들고 자기 몸 씻던데, 그거 보면서 저건 확실히 여성 시청자를 겨냥한 장면 아닌가? 시청자들이야 좋아라 하고 보겠지만 그것을 지켜 본 주모(조미령) 눈 가린 손가락 사이로 그 모습 보는 장면은 그냥 양념일 뿐이다. 그것도 맛없는 장면. 뭐 <추노>뿐인가? 앞서 말한 <파스타>에도 남자 요리사들 락커룸에서 옷 갈아 입는다고 가슴팍 팍팍 드러내더만. 

이렇게 옷 훌렁훌렁 벗고 나온 남자 배우들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지 않으면서 겨우 이다해 어깨 좀 들어냈다고 뭐라고 그러는 거 좀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남자는 그래도 되고 여자는 그러면 안 되고. 그런 이중잣대가 어디 있는가? 비판을 하려면 똑같이 하던가? 아니면 아예 하지 말던가.  왜 남자가 가슴팍 드러내면 즐겁고, 여자가 어깨 좀 드러내면 말들이 많은 건데?  

문제는 그게 아니다.         

난 어제부터 <추노>가 보기가 좀 싫어졌다. 그건 여타의 시청자들도 반응이 쌩~한 것 같은데 그 원인을 애정의 삼각구도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인 것 같단다. 그것도 웃긴다. 그런 드라마 잘만 봐줘 놓고 그 엄한 소리냐? 내 이유는 따로 있다. 거 보고 있으면 미드<프리즌 프레이크>가 생각이 나는데 난 솔직히 <프리즌 프레이크> 1,2편까지만 좋았지 3편부턴 보지 않았다. 갈수록 잔인하고 폭력적이어서 말이다. <추노>도 보면 그렇다. 갈수록 폭력적이고 잔인하다. 오늘은 누가 죽을까? 이 사람 아냐? 찍으면 그 사람이 꼭 죽는다. 대사의 흐름이 그것을 암시 한다. 내가 찍은 사람이 죽으면 뭐, "아싸!" 탄성까진 안 나오지만 이것도 재미 있으라고 그 장면을 만드는지 의문이다. 그런 친절은 안 베푸셔도 되는데 말이다. 어제 대길이 자기 얼굴을 그리만든 큰놈이 얼굴을 칼로 사정없이 거놓더만. 그런 게 더 문제 아닌가? 

더구나 원손을 구하겠다고 그 조그만 아이 앞에서 칼 싸움 벌이는데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애 보는 앞에서 뭐하는 건가 싶다. 그 아이 멀뚱멀뚱 세워놓는 이유가 뭔데? 그 아이 정말 대범하다. 역시 원손은 뭐가 달라도 달라. 건질만한 장면은 송태하의 진검승부 하나더만. 

다시 이다해로...         

오늘 아침 인터넷 신문보니 또 난리다. 송태하랑 이다해랑 키스 장면이 적절했느냐 가지고. 아니 사극에 키스 장면 나오는 게 이 드라마가 처음이란 말인가? 그럼 진검승부에서 이기고 다시 여인을 데릴러 가는데 그 자리에 그 여인이 있어줬다면 그 신뢰감에 복받혀 키스를 할 수도 있는거지. 이거 가지고 뭐라고 하는 사람있다면 늬들은 키스도 안해 본 종족들이냐? 물어보고 싶다. 

문제는 이거다

문제는 이거다. 난 이 드라마 도무지 리얼리티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퓨전 사극이라고는 하지만 그리고 굳이 말해 무협 판타지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 만치 리얼리티는 있어줘야 하지 않는가? 남자는 그야말로 집 나가면 개고생이랬다고 개꼴을 만들어 놓고 여자들은 왜 그렇게 끝까지 예쁘게 화장질만 해 놓는 것인지. 이다혜는 송태하 따라 그 먼 제주도까지 따라왔는데 옷 하나 더러워지지 않았고 얼굴은 여전히 화장빨에 빛난다. 그뿐인가? 대길이 좋아하는 그 여자애도 화장빨에 빛이난다. 이게 가능한 설정이라고 생각하는가? 

어제 송태하에게 칼맞고 쓰러진 좌의정의 사위도 보라. 송태하가 사라지가까지 고통스럽게 이리 오라고 소리질러놓고 다 죽어가더만 뒤에 군포졸들이 등장하고 조금 후에 그들을 한꺼번에 다 죽이고 절뚝거리며 가더라. 이게 가능한 설정이냔 말이다.   

리얼리티를 살린 드라마라면 차라리 <파스타>의 공효진이다. 요리사들 화장하면 안된다는 규칙에 잘 따라주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 드라마도 문제는 있다. 거기에 나오는 화장남 말이다. 나름 신인류를 보는 것 같아 새롭긴 한데 왜 그렇게 화장을 하고 나오는 것인지? 남자들 중에 재일 빛이난다. 카메라는 왜 그리 의식을 하는지.

무엇보다도 난 그 피 튀기는 폭력 장면 좀 이런 거 가지고 뭐라고 얘기해줬으면 한다. 그거 아니면 음주 장면. 뭐 그런 거 말이다. 흡연 장면을 없애버리니 음주 장면 대폭 늘렸다. 그리고 남녀가 술이 떡이 돼서 침대에 뒹굴러 자고, 그 다음 여자는 자기 임신했다고 울고불고 쇼하는 이런 장면을 추노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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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2-05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실 이다혜의 문제 장면은 사실 기타 사극에서도 그 정도 수위는 항상 보여주던것 같은데 이번이 더 유난한것 같아요.아마 이다혜 어깨보다 장혁이나 오지호의 복근을 더 보여달라는 무언의 압박이 아닐는지... ^^;;;;;

stella.K 2010-02-05 14:15   좋아요 0 | URL
ㅎㅎ 글쎄요. 그런 건가요? ;;;

메르헨 2010-02-05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드라마 아직 제대로 못봤어요.^^ 기사보면서...이게 뭐...그냥 그러고 말았죠.
오늘은 키스신이 도마에 올랐더군요. 자주 접하다보니..
노이즈 마케팅인가 싶어요. 호홋~!!

stella.K 2010-02-05 14:52   좋아요 0 | URL
그럴수도 있겠네요.
저도 짜증나서 한마디 했네요.ㅜ

노이에자이트 2010-02-05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다혜로 아는 사람들이 정말 많군요.이쁜 누나 이름! 이다해입니다.

stella.K 2010-02-05 16:59   좋아요 0 | URL
헉 그런가요? 고쳐야겠군요.ㅎ
 

어제 <언니네 방>을 다 읽었다. 이 책을 읽다가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 옮겨 본다. 바로 여성들의 '성적 모욕에 대처하는 법이다. 

이 책의 필자 중 한 명인 어떤 여자가 남자 동기의 선배와 연애 비슷한 것을 했다가 헤어졌단다. 연애를 시작할 당시 그 선배는 그 남자 동기의 우상이었고 그녀와 사귀는 것을 알고 그때부터 여자를 못 잡아 먹어 안달이 났단다.(그럼 뭐야? 여자를 좋아라도 했단 말인가? 짜식이 쪼잔하긴.) 그렇지 않아도 우스웠던 그녀. 적당히 무시하고 넘어가려는데 그녀의 여자후배의 생일 날 그 남자 동기도 초대되어 왔단다. 그런데 그놈이(이건 필자의 표현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필자에게 그랬단다. 

"...쫒까라, 씨발..." 

그거야 남자들이 흔히 입에 달고 다니는 습관적인 욕설이라지만, 그때의 그놈의 그 욕은 모욕적인 너무나 모욕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진 의도적인 욕설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상황에서 잘못 대처했다가는 바보가 되겠지 싶었다. 후배들도 있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그런 욕을 그냥 듣고 있기에도 자신은 착하지도 멍청하지도 않다 했다. 그래서 그놈처럼 능글맞게 웃으면서 그놈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는 이렇게 말해줬다고 한다. 

"근데, 정말 미안하지만 말이야. 난 깔 좇이 없는데 어쩌지? 니 좇이나 까지." 

그러자 함께 초대되어 온 그놈의 남자후배들은 하나같이 박장대소하며, 

"우와, 형이 당하다니!" "누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순간 그놈은 얼굴색이 변해가는 것을 보았고, "좇까라"는 그 말에 지가 물먹었다는 것을 깨닫고 새파랗게 질렸단다.(본문 145~146p)  파하하하!! 과연 나도 이 부분을 읽는 순간 박장대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말 대단한 순발력이다. 이 정도는 돼야 이 정글의 수컷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다 싶기도 하다. 

오늘 점심에 J를 만났길래 얘기해 줬더니 그녀도 깜빡 넘어간다. 그러더니 J도 한마디 한다. 자기 아는 친구 중에 정말 엉뚱한 친구가 한 명이 있단다. 그 친구도 그런 비슷한 상황에서 절대 당황하지 않는 친구라고 하는데, (좀 오래된 이야기지만) 정말 바바리맨을 만났단다. 그 친구의 가던 길을 가로 막고 바바리를 열어 보이자 오히려 당당하게, "야, 그것도 물건이냐?" 한 마디 쏴 줬다는. 그런데 이 바바리맨 진짜 간땡이가 붓긴 부었나 보다. 얼마 안 있다 또 다시 나타나서 바바라를 열어 보이는데 적당히 발기가 되어 있더라나? 그러자 이 친구도 뒤질새라, "오, 실한데?!" 했다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깜빡 넘어갔다.ㅋㅋㅋㅋ  

이 책이 알려주는 성적 모욕에 대처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1. 절대 당황하지 마세요. 당신은 침착할 수 있습니다. 

2. 기분 나쁜 웃음을 흘려보세요. 당신이 여유있어 보이면, 상대는 한 발 물러서게 되어 있습니다. 

3. 받은 말은 그대로 반사! 논리적으로 싸우려고 하지 마세요. 어차피 안통하니까요. ...당신이 받은 모욕적인 말을 이용해서 민첩하게 받아치면 성공 확률 99%! (148p)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세상에 모든 남자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이 나라 어디에선가 성적인 모욕을 당하고도 오히려 얼굴을 붉혀야 하는 여성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 글을 쓰고 있으니 예전에 보았던 <로빈 꼬시기>란 영화가 생각이 난다. 거기에 나왔던 엄정화, 직장 상사한테 성추행 당할 뻔한 상황을 아주 대담하게 역전 시켰다. 그때 그 장면 보고 얼마나 웃기고 통쾌 하던지!! 참고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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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가 이 책에서 정말 말하고 싶은 것
    from stella09님의 서재 2010-02-06 14:08 
    엊그제 이 책을 읽고 거기 나온 '성적 모욕에 대처하는 법' 이란 글을 올렸더니 지금까지 추천을 무려 17개나 받았다. 글이 워낙 재미있어서 함께 나누자고 올렸을 뿐인데 추천을 그렇게나 많이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렇게 추천을 많이 받은 이유는 뭘까? 나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재미있어서 받은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 여성들은 여전히 성적 모욕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내
 
 
프레이야 2010-02-03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엄정화 생각나요.
근데 싱글즈에서였던 것 같은데요, 아닌가ㅠㅠ
저도 가물가물..ㅎ

L.SHIN 2010-02-0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들이여, 당당하여라-!

바바리맨 이야기는 비슷한 걸 전에 들었는데, 책 속의 여자는 제대로 이긴..ㅋㅋ
오히려 당당한 여자들 앞에서 맥도 못추는 것들이..

무스탕 2010-02-03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부분 읽으면서 많이 웃었어요 ^^

제가 결혼하고 얼마 안 돼서 사무실에서 고무 골무를 손가락에 끼고 일을 하고 있는데 남자직원이 하는 말이 '신랑 콘돔 가져다 쓰냐?' 그러더군요. 그 직원 빤~히 쳐다보고 '**씨는 이걸로 가능해요? 우리신랑은 택도 없어' 그래줬더니 얼굴 벌개져서 더 말을 못하더군요 ^^;;;

Arch 2010-02-03 23:47   좋아요 0 | URL
꺄악 ^^ 최고최고~

메르헨 2010-02-04 08:34   좋아요 0 | URL
진정 최고십니다...^^

아시마 2010-02-04 17:16   좋아요 0 | URL
진정 고수십니다. 엄지 우뚝!

Arch 2010-02-03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이 책 참 좋죠? 언니네 태그놀이말고 이 시리즈는 다 좋았어요.
정말 성적 모욕에는 더 센 방법을 써야 통하는 것 같아요.

엄정화 나온 장면은 <싱글즈>였어요. 그 장면에서 엄정화는 엄청 멋졌는데 자기가 왜 직장을 그만뒀는지 잘 모르겠던데요.

메르헨 2010-02-04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들이...오래오래오래 전에 있었다면 좋았을텐데...싶습니다.^^

stella.K 2010-02-04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아치님/제가 알기론 <로빈 꼬시기>로 알고 있는데 님들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흔들리네요. 혹시 보시게 되면 알려주세요.^^
엘신님/바바리맨 들으셨어요? 그럼 제가 아는 J씨가 말을 잘못 옮긴 것 일수도 있네요. 암튼 그거 보고 어찌나 웃기던지!
무스탕님/정말 최고이십니다. 엄지 손가락을 번쩍 듭니다!!ㅎㅎ
아치님/네. 오래 전에 우연히 손에 들어와서 이제야 읽게되었네요.^^
메르헨님/그렇죠? 그만큼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야할런지...

카스피 2010-02-04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만쉐이~~~~^^ 정말 대단한 방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