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을 좋아해 드디어 드라마 <사랑의 이해>를 지난 몇 주간에 걸쳐 봤다. 솔직히 말하면 다 보지도 못했다. 마지막 16회는 안 봤다. 한 중반까지는 괜찮게 봤다. 하지만 역시 연애 드라마는 나에겐 과유불급하다. 드라마가 나쁜 건 아닌데 역시 사람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재확인하는 정도? 하지만 인스턴트 사랑만을 되풀이하는 사람에게 이들의 사랑은 얼마나 진지한가. 그 점은 높이 사 줄만하다.     


                               


근데 지루하다. 또 얘기하는 거지만 16회에 맞출려고 길게 늘려놨다는 생각만 든다. 안수영 보단 내가 더 마음이 간 건 상수를 사랑하다 팽 당한(적당한 표현이 생각이 나질 않는군.ㅋ) 박미경이다. 뭐 부자라는 재수없는 조건만 빼고 당당하고 적극적이고 인간성도 좋다. 적극적인 거까지는 좋았는데 상수의 아파트까지 찾아가 하룻밤 재워 달라고 하는 건 좀 너무 들이덴다 싶기도 하지만,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쿨하게 웃으며 안녕하고 돌아서는 게 보기 좋았다. 


솔직히 세상엔 사랑을 이루는 커플 보단 이루지 못한 싱글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때마다 원망하고 우울해하면 이 지구상에 살아 남을 존재는 없다고 본다. 또 너무 결과만을 따져서 여자가 먼저 사랑하면 손해라는 구세대적인 사고방식도 이제는 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쪽이 됐든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은 모험을 하게되어 있다. 그것을 싸잡아 그렇게 말하는 건 그 사람의 사랑을 너무 가볍게 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다 지난 주, 연애에 관한 이야기는 뻔하니 문장으로 승부를 걸아야 한다는 한 알라디너님의 리뷰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과연 그렇겠구나 싶은데 그건 역시 소설이나 해당되는 말인 것 같다. 드라마는 대사에 너무 날을 세우는 경향이 있어 그 감동이 오히려 반감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도 굳이 16회까지 볼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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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5-22 1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랑이라는 것은 손을 마주잡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내가 먼저 내밀어도 상대가 잡지 않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겠죠. 때로는 맞잡고 있다가 어느 순간 서로 비어버린 손을 보며 당황하기도 합니다.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손해라고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닌 권력관계로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어요. 개인적으로는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사랑이 끝나도 그 관계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더 많다고 생각해요. 더 많이 아플수록 더 많은 깨달음을 얻을 기회가 생기는 것이겠죠.
댓글은 이리 써놓았지만 멜로물은 안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stella.K 2023-05-22 16:53   좋아요 2 | URL
오, 대디님! 드디어 저의 서재에 첫 댓글을 남겨주시는군요! ㅋㅋㅋ
이거 원작소설이 있는데 그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드라마 괜찮다고 해서 봤는데 배우들의 연기는 나름 좋은데
저도 멜로물은 끝까지 본게 별로 없어요.
이리도 구구절절이 쓰신 걸 보니 사랑을 많이 해 보셨나 보군요. ㅎㅎ

DYDADDY 2023-05-22 19:27   좋아요 1 | URL
음? 첫 댓글이었어요? ^^;;; 투비에서 댓글 남긴 것을 서재에도 댓글을 남겼다고 생각했었나봐요. ㅋㅋㅋㅋ
멜로는 체질이 아니라 소설도 잘 안보는 편이에요. 더군다나 드라마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꾸 멀리 하게 되요. 제가 읽는 책을 보시면 아실거에요. ㅋㅋㅋㅋ
사랑에 대해 쓴 것은 사랑에 대해 쓰신 부분에 대해 느낀 것을 쓴 것이라 사랑을 많이 해봤냐고 물으시면 그다지 자신은 없어요. 다만 지금도 사랑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확실해요. 신생아실을 들어가는 것부터 지금까지 봐왔는데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죠. ^^

stella.K 2023-05-22 19:37   좋아요 0 | URL
엇, 마지막 말씀이...그럼 대디님 혹시
산부인과나 소아과에서 일하시나요?

저도 예전엔 TV 보는 시간이 아까워 안 봤어요.
유일하게 보는 게 주말의 명화 같은 거였죠.
그런데 대본 쓰는 일을 하다보니 바뀌더라구요.ㅎ

DYDADDY 2023-05-22 19:53   좋아요 1 | URL
딸아이 이야기입니다. ㅋㅋㅋㅋㅋ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존재죠. ^^

stella.K 2023-05-22 19:5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선을 넘었군요.ㅠㅠ

DYDADDY 2023-05-23 15:25   좋아요 0 | URL
댓글을 늦게 봤어요. ㅠㅠ 제가 쓴 문장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 괘념치 마세요. ^^

서곡 2023-05-22 1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끝까지 다 보긴 했지만 다 안 보신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ㅋㅋ 드라마 다 보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군요

stella.K 2023-05-22 19:01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거 보통 일 아니에요.
그런데 이상하게 또 보게 되더라구요.
웬지 안 보면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그냥 소설 대신 본다고 생각해요.
소설 쓰시는 분들한텐 미안한 일이죠.ㅠㅋㅋ

니르바나 2023-05-22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사랑의 이해, 연애의 이해 다 좋습니다.
드라마 제목이 철학책 제목 같아서 좀 부담스럽기는 해도요.
저 같으면 15회까지 시청했다면 그 동안 드라마 본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마지막 16회까지 다 보았을텐데...
스텔라님 유연석 좋아하시는군요.

stella.K 2023-05-22 19:12   좋아요 2 | URL
니르바나님 말씀에 백번 동의합니다.
저도 누가 저 같은 사람이 있다면 니르바나님처럼
말해 줬을 겁니다.
근데 이것 말고도 찜해 둔 드라마가 몇 개가 있어요.
언제 다 볼지 모르죠.
저는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뿌리를 뽑는 그런 스탈이 아니라
오래두고 보거든요. 그러다보면 좀 지치더라구요.ㅠ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는 강하늘하고 조승우죠.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배우중 하나가 유연석이란 말씀.^^

페넬로페 2023-05-23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드라마 정말 답답했는데 안수영이 처한 상황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도 생각했어요.
저는 오히려 유연석의 미적지근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요~~
직장에서의 차별에 얼마나 열이 받던지요 ㅠㅠ

stella.K 2023-05-24 15:1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솔직히 이 드라마 10회안으로 끝냈으면 좋았을텐데
좀 많이 늘려놨다 싶더군요.
안수영 역을 맡은 배우는 차분하게 연기를 잘한다 싶은데
답답하긴 마찬가지더군요. 그래도 유연석은 뒤로 갈수록
좀 저돌적이기도 하던데...
암튼 전 그나마 박미경이 좋았어요.
근데 정말 직장에서 저럴까? 의문스럽기도 하더군요.
그러다가도 드라마니까 그런 거겠지만 저런 기류가
밑에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정말 직장생활하는 거 쉽지 않겠다 싶어요.
드라마 평점이 생각 보다 높지 않던데 좀 아쉽긴 하더군요.^^
 

0. 대체로 흐리고 바람


1. 정신없는 4월이 가고있다. 날씨만 보더라도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고 황사와 미세먼지도 장난 아니다. 내일부터 5월이 시작되고 기온은 차츰 안정을 되찾으면서 오르겠지만 대신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겠지.


2. 이번 달은 이것저것 손에 든 책은 몇권 되지만 완독한 책은 유일하게 강인숙의 <글로 지은 집>이 유일하다. 마음만 먹으면 금방 읽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게 안 됐고 아마 앞으로도 무슨 책을 읽던 그럴 것 같다. 나의 독서는 완독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ㅋ


3. 어제 우연히 TV에서 이 영화를 봤다. 

그렇지 않아도 한 번 봐야지 했는데 잘 됐다 싶었다. 나름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3.5 정도는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학문의 자유를 위해 탈북을 했지만 북에도 남에도 정착할 수 없었던 한 북한출신 수학자의 이야기를 꽤 사실적으로 그렸다. 

주인공 이학성(최민식 분)을 통해 북한은 수학이란 학문을 체제와 전쟁준비에만 쓰려고 하고, 남한은 그저 좋은 대학을 가기위해 공부할 뿐이다. 수학은 수학으로 순수하게 좋아할 수 없기에 이학성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아들과 함께 월남했지만 남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월북을 시도하다 죽는다. 이렇듯 그는 아버지로서 자식을 잃은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역시 사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린 탈북민을 환대할 의무가 있다. 환대할 때 환대하지 못하면 우린 반드시 그에 대한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영화의 흐름이나 구조가 알 파치노가 나왔던 <여인의 향기>와 흡사하다. 믿고 보는 배우 최민식의 묵직한 연기가 볼만하다. 

중간에 17살 소녀와 함께 듀엣으로 수학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다분히 쇼적이란 느낌이 든다. 앉은 자리에서 그런 유창한 피아노 연주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둘 다 굉장한 피아노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더구나 듀엣 아닌가. 그래도 뭐 연주 자체는 볼만했다. 

배우들이 원래 수학에 그렇게 뛰어날 것 같지는 않은데 칠판이나 노트에 어떻게 천연덕스럽게 푸는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존경스럽기도 하다.

보다보니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는 게 생각이 났고, 이제는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수학 잘하는 사람 보면 부럽긴 하다.      

        



4. 한 3년 동안 사람을 안 남나고 살아서일까? 자꾸 약속을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근래 그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그러고 보면 내 성격이 외향적이었던가 싶기도 한다. 난 분명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기 빨리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5. 나이를 먹어서일까. 요즘엔 하루하루 시간이 가는 게 아깝다고, 내가 앞으로 얼마를 살겠다고 몸을 사리는가 그런 생각이 든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조용히 사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말이다. 아무래도 호르몬의 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여자는 나이가 들면 남성적이 되어간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그런가, 얼마 전 누구와 싸우고 성에 안 찼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는 나와 동갑내기 남잔데 이 사람은 처음에만 화를 발칵 내더니 이내 그 싸움에 책임도 지지 않고 숨어버렸다. 뭐 미안하다 어쨌다 말도없이. 말하자면 이 사람은 여성 호르몬이 넘실거렸던 거겠지. 뭐 그래서 평화가 유지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로선 가장 안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박터지게 싸우고 영영 안 보던가 아니면 화해하던가 그게 내가 원하는 건데.

내가 자꾸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것도 성격보단 호르몬의 변화인지도 모른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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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3-05-01 16: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에 제가 독서 모임 세 개에 참석해요. 십 년 전 때 사람 만나기 적극적이지 않았던 과거 제 모습과 비교하면 정말 많이 변했어요.. ㅎㅎㅎ 과거의 저는 독서 모임 하나만 꾸준히 참석해서 책 한 권을 완독하면 만족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어요. 독서 모임에 참석하면 책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사람 사는 이야기에 더 경청하게 되더라고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책에 없는 삶의 지혜나 지식을 얻을 수 있어요. 그리고 내가 세상이나 타인을 바라보고 대하는 시선이나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고요. 독서 모임에 만나는 분들 전부 성격이 따뜻하고 생각이 깊어서 제가 배울 점도 많고, 책을 매개로 즐겁게 수다를 떨 수 있어서 좋아요. 저도 책을 매우 좋아하는 놈이지만, 그래도 책보다는 사람이 중요해요. ^^

stella.K 2023-05-02 14:17   좋아요 0 | URL
오, 보통 사람은 사람 대하는 게 싫어지면 책 속으로 숨곤하는데
넌 오히려 책을 통해서 사람을 만나는구나.
바람직한데?^^

yamoo 2023-05-04 06:42   좋아요 1 | URL
여러 개 모임을 하다보면 피로도가 쌓일 때가 옵니다. 모임은 사람이 중요한데 이상한 사람 하나 끼면 모임 와해되는 건 순식간이더군요..^^;;

몇 번 겪으니 다시는 모임을 만들지 않고 모임에 나가지도 않아요..ㅎㅎ

yamoo 2023-05-04 06: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로 지은 집> 찾아봤어요. 흠...당분간은 읽지 못할 거 같지만...^^;;

수학교양서는 요즘 양서가 아주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요. <대량살상 수학무기>는 그 중에서도 원탑인 것 같기두 하고..<수학은 스토리다>는 안봤지만 박경미의 책과 비슷한 부류 같습니다.ㅎㅎ

3년 동안 사람을 안만나면 약속을 잡고 싶을 수도 있겠습니다만...그건 성격이 외향적인 건 아닌 듯합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1달도 혼자 있지를 못해요...ㅎㅎㅎ

stella.K 2023-05-04 13:15   좋아요 1 | URL
글로 지은 집은 야무님이 좋아하는 스탈은 아닐 것 같긴해요. ㅎ
그래도 전 이책 재밌게 봤어요.
리뷰를 쓰고 싶은데 게을러서 못 쓰고 있답니다.ㅋ

영화 보세요. 수학이란 소재를 통해 남한과 북한 사회를 비판하는데
전 나름 좋았어요. 최민식이 어느 고등학교 수위로 나오는데
할아버지라고 불어야겠구만 자꾸 아저씨라고 부르니 좀 어색하긴 하더군요.

그렇죠. 저도 사람만 줄창 만나고 있으면 피곤해해요.
외향적인 사람 만나면 더더욱.
근데 제가 이러는 걸 보면 호르몬의 변화인 것 같습니다.ㅎㅎ

레삭매냐 2023-05-09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려서는 시간 아까운 줄 모르고
그렇게 허랑방탕하게 살았는데...

말씀이 어찌나 이리도 구구절절
하게 와 닿는지요.

서로 안보는 것도 화해하는 것도
모두 쉽지 않은 미션이지 싶습니
다.

stella.K 2023-05-09 16:11   좋아요 0 | URL
누가 보면 매냐님 되게 방탕하며 산 줄 알겠어요.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서로 안보는 것도 화해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뭐 이렇게 사람의 관계는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ㅠ
 

0. 흐림

얼마 전 비가 오고 어제는 찬란하다시피 날씨가 좋아서 한동안은 또 날씨가 좋을까 싶었더니 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내일은 다시 맑을 거라고하니 정말 샌드위치데이다.


1. 지난 주일이었나? 밤에 우연히 TV를 보니 챗GPT가 글쓰기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펼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거기엔 SF에 종사하는 작가를 비롯해 기획자, 출판사, 과학자 등등의 사람들이 모였다. 다들 GPT의 성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것과 함께 작업을하니 시간이 많이 축소가 되고 책이 금방 나올 수 있겠다고 감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PT를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는 않았다. 결과물을 보면 그냥 나쁘지 않다는 정도지 크게 만족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야기를 써나가는 것도 그렇고, 디자인도 그렇고 여러 가지면에서. 나는 처음에 그들의 말에 조금은 안도했다. 하지만 뒤짚어 생각해 보면 정말 안도해도 좋은 걸까? 꼭 그렇지만도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작가도 아주 뛰어난 작품을 쓰는 몇 작가를 제외하면 다들 고만고만한 작품들 쓰지 않나? GPT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되면 독자들에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거고 작가는 그만큼 설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될 것 아닌가. 뭐 독자의 선택의 문제고 취향의 문제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나저나 난 정말 기계에 관해서는 문외한이고 여전히 디지털 보단 아날로그의 취향을 . 더 그리워하는 쪽이다. 으야면 좋을런지 모르겠다. 더 이상 모르는 게 약이라고 버티는 건 좋은 게 아니다. GPT에 대해 좀 책이라도 훑어봐야겠다.


2. 이제 난 웬만해서 해외 드라마는 안 보는데 우연히 보게된 드라마다.        

            

재밌다. 난 우동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닌데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가래떡 같은 질감의 우동을 좋아한다.드라마가 좀 오래되었나 했더니 제작년도가 2021년이다. 그렇다면 그리 오래된 드라마도 아닌데 화면은 10년 전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그런데 내용은 좀 웃기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고 뭔가 끈끈한 의리가 느껴진다. 

특히 제 맨 가운데 있는 얄상하고 미끈한 남자가 점장으로 제면소에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이 되는데 약간의 미스터리면서 깍듯하면서 웃긴다. 한마디로 배역을 잘 소화해 낸다. 특히 마지막화에서 호텔 사장이 점심을 먹겠다고 카레우동을 시켰는데 점장이 실수로 나무젓가락을 짚는 바람에 회장의 와이셔츠에 카레우동을 패데기를 친다. 그게 어찌나 옷기던지. ㅎㅎㅎㅎ

무엇보다 총 6화고 20분 내외라 보는데 부담이 없다. 오히려 너무 짧아서 아쉬울 정도다. 한드는 너무 길고, 일드는 너무 짧고. 좀 반반씩 섞으면 안 될까 아쉽다. 아무튼 괜찮은 드라마다. 기분이 꿀꿀한 날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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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4-21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챗GPT에 대한 기사가 요즘 많이 나와요. 저는 챗의 책을 보게 된다면 신뢰하지 않을 것 같아요.
인터넷 검색으로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정보만 제공할 듯싶고 이것도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많고요.
무엇보다 사유 깊은 글은 쓰지 못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두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이것도 점점 진화해서 우리를 놀라게 할지 모르니까요.
안 그래도 경쟁자가 많은 시대에 이젠 기계와도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군요.

stella.K 2023-04-21 13:44   좋아요 1 | URL
그렇죠. 사유 깊은 문장은 못 만들거예요.
그런데 지식을 전달은 잘 할 것 같긴해요.
저는 챗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몰라요. ㅎㅎㅎ
어쩔 수 없이 공존해야 하는 그런 시대로 갈 것 같아요.
그런 거 보면 옛날 저 어렸을 때 봤던 <캐산>이란 만화영화가 생각이나요.
편하자고 로봇을 만들었는데 그것에 의에 지배당하는 디스토피아를
다룬 건데 누가 제작했는지 놀랍고 다시 한 번 보고 싶더라구요.

니르바나 2023-04-21 16: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챗GPT란 말 들으니 오래 전에 많이 썼던 단어 <포스트 모더니즘>이란게 생각나네요.
말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쓰면 이것을 이용해서 상품을 만드는 구조지요.
<4차산업>이란 것도 그런 것 중에 하나로 봅니다.
조금 있으면 4차산업도 모르는데 5차산업이 나오겠지요.
이런 것을 모르면 세상 추이에 뒤떨어지는게 아닌가 조바심낼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가뜩이나 어지려운 머릿속만 복잡하게 만드는 것 때문에 이런 말도 있습니다.
고전으로 돌아가라!

stella.K 2023-04-21 19:18   좋아요 3 | URL
아, 니르바나님 이리 말씀해주시니
저의 팔랑귀가 춤을 춥니다. ㅎㅎ
맞습니다. AI가 휩쓰는 것 같아도
AI 가전제품 우리가 몇개나 쓰고 있습니까?
그냥 아날로그 시대 때 썼던 구조에 성능을 더한 정도죠.ㅋ
우리가 그걸 만드는 것도 아니고.
지금이 5차고 곧 2, 3년만 지나면 6차라고 떠들지 않을까요?
암튼 고전으로 돌아가라는 말씀에 마음이 편해졌습니다.ㅎㅎ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희선 2023-04-22 0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컴퓨터는 써도 챗GPT에 거의 관심 없습니다 뭔가 물어보면 대답해준다는 말이 있기도 하던데... 저는 그런가 보다 하면서 삽니다 세상이 빨리 가든 그냥 저는 천천히 가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책을 많이 못 봐서 아쉬워 하기도 하는군요 책도 하나를 천천히 보라고 하지만, 그건 못하기도 합니다

일본 드라마는 보통 40분 넘고 10화나 11화까지 해요 가끔 짧은 것도 있기는 해요 그래도 한국 드라마보다 짧을지도 모르겠네요 한국 드라마 안 봐서 모르는데 요즘은 짧아진 것 같기도 하더군요 길게 하는 것도 있겠지만...


희선

stella.K 2023-04-22 19:01   좋아요 1 | URL
거의 10년전쯤 S 본부에서 시트콤을 했는데
20분 내외였는데 꽤 괜찮았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시트콤이 별로 환영을 못 받나 봅니다. 이후로 새 작품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간혹 12회 정도 하는 게 있긴 하더군요. 하지만 회당 길이는 60분 정도 합니다.
좋은 건 16회도 짧죠. 근데 그런 거 얼마 안 되고
12회에서 10회 정도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yamoo 2023-04-26 1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챗GPT란 말...저도 가입해서 해봤는데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은 분야는 아예 결과물을 못 내놓더라구요. 일단 인공지능이 넌문등은 쓸 수 있는데 이게 초기 버전이라 앞으로 버전업되면 왠만한 작가 뺨치게 잘 쓸거 겉아요. 얼파고가 증명했듯이 인간이 산출하는 모든 것을 평균이상으로 잘 내놓을거 겉아요. 이건 창작자둘에게 매우 위햡적인 사태일듯해요. 대체재가 스만큼 널리게되니..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글구 일드라...일드 본 적이 너무도 아득한 과거라서뤼..^^;;

stella.K 2023-04-26 19:19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 생각해요.
사람이 쓰는 글도 중간이나 중간을 밑도는 글들이 더 많지
잘 쓰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그럴바엔 챗이 쓴 글을 보겠다고 할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TV가 나오면 라디오 영화관 없어질 거라고 했는데
21세기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건재하잖아요.
OTT가 나왔는데도 여전히 TV 보는 사람 있는 것처럼
아마 다 섞어서 보겠죠. 챗이 쓴 거 보다 인간작가가 쓴 거 보다. ㅋ

야무님은 관심도 없지만 바쁘시기도 하잖아요.ㅎ
저도 해외 드라마 잘 안 보는데 가끔 일드 보면 아기자기한 게 재밌더라구요.
시간도 짧고 횟수도 얼마 안 되니 책 안 읽히는 날 함 보세요.^^

레삭매냐 2023-04-30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동 언급하시니...

그전에 저희 동네에 발로 밀가리
반죽을 치대는 사누끼 우동집이
생겼었는데...

맛을 한 번 보고 싶었으나 오래
버티지 못하고 바로 망했다는.

번역이 초창기에도 그랬지만 왠지
GPT도 비슷한 궤적을 그리지 않을
까 싶습니다. 아마 차차~ 나아지지
않을까요. 부디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대할 뿐입니다.

stella.K 2023-04-30 18:13   좋아요 1 | URL
우동이 울나라에선 별 인기가 없나봐요. 일본라멘도 그렇고.
GPT도 잘 쓰면 좋긴하겠죠. 대신 번역가들 설자리가 좁아지겠죠.ㅠ
 

0. 맑음. 바람

어제보다는 좀 잦아들긴 했지만 바람이 여전히 많이 분다. 4월이 바람이 많은 달이긴 하지만 예사롭지가 않다.


1.

 어제 백세희 작가에 대한 기사가 났다.

최근 이 책이 영어로 번역돼 영국에서 전자책을 포함 10만권이란 경이적인 판매고를 달성했다고. 우리나라에서도 50만권이 팔렸다고 한다. 

나는 내친김에 작가가 세바시에 나온 영상도 챙겨봤다.

뭐 나름 똑부러지게 강연하는 것을 보고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역시 난 제사 보다 젯밥에 관심이 많은 속물이란 생각이 드는게, 책 덕분에 부모님이 진 빚을 갚아드렸다고 한다.

하긴 우리나라에서만도 50만권이면 적지않아 보이긴 한다. 요는 우리나라 사람들 책을 안 읽는다고 해도 읽는 사람은 읽는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이 책은 현재 작가 자신이 앓고 있는 기분부전장애 (가벼운 우울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치유하는 치유기 내지는 극복기를 다룬 것이다. 제목을 그렇게 정한 것도, 언젠가 너무 우울해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그때 친구가 만나서 떡볶이를 먹잔는 말에 그래 이거는 먹고 죽자라고 생각하고 먹은 적이 있는데 거기서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떡볶이라고.


최근 이런 가볍고도 다소 긴 문장의 제목의 책이 많이 나온 줄로 아는데, 나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제목에서는 딱히 끌리지 않아 내용이 그런 것인 줄도 모르고 볼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내가 그러고 있는 사이 영국에서 그렇게 판매고를 올렸다면 내용도 내용이지만 제목이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영국에서 떡볶이란 한국 서민음식이 있다는 걸 모르진 않겠지. 물론 모르는 사람도 있긴 할 것이다. 제목도 영어발음 그대로 ‘tteokbokki’  라고 썼는데 그 특이함에 더 구매하지 않았을까? 


나는 또 내친김에 서평이 어떤가 싶어 훑어 보았는데 반응은 생각 보다 싸늘했다. 아니 거의 혹평에 가까웠다. 물론 개중엔 높은 평점을 줬던 리뷰어도 있었지만. 어쨌든 그렇다면 작가는 보통 냉정한 멘탈이 아니라면 자신의 책에 리뷰가 어떤지 일부러 찾아 보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분부전장애에 하나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나는 뭐 백세희 작가만큼 유명하지도 않지만, 지난 2015년에 책을 내고 이곳 알라딘에선 좋은 평을 받았지만 한참 지나서 우연찮게 다른 사이트에서 내 책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리뷰를 본적이 있다. 내가 성격상 욕 먹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순간 욱해서 댓글 하나 달아 볼까 하다가 그만뒀다. 


나도 아주 가끔은 뭐 하나 잘못 사면 차마 점잖은 사람은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기도 하는데, 기대했던 책이 마음에 안 들면 그 정도의 비난이야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동안 읽느라 들인 돈과 시간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한 걸 가지고 그렇게 비난한다면 그 보다 더 큰 일은 어떻게 할까 인격이 의심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그 후유증 나름 오래 가더라.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본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런 멀쩡한 정신의 소유자도 이런데 그럴 땐 안 보는 게 장땡이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보면 책은 원고가 작가의 손을 떠나는 순간 그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저 이름만 작가일뿐 냉정하게 말해 책은 독자의 것이다. 내 책을 읽는 독자와 읽지 않은 또 앞으로도 읽지 않을 독자. 그러므로 독자가 작가의 작을 가지고 뭐라고 하던지간에 그건 철저하게 독자의 목이지 작가의 몫은 아니라는 것. 그러므로 독자의 말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아무튼 우리 에세이가 그렇게 외국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우리나라에서 서자 취급 받는 것들이 외국에선 효도하는 것도 많지 않은가. 백세희 작가 그 이후에도 계속 책을 냈던 모양인데 누가 뭐라고 하든 일희일비하지 않고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좋은 책 많이 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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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3-04-12 17: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영국에서도 출판되었군요@_@;;; 저도 안 읽었어요. 안 읽어도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으로ㅎㅎ;;;;;;;;;;; 헐. stella. K님께도 그런 일이 있었군요@_@;;; 어디나 이상한 사람들이 있나봐요. 저도 신경 끄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요. 연예인들도 댓글 안 봤으면 좋겠어요(이런 오지랖-_-;;;;)

stella.K 2023-04-12 18:11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제가 쓰신 연예인에 관한 문나잇님 댓글 쓰려다 말았는데 정말 그런 악성댓글 안 보면 좋겠어요. 그런건 뭐하러 보고 유명을 달리해요.ㅠ

니르바나 2023-04-12 17: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쓰는 모든 분들에게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stella.K 2023-04-12 18:01   좋아요 1 | URL
뭐 글 쓰는 사람들이 다 옳기야 하겠습니까만 열심히 쓰는 사람에게 최소한 인격적 비난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타당한 비평은 받아들이겠지만.

yamoo 2023-04-12 1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세희 작가..첨듯는데...많이 팔렸다고 좋은 작품인건 아닙니다.영국에서 그만큼 팔린건 떡볶이가 한몫 했을수도 맀습니다.. 책을 낸 이상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수는 없어요. 저자의 숙명으로 받아들이셔요~~

stella.K 2023-04-12 19:57   좋아요 0 | URL
책이 꼭 좋자고만 읽겠습니까? 어쨌든 사람들이 아무리 책을 안 읽는다고 해도 한 작가에게 행운일 가져다 줄만큼은 읽는구나 싶어 부럽기도하고 잘됐다 싶기도 하던데요? ㅎ
그렇죠. 그게 작가가된 댓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ㅋ

희선 2023-04-13 2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기사 봤어요 이 책이 다른 나라 말로도 나왔구나 했습니다 이 책으로 부모님 빚을 갚다니 대단하네요 자기 마음이 나아가는 걸 썼다니 부럽기도 합니다 지금 다 나았는지 여전히 안 좋은지 모르겠지만... 아주 다 낫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살아가겠지요


희선

stella.K 2023-04-14 11:50   좋아요 2 | URL
제가 알기론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줄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병이 낫다 안 앗다가 아니라 낫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겠죠. 그러다 보면 언젠간
치유에 도달하지 않을까요?
그 기사와 영상을 보는데 저도 뭔가 모를 희망, 용기 그런게
생기더라구요. ㅎ
어쨌든 희망을 가지고 사는 거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2023-04-15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5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5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5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5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6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3-04-16 1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면 책 광고가 정말 많아요. 그런데 광고로 노출되는 책 대부분은 에세이에요. 그리고 인터넷이나 SNS에 공개된 경구를 모아놓은 책들? 아무튼 금방 읽을 수 있는 책들을 홍보하는 광고가 많더라고요. 저는 지나칠 정도로 반복 노출되는 광고가 책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광고를 통해 노출된 책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이 그 책을 아예 안 읽는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어쨌든 요즘 출판사들은 광고를 많이 내서 책을 홍보하더라고요.

stella.K 2023-04-16 12:41   좋아요 0 | URL
맞아. 네 말이 틀린 건 아니지. 근데 모르긴 해도 안하는 거 보단 하는 게 나니까 그렇게 하는 거 아닐까? 난 어쨌든 출판계가 살아났으면 좋겠어. 그래야 멀리는 절판율이 줄어들고 좋은 책을 마음껏 읽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0. 흐리고, 비


오랫동안 가물다 비가 내려서 좋긴한데 대신 꽃잎이 많이 떨어졌다. 

비만 오면 좋을텐데 바람이 부니 봄꽃들로서는 좀 억울할 것이다.


1. 안 좋은 일이 있었다. 

미주알 고주알 쓰진 않겠지만 하도 마음이 상해서 잠도 못자고 한동안 좀 부글댔다. 그나마 지금은 많이 안정이 됐고, 점점 나아질 것이다.


1-1. 그런 일이 있기 전 한 모임에서 오랜만에 만난 한 지인의 말이 생각났다. 그는 지금까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안 당해 본 일이 없는데 그때마다 사람이 바닥을 치면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위로삼아 얘기하던데 그거 다 뻥이라고 했다. 올라가긴 뭘 올라가냐고. 올라 간다고 나아질 것도 없다고. 단지 바닥에 내려 앉았을 때 처음보단 좀 단단해져서 덜 놀라고 당황하지 않는다는 정도라고.과연 그 말이 맞겠다 싶기도 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지 일주일쯤 지나서 그 일을 당했고 또 일주일이 지나서 새로운 일로 마음을 확 긁히고 말았다.

   

1-2. 나는 정중동의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떠한 것에도 흔들림이 없는 사람. 그도 그럴 것이 그 두 가지 일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다 과거에 경험해 봤거나 연장선상에 있던 일이다. 그러나 난 그런 사람은 결코 되지 못할 거라는 걸 안다. 대신 이런 사람은 될 수 있을 것 같다. 욕쟁이 여사. 그러다 나중엔 욕쟁이 할머니가 되겠지. 

뭐 그런다고 해서 정말 욕을 하겠다는 건 아니고, 뭐든 마음에 쌓아두지 않고 사안에 대해 그냥 명중시켜 버리겠다는 것이다.

사람이 정중동의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가만히 있으면 정말 가마니로 보겠더라. 그래서 그 사람을 앞으로 다시 만날 것 같지는 않아 이메일로 당신이 지금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낱낱이 까발려줬다. 그랬더니 속이 좀 후련해졌다. 까짓 거, 내가 앞으로 세상을 얼마나 더 살겠다고 할 말도 못하고 산단 말인가. 하도 하고 나오는 행색이 우습고 구려서 (아니 구린 것도 아니다. 이건 완전 저능이다.) 한마디로 까줬다. ㅎㅎㅎ 

하지만 그렇다고 잠을 잘 잤던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잠은 못 잤는데 그래도 할 말은 해줬다는 것에서 뭔가 차오르는 쾌감은 있었다. 무엇보다 다시 만날 것도 아닌데 할 말도 못하고 안 만나는 거 보다, 할 말은 하고 안 만나는 것이 낫지 않나?  

그러다 다시 생각해 보니 난 단순히 욕쟁이가 되려는 게 아니라 싸움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걸 알았다. 상대의 급소를 정확히 알아 명중시키는 사람.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지난 날을 회상하며 그때 내가 좀 참고 있을 걸 왜 그렇게 못되게 굴었을까 후회한 적도 있는데 과거는 과거고, 난 평화주의자는 못 될 것 같다. 평화주의자가 되려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허허거려야 하는데 글쎄 막상 상황에 돌입하면 그게 안 된다. 아직도 덜 여물어서일까? 아직은 싸우는 쪽을 택하고 싶다. 물론 항상 싸우겠다는 건 아니고 적어도 싸워야 할 때는 싸우는.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해야하는 일은 어설프게 사랑하고 평화하는 일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일하고 최선을 다해 싸우는 일인거 같다. 사랑과 평화는 진심일 때만 하는 것이여야 하는 것 같다. 


1-3. 내가 그렇게 아파서 끙끙거리는 동안 나를 위로해 줬던 것들이 있었다.


사실 안 좋은 일을 당할 땐 뭐가 눈에 들어오겠냐만, 특히 책에 눈을 박고 있기는 쉽지가 않은데 나는 요즘 저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 잡고 있는 중이다. 

정말 괜찮은 책이다. 특히 저자의 논조가 뭐랄까, 이 저자야말로 진정한 욕쟁이 할아버지인 것 같다. (실제로 도수 낮은 욕이 등장하기도 한다) 냉소적이면서도 거침이 없고, 정확한 곳을 긁어주거나 냉정하게 찔러준다. 한마디로 직설화법의 달인. 정말 아껴 읽고 싶은 책인데 이 책의 큰 장점은 그렇다고 정말 아껴 읽으면 언제 다 읽을지 모를 정도로 두껍다는 것과 저자가 인세를 포기하는 바람에 말도 안 되게 가격에 사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도 얘기했지만 이건 책 읽는 사람에겐 실로 은총이 아닐 수 없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솔직히 요며칠은 거의 모든 것을 작파하다시피(? 그래봐야 특별히 하는 일도 없다. ㅎ) 하고 보고 있는 중인데 정말 재미있다. 이 드라마는 한마디로 다윗과 골리앗 구조인데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늘 다윗 즉 송중기가 이긴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 드라마는 송중기가 아닌 이성민의 드라마란 생각이 든다. 이성민이 진양철 역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난 솔직히 이성민을 보기 위해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고 보면 나도 나이를 먹었다 싶다. 송중기가 안 보이고 늙은 진양철이 보이다니.ㅠ) 

아, 그러고 보니 영화도 나름 꽤 챙겨봤는데 여기선 생략한다.

아무튼 속상할 때 마음에 드는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영화를 보는 건 영혼의 스프를 먹는 것과 같다. 

하지만 속 아플 때 이런 걸로 위로 받기 보단 루틴을 유지하는 게 오히려 더 빠른 회복의 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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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3-04-07 0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드리려 했더니 마음이 안녕하지 못하시네요.
마음이란게 그렇습니다.
좋을 때는 온 세상 바닷물을 다 담아도 될 만큼 넉넉하다가도
속상할 때는 바늘 하나 꽂을 데가 없는게 사람 마음입니다.
따지고 보면 지구별에 잠간 왔다 가는 인생살이가 다 외롭고 고단한 일이지요.
좋아도 한세상 싫어도 한세상 아닌가요.
마음에 담지 말고 세월의 강물에 띄워 보내며 사시길 바랍니다.
재미있는 책과 드라마, 영화를 보면서요.
힘내세요. 스텔라님^^

stella.K 2023-04-07 10:59   좋아요 2 | URL
아, 니르바나님. 저 안녕해요.
저 잘 자고 일어났구요,
오늘은 아침 잠도 길게 늘어지게 잤어요.
저는 잠은 포기하지 못하는 체질이라
며칠 못 자면 며칠은 또 원수 갚듯이 잘 잡니다.ㅋ
그러게요. 정말 좋을 때는 온 세상 바닷물을 다 담아도 될 만큼 넉넉하다가도
속상할 때는 바늘 하나 꽂을 데가 없는게 사람 마음이니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그 사람하고 내내 잘 지냈거든요.
알아 온지도 20년이 넘었구요. 물론 드문드문 만나서 그렇지.
알고 보면 분노조절장애자였나 싶더군요.
전 온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무튼 위로의 말씀 감사합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페크pek0501 2023-04-07 1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살다 보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기곤 하죠. 누구나 그럴 거라고 짐작해요.
저는 후회가 될 때 괴롭더군요. 어떤 땐 참지 못해 말로 확 질러 버려서 후회하며 괴로워합니다.
어떤 때는 바보같이 말 한마디 못하고 참기만 한 게 화가 나서 괴롭고요.
지금 와 돌아보면 어느 쪽을 택하든 저는 괴롭고 후회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알맞은 수위를 모르겠거든요.
괴로울 땐 책도 좋지만 맛있는 음식을 드세요. 배달해 먹는 것도 때론 위로가 된답니다.
자신을 위한 위로의 음식인 거죠. 자신을 사랑해 주기.^^

stella.K 2023-04-07 11:50   좋아요 3 | URL
물론이죠. 먹는 걸 어떻게 포기하겠습니까?
나름 잘 먹고 있습니다.ㅎㅎ
맞아요. 두 가지 다 후회해요.
그런데 그렇게 두 가지를 다 후회한다면 그건 어쩌면
공격본능 보단 방어본능이 더 많은 사람이 그러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전 질러버리고 후회할래요.
이번 경우는 상대가 먼저 불같이 화를 내서 번진 일이거든요.
그 사람이 그런 건 과거에 본인도 뭔가의 일을 겪어왔으니까
그런 거겠지만 그렇다고 제가 그것까지 떠 안고 무한히
인내해 주고 봐 줄 수는 없잖아요.
스스로 치유하고 회복할 일인데. 안타깝죠.

꼬마요정 2023-04-07 15: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님 토닥토닥 힘 내시면 좋겠습니다. 감정 없이 객관적으로 사건을 볼 수 있다면 그야말로 정중동의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정말 쉽지 않아요ㅠㅠ 당장 올라오는 그 화나 억울함 때문에 좀 더 멋지게 쏘아붙일 수 있는 걸 그 때 못하더라구요. 그래도 스텔라님 멋져요. 아마 다음번엔 더 잘 지를 수 있지 않을까요? 담에 이런 일 있으면 꼭 이렇게 해야지, 이런 게 쌓이는 게 바로 연륜이지 싶습니다. 사실 바닥을 치고 있을 때도 힘들고 성공을 해도 공허하고... 삶이란 참 어렵네요.

송중기보다 이성민이 눈에 들어온 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ㅎㅎㅎ 예전에 영화 <스피드> 보고 키아누 리브스 좋아서 영화 <드라큘라> 보고 게리 올드만만 봤던 기억이 나네요. 아, <갱스 오브 뉴욕>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때문에 봤는데 영화 보는 내내 다니엘 데이 루이스만 봤죠. 다들 연기가 정말... ㅎㅎㅎ

stella.K 2023-04-07 18:56   좋아요 3 | URL
그렇죠? 정말 요즘은 빛 좋은 주연 빛나는 조연같습니다.
감정이입이 막 되더라구요.ㅋㅋ
무슨 미쿡 드라마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책을 사 보고 싶다는 생각도 막 들어요.이런 스토리는 좀
보고 배울 필요가 있거든요.

위로의 말씀 고마워요.
그러면서 우리는 살아가는 거겠죠?
주말 잘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3-04-07 22: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남들과 싸우는 게 잘 안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늘 좋은 게 좋은 거! 그러고 살지만 실은 속은 좀 문드러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확 내지르고 싶은데 가족들에겐 되는데, 밖에 나가면 그게 잘 안되어 뭐랄까요? 좀 제 자신이 비겁하단 생각이 듭니다. ㅋㅋ
그래서인지 전 용기 있는 사람들이 좋아요.
이건 아니다! 논리적으로 빡~~ 두 손 두 발 들게 만들어 버리는 사람 말이죠.
이건 연습이 많이 필요한 것 같기도 합니다.
암튼 할 말이 있는데 끙끙 거리지 않고 빡!!!!! 내뱉고 나면 순간 묵은 스트레스는 좀 풀리지 않으셨을까? 싶네요.
이제 시간이란 게 마음을 다스려 주겠죠?^^

그나저나 저 책이 그런 책이었나요?
<세이노의 가르침>이요!
저 책 제 남편이 웬일로 자기 돈을 주고 서점에서 사왔길래, 전 저 책이 경제서적인 줄 알았습니다. 경제서적치곤 제목이?? 그러면서 겉표지만 봤네요. 남편은 주식관련 경제 서적만 좋아하거든요. 아님 자기 계발서만ㅋㅋㅋ
남편이 다 읽고 나면 저도 한 번 받아서 읽어봐야겠군요^^

편안한 밤 되시옵소서!!!

stella.K 2023-04-08 19:02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하지만 가장 좋은 건 역시 안 싸우고 평화롭게
잘 사는 거겠죠.
사실 저도 다혈질이라 싸움은 잘 못해요.
어떤 사람은 상대가 화가나면 오히려 냉정한 사람있잖아요.
그런 사람이 싸움을 잘하는 거죠.
저 같은 경우는 다시 안 만날 생각하고 싸우는 거고. ㅎㅎ
근데 명백한 건 상대가 먼저 화를 냈다는 거죠.
그럼 벌써 지는 싸움을 하는 거거든요.
싸울 때 화내지 않는 것. 그것만으로도 반은 이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자기계발서쯤 될 것 같아요.
이 세이노라는 사람 블로그에선 상당히 유명한 사람이더군요.
책으로 낸 것도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은 거구요.
저는 자기계발서를 잘 안 읽는 편이라 이렇게 싸게 나오고 평도 좋은데
안 읽는 건 반칙이라고 생각합니다.ㅋ
경제나 사회를 보는 식견도 나름 탁월한 면도 있고.
나이 먹으면 어디가서 누가 이런 가르침을 주겠어요?
재미는 있는데 진도는 잘 안 나가요. 마냥 읽어야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책나무님도 좋은 휴일 보내세요.^^

희선 2023-04-08 0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분이 안 좋을 때 위로가 되어준 게 있어서 다행이네요 그런 것도 없었다면 더 안 좋았겠습니다 사람이 늘 흔들리지 않기 어렵겠죠 하고 싶은 말 하셔서 마음이 편해지셨다면 좋겠네요 저는 별 말 아닌데도 실제 하는 말은 아니고, 이렇게 쓰는 말도 다른 사람 기분 나빴으면 어쩌나 할 때도 있어요 별거 아니어도 그러네요 사람과 사귀는 건 쉽지 않습니다


희선

stella.K 2023-04-08 19:13   좋아요 1 | URL
사실 제가 진짜 위로가 되는 일은 글을 쓰는 일인 것 같습니다.
오래 전 저의 싸부님께서 뭔가의 분노가 있으면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거든요.
분노를 글로 쓰는 거죠.
아, 근데 글 쓰는 건 너무 어렵운 것 같아요.
사람과 잘 지내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바로 10분전까지만 해도 잘 지내다도 바로 10분 뒤에
돌변해서 물어 뜯거든요.
그 사람하고 만나고 헤어진지 3시간이나 지났을까요?
그런 일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밑도끝도 없이 화를 발칵 내는데 얼마나 황당하던지.ㅋㅋ

yamoo 2023-04-11 1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이 무엇인지 무척 궁금하네요....어떤 일이 있으셨길래..^^;;
저도 1-1 지인 말에 무조건 동의합니다..ㅎㅎ

세이노의 가르침을 그제 주문해서 오늘 왔습니다. 책이 어떻길래 그리도 좋은 평이 많은지 거들떠나 봐야 겠습니다!

stella.K 2023-04-13 09:46   좋아요 0 | URL
세이노 야무님은 싫어할지도 몰라요.
그냥 기대하지 말고 보세요. 뭐 책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르지 않습니까? ㅎㅎ

페크pek0501 2023-04-12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에도 뽑히고 좋습니다.
축하드립니다.^^

stella.K 2023-04-13 09:44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오늘도 좋은하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