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대체로 흐린 하루였으니 오후 들어 맑아짐.


1. 다롱이가 왔다. 진짜 온 건 아니고 꿈속에서. 꿈이 너무 생생해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근데 두 번 다 모습은 볼 수 없고 녀석이 내 이불속에서 꼬물거리기만 했다. 


녀석이 어렸을 때 몇년간 밤이면 내가 데리고 잤다. 그러면 이불속에서 자다가도 꼬물대곤 했는데 그 느낌이 너무 생생한 것이다. 자는 중에서 녀석이 어떻게 왔을까 신기했다. 그 꿈을 깨고 어찌나 허무하던지. 


그리고 이틀만에 또 다시 꿨다. 이번엔 녀석이 내 어깨있는데서 꼬물락 거린다. 그때는 꿈속에서 나도 알겠다. 이건 꿈이야. 빨리 깨어나야 한다고. 나 스스로가 말했고 다행히도 곧 꿈에서 깨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노모에게 말했더니 1초도 망설이지 않고 하는 말. "거 개꿈이네." 한다. 나는 조용히 밥을 먹었다. 내가 가을을 탄다.


2. 

무슨 책이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평소 기자의 글에 관심이 많아 겁없이 덤빈 책인데 깨갱하고 있는 중이다. 더구나 모처에서 협찬 받은 책이라 리뷰를 쓰긴 해야겠는데 뭐라고 써야할지 좀 막막하다. 딱 하나 인상 깊었던 건, 박지원이 취재를 의해 글을 써야하는데 지필묵은 있는데 물이 없다. 그러자 술은 있어 물 대신 술을 벼루에 부어 묵을 갈아 글을 썼다고. 이 대신 잇몸이라고 그런 기지를 발휘하다니. 괜히 좀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거 외엔 딱히 기억나는 게 없다. 아무래도 연암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어서인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려고 했는데 그건 욕심이었다. 아까 낮에 백탑파가 언급됐길래 못다 읽은 김탁환 소설이나 다시 읽을 걸, 내 주제에 무슨 조선 대기자냐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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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1-14 2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 대신 술이라니! ˝좀˝ 보다 더 많이 멋진데요^^ 박지원말고도 왠지 옛 시절, 그리했던 이들이 더 있었으리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

stella.K 2022-11-15 09:52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워낙 풍유를 좋아하는 양반이니 물은 없어도 술은 있었겠죠? 역시 멋있는 양반입니다.^^

초란공 2022-11-15 00: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래간만에 뵈요! ^^ 저도 연암 선생이 고북구 장성 어느 담벼락에 술갈아서 낙서한 대목을 가장 좋아합니다. 고북구 장성에도 가보앗는데 도대체 이 양반은 어디에다 낙서를 했을까요 ㅋㅋ

stella.K 2022-11-15 10:00   좋아요 3 | URL
앗, 오랜만에 오셨네요.^^
고북구 장성이면 전라도인가요? 대단하시네요. 거기도 다녀오시고. 저는 잊고있던 백탑파 나오니까 김탁환의 월하광인인가? 그게 읽고 싶어지더군요. 김탁환은 제가 유일하게 전작하고 싶은 작가거든요. 저도 가보고 싶네요. 고북구.😊

호우 2022-11-15 07: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흥미를 끌긴 하네요. 그런 경우가 종종 있는 거 같아요. 제목이 흥미를 끌어서 표지가 시선을 끌어서 펼치게 되는 책들.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재미가 없거나 지루하거나 해서 이걸 끝까지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물 대신 술을 부어 먹을 갈다니 좀 낭만적이네요.

stella.K 2022-11-15 10:05   좋아요 3 | URL
네. 맞아요. 그런 책있죠.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이책은 잘 쓴 책 같아요. 근데 제가 워낙 연암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보니 이 사단을 맞은 것 같습니다. 나중에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또 그런 책 있잖아요. 당시엔 잘 안 읽혔는데 시간가서 읽으니 좋은거. 그렇게되길 바라며.^^

mini74 2022-11-15 0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씨가 취해서 비틀거리진 않았을까 혼자 웃어봅니다. 개꿈은 맞는데 그리운 개꿈이네요. 오늘날이 찹니다. 따시게 입고 다니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stella.K 2022-11-15 10:12   좋아요 3 | URL
ㅎㅎ 전 거기까진 생각 못했는데 역시! 전 오히려 먹이 제대로 갈릴까?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ㅋ
다롱이는 죽었을 당시엔 슬픔과 편안함이 교차했는데 지금은 온전히 그리움만 남네요. 가끔 녀석의 털 촉감이 그립더라구요. 목욕 막 씼기고 드라이로 말려주면ᆢㅠ
미니님도 따신 하루요~😊

프레이야 2022-11-16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구 다롱이 생각 많이 나시나 봐요. 몸이 기억하는 거죠. 고 작은 게 이불 속에 들어와 저의 맨발에 털이 닿는 촉감 넘 따시하고 부드럽고 그냥 사랑이지요. 울집은 냥이지만 비슷하겠죠 ^^. 가을 타시나 봅니다 ㅎㅎ
연암 안 그래도 멋진데 술을 물 대신. 전 술을 물 대신 마시는 걸루다가 좋아하는데 요샌 마시면 다리가 아픈 거 같아 와인 조그만 마십니다. 오늘도 날씨는 너무 좋으네요. ^^

stella.K 2022-11-16 13:35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런 거겠죠? 녀석을 데리고 잔 건 그리 오래지 않죠.
처음 한 5,6년...? 버릇을 들여 놓으니까 밤에 지가 알아서
제 방을 찾아 오는 게 기특하고 신기했어요.
근데 제가 녀석한테 코 꿰었네요. 울컥~

술 좋아하시는군요. 역시!
하긴 우리가 갱년기잖아요. 몸조심해야할 때죠.
리뷰 써야하는데 이러고 있네요.ㅠ

레삭매냐 2022-11-16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을이고 곧 겨울이네요.

리뷰의 압박!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읽고
쓰는 리뷰와 압박 리뷰는
차원이 다르지 않나 싶습
니다.

전 위화의 신간을 읽습니다.

stella.K 2022-11-16 14:08   좋아요 0 | URL
전 왜 겨울이 오지 않나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은 11월. 가을이더군요.
모기도 안 죽어요.
그래도 11월 말 되면 정말 춥겠죠?
최근 몇년간은 겨울이어도 별로 춥지 않아 올해도
그러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위화의 신간이 나왔군요. 그레이엄 그린의 <코미디언스>
북펀딩하던데 안 하시나요?^^
 

0. 맑은데 미세먼지 나쁜 하루


1. 지난 주말 모처럼 친구들을 만났다. 요즘엔 코로나 여파 때문인지 사람 만나는 게 너무 신나고 즐겁다. 특히 그 모임엔 20여년만에 만나는 친구가 나왔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우린 교회 청년부에서 만난 친구들인데 말하자면 청년부 동창회라고나 할까. 


이렇게 친구 하나가 새로 합류하게 되니 청년부 때 추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렸고 그렇게 옛일을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우린 정말 젊어지는 느낌이었다. 왜 그런 심리학 실험도 있다지 않은가. 서로 알고 지내는 노인들에게 젊었을 때 즐겨 입었던 옷을 입고, 젊었을 때 살았던 집에 살게 했더니 진짜 젊어졌다고. 당연한 거 아닌가. 뭐 꼭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젊었을 때 만났던 친구들과 옛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친구들과 이런 얘기 저런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러다 무슨 얘기 끝에 내가 요즘 애들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성격상 아이들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즘엔 아이들을 보면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된다. 그러자 친구들이 하는 말이 참 다르다. 젊었을 때 이런 얘기를 하면 시집 갈 때가 돼서 그런 거라고 얘기하겠지. 그런데 지금은 너도 나이를 먹는구나 한다. 하긴 내가 지금 가임기는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말하는 친구를 탓하랴, 가는 세월을 탓하랴. 


2.이태원 압사 사고 같은 사고는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겠지만 그건 그저 바람일뿐이지 그런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늘도 우리는 무수히 많은 크고 작은 사고를 요리조리 피하고 무사히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니 생각하기 싫지만 그래도 대비를 해야 한다.


나도 지난 월요일 아침 뉴스를 보다 알았는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에 만일의 응급 상황을 위한 방책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가? 즉 스마트폰 <설정>에 들어가면 '안전및 긴급'이란 항목이 있다. 그리고 그 밑에 작은 글씨로 '의료정보, 재난문자'라고 써 있다. 그것을 누르면 '의료정보'라는 것이 제일 먼저 뜬다.(나의 휴대전화는 그렇다. 갤럭시폰이라면 다 그렇지 않을까.) 거기에 자신의 기본적인 의료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이를테면 혈액형, 현재 무슨 약이나 치료를 받고 있는지. 무엇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지를 기입할 수 있다. 


또한 그 밑에 긴급 연락처가 있다. 거기엔 내가 생각지도 못한 일을 당했을 때 누가 나를 대신해서 연락을 해 줄 수 있는 연락처를 입력할 수 있다. 난 우리집 전화번호와 가족중 한 사람의 이름을 기입했다. 물론 죽을 때까지 이런 연락은 하지 않게 되길 바라지만 사람의 일이란 모르는 일 아닌가. 이건 휴대전화가 잠겨 있어도 연락할 수 있다고 한다. 어떻게 연락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참사 사고에도 3백명 넘는 사상자가 났지만, 4천 통이 넘는 전화가 몰렸다지 않은가. 이런 거 미리 해 두면 혼선을 조금은 줄여줄 수도 있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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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09 2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휴대폰에 이런 기능이 있는줄 몰랐네요. 지금 제 휴대폰 보니까 있어요. ^^
남편한테도 얘기하면서 야 우리 이거 넣어놓자 이러고 있어요. 이걸 쓸 일이 없는게 제일 좋지만 정말 사람일이란걸 알 수가 없으니말이죠.

2022-11-09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2-11-09 2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기능 아이폰에도 긴급구조설정으로 들어가면 있어요. 전 지금 확인해 보니 해뒀네요. 사람 일 진짜 모르겠고 위험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으니 필요할 수 있겠어요.
청년부동창 만나 20년 젊어지며 즐거웠겠어요 스텔라님.

stella.K 2022-11-10 09:5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그때 제가 그 뉴스를 봤기에 망정이지 저같은 기계치는 평생 모르고 살았을 거예요.
나이 드니 젊었을 때 기억이 간절할 때가 많더군요. 정말 즐거웠어요.^^

Falstaff 2022-11-10 07: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혈액형 A+, 그리고 이렇게 쓰여 있군요. ˝심폐소생술 하지 말아 주세요. 생명연장 시술 사양합니다.˝
긴급 전화번호는 아이들하고 며느리만. 아내는 뺐습니다. 너무 깜짝 놀라서 숨 넘어갈까봐요. ㅋㅋㅋ

stella.K 2022-11-10 09:58   좋아요 2 | URL
A형이라굽쇼? 저는 문트님 O형이실 줄 알았는데. 하긴 문트님 은근 까칠남이시잖아요.ㅋㅋ
저도 얼마전에 안 건데 생명 연장시술이 문제가 많더군요. 과연 생명연장시술을 안할지 모르겠지만 저도 추가해 놨습니다.
저도 노모가 계셔서 우리집 전화는 안 썼습니다. 집 전화는 무조건 울엄마가 받으시거든요.

페넬로페 2022-11-10 16: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휴대폰에 이런 기능이 있군요.
당장 설정 들어가야겠습니다^^

stella.K 2022-11-10 18:03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도 모르셨군요.
잘하셨습니다.^^

레삭매냐 2022-11-16 1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느 방송에서 들으니,
바로 표가 나지 않는 예산
들을 모조리 삭감하고 있
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안전 비용 같은
거지요. 항상 드는 생각이
지만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걸 가래로도 못 막는 짓을
하고 있지 싶습니다.

옛친구들을 새로 만난다는
표현이 있더군요. 저도 지
난달에 오랜 친구들을 만나
니 그냥 좋더군요.

stella.K 2022-11-16 14:08   좋아요 1 | URL
지금 돈을 물 쓰듯 쓰고 있잖아요.
코로나도 그렇고, 이태원 참사도 있고.
그러니 그런 것에서 삭감 안하면 어쩌겠어요?
그렇게 써도 괜찮은 건지 그걸 모르겠더군요.

그날 식구들 밥만 아니었으면 더 있다오는 건데
밥 해 주러 가야한다니까 친구들이 막 웃더군요.
저한테 안 어울린다면서.
저는 손 끝에 물도 안 묻히고 사는 줄 아는가 봐요.
참말로 좋으셨겠어요.^^

mini74 2022-11-30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들어가보니 이미 되어 있네요 저도 기계치라 폰은 그저 전화 문자 검색 ㅠㅠ
 

0. 오늘의 날씨- 맑음. 쾌청

요즘 낮최고 기온이 대충 15~17도쯤을 오르내리는 걸로 알고 있다. 봄에 이 정도면 온화하다고 느낄텐데 가을에 이런 날씨는 별로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특히 실내는 볕이 짧아 차라리 외투를 걸치고 볕을 찾아 바깥 어딘가를 나가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오늘은 아예 책을 읽다 유난히 썰렁한 느낌이들어 무릎담요를 꺼내 덮었다. 원래는 지난 봄에 사 둔 조그만 전기 히터를 꺼낼까 하다가 차마 그러지는 못했는데 다음 달이면 11월이다. 조만간 그것도 꺼내게 될 것 같다. 벌써부터 해가 길어지는 봄이 그리워진다.


1. 지금 읽고 있는 책에..

그런 말이 씌여 있었다. 우리나라가 망한다면 그건 악성댓글 때문일 거라고. 

저자는 그럴 정도로 악플의 심각성을 말했다. 그리고 어쩌면 험담을 그리도 많이하는지. 이건 정말 국가적 차원에서 반성하고 회개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라를 대표하는 지도자들 그것도 한치의 양보도 없는 정치인들의 자성을 촉구하고 싶다. 여야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나리 일은 뒷전이고 서로 흠집내고 까대기하는 거 이거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이러다 성난 어떤 시민 북한의 미사일 쏘기 전에 먼저 국회에 폭탄던진다고 난리칠까 걱정된다. 


2. 만추는 안개에 젖어...

지난 주일 오랜만에 <만추>를 다시 봤다.

사실 이 영화는 지니(올레 TV의 바뀐 이름. 세번째인 것 같다. 최초의 이름은 쿡이었지 아마. 이제 그만 바뀌었으면 좋겠다) TV에서 현재 무료로 보여주고 있는데 언제 다시 유료로 바뀔지 몰라 챙겨봤다. 마침 계절도 만추 아닌가. 


이 영화는 너무 완벽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솔직히 다시 안 봐도 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뭐 그게 아니어도 내가 그닥 로맨스물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조금만 보다 말려고 했는데 끝까지 봤다. 

사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진실이라면 여주가 범죄자라는 것과 남주가 게이라는 것 그리고 이들의 사랑 정도? 하지만 그 사랑조차도 얼마나 짧고 무상한 것으로 만들고 있는가. 그래서 이들의 사랑은 볼온하다. 그리고 여주에겐 72 시간이 어떤 의미었을까를 자꾸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 같이 평범인들에게 72시간은 별것 아닐 수도 있는데. 

가을은 짧다. 그런데 늦가을은 또 얼마나 더 짧은가. 아예 가을이었다 초겨울이면 모를까 요즘 늦가을을 헤아린다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싶다. 뭐 그만큼 저 남녀의 짧은 사랑을 얘기하는 거겠지만. 정말 늦가을은 72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시애틀이었나? 안개 장난 아니다. 문득 영국인들도 생각났다. 좀 다른 경우긴 하지만 해가 아주 잠깐 나는 때가 있는데 그때 일광욕 하느라 온갖 용을 다 쓴다고 하지 않은가. 


3. 오늘은 여기까지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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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0-25 21: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만추는 짧네요. 이 영화 크흐 다시 보고 싶은 계절입니다 현빈이 이렇게 연기 잘했나 느낀 거 이 영화에서가 처음이예요 전.

stella.K 2022-10-26 10:15   좋아요 3 | URL
현빈 저때 물이 한창 오르긴 했죠.
근데 제가 좋아하는 배우긴 하지만 이 영화에선 양아치로 나와서
부담스럽더군요. 뭐 그만큼 잘했다는 말도 되지만.
전 오히려 탕웨이가 좋더라구요. 종이 씹어 먹는 장면 정말 좋았어요.
발음도 좋고, 우아하고. 영화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전 왜 만추인가 이해 못 했는데 이번에 보고 알겠더군요. 🤣

미미 2022-10-25 2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벌써 봄을 그리워하시는군요ㅎㅎ🌸🌸
저 아직 만추 안봤는데 오늘 도전하겠습니다!^^*

stella.K 2022-10-26 10:25   좋아요 2 | URL
아직 안 보셨다닛! 그래서 어젯밤에 보셨나요?ㅎ
사실 이 만추는 지금까지 세번 만들어졌다고 하더군요.
오리지날버전은 보기가 어렵고, 김혜자와 정동환인가?
나온 버전은 잘하면 볼 수 있을거예요. 그것도 나름 좋긴하죠.
형만한 아우 없다지만 이 버전은 정말 전략적으로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봄이 좋죠. 대신 나이 한 살 더 먹어야하지만 까이 꺼 나이 한 두 번
먹어본 것도 아니고 이 겨울 잘 보내야할 텐데 그러고 있습니다요 ㅎㅎ

미미 2022-10-26 10:41   좋아요 2 | URL
보다 잠들었는데 좋았어요!!
오늘 밤에 마저 보려구요.
두 사람 다 연기 좋던걸요?
이 가을에 정말 딱이었습니다.^^

stella.K 2022-10-26 10:50   좋아요 2 | URL
ㅎㅎ 저도 그런적 많이요. 한쾌에 보는 영화 별로
없죠. 더구나 이불속은 따땃하고. ㅋㅋ
근데 미미님은 참 대단한 거 같아요.
책이면 책, 영화면 영화 뭐든 마음만 먹으면 열정적으로 읽고
보니 말여요. 그 열정 부럽사옵니다.^^

북프리쿠키 2022-10-25 2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로맨스물은 일본 특유의 잔잔하고 절제된 분위기가 좋더라구요 ㅎ
가끔은 한국 영화도 좋긴 한데 예능이나 다른 곳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자꾸 떠올라. 자꾸 방해가...ㅎㅎ
그나저나 3번이나 보셨고 완벽하시다니 .. 괜찮은 영화인가봅니다 ^^

stella.K 2022-10-26 10:34   좋아요 2 | URL
허허, 쿠키님, 오독이 장난이 아니시네요? 다시 봤다고만 했을뿐인디…ㅋㅋ
하긴 저도 오타했어요. 있다 고쳐야제. ㅠ
이 영화 갠적으로 별 세개 반을 줬는데 시나리오는 거의 만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고, 한국과 쭝국과 영어를
이렇게 교차시키다니. 볼 때마다 놀랍더군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거일수도
있습니다. ㅋ
일본 로맨스물 좋죠. 아기자기하고.^^

책읽는나무 2022-10-26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추!!!
그때 저 <헤어질 결심> 영화 보고 온 날,
탕웨이 최고 최고👍
라고 했을 때 스텔라님이 탕웨이가 만추의 탕웨이가 낫냐? 헤결의 탕웨이가 낫냐?고 물으셨잖아요?
그래서 만추를 찾아 봤었잖아요.
만추의 탕웨이도 인상에 많이 남았어요^^
그래도 최근에 본 헤결 영화의 탕웨이가 더 친근했던 것 같아요. 한국말 쓰는 탕웨이 좀 귀엽기도 했구요^^
암튼 만추 영화 이야기를 들으니 갑자기 탕웨이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가을 코트 입은 모습과 함께요. 그리고 마지막 장면도 인상적였었구요. 좀 쓸쓸했어요.ㅜㅜ
현빈은 게이였었나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stella.K 2022-10-27 16:33   좋아요 1 | URL
탕웨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중국 배우가
아닐까 싶어요. 그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죠? ㅋ
사실 우문이죠. 헤결 보면 헤결이 더 좋다고 할거고
만추 보면 만추가 좋다고 하지 않을까요?
맡는 배역마다 잘 한다는 얘기일테니까요.
아, 저는 왜 요즘 영화는 안 보고 옛날 영화나 찾아 보는지
모르겠어요.ㅠ

바람돌이 2022-10-26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새 영화도 잘 안보는데 영화보라고 추천해주는 분도 어찌 이리 많단 말입니까? <마틴 에덴>도 봐야하고, <만추>도 봐야하고...... 가을이 가기 전에 보겠죠? 그런데 가을이 참 짧아요. ㅠ.ㅠ

stella.K 2022-10-27 16:40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도 영화 잘 안 보시는군요.
저도 그래요. 볼 새가 없어요. 드라마 보니까 볼 새가 더 없더라구요.
게다가 새새로 다른 프로도 봐야하고, 책도 봐야하고.
엊그제 ocn에서 장국영 나오는 <변검 디 오리지날> 해 주던데
좀 보다 말았어요. 어차피 전 TV에서 해 주는 영화는 못 보죠.
꼭 보다가 자서. 근데 좀 아쉽더군요.
가을에 장국영 영화 한 편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텐데 말이어요.
마틴 에덴 저도 보고 싶어요.ㅠ
 

0. 맑고, 쌀쌀해짐.

이 정도 가지고 쌀쌀하다고 하면 안 된다. 앞으로 더 쌀쌀해질 것이고, 추워지기까지 할 것이다. 그래도 예보에 의하면 수요일 날씨가 풀릴 거라고 한다.


1. 순간, 아찔!

 며칠 전, TV에서 C.S 루이스의 삶과 책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았다. 내가 그의 책을 읽은 건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유일하다. 그책도 뭐 그다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아서 그야말로 루이스는 나에겐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작가다. 그동안 루이스의 책들은 꽤 많이 나왔다.


사실 <스크루테이프...>를 읽기 전, <나니아 연대기>가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이 책의 구판을 산 적이 있다. 내가 그다지 판타지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웬지 이 책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얼마 안했어 합본이 나왔을 것이다. 그때 친구 하나가 합본을 샀는데 분권으로된 책을 산 나를 부러워 했다. 그래서 우린 서로 바꿔 보기로 했다. 지금 같으면 전혀 꿈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 전화번호부보다 두꺼운 책을 그것도 양장인. 어디다 써 먹겠는가 손목이 나갈 판인데. 


그런데 사람이 역시 눈이 보배다. 내가 그 프로를 보지 않았더라면 책상 밑에서 언제까지나 잠들어 있었을 텐데 어제 방 청소를 하고 잠시 쉴려고 누워 있는데 갑자기 꺼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건 정말 뜸들이면 안 된다. 순샥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책이 뭐 그거 한 권만 있겠는가. 여러 책이 포개고 포개져 있지. 먼지와 함께. 청소 다하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미 파헤쳐진 거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난 내가 아무리 많은 책을 샀어도 어떤 책을 샀는지 다 기억하고 있는 줄 알았다. 석영중 교수의 <뇌를 훔친 소설가>를 몇년 전부터 보관함에 넣어두고 있는데 얼마 전 보관함을 정리하다 이게 빠진 걸 알고 다시 추가했다. 내가 이걸 언제 보관함에서 없앴을까 미스테리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나니아 연대기>를 꺼내려다 이 책을 발견하고 놀랐다. 아니 내가 이 책을 언제 샀단 말인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책은 몇년 전부터 절판이고, 그나마 광활한 우주점에선 아직도 간간히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나도 거기서 언젠가 샀을 텐데 어쩌면 까맣게 잊고 보관함에 다시 모셔둘 생각을 했던 걸까. 어쨌든 어떤 사람 같은 책을 두 번 사기도 한다는데 횡재한 느낌이어서 좋긴하다. 하지만 이 책은 또 언제 읽는담.ㅠ


2. 요즘 코로나로 3년만에 재개한다는 행사들 많지. 나도 어제, 3년만에 나의 오랜 지인을 만났다. 순간 우린 3년만이라는 걸 알면서도 얼마만이냐고 하면서 다시 만나게 된 걸 서로 축하했다. 정말 3년만에 다시 만나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 축하해줘야 한다. 얼마나 반갑고 귀한 만남인가. 그 3년안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 3년 동안 나의 지인은, 오랫동안 치매를 앓아왔던 어머니를 여의여야 했고, 종양으로 수술을 받야 했다. 


이 모든 걸 코로나가 터지고 백신도 나오기 전에 치뤄야 했으니 재대로된 문상도 문병도 받지 못했다. 그 이후 코로나 상황이 좀 나아지기도 했으니 조금 일찍 만날 수도 있었겠지만 사람 상대하는 일을 하고(상담), 수술 이후 몸이 예전만 같지 않아 만남을 서두르지도 않았다. 혹시 서로에게 감염시킬까봐 조심하는 것도 있고.


그러고도 그 지인은 불운이 끊이지 않는건지 이번엔 대학동창이 갑자기 급성 백혈병에 걸려 투병중이란다. 다행히도 친언니와 골수가 일치해 골수이식을 받으면 살 수 있는데 문제는 그전에 항함을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워낙에 어려운 과정이라 그 과정을 온전히 통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그래서 얼마 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동창 모임에서 만났다고 담담하게 전해준다. 


그 얘기를 들으니 남의 일 같지 않아 한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기도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침에 이름 좀 알려 달라고 문자를 했다. 여기 밝힐 순 없지만 성과 함께 잘 어울리는 예쁜 이름이었다. 부디 치료 과정을 잘 견뎌 나의 지인이 친구를 잃는 슬픔마는 없었으면 좋겠다.


3. 나 때도 울엄마 세대와 결혼관이 다르다고 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나 때와 또 다르다는 걸 실감한다. 인구절벽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결혼과 출산이 장려되니 실로 격세지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둘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란 표어는 절대로 쓰지 않았을 텐데 앞을 내다보는 눈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 있을까. 그런 거 안해도 그런 일은 자연스럽게 도래했을 것이다. 그러니 그때 했던 인구정책에 예산 쓰지말고 좀 더 나은 정책에 예산을 썼어야 했다.


아무튼 요즘은 멀쩡히 잘 사귀다가도 결혼 얘기가 나오면 헤어진다고 한다. 뭐 인연이 없으니까 헤어진 거겠지만, 오래 사귀었으니 결혼 얘기하는 거 우리 시대엔 당연한 건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하긴 우리 때 결혼은 인생의 꽃이지만, 요즘 시대 결혼은 무덤이다. 나의 지인만 해도 딸 둘이 어디라고 하면 입 벌어지는 번듯한 직장엘 다니고 있다. 어떻게 들어간 직장인데 그것을 결혼과 맞바꾸겠는가. 아무리 나라에서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어쨌든 긴 얘기는 못 쓰겠고, 우리나라는 급속하게 인구절벽 시대를 맞이한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게다가 <82년생 김지영>만이 아니라 80년과 90년대에 결혼을 해야했던 김지영들이 있다. 그들 대부분은 적어도 그 이전 세대의 김지영 보다 훨씬 안정적인 환경에서 결혼했지만 여전히 많은 부조리를 안고 살았다. 그들이 행복하지 않았기에 그들의 딸에게 굳이 결혼을 권하지 않는다. 그건 좀 안타깝고 불행한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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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17 2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니아 연대기 ㅎㅎ 아이가 판타지 좋아해서 같이 읽었던 기억납니다. 조카가 보던 어린이책 전집에 나니아연대기 전편이 있어서 아주 행복했던 ㅎㅎ 저도 가끔 내가 언제 왜 ? 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책들이 나오곤 합니다. 물론 제가 샀을거예요. 우리집에서 책을 사는건 저밖에 없으니까요 ㅎㅎㅎ

stella.K 2022-10-18 11:39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저도 사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어요.
오래 전 책을 무더기로 헌책방에 넘겼을 때 보니까
강영계 교수의 무슨 사랑학 개론인가 하는 책을 샀더라구요.
내가 왜 이 책을 샀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나질 않더구요.
워낙 강영계 교수 유명하고 새책이라 지금도 어디 찾아 보면
나올 것 같긴한데...ㅋ

나니아 연대기 씨 에스 루이스를 이해하는데 첫걸음일 것 같아 읽습니다.
마침 있기도하니. 하루 10 페이지씩 무조건 읽으려고 하는데
읽다가 너무 재밌어 폭 빠져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빨리 끝내게.ㅎㅎ

꼬마요정 2022-10-18 00: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뇌를 훔친 소설가> 저도 있답니다. ㅎㅎ 석영중 교수님 좋아요!! 나니아 연대기는 영화로만 봤어요.
3년이란 시간이 짧다면 짧겠지만, 아주 많은 일들이 있을 수 있는 기간이네요. 다들 다시 온전히 볼 수 있어 반갑고 축하한다는 말을 해야겠어요.

stella.K 2022-10-18 11:44   좋아요 3 | URL
아, 있군요. 석영중 교수 책 엄청 많이 써냈죠. 번역도 많이하고.
저는 두 권씩이나 있는데 둘 다 모셔두고만
있습니다. 얼른 읽어야할텐데...ㅠ

3년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죠.
짧다고 느끼면 그 안에 아무 일없이 무탈하다는 말도 될 것 같아요.
저는 대체로 무탈했던 것 같아요.
정말 오랜만에 사람들 만나니까 엄청 반갑더라구요.^^

水巖 2022-10-19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사가지고 와서 장서목록에 올릴려다 보니 똑같은 책이 미리 와서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아연해서 실망을 느끼고 있는 사람 여기도 있답니다.

stella.K 2022-10-20 11:51   좋아요 1 | URL
ㅎㅎ 수암님은 아예 책을 사셨군요.
책 좋아하시는 분 그런 실수 종종하신다고 그러더군요.
전 아직 그런 실수는 안하는 걸 보면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가 봅니다.^^

희선 2022-10-19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해 만에 만나는 거 서로 축하해야 할 일이겠네요 그 사이에 이런저런 일이 있었을 테니... 큰 일 없는 게 좋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 되는 거기도 하네요 stella.K 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stella.K 2022-10-20 11:55   좋아요 2 | URL
이제 곧 친구 하나를 만나는데 만난지 20년도 더 되는 것 같은데
이 만남은 어떨까요? 살아있으니까 만나 볼 희망도 갖는 거겠죠.
기대됩니다.ㅋ
고맙습니다. 희선님도 건강하시길.^^

프레이야 2022-10-20 12: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백혈병 제 동기도 걸린 사람 있고 이미 세상 뜬 애도 있어요 요새 왜 이렇게 그 병이 많죠 ㅠ
안성기 배우도 놀랐어요 ㅠ 코로나 시기에 돌아가신 분들 제 주변에도 제법 있었는데 그때 장례식장 풍경도 병원 풍경도 참 기가 막혔어요. 제약이 많았고 다들 의심과 불안의 눈초리로 어리둥절. 울집 딸들도 결혼 안 하겠답니다. ^^

stella.K 2022-10-20 12:44   좋아요 2 | URL
앗, 그렇군요. 백혈병도 어느새 흔한 병이 되었나 봅니다.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어요.ㅠ
저는 친구나 지인이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아직까지는 세상 떠난
사람은 없습니다. 가족이나 친척은 있지만.
아, 물론 오래 전 학교 친구가 30도 안 된 나이에 세상을 떠났죠. 암으로.
별로 친한 친구는 아니었지만 마음이 아프긴 하더군요.
뭐 직접적으로 아는 건 아니지만 기도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친구를 잃는다는 건 슬픈 일이잖아요.

인구절벽 생각하면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아기도 낳고 그래야할텐데
그건 우리 생각이겠죠? 나이들면 내남없이 엄마 마음이 되나봐요.ㅎㅎ

yamoo 2022-10-21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번 재밌습니다. 저도 그런적이 있죠. 책을 정리하다가 박스를 열었을 때 전부 알지 못했던 책더미를 발견하고 이건 뭐지..라고 생각했던 적이 부지기수...ㅎㅎ
루이스의 그 편지와 5권의 미니책자로 발간된 루이스의 잠언적 성찰집 모두 소장하고 있읍죠~~ㅎ

2번...이제는 아는 거겠죠. 결혼은 미친짓이라는 걸..ㅎㅎ
제정신인 상태에서 결혼한다는 게 정말 말도 안된다는 걸 여러 정황과 선배들을 보면서 그리고 우리 웃세대를 보면서 느끼는 거겠죠. 무엇보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내집 갖기가 너무 어려워져서 그럴겁니다..ㅎㅎ

stella.K 2022-10-21 19:29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고 보니 언젠가 그 말씀 하셨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아닌가?ㅋㅋㅋ
암튼 그 느낌 뭔지 알 것 같아요.
석영중 교수 책 벼르고 있었는데 막상 손에 넣었는데
안 익는 건 뭐란 말입니까?ㅠㅠ

남자들은 역시 집이군요. 여자는 출산과 육아인데.
근데 나이들면 외로울 것 같아요. 물론 그때 결혼하면 되는 거지만.ㅎ
그 아이가 자라서 가문을 빛내주면 그도 얼마나 좋겠어요.
사실 저의 지인 두 딸들 괜찮은데 다니고 있거든요.
특별히 드러내진 않지만 딸 얘기하면 어깨 힘이 들어가는 게 보이긴 해요.ㅎㅎ
 

1. 이왕 줄 것 같으면 좀 더 일찍 줄 일이지


드디어 노벨문학상이 어제 발표됐고, 오늘은 아무래도 그에 대한 관련 기사가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올해는 아니 에르노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예전에는 웬 듣도 보도 못한 작가가 되는 게 거의 상례다시피했는데 근래엔 이렇게 알거나 알 수도 있는 작가가 되기도 한다. 그게 그만큼 출판사와 번역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여줘서 일 수도 있지만 (꼰대같은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독자와 수상 작가가 그만큼 나이를 먹었기 때문은 아닐까란 생각도 해 본다. 솔직히 아니 에르노는 중년 독자는 알아도 2, 30대들은 그게 누구냐고 하지 않을까. 


아무튼 아는 작가가 수상자로 선정이 되니 새삼 노벨문학상이 친근해지는 느낌이고, 왠지 하루키가 될 날도 얼마남지 않겠구나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인지도나 유명세로 봤을 때 가능성이 높지 않은가. 암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아니 에르노는 경험이 아니면 쓰지 않는다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래서 그녀를 가리켜 자전 소설가 또는 오토픽션 작가라고 한다. 난 솔직히 이 작가가 과연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까? 좀 회의적이었다. 프랑스에서 유명한 작가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오토픽션은 그닥 인기있는 장르는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이게 새삼 이해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프랑스는 개인주의와 평등의 나라 아니던가. 그런만큼 개인이 존중 받는 나라이기도 할 것이다. 또 아니면 문학에 편견을 두지 않는 나라일 수도 있고.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떤가. 겉으론 개인주의를 표방해도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런 나라에서 과연 아니 에르노 같은 오토 픽션이 환영 받을 수 있을까. 게다가 문학을 이해하는 폭이 그리 넓지도 못하다.  


개인적 경험이 중요하긴 하겠지만 어떤 독자가 읽기에 따라선 공감도 안 되고 지루할 수도 있다. 물론 어떤 작가는 같은 개인적 경험을 얘기하더라도 찰지게 잘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작가들 중 개인적 경험을 쓰지 않는 작가가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작가는 먹히고 어떤 작가는 먹히지 않는 건 정서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독자는 기승전결이 확실한 걸 좋아하지 자칫 고양이 풀 뜯어 먹는 것 같은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조금만 지루하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고가 바로 튀어 나온다. 


그런데 이게 참 웃긴게 독자의 입장에선 지루할 수 있는데 작가가 되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는 거다. 개인의 경험을 얘기하는 것만큼 쓰는 사람의 입장에선 중요하고 재미있는 게 없을텐데 왜 독자들은 관심을 안 갖는지 모르겠다. 사실 생각해 보면 이것처럼 가성비 좋은 글쓰기도 없을 텐데. 출판하기도 쉽지 않고. 또 그래서 블로그 같은 개인 가상 공간이 중요해지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난 이번 에니 아르노의 수상이 꽤 인상적이란 생각이든다. 모르긴 문학을 보는 독자의 눈이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노벨문학상 좀 짖궃다 싶은 생각도 든다. 원래 대부분의 문학상이 그렇긴 하지만 이 상은 현존해 있는 작가에게 수여한다. 하지만 아니 에르노 80이 넘었다. 어마어마한 상금을 받아도 쓸데가 없을 것 같다. 여행을 다닐 수 있을까? 다닌다면 몇번이나 다니려나? 이왕 줄 것 같으면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줄 일이지 이렇게 나이 먹어 주다니 안타깝다.ㅠ    

  


그나저나 나는 아니 에르노의 책을 읽는다면 <칼 같은 글쓰기>를 읽고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은 오래 전에 절판되었다. 일반 중고샵에선 엄청 비싼 가격으로 나와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르긴해도 이번 수상을 기념해서 다시 복간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프랑스가 좀 부럽긴하다. 벌써 몇번째 수상자를 배출한 거냐? 

우리나라는...? 말해 뭐해.ㅠ





 2. 곽 작가는 복도 많지


노벨문학상으로 떠들썩 하던 중 대조적으로 곽재식 작가의 기사가 눈에 띈다. 

이제 곽재식 작가는 유명해서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을 것 같다. 그가 언젠가 단편선을 냈었나 보다.

 


물론 그건 아니다. 적어도 지금만큼 유명하지 않을 때 그래도 워낙 열심히 쓰는 작가니 소수의 팬덤을 거느리게 되었나 보다. 그러다 어떤 팬이 그가 여기저기에 게재했던 단편소설을 그러모아 책을 내 같은 팬들과 함께 나눴다고 한다. 그게 300부 정도 됐다고 하던데 그런 고마운 팬이 있다니 곽 작가는 복도 많다 싶다. 게다가 미국의 듀크 대학에 있는 퍼킨스 앤 보스토크 도서관에 이 책은 관리번호 005447749번으로 등록되어 서가에 꽂혀 있다고 한다. 물론 어떤 경로로 그렇게 태평양 건너에 있게 되었는지는 그도 잘 모른단다.  


실재로 난 그의 단편선이 나온 줄 알았고 이젠 하다하다 사람들이 워낙에 책을 안 사니 특별히 1쇄랄 것도 없고 300부만 찍는가 보다 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하니 이것도 방법이겠다 싶기도 하다. 일단 300부면 나오자마자 희귀본이다. 나는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고, 이걸 서재에만이라도 알려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다.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다. 물론 잠시지만. ㅋ  그런데 그렇게 되면 어떤 식으로 배포를 할지 모르겠다. 아무리 서점이 안 된다고 해도 전국에 있는 서점이 300군데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뭐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하고.


그런데 그는 자신이 열심히 글을 쓸 수 있었던 방법에 대해 말한다.  

그는 크게 성공한 작가는 대체로 책을 많이 쓰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 이유는, 책으로 많은 돈을 벌면 굳이 책을 여러 권 안 써도 먹고 살 수 있으니 그렇다는 것이다. 뭐 그렇지 않더라도 책이 큰 성공을 거두면 적어도 대개는 다음 책도 그에 버금가는 좋은 책을 쓰겠다는 각오로 글을 준비하게 된다. 하지만 큰 성공을 거둘 만한 글을 준비하기는 그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완전히 망한 작가도 책을 많이 쓰게 되기는 어렵다. 현실만 놓고 봐도, 창고에 책 재고가 잔뜩 쌓여 있는데 출판사들이 책을 또 내자는 제안을 할 까닭이 없다는 것이다. 설령 다른 기회가 생겨도 작가 본인 역시 쉽게 글에 또 손을 대기가 쉽지 않다. 자신감이 모자라기 때문이고. 열심히 글을 썼는데, 아무도 보려고 하지 않고 별다른 평가도 받지도 못했다는 느낌을 받으면 아무래도 예전처럼 또 글을 쓰기란 어렵다. 


그런데 성공한 작가와 망한 작가 사이에 어중간하게 책이 팔린 작가가 되면 글을 꾸준히 계속 많이 쓰게 되는 듯하다. 책이 적당히 팔린 것을 보면, 약간은 용기도 나고 약간은 아쉬워 약이 오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 정도 쓰면 그래도 망하지는 않는구나 싶어 비슷한 힘으로 글을 더 쓸 자신을 갖게 된다고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다음번에는 어떻게 조금만 더 잘하면 정말 좋은 책을 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의욕을 갖고 새 일을 잡게 된다고. 바로 그런 어중간한 범위에 있기에 끊임없이 책을 썼다고.


과연 그렇겠구나 싶다. 성경에도 보면, 나를 너무 가난하게도 마시고 부요케도 말아 달라는 기도가 있는데 대입해 보면 그런 의미가 있겠구나 싶다. 작가라는 직업이 참 묘해서 겉보란이 많긴하다. 하지만 정말 작가는 너무 가난해도 안 되고, 부요해도 안 된다. 문득 노벨문학상 수상자들 그거 받고 어떻게 됐을까? 궁금하긴 하다. 헤밍웨이는 그거 받고 자살하지 않았나? 그런 거 보면 잠시 부러워하다 마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작가는 명예다. 


지금까지 난 곽재식의 책은 단행본으로 이 책을 읽은 것이 유일하다. 그것도 그가 유명해지기 바로 전에 읽어 그가 이렇게 유명해질 줄은 몰랐다. 제목이 특이하고 재밌어 읽었다. 내용도 재밌긴 했다. 다시 읽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까?

아무튼 난 이 작가가 말했던 것처럼 그저 열심히 쓰는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곽 작가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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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07 22: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노벨 문학상이 그래도 아는 작가가 받아서 왠지 좀 기쁜듯요. 작년과 재작년은 진짜 들어본적도 없는 작가라서 엥??? 이랬던.... ㅎㅎ

곽재식 작가의 저 팬분 진짜 대단한 팬이네요. 덕질은 이렇게 하는거야의 모범사례인듯....
곽작가님 행복했겟습니다. ^^

stella.K 2022-10-08 10:0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정말 모르는 작가면 좀 황당해지더군요. 하지만 알만한 작가는 거의 유럽 출신이어요. 그점은 좀ᆢ
그건 그렇고 정말 곽 작가는 복도 많아요. 그죠?ㅋ

mini74 2022-10-07 2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곽재식 작가님을 아이가 좋아해서 구입을 하는데 ㅠㅠ 가끔 제가 읽는 속도보다 이 분이 책 내는 속도가 더 빠른거 같다는 ㅎㅎ 진짜 곽재식작가님 복도 많으시네요 ㅎㅎ

stella.K 2022-10-08 09:58   좋아요 1 | URL
장강명 이후 가장 가장 바쁜 작가는 아닐까 싶어요. 저도 이 작가의 작품 좀 읽어야 할 텐데ᆢ ㅠㅋ

cyrus 2022-10-08 03: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부분 노년이라 하면 전성기가 접어든 시기로 보는데, 노벨상은 그 반대인 것 같아요. 노벨상 수상자의 평균 나이가 고령에 가까운데, 이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어요. 전성기에 뛰어난 업적을 한두 번 남겼고, 인생의 황혼기에도 여전히 활동하고 있어요. 노벨상 수상자의 선정 기준은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활동한 학자 또는 작가를 기리기 위한 일종의 공로상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

stella.K 2022-10-08 10:46   좋아요 1 | URL
ㅎㅎ 그냥 푸념이야. 나도 나이 들었지. 그런 생각이나하고. 근데 사실 그렇잖아. 돈 생겨도 늙으면 쓸데가 없어. 뭐 자기 이름으로된 작가 양성을 위한 문화재단같은 거 세우겠지. 근데 노벨상 작가들 수상 후에도 작품 쓰나? ㅋ

초원 2022-10-08 1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던 중에 한 마디 건넵니다. ˝고양이 풀 뜯어먹는˝ 소리는 신기하고 웃긴데요. 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우리 고양이님이 짭찹잡 풀을 뜯어먹다니 구엽고 사랑스러워요.
이번 수상소식에 어울리는 표현이라면 ˝고양이 풀 뜯어먹는˝ 소리가 최고겠어요.

저도 어떻게 좋아해야 할 지 망설이게 되는 작가가 여럿 계신데 이 분도 그래요. 이 글을 읽다가 옭구나 합니다. 늘 잘 읽고 있습니다.

stella.K 2022-10-08 10:45   좋아요 1 | URL
ㅎㅎ 그런 말 흔히 하잖아요. 뭐 달리 표현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급조한 말인데 좋아해 주시니 저도 좋네요.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레삭매냐 2022-10-08 1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에르노가 우리 나이로
83세더라구요 :>

좀 더 이른 나이에 받았으면
좀 더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혹은 아니, 노벨상의 광휘로
더 좋은 작품을 못 쓰지 않게
되지 않았나 -

그런 씨잘 데기 없는 생각을
해봤답니다.

stella.K 2022-10-08 11:30   좋아요 2 | URL
ㅎㅎ 저도 곽 작가의 말을 들으니 그런 생각이 들긴하더군요. 노벨문학상 위로 더 이상의 권위있는 상은 없잖아요. 에르노 나이도 많고. 급격히 늙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돈도 힘이 있어야 쓰는 법인데 말여요.ㅠ

2022-10-08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8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22-10-08 2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에르노가 받을 줄은 정말 몰랐는데 받았네요. 줄 거면 조금이라도 일찍 주지라는 생각도 해보네요. 말씀처럼 아는 작가라 그런지 신비감?이 덜 하긴 합니다^^
그나저나 곽 작가 정말 대단해요. 책 내는 속도가 어마어마합니다. 진짜 매일 알림 오는 것 같아요. 출간 알림이요 ㅎㅎㅎ 책도 유쾌해서 가끔 육성이 들리는 것 같아요 ㅎㅎㅎ

stella.K 2022-10-09 18:18   좋아요 1 | URL
저는 노벨문학상 항상 어렵다고 느껴 언제부턴가 잘 안 봤는데 그래도 아는 작가가되서 좀 볼 마음이 생기더군요. 물론 언제 볼지 모르지만. ㅋ
곽 작가가 저렇게 쓰는 것도 한때겠죠. 쓸 수 있을 때 열심히 쓰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2022-10-09 1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9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