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작가이길 원하거든 인간적인 것에 저항해야 한다. 빅토르 위고의 말이고, 노신은 이렇게 말했다. 불의를 비판하지 않으면 지식인일 수 없고, 불의에 저항하지 않으면 작가일 수 없다. 나랏일을 걱정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요. 어지러운 시국을 가슴 아파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요. 옳은 것을 찬양하고 악한 것을 미워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다.
다산 정약용의 말이다."
-조정래의 소설 <허수아비춤> (2010)의 서문에서
- P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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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1-12 14: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도서관에서 봤었는데 책이 엄청 두껍더라구요?
빌려 읽을 엄두가 안나더군요.
스텔라 케이님 생각 많이 났었어요^^

stella.K 2022-01-12 19:26   좋아요 3 | URL
아유, 저를 다 생각해 주시고 감사하네요.
좀 두껍긴 하죠? 이게 재밌긴한데 좀 후딱후딱 읽게되지는
않더라구요. 대출은 2주까지 밖에 안되지 않나요?
그래도 찾는 사람이 많을 것 않으니 연장해서 보셔도
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현대사와 그때 나왔던 책들에 관한 얘기가
맞물려서 읽는 재미가 쏠쏠해요.
혹시 나중에 중고샵에 나오면 그때 잽싸게!^^

미미 2022-01-12 14: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이 문장 너무 좋네요!! 저장저장ㅋㅋㅋ556페이지?!!

stella.K 2022-01-12 15:37   좋아요 3 | URL
ㅎㅎ 오늘 처음으로 북플에서 스맛폰으로 찍어서 올려 본 거예요.
처음엔 좀 어리둥절 했는데 해 보니까 편하더군요.
그런데 막상 노트북에서 보니 오타가 많네요.ㅠ

페크pek0501 2022-01-12 17: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경인일보 고정 필진으로 (몇 명이 돌아가며 기고하는) 수요 광장을 쓰고 있는 분이에요.
책이 꽤 두껍네요. 뽑아 주신 글은 제 책상 위의 벽에다 써 붙여 놓고 싶군요. 명심해야겠어요. ^^


stella.K 2022-01-12 19:31   좋아요 0 | URL
와, 그렇군요. 언니가 그분과 고정 필진이다 이거죠?
멋짐 뿜뿜입니다.^^
저는 작가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솔깃해져요.
정말 어디 걸어놔도 좋을 것 같아요.
 
빨간 머리카락 마담의 숙소 - 할머니의 우아한 세계 여행, 그 뒷이야기
윤득한 지음, 츠치다 마키 옮김 / 평사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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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여행은 나와는 별로 인연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집 떠나면 개고생이란 말을 거의 신봉하며 살았고, 나이 들어선 기회도 없거니와(기회는 만들어야 한다고 하더만) 관절이 좋은 편도 아니어서 걷는 게 자신이 없다.(이렇게 쓰고 보니 내가 파파 할머닌 줄 알겠다. 그 정도는 아니고.) 그래도 내 인생 가장 젊은 시절에 사람들과 어울려 몇 군데 다녀봤다는 게 그나마 위로가 된다. 그것조차도 없었다면 쓸쓸해서 어찌할 뻔했나. 이런 내가 여행 에세이라고 좋아할 리 없다. 다 염장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당장 떠날 수 없는데 무슨 대리만족인가.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읽어야 할 책은 차고 넘친다 그런 거에 마음 둘 세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었다. 단순한 여행 에세이가 아니다. 저자의 나이가 구순이다. 해방을 거친 세대라는 게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내가 좀 개화기, 구한말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아서. 말하자면 그 시대 신여성이라는 것만으로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특이한 건 저자가 분명 한국 사람임에도 일본어로 쓰고, 번역을 일본 사람이 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저자가 젊을 때 남편 따라 일본에 정착했다. 그리고 지금도 70년 가까이 일본에 산다. 해방 전에도 국어 말살 정책으로 한국말을 쓰지 못하게 했으니 한국어와는 별로 인연이 없어 보인다. 그 점은 저자도 언감생심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 책은 여행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어찌 보면 간략하고 담백하게 쓴 저자의 자서전 같기도 하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게 있다.


저자가 한마디로 당차다. 남편이 재일교포로 사업가로 결혼 초기엔 나름 떵떵거리며 잘 살았다. 하지만 곧 남편의 사업이 망하고 만다. 그땐 이해심이 많은 남편 덕에 미국의 시카고 대학 영화학과에 입학 허가까지 받아놓은 상태였다. 남편의 사업이 망했으니 호구지책으로 단추 디자인 일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의외로 잘 돼 삶의 기반을 다지고 슬하의 자제들도 명망 있는 학자로 키워냈다.


저자는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뭐든 마음먹은 건 해내고야 마는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2012년 우연히 TV에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성 가족 성당(사르라다 파밀리아)에서 미사 드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알다시피 그 성당은 아직도 건설 중에 있다. 그해 일부가 완성되어 미사를 드렸던 것이다. 보는 순간 저기를 가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무려 여든셋의 나이에 말이다. 더구나 일본인 며느리가 저길 가야 되지 않겠냐고 부추기기도 했다. 저자는 무턱대고 성당이 있는 바르셀로나로 간다.


하지만 보는 것과 다르게 그때 드려졌던 미사는 그냥 성당 내부의 완성을 축하하는 특별 미사며 헌당식까지는 아직도 멀었다는 말을 듣는다. 순간 왜 주일 날 미사를 드리지 않느냐며 실망에 겨워 항의 아닌 항의를 하자 그곳 관계자도 좀 미안했던지 마침 주일 날 서품식 미사가 있는데 거긴 서품자와 직계 가족만 참석할 수 있다고 한다. 이 하나마나 한 얘기는 저자의 가슴에 활활불을 더 지핀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발길을 돌릴 수는 없다. 그런데 정말 궁하면 통하는 걸까. 마침 서품자의 직계 가족 한 사람이 자신은 사정이 있어 참석할 수 없으니 대신 참석하라고 한다. 여기서 교훈은 역시 되든 안 되든 질러는 봐야 한다는 거다.


나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 말도 잘 안 통하니 일찌감치 포기하고, 기왕 왔으니 성당 앞에서 기념사진이나 찍고 주변이나 돌아보고 갔겟지.더구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남에게 아쉬운 잘 못하고 사정하는 게 익숙한 체질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일부러라도 질러보면 의외의 길이 열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럴 것이다 미리부터 예단하고 가둘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저자가 서품식 미사에 참여할 확률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훨씬 낫은 확률이다. 0.00001% 확률도 안 된다. 하지만 이건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기적과 같은 것이다. 미리부터 포기할 일이 아니다.


저자가 얼마나 당차냐면, 1965년 나이 서른여섯에, 평소 일본에 살면서 일본에 한국의 좋은 점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해 한일협정으로 두 나라의 교류가 활발해질 거라고 생각하고, 그 유명한 도쿄 미쓰코시 백화점 6층 전층에 한국관을 한시적으로 열어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려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당시 전층을 빌린다는 건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또 그런 만큼 언젠가 우리나라에 와서도 비슷한 전시를 했었는데, 그때 우리는 일본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 때라 (지금도 좋은 건 아니지만) 우리가 뭐 그런 쪽바리의 문화까지 알아야 하느냐고 소극적이었단다. 그랬을 때 저자는 물러서지 않고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도공들이 일본에 가서 기술을 전수한 걸 생각해 보라며 일침을 가했단다. 대단하지 않는가.


사실 그런 저자가 누구냐면, 고 육영수 여사의 영어 교사로 한때 의자매처럼 지내기도 했다. 이만하면 인생 견적 나오지 않는가. 대대로 이어 온 소위 빼대있는 양반 가문의 여식이다. 저자의 어머니 또한 예사 분이 아니다. 분명 뼈대 있는 가문의 여식으로 자라지만 아버지가 가난한 양반 가문의 집으로 시집을 보낸다.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못했고 남편의 무능함에 죽을 결심을 하지만 그즈음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이게 되고 자식의 교육과 남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삶을 살게 된다. 저자나 저자의 어머니나 퀄리티가 남다르다 싶다.


이 책은 여행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시차의 구애받음이 없이 자유롭게 썼다. 그럼에도 뭔가의 삶의 궤적이 느껴진다. 아무리 가볍게 말해도 참 교양인다운 삶이 느껴진다. 더구나 저자는 여행을 마칠 때마다 일본의 짧은 시 '하이쿠'를 남긴다. 예를 들면 1971년 저자의 나이 마흔둘에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굴을 먹고 이런 하이쿠를 읊는다.

   얼음덩이리

   부딪치며

  굴을 먹었네

  달팽이 가득

  담겨 서늘한

  은쟁반


또 앞서 미사 한 번 드리겠다고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여행하고 가우디의 삶을 소개하고는,

  가우디의 꿈

 그대로 이루어진

  성당의 바람

  가을 날 햇빛

  가우디의 기도가

  이 미사에


몇 년전 이사카와 다쿠보쿠의 손바닥만 한 크기의 책 <한 줌의 모래>란 단카집을 읽은 적이 있다. (단카는 우리나라 시조 같은 것으로 하이쿠와 형식이나 분위기가 비슷하다 .) 좋긴 하지만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확실한 상황과 분위기를 알고 읽으니 뭔가의 감흥이 전해져 오는 것 같다.


그렇다면 저자는 어떻게 하이쿠를 알게 되었을까. 그건 마쓰오 바쇼(1644~1694에도 막부 전기의 시인이다. 아명은 긴사쿠(金作). 홋쿠라 불린 하이쿠의 명인.)를 좋아해서 하이쿠를 시작했다고 한다. 하이쿠의 주요한 특징은 열일곱 자의 엄격한 전형의 틀에 시적 긴장감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것이다. 저자는 하이쿠 선생을 직접 찾아가 배웠다고 한다. 그건 머리가 좋거나 문학적 감각이 뛰어나지 않으면 접근이 쉽지 않다고 한다. 그때그때 사물을 관찰하는 센스가 있어야 하고, 공감 능력도 뛰어나야 한다. 무엇보다 하이쿠는 요즘으로 치면 스마트폰 카메라고 순간을 찍어두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그러면서 일본의 소화의 정서를 소개하기도 한다. 하이쿠가 소화 시대 때 꽃을 피웠으니. 저자는 소화의 정서를 대표하는 것으로는 다도와 이케바나라는 일본식 꽃꽂이와 토키와즈란 일본 전통음악 등을 빼놓지 않고 소개하기도 한다. 특히 다도 하면 센노 리큐(1522~1591)를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난 이 책에서 그를 발견하고 좀 반가웠다. 오래 전, <리큐에게 물어라>(문학동네)라는 그의 전기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얼마나 좋던지. 이 책 읽어봤다는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았는데 말이다. 저자는 그렇게 다도를 접하면서 우리나라 도자기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겼다. 알겠지만 신라시대 때부터 우리나라 도공들이 대거 일본으로 끌려가 도자기 문화를 꽃피우지 않았던가.


우리나라 사람들 한국말 못 하는 경계인들을 은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자는 한국말을 잘 못했다 뿐이지 알고 보면 우리 보다 더한 (찐)한국인이다. 외국 나가살면 다 애국자가 된다고 하지 않던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깨닫는 건 요즘 일본과 우리나라가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 않은가. 역시 양국 간의 문제는 문화교류가 아니면 방법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니 나는 저자보다는 아직도 젊은데 생각은 젊지 못하구나 싶다. 여행도 여행이지만 저자의 그 꺾기지 않는 의기와 호기심에 경이와 존경을 표하고 싶어졌다. 물론 난 저자같이 살 수는 없을 것이다. 평범하게 태어나 평범하게 살고 있고 저자만큼 여행을 다닐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술과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사랑하는 마음은 늙어서도 언제나 간직하고 싶다. 


사실 이 책은 작년에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다. 어찌 보면 세밑이라 여러 가지로 마음이 싱숭생숭할 수 있었는데 읽을 수 있게 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읽는 내내 즐거웠다. 나는 이 책으로 모토가 생겼다. 그건 '늙어도 우아하게'다. 잘 살고 잘 늙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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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1-06 2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밑에 딱 좋은 책 읽으셨네요 ^^
저도 읽고 싶어져 담아갑니다.
윤득한 처음 들어본 이름인데 내공이 상당한 분인 것 같아요. 제목만으로는 어떤 책일지 전혀 가늠이 안 되는데 스텔라 님 리뷰로 완전 궁금해졌습니다.
예술과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사랑을 놓지 말고 우아하고 팔팔하게 나이들어갑시다요. 수시로 전시도 챙겨 보고 여행도 가고. 센노 리큐는 들어 보았는데 리큐에게물어라,가 있군요. 그것도 찜요.

stella.K 2022-01-06 22:05   좋아요 2 | URL
그러니까요. 제목이 좀... 근데 내용은 정말 좋아요. 담백하고 군더더기 없고. 편하게 읽혀요. 개화기 어머니나 저자나 양반가문에서 자랐다는데 그래도 그닥 행복했던 건 아닌 걸 보면 참 짠해요. 여자가 행복해야 진짜 좋은 나라라는데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신앙이 버팀목이었다는게...😥

기억의집 2022-01-06 22: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분 대단하시네요. 나이 아흔에.. 게다가 적극적이시네요. 한국문화를 알리겠다고 홍보도 적극적이고.. 츠치다 마키는 한국어 전공 일본인인가요???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유튭 있는데.. 거기 마츠다 부장이 한국어를 엄청 잘해요. 한일 혼혈인데.. 처음에는 아버지가 일본인이라 일본 국적인데 한국에서 살았던 적이 있어서 오랜 세월 일본 살면서도 한국인같더라고요. 할머니 소개들 읽으니 마츠다부장 생각나네요!!

stella.K 2022-01-07 10:03   좋아요 1 | URL
뒤에 보면 저자가 역자를 어떻게 만났는지도 나와요. 아마 기억님이 알고 있는 게 맞을 거예요. 요즘엔 뒤돌아서면 기억이 흐릿해져서 말이죠.ㅠ 전 힘들어서 이분처럼은 못 살것 같고 이분의 정신은 참 존경할만한 것 같아요.🤩

기억의집 2022-01-07 10:11   좋아요 2 | URL
ㅎㅎ 번역가 모르는데.. 저자은 한국인인데 한국어를 못 하고 번역가 보니 일본인이라… 특이하네 생각했어요!!!

mini74 2022-01-06 2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지 그림처럼 작가님 저런 멋진 패션으로 다니셨을 듯 해요 당차고 나이따윈을 시전하는 추진력에 감탄하고 갑니다. ~

stella.K 2022-01-07 10:14   좋아요 2 | URL
그 시대에 미국 유학까지 갈 생각을 했다면 뭐. 사실 공부 때문에 결혼도 안하려고 했는데 남편이 공부하게 해주겠다고 해서 결혼한 거라더군요. 남편도 그 약속을 지키려했는데 그만ᆢ 교포로 사업가였다면 그 남편도 대단한 집이었을 것 같다능. 👍

초란공 2022-01-06 23: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든 셋에 마음먹은 걸 하는 분이라니요!!! 제가 가장 부러워하는 성격을 가지신 분 같습니다. 몸이 가벼운 분들이요. 여행 좋아하는 아내에게 보여주어서는 안되는 책이군요. ㅋㅋ 저는 집돌이...게다가 무슨 일을 하려고 생각하면 부채도사가 됩니다. 이걸 할수 있을까? 할까 말어? ㅜㅜ

stella.K 2022-01-07 10:16   좋아요 2 | URL
그니까요. 저는 관절이 안 좋아 어디 잘 못 다니는데.ㅋ
아내님껜 보여주지 마시고 몰래 숨어 읽으세요.😅

페크pek0501 2022-01-10 1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자가 정신만은 전혀 늙지 않는 멋쟁이 분이시네요. 게다가 용기도 대단하시고요.
여행을 많이 다니면 좋긴 할 거예요. 그런데 점점 집 떠나기가 싫으니 문제예요.
여행 좋아하는 이들은 여행을 위해 계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중요한 건 대범해지고 그리고 용기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죠. 나이들수록 저는 소심해져가는 것 같아요. 안전제일주의자가 되어 버리고 모험을 즐길 줄 모르게 되어요.
저자 같은 분이 멋지게 사는 것 같다고 느끼면서도 말이죠. ^^

stella.K 2022-01-10 19:23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이어요. 저는 다리가 안 좋아서 어디 다니는 게 자신이 없더라구요.
지난 가을에 가족 여행 간 것도 언니가 차 렌트한다고 해서
간 거거든요. 막상 떠나면 좋은데 떠나기까지의 과정이 좀 그렇죠?ㅎ
하도 안 가니까 그때는 뒤도 안 돌아보고 가게 되더라구요.
근데 생각해 보면 힘이 없어 못 가는 것 보다 돈이 없으면 못 가겠구나
싶은 생각이 더 많이 들더군요. 그 잘난 1박2일 갖다오는 것도
수억 깨졌어요.ㅋㅋ
 

 TV 드라마를 보느라 영화를 안 봐도 너무 안 본다 싶어 어젠 큰 맘 먹고 영화를 봤다. 


이 영화 괜찮다. 별점을 준다면 3개 반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영상도 좋고 저 두 사람의 사랑도 야하고 진지하다. 하지만 그 유명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전설을 잘 살렸더라면 4개도 줄 수 있었을 텐데 끝이 약간 흐지부지다. 워낙 바그너의 오페라로 더 잘 알려진 작품이긴 하지만 영화도 볼만했다.


트리스탄 역의 제임스 프랑코의 눈빛 연기가 장난이 아니다. 잘 생긴 사람이 어린 때 부모를 잃고 얼마나 외롭고 고독하게 자랐을까. 그나마 영국의 한 군주의 눈에 띄어 그의 도움으로 자랐지만 나중에 천신만고 끝에 사랑하는 연인을 차지할뻔 했는데 그 기회를 군주에게 바쳐야 한다. 그때의 울분에 찬 표정이 좋다. 나중에 닭똥 같은 눈물도 흘리는데 모성을 자극한다.


        


근데 낮설지 않다 했더니 <127시간>,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나왔단다. <127시간> 하니까 알겠더라. 그런데 <먹고......>는 분명 봤는데 정말 나왔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ㅠ 이 영화가 4년쯤 전에 만들어졌는데 <127시간>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싶다. 이 배우 영화를 많이도 출연했다. 


이졸데 역의 소피아 마일즈도 연기도 좋다. 무엇보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여인으로 나오는데 원래 앵글로색슨의 여인상이 그런 건지 아니면 영화를 위해 새롭게 재현된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내가 이졸데의 나이라면 모를까 이 나이 먹고 사랑에 목숨걸 것 같지가 않다. 난 사랑 보다 내 목숨이 더 소중하다. 그냥 다음 생에서 보자고 했을 것 같다. 그래서 나이들면 들수록 로맨스를 못 읽고 못 봐준다. 젠장... 


이 전설을 알고나면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이 이야기를 차용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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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12-20 2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랑이요? 요즘 이마트에서 한 근에 얼마 하나요? ㅋㅋㅋ

Falstaff 2021-12-20 20:09   좋아요 2 | URL
제가 이런 댓글 십수년 전에 달았다가 코피 터진 적 있습니다. ㅎㅎㅎㅎ

stella.K 2021-12-20 20:11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그러게요. 전 이용해 보질 않아서.
당근 마켓은 없던데요?ㅋㅋㅋ

근데 누구한데 코피를...?ㅎㅎ

페넬로페 2021-12-20 20:12   좋아요 2 | URL
아! 사랑이라는 말이 아직 있었군요^^

stella.K 2021-12-20 20:15   좋아요 2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있다는군요 글쎄.ㅋㅋㅋ

새파랑 2021-12-20 20: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야하고 진지하다‘가 이 영화의 핵심이군요^^ 전 처음 들어본 이야기네요 😅

stella.K 2021-12-20 20:23   좋아요 2 | URL
그렇죠! 요점을 잘 아시는군요.
새파랑님 책을 많이 읽으시더니 척하면 착이네요.
너무 그짝으로만 읽으시는 거 아닙니까? ㅋㅋ
농담입니다.^^

Falstaff 2021-12-20 20:27   좋아요 2 | URL
전 영화는 안 봤는데요, 바그너 오페라에선 2막이 통째로 에로틱 자체랍니다. 음율도 거 참 신기하게 에로틱하다니까요. 물론 가수들은 빽빽 소리를 지르긴 합니다만.
3막, 마지막 막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다 죽어 자빠져서 오페라 역사상 생상이 작곡한 <삼손과 데릴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등장인물이 죽는 작품이기도 합지요.
ㅋㅋㅋㅋㅋㅋ

stella.K 2021-12-20 20:33   좋아요 3 | URL
그렇군요. 함 찾아봐야겠는데요?
영화도 야하긴 한데 15세 관람가로 되어 있어서
길이는 그리 길진 않습니다.
솔직히 말이 15세 관람가지 15금이란 소리죠.ㅋ

Falstaff 2021-12-20 20:37   좋아요 3 | URL
오오.... 스텔라 님, 정말 보실 생각은 아니지요?
영화가 얼마나 짧은지 모르겠는데요, 오페라는 네 시간 넘어가요.
조는 게 아니고 푹 자고 깨도 아직 하고 있답니다. ㅠㅠ

stella.K 2021-12-20 20:49   좋아요 2 | URL
어멋, 몰랐네요. 4시간? 그럼 전막은 못 보고
그 야하다는 2막만 보죠 뭐.ㅋㅋㅋ

미미 2021-12-20 2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소처럼 일하는 스타일을 좋아하는데요(정작 저는 베짱이st)제임스 프랑코가 그렇더라구요,게다가 학구파. 혹성탈출서 보고 눈여겨봤는데 위노나 라이더랑 나온 <더 레터>도 괜찮았고요. 워낙 다작하는 배우라 이상한 영화도 막 있어서(병맛) 여러번 깜놀ㅋ근데 미투까지...ㅠ아무튼 이 영화 보고싶네요😄🧔

stella.K 2021-12-20 20:47   좋아요 2 | URL
아, 그렇구나. 그렇지 않아도 그의 필모가 111개나 되요.
대단하지 않아요?
<더 레터>에도 나왔어요? 나 그 영화 봤는데...
근데 미투를 했다구요? 그건 또 뭐죠?

이 영화 좋아요. 사극 영화 별론데 이 영화는 편안하게 봤어요.^^

미미 2021-12-20 20:52   좋아요 1 | URL
저도 <먹고..>봤는데 생각안나요ㅋㅋㅋ미투도 있고 페북이었나 트위터였나 둘 중 한곳에서 미성년자한테 만나자고 한적도 있어요. 이건 뉴스에서 봄요.😳

stella.K 2021-12-20 20:56   좋아요 2 | URL
어머낫, 정말요?
충격요!

mini74 2021-12-20 20: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야하고 진지하다라고요?! ㅎㅎㅎ

stella.K 2021-12-20 20:50   좋아요 3 | URL
넵. 함 보세요.^^

꼬마요정 2021-12-21 0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제는 사랑에 목숨 걸지는 못해도 그래도 인생에 목숨을 걸만한 게 있다는 열정이 부러워서 로맨스 사랑해요 ㅎㅎ 눈빛 연기가 장난 아니라면 제 목숨 아니니까 뭐 이졸데가 목숨 거는 거 울면서 볼 수 있어요 ㅎㅎㅎ

stella.K 2021-12-21 15:16   좋아요 1 | URL
ㅎㅎㅎ 뭐예요, 요정님. 그러니까 사랑은 안 해도
로맨스는 보신다. 그뜻인 거죠?ㅎㅎ
러닝 타임 2시간인데 엔딩이 좀 아쉽긴한데
프랑코 때문에 훈훈하게 볼 수 있어요. 함 보세요.^^

근데 저 배우 가슴이 넘 큰 것 같아요.
나만 이러나요?ㅋ

페크pek0501 2021-12-21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로맨스를 못 봐 주겠더라고요. 꼴보기 싫다고나 할까? ㅋㅋㅋ채널을 딴 데로 돌리고 싶어요. 샘나서는 아니고 유치하고 별로 얻을 게 없단 생각이에요. 빨리 이야기나 진행시켜,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건데... 이런 생각이 마구 나요. 베드신도 그냥 침대에서 이불 뒤집어 쓰는 걸로 마무리하고 이야기나 빨리 전개했으면 좋겠어요. 애들도 있는 가정에서 키스 장면 같은 걸 적나라하게 보여 주면
저건 시청률 높이려는 전략이야, 이런 생각도 들고...
아, 나이가 들면 이렇게 매말라가는 건가요? ㅋㅋ

stella.K 2021-12-21 15:15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전 키스씬이 별로 감흔이 없어요.
어히려 저러다 병나지 걱정된다니까요.
더구나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 하고 있는데
너무 배우들 배려 안한다 싶기도 해요.
더구나 오미크론은 확산이 더 빠르다는데 언제까지 키스씬에만
목매달건지 ㅉ...
전 오히려 연애 감정 드는 순간 손잡는 게 되게 야릇하고 좋던데 말이죠.^^


희선 2021-12-22 0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힘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 여자까지 빼앗다니... 그런 이야기는 많기도 하네요


희선

stella.K 2021-12-23 20:53   좋아요 0 | URL
그럼요. 더구나 이 이야기는 14세기예요.
영화에선 이졸데가 꽤 당찬 이미지로 나오는데
과연 당시론 가능할까 싶기도 해요.
하긴 이건 그 시대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라는데
가능했을 것 같기도 하고...
 
소설 보다 : 가을 2021 소설 보다
구소현.권혜영.이주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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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여름에 처음 간행된 문학과 지성사의 단행본 프로젝트 <소설 보다>가 최근 겨울호를 내면서 총 14권을 출간했다. 소설을 잘 읽지 않는 시대에 이렇게 한 회도 거르지 않고 나와주니 기특하다 싶다. 나는 창간호를 재작년에 읽고 이제 이 책을 두 번째로 읽었다. 이 번호엔 구소현, 권혜영, 이주란 세 여성 작가의 작품이 실렸다. 창간호는 4명의 작가의 작품이 실린 줄 아는데, 세 사람이든 네 사람이든 이 조그만 책에 한 사람 싣기도 부족할 것 같은데 어떻게 여러 작품이 들어갈 수 있는지 볼 때마다 신기하다.

첫 번째로 실린<시트론 호러>를 쓴 구소현 작가는 2020년 문학과 사회 신인상을 받으면서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창작 스터디를 배경으로 한다. 대학내에 있는 모임인데 서로의 작품을 봐주고 합평한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4명의 모임 중 한 명인 공선이 죽은 영혼으로 나온다. 어찌 된 일인지 공선은 저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흔한 말로 구천을 떠도는 영혼이 되었다. 순간 약간 움찔했다. 그래서 호러라는 걸까.

문득, 나도 오래전 잠깐 창작 스터디에 몸을 담은 일이 생각이 났다. 물론 오래 못 갔지만. 솔직히 아무리 습작이어도 애써 썼는데 합평한답시고 찧고 빠면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초고는 다 걸레라고 했던 헤밍웨이의 말을 그때 알았더라면 그냥 버린 셈 치면 되는 건데 그때는 참 어렸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한 번은 시나리오 스터디였는데 대여석 명 모였던 것 같다. 그중 여자라곤 나랑 나보다 연배가 아래인 A가 있었다. 또 그 모임엔 유부남 하나가 있었는데 A에게 자꾸 치근덕거리는 게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일단 모른 척했다. 그러다 그 유부남 녀석 무슨 꿍꿍인지 A가 나온 단체 사진을 인터넷 카페에 올리더니 낄낄대며 무슨 퀴즈랍시고 문제를 냈다. 그러면서 뭘 알아맞혀 보라는 거다. 나는 그런 식으로 사람을 가지고 노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러지 말고 솔직하게 답을 공개하라고 장난치듯 가볍게 말했다. 그러자 그가 나의 마음을 알았을까, 갑자기 화를 발칵 내고는 그때부터 돌변한다. 그리곤 갑자기 웬 시키지도 않은 빨간펜 선생이 돼서는 그때까지 내가 카페에 올렸던 글을 복사해 빨간색으로 줄을 쫙쫙 치면서 비판을 해대는 것이다. 또 그것도 부족해 며칠씩 카페에 잠복하고 있다 내가 나타나면 뭐라고 막 공격을 해 댄다. 점잖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때는 좀 섬뜩한 생각이 들어 결국 카페를 탈퇴할 뿐만 아니라 모임에도 더 이상 나가지 않았다. 물론 세상의 모든 스터디가 다 그렇겠는가. 그래도 기본적으로 스터디는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작가 지망생들의 창작 스터디를 소설로 쓴다는 건 어찌 보면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직 풋내기 작가도 아닌 작가 지망생들의 이야기다. 독자는 언제나 작가가 쓴 완벽한 이야기를 원하지 아직 창작 스터디에서 나눌 법한 이야기를 읽는 건 별로 프로답않아 보인다. 그건 아직 작가가 되기도 전에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꼴 밖에 더 되겠는가. 작가 지망생들은 어떡하든 작가만 되면 다 되는 줄 알지. 천만의 말씀이다. 작가의 타이틀을 따는 순간 그때부터가 고생문이 훤히 열린다. 그래서 개점휴업이라고 문학상 겨우 하나 받고 몇 작품 쓰고 이름 없는 별이 되어 사라져간 작가도 많다. 그래도 이 작품에선 공선을 죽은 영혼으로 설정해 놓으니 나름 영리한 구성을 했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작가는 아직도 뭔가 위축되어 있는 건 아닐까 뭔가 배짱이 있었으면 싶다. (물론 배짱이 있어서 이런 글도 쓴다면 인정은 하겠다.)

아니나 다를까, 작품 뒤에 인터뷰 내용이 나오는데,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으니 실패에 대해 덤덤해지고 싶다고 했다. 실패할 걸 알면서 왜 매번 크게 상처받는지 모르겠다며. 그건 어쩌면 실패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실패를 안 하는 길은 딱 두 가지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완벽하게 성공을 하던가 아예 도전을 하지 않던가. 그러나 둘은 너무 어렵다. 그보다 오히려 실패해도 좋으니 뭐라도 해 보자는 쪽이 더 낫지 않을까. 어차피 세상은 녹녹치 않다는 걸 작가도 모르지 않을 텐데 말이다. 누구는 근사한 목표를 세우고 멋지게 실패하는 거라고도 했다. 그게 더 멋지지 않은가. 그런 일은 거의 없지만 처음부터 너무 멋지게 성공하면 바닥을 몰라 나중에 심하게 골절상을 입거나 죽을 수도 있다. 실패는 하되 실망하지 않으면 된다. 쓰고 보니 (모르긴 해도) 작가 보다 오래 산 나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말 같다.

권해영 작가는 2020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면서 작가 활동을 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여기 나온 세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든다. 어느 날 주인공이 사는 아파트에 화재가 났다며 주민 대피령이 떨어지고 대피하는 과정과 생애 처음으로 직장을 얻고 받은 돈의 사용처에 대해 씨줄과 날줄로 엮었는데 제법 재밌게 읽혔다. 기발하다는 느낌도 들고.

요즘 젊은이들은 돈을 모으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그 달 벌어 그 달 쓴다고. 어차피 평생 벌어봤자 집 한 채도 못 사고 결혼도 못 할 테니 그냥 현재를 즐기자는 주의. 하지만 난 작품의 주인공이 더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작품은 사람 구실하고 사느라 즐길 틈도 없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주민 대피 과정과 교묘하게 엮는 건 어떤 은유인 걸까. 그보단 제목이 주는 암시가 더 큰 것 같기도 하다. <당신이 기대하는 건 여기에 없다>. 원래 작가는 태생적으로 행복보단 불행을 더 주시하는 존재들 아니던가. 정답보단 해답을 제시하고. 그렇다면 이렇게 쓰는 것도 틀리진 않다.

이주란 작가의 <위해>라는 작품은 정공법으로 쓴 소설 같다. 어떠한 기교도 없이 담백하게 썼다. 어느 가난한 처녀와 소녀의 예쁜 우정을 그렸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가난하다고 다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썼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 의도가 충분히 잘 살려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세 사람 중엔 작가 연수가 가장 오래됐는데 그래서 그런지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좀 묘한 게 느껴진다. 2, 30년 전의 젊은 작가들의 글이나 요즘 젊은 작가들의 글이나 별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예전에 우린 당대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인색했다. 어쩌면 그렇게 글을 못 쓰는지 모르겠다고 앞다퉈 침을 튀기며 성토하기에 바빴다. 지금 와 생각해 보니 이해가 갈 것도 같다. 20대 작가는 꼭 20대에 맞는 글을 쓴다. 30대 작가는 30대스럽게 쓰고, 40대는 40대스럽게 쓰며, 50대도 그렇다. (작가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서사의 깊이가 느껴져 좋은 글을 쓸 가능성이 많은데 글을 점점 안 쓰는 것 같다.) 그러니 당대의 젊은 작가들은 비슷한 연배의 독자들에겐 환영을 받지 못하는 거다.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자기와 같은 얘기를 하고 앉았으니 그걸 못 견뎌하는 것이다. 그걸 요즘 작가들도 똑같이 반복하는 걸 본다. 옛날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자랐을 텐데도 오히려 이 사회가 쳐놓은 그물망에 그들도 똑같이 갇혀서 헬 조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세상이 좋아졌으면 그만큼 작가들도 행복한 글을 써야 할 텐데 그렇지가 못하다.

그래서일까? 옛날의 젊은 작가들은 글 못 쓴다고 욕해도 별로 죄책감 같은 거 없는데 (믿거나 말거나 한 소리지만 욕받이 작가가 더 대성하는 법이다.ㅋ) 요즘 작가들에게 나쁜 말은 못 하겠더라. 다 동생 같고 조카 같은 작가들 아닌가. 진정한 작가가 어디 작품 몇 개 썼다고 되는 건가? 다 연수가 차고 이러저러한 경험치가 작가를 만드는 거지. 또 내가 아니어도 비슷한 또래의 독자들에게 알게 모르게 욕먹고 있을 거다. 그렇게 작가는 욕을 먹고 크는 거다. 선지자가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것처럼 비슷한 또래의 독자들은 결코 좋은 소리 안 한다. 그 생리만 이해하면 된다.

단지 나이 많은 독자로서 오늘날의 젊은 작가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너무 같은 동류의식에 휘말려서 전망 없는 삶에 대해선 가급적 안 썼으면 좋겠다. 그런 건 선배 작가들도 많이 했던 거다. 지금 그대들이 쓰는 글은 나이를 거스를 수 없는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일 수도 있겠는데 독자가 뭘 원하는지를 알았으면 좋겠다. 물론 독자의 입장에서 같이 느껴주고 대신 말해 주는 거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별로 의미가 없는 생각이다. 독자는 그 이상을 원하기도 한다. 너무 입맛을 맞출 필요는 없지만.

누구는 말했다. 우리나라 정치엔 유머가 없다고. 난 우리나라 문학 판도 별다르지 않다고 본다. 뭔가 모를 패배의식 아니면 지나친 엄숙주의 또는 선민의식을 전 세대 작가들로부터 그대로 답습해 오고 있는 건 아닌지 살짝 걱정도 된다.

또한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기획자나 출판사에게도 이 지면을 빌어 한마디 하고 싶다. 이런 기획은 분명 좋고 환영할만하다. 그러나 언제까지 젊은 작가에게만 허락할 건지 모르겠다. 물론 젊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발표할 지면을 얻는다는 건 좋은 일이다. 난 진심 젊은 작가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을 얘기하자면, 앞서도 얘기했지만 재작년에 창간호를 읽었는데 비슷한 책을 또 읽는 느낌이다. 물론 3년의 차이가 얼마나 나겠냐마는 예를 들어 30대 작가는 3년 전에도 있지만 올해도 있고 5년 뒤에도 있을 것이다. 나 같이 30대를 거쳐 온 사람은 30대 작가가 별로 새롭지는 않았다. 즉 너무 작가층이 한정적이란 얘기다. 물론 기획부터 젊은 독자를 겨냥한 거라면 할 말은 없지만 다양한 연령층의 작가를 확보할 생각은 없는지 아니면 그런 기획을 따로 할 생각이 없는가 묻고 싶다.(물론 그럼 또 나와 비슷한 또래의 작가를 여전히 씹어대고 있을까.ㅋ)


아무튼 난 10년 20년 뒤에도 어느 책에선가 이들의 이름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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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12-13 1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단 스텔라님 명언 두 문장 담았구요~♡♡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요즘 문학이 20~30대에 치중한 경향이 있는 듯해요. 이건 문학쪽 뿐만아니라 대중가요포함 문화전반적 현상일까요. 이왕이면 젊은 쪽에 기회를 주는 의미일텐데 요즘같은 고령화사회에서는(꼭 고령화사회 아니어도) 스펙트럼을 넓힐 필요도 있어보입니다.
창작 스터디얘기 재밌어요! 스텔라님 얘기요ㅎㅎ 안해봐서 그런지 내작품으로 욕좀 먹어보고도 싶고요(문제는 창작이 안됨ㅎㅎ)

stella.K 2021-12-13 15:39   좋아요 2 | URL
ㅎㅎㅎ 저한테 보내주세요. 제가 예쁘게 욕해드릴 게요.ㅋㅋㅋㅋ
우리도 창작 스터디 하나 만들어 볼까요?
미미님 댓글 보니까 화악~ 불이 짚혀 집니다.ㅋㅋ
새파랑님도 그러고 아무래도 진짜 조만간 걸레 하나 만들어 볼까 봐요.^^

미미 2021-12-13 15:5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아앗ㅋㅋ걸레라면 만들수 있을것 같아요!!😆

새파랑 2021-12-13 13: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의 창작 스터디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면? ^^ 언제나 실패는 두려운것 같아요. 그럴줄 알면서도, 상처받을줄 알면서도 하게되는건 그래도 좋아하기 때문이겠죠?

글을 잘 쓰는건 정말 힘든일 같아요 ㅜㅜ 그래도 이런 노력을 응원합니다~!!

stella.K 2021-12-13 15:55   좋아요 3 | URL
ㅎㅎ 좀 오래된 이야기여요.
지금도 그러고 사나 모르겠어요. 그러기 전엔 누나 누나하면서
잘 대해주더만.
그렇지 않아도 그때 당시 써 볼 생각을 했었죠.
그렇게 자극을 주는 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그런 사람이거든요.
근데 쓰다가 못 써어요. 글을 쓴다는 건 괴로운 일이죠.
헤밍웨이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하지만 제 글은 걸레도 못됐던 거죠.
조만간 다시 걸레라도 만들어 볼까 봐요.ㅎㅎ

그러고 보면 새파랑님도 글 쓰는데 관심이 많으신가 봅니다.
용기내십시오!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프레이야 2021-12-13 13: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령화 사회에서 연령층 문제도 그렇고
독자의 입맛에 너무 맞출 필요 없다는 말씀도 그렇고 시원시원한
스텔라 님 말씀!!!
요즘 60대는 나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무색하게 젊은 분이 많은데
대화를 해보면 생각이 젊지는 않은 분이 있으니
그 고령이라는 말도 기준을 어디에 둬야할지요....
정치판도 문학판도 인간미 넘치는 유머가 필요하다는 말씀,
동감합니다. 그게 쉬울 것 같아도 쉽지 않은 일인데 이유가 뭘까
잠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그나저나 유머,라니
갑자기 성석제 생각이 났는데 요즘 그분 작품 뜸하지요?

stella.K 2021-12-13 15:17   좋아요 2 | URL
그러게 말이어요. 성석제 작가는 아직 좀 더 써야할 양반인 것 같은데
뭐하고 사는지 모르겠어요.
근데 사실 성석제 작가는 해학을 아는 작가라는데
저는 어느 부분에서 웃어야 할지 그 웃음의 포인트를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래도 뭐 어쨌든 이런 작가가 많이 나와줘야 할텐데 너무 무게만 잡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프레이야님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시니까 확실히 많이 느끼시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오늘 새벽 잠자다 깨서 프레이야님이
생각이 나더라구요.ㅎㅎ

프레이야 2021-12-13 16:16   좋아요 1 | URL
우왕 새벽에 깨서 제 생각이요.
넘흐 황송하고 행복해요 왜죠왜죠 ㅎㅎ 제가 꿈에 나왔던 건 아니겠죠. 전 어제 기절한 듯 잤거든요. 오랜만에요.

mini74 2021-12-13 14: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많이 사는 독자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20대땐 서툰듯 그러나 호기롭게 세상을 까다가 나이들면 앞뒤옆까지 신경쓰느라 맹탕같은 글을 쓰는 작가룰 보면 또 마냥 뭐라고 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인것 같아요. 스텔라님 글 넘 잘 읽었어요.~

stella.K 2021-12-13 15:17   좋아요 2 | URL
맞아요. 호기롭기라도 하면 좋을텐데 맹탕은 좀 읽기가 맹숭맹숭해서
괴로워요.시간낭비 같고.그런데도 계속 쓰는 걸 보면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원고료 받으려고 대충 지면 떼우기 식이면 안될텐데 말이죠.ㅠ

페넬로페 2021-12-13 15: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을 열심히 읽는 독자로서만 머무니 스텔라님의 글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작가로 등단하고 지면에 글을 올리는 작업이 얼마나 고단할지 알 수 있을것 같아요.

가끔 생각합니다.
전쟁도 인종 문제도 없는 요즘의 작가들이 무엇을 써야할지 참 암담할 것 같다고요.
그래도 저는 젊은 작가들이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자꾸 써주어서 너무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그렇게 써주지 않으면 가뜩이나 이기심 가득한 세상에서 잘 모르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을것 같거든요.
뉴스 한 줄 보다는 소설 한편이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데 저한테는 도움이 더 많이 되더라고요~~
스텔라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stella.K 2021-12-13 15:32   좋아요 3 | URL
어멋, 그렇군요. 오히려 페넬로페님 말씀에 제가 오히려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사실 요즘은 k 켄텐츠의 위상이 높아져서 그런지
작가들도 글은 잘 쓰는 것 같긴하더라구요.
근데 크게 보면 8,90년대 작가들과 별차이를 안 보이고 있으니
그게 괜히 안쓰럽고 젊은 작가는 역시 젊은 작가구나 하는 거죠.
읽어주셔서 고맙슴다.^^

페크pek0501 2021-12-13 17: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까 이 글 읽고 검색해 봤답니다. 괜찮은 시도 같아요. 간편하게 들고 다니며 읽기에도 좋을 것 같고요. 책값이 착해서 좋고요. 저도 구매해 봐야겠어요.
스텔라 님은 제가 모르는 책들 은근 많이 아시더라고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stella.K 2021-12-13 19:49   좋아요 1 | URL
아니어요. 언니가 더 많이 아시죠. 정말 심풀하게 잘 나왔어요. 가끔 중고샵에도 출몰하는 것 같던데 그때 함 사 보세요.^^

책읽는나무 2021-12-13 2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 책들을 좋아해서 사다 모으고 있는 편입니다.특히 동네 서점에 가게 되면 꼭 사오곤 합니다.가격이 부담 없어서요~^^
책의 계절을 놓쳤을 때는 부러 도서관에서 빌려서라도 읽는 편이구요~^^
책 판형이 얇고 작아서 여행 갈 때 가방에 쏙 넣기 편한 책이고,가격도 저렴하지만 저렴한 가격만큼 책의 수준은 결코 저렴하지 않아서, 저는 <소설 보다>가 앞으로 계속 출판되길 바라는 독자 중 한 사람입니다.^^

몇 년동안 쭉 읽어 본 제 느낌은요~
스텔라 케이님 말씀처럼 작가의 연령대가 갈수록 한정되어져 가는 것, 맞아요! 많이 아쉬운 부분이에요.
헌데 또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런 책을 통해서가 아니면 접해볼 수 없는 젊은 작가들의 글을 만나볼 수 있어 잠시나마 내 눈과 머리가 젊어지는 듯한 생각도 들더라구요.노련미를 갖춘 소설들도 좋긴 한데 또 덜 다듬어진 듯 하지만 소설의 소재를 택하는 아이디어가 기발한 작가들의 단편들도 많아 재밌더라구요.역시 젊다는 건 부럽다!라고 생각을 많이 하며 읽는 편이라ㅋㅋㅋ
올 <가을>편은 좀 차분했던 것 같습니다.
소재는 다양하고 좀 기발했던 것 같구요^^
젊은 작가들이 차츰 차츰 명성을 갖춰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더라구요.실제로 유명해진 작가들이 많더군요^^

저는 그저 읽기만 했지, 제대로 리뷰 한 편 써보질 못했는데...스텔라 케이님의 정성스럽고 시원시원한 리뷰를 읽으니 <소설 보다>가 더 발전되어 읽는 재미가 더 있어질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stella.K 2021-12-13 21:26   좋아요 1 | URL
아웅, 책나무님~ 그래요. 분명 요즘 젊은 작가들도 고민이 많을 거라고 봅니다.
어쩌면 제가 너무 앞서 살았다고 함부로 지적질한 건 아닌가 괜히 걱정도 되네요.
이 책을 다 모으고 계셨군요. 모르긴 해도 여기에 한 번이라도 자신의 글을 게재한 작가들이 있다면 책나무님께 고마워 할 것 같아요.
저는 솔직히 고백하자면 모처에서 이벤트 도서로 받은 거랍니다.
물론 이벤트 도서로 조차 안 읽는 사람보단 낫겠지만 좀 부끄러운데요?
게다가 그 모처에서 시키지도 않은 여름호까지 끼어서 보내줘서 좀 툴툴댔어요
다른 읽은 책도 많은데 그것까지 읽어줘야 하나 해서.ㅠ ㅋㅋ
책나무님 댓글 읽고 툴툴대면 안 되겠구나 여름호도 읽고 리뷰해야겠구나
반성했습니다. 긴 댓글 고맙습니다.^^
 

평점도 높고, 장르가 코미디인데다 그 유명한 <캐롤>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간다> 등의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은 케이트 블란쳇이 다시 한 번 주인공으로 나와 봤다. 근데 내가 뭘 놓친 걸까? 뭔가 꽤 괜찮은 게 나와줄 줄 알았는데 끝이 좀 흐지부지다.


한때는 잘 나가는 건축가였는데 지금은 문제적 인간이 되어버렸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사고만 친다. 그러면서 자신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환경이 상황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그러면서도 옛날을 그리워하며 자신의 초라함에 우울해 한다. 이런 인물을 케이트 블란쳇은 현실감있게 잘 표현했다. 약간의 유머를 살려.  


근데 가족 여행으로 남극에 가기로 했는데 못 갈 상황이 벌어진다. FBI의 의심을 받고, 가장 믿고 의지할만한 남편은 남극행을 포기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해 상담을 받아 보라고 그러고. 화가 난 버나뎃은 그 즉시로 집을 탈출해 증발해 버리는데 알고 봤더니 혼자 남극에 갔다. 그리고 거기서 새 일을 발견하고 또 가족과도 재회한다. 


뭐 코미디니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한데, 받으란 상담은 안 받고 낮선 곳에서 새 일을 발견하고 좋아라한다는 게 웬지 믿음직스럽지가 않다. 오히려 남극까지 와서 또 사고치고 문제적 인간으로 살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든다. 삶과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어야지 새 일을 발견했다고 과연 그 사람이 바뀌는 걸까? 물론 또 지나치게 사람을 문제적 인간으로 몰아가는 정신 의학적 태도도 맘에 들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이야기는 조금 더 깊이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너무 빨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를 짓는 것 같아 석연치가 않다. 


한 가지 놀라운 건 있더라. 버나뎃의 스마트폰이다. 그런 어플이 있는 걸까? 버나뎃이 말을하면 그걸 자동으로 받아 써 준다. 그렇지 않아도 점점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 육필도 아니고 키보드로 쓰는데도 어깨와 손목이 아파 이러다 팔을 못 쓰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마이크로 엣지는 글을 읽어주는 기능이 있어 읽는 수고를 많이 덜어준다. 얼마나 좋던지. 쓰는 기능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을텐데.ㅠ 

노트북아, 내 글을 받아 써 주오.            


약간의 중성적 매력이 있는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도 빛났다. 그녀는 스크린을 장악할 줄 아는 흔치 않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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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12-05 2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트북은 몰라도 스마트폰은 머지않아 내 글을 받아 써 줄 것 같아요. 지금도 간단한 문장을 받아쓰기는 하지만… 음성 인식과 관련된 기술이 상당히 발전했고 신기술 개발이 계속 되고 있어요. ^^;

stella.K 2021-12-05 20:31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영화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기억의집 2021-12-05 2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톡도 음성으로 가능한 것 같은데요. 블란쳇 카리스마 작렬이죠. 예전에 오션일레븐의 여성 버젼(제목이 기억 안 나는데) 전 산드라 블럭, 케이트 블란쳇이 괜히 톱이 아니더라구요~

stella.K 2021-12-05 21:08   좋아요 1 | URL
엇, 정말요? 카톡 매일 쓰는데...

산드라 블록 저도 좋아해요. 근데 이제 한물갔죠? 배트맨 시리즈에서 캣우먼으로 나왔을 때 정말 멋졌는데ᆢ
케이트도 이제 슬슬 나이테가 느껴지더군요.ㅠ

기억의집 2021-12-05 21:13   좋아요 2 | URL
전 아이폰 쓰는데 음성으로 넘어가던데요 근데 말로 하는 게 어색해서 한번도 시도 안 해봤어요. 산드라 블럭이 베트맨에 나왔군요. ㅎㅎ 몰랐어요. 그래도 넷플릭스에서 버드박스 보니 멋있게 늙고 있었어요. 여전히 매력뿜뿜이더만요~

hnine 2021-12-05 2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이 영화 막 보고난 후랍니다.
저도 끝이 어딘가 어색하다고 느꼈지만 케이트 블랑솃 연기 때문에 용서해주기로 하면 그래도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바뀐 대문 사진 너무 예뻐요 ^^)

stella.K 2021-12-05 21:25   좋아요 1 | URL
ㅎㅎ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 책도 있던데 관심이 가다 말았어요. 저도 정말 케이트 땜에 용서해요. 😂

얄라알라 2021-12-05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발음도 어렵고 표기도 매번 알쏭달쏭이지만, ‘케이트 블란쳇‘ 아우라와 카리스마 대단하죠! ^^

stella.K 2021-12-06 09:41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암튼 멋진 배우임엔 틀리없는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21-12-06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케이트 블란쳇, 캐롤과 벤자민에서도 좋았고
저는 블루재스민,에서 제일 좋았어요.
에르메스 가방 딱 끼고 무너져가는 허영덩어리의 자존.
나중엔 왠지 짠하고 그렇더라구요.
말씀대로 중성적 매력과 아우라가 뿜뿜이죠.
이 영화는 미루어 두었는데 봐야겠어요 스텔라 님^^

stella.K 2021-12-06 09:45   좋아요 1 | URL
저는 블루재스민을 봐야겠군요.ㅋ 이 영화 내용은 좀 별로라 큰 기대 안하고 보시면 의외로 볼만할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