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의 평전이 나왔다고 해서 산 책이다.  

작년 <울지마 톤즈>를 뒤늦게 챙겨보고, 보면서 많이 울었다. 지금도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하다.  언젠가 그에 관한 책이 나오면 꼭 한번 읽어보리라고 마음 먹어었다.  생각 보다 조금은 일찍 나왔다는 느낌이 든다.  책이 생각 보다 그다지 많은 분량도 아니다. 과연 평전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이무튼 이태석 신부의 평전이란 것만으로 충분히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정진석 추기경이나 최인호 작가의 추천글도 이 책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것 같다.   

무엇보다 네잎 클로버 책갈피가 마음에 든다. 이 책갈피가 다른 책에 끼어왔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하필 이 책에 함께 오니 이태석 신부가 천국에서 나의 행운을 빌어주는 것 같다고 하면 오버하는 걸까?ㅋ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다. 마침 알라딘에서 반값에 판다고 해서 샀다. 반값에 팔고 있는 책중 사고 싶은 책이 어디 이 책 뿐이랴? 참고 참았다, 고르고 고른 책이다. 나온지도 오래됐지만 구판이 아닌 신판으로 반값에 파니 정말 안 사고는 못 베겼다. 

 

 

 

 

 

은희경 작가가 이제야 첫 산문집을 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꼭 언제가 한 번은 썼을 것 같은데...!  

그런데 이 책은 정말 사지 않고서는(아직 정식으로 발매되진 않았다. 예판중이다) 못 견디게 만드는 구석이 있는데, 그것은 은희경 작가의 습작강의 노트가 별책 부록으로 끼어있기 때문이다. 난 또 왜 그런 게 궁금한지 모르겠다. 읽을 책도 많아 가급적 책을 사는 건 자제하고 있는데, 출판사에서 이렇게 나와주시면 사지 않고서는 못 베기긴다. 표지 장정도 마음에 들고. 한마디로 출판사의 마케팅에 손들었다. 

은희경 작가의 책을 주문할 때 같이 주문한 책이다. 얇은 책이 뭐 그리 대단할까 싶기도 하고, 더구나 인문학쪽이라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갖는 아우라는 대단한가 보다. 88페이지. 차 한 잔 값. 이 정도면 부담이 없어 보인다. 한번쯤 읽어줘도 되겠다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한다.  이 책에 대한 리뷰어들의 리뷰가 화려짱짱 하다. 나는 워낙  우물안의 개구리꽈라 이들만큼 분노할게 있을까 싶기도하지만 궁금하긴 하다. 

 

한 달 전인가? 많은 사람들이 개 미워하는 조선일보 주말판을 오랜만에 산 적이 있다. 몇년 전부터 우린 신문을 구독하지 않았지만, 그 몇년 전까지 본게 조선일보다. 조선일보가 다른 건 몰라도 주말판은 워낙에 잘 만들어서 그중 내가 좋아했던 건 당연 책을 소개하는 면이었다. 그런데 그때 비해 축소가 된 건지, 지면도 줄어든 느낌이고, 워낙에 인터넷 매체의 발달 때문인지 생각보다 별로란 느낌이었다. 확실히 이젠 전문가가 소개하는 책 보단 익명의 리뷰어들의 리뷰가 더 많이 구매력을 좌우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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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8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8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1-07-18 14:39   좋아요 0 | URL
무안하게, 댓글이나 먼댓글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stella.K 2011-07-18 14:52   좋아요 0 | URL
ㅎㅎ 설마요...^^

cyrus 2011-07-18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등학생 때 중앙일보 북섹션을 즐겨 봤어요, 지금도 모아놓은 것도 있어요.
그걸로 통해서 책 정보도 얻고 정말 읽을거리가 많았는데,,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판형에 변화를 주더니 아예 내용이 축소되더라고요, 지금은 모르겠는데
두 세장 정도,, 나머진 대형광고 끼워놓고,,-_-;;
하필 그때가 수능 공부하느라 책을 멀리하는 동시에 안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일간지 북센션을 잘 안 보는 편이에요. 저도 북섹션보다는
알라딘 리뷰어의 글을 통해서 책 정보를 얻어요. ^^

stella.K 2011-07-19 10:31   좋아요 0 | URL
조선일보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
저도 좋아서 어떤 건 모아두고 그랬었어요.
물론 블로그 이전 이야기지만.^^

2019-10-22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1-07-18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들 많이 사셨네요^^

stella.K 2011-07-19 10:32   좋아요 0 | URL
네. 근데 언제 읽을지는 몰라요.ㅋㅋ
 

천명관의 소설 <나의 삼촌 브루스 리> 2권 초반부에 보면,  주인공 권도운이 짝사랑하는 연인이자 에로 배우인 원정이 유 회장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오밤중에 술기운을 빌어 그의 사무실로 전화를 했다가 그의 똘마니로부터 봉변을 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딴 이유는 없고, 원정이 자꾸 유 회장에게 전화해 귀찮게 구니 정신 차리게 해 준다는 명목이다.


 옛 애인이든 그의 똘마니든 뭐든 지간에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서 봉변을 당하는데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도운이 일찍이 이소룡을 자신의 롤모델로 삼고, 어설피 배운 무술을 연마한 몸으로 무사히 악당의 (자신의 애인을 위험에 빠트리는 사람은 다 악당이다. 그것은 만고불변의 법칙이다) 손아귀에서 벗어나 둘은 원정의 오피스텔로 간다.


 사실 그때 도운은 70년대 무술영화의 인기를 등에 업고 충무로 영화판의 으악새 배우(주인공의 옆발차기 한 대로도 으악하며 죽어가는 엑스트라 배우)로 자리를 잡느냐 못 잡느냐 하던 때이기도 했다. 즉 몸을 낮추고 조용하고 겸손하게 지내야 하는 때란 말이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원정의 옛 애인인 유 사장은 영화판을 접수한 거물급 인사고 따라서 그의 똘마니들을 건드려서 좋을 일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건드려서 좋은 건지 나쁜지는 나중 일이고 당장은 그의 똘마니들에게 원정을 구했다는 것에 안도한다. 그러나 그도 잠시, 원정이 봉변을 당할 때 입은 상처 때문인지 아니면 버림받은 설움 때문인지 눈물을 터트린다. 그러자 도운이 말없이 으악새 배우들의 필수품인 안티푸라민을 조용히 꺼내 원정의 얼굴에 발라준다. 원정이 처음엔 이를 거부한다. 그 특유의 냄새 때문에. 그러자 도운이 멍든덴 최고라며 미세하게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얼굴에 발라준다.  


 영화로 봤다면 어디서 본듯한 클리셰라고 했을지 모르지만 이렇게 책으로 읽으니 그도 나쁘지 않다. 더구나 전혀 멋지지 않은 도운이 그렇게 심각하고도 섬세하게 나오니 분위기가 웃기면서도 묘하게 젖어든다. 


그런데 문득 안티푸라민의 용도가 궁금해졌다. 멍든데 최고라고...?

안티푸라민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6, 70년대 가정상비약으로 이 약을 비치해 놓지 않은 집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것의 용도는 모기에 물렸거나 넘어져 무릎이 까졌을 때 빨간약 대신 바르는 거 아닌가? 하지만 새삼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검색에 들어갔다. 그 결과 정확히는 소염진통제의 일종이었다. 그걸 여태 모르고 있었다니. 이렇게 관심이 생긴 것도 관절이나 근육이 예전만 같지 않으니 그쪽 계통에 관심이 생기는 것이다. 예전에 팔팔한 근육을 가졌을 때는 전혀 관심도 없었다. 안티푸라민의 개발 일화도 있었다. 


유한양행의 창업자 유일한 회장이 아내 호미리 씨가 유한양행 건물 2층에 소아과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당시 한국에는 연고의 개념이 없어서 아이들의 타박상이나 염좌상(흔히 삐끗하거나 접질렸을 때)에 마땅히 발라 줄 약이 없었다고 한다. 이에 호미리 씨가 당시 막 신설된 유한양행 학술과에 건의해서 만든 약이 안티푸라민이라고 한다.  참고로 안티푸라민은 유한양행에서 최초로 자체 개발한 약품으로 올해가 100주년을 맞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약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오래된 약이다. 


나는 안티푸라민이 그저 미국의 바셀린을 본떠 만든 약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바셀린과 안티푸라민은 좀 다르다. 바셀린은 한마디로 화상 같은 피부 외상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약이다. 


안티푸라민은 그 이름도 적절해 보이는데, 반대를 뜻하는 안티(anti)와 염증을 뜻하는 인플래임(inflame)을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이게 또 군부대에도 들어간다고도 하니 역시 이건 어린아이들을 위한 약만은 아니었다. 군부대에 들어갈 정도라면 확실히 실제 으악새 배우들도 썼을 법하겠다.  


그런데 안티푸라민은 그렇게 6, 70년대는 대세였지만 이후로 비슷한 류의 약들이 경쟁적으로 나오면서 급격하게 우리의 뇌리 속에서 사라져 갔을 것이다. 난 정말 이 약이 이제 안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최근까지 손흥민을 앞세워 CF가 나오기도 했으니 우리가 기억을 못 하고 있을 뿐 그건 항상 있어왔다. 아무리 만병통치약이라고도 세월을 이기는 약은 없는가 보다. 


그런 안티푸라민을 도운이 떨리는 손으로 원정에게 발라줬다니 확실히 상대의 마음을 훔치고도 남았을 것 같다. 게다가 때를 놓치지 않고 시크하게 한마디 한다.


- 그리고 보니 많이 닮았네요.

- 뭐가?

- 여기 그림에 있는 여자 하고요.

그러면서 도운은 연고 뚜껑을 들어 원정에게 보여준다.

기억하는가? 버드나무 상표 아래 간호사 캡을 쓴 여자의 얼굴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무엇을 본들 그 사람으로 보이지 않겠는가. 평소 쟁반같이 둥근달에도 그 사람이 보이는 법이다.  

그러자 원정은 도훈에게 평소 숙맥인 줄 알았더니 아부하는 재주도 있다며 그를 춰준다.

이쯤 되면 안티푸라민은 누구에겐 사랑이겠다. 도운이 발라주는 안티푸라민과 함께 육체의 상처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도 사라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참고로 안티푸라민에 얽힌 내 어린 시절 속된 추억 하나를 얘기하자면, 난 그것을 립글로스 대용으로 사용했다. 물론 그건 입술 튼데 바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시절 당대를 주름잡았던 여자 가수들이 어느 날 TV에 나왔는데 입술에 무엇을 발랐는지 반짝반짝 윤이 났다. 그러고 노래를 부르는데 그게 어찌나 육감적이던지 나도 발라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그게 뭔지도 몰랐고 설혹 알았다 해도 엄마가 어린 나에게 그런 걸 사 줄리 없다. 화장품의 일종일 테니. 꿩 대신 닭이라고 안티푸라민이라도 바르고 나는 남이 안 보는대서 하춘화나 정훈희를 흉내 내며 나만의 백일몽을 꿈꿨다. 

하지만 역시 원정의 말처럼 안티푸라민의 냄새는 결코 좋다고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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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6-17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안티푸라민보다도 호랑이
지름이 ... ㅋㅋㅋ

브루스 리, 1권은 읽은 것
같은데 2권도 읽었는지 가
물가물하네요.

stella.K 2023-06-17 10:29   좋아요 1 | URL
ㅎㅎ 매냐님 그럴리가요. 6,70년대 유년시절을 보냈다면 안티푸라민 세대입니다. 우리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쓰셨겠죠.ㅋ
2권은 1권에 비해 재미가 좀 없긴하지만 이야기의 힘은 전혀 빠지지 않더군요. 이만하면 가히 괴물이다 싶어요. 천명관 작가.

서곡 2023-06-17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입술에 바세린 추천드립니다 ㅎㅎ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stella.K 2023-06-17 11:21   좋아요 1 | URL
립크린이 없을 때는요. ㅎㅎ 고맙습니다. 서곡님도 좋은 주말보내시기 바랍니다.^^

기억의집 2023-06-17 1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세대의 안티푸라민 대단했지요. 바세린과 더불어~ 저도 요즘 무릎 관절이 안 좋아 병원 다녀요. 나이가 들긴 드나봐요. 나이 드니 관절이 힘들어 합니다!!

stella.K 2023-06-17 20:55   좋아요 0 | URL
백번 이해합니다. 저도 몇년 전 아파서 병원에 다녀댔죠.
좀 서글픈 생각도 드는데 아프니까 관절에 좋은 약이 뭔가 자꾸
찾아보게 되요. 그러다보니 새롭게 알게 된데 안티푸라민이구요.
몸조심해요. 내 몸 내가 위해줘야지 누가 위해주겠습니까?ㅠ

니르바나 2023-06-17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의 책이야기를 보니 천명관의 이 소설이 더 재미있게 보이네요.
안티푸라민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주 가끔씩 멘소래담 로션과 번갈아요.

stella.K 2023-06-17 21:08   좋아요 1 | URL
니르바나님 젤 첫번째로 댓글을 쓰실 뻔하지 않았나요?
무슨 얘긴지 좀 궁금했는데...ㅎㅎ
북풀에는 댓글이 완전히 지워지지가 않고 흔적이 남거든요.^^

니르바나님은 아직도 쓰시는군요.
저는 몇년 전까지만해도 멘소레담 썼는데 그것 보다 더 강력하고
손에 약 묻히지 않고 바를 수 있는 젤형으로된 파스를 쓰고 있죠.
붙이는 파스는 피부가 가려워서요.
제가 어느새 이렇게 되버렸답니다. ㅠㅋ

아, 저 이제부터 천명관 팬되기로 했습니다.
오늘 2권 다 읽었는데 재미에 뭉클함까지
갠적으로 올해의 부커상에 감사해요.
천 작가 부커상 후보되지 않았다면 이 책 언제 읽었을지 몰랐어요.ㅋㅋ

2023-06-17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18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이스 라무르(1908~1988)


일단 이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은 흥미롭기는 하다. 주로 특정 분야에 대한 공부 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실용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책들이 많다. 특히 '소설가의 공부'라니. 내가 좋아하는 단어 두 개가 하나로 묶여있다. ㅋ 요즘 책값이 비싼 것을 생각하면 저렴한 것도 매력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막상 이 책을 책을 받고 보니 좀 가볍게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더구나 루이스 라무르는 우리나라엔 알려지지 않은 작가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단어가 책 제목이라고 해도 의심이 많은 나로선 일단 읽어보고 별로다 싶으면 소장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웬걸, 의외로 재밌다. 미국에선 꽤 저명한 작가인가 본데 우리나라엔 이 책 외엔 번역된 것이 없다는 게 왠지 세계 10위 안에 드는 출판 강국이란 말을 무색하게 만든다.


게다가 이 작가가 읽어 온 책 목록 중 우리나라에도 출판된 책과 겹치는 경우가 별로 많지가 않다. 읽으면서 여러모로 좌절을 안겨 준다. 특히 저자의 지식욕, 독서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이 작가는 주로 역사 소설과 미국의 서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썼다고 한다. 집안이 워낙에 책을 좋아해 어려서부터 늘 책을 가까이하고 살기도 하고.


얼핏 우리나라의 장정일과 황석영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작가는 대학을 진학하지 않았다. 독학으로 문학을 (공부했다기보단) 정복했다고나 할까. 또한 작가의 지적 탐험은 그야말로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 셔 셔 셔... 무한대로 뻗어 나간다. 그게 꼭 황석영을 닮은 듯도 하다. 이 책은 그의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안정된 직장을 갖지 않고 여기저기를 떠돌며 육체노동을 하고, 틈만 나면 책을 읽던가 소설(습작)을 썼다고 한다. 사실 작가가 되는 몇 가지 공식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거절과 탈락을 밥 먹듯 하는 거다. 그렇게 책을 엄청나게 읽었다면 루이스 라무르는 왠지 이 공식은 뛰어넘었을 것 같은데 알짜 없이 이 과정을 거쳐 작가가 된다.


당시는 인터넷이 발달이 되지 않은 때라 원고를 꼭 우편을 통해 출판사에 보내곤 했다. 요즘도 원고를 우편으로 보내는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랬다고 하니 좀 아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니 그보단 출판사의 거절을 당했다는 것이 더 짠하게 느껴진다. 나 같으면 두어 번 도전해 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포기했을 것 같은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 놓고 곧바로 그다음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런 은근과 끈기는 확실히 귀감이 될만하고, 어쩌면 그는 정식 작가가 되기 전부터 그런 식으로 작가의 태도를 견지했던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라무르는 어떤 상황에서도 책을 읽는 일을 놓지 않았다. 그러므로 독서는 가히 높은 경지에 올랐고, 그는 무슨 글을 쓸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이 책 말미에 '독자의 잘못'에 관해 지적하기도 했다. 그게 좀 눈에 띄어 여기 정리해 옮겨 본다.


첫 번째로, 세상엔 정말 보석 같은 단편소설들이 많은데 그것을 사람들이 외면한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단편소설을 쓰는 일을 보석을 세공하는 일과 같다고 했다. 그는 여러 해에 걸쳐 단편을 읽었으며 또한 많이 소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왜 좋은 책을 읽을 기회들을 스스로 빼앗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한다.


그렇게만 보면 미국이란 나라도 우리나라만큼이나 책을 안 읽는 나라는 아닌가 싶기도 하다.(설마!) 무엇보다 우리나라와 좀 묘하게 반대가 아닌가. 우리나라는 대체로 책을 읽지 않고, 읽는다면 장편보다는 단편을 선호하지 않는가.


그 의혹을 뒷받침하듯, 무엇을 읽던 페이지가 빨리 넘어가는 책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어떤 사람은 오래된 책을 읽지 않는 한 새 책을 읽을 권리도 없다고 하는데, 그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지만 요즘 책만 읽지 말고 고전도 읽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고 보면 역시 고전을 읽지 않고 독서를 감히 논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무수한 책이 계속 출판되다 보니 이제는 보이지 않는 옛날 책이 너무 많다고 아쉬워했다. 즉 오래된 새 책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아는 고전은 극히 일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 사라져갔던 걸까. 우리는 고전과 베스트셀러만 기억할 뿐 그 중간에 낀 책 들이나 아니면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사라져간 책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출판사나 서점은 독자가 그런 책을 잊지 않도록 기억을 상기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라무르는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것을 지적했다. 도서관은 엘리트를 위한 수도원이 아니며 보통 사람을 위한 곳으로,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그곳에 있는 부를 제대로 이용하지 할 줄 모르는 것이라며 그것 또한 독자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도서관 한 곳이 문을 닫는 건 한 도시의 몰락과 맞먹는 거란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시민을 위해 만들어진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도서관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무엇이 대신 차지하게 될지 알 수가 없다. 그게 당장은 나와 크게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는지 알 수가 없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건 문자를 발명했고, 그것을 읽을 줄 안다는 거 아닌가. 무지가 인류에게 초래할 걸 생각하면 도서관은 마지막까지 지켜져야 할 중요한 공공장소는 아닐까. (공공화장실과 더불어. ㅋ)


그런 점에서 나는 작가의 생각에 동의하지만 이건 또 온전히 독자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도서관도 독자들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도록 여러 방편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예를 들면, 회원증이나 열람증만 만들어 주지 말고 마일리지 제도 같은 것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또는 아이들의 학교 시간표에 일주일에 한 시간은 꼭 도서관을 들렸다 학교에 오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성적에 반영시켜보는 건 어떨까. 어쨌든 어느 정도의 강제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나는 여기에 저자가 지적하지 않은 독자의 잘못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다. 그것은 책을 귀하게 다룰 줄 모르는 잘못이다. 물론 책을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 또한 귀하게 다룬다. 하지만 보라. 이 책은 369에서 370 페이지가 뜯겨있다. 이것을 뒤늦게 알고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었다.

              


나는 이 책을 중고샵에서 구입했다. 분명 이름 모를 어느 독자가 팔았을 텐데 어떻게 이런 책을 팔 생각을 했을까 의아스럽다. 그렇다고 그나마 중고샵에서 샀으니 다행이란 생각이 1도 안 든다. 만일 이 책이 별로였다면 조금 떨떠름하다 말았을까? 그렇지 않다. 아무리 중고책이라고 해도 폐지가 되기 전까지 이 책은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너무 괜찮은 책이어서 소장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렇게 뜯겨져 나간 이상 소장할 가치가 없어졌다. 더구나 이 사실을 산지 얼마 안 되어 알았다면 당연 반품을 요구했을 텐데 몇 개월이 지난 터라 대략난감하다. 도대체 저 책의 원래 주인은 책을 뜯어 뭐에다 썼을까?


그도 그렇지만 서점 측의 책임도 없다고 할 수 없다. 항상 책을 팔러 가면 책에 무슨 흠이 없나 늘 매의 눈으로 검열하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허술할 줄이야. 하지만 이런 문제를 그 즉시 제기하지 못한 독자인 나의 게으름도 아주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독자의 권리는 나 자신에게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이렇게 독자가 된다는 건 생각 보다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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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5-28 2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휴...책장이 찢겨 나가다니요.ㅜ
찢어야만 할 중요한 페이지였던가 봅니다?
암튼 읽어나가시다 좀 황당하셨겠습니다.ㅜㅜ

stella.K 2023-05-29 19:24   좋아요 1 | URL
정말 뒤늦게 알고 얼마나 황당하던지
머리가 어찔하더군요.
중요한 페이지라서 뜯은 것 같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상당히 정교하게 찢었을 것 같은데
그냥 되는대로 찢은 것 같더라구요.
팔 때도 정신없이 판 것 같기도 하고.
암튼 누군지 운이 상당히 좋은 사람 같습니다. ㅎㅎ

moonnight 2023-05-29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악-_- 뜯겨나간 페이지라니요@_@; 약간의 흠에도 매입거부하는 알라딘님께서 @_@.;.; 황당하셨겠어요 stella.K님 ㅠㅠ

stella.K 2023-05-29 19:26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거의 새책이어야 매입이 가능한 줄 알고 있는데...
문나잇님도 혹시 중고샵에서 책 사시면 저 같은 일 당하지 않도록
받자마자 잘 확인해 보세요.^^

페크pek0501 2023-05-29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제가 도서관을 가지 않는 이유 : 집에도 못 읽은 책들이 많이 쌓여 있기 때문.
2) 찢어 나간 페이지 : 너무 속상하죠. 이런 책은 소장하기에도 좀... 서점에 가셔서 그 찢겨 나간 페이지를 사진 찍어 베껴 써서 베낀 종이를 그 페이지에 꽂는 방법이 있긴 해요.ㅋㅋ
3) 보석 같은 단편이 많다 : 정말 그래요. 체홉, 서머싯 몸, 모파상, 알퐁스 도데 등 너무 좋은 게 많더라고요. 그런데 단편집은 리뷰 쓰기가 어렵더라고요. 그 모든 작품의 내용을 언급해야 해서 엄두를 못 내고 있어요. 몇 작품만 골라 써도 그 줄거리 요약을 몇 개는 해야 되니 그것도 어렵고요. 그게 흠. ㅋㅋ

2023-05-29 1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9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9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29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23-05-29 2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좀 악의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런 상태로 중고책을 파는 인간이나
이런 중고책을 판매하는 알라딘 측이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확인 못한 스텔라님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사기치고 왜 사기당했냐 묻는 꼴이니까요.
상식이 없는 사회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썩을 인간들~

stella.K 2023-05-30 09:37   좋아요 1 | URL
아, 안되겠습니다. 니르바나님 이리 말씀하시니 아무래도 알라딘에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변상받을 수 있는지. 어쨌든 말이라도 해 봐야죠. 그죠?

니르바나 2023-05-30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암요. 당연히 그렇게 하셔야죠. 만약 알라딘에서 변상 안해주면 문의 진행상황을 중계하세요. 우리 이웃들이 응원할께요.^^

레삭매냐 2023-05-30 1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파는 책들은 소소한
단점들까지 몽조리 찾아내서
하로 매겨 버리는 검사관들
이 어째서 다른 분들에게는
그렇게 관대한지 모르겠습니
다.

stella.K 2023-05-30 15:16   좋아요 1 | URL
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그래요.ㅠ

yamoo 2023-06-02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유출판사...허접한 책도 많아요. 물론 괜춘한 책들도 있긴 합니다만...^^;;
대개는 한번 읽고 버릴 책들...아니면 알맹이가 별로 없는 책들이 많긴합니다. 물론 실험적인 책들을 시도하는 건 좋지만...거기 따른 부작용도 있다는 걸 이 출판사 책들을 보고 알았죠..ㅎㅎ

stella.K 2023-06-03 20:24   좋아요 0 | URL
ㅎㅎ 역시 야무님!
뭐 그렇다면 이 출판사 뿐이겠습니까?
책이 좋고 나쁜 것엔 개인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죠. ㅎ
저 책은 나름 괜찮았어요.
근데 나중에 생각지도 못한 일이 변수로 작용해서 마음이 개운치가 않네요.ㅠ
 


사실 맨 오른쪽의 책을 제외하고 세 권은 모처에서 협찬 받은 책이다. 

와, 근데 <The Earthian Tales> 자태가 남다르다. 잡지라는데 보는 순간 뜬금없이 대학졸업장이 생각이 났고 잡지가 이렇게 잘 나와도 되는 건가? 아찔한 느낌마져 들었다. 뒷면에 문구가 인상적이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외계인들도 이 잡지를 보거나, 보는 게 우리뿐이거나." 


<버선발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한 통일문제연구소장 백기완 선생의 소설이다. 이 책은 2019년에 나온 책이다. 그 모처라는 곳에서 당시 새책으로 들어왔지만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어 이번에 내가 한 번 읽어 보겠다고 손들었다. 사실 나도 그동안 관심이 없었다. 평은 좋은데 읽어야할 책이 산더미라 굳이 뭐 읽나 싶은 것이다. 그런데 저 <문학의 길 역사의 광장>을 어제 완독했는데 읽고나니 뭔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긴 해도 앞으로 나의 독서는 <문학의 길 역사의 광장>을 읽기 전과 후로 나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뭔소리 하는 거냐, 지금 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그 유명한 소설 <바람의 그림자>를 읽고 있구만. 이거 정말 장난 아니다. 왤케 잘 쓴 건지.)


<소설보다 겨울 2021>도 나 아니면 읽어 줄 사람이 없을 것 같아 앞의 두 책 신청하면서 같이 데려왔다. 처음엔 그닥 관심이 없었는데 것도 읽고 보니 은근 관심이 간다. 

      

 

 














올해는 시작이 좋다. 새해 벽두 알라딘 이달의 리뷰를 시작으로 지난 주 바로 옆동네에서 우수 리뷰로 뽑혔다.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2년인가 3년만의 일이다. 하도 안돼서 그 동네는 나를 잊어버렸나 보다고 했다.


게다가 모처에서 올해부터 짧은 연극의 대본 쓰는 일을 맡았다. 오래 전 나는 원래 이 일부터 대본 쓰는 일을 시작했는데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아무런 꿈도 꿀 수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 어딘가 싶다. 물론 변수가 없는 건 아니고, 해도 두 달의 한 번 꼴로 하고, 원고료도 교통비 정도 밖에 안 되지만 아무 것도 안하는 것 보다 난 것 같아 덥썩하겠다고 했다. 원래 바라던 건 아니었지만 하다보면 진짜 바라던 걸 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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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1-21 20: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일 대박 나시길 ~

stella.K 2022-01-21 20:08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기억님!^^

mini74 2022-01-21 2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지 축하드려요. 조금씩 조금씩 더 좋아지겠지요 *^^* 교툥비는 교통빈데 유럽 왕복비행기값으로 받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ㅎㅎ

stella.K 2022-01-21 20:15   좋아요 2 | URL
ㅎㅎㅎ 그러게요. 비행기값도 교통비는 교통비죠? 역시 미니님!
이놈의 돈이라는 게 그래요. 원고료 협상할 때
처음에 턱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물가 상승률을 생각해 봐라
했더니 좀 있다 제시한 금액의 따따블을 주겠다는데 그게 바로
교통비 정도되는 거니 얼마나 형편없는지 알겠죠?
물가상승률 포기하고 그냥 따따블에 만족하기로 했어요.ㅎㅎ

책읽는나무 2022-01-21 20: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잘 풀릴 조짐이 보이네요?
축하합니다^^
따따블의 따따블 곧 그리되실 껍니다ㅋㅋ

stella.K 2022-01-21 20:40   좋아요 3 | URL
ㅎㅎ 그럼 뭐 더 이상 바랄게 없죠.
고맙슴다.^^

라로 2022-01-21 2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결국엔 원하시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이런 소식 넘 흐믓하고 좋아요~.^^

stella.K 2022-01-21 20:52   좋아요 2 | URL
오, 라로님! 고맙습니다.^^

Falstaff 2022-01-21 21: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메 연극대본이란 것이 희곡이지요? 와.... 축하합니다!!!

stella.K 2022-01-21 21:52   좋아요 3 | URL
ㅎㅎ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할 때까지 하는 건 아니죠... ㅋ 전문으로 하는 건 아니구요.
암튼 고맙습니다.^^

페넬로페 2022-01-21 21: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백기완선생의 책을 보네요~~
좋은 기운이 1월부터 스텔라님께 있는 것 같아요. 연극 대본 쓰기를 시작으로 점점 더 글 많이 쓰시기 바래요^^

stella.K 2022-01-21 21:48   좋아요 3 | URL
앗, 백기완 선생님 글을 읽어 보셨나봐요. 기대되요. 고맙습니다.^^

초란공 2022-01-21 21: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임헌영 선생님 책 담아가요. 전 새해부터 대상포진으로 비실대고 있습니다. 아주 아프진 않은데 수포 생긴데가 따끔따끔하고 몸이 많이 피곤하네요 ㅜㅜ 건깅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ㅠ

stella.K 2022-01-21 21:48   좋아요 3 | URL
앗, 저런ᆢ 그거 많이 아프다는데... 저는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모쪼록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새파랑 2022-01-21 21: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출발부터 아주 좋네요~!! 연말까지 계속 내년까지 계속 좋기를 바라겠습니다 ^^

stella.K 2022-01-21 22:05   좋아요 4 | URL
고맙습니다. 저는 정말 끝자리가 짝수인 해가 홀수인 해 보다 좋은가봐요.ㅋㅋ 이 징크스 깨고 짝수던 홀수든 다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짝수 해가 지면 약간은 불안해져서 말이죠. 그래도 일단은 짝수 해를 누려야죠.☺

프레이야 2022-01-21 23: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축하드려요. 좋은 시작이고 기쁜 소식이에요. 시작이 좋으니 과정을 즐기며 차츰 나아가실거라 믿습니다!!!

stella.K 2022-01-22 11:01   좋아요 4 | URL
네. 고맙습니다. 프레이야님도 올해 좋은 일들이 많으시기 바랍니다.^^

희선 2022-01-22 02: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stella.K 님 축하합니다 새해 시작부터 좋은 일이 이어지다니, 좋은 해가 되겠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건강해야겠습니다 몸뿐 아니라 마음 건강도 잘 챙기세요


희선

stella.K 2022-01-22 11:03   좋아요 4 | URL
맞아요. 마음 건강도 중요하죠. 고맙습니다. 잘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희선님도요.^^

미미 2022-01-22 11: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오 스텔라님 저도 축하드려요~♡♡목표로 가는 여정이 가장 멋진 순간들이라고 생각해요^^*

stella.K 2022-01-22 11:07   좋아요 4 | URL
캬~ 마지막 문구가 멋져버립니다! 미미님 응원받고 가 보겠슴다. 고맙습니다. 🤗

바람돌이 2022-01-22 18: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해의 좋은 시작 멋지십니다. 시작이 반이라잖아요. 시작하면 어쨌든 하게 되고 점점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실거예요.

stella.K 2022-01-22 19:18   좋아요 3 | URL
그러게요. 나쁜 일엔 나쁜 일이 꼬리를 물고
좋은 일엔 좋은 일이 계속 생긴다던데 좋은 일이 계속 생기면
좋겠죠? 바람돌이님도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2-01-26 1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님, 축하드려요.
이렇게 좋은 일에 제가 축하를 안 하면 말이 안 되지요.
시작이 좋으니 기분 좋게 올해를 출발해 나가면 되겠어요.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좋은 일과 좋지 않은 일이 어떤 흐름을 타고 온다고 생각해요.
다만 사람들은 좋은 일에는 잠깐 기뻐하고 좋지 않은 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듯해요.
우리는 좋은 일을 맘껏 누리자고요.
다시 한 번 추카추카추카... 앞으로 백 번...ㅋㅋ^^

stella.K 2022-01-26 15:10   좋아요 1 | URL
그럼요. 언니가 츅하해주셔야죠.ㅎㅎ
고마워요. 올해는 언니나 저나 좋은 해가 될 것 같아요.^^
 

문학잡지의 두 라이벌이라고 하면 <창작과 비평>과 <문학과 지성>이라는 건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 배경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을 때야 비로소 좀 알 것 같아 여기에 정리해 본다.


먼저, <창작과 비평>은 1966년 1월에 창간되었다고 한다. 발간 형식과 이름이 한국 문화풍토에서는 꽤 이채롭다고 임헌영 문학평론가는 말한다. 창간호는 132쪽에 정가는 문우출판사에서 출간했다고 한다. 


일본의 이와나미(우리나라엔 '이와나미 문고' 번역본 시리즈가 있다)의 <세카이(세계)>, <시소(사상)>, <분카쿠(문학)> 세 잡지를 합친 격인 중국 근대사의 <신청년> 한국 근대사의 <개벽>이나 <조선지광> 등을 합친 격이라고 한다. 


            (창작과 비평 창간호)


여기서 잠깐 <개벽>과 <조선지광>에 대해 살펴보면,


                       


먼저, 개벽은 1920년6월 25일에 창간한 우리나리 최초의 잡지다.

A4판. 160쪽 내외. 천도교단()에서 민족문화실현운동으로 세운 개벽사()에서 1920년 6월 25일 창간호를 발간하였다. 천도교는 항일운동과 신문화운동을 활발히 전개하던 중, 민족문학 수립과 민족전통 문화유산 확립을 기본으로 언론·학술·종교·문예를 게재하는 종합월간지를 발간하기로 하고, ‘후천개벽사상’에서 이름을 따 ‘개벽사’를 창업하고 『개벽』을 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창간 당시 사장은 최종정(), 편집인은 이돈화(), 발행인은 이두성(), 인쇄인은 민영순() 등이었다. 창간 이유는 “세계사상을 소개함으로써 민족자결주의를 고취하며, 천도교사상과 민족사상의 앙양, 사회개조와 과학문명 소개와 함께 정신적·경제적 개벽을 꾀하고자 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체 지면의 약 3분의 1을 문학과 예술면으로 할애하여 소설·시조·희곡·수필·소설이론·그림 등을 게재하였고, 문체는 국한문혼용체를 썼다고 한다.

하지만 일제의 감시와 압제로 인해 결국 1926년 8월 1일 통권 제72호(8월호)를 끝으로 일제에 의하여 강제로 폐간되었다. 폐간될 때까지 발매금지(압수) 40회 이상, 정간 1회, 벌금 1회 등 많은 압력과 박해를 받았으며, 그로 인한 경영난도 심각하였다.

1934년 11월 속간하여 제1호부터 제4호까지 내었으나, 1935년 3월 1일 다시 폐간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이전의 『개벽』과 성격을 같이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다 광복 후 1946년 1월 김기전()이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 복간하여, 1926년에 폐간된 『개벽』의 홋수를 이어 제73호부터 시작하여 1949년 3월 25일(통권 제81호)까지 모두 9호를 발행하고 자진 휴간하였다고 한다. (이상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잡지가 이렇게 부침이 많았다니. 그러다 이 잡지는 <다시 개벽>이란 제목으로 최근 다시 나오고 있다.  






                   


<조선지광>은 <개벽>보다 2년 뒤인 1922년 11월에 창간되었던 종합잡지다. 조선지광사에서 발행하였다. 통권 100호로 1930년 11월 종간되었다.「신문지법」에 의하여 발간된 사회주의적 종합잡지로 초기에는 민족사상을 고취, 일제에 항거하였으나, 점차 사회주의 색채를 띠게 되었다.

문학에 공헌도 커서 소설로는 유진오, 이효석이 동반작가로 등장하였고, 시에 정지용도 이 잡지를 통하여 등장하였으며, 임화의 경향적 작품 「오빠와 화로」 등이 발표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나중에『신계단()』이 나왔는데 <조선지광>의 후신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헌영 님의 말에 의하면 <창작과 비평>은 전적으로 백낙청의 개성이 창출한 잡지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그는 1969년 백낙청의 <시민문학론>이 제기한 만해와 이상에 대한 재평가를 보고 감동했다고 한다. 한국 근대문학사에 대한 렌즈 자체를 바꿔 끼우는 놀라움이라고. 박정희 정권에 휘청거리기 시작하면서 발동한 유신독재(1972년)와 긴급조치(1974~79) 기간에 창작과비평사는 일대 비약도 이루었지만 한편 판금조치로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문학과 지성>은 '창비'에 4년 늦은 1970년에 창간한다. 

                             (문학과 지성 창간호)

김현, 김병익, 김주연, 김치수의 헌신적인 기여로 탄생했다. 그후 홍정선, 정과리 등이 이를 계승했다. 자랑스러운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게 한국은 여전히 문학의 여러 유파가 치열하게 대립 공존하면서 독자층이 비교적 단단하다. 문학에 대한 열기 또한 뜨거운 것도 고무적이라고.


역시 어느 분야나 라이벌은 있기 마련이고 또 있어야 그 분야가 선의의 경쟁을하며 발전할 수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워낙 많은 잡지들이 다양하게 나와 무엇을 선택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누구는 문학잡지 하면 <문학동네>를 떠올릴 사람도 있겠지만 저 두 잡지가 더 많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임헌영님은 이도저도 끼지 못하고 비정기간행물 동인지 <상황>을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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