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국수 파스타, 요즘 한국에서 전성기다. 파스타로 소문난 서울 시내 레스토랑 7곳에 ‘파스타 패널’이 떴다. 토마토 소스 파스타의 경우, 고추를 넣어 매콤한 ‘아라비아타’, 아니면 베이컨·양파·버섯이 들어가는 ‘아마트리치아나’ 중 하나를 먹었다. 올리브 오일 쪽은 마늘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는 ‘알리오(aglio·마늘) 에 올리오(olive·올리브)’나 조개를 넣은 ‘봉골레’를 주문했다. 맛 평가 패널에는 푸드스타일리스트 겸 플라워 아티스트 정희선·음식 전문 웹사이트 쿠켄네트(www.cookand.co.kr)기자 서원예·레스토랑 컨설턴트 김아린·파스타 마니아 주희선(홍보대행사 KPR 대리)씨가 참가했다. 별(★)은 평균 점수. 5개 만점이다.
◆ 그안(02-6325-6321·서울 장충동 웰콤시티 1층)
○ 아라비아타(1만6000원)
정희선: 소스가 약하고 소금 짠맛이 느껴져 부담스럽다.
서원예: 진한 토마토 소스에 각종 재료가 넉넉하게 올라 있어 무난하다.
김아린: 면이 너무 익었지만 굵어서 괜찮았다. 소스에 대단한 감흥은 없었다.
주희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센스. 약간 짜다.
김성윤: 메뉴에 적힌 대로 ‘엄청나게’ 맵다. 이탈리아 고추,
청양고추, 파프리카….
○ 스파게티 알레 알리오 에 올리오(2만1000원)
정희선: 마늘 외 다른 재료의 맛은 배어나지 않았다.
서원예: 파스타를 너무 많이 익힌다. 면 맛 즐기기에 좋은 메뉴인데….
김아린: 소스에 잘 구운 마늘 육수가 더해져 맛이 엉킨다.
주희선: 간은 잘 맞췄지만, 소스가 질척하다. 느끼한 맛을 즐기는 분에게 추천한다.
김성윤: 육수를 더한 소스가 감칠맛 짙지만 마늘과 올리브오일 향을 가린다.
▲ 아라비아타★★ (왼쪽) 알리오 에 올리오★★★ (오른쪽) | |
◆ 라타볼라(02-793-6144·서울 이태원소방서 건너편)
○ 스파게티 알 아마트리치아나(1만5000원)
정희선: 면을 입에 착 달라 붙게 잘 삶아 약한 토마토 소스 맛을 감쌀 수 있었다.
서원예: 흥건하지 않아도 진한 토마토 맛을 낼 수 있음을 보여준 소스가 인상적. 씹는 맛이 살아있는 면발과 어우러진다.
김아린: 토마토 소스는 정직했다. 묻지도 않고 왕창 뿌려온 파마산 치즈가 거슬린다.
주희선: 소스·면발이 드라이하다. 깔끔한 이탈리아 전통의 맛.
김성윤: 양파가 과하면 소스가 끈적하고 들척지근한데, 용케 피했다.
○ 페델리니 알리오 올리오 에 페페론치노(1만3000원)
정희선: 뒤에 남는 치킨 스탁 맛이 당황스럽다.
서원예: 맛있는 국수란 첫 번째 국수와 마지막 국수가 하나로 연결된 것처럼 한 번에 후루룩 먹어버리게 된다. 이곳 파스타가 그렇다.
김아린: 올리브오일 향이 느껴지지 않는다. 기름이 국수에 너무 밴 느낌이다.
주희선: 씹는 맛과 간이 적당하다. 마늘이 부족해 섭섭하다.
김성윤: 묻지도 않고 파마산 치즈를 듬뿍 뿌려 마늘과 올리브 오일 향을 즐길 수 없다.
▲ 아마트리치아나★★★ (왼쪽) 알리오 올리오 에페페론치노★★★ | |
◆ 미피아체(02-516-6317·서울 청담동 삼영빌딩 1층)
○ 모짜렐라 치즈 곁들인 카펠리니 포모도로스파게티(1만8000원)
정희선: 생 토마토의 신맛이 잘 배어있다.
서원예: 생토마토를 듬뿍 넣어 프레시한 맛을 살렸다.
김아린: 가본 집 중 가장 맛있는 토마토 소스였다. 척척 썰어 넣은 토마토가 식욕을 돋운다. 면은 너무 익어서 소면 같다.
주희선: 얇디 얇은 ‘엔젤 헤어’ 면발에 토마토 소스는 약간의 ‘편법’. 그러나 맛나다.
김성윤: 한국 입맛에 어필하는 파스타 맛을 찾아내 한 차원 끌어올렸다.
○ 버섯을 곁들인 마늘, 올리브오일 탈리아텔레(1만9500원)
정희선: 버섯향이 코끝에 솔솔. 적당히 삶은 면과 마늘 향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서원예: 버섯의 향과 질감을 만끽했다.
김아린: 시원스럽게 썰어 넣은 마늘의 향이 제대로 배어있다. 왜 시금치를 넣었지? 루콜라로 대체하면 어떨까?
주희선: 올리브 오일에 굵은 면발은 상당히 위험부담 크지만, 심심한 맛에 계속 손이 간다.
김성윤: 넙적한 탈리아텔레가 입에 쩍쩍 붙는다.
▲ 포모도로★★★★(왼쪽) 버섯 곁들인 마늘,올리브 오일★★★ | |
◆ 보나세라(02-543-6668·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앞)
○ 부카티니 알 아마트리치아나(1만8000원)
정희선: 토마토, 바질, 베이컨 등 재료 맛이 잘 살아있지만, 면 때문에 손이 가지 않는다.
서원예: 진한 토마토 소스와 오일과 함께 가볍게 면에 묻히듯 조리한 부카티니는 모두 만족이다.
김아린: 두꺼운 면은 씹는 재미가 있다. 그때그때 삶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지만 익힌 정도가 완벽하다. 정석 토마토 소스.
주희선: 굵은 면발에서 나오기 힘든 감칠맛을 뽑아낸다.
김성윤: 부카티니는 빨대처럼 가운데가 뚫린 국수. 씹으면
공기가 입안으로 흡입되면서 소스 맛을 증폭시킨다.
○ 링귀네 알레 봉골레 베라치(1만9000원)
정희선: 면은 소금을 적게 넣고 삶아 툭툭 끊어진다.
서원예: 깔끔하게 조개 껍질 윗부분을 따고 낸 링귀네는 고급스럽지만 간이 맞지 않아 심심.
김아린: 진정한 알리오 에 올리오. 무슨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는지 묻고 싶어졌다.
※한 마디만 더: 유럽에서도 물을 사먹지 않겠다면 정수기물이라도 따라준다. 여기는 안 시키면 아예 못 마신다.
주희선: 봉골레다운 삼박하면서 시원 짭짤한 맛이 약해 섭섭.
김성윤: 국물이 흥건하지 않아 잘 삶은 국수를 즐길 수 있다.
▲ 아마트리치아나★★★ (왼쪽) 봉골레 베라치★★★(오른쪽) | |
◆ 뽐모도로 광화문점(02-722-4675 서울 광화문 현대빌딩 뒤 골목)
○ 스파게티 알 포모도로(1만1000원)
정희선: 푸짐하고 푹 익힌 면. 정통은 아니지만, 한국 사람 입맛에 잘 맞게 조리했다.
서원예: 각종 채소를 넣고 끓여 달착지근한 맛이 나는 ‘한국형 토마토 소스’ 맛의 전형이다.
김아린: 어렸을 때 먹던 스파게티 맛이다.
주희선: 대중적 맛이다. 면 씹는 맛이 덜하다. 양은 많다.
김성윤: 한국 최초의 스파게티 전문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곳.
○ 스파게티 알레 봉골레 베라체(1만1000원)
정희선: 역시나 특유의 매콤한 맛이 너무 많이 돌았다.
서원예: 대중적인 눈 높이 고수. 느끼하지 않아 파스타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먹을 듯.
김아린: 한국 사람 입맛에 맞추다 보니 이탈리아 본토 맛이 약하다.
주희선: 저녁 때 찾아가자 재료가 떨어졌다는 섭섭한 말씀.
김성윤: ‘이거 짬뽕 아니야’? 국물이 얼큰하고 진하다. 국수가 산처럼 쌓여 나온다.
▲ 포모도로★★ (왼쪽) 봉골레 베라체★★ (오른쪽) | |
◆ 알파르코 올림픽공원점(02-483-7066 서울 올림픽공원 북2문 건너편)
○ 스파게티 알 아라비아타(1만2000원)
정희선: 신맛, 매운 맛이 잘 어우러져 있다. 면은 소금을 조금 적게 넣고 삶았는지 퍽퍽.
서원예: 매콤 짭짤한 소스 맛이 두드러진다. 생면을 좀 넉넉히 익혀 내는 편.
김아린: 뚱뚱한 이탈리아 할머니가 소스가 끓는 커다란 냄비를 나무 주걱으로 휘휘 젓고 있을 것만 같다.
주희선: 면, 소금간, 생 토마토소스, 다 좋다. 또 먹고 싶다.
김성윤: 케이퍼, 올리브, 토마토. 맛의 교향악이 풍요롭다.
○ 스파게티 알리오 올리오 에 페페론치노(1만2000원)
정희선: 올리브 기름이 면과 겉돈다.
서원예: 가장 진하게 마늘향을 뽑아낸 곳. 과도한 오일양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김아린: 훌륭하다. 그러나 적당량의 올리브유가 강한 불에서 삽시간에 연소되며 파스타에 남기는 향취가 온데간데 없다.
주희선: 질 좋은 올리브 오일에서 나오는 향이 좋다. 면 씹는 맛과 간이 조화롭다.
김성윤: 마른 고추의 쏘는 매콤함이 매력적이다.
▲ 아라비아타★★★ (왼쪽) 알리오 올리오 에페페론치노★★★ 오른쪽) | |
◆ 폴(02-3445-8867·서울 청담동 영동고교 옆 골목)
○ 스파게티 알 포모도로 에 베르듀레(1만5000원)
정희선: 토마토의 적절한 신맛이 잘 드러났고 각각의 재료가 잘 삶아졌다.
서원예: 양파를 많이 넣어서인지 단맛이 두드러지는 편.
김아린: 너무나 무난한 토마토 소스. 깡통 따서 집에서 해먹는 파스타와 무엇이 다른가.
주희선: 아이들이 좋아함직한 새콤달콤 파스타. 면발도 많이 퍼졌다.
김성윤: 인테리어는 우아한데….
○ 스파게티 알리오 에 올리오(1만3000원)
정희선: 마늘이 너무 많아 아린 맛이 돈다. 방울토마토 껍질까지 벗기는 세심함만은 돋보인다.
서원예: 마늘향을 충분히 내고, 올리브 오일 양도 적당했다.
김아린: 올리브 오일을 업그레드 해야 할 듯.
주희선: 맛은 밍밍. 올리브 오일 향도 별로 없었다.
※한 마디만 더: 에르메스 매장에 들어온 듯 하다. 데이트하기 좋을 듯.
김성윤: 올리브 오일 향이 희미하다.
▲ 포모도로 에 베르듀레★★ (왼쪽) 알리오 에 올리오★★(오른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