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세상의 모든-'로 시작되는 영화가 많아졌다. 

이것의 시초는 '세상의 모든 아침'이 아니었을까. 지금은 뭐 계절, 시간, 부엌, 사랑, 엄마와 딸, 괴물, 아름다운 것들 다양하다. 이게 먹히나...?

너무 많아지니 그다지 기대는 안 가는데 그래도 뭔가 괜찮을 것 같고 비교적 최근에 개봉한 영화라 기대를 했는데 갈수록 별로다. 

혹시 나오는 디저트들 때문에 후한 점수를 주려고 한다면 그건 좀 아닌 듯.

이야기가 설익었다.

말에 의하면 빵이나 디저트는 울나라와 일본이 가장 맛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여기 나오는 디저트가 구미가 담길 정도도 아니고.


근데 영국 TV는 친자확인 프로그램이 있나 보다.

영화에서 부녀 지간일지도 모르는 매튜와 클라리사가 초조하게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매튜가 농담을 하겠다고 거기다 의뢰해 볼 걸. 한다.

없는 말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그게 사실이면 좀 쇼킹하다. 

어떻게 그게 쇼 프로그램이 될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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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11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빵은 동네 빵집 아닌가요? ^^ 영화가 별로였나 보네요 ㅜㅜ

stella.K 2021-10-11 04:38   좋아요 1 | URL
그렇지요. 동네 빵집. 그것도 길 모퉁이 붕어빵집.ㅋ
영화 갈수록 별로였어요.
배우들은 괜찮은데.
메릴 스트립 나오는 <줄리아 앤 줄리아>가
훨씬 좋아요.^^
 

밤에 잠이 안 와 영화나 보자고 했다.

이 영화 정말 괜찮다. 휴먼 코미디라고나 할까.

무엇보다 장애인에 대해서 다뤘다. 보통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생각하겠지만 이 영화는 장애인과 장애인이 나오는 영화다.

 

머리는 좋은데 얼굴 아래론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사람과 팔 다리는 자유로눈데 지적장애인. 이 둘이 과연 동고동락할 수 있을까 싶은데 의외로 껌딱지다. 장애인의 편견을 멋있게 깨준 영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왜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에게 항상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그들이 도움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약한 사람끼리 서로서로 도와가며 잘 살아 갈 수도 있다. 그럼 점에서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을 이해하는 접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환 특별히 주인공인 신하균과 이광수의 열연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이들이 장애인에 도전했다는 점. 신하균이야 뭐 워낙 몰입도가 좋은 배우니 별로 말할 것이 없고, 사실 이 영화는 이광수의 영화인지도 모르겠다. 난 이 배우를 몇년 전 <디어 마이 프렌드>란 드라마에서부터 눈에 들어왔는데 사실 그전까지는 모델겸 주로 예능에서만 나와서 연기는 안할 모양인가 보다 했다. 하지만 그는 나름 꽤 오래 전부터 연기를 해 왔다. 무슨 영화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악에 사로잡힌 마약쟁이로도 나온 영화가 있는데 제법이네 했다. 솔직히 이미지가 착하고 선하지 않나. 여기선 거의 완벽하게 지적장애인을 구사했다.


    


특히 라면 먹는 씬은 가히 압권이란 생각이 든다. 사실 저 라면은 자신도 먹지만 세하(신하균)에게도 줘야한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본능은 그걸 따라가지 못해 매번 자기 입으로 가져간다. 아니면 의도된 것일 수도 있고. 


이 둘 사이에 동구(이광수)의 수영을 가르쳤던 미현(이솜 분)이 끼어 들면서 그 좋았던 세하와의 관계가 애매모호해 진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동구의 생각일뿐 미현과 세하는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 (이러면 너무 불친절하긴 한데 더 이상은 포스일러라고 해 두자.)  


아무튼 영화가 찐한 감동도 있고, 감히 별 4개는 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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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04 1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광수가 이렇게 확 뜰지 몰랐습니다
한국을 벗어나면 그리 인기가 많다는 것도 너 놀랍곻ㅎ

stella.K 2021-10-04 18:28   좋아요 2 | URL
아, 맞아요. 해외에서 인기가 많다죠?
원래 등잔밑이 어둡다잖아요.ㅋ
인간성이 그렇게 좋다던데 너무 겸손해서 그런가 봐요.
그래도 전 광수가 넘 좋아요!ㅋㅋ

레삭매냐 2021-10-08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른 건 잘 모르겠고요...

라멘 땡기네요 츄릅.

아시아의 프린스 광수 브로.
울나라에서는 인기가 외국만
못하더라는.

stella.K 2021-10-08 11:01   좋아요 1 | URL
전 라면 가끔 먹는데 광수 먹는데 좀 땡기긴 하더군요.
광수는 겸손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위에 하늘 같은 선배들이 있으니. 일단 선배들 잘 챙기고
늦게 뜨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 같습니다.
그도 이제 40이 넘었더군요. 뜰만도 하죠.
지금 40은 옛날 30 밖에 더 하겠습니까?ㅋ

페크pek0501 2021-10-13 16: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 보지 못한 삶을 그린 영화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공감하며 응원할 수 있는 지점을 만난 영화를 저도 보았어요. 제목은 기억나질 않고
차승원이 나왔었어요.
지금 검색해 보니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이네요. 재밌고 따뜻한 영화였어요. ^^

stella.K 2021-10-13 18:16   좋아요 0 | URL
아, 그런 영화였군요. 제목은 들어 본 것 같은데.
차승원이 인간성이 별로 좋지는 않다고 하던데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는 꽤 좋은 이미지여요.
지난 번에 아침마당에 나왔는데 수염 기르고
머리는 쪽지고 나왔는데 그도 이제 늙는구나 싶더군요.
근데 그게 영화 때문이라던데 나이들어도 반듯했으면 좋겠어요.
최민수 같지만 않으면...ㅋㅋ
 

지난번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이어 어제와 오늘 호소다 마모루 감독 작품을 연속해서 봤다. 


이번에<용과 주근깨 공주> 개봉 기념으로 올레 tv에서 그의 작품전을 한다. 그것도 9월 동안 무료로. 덕분에 눈호강을 하고 있다. 알고 봤더니 그 유명한 <원피스>의 감독이다.



몇년 전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을 보면서 애니메이션이지만  

정말 빛의 음영을 잘 살린다고 감탄했는데 이제 그건 신카이 마코토만의 특징은 아닌 것 같다. 일본 애니에선 기본으로 가져가는 것 같다. 솔직히 그의 애니는 영상은 좋을지 몰라도 내용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데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은 정말 좋다. 


또한 상상력의 끝판을 보여주기도 한다. 웃음 짓게 만드는 유머 코드도 좋고. 특히 <썸머워즈>에서의 SF적 상상력은 정말 끝내준다. 거기에 나오는 집과 등장인물이 정말 좋다. 


<늑대 아이>는 그의 작품 중 가장 우울한 작품은 아닌가 싶다. 인상적인 장면이 많이 있지만 유키가 전학생에게 바람에 휘날리는 커튼 사이로 자신의 존재를 고백하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란 생각이 든다. 사람은 누군가와 함께 비밀을 공유하고 싶어한다지. 그러므로 더 끈끈한 관계로 묶이길 바라지만 또 그것이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비밀은 웬만해서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은데 사람이 어디 그런가. 


<미래의 미라이>는 아이의 질투와 소외. 어른이 아이를 이해하려는 것이 아닌 오히려 아이가 어른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마음에 든다. 또한 이들의 가족사는 미래와 과거를 오가기도 한다. 이를 통해 가족의 화목을 강조했다는 점도 높이 사고 싶다. 어느 일이나 처음은 있다는 말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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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26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소다 그런 인간인 줄 몰랐을때
애니 섭렵 했었지만
지금은 전부 폐기 처분 해 버렸습니다

스텔라 케이님 한국산 웹툰 보세요

잼나는게 가득 임. ^ㅅ^

stella.K 2021-09-27 07:33   좋아요 0 | URL
헉, 호소다 마모루도요?
저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자가 그런 줄 알고 있는데...
네*버에 가면 좋다고 날리던데.
그럼 이번에 <용과 주근깨 공주>가 어떻게...?

희선 2021-09-28 0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소다 마모루도 무슨 일이 있었나 봅니다 몰랐던 거네요 저는 《미래의 미라이》 소설로 봤어요 그런대로 괜찮게 봤습니다

stella.K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stella.K 2021-09-28 15:28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스콧님이 자세히 안 가르쳐 주시네요.ㅠ
저 개인적으론 다 좋은데 그중 <미래의 마라이>가 가장
좋지 않나 싶어요. 무슨 장면인지 조금은 뜬금없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거 빼면. 소설로 읽으면 어떨지 모르겠어요.
워낙에 영상이 뛰어나서.
<괴물의 아이>도 좋긴한데 이건 앞의 작품들 보단 좀 별로였어요.
<원피스>도 있긴한데 내내 좋은 영상 보다 보려니까 피로감이
느껴져 패쓰할까 해요. <디지몬>도 그렇고.
호 감독의 작품은 여기까지. <용과 주근깨 공주>는 나중에 기회있으면 보기로.

지금 카카오톡 계정을 잃어서 오늘 하루는 좀 못 보낼 것 같습니다.
그래도 희선님은 좋은 하루 되시길.^^
 

일본 애니매이션을 보고 실망하기란 쉽지 않지만 이 작품은 특별히 더 좋다. 스토리, 영상, 재마까지 뭐하나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줄거리를 얘기하기란 쉽지 않다. 그냥 보라고 밖에는.

맨 마지막 치아키의 미래에서 기다리겠다는 대사가 참 묘하게 마음을 울린다. 문득 내 곁을 떠나간 사람들도 생각해 보면 미래 어디쯤에서 나를 기다리지 않을까. 하다못해 다롱이도. 녀석이 말을 못해 그렇지 세상 떠나면서 그랬을지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영계는 물질계와는 달라 언어가 아닌 뭔가의 특별한 교감 능력으로 소통하지 않을까.


내용이 감동스러워서 혹시 원작이 있나 했더니 있긴 있었다. 하지만 절판이고 원작이 출판되고 굉장한 사건이 있었던 모양이다. 원작자가 평화의 소녀상을 두고 정액을 묻혀야 한다는 둥 하며 일본의 극우 쓰레기를 자처했던 것. 그러고 보니 그런 사건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나름 일본 SF계 유명 작가라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꽤 컸던 모양인가 보다. 그러다 그런 사건이 터지고 말았으니 피해를 본 건 그 출판사일 것이다. 


남의 나라 작가나 내 나라 작가가 정치적으로 중립을지키고 도덕적으로 건전하면 안 되는 건가 싶다. 작품은 작품이고 사람은 미워하되 작품은 미워하지 말자. 뭐 좀 그러고 싶은데도 막상 그러기는 쉽지 않다. 작품도 싫고 사람은 더더욱 싫고가 되어버린다.한창 우리나라 문화계에서 성폭력과 표절 사건이 붉어져 나왔을 때 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작가들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결국 작품이 그 사람인 것이고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원칙적으로 성립하기는 하려운 것 같다.


어쨌든 출판계가 스스로 원작 소설의 출판을 고사했다면 영화(애니 포함)도 상영이나 수입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영화는 버젓이 볼 수 있으면 얼마든지 본다. 그런 걸 보면 출판계에만 족쇄를 채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따지고 보면 출판사가 무슨 죄란 말인가. 그런 난리가 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쯤되면 작품과 작가를 별개의 것으로 봐야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욕을 해도 독자의 몫이고, 칭찬을 해도 독자의 몫.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어떻게 봐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래 지금도 쓰쓰이 야스타카는 사죄할 마음이 전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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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1-09-21 17: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원작자 때문에 호평 받은 애니메이션까지 외면 받고 말았죠. 그런데 저는 물의를 일으킨 작가의 결점을 제대로 인지하고, 그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작가를 두둔하면서 그 사람의 신작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SNS을 통해서 언급하는 행위를 삼가야 해요. 논란 있는 작가의 팬들에게는 가혹하지만, 작가에 대한 팬심을 지나치게 드러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

stella.K 2021-09-21 18:08   좋아요 1 | URL
글치?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근데 또 막상 닥치면 그렇지 안 더라고.
예전에 <은교>땜에 박범신이 좋아서 다른 작품도 읽어야지
했는데 두어 권 읽고 안 읽게 되더라고.
하지만 정말 독자의 읽을 권리까지 박탈해도 되는 건가 싶어.

새파랑 2021-09-21 1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문제는 참 어려운거 같아요 🙄
작품과 개인은 별개인거 같으면서도 동일하게 봐야 할거 같기도 하고...
취향은 존중되어야 한다지만 이것도 모든것에 적용하기는 힘들고...

근데 이 에니는 정말 좋게 봤어요😆

stella.K 2021-09-21 19:47   좋아요 2 | URL
친일 작가들은 아직도 편하게 생각할 수 없잖아요.
그나마 100년쯤 지나니까 작품은 작품. 작가는 작가하는 거죠.
그런 것처럼 다른 문제로 연루된 작가도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한 나라의 문학으로 봤을 땐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연구하고 발전시켜야 하는데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 오니.

희선 2021-09-22 0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재미있게 봤는데, 소설은 안 봤던 것 같네요 언젠가 볼까 하는 생각만 했습니다 몇해 전에 그런 말을 하다니... 그 기사 우연히 봤어요 그건 개인 문제보다 더 큰 것 같기도 합니다 한국에도 그 작가 책을 보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말을 하다니... 작가 나이 몰랐는데 꽤 많네요


희선

stella.K 2021-09-22 21:12   좋아요 1 | URL
헉, 나이가 많습니까? 전 젊은 사람일 줄 알았는데...
원작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암튼 그 원작 가지고 지금까지 다양한 변주를
했다는군요. 더 풍성하게. 여러 장르에서. 그러니 더 솔깃할 수 밖에.
근데 그것이 세상 빛을 보지 못하고 출판사 어디엔가 잠들어 있다니
많이 아쉽더군요. 중고샵만 돌아도 미친 척하고 사 볼 것 같기도 한데...ㅋㅋ
 

이 영화를 처음 보는 줄 알았더니 몇몇 장면이 낮설지 않다. 그런 것을 보면 난 이 영화를 본 것 같다. 그것도 개봉관에서. 얼마 전 예술영화 전용이었던 서울극장이 패관했다고 들었는데 그곳에서 보지 않았을까.


그 시절엔 프랑스 영화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승전결도 없는 것 같고 소설이라면 차라리 용서해 주겠다. 비싼 필름으로 뭐하는 건가. 보고 나오면서 대놓고는 못하고 속으로 욕을 바가지로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고, 욕하면서 닮는다고 난 언제부턴가 프랑스 영화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대신 잘 안 보기 시작한 건 허리우드의 스펙타클 어드벤처 블록버스터 영화. 그래도 <해리포터> 시리즈는 그렇다쳐도 <반지의 제왕> 정도는 봐 줘야할 것 같은데, 내가 이걸 봤는지 안 봤는지 확실히 기억에 없다.


90년대 프랑스의 여배우 트로이카 하면 줄리엣 비노쉬와 이자벨 아자니, 소피 마르소가 아니었을까. 이들은 어느 새 50대를 살아가고 있는 중견 배우들이 됐다. 지금은 이 배우들 활동이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을 나름 적절히 잘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파란빛을 써야했던 감독의 정확한 의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파란색을 쓰기는 <그랑 블루>만한 영화가 또 있을까.


그런데 장면중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있었다. 주인공 줄리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남편과 딸을 잃고 재산을 정리해 어느 낡은 아파트로 거쳐를 옮긴다. 거기에 한 매춘부가 살고 있다는 걸 알았다. 사람들은 서명운동으로 이 매춘부를 아파트에서 쫓아내려고 하는데 만장일치가 되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줄리의 반대로 그 계획은 무산되고 매춘부는 그곳에 계속 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계기로 줄리와 매춘부는 친구가 된다. 


그 장면을 보는데 좀 의외다 싶었다. 우리나라라면 모를까 그렇게 개인주의가 발달된 나라에서 매춘부를 쫓아내기 위해 서명운동이라니. 그도 그렇지만 한 사람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의도는 성공할 수 없다. 과연 이런 법도 있었나 싶다. 우린 보통 좋은 게 좋은 거고, 다수결을 따르지 않는가. 그렇게 되면 언제나 소수의 의견을 가진 자들은 원치 않음에도 따라야 한다. 분명 불공평이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런 룰을 만들기도 한다니 프랑스 정치가 이런 식으로 움직여 왔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어쩌면 이게 똘레랑스란 건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배운 건 써 먹어 봐야한다고 내가 속한 모임에서 한 번 실험해 봤다. 그 모임은 최근 더 이상 말이 없어 끝났나 보다 하는 사안을 보스가 끄집어 내어 내가 관리하길 바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여름 그 일을 내가 맡아 관리하긴 했다. 그런데 보스가 그 일에 대한 취지를 자꾸 바꿔 가면서 연장하길 바라는 것이다. 그럴 것 같으면 처음부터 취지를 명확히 하실 일이지 자꾸 바꾸면서 연장하는 건 뭐란 말인가. 그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나는 홧김에 보스 단독으로 하지 말고 전체 의견을 들어보자고 했다. 요는 우리나라가 보스의 입김에 좌지우지 되고, 좋은 게 좋다는 식인데 생각의 전환을 해서 한 사람이라도 찬성하지 않으면 그 일을 하지 않을 권한도 있는 것 아니냐고. 각설하고 결과는...? 내 생일 날 케이크를 받은 걸 보면 알지 않겠는가. 결국 난 모임에서 그 일을 하지 않기로 하고 찬성하는 사람만 하기로 했는데 역시 모양새가 영 아니올시다다. 결국 난 따를 당하는 건지 존중을 받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내가 일을 안하지 공공연히 모임에서 막내가 일 하나를 더 떠앉게 되었고. 근데 난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격하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싶다. 아무래도 조만한 다시 그 일을 맡아야지 싶다. 영화엔 나오지 않지만 결국 매춘부를 내쫓는데 성공하지 못한 주민들은 그후 이 둘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줄리는 남편이 죽은 후 남편에게 정부가 있음을 알게 된다. 더구나 그 정부의 뱃속엔 남편의 아이가 자라고 있다. 줄리는 이에 조금 동요되는 것 같더니 나중엔 정부가 갈 곳이 없다는 걸 알고 예전에 살던 집을 내어준다. 남편이 살아 있었다면 어땠을까? 배신감에 몸을 떨었을까. 그러나 남편은 죽었고 정부의 몸엔 남편의 아이가 자라고 있다. 오히려 줄리는 죽음에서 생명을 보고 있다. 그래서 살아갈 힘을 얻는가 보다. 


근데 이도 좀 나를 의아하게 만든다. 역사적으로 유럽의 귀족들은 배우자 외에 정부를 두는 것이 관행이라고 들었는데 줄리의 남편은 저명한 작곡가다. 귀족의 자손이었을 확률이 높을 것 같고, 그렇지 않더라도 어쨌든 셀럽이라면 관행 아닌가. 그것 가지고 놀라고 당황한다면 이때만 해도 줄리가 너무 젊었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삼십 하나로 나오던가 했으니. 내 나이 30을 넘겼을 땐 뭔가 보이는 것 같았는데 말이지. 하긴 지금 생각하면 그때 비슷한 똥고집들과 싸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뭔가 보이니까 그렇게 싸우기도 했겠지만 사실은 여전히 뭘 몰랐던 시절이다. 그런 것에 비하면 남편의 죽음에서 줄리는 깨달음을 얻는다. 어찌보면 나 보다 낫다 싶다. 죽음이 꼭 불행한 것만도 아니고. 

영화가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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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8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09-20 13:09   좋아요 1 | URL
앗, 궁금하셨구나. 그럴 줄 알았으면 진작 자세히 쓸 걸.ㅋㅋ
제안하면 뭐 합니까?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되었는 걸요.ㅠ
전 한쿡 사람들 모이면 의견이 없다는 게 좀 이상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의견 없는 건지, 리더나 보스 의견에 순종만 해야하는 건지
제가 좀 잘 못 됐나 봐요.ㅋ
좀 있다 제가 다시 맡아야죠.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시죠?^^

희선 2021-09-19 0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떤 건 모두가 찬성해야 되지 않을지... 재개발... 그런 것도 해야겠다 하는 사람이 밀고 나가서 모두가 억지로 한다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세들어 사는 사람은 나가야 하고... 집이 있는 사람은 다 한다고 하겠습니다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사람이 더 어른스럽지 않나 싶기도 해요

stella.K 님 명절 연휴 즐겁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stella.K 2021-09-20 13:16   좋아요 1 | URL
그렇죠. 예전에 재개발 문제가 많았어요.
한 사람이라도 개발에 반대하면 못하는 건데 철거반
무자비하게 포클레인 밀고 강제 철거했다는데 믿을 수가 없더군요.
예전 5, 6공 때.지금은 안 그런가 봅니다.
대신 지금은 인종문제가...

희선님도 명절 잘 보내고 계시죠?^^

scott 2021-09-20 1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케이님

추석 연휴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보름달님에게 소원을~~**
ʕ ̳• · • ̳ʔ
/ づ🌖 =͟͟͞͞🌕

stella.K 2021-09-20 13:24   좋아요 1 | URL
아웅~ 저도 이모티콘 만들 줄 알면 띄워 드렸을텐데
아시다시피 전 그런 창의력은 없는지라...ㅠ

내일이 추석인데 비가 많이 올거라는군요. 보름달을 볼 수나 있을지...
그래도 비구름 위로는 보름달이 분명 떠있겠죠?
스콧님도 좋은 소원 비시고 이루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1-09-25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티브이로 영화 보다가 중간쯤 되니 예전에 본 영화라는 걸 알았어요.
영화도 책처럼 목록 노트를 만들어놔야 하나 생각했는데 뭐 또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책이든 영화든 두 번 보는 게 유익한 것 같으니까요.
저는 중간부터 끝까지 영화를 보고 나서 처음부터 중간까지 보는 방식도 흥미롭더라고요.
결말이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알 수 있어서요. ^^

stella.K 2021-09-25 18:55   좋아요 1 | URL
ㅎㅎ 맞아요. 특히 tvn에서 하는 드라마를 저는 가끔 그렇게 봐요.
워낙에 재방송을 많이 하니까 꼭 본방사수 안 해도되고
중간부터 봤다가 다음 날 처음부터 중간까지 보죠.ㅋ

정말 영화나 소설은 보면 볼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어떤 사람은 같은 영화를 10번 20번 봤다고 하던데 전 그렇게까지는
못 볼 것 같아요. 좀 아까 일본 애니 <썸머 워즈> 중간쯤 보다가 말았는데
재밌더군요. 그림이 정말 예술이어요. 어떻게 그렇게 그릴 수 있는지.ㅠ

2021-09-26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6 1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8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