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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v.media.daum.net/v/20180225050302701

 

 

미투 운동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는데 벌써부터 이 문제가 붉어져 나왔다. 이를테면 고은의 시를 교과서에서 삭제할 거냐 말 거냐에 관한 논란이다. 삭제를 찬성하는 쪽이야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것도 같고, 반대하는 입장에선 작품과 그 사람은 따로 봐야하는 거 아니냐는 시각이다. 나야 이 갑논을박의 현장에 있지 않아 모르겠지만 아마 있었더라도 뒷목을 몇 번 잡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사람 보기에 좀 고루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작가에게 있어서 글쓰기란 하나의 제의 또는 제사와도 같은 거 아닐까? 유명 작가의 글쓰기 강좌나 작가의 글 쓰기에 관한 고백이 담긴 책을 보면 하나 같이 자기 글 앞에서 정직하고  진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말하자면 작가는 자신이 쓰는 글 앞에 자신의 명예와 인격을 걸 수 있어야 하고 필요하면 자신의 목숨이라도 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는 작가로 살 수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사람과 그 사람의 글을 따로 볼 수가 있을까?

 

물론 그런 말은 한다. 그렇게 따로 보아야 그 사람의 문학적으로 이루어 놓은 업적을 보존할 수 있다고. 근데 그거 다른 시각에서 보면 사상누각 같은 거 아닌가? 무엇보다 작가 자신이 자신의 글과 명예를 실추시켰다. 그것을 일반인은 그렇게 보면 안 된다고 하면 그게 설득이 된다고 보는가? 예를들어 아무리 좋아했던 연예인도 그가 성범죄거나 도박중독자라면 그때부터 오만정이 다 떨어지는 법이다. 문화계 인사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는 거다. 

 

무엇보다 이런 논의 자체를 작가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이다. 그런 논의를 통해 자신의 이름이 거명될 때마다 그는 어디선가 숨어서 그래도 자신이 인생을 헛살지는 않았다고 자위하고 있을지, 어떤 식으로든 지신의 이름이 거명되는 것이 괴로운 건지, 아니면 모든 것을 토론의 당사자들에게 맡긴다고 체념할지 그 마음을 알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작가가 어떻게 생각하든 그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상처를 줬다는 걸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달리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만약에 반대로 그 작가가 남자가 아니고 여자였다고 해도 과연 이런 갑론을박을 펼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나도 여자지만 그것에 쉽게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면서 새삼 우리 사회가 얼마나 남성주의적 사회인지를 또 한 번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과 관련해서 나도 얼마 전 뉴스 인터뷰 영상을 봤는데, 교과서에서 빼자는 쪽은 학부모쪽이었고, 그건 너무 심한 처사가 아니냐고 했던 건 어느 대학 교수였다. 어떤 쪽에 경중을 두게 되는지는 시청자의 판단의 몫이긴 하지만 적어도 학부모를 대표한 쪽은 여자였고, 삭제를 반대하는 쪽은 남자였다. 이걸 반드시 남녀가 사안을 받아들이는 차원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남녀의 차이를 떠나 도덕과 양심의 눈, 인간에 관한 예의란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미투 운동이 다른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왜 문화계만 벌써부터 면죄부 내지는 예외 조항을 두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같거나 비슷한 분야에서의 성폭력 가해자들도 어부지리로 묻어 가는 건 아닌가? 원래 이 남성우월주의 사회에서 욕망의 금기를 깨고, 인간의 오욕칠정에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쪽은 남자가 아니었나? 그것에 여자를 동조하게 만든 것도 남자고. 그 결과 역학적인 측면에서 여성이 성폭력을 당하는 쪽은 전혀 모르는 남자가 아닌 잘 알고 지내는 남자에게서 나온다는 증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문제는 누가 해결을 해야 옳은 것인가?

 

미투 운동을 가볍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거야 말로 혁명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불씨를 쏘아 올린 것에 지나지 않다. 이 혁명이 제대로 성공을 할지 안 할지는 지금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어떤 여자는 그런 일을 당해 보지 않아 미투 운동을 마냥 속시원한 마음으로 보고  있을 거라고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여자들은 크던 작던 그런 기억 하나쯤은 묻고 산다. 나도 매일 미투 운동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어렸을 때부터 최근까지 알게 모르게 당해왔던 언짢은 기억들이 건드려지고 있어서 괴롭다. 물론 건드려진 건 이번 미투 운동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오랜 세월을 두고 수시로 건드려져 왔고 그때마다 애써 잊어버리려고 노력해왔을 뿐이다.  

 

글쎄, 이번 고은 사태를 어떻게 봐야할런지 모르겠다. 같은 미투는 아니지만 우린 아직 미당이나 춘원을 용서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당대 출중한 지식인이고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났음에도 그들이 일제에 부역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평론가를 제외하고 그들의 문학을 애써 부인한다. 그게 옳은 태도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분명한 건 그 사람의 하는 일이 그 사람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다된 죽에 코 빠트린다고 평생 그렇게 훌륭한 글을 쓰고도 사람의 됨됨이 하나가 올바르지 않아 그것을 망치는 것이다.

 

부끄럽지만 벌써 2년 정도 된 일이다. 누구라고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내 책이 나오고 한 알라디너를 오프에서 만난 적이 있다. 알라딘 초기 땐 몇 명의 알라디너를 오프에서 만나긴 했지만 이후로는 누구도 만난 적은 없다. 그런데 사실 이 알라디더 몇 년을 두고 한 번씩 나에게 만나자고 했었다. 난 그것을 미루고 미루다 내 책을 계기로 만난 것이다. 특별한 기대 같은 것은 없었다. 나는 책을 냈고, 그 사람은 읽었으니 작가와 독자의 만남. 또는 같은 알라딘 서재를 쓴다는 동료 의식 뭐 그런 거 외에 무엇이 더 있겠는가?

 

하지만 너무 기대가 없다면 그도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이 사람 글도 잘 쓰고, 무엇보다 여성을 대변하는 한 인디 잡지에 자신이 잠재적 가해자인지도 모른다는 고백을 하기도 하고 또 그런만큼 가끔씩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글도 올려 여성에 대해 뭔가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생각이 그 첫 만남에서 깨졌다. 

 

나는 술을 잘 마시지 못했고, 그는 술을 잘 마셨다. 아무리 술 기운이라고는 하지만 그리고 꼭 그럴 것은 아니겠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여관 가자는 말을 하는 건 좀 그렇지 않은가? 순간 좀 움찔했지만 이 사람은 술이 취한 그야말로 심신미약 상태니 내가 그것에 예민할 필요가 있나 해서 못 들은 척 했다. 하지만 이것도 명백히 성희롱 아닌가? 그런데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여성들은 성희롱을 당하고도 그 즉시 반응하지 못한다. 그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모를뿐만 아니라 예민하게 굴어 좋을 건 없으니 거의 대부분은 무시하고 못 들은 척 한다. 하지만 그것이 한 번 쌓이고, 두 번 쌓이면 이것은 남자들로 하여금 그래도 되는 것처럼 되어버린다. 

 

아무튼 그후 아무 일도 없었다면 그것도 묻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머피의 법칙이었을까? 안 좋은 언쟁들이 몇번인가 겹쳤고, 그러다가도 내가 혹시 오해하고 예민했나 싶어 사과도 하고 가급적 관계를 회복해 보려고 노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시 만날 것도 아닌데 온라인에서나 전처럼 잘 지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도 그 머피의 마법은 풀리지 않았다. 한 번은 댓글로 대판 싸웠는데 비록 온라인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몇 년 동안 알아왔던 사람이 맞나 싶은 게 싸우는 태도나 수준이 형편없고 야비하기까지 했다. 또 나중엔 화가 단단히 났는지 잔뜩 독이 올라 반말로 일관했다. 실제로 만나서 싸웠다면 내가 한 대 쳐 맞을 수도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언어가 공격적이었다. 순간 그때 생각이 난 건 그 사람이 그 인디 여성잡지에 썼다는 잠재적 가해자의 고백이었다. 난 그게 그의 참회록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게 쓴 의미는 뭐였을까? 

 

아무리 화가나도 그렇다. 반말을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오프에서 처음 만나던 날 그는 나에게 그랬다. 자신은 상대가 어린 고등학생이어도 절대로 말을 내리지 않는다고. 그게 자랑거리 같지는 않지만 뭐 그만큼 자신이 예의 바르고, 사람을 대하는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처음 만나는 고등학생에게 그 정도는 누구든지 한다. 중요한 건 화가 났을 때도 자기를 잃지 않는 것이다. 화가나 반말로 일관했다는 건 그게 자신의 싸움의 법칙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상대가 볼 때 헛점을 보여 이미 지는 싸움을 한다는 반증이다. 역시, 그는 전에 자신은 싸움을 하도 많이 해 봐서 어떻게 싸우는지를 안다고 한적이 있다. 자신을 온전히 지키지도 못하면서 누구와 싸워 이기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여태까지 제대로 싸워보기는 한 건가? 다른 말도 많지만 더 이상의 언급은 회피하겠다.

 

요는 사람 마음은 똑같다는 것이다. 자신이 쓴 글이 자신의 삶과 일치하지 않으면 고은 아니야 고은 할아버지가 글을 써도 사람들은 읽지 않는다. 나 역시 이미 오래 전부터 그의 글은 읽지 않는다. 옛날엔 참 많이 즐겨 읽었는데. 그가 무슨 글을 써도 하나도 진심으로 와 닿지 않는 것이다. 지금도 그는 여전히 간간히 글을 올리며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 솔직히 난 멘탈이 약해서 그런지 작년 내내 이 문제로 혼자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 지금은 그나마 어려운 시간이 많이 지났고, 더구나 미투 운동을 보면서 그와의 일들을 좀 더 많이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이날까지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아무튼 고은 사태가 어떻게 귀결이나든 대중의 반응은 싸늘할 것이다. 왕이 되려는 자 왕관의 무게를 견디라는 말이 있다. 똑같은 말을 하고 싶다. 작가가 되려는 자 글의 무게를 견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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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8 20: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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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3-01 19:04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말과 행동을 어떻게 해왔나 싶기도 하고.
마치 그렇게 해도 되는 것처럼 그렇게 하고
전혀 죄책감도 없이 살아왔더는 게 참...ㅠ

syo 2018-02-28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여기나 저기나.....
알라딘에도 미투 바람이 한 번 몰아쳐야 하는 건 아닐까요.

stella.K 2018-03-01 13:30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점이 좀...
아니면 뭐 저만 그러는 수도 있구요.ㅠ

2018-02-28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01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01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01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01 1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8-03-01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의 글이 무게 있게 다가오네요.

저도 요즘 미투 운동에 대한 소식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어요.
고은 시인은 소문으로 들었긴 한데 막상 사실이 밝혀지고 나니 놀랍더군요. 어떻게 글은 훌륭한데 사람은 훌륭하지 않을 수 있는 건지 헷갈리더군요.

stella.K 2018-03-01 18:24   좋아요 0 | URL
사람은 겉으로 모른다잖아요.
그런데 성경은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고 하고.
사람 참 어려워요.ㅠ
 

며칠 전, 후배와 작은 언쟁이 있었다고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게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 

 

그때 우리는 교보문고를 나와 가까운 커피숍에서 수다를 떨고 나오는데도 그 친구는 아직도 뭐가 안 풀렸는지 뜬금없이 자신이 무슨 책을 보니 사람이 화가 나는 건 상대가 화를 나게 만들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화를 내기로 선택했기 때문이란다.   

 

왜 그 말을 하는지에 대해선 역시 구구하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적어도 그 친구는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을 나에게 투사하고 있었고, 선배인 나에게 그런 대우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사실 그 친구와의 만남이 썩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약속 시간에 늦었고, 그전부터 나의 뭐 하나 꼬투리 잡아 나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으니까. 도대체 그 친구가 읽었다던 책이 뭔지 모르겠다. 난 그때 누가 쓴 무슨 책이냐고 물어봤어야 했던 건데 그 보단 그 친구의 말본새가 하도 어이가 없어 더 이상 듣지 않으려고 했을 뿐이니까. 

 

사실 그 말처럼 무책임한 말이 또 있을까? 그러니까 그 친구의 말에 의하면 화가 나도록 자극한 사람에겐 책임이 없고 화를 낸 사람만이 문제가 있다는 건데, 도대체 그렇게 말한 그 이름모를 책의 이름모를 원저자는 어쩌다 그런 말을 했을까? 뭔가의 맥락이 있었을 것도 같은데 만일 정말로 그렇게 말했다면 난 그 책의 저자가 누구인지를 알아 그 위험한 발언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싶다.

 

인간은 그렇게 선택이 용이한 존재가 아니다. 특히 오늘 날의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은. 물론 나도 그 얘기를 들어보기는 했다. '인간은 정말 그렇게 생겨 먹어서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기로 이미 선택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는 말. 이것은 그 옛날 빅터 프랭클이 저 아우슈비츠의 죽음의 수용소 나와서 이와 비슷한 말을 한 것 같긴 하다. 그 친구가 설마 이 위대한 실존주의 정신의학자의 이론이 그 순간 생각나서 그런 건지는 할 길은 없다. 물론 빅터 프랑클의 로고 테라피는 그후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확장시켜 왔을 테니 그중 한 사람이 얻어 듣고 자기식의 해석을 그 친구가 나에게 써 먹었는지도 모르지. 

 

아, 그런데 이건 정말 함부로 써 먹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이 말이 어디까지 확대 해석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요즘 미투 운동이 한창이다. 그나마 가해자들이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기에 망정이지 그런 무책임한 사이코가 없으라는 법 없다 나는 그렇게 행동한 게 잘못인 줄 몰랐다. 난 병맥히 친근감의 표시를 했을 뿐이다. 상대가 모멸감을 느꼈다면 그건 그 사람이 그러기로 선택했을 뿐이지 내 책임은 아니다. 이렇게 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못 됐기 때문이라고 말하면 된다는 말인가?

 

물론 오해하기 좋아하고 유난히 성격 나쁜 사람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진실을 왜곡하고 덮어 씌우려는 음모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이 과연 그럴 목적이라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는 것 아닌가. 나의 옳음을 증명하고 상대의 입을 닫게 만드려는 음모를 획책하기 위해 하는 공부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DNA부터가 못 먹고 못 배운 것을 한으로 여기는 구조로 되어있다. 우리 아버지나 어머니가 그런 건 이해할 수 있다. 워낙에 못 먹고 못 살았으니까. 그러나 이제 겨우 잘 살기 시작한 우리 대는 좀 배우는 의미가 남 달라야 하는 것 아닌가? 적어도 너와 나의 더 넓고 깊은 소통을 위해, 공동체를 위하고 대변하기 위해 우리의 지식을 쓰여져야 하는 것은 아닌가 말이다.

 

그 친구는 소위 말하는 우리나라 최고 학부를 나왔다. 나는 그 친구에 비하면 나이만 많다는 것뿐이지 하나 잘난 것이 없다. 그런 나를 상대로 자신의 옳음을 증명하려고 했다는 게 영 석연치가 않다. 차라리 그때 내 앞에서 최대한 말을 아꼈다면 오히려 내가 잘못했나 반성했을지도 모른다. 말하기는 더디하고 듣기는 속히 하라고 했는데 나도 그 친구에게 그러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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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6 1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26 1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26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2-27 13:41   좋아요 0 | URL
넵. 고맙습니다.^^
 

어제 오랜만에 강남역 교보문고에 갔다.

사실 어제 아는 후배가 혼자 사는지라 생각나서 명절에 먹었던 빈대떡을 전달해주려고 저녁무렵 만났다. 그런데 밥을 먹는데 작은 언쟁이 있었다.

 

사실 나도 좋은 성격마는 아닐테지만, 그 후배도 직업이 교사인데다 음악 전공이라 조금은 피곤한 성격이다. 그동안은 안 부딪히려고 둥글둥글 농담 따먹기나 하며 잘도 지내왔다. 그러다 어제 잠시 미스테이크가 있었던 것.

 

구구하게 설명은 않겠지만 걔는 이 타임쯤 뭔가를 풀고 가자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난 좀 넘어 갔으면 좋겠는거고. 그 친구는 워낙에 자아가 강하고 한마디로 오지랖이 넓어 어느 순간 보면 내가 분명 선배임에도 꼭 학생 대하듯 한다. 그래도 그걸 타내지 않고 대충 뭉개며 갔던 건데. 한마디로 말하면 그 친구의 분석적 사고와 나의 전지적 사고가 충돌했다고나 할까?ㅋ

 

암튼 그런 일이 없었으면 바로 밥 먹고 차를 마시러 갔을텐데 뭔가의 하프타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는지 마침 밥을 먹었던 곳이 교보문고와 가까운 곳이라 그곳에서 잠시 기분을 풀고 가자는 것이다. 뭐 그도 나쁜 생각은 아닌 것 같았다. 

 

아, 정말 이곳을 얼마만에 와 보는지 모르겠다. 책을 산다면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거나 중고샵을 이용할뿐 이런 오프라인 서점을 나온다는 건 거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이 책 저 책을 만져보고 있는데 마침 한 서가에서 <알쓸신잡 2>에 나왔던 유현준 교수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란 책이 눈에 띄었다. 물론 오래 전부터 한 번쯤 읽고 싶기는 하나 역시 난 살 생각은 없었다.

 

난 아무 생각없이 이 책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와 내 귓가에 속삭고 지나가는 것이었다. "이 책 재미있어요." 짬짝 놀라 누군가 돌아보려고 했는데 어느 인상 좋은 젊은 여자가 씩웃으며 나를 스쳐지나 간다. 순간 그전까지 침체된 기분이 뭔가 구원 받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나도 좀 놀랐다. 모르는 여자의 속삭이는 그 한마디가 이렇게 기분을 좋게 만드는 줄은.

 

그렇다면 나는 그런 공중이 이용하는 서점에서 그 여자처럼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책을 낯선 사람이 보고 있을 때 다가가 속삭일 수 있을까? 아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스토커라고 오해나 받겠지.하지만 그 사람이 어제의 나처럼 그런 기분이었다면 또 나 같은 기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 그 책 좋은 책이라고 한마디 하고 지나갔다고 해서 놀라거나 화낼 필요는 없을 것이고, 내가 좀 그랬다고 해서 상대 역시 나쁘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아무튼 그 여자 인상이 너무 좋아서 한 번쯤 더 보고 싶기는 했지만 워낙에 넓고 사람이 많으니 그럴 수는 없었다. 

 

그렇게 인상 좋은 여자가 지나가며 재밌다고 했으니 한 권쯤 살만도 했을 텐데 결국 끝까지 사지 않았다. 나도 독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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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8-02-23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밌어요.
저도 재미나게 읽었어요^^

저는 도서관에서 이런일을 종종 겪었어요.좀 작은 도서관이었기도 했습니다만 어떤 책을 빌리는데 사서분이나 책을 재미나게 읽은 사람인 것 같은 사람은 친분이 없어도 서슴없이 ‘이 책 재미있어요‘ 조언해 주는 분들이 있었어요.
읽어 보면 반은 맞고,반은 틀리긴 했습니다만...조언해 준 사람이 재밌어 한 부분이 어디였을까?찾아보는게 좀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stella.K 2018-02-24 10:55   좋아요 0 | URL
아, 그러고 보면 그 여자분도 사서는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그건 맞는 것 같아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것.ㅋ
어쨌든 그분 인상이 너무 좋아서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 그런 계속되는 일상에서 그렇게 누군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툭 한 번 건드려주고 가면 그것도 조그만 활력이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더라구요.^^

syo 2018-02-24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 교사님들이 보면 오해하기 쉬운 문장이 들어있네요 ㅎㅎ 오래 만나고 있는 제 여친도 교사인데다 음악전공이지만, 조금도 피곤한 성격이 아니랍니다^-^

아무리 인상 좋고 성격 좋은 사람에다, 정말로 좋은 책이라고 해도, 아무 사람 귀에다 대고 ˝이 책 재미있어요˝ 이러고 다니지는 않을 것 같아요. stella.K 님이 만만치 않게 인상이 좋은 분이셔서 그럴 수 있지 않았나 추측합니다.

그나저나 유현준 선생님 의문의 1패로군요 ㅋㅋㅋ

stella.K 2018-02-24 11:41   좋아요 0 | URL
ㅎㅎ오랜만이어요.
그럴 수도 있지요. 오해할 수도.
일종의 그 친구만의 캐릭터 일수도 있는데
음악이 수학적 사고를 요한다고 하잖아요.
수학이 또한 분석적 사고를 요하고.
그 친구가 그런 분석을 잘하죠. 본인이 그렇게 얘기를 했고.
그런 분석을 잘하는 사람이 수용력이 약하잖아요.
그래서 어떤 땐 제가 그 친구를 대하기가 힘들 때가 있어요.
게다가 항상 나한테는 힘들어 어째 하면서 늘 파이팅이 넘치거든요.
syo님이 여자 친구분과 맞는 건 아마도 코드가 맞으니까 그런 거
아닐까요?
syo님 전에 얼핏 들으니까 이과 계통 전공하셨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음악이 감성적이기도 하지만 하는 입장에선 이성적 사고를 요하니까
항상 글을 감성과 이성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쓰는
님과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ㅋ

제가 가끔 그런 식의 스토킹을 어렸을 때부터 당하긴 했어요.
귀엽다고 넋놓고 있다 볼을 꼬집히거나 커서도 어떤 후배 녀석은 갑자기
불에 뽀뽀를 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 거 요즘엔 다 성추행일 수도
있다는 거 아시죠?ㅋㅋ

syo님은 유현준을 별로 안 좋아하시는군요.
전 그냥 괜찮던데...^^

syo 2018-02-24 11:42   좋아요 0 | URL
제 글을 보고 계신 줄도 몰랐는데, 좋은 평까지.
사람 몸둘 바 모르게 왜 그러셨어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저도 유현준 선생님 참 좋아합니다 ㅎㅎㅎㅎ
1패는 stella.K님이 안겨주신 거죠. 결국 안사셨으니까요 ㅋㅋㅋㅋ


stella.K 2018-02-24 12:02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런 건가요? 그럼 완전 잘못 알고 있었네요.
제가 이렇습니다.ㅠ
옛날 같으면 샀을텐데 알라딘 적립금이 있으니
현금 쓰기가 싫었던 거죠.ㅋㅋ

저야말로 미안하네요.
가끔 봤으면 봤다고 좋아요도 슬쩍 누르고 가고 그럴 걸.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syo님 제가 글을 올려도
안 읽으시는 것 같아 그만...ㅋ
앞으로 종종 흔적 남길게요.
syo님도 불초소생을 위해 가끔 좋아요 한방을...!^^

서니데이 2018-02-24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분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인상을 남기셨나봅니다.
어쩌면 그 책을 보고 계셔서 반가운 마음이 드셨을지도요.
stella.K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stella.K 2018-02-24 19:12   좋아요 1 | URL
아마도 후자였을 것 같아요.
근데 어느 틈에 저를 봤을까요?
전 그런 줄도 몰랐는데. 후후

서니님도 즐건 주말!!!^^

북프리쿠키 2018-02-24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면 뿌듯하죠ㅎ
저도 그 여자분처럼 한번씩 그런 충동 느낀답니다.~주말 잘 보내세요!

stella.K 2018-02-24 20:05   좋아요 1 | URL
맞아요. 사실은 저도 그래요.
제가 보기 보단 소심한 성격이라 차마 말을 못하는 거지.ㅋㅋ

쿠키님도 즐건 주말이요!^^

페크pek0501 2018-03-01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알라딘에서 자주 봅니다. 그래서 신간인 줄 알았어요.

stella.K 2018-03-01 18:47   좋아요 0 | URL
나온 지 좀 된 걸로 알고 있어요.
혹시 알쓸신잡 2 보셨나요?
책 내용이 많이 언급됐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약간 기대감이 떨어졌어요.
그거 나름 열심히 봤거든요.
물론 저자가 좋은 사람 같아서 봐도 상관은 없겠지만.ㅋㅋ

의정부짱짱맨 2018-03-03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까지 안 샀다는 게 반전이네요ㅋㅋㅋㅋ

stella.K 2018-03-03 18:35   좋아요 0 | URL
그렇죠?ㅋㅋ
 

이름만대면 알만한 유명 외식업체에서 일하는 둘째 조카가

이번 설 명절에 외가에 못 올 것 같다고 했었다. 

그러다 극적으로 타협이 되서 어제 언니네 가족들과 합류해

외가인 우리집에 왔다.

 

어려서부터 외할머니가 해 주는 음식은 무엇이든 좋아했던 조카들이기에

좀 늦은 점심상을 차려주니 세놈이 손가락을 쪽쪽 빨며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겨우 배 두들겨가며 쉴려고 하는 찰라 일하는 곳에서 전화가 왔다.

점장인지 메니저인지가 불러내는 것이다.

내용인즉 갑자기 몸이 안 좋아 일을 못하겠다며

대신 나와서 일을 마무리 해 달라는 것이다. 

 

와, 쉬는데 이런 전화 받으면 정말 죽을 맛이다.

그나마 휴일을 허락 받을 때도 고집을 피웠던 것도 아니다.

쉬어도 되겠냐고 마음을 비우고 물어보고 안 되면 할 수 없다는 마음이었는데 

자기가 직속 상관이란 이유만으로 자기 멋대로 남의 휴식을 훼방놓는 것이다.

 

그렇다고 진짜 아픈 것이냐면 그렇지도 않다.

조카 말에 의하면 이런 적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란다.

지난 1월 말에 발령나서 조카와 인연을 맺었는데

벌써 이번이 세 번째란다.    

왜 아프면 꼭 남이 쉴 때 아프냔 말이다.

 

하긴 어디를 가든 그런 인간 꼭 있다.

남 뭐할 때 꼭 초치는 인간.

그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치고 올라왔을지도 모른다.

그걸 안다면 그런 경우없는 일은 하지 말아야하지 않을까?

매번 이런 식이라면 정말로 도움을 받아야 할 때 도움을 받지 못하다면 

어쩔 것인가?

또 그 정도면 근무태만 아닌가?

 

그러자 바로 옆에 있던 큰 조카는 더 황당한 일도 말을 하는데

지면상 옮기지는 않겠다.

한마디로 부하직원은 노예인 것이다.

인격도 없고 쉴 필요도 없는.

 

이렇게 쉴 때 쉬지 못하고 쉬는 것 조차도 상사의 눈치를 봐야한다면

이건 법으로라도 규제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사생활 침해에 관한 법령 뭐 그런 거 있지 않나?

역지사지라고 했는데 이런 것조차 서로를 배려하지 못해

법을 끄집어 내야한다면 그도 문제 아닌가?

 

지금도 녀석의 말이 귓가를 맴돈다.

"오늘 정말 행복했는데, 오늘 정말 행복했는데..."

이 말을 몇번을 반복하고 안 떨어지는 발을 떼며 돌아갔는지 모른다.

 

왜 안 그렇겠는가? 모처럼 쉬는 날에 외할머니가 차려주는 음식을 먹고,

본가에 있었더라면 매일 보고 놀아줬을 반려견 예삐도 오랜만에 보았으니 행복했겠지.

행복이 뭐 크고 거창할 필요 있냐고 말들은 하면서

이런 하찮은 작은 행복조차 온전히 누릴 수 없다는 게

불쌍하고 측은하다.

 

물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쓸쓸한 어떤 청춘에겐

배부른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다.

일할 수 있을 때 열심히 일하고 쉴 때 쉴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면 되는 것이다. 

그게 그렇게도 안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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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02-19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조그만 지위로 갑질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니 참 서글프네요ㅜ.ㅜ

stella.K 2018-02-19 18:12   좋아요 0 | URL
의외로 많더군요. 근무시간 외에 일 시키는 거
규제한다고 한 것 같은데우리나라는 권고사항 가지고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ㅠ

hnine 2018-02-19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다 울분이!
직장에서 상관이면 뭐든, 아무때나 다 시켜도 된다고 착각하는군요.

stella.K 2018-02-19 18:16   좋아요 0 | URL
저의 큰 조카는 서점이 바로 집 앞인데
굳이 먼데 있는 조카를 불러다 심부름시키고
뺑이 돌리기까지 하면서 미안한 것도 고마운 것도
없고 오히려 운전할 때 슬리퍼 신지 말라고 충고까지 하더랍니다.
조카가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거든요.
정말 욕 나오겠더군요.

2018-02-19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2-19 18:15   좋아요 0 | URL
그런 일이 있었군요. 씁쓸하네요.ㅠ
과부 사정 과부가 안 다는 말은 옛말 같습니다.
성경에도 의인은 없나니 한 사람도 없다잖습니까?
아, 서글퍼라.ㅠㅠ

cyrus 2018-02-20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얄미운 직장동료는 자신의 일을 대신 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지 않아요.

stella.K 2018-02-20 13:38   좋아요 0 | URL
맞아. 그럴 거야. 그래서 조카한테 그 앞에서 강한 척
하지 말라고 했어. 그렇지 않아도 약한 척 연기를 얼마나 잘
하는지 모른다고 해서 너도 똑같이 그 앞에서 그러라고 했지.
제깐엔 나름 대처한다고는 하는데 조카도 되바라진 편은 아니라
한동안 고생 좀 하겠구나 싶더군.

페크pek0501 2018-02-21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새로이 밝혀지고 있는 성추행 사건도 같은 맥락이에요. 갑의 위치에서 을에게 함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다는 증거죠. 을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는 걸 왜 모를까요?

stella.K 2018-02-21 18:5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 문제는 더 많이 시끄러워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알마나 참고 억압되어 왔는지
갑이 또는 남성들이 깨우쳐야 한다고 봅니다!!

꿈꾸는섬 2018-02-22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과 사의 구분이 모호한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에요.ㅜㅜ
휴식보장 당연해야하는 거잖아요.

stella.K 2018-02-23 13:3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법적인 규제라도 있어야할 것 같고,
나중에 근무 평점에서 벌점 받도록 하는 그런 제도라도
있어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상대가 아프다고 하니 당장 땜빵은 해야겠고
공사를 구분 못하는 게 우리나라에 정 문화가 있어서는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그게 나쁜 게 아닌데 이럴 때 발목을 잡아요.ㅠ
 

어제 결혼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그런 말을 한다.

인생 살아가는데 딱 두 벌의 옷만 있으면 되겠더라고.

그는 최근 자신의 집을 허물고 다시 지었는데

그러느라 무려 1년 넘게 세간살이를 창고에 두고

전전하며 살았단다.

그렇게 살아보니 자신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쥐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인생 살아가는데 단 두 벌의 옷만 있으면 되겠더란 말이

아직도 귓가를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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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군 2018-01-28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복이랑 일상복
잠옷은...?

stella.K 2018-01-29 14:33   좋아요 0 | URL
ㅎㅎ 두 벌 옷인데 잠옷은 사치 아닐까요?^^

페크pek0501 2018-01-28 2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벌이라면 여름 옷과 겨울 옷일 것 같아요. 봄과 가을엔 겨울 옷을 좀 걷어 입으면 될 테니. ㅋ

집집마다 물건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이사를 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사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공간만 차지하는 것들을 버리게 되니까요. 옷도 입지 않는 걸 버리게 될 테니까요.

딱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저는 무엇을 가질까요?
답 : 카드 한 장

stella.K 2018-01-29 14:39   좋아요 0 | URL
그분은 창고에 물건을 보관하고 계셨다니
모르긴 해도 번갈아 입을 옷을 생각하고 그리 말씀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희도 이사 올 때 물건을 많이 버리고 왔죠.
요즘 사람들 캐리어 두 개만 가지고 사는 사람도 있다는데
여기저기 옮겨 다니고. 나름 그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카드에 한 가지를 보탠다면 노트북 정도...?!^^

2018-01-31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1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1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1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