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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 동안은 각 방송사는 누가 누가 좋은 영화를 보여주나 경쟁에 돌입한다. 하지만 난 몇 편을 제외하고 이미 본 영화들이라 시큰하다. 한 영화 전문 채널에선 <조선 미녀 삼총사>를  해서 볼까 했는데 결국 10분만에 안 보는 걸로 결정했다. 나오는 여배우들이 미녀일지는 몰라도 난 그렇게 MSG 팍팍 쳐대는 영화는 이제 별로다. 

 

그렇게 <조선 미녀 삼총사>를 했던 같은 시각 또 다른 방송사에선 <끝까지 간다>란 영화를 했다. 이것 또한 딱히 끌렸던 영화는 아니다. 이건 제목만 봐도 엎어치고 매치는 남자 영화라는 게 자명한데 굳이 봐 줘야할 필요가 있을까 끝까지 선택을 유보한 영화였다. 그래도 <조선 미녀...> 보단 낫겠다 싶어 봤다. 그렇게 해서도 선택되는 영화가 있다니 역시 상대적이란 건 대단한 것 같다. 특히 선택의 범위가 다양한 가운데서 무엇은 무엇 보다 나아서 선택된다라니.

 

어쨌든 이 영화 웬지 모르게 스토리는 어디서 본듯하다. 그래서 새롭지는 않다. 중간중간 말도 안 되는 설정도 그렇고. 교도소 가고 싶지 않아 사체를 트렁크에 숨기고 나중엔 돌아간 자기 엄마 관에 같이 담아 땅에 묻는다는 설정과 그 과정이 솔직히 영화니까 봐주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더구나 대못 친 자기 엄마 관을 다시 뽑아내는 설정이라니. 가히 눈물 없인 봐 줄 수가 없다. 

 

제목 또한 애매하다. 누가 누구를 위해 끝까지 간다는 걸까? 이 영화는 이선균과 조진웅을 위한 영화고 더 자세히 보자면 조진웅이 이선균을 받혀주는 영화다. 쫓고 쫓기는 영화 그렇다면 이선균이 조진웅을 쫓는 건가, 아니면 조진웅이 이선균을 쫓는 건가? 물론 반전이 있긴 하다. 하지만 반전은 영화 3분의 2를 거진 다 보낸 상태에서 일어나는데 이걸 두고 끝까지 간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건 고사하고 내가 말하려 하는 건 스토리는 그럭저럭한데 이 영화는 배우의 연기가 좋은 영화라는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선균의 연기 보단 조진웅의 연기가 압권이다. 원래 스토리의 이론에서 보면 주인공 보다 적대자가 (때로는)더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것에 충실하다. 조진웅이 몇년 전 모 주말 연속극에 조연으로 나올 때부터 눈빛이 남다르다 했더니 이 영화에서 이렇게 재대로 보여줄 줄이야. 그의 광기 어린 연기가 영화 샤이닝에 나왔던 잭 니콜슨을 연상하게도 한다.

 

조진웅이 장가를 가더니 살이 찐 건지 아니면 영화를 위해 살을 찌웠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한 마력을 발산한다.         

 

860만이 들었단다. 언젠가 한 번은 봤으면 하는 영화였는데 이번 연휴 때 한을 풀었다. 그런데 앞부분은 보지 못했다. 원래 판타지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앞부분을 좀 보지 못했다고 해서 아쉬울 건 없다. 

 

어느 날 할머니가 20대 꽃처녀가 되었다. 누구는 인생을 다시 산다해도 20대는 안 산다고 쫑알거리지만 점점 나이들어 봐라. 다시 살고 싶은 때가 20대라는 걸 절감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다시 살게 되었으니 어찌 아니 기쁘지 아니할까. 그래도 몸만 20대지 생각은 70대 할머니 그대로다. 그것도 막나가는. 

 

그런데 의문인 건  남자들이 과연 이런 캐릭터의 여자를 실제로 좋아할까 하는 것이다. 하긴 남자들 무조건 잘 한다고 엉덩이 두들겨 주는 사람 좋아한다고 하던데 영화에선 심은경이 딱 그 캐릭터다. 남자들은 요즘 여자들 같지 않다고 좋아한다는데 다른 배우가 이 역할을 맡았으면 어땠을까 상상이 안 갈 정도로 심은경은 배역을 잘 소화해 냈다.

 

솔직히 그녀는 분명 어린 아역 배우에서 숙녀로 성장한 건 분명한데 김유정이나 진지희 같은 아역 배우들하곤 차별성이 있다. 물론 김유정이니 진지희가 심은경 보다 어리고 아직 아역 배우란 꼬리표를 떼지 못했지만 얘네들이 앞으로 2, 3년만 지나면 어떤 배우가 될지 좀 빤하게 보이는 게 있어 별로 기대가 가지 않는다. 특히 진지희는 더 하다. 빵구똥구를 마구 외쳐대던 그 천방지축 귀여운 캐릭터는 어디로 가고 언제부턴가 자기 속을 내보이지 않는 그렇고 그런 깍쟁이 스타일로 가고 있다. 배역이나 실제로나. 이해 못하는 건 아닌데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든 예쁘게 보이려고 안달을 내서는 안된다. 배역다워 인정 받는것이다.  그래서 과연 은 배우가 될지는 다소 의문스러워졌다. 그런데 비하면 심은경은 아역 때부터 자기 페이스를 잘 유지하며 가는 배우 같아 난 이 배우가 좀 기대가 된다.    

 

어쨌거나 스토리는 웬지 익숙해 보인다. 어디서 봤더라? 특히 종반부에 손주가 교통사고가 났는데 피가 모자라 전전긍긍할 때 수혈은 같은 혈액형인 할머니 즉 심은경이 해줘야 한다.  피를 쏟아내면 다시 할망구로 돌아가야 하고 생애 처음으로 가슴 두근 거리는 사랑을 만났는데 그 사랑도 쟁취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기꺼이 손주를 위해 늙어짐을 감수한다. 빤하지만 이해가 가는 대목이긴 하다. 솔직히 20대를 다시 경험해 보고 싶은 것뿐이지  실제로 20대를 다시 살고 싶은 것은 아니다. 20대를 다시 살면 똑같이 실수하고 어리버리하게 살 것을 아니까. 인생 자체가 원래 죽을 때까지 어리버리 한 거다. 그런 걸 누가 또 반복하고 싶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다시 할머니로 돌아갔을 때 (청춘)놀이 잘했다고 하지 않는가. 인생을 놀이로 보는 여유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 그래서 이 영화는 공감을 얻을만하다. 

 

이진욱의 역할은 확실히 여자의 로망일뿐 실제로 이런 사람이 존재할 확률은 그렇게 많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남자들이 요즘 여자 같지 않아 심은경을 좋아하는 것처럼 여자 역시 요즘 남자들 안 좋아한다. 그래서 자꾸 영화나 드라마 같은데선 이진욱이 맡은 배역을 재생산 하는 거다. 그래서 왠지 시나리오를 쓴 작가가 여자는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니면 여자 영화니까 여자를 잘 아는 남자 작가가 썼거나. 그런 의미에서 남자가 남자를 그리는 것돠 여자가 남자를 그리는 것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영화도 반전이 있는데 맨마지막 노인 박인환이 젊은 청년으로 변하는데 그게 또 하필 김수현이다. 진짜 어이없어 빵 터졌다. 자신이 젊어졌어도 아씨라 부르며 평생 사모한 할망구를 변함없이 좋아할 거라나? 진짜 웃기고 자빠졌다. 그걸 믿을 여자가 어딨겠는가? 할망구는 여자 아닌가? 뭐 웃자고 하나 만든 장면이긴한데, 어찌보면 다된 죽에 코 빠트린 것 같기도 하고, 순정을 은근 강요하는 것도 같고. 아무튼 과유불급이다. 어차피 영화가 다 그렇지 하며 입맛 다시면 그만이긴 하지만. 

 

아무튼 두 영화 모두 별점은 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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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2-22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상한 그녀 한번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잘 봤습니다~~ 나름 재미있게 봤어요 저는 별 4개... ㅎㅎ

stella.K 2015-02-23 10:25   좋아요 0 | URL
오, 점수가 후하신데요? ㅎㅎ
저는 영화에 그닥 점수가 후한 편이 아니라 3개도 비교적
높은 수준에 속하죠. 괜찮았어요.^^

페크(pek0501) 2015-02-23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글 많이 올리셨네요. 글 스피드가 날아다니시네요.ㅋㅋ

영화는 스토리뿐만 아니라 음악, 배경, 연기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하는 거라서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도 그만큼 힘들 것 같아요.

제가 가장 관심 갖는 건, 이런 상황에 놓이면 인간은 이렇게 된다 라는 것.
그런데 그게 의외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공감이 갈 때 높은 점수를 주게 되어요.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감상할 수 있는 대목이거든요.
예를 들면 <밀양> 같은 영화요.

영화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

stella.K 2015-02-23 17:54   좋아요 0 | URL
아, 언니! 시댁을 잘 갔다 오셨습니까?
제가 날아다니나요? 그래도 투데이 참 안 올라가요.
옛날엔 쓰지 않는 날이 많아도 하루 100은 거뜬히 넘겼는데
요즘은 100 넘기기가 하늘의 별따기여요.ㅠ

맞아요. 그런 영화가 남죠.
옛날에 비해 영화 많이 안 보는 것 같아도 여전히 보게 되네요.
솔직히 tv에서 영화나 드라마 아니면 볼만한 게 없더라구요.
예능도 시큰하고.
어쨌든 고맙습니다.^^
 

 지난 주일 밤엔 TV 영화 전문 채널에서 <장화, 홍련>을 보았다. 이 영화 역시 몇 년 전 본 영화라 다시 볼 생각을 못하다가 TV에서 한다기에 다시 보았다. 

 

그런데 영화는 확실히 두 번(또는 그 이상)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 영화 처음 봤을 땐 미장센이 좋았던 영화고 나도 보았다는 약간의 뿌듯함 뭐 그런 게 있었는데 다시 보니 생각 보다 별로란 생각이 든다.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 두 번 봐야 한다고 말하면 얼마나 한심한가.

 

물론 영화 자체로는 흠이 없어 보이긴 한다. 기승전결을 해체한 영화 진행 방식도 나쁘지 않은 것 같고 무엇보다 미장센은 여전히 감탄할 정도로 좋다. 이런 영화는 세월의 때를 안 타기도 해 2003년도 작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봐도 여전히 세련되고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다시 본 이 영화는 내용면에선 별로 그다지 좋아 보이진 않았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이야기의 또 다른 버전은 아니겠는가? 특별히 호러란 장르를 취하기 때문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을 하나 더 얹은 것처럼도 보인다. 오마이갓! 그런 영화였어??

 

그렇게 생각하니 김지운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어떠했더라 잠시 내 머리속 필름을 굴려 본다. 일명 '놈놈놈'으로 불리는 그 영화는 당시 개봉관에서 보기도 했는데 나름 장쾌한  스케일이 서부 영화를 보는 것도 같고 확실히 자기 스타일은 확보한 감독임엔 틀림없지만 역시 보고나면 별로 남는 것이 없다. 뭐 꼭 영화가 남는 게 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역시 IP TV에서 무료로 볼 수도 있지만 다시 볼 마음이 생기지 않는 건 내가 꼭 한번 본 영화는 다시 보지 않는 그 이유만은 아닐 성 싶기도 하다.  바로 그 남는 것이 없다 이유도 일부 작용했으리라.  그렇다고 내가 정우성을 아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 '여자의 적은 여자'란 말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다. 만일 저 말이 남성의 기득권을 확보하기 위해 허위 유포된 말이라면 여자들은 저 말을 좀 경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도 묵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좀 이런 사이비 상식을 뒤엎는 작품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없지 않은데,  그렇게 말하면 남자의 적 또한 남자 아닌가? 한간엔 여자의 질투 보다 남자가 더 질투가 더 무섭다는말도 있던데 왜 이런 것을 다룬 호러 영화는 없는 걸까?  남자의 적은 남자라는 것을 선뜻 인정하기 싫은지 그런 건 늘 경쟁이나 폭력으로 미화될 뿐이다. 솔직히 남자들이 햄릿을 얼마나 좋아할 수 있다고 보는가?  

 

그런데 또 솔직히 이 영화를 여자가 아닌 남자로 대치해 보라. 각이 살지 않을 것이다. 고로 김지운 감독은 스타일리스트는 될 수는 있어도 진정한 (아직)아티스트는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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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5-02-17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속담은 일반성 가지고 있다기보다 특수한 경우를 설명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내용상 반대되는 속담도 있고요. 바넘효과 때문에 사람들의 인상에 깊이 남을 뿐이죠.

남성이 유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남성의 기득권 확보에 일조한 면은 있다고 봅니다.

stella.K 2015-02-17 18:46   좋아요 0 | URL
그런데 스토리텔러들이 그걸 또 울거먹잖아요. 그러다 보면
일반적인 것처럼 되어버리는 거죠. 이것도 바넘 효과일까요?ㅎ
암튼 김지운 감독은 스타일은 좋은데 너무 자기 좋을데로 영화를 만드는구나
싶더군요. 그냥 마초 같아요.ㅋ

cyrus 2015-02-17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원래 여자들 특유의 질투심을 비유한 표현이었는데 요즘은 이 말이 남성이 질투에 눈이 멀어 열등감을 표출하는 여성을 비하하는 식으로 왜곡된 것 같아요.



stella.K 2015-02-17 18:49   좋아요 0 | URL
내말이. 여자를 안다면 저런 말을 쉽게 못하지.
그런데 그걸 여자도 생각없이 받아드렸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ㅋ
 

이 영화가 1998년도에 나왔단다. 그렇다면 나도 그 무렵 이 영화를 보았을 것이다. 한 번 본 영화를 다시 보는 경우가 좀처럼 없으니 그동안 이 영화를 TV에서도 심심찮게 방영했을 것이다. 그때도 꿈쩍하지 않았던 내가 지난 주일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오랜만에 다시 보았다. 

 

무엇보다 다림(심은하)의 주차요원 복장과 주차질서 글자가 새겨진 차가 새삼스럽다. 저때만해도 저게 있었지? 지금은 없어진지 꽤 되는 것 같은데 언제 없어졌는지 모르겠다. 정원(한석규)의 사진관은 또 어떻고. 사진관 다닐 일이 없어졌으니 이게 어디가면 있더라?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문을 닫는 곳이 많지만 그래도 아직 하고 있는 곳이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옛날 7, 80년대 프랑스 영화를 보는 것도 같았다. 뭔가 계속 장면이 이어질 것도 같은데 다음 장면이 나오고, 심오한 뭔가가 나올 것도 같은데 그냥 끝나버린다. 그래서 허탈하고 조금은 지루한 느낌도 있었던 것 같다. 한 가지 건질 게 있다면 심은하의 청초한 이미지와 한석규의 숫총각 같은 서글서글함이 없었다면 뭐냐고 툴툴거렸을지도 모른다. 그때는 삶의 나이테가 얼마 쌓이지 않아 영화를 그저 영화로만 봤던 것 같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다시 보니 그때 생각하지 못하고 , 보지 못했던 것들이 새삼 뇌리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왜 '8월의 크리스마스'인지가 이제야 깨닫다니. 제목이 하도 근사해서 당시엔 친구에게 왜 8월의 크리스마스냐고 물어보지도 못했다.  그저 겉멋든(?) 감독의 제목에 대한 은유 뭐 그런 건 줄 알았다. 하지만 사랑이 이렇게도 표현되어질 수도 있는 거구나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 사나브로 가슴에 와 닿는다.

 

'썸'이란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싸구려 B급 언어가 아니던가? 그래도 그렇게 말하면 간단해지고 명료해져서 편하긴 하다. 이 영화도 말하자면 썸에 관한 영화일 것이다. 하지만 썸이 썸으로 간단히 말해질 수 있는 것인가? 영화 속 다림과 정원은 손 한 번 잡지 않았고, 그 흔한 키스조차도 하지 않았다. 요즘엔 남녀가 갈 때까지 가 놓고도 썸이라고도 한다던데 그건 확신이 없는 관계지 여전히 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

 

남녀가 만나면 서로 자연스럽게 물드는 관계. 이런 게 좋은 것 같다. 일부러 끼워 맞추는 관계. 그래서 무슨 대학 나왔고, 어느 집 자식이고, 재산 형성은 어떤지를 따져서 만만하다 싶으면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의 작업을 썸이라고 한다면 좀 진부해 보인다. 또한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썸은 하나의 장치일 수도 있다. 사귀는 것도 사귀지 않은 것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로 있다 상대에 대해 단물 다 빨아 먹고 싫어지면 발을 빼기 쉬운 지점을 확보하려고 썸을 만들지 않을까? 어느 정도 가까운 관계이긴 하지만 혹시라도 싫어지면 누구가 먼저랄 것도 없이 차 버리기 좋은 지점을 만들기 위해 썸이란 지점을 만들지는 않는지. 차는 것이 차임을 당하는 것 보다 나을 거라는 생각에 말이다. 

 

이 영화는 정원과 다림이 실제 연애를 한다면 다림의 판정패로 끝날 소지가 많은 영화다. 정원이 무슨 병인지 모르지만(은유로서의 병이라면 암은 아니었을까?) 죽음이 예고돼 있기 때문에 함부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영화가 딱히 정원과 다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익숙한 신파도 아니다. 그건 다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본다. 자칫 영화는 황순원의 '소나기'의 아류 또는 새로운 버전으로 읽힐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두 번째로 본 나는 이 영화는 오히려 죽음을 앞둔 남자의 담담한 심정을 묘사한 영화는 아니었을까 싶다. 적어도 연애와 죽음을 동시에 다루고자 했다면 죽음에 더 많은 무게를 두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죽음을 앞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그래. 사람은 어차피 죽어. 그래서 모든 것을 훌훌 털어내버리고 싶지만 그래서 친구 앞에서 나 죽는다 하면서 농담처럼 말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 붙들고 싶은 생은 뭐란 말인가? 불꺼진 방에서 정원이 삼키듯이 우는 그 짧은 장면이 허허롭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고 같이 가 줄 수 없는 조금 있으면 맞게될 죽음의 길. 나도 2년 전 오빠를 보냈지만 오빠도 저렇게 울었을 것이다. 거기에 위로의 말이라도 한마디 더했다면 오빠가 가는 길이 좀 더 나았을까?

 

영화는 산 사람이 죽을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죽을 사람이 남아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해주고 떠날지를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사진기 사용법을 설명서도 남기고, 다림의 사진도 예쁘게 남겨두지 않던가.  

 

함께 만나고 있는 동안은 서로에 대해 관심만 있을 뿐 사랑을 확인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정원의 예기치 못한 입원으로 더이상 만나지 못할 때 비로소 자신이 정원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걸 다림은 알게된다. 그리고 아무리 기다려도 만날 수 없게 되자 분노하게 되고. 한편  그에 비해 아무도 문병을 오지 않는 쓸쓸한 정원의 병실이 대비 된다. 동생이 누구 연락할만한 사람 없냐고 묻자 없다고 말하는 정원이 분명 다림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다림에게 문병을 요청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순간의 욕심을 내려놓고 더 큰 욕심을 품어 본다. 그가 아는 모든 사람은 자신의 죽음을 알아도 한 사람 정도는 모르는 것. 그것이 정원에겐 욕심이라면 욕심이었을 것이다. 설혹 그 사람 마음속에 어느만큼 살아있다 잊혀진다고 해도 말이다. 

 

자신의 영정 사진을 자신이 직접 찍는 건 또 어떤 의미일까? 마침 내가 두 번째로 이 영화를 봤던 날은 방송국에서 고 유영길 촬영 감독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는 자막이 떠올라 묘한 오버랩이 되는 느낌이었다. 

 

다시 리메이크 되어도 좋을 영화인 것 같은데 여러모로 리메이크 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필름이 좀 낡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것을 빼면 영화 전편에 흐르는 정원의 심리와 전반에 흐르는 정서를 허진호 감독과 한석규만큼 잘 잡아낼 사람이 과연 있을까? 다시 봐도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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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2-10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메이크를 하면 안 되는 영화로 남아야 몇 년이 지나도 회자되는 명작이 될 것 같아요. 혹시 ‘8월의 크리스마스’를 리메이크하고 싶다거나 후속편을 만들고 싶은 영화인이 있다면 ‘엽기적인 그녀’ 2탄 촬영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의 원성을 생각해야 될걸요. 감히 원작을 넘으려다가 졸작이 될 수 있으니까요.

stella.K 2015-02-10 18:51   좋아요 0 | URL
헉, 그래? 엽기적인 그녀 2탄 만든데...?
엽기적인 그녀는 리메이크 해도 되지 않을까?
난 전지현 옛날엔 좀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를 능가하는 배우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이젠 별로더라.

하긴 형만한 아우 없다고 리메이크 해서 성공한 작품이 거의 없을 거야.
옛날에 고 최진실하고 박중훈이 나왔던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신민아하고 조정석이 리메이크 해서 성공했단 말 못 들었지 아마.
중간은 했나? 어쨌든. 그러고 보면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기도 하지만
배우의 예술이기도 해. 어떤 영화든 극중 등장인물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그 인물을 맡은 배우를 기억하잖아.
이 영화만 해도 한석규, 심은하를 생각하지 그들이 맡은 역이 정원과 다림
이란 걸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그래서 리메이크 영화가
성공 못하는 가봐.

cyrus 2015-02-10 18:54   좋아요 0 | URL
남주인공 차태현까지는 좋은데 전지현 역은 빅토리아라는 걸그룹 출신 연예인이 맡게 되었어요. 그런데 빅토리아가 중국 출신인데다가 연기 경력이 전무해서 과연 전지현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번에 엽기적인 그녀 2탄 촬영에 임하는 배우와 연출진들은 욕먹을 각오를 하고 만들겠다던데... 일단 개봉할 때 영화 퀄리티를 판단해야겠어요.

stella.K 2015-02-10 18:58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구나. 그렇다면 안 봐도 비디오다.
그러면 전지현이 훨낫지.
가만보면 욕을 사서 먹는 사람이 있긴 있어. 별로 기대 안된다.
차태현이 나온다면 다른 역할 아닌가?
원판을 거의 유지하긴 하지만 차태현도 애아빤데 옛날 같은 삘이 나올까? 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0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엽기... 는 전지현 원샷원킬 영화인데 전지현이 빠진 엽기그녀`가 제대로 굴러갈까요... ㅎㅎㅎ 이런 이야기 구조 많이 울궈먹어서 이젠 안 먹히지 슾습니다

stella.K 2015-02-11 10:1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슾습니다.ㅎㅎㅎㅎ
그러니까요. 영화는 오리지날 원판만 보면 되는 것 같아요.
리플리도 그렇고. 아무리 멋진 배우가 나온다해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랬다고 영화의 스토리와 배우는 늘 새로워야 해요.^^

니르바나 2015-02-10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한편의 영화를 한 백번 아니 이백번쯤 본 이야기를
오래 전 스텔라님과 댓글로 나누었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데
혹시 기억하고 있으신가요.

이 세상의 모든 영화를 다 본다고 제대로 본 것이 아니고
영화 한편을 봐도 봐도 못본 구석이 많다는 게
앞서 본 영화의 감상 소회입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도 사는 일에 가슴이 먹먹할 때
한번씩 꺼내 다시 보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영화속 한 여름의 열기도, 가을의 바람도, 겨울속 눈기운도
모두 제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니르바나 2015-02-10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스텔라님.^^

stella.K 2015-02-11 10:20   좋아요 0 | URL
새해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습니다.
오랜만에 님의 서재 방명록을 봤더니
작년 새해 인사드렸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아직 설 전이니 대신 여기에 남깁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안녕, 니르바나님.^^
 

처음부터 임순례 감독의 작품을 좋아했던 것 같지는 않다. 글쎄, 뭐랄까? 영화가 결코 고급스럽지 않고  (그녀의 초기작은) 말하기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약간은 궁상스럽다고나 할까? 특히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궁상과 추억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했던 영화로 기억된다. 그런 것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란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 임순례 감독이 만든 거 맞나 싶었다. 그 영화는 정말 재밌게 빠져서 봤다.

 

그녀의 영화는 한마디로 담백하다. 돌아서 가는 뭣도 없고, 화려한 치장이나 기교도 없다. 그래서 정말 제작비 아껴가며 만들었을 거란 생각이 들게 만든다. 뭐 그러면 어떠랴? 꼭 기교와 치장을 뒤범벅으로 쳐 발랐다고 해서 그 영화가 성공하리란 법도 없지 않은가? <제보자> 역시 그렇다.   

 

                        

 

난 처음에 이 영화가 임순례가 만든 영화인 줄도 몰랐다. 더구나 몇년 전 국민을 상대로 한 한판 사기극의 주인공 황 박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줄도 몰랐다.  그냥 <부러진 화살>같은 사회 비판적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맞았다. 단 임순례가 영화를 이렇게도 만들어? 좀 놀라웠다. 이런 영화는 누가 봐도 남자 감독이 만들었을 거라고 쉽게 생각해 버릴 수 있다. 하긴 임순례 감독이 아주 여성스럽지마는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이 영화 단순히 한 인간의 눈먼 욕망과 우리나라의 언론 부패를 까발리기 위해 만든 영활까? 꼭 그렇지만도 아닌 듯하다. 감독이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들끊는 군중심리를 건드리기도 했다. 보라. 황 박사가 줄기세포 연구해서 의학발전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을 때 사람들은 얼마나 흥분했나? 

 

근데 정말 흥분한 거 맞나? 난 솔직히 처음부터 좀 의심스럽던데. 더구나 황 박사(영화에선 이경영이 맡은 이장환 박사) 의학 전공이 아니라 수의학 쪽인가 뭐 그러지 않았나? 수의학도 의학은 의학이라지만, 사람이 동물로 내려앉은 거냐 동물이 사람 수준으로 높아진 거냐 했을지 모른다.    

 

그래도 이 땅에 아픈 사람들은 그런 거 가릴 처지가 못될 것이다. 사람이 동물이 되면 어떻고, 동물이 사람으로 승격이 되면 어떠랴? 내 자식, 내 가족 살릴 수만 있다면 뭔 일인들 못하겠는가? 바로 언론은 이것을 역이용 했을 것이다. 결국 영화에서의 이장환 박사 역시 언론의 희생양으로 자살하려고까지 했다. 황 박사도 그런 심정 아니었을까? 

 

그렇다고 언론이 다 부패하기만 한 것이냐면 그렇지도 않다. 그건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진실을 바로잡기 위해 고투하는 기자들도 있다. 진실과 국익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누구라도 진실을 선택하지만 진실이 나갈 길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그게 자못 영화에서 의미심장하게 다뤄진다.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는 싸움. 이것이 진실의 싸움이고,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지점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역시 부화뇌동하는 존잴까? 엊그제까지만 해도 이장환 박사를 맹신하고 그 진실을 파헤치려는 기자들에게 계란 세례를 퍼부었던 사람들이 줄기세포가 조작됐다는 말에 하나 같이 언론과 이장환 박사를 비난한다. 하지만 이게 사람이다. 사람 별거 있나? 언론 역시 그렇다. 뭐 없다. 하지만 언론에 끌려 남 욕할 때 나도 욕하고, 남 좋다 할 때 나도 열광하는 이게 좀 마땅치 않다. 남 욕할 때 나도 같이 욕해야지 안 하면 바보 같고, 은근 그쪽을 옹호하는 사람으로 오해 받을까봐 신경 쓴다. 언론이 얼마나 사람을 혹세무민하게 만드는지 알면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언론에 휘둘린다. 

 

영화는 탄탄한 시나리오의 덕을 많이 본 것 같다. 그래도 박해일이 방송국 사장의 차를 가로 막고 방송법을 읊어대는 건 약간 작위다 싶다. 그래도 그렇게해서라도 방송이 나간다면 그 보다 더한 작위도 감행하지 않을까?ㅋ 요즘 한쾌에 볼 수 있는 영화가 나에겐 그리 많지 않은데, 이 영화는 정말 오랜만에 한쾌에 봤다. 

별 세개 반은 줄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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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9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5-02-09 18:04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그 대중속에 내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불편하겠지요? ^^

페크(pek0501) 2015-02-09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보자>를 극장에서 봤답니다.
모두 그렇게 알고 있는 진실을 뒤엎는다는 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큰 물줄기를 되돌려 위로 흐르게 하는 일처럼 어렵지만,
누군가는 해야 겠지요...
완벽한 거짓, 허약한 진실이 또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지요...

이 정도면 볼 만한 영화지요. ^^

stella.K 2015-02-10 11:17   좋아요 0 | URL
저도 정말 재밌게 봤어요.
임순례 감독의 영화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이만하면 흥행은 몰라도 좋은 영화 만드는 감독으로
보증수표가 될 것 같아요.^^
 

 오늘은 모처럼 친구와 개봉관에서 영화를 보았다. 오늘 본 영화는 <강남 1970>

  

                       

 

이 영화가 개봉한다고 했을 때 좀 기대가 있었다. 오랜 세월 강남에 말뚝을 박고 살아 온 사람으로서 강남을 어떻게 그렸을까? (아직 보진 못했지만)<국제시장>에서 그 시절 향수를 그리워 하는 것처럼 나도 이 영화에서 솔직히 그런 걸 좀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감독이 유하라고 하니 이건 좀 다른 각도에서 기대를 갖게 했다.

 

개인적으로 유하 감독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영하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매번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감독 중 한 사람이다. 그렇게 해서 내가 본 영화가 <하울링>, <결혼은 미친 짓이다>, <쌍화점>, <비열한 거리> 등이었다.  <쌍화점>은 그냥 영화적 비주얼이 좋았던 영화 같고, <하울링>이나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재밌게 본 영화다. 

 

이번에 그가 선택한 장르는 한국형 액션 느와르. 고로 강남에 대한 옛 추억 같은 건 허허벌판에 이름 없는 들꽃이 난무한 정도고 그 나머지는 온통 피빛 느와르로 채웠다. 거기에 이민호의 한껏 물오른 연기만 볼만 했다고나 할까? 김래원이야 중간은 하니까 따로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솔직히 이민호는 그동안 잘 생긴 외모에 나이보다 성숙한 이미지를 요구 받아 왔었다(몇년 전 무슨 드라만지 손예진과 나왔는데 그녀의 실제 나이에 가깝게 이민호도 같은 설정으로 나왔던 걸 기억한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그런 연기를 하려니 애써 연기는 한다만 조금은 설익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무슨 개과천선인지 눈빛 연기가 살아있다. 단지 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잘 생긴 외모에 비해 구강구조에 문제가 있는 걸까? 약간 말한 때 혀가 떠 보인다. 그래도 뭐 그게 크게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을만큼 연기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누가 보아도 남자 영화라 논할 가치는 없어 보이긴 한다. 그래서 여자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지만 또 어찌보면 여자를 너무 배려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섭섭하다(?) 못해 불쾌한 느낌마져 들긴 한다. 하긴 영화 자체가 남자들의 수성(獸性)을 극대화 했다는 것 외에 뭘 기대할 수 있을까? 그냥 생각없이 보는 게 이 영화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내가 왜 유하의 행보를 기대하냐면,  그가 언젠가 인터뷰에서 자기 아들이 자라고 있는데 언젠가 지금까지 와는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던가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니까 아이들도 볼 수 있는 동화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자기도 자기가 무슨 영화를 만드는지 안다는 것일게다. 근데 그 말이 뭔가 기대를 갖게 했다. 그 아들이 지금쯤 초등학교 고학년이거나 중학생쯤 되서 동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유하가 만들면 또 뭔가 다르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물론 공수표일 확률이 농후하지만.

 

개콘 안 본지가 꽤 되는데 거기서 딱 하나 건질 것이 있다면  '유장프(유민상 장가 보내기 프로젝트)'다. 거기서 보면 송영길이 옆의 후배한테 그런 말을 반복해서 웃기는데, "야, 이 한심한 놈아, 그래서 (유민상이) 뭐?"다. 난 그가 그 대사를 칠 때마다 정말 웃긴다. 어제 영화 보면서 자꾸 그 말이 생각이 낫다. 딱 그거. "느와르가 뭐?"  

 

음악 선택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80년대 초반 라디오만 틀었다 하면 거의 매번 들을 수 있었던  Freddie Aguilar의 Anak이란 노래를 피 튀기는 액션 장면에 써 먹으니 그도 제법 장중하고도 뭔가 모를 헛헛한 연민이 느껴진다.  

 

별점을 매기자면 두 개 반 정도. 킬링타임용으로는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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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1-27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하는 점점 영화가 후져가는 것 같습니다. 약발 다한 감독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ㅋㅋㅋㅋㅋㅋㅋ.

stella.K 2015-01-28 10:32   좋아요 0 | URL
이런 곰발님이 이렇게 선수를 치실 줄이야...ㅎㅎㅎ
솔직히 이 시간에 여기 잘 안 들어 오는데 어제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 관계로
일찍 잠에서 깨서 어제 쓴 글에 뭔가 미진한 게 있어서 쓸려고 들어왔어요.
별거 아니라 다시 읽어 달라는 말도 못하겠구......ㅠㅠㅠ

유 감독이 뭔가의 틀이 있긴 하죠. 그걸 좀 벗어나면 좋을 텐데.
이 영화가 거리 3부작 완결편이라고 하던데 다음 영화는 어떤 영화가 될지
궁금하긴 해요. 적어도 느와르는 아니었으면 좋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