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티파니에서 아침>을 다시 보았다. 이번에 본 것이 세번째다. 언제나 그렇듯 내가 한 영화를 거듭해서 보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그런데 이 영화 세번째로 봤더니 두 번째에도 발견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고 속으로 찔끔했다. 그전까지는 오드리 헵번이 여우 꼬리 살랑거리며 나오는 게 너무 좋아 오로지 주인공에만 취해있었던 것 같다. 나도 같은 여자지만 오드리 헵번을 좋아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영화속에서 얼마나 빛나보이던지. 그것은 오프닝씬에서부터 강력하게 사로잡는다. 

 

검정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한 손엔 커피를, 한 손엔 도넛을 들고 귀금속 상점인 티파니를 배회하는 장면이란...! 난 바로 이 첫 장면에서부터 사로잡혀 영화속 홀리로 분한 오드리 헵번이 맡은 역할이 뭔지, 그녀의 상대역인 폴은 어떤 캐릭터인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폴 역을 맡은 젊은 날의 조지 페퍼드는 또 오죽 잘 생겼던가. 브레드 피트가 있기 한 세대 전에 이 배우가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 이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가 그다지 좋은 건 아니다. 특별히 부각을 안 시켜서일뿐이지, 홀리는 고급 창녀고, 폴은 촉망 받는 소설가라고는 하나 후원자가 있다. 말이 좋아 후원자지 어느 돈 많은 귀부인과 내연의 관계다. 글쎄, 서양에서는 에게 아무렇지도 않을지 모르지만 동양의 정서에선 쉽게 이해될 것은 아니다. 더구나 이 영화의 제작년도는 1961년도 고, 내가 처음 본 건 80년 대가 막 시작되었을 때이다. 그 시대의 정서로도 쉽게 용납이 안 된다. 그런데도 난 그걸 아버지와 함께 TV '주말의 명화'를 통해 봤다는 것이다.

 

그때 나는 관심이 책에서 영화로 옮겨가는 중이었거나 아니면 영화로 확장되는 그 경계 어디쯤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원작이 있는 영화를 본 경우 그 원작을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꼭 있었다. 그래서 난 비슷한 시기에 역시 '주말의 명화'를 통해 비비안 리가 나왔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봤을 것이다. 그리고 거의 충동적으로 거짓말 좀 보태 사전만한 두께 두 권짜리를 냉큼 사다가 보기 시작했고 그것을 읽느라 고생 깨나했다. 덕분에 그때까지 잘 알지 못했던 미국 흑인 노예의 역사에 대해 흥미가 생겼으니 나름 뿌듯했다. 그리고 그건 어느 날 갑자기 생겼던 것이 아니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땐가? 알렉스 헤일리 원작의 TV 시리즈 <뿌리>를 봤기 때문이기도 하다. 난 그때도 마침 번역되어 나온 원작을 사다 읽긴했지만 읽는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책이 영화만큼 감동스럽지가 않은 건지, 아니면 그것을 읽기엔 내가 아직 어렸던 건지, 아니면 번역에 문제가 있었던 건지. 

 

지금은 상하 권으로 나왔지만 처음 나왔을 당시는 세 권으로 케이스에 담겨져 나왔었다. 그때 번역자가 누구였는지 모르겠다. 안정효 번역자였다면 나쁘지 않았을 텐데 그가 최초의 번역자였을까엔 의문이 남는다. 모르긴 해도 그때 안정효는 대학을 다니고 있거나 막 졸업할즈음이 아니었을까? 무엇보다 안정효의 번역본은 2009년이다. 그렇다면 선번역자가 있지 않았을까? 하긴 안정효든 아니든 내가 그때 번역 가지고 왈가왈부할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이야 번역의 질을 깐깐하게 따지지 그땐 그런 것도 없었고, 무엇보다 내가 이제 겨우 알파벳을 떼었을 땐데 번역을 따질만큼 나의 정신이 고급한 경지는 아니라는 것.    

 

아무튼 난 그렇게 자연스럽게 흑인 문학에 눈을 떠 가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와 생각하면 과연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흑인 문학의 범주에 넣어도 될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물론 백인이면서 흑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만 엄밀히 말해 그 작품을 흑인 문학으로 보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싶다. 모르긴 해도 마가렛 미첼 이전에 자기 작품에 흑인을 등장시킨 작가는 없지 않았을까? 그게 맞다면 마가렛 미첼의 문학적 업적은 결코 작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흑인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고는 보지 않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것은 훗날 알렉스 헤일리나 토니 모리슨 같은 흑인 작가의 몫은 아니었을까?

 

아무튼 그때 <뿌리>의 성공을 힘입고 카일 언스토트란 작가의 <만딩고>라는 소설이 나와 신문이며 라디오에 한창 선전중에 있었다. 지금은 거의 잊혀진 작가인 것 같은데 그때는 거의 라디오만 틀면, 신문은 이틀이 멀다고 광고에 나왔었다. 그러니 내가 이 책에 관심을 안 가질 리가 없다.    

 

그런데 광고 카피가 좀 관능적이다. 그 내용이 어땠는지 지금은 전혀 기억하는 바가 없지만 관능적이었던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 책을 선택하지 않을 방법중 하나는 시간이 지나면 이 책에 대한 관심도 잦아들겠지 해서 잦아들면 그건 읽지 않아도 되는 책이다. 그런 것처럼 시간이 지나도 잦아들지 않으면 그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 그 책이 그랬다. 시간이 지나도 내 마음에서 잦아들지 않았다. 그렇다면 읽어야 한다. 그런데 나도 참 순진하다. 연일 그렇게 광고를 해 대는데 무슨 수로 내 마음에서 관심이 잦아들기를 기대한단 말인가? 그래서 꼭 사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때는 또 아버지가 용돈을 주셨던 것이 아니라 필요한 그때 그때 타야했다. 그런데 좀 우스운 일이 벌어졌다. 평소 때 같으면 내가 책을 사겠다고 하면 아버지는 말없이 돈을 주시곤 하셨는데, 그때 따라 무슨 생각이셨는지 무슨  책을 살 거냐고 묻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나도 참 요령이 없었다. 그냥 다른 책을 사겠다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솔직하게 <만딩고>를 사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자 아버지는 일언지하에 돈을 못 주겠다고 하시는 것이다. 아버지도 그 야시시한 광고를 거의 매일 들으셨으니 빛의 속도로 그런 19금 소설을 딸에게 읽힐 수는 없다고 생각하신 것일게다. 

 

그때 난 확실히 잘못했다는 걸 알았지만 이미 주워 담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내깐엔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건, 난 그 무렵에 이미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완독한 전력이 있었다. 이거야 말로 19금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도 있고, 당시 국어 선생님도 읽기를 허락한 소설이다. 그렇다면 <만딩고>도 당연히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좀 억울했지만 조용히 물러나는 수 밖에. 뭐라고 설득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며칠 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보면서 새삼 이 영화가 나에겐 효자였다는 걸 알았다. 난 분명 이 영화를 아버지와 함께 봤다. 그런 캐릭터가 저변에 깔려 있고 그게 조금이라도 수면위로 툭하고 삐져 나왔더라면 아버지는 내가 그 영화를 보기를 불허했을 것이다. 그런데 교묘하게도 그런 것을 완벽히 감추고 15세 관람가로 둔갑시켜 부녀가 함께 볼 수 있게 해줬으니 이 영화가 아버지에게 대신 복수해 준 셈이라는 걸 알았다.  

 

알디시피 이 영화는 트루먼 커포티의 원작을 영화화 했다. 이 책은 2013년이 되서야 나왔다. 영화에 비하면 한참 늦은 출판인데 만일 그 시절에 나왔다면 아버지는 또 읽기를 반대하셨을까? 어쨌든 복수는 그렇게 조용하고 은밀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도 감독이 대신 해 준 거나 다름없으니 고맙다고 해야하는 걸까? '그렇게 못 보고 ,못 읽게해도 다 본다구요!'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무리 어른이 반대해도 아이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19금에 접근한다. 지금은 그 경로가 워낙에 다양한데다, 스스로 19금을 15세 관람가로 낮추고 있어서 내 시절의 19금과는 많이 달라졌다. 그렇더라도 공히 말하겠는데 그 시절 나는 소설 <만딩고>를 정말 흑인 문학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읽어보려 했다. 아, 이 마음을 누가 알리?ㅠ 

 

그런데 지금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렇게 읽고 싶었던 책이라면 성인이 되서 읽었을 텐데 지금까지도 안 읽고 있다. 그런 것을 보면 정말 나와는 인연이 없었던 책이었을까? 하긴 지금은 읽고 싶어도 읽을 수가 없다. 절판 됐으니. 어느 출판사에서 다시 나와준다면 그때처럼 다시 한 번 내 마음에 불을 확 질러 놓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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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11-01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만딩고 알아요. 고맘때 아빠 책상에 있는 걸 보고 궁금해서 몰래 읽었지요...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영화보다 음악이 더 먼저 생각나는 영화중 하나랍니다.

stella.K 2018-11-01 14:28   좋아요 0 | URL
아, 읽으셨구나.
저의 아버지는 읽지도 않으시면서
제가 읽는 것을 막으셨답니다.ㅠ
물론 보셨다면 저도 몰래 읽었겠죠?ㅋㅋ

맞아요. 음악이 참 많이 기억에 남죠.
첫 장면은 정말 영화사에 남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니데이 2018-10-31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K님도 <뿌리>를 드라마로 보셨군요. 어른들이 예전에 그 드라마를 보셔서, 제목을 기억하는 분들 계시더라구요. 저는 드라마는 못 봤지만, 원작자의 이름만 알고요.

이제 조금 있으면 11월입니다. 3분쯤 남았으니까요.
11월에는 더 좋은 일들, 크고 작은 행운 가득한 한 달 되셨으면 좋겠어요.
stella.K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8-11-01 14:35   좋아요 1 | URL
이 <뿌리>가 나중에 또 한번 리메이크 됐더군요.
근데 안 보게 되더라구요.
워낙에 볼게 많으니까 순위에서 밀린 것도있고
잔인한 장면도 많은 것 같더라구요.
스토리를 아니까 이 잔인한 장면을 굳이 보고 싶지 않은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서니님 안 보셨으면 한 번 보시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진짜 잘 만들었어요.

좋던 싫던 11월이 시작됐네요.
어영부영 남은 두 달이 지나갈 것 같습니다.
서니님도 알찬 11월 되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18-11-03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사 놓고 아직 읽지 못한 1인입니다.
님은 완독하셨군요...
저는 내년에나 읽을까 합니다. 친구가 꼭 읽어 보라고 해서 샀었는데...ㅋ

stella.K 2018-11-03 18:50   좋아요 0 | URL
다시 읽으면 느낌이 또 다를텐데 말입니다.
읽으지 하도 오래되서요.
이러고 저러고 지간에 전 <만딩고>나 다시 나왔으면 합니다.ㅋ
 

얼마 전, 마태우스님이 의학사에 관한 책이 출간 대기 중이라고 하셔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 책이 먼저 나왔다. 언제 또 이런 책을...?! 하여간 꽤 부지런한 분이시다.

 

올초 나는 <목련꽃 필 무렵 당신을 보내고>란 이기춘 옹의 일기집을 읽고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매일 일기를 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스스로 현재 스코어를 평가하자면 성실도면에선 90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만큼 쓰기도 쉽지 않은데 그 정도면 나로선 좋은 점수다. 그런데 마태님은 아예 대놓고 <밥 보다 일기>라니 스스로 점수를 깎게 된다. 아, 어찌할꼬...ㅠ

 

그렇지 않아도 지난 주말 <대화의 희열>이란 프로에 가수 아이유가 나왔는데 그녀는 우리가 잘 아는대로 싱어 송 라이터다. 최근엔 프로듀서까지 하고 있는데, 그녀가 작사를 할 수 있는 것엔 일기 쓰는 습관이 한몫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과연 일기를 우습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사실 언젠가도 그런 얘기를 했지만, 내가 일기를 쓰지 않게된 건 블로그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과 일기 쓰는 행위를 같이 봐야하는 건지, 따로 봐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런데 일기 쓰기를 다시 한 나로선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빈도수는 확실히 줄어든 건 사실이고, 괴발세발로 쓰는 글을 굳이 정서하게 되지는 않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보다 더 솔직하게 쓰게 되는 건 사실이다.

 

명랑한 글쓰기로 유명한 마태님께서 지난 번엔 책읽기에 관한 책을 내시더니 이번엔 글쓰기다.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 같기도 한데 또 어떤 글을 쓰셨을지 궁금하다. 모쪼록 대박 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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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8-10-29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일 일기쓰기 어려운거 같아요ㅠ

stella.K 2018-10-30 13:29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도 우리 열심히 써 봐요.^^;;

syo 2018-10-29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이라고는 일기밖에 못 쓰는 syo가 있습니다. 리뷰를 써도 일기, 독후감을 써도 일기....

stella.K 2018-10-30 13:32   좋아요 1 | URL
항상 그렇지만 전 리뷰와 독후감이 뭐가 다른지 모르겠어요.
분명히 뭐라고 뭐라고 그 차이를 설명하더만
뒤돌아서면 잊어버리고마니 참...

어쨌든 리뷰면 어떻고, 독후감이면 어떻습니까?
성실하게 쓰는 게 중요한 거죠.
게다가 늘 당선작을 내지 않습니까?
그게 중요한 거죠. 전 당선작 내는 게 넘넘 힘들어요.ㅠ

2018-10-29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10-30 13:34   좋아요 1 | URL
아유, 왜요? 제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벌써 소문 냈을 겁니다.
마침 이번엔 제가 알라딘 내에선 제일 먼저 알게 되서
소문낸 건데 얼마나 기쁘던지요.ㅋ
다시 한 번 대박 나시길 기원합니다!!^^

희선 2018-10-30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기가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예전에 날마다 쓴 적도 있지만 글은 별로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늘 비슷한 것만 쓰고 그저 생각만 썼네요 그걸 일기라고 할 수 있을지, 지금도 그렇게 써요 자기만 보는 일기니까 잘 쓰려고 하기보다 그냥 편하게 써도 괜찮겠지요


희선

stella.K 2018-10-30 13:38   좋아요 2 | URL
그건 그래요. 어떤 땐 했던 말을 또하고, 어떤 땐 쥐어짜내야
나오고. 그럴 땐 내가 무슨 숙제하는 것도 아닌데
꼭 이랴야 하나? 이렇게 써도 다시 볼 날이 있을까?
의문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결론은 일기를 안 쓰는 것 보단
쓰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제가 좀 악필이라 나중에 알아 봐 줄 사람도 없을 것 같습니다.^^;;

후애(厚愛) 2018-10-31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책이 나오셨군요.^^

예전에 일기를 자주 쓰곤 했었는데 요즘은 아주 가끔씩 쓰곤 합니다.
기억에 남는 일, 특별한 일이 생겼을 때만요.
그런데 솔직히 귀찮기도 합니다.^^;;
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stella.K 2018-10-31 14:36   좋아요 1 | URL
ㅎㅎ 동감이어요.
그런데 책 서문에 마태님이 일기를 쓰지 않는 것에 대해
어찌나 쎄게 쓰놓으셨는지 후애님도 보시면
정신이 번쩍 드실 걸요?^^

후애(厚愛) 2018-10-31 15:42   좋아요 1 | URL
stella.K님 땡스 투 누르고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습니다.^^
다음달에 구매해서 봐야겠어요.
좋은 책 소개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tella.K 2018-10-31 18:27   좋아요 1 | URL
앗, 고맙습니다.^^
 

 

 

 

 

 

 

 

 

 

 

 

 

이 책 좀 웃긴다.

명절 전부터 계속 쪽수확인 중이었는데 지금까지도 쪽수 확인중으로 나오고 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모르긴 해도 대따 두꺼운 책인 것 같기도 하고

흥미로울 것 같긴하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을 확률은 극히 낮아 보인다.

 

그러고보니 어제 S 본부에선 <흉부외과>란 드라마 첫방을 하더라.

뭐 별로 끌리진 않아보이던데 이 책을 보니 생각났다.

 

내가 요즘 보는 드라마는 주로 ocn에서 하는 드라마들이다.

이게 또 얼마나 재밌던지.ㅋ

요즘엔 '손'을 보고 있다.

내가 좀 순백에 가까우면서 허약한 영혼이라 혹시 보면서 나도 빙의될까봐

안 보려고 했는데 의외로 스토리가 탄탄해 보게 만든다.

배우들도 대체로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고.

 

꽤 오랫동안 한가롭게 지내다 요즘 갑자기 바빠졌는데

오늘은 짬을 내 여기 들어와  한가롭게 지저귀고 있다.

다시 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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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9-28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일도오오오오오오!!

stella.K 2018-09-28 18:1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맞아요!
매번 볼 때마다 저도 사탄마귀 쉐끼 물리치고 봐요.ㅋㅋㅋㅋ

2018-09-28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9-28 18:19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 또 책 샀어요.ㅠ
님도 즐추하셨죠?^^

페크pek0501 2018-09-29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를 티브이 뉴스에서 본 것 같아요.

이제 두꺼운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300쪽 이내의 책이 좋더라고요.

stella.K 2018-09-29 14:17   좋아요 0 | URL
한 통신사 선전에 잠깐 나오더라구요.
근데 먼 발치고 마스크를 끼고 있어서 거의
얼굴은 안 나오죠.
이름은 많이 들어본 것 같습니다.
저도 두꺼운 책은 좀 버겁기는 한데 이 책은
일종의 자서전 성격이라 읽는덴 부담을 없을 것 같긴해요.
근데 전 읽을 시간이 없어요.ㅠ

서니데이 2018-10-03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통신사 광고를 봤어요.
이 책 출간 소식을 들어서 그런지 조금 더 눈에 잘 들어오더라구요.
이 책도 궁금하고요.^^
stella,K님, 휴일 즐겁게 보내셨나요.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stella.K 2018-10-03 19:49   좋아요 1 | URL
어젠가 그제부터 쪽수가 나오는데
두 권 다 두께가 만만치 않더군요.
읽고는 싶은데 지금은 여유가 없어요.
나중에 중고샵에서 보게되면 사 볼까 해요.ㅋ
서니님도 좋은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책을 보니, 2015년 4월에 장동민 사건이 터졌다. 즉 개그맨 장동민이 JTBC <마녀사냥>이란 프로에 나와서 한혜진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내가 싫어하는 걸 다 갖췄다. 나도 혜진 씨 싫어하는 걸 다 모두 갖췄다." 그러자 MC가 물어 봤다. "한혜진의 어떤 점이 싫으냐?" 그러자 장동민은 "설치고, 떠들고, 말하고, 생각하고, 아무튼 모든 걸 갖췄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웃자고 했던 거였겠으나 이게 1주일 후 장동민의 원색적인 여성 비하 욕설 사건 파문으로 번졌다고 한다. 즉 "설치고, 떠들고, 말하고 생각하는 여자기 싫다"는 장동민의 발언이 새로운 의미를 갖게된 것이다.

 

이것은 장동민이 그의 동료 유세윤, 유상무와 함께 하는 '옹달샘'이란 팟캐스트 방송에서 논란이 점화가 된 것이기도 한데, 2015년 3월 15일 49회 방송을 보면 코디네이터와의 이야기 도중 "진짜 죽여버리고 싶다"라거나 "창자를 꺼내 구운 다음에 그 엄마에게 택배로 보내버리고 싶다"라며 욕설을 섞어 말했고, 32회째 방송에선 '시X, '개 같은 X', '이 X', '개보X' 등 "여자들은 멍청해서 머리가 남자한테 안 된다." "창녀야", "참을 수 없는 건 처녀가 아닌 여자" 등 욕설을 일삼았다고 한다.

 

물론 이것에 대해 비난이 빗발치고 나중에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를 하긴 했지만 논란을 사그라들지 않았고, 그 사이 진중권이 여성 혐오 발언에 대해 뭐라고 중재에 나서는 모양이었지만 이것 역시 불발이 되고 말았다. 사안을 제대로 짚지 못한 것이다. 장동민의 그런 태도는 분명 페미니스트를 화나게 만들었다. 문제는 그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원색적인 욕설을 불사해 가면서 실천하는 그의 신념이었던 것. 

 

그러자 페미니스트들은 오히려 그 말에 의미를 부여했다. 사실 이 신념이야말로 남성 우월주의자들이 여성을 옥죄는 가장 근본적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장동건의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고'는  'GO WILD, SPEAK LOUD, THIK HARD' 번역되었으며 2015년 가장 뜨거운 페미니즘 슬로건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저자의 말에 의하면 이 슬로건을 온라인 도서 판매 업체 알라딘이 발 빠르게 이 문구로 키링을 제작해 사은품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정말인가 싶어 알라딘을 뒤져봤지만 찾을 수가 없다. 혹시 누군가 가지고 있다면 인증샷 좀 올려주길 바란다.

 

또한 이것은 '와일드블랭크 프로젝트'라는 단체에서 이 문구를 새긴 가방을 제작해 텀블벅에서 2,000만 원이 넘는 후원을 받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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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8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8-28 19:47   좋아요 3 | URL
ㅎㅎ 맞습니다!
저도 장동민이 평소 언행이 안 좋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장동민이 장가는 안 갈 건가?
뭐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요즘 tvn에도 나오고 얼마 전엔 K 본부에도 나오던데
여자 연예인 스캔들 일으키면 TV에 잘 나오지도 못하던데
남자들은 슬금슬금 잘도 나와요.

그나저나 알라딘에 저 문구의 키링이 나왔었다는데
궁금해요. 누구 아는 사람 좀 없을까요?
 
그러고 보니,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김어준의 이름하여 '비키니 1인 인증샷' 사건이 터지자 이택광, 권혁범 같은 남성 평론가들은 <나꼼수>의 "강한 마초이즘"이 폭로 되었다며 " '진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젠더(성)와 섹슈얼리즘에 대해선 성찰을 게을리했다는 증거"라며 성찰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자 곧 김어준이 <시사IN> 주최로 열린 '시사IN 토크 콘서트'에서 자신은 "성희롱할 의도가 없었다"며 "성희롱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성희롱에는 권력의 불평등 관계가 전제돼야 한다"며 사진을 올린 여성이 우리 때문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말했다가는 우리한테서 불이익을 당할 것 같다는 관계가 우리와 그녀 사이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 

"우리에게 (성희롱할) 의도가 없었지만 그녀도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우리에게는 그녀가 싫다는데도 수영복을 올리라고 말할 권리가 없고 거꾸로 그녀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데 그 말을 못하게 할 권력도 없다. 따라서 성희롱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여성에 오랜 세월 성적 약자였기 때문에 이런 이슈에 예민할 수 있고 그럴 권리가 있는 것을 인정한다. 그런 약자의 권리"(?)라고 말했다.

 

그러자 훗날 사회비평가 박권일이 이런 논평을 내놨다. "김어준 씨 발언은 그의 젠더 문해력이 얼마나 처참한 수준인지를 다시금 폭로할 뿐이다. 김 씨 주장대로라면 권력관계상 중학교 남학생이 여성 교사를 성희롱하는 일은 성립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성희롱 사건은 실제로 번번히 벌어졌고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남성 중심- 여성 혐오 사회에서 생물학적 남성이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 권력이며 때로 감독하고 평가하는 교사 권력마저 넘어서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번엔 정봉주가 나섰다.

그는 삼국카페에 사과 편지를 게재하면서 김어준은 <나꼼수> 방송을 통해 "비키니 시위 사진을 올린 여성의 생물학적 완성도에 탄성을 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그 보다는 시위의 발랄함, 통쾌함에 감탄했다"면서 "이 두 가지가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섹시한 동지'는 존재할 수 없다"고 소리를 높였다. (말인지 막걸린지...?!)

 

김어준 또한 "여성이 약자이기 때문에 예민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한국 여성운동이 '피해자 프레임'을 벗어날 시점이 왔다며, 자신이 일부러 일체의 발언을 하지 않음으로써 논의의 현주소를 드러내게 만들려 했고, 현재로서 논의가 미진한 면이 있지만, 주진우 기자에 대한 탄압 국면에 대응하기 위해 이 국면을 일단락 짓겠다고 말했다. (좀 말이 웃기는 것 같다. 말을 하지 않으려 했다면 끝까지 하지 말던가. 게다가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그 와중에도주진우를 지켜주려고 했다니.) 

 

그러자 권김현영은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이 여성이 올린 사진이 갖고 있는 폭발력이 있다. 사진을 받았을 때 주진우가 '누님들 왜 그러세요, 너무 부끄럽잖아요'라고 이야기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진의 성적인 의미를 무시하지도 않고, 시위 방식의 발랄함을 인정하는 방식. 그들의 지금까지의 워딩에서는 그렇게 이야기가 됐어야 한다. 정봉주는 '저는 부인도 있는 몸입니다. 이러지 마십시오.' 이렇게 이야기 됐어야 한다. 그걸 가지고 갑자기 '대박', '코피 조심'이라느니, '생물학적 완성도'가 어쩌네 하면서 이 여성의 정치적 발랄성을 다른 방식으로 수신했기 때문에 이 농담은 실패했다. 이 실패한 농담은 결국 여성들에게 '진보 진영에서 우리는 누구였나'라는 반복된 의문까지 불러일으켰다. (77 ~80쪽 요약)

 

지금 진보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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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2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8-22 17:06   좋아요 1 | URL
나름 사회적 명망있는 사람들의 언어 수준이란 게
이랬구나 놀랍다기 보단 씁쓸하더군요.

이 책 재밌습니다.
제가 페미니즘 책을 많이 읽진 못했지만
읽어 본 중엔 젤 흥미롭더군요.
기회되시면 읽어보시길...^^

cyrus 2018-08-22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준표 중심의 보수권만 젠더 감수성이 떨어지는 건 아니에요. 이쪽도 심하지만, 보수, 진보의 젠더 감수성 수준 모두 피차일반이에요. 진보권 사람들과 같이 사회 운동을 했던 분이 페미니즘 독서모임을 이끌고 있는데요, 그 분은 젠더 감수성이 떨어진 진보 남성들을 많이 봤어요. 이 분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진보 남성의 실체를 알았어요. 그리고 페미니즘을 인정하지 않는 진보 남성들이 꽤 있다고 해요.

stella.K 2018-08-22 18:01   좋아요 0 | URL
그러게. 그러니까 아직도 보수든 진보든 남성 정치인들은
페미니즘에 대해 별로 생각이 없었다는 거겠지.
도전도 없고.
앞으로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 페미니즘에 대한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도 검증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해.

그런 의미에서 네가 정치를 한다면 난 적극 환영이다.ㅋㅋ

syo 2018-08-22 18:58   좋아요 1 | URL
독서당 만들어요. 권리당원 할게요 ㅋㅋ

stella.K 2018-08-22 19:00   좋아요 0 | URL
ㅎㅎ 독서당. 거 좋네요!ㅋㅋㅋㅋ

레삭매냐 2018-08-22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어준 씨에게도 항상 빛만 존재하는 건
아니니까요.

오래 전에 나꼼수가 인기를 끌던 시절에
콘서트에 갔었는데, 이 냥반 웃으면서 말
하지만, 젠더 감수성이 참 그렇구나 싶었
습니다.

쿨하게 그냥 잘못했다 이러면 되는데
뭘 그리 구질구질하게 구는지 원.

stella.K 2018-08-23 15:30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믄제는 그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는 거죠.
또 그런 사람들 중엔 자긴 페미니즘이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어요. 그럼 완전 미치는 거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