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 알게 됐을까 싶을 정도로 읽는내내 작은 흥분감이 있었다. 이서수의 소설 속 인물들이 마치 내 주변에 있을 것만 같고 어쩌면 그게 나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녀가 빚어내는 모녀관계가 낯설지 않았다. 나와 엄마 같기도 했고 내가 바라는 엄마와 내모습 같기도 했다. 그리고 단편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찌질함을 조금씩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자연스럽게 나의 찌질함과 동기화 되기도 했다. 아 몰라 나 그냥 이서수의 소설이 좋은 거 같아. 내 이야기 누가 여기다 써놨어.. 라고 생각하게 될 정도. 그래서 저도 춤을 춰야 될 것 같아요💃🏻아쉽지만 선매 이모처럼은 안될 것 같고요(뚀륵)ㅋㅋㅋ#문학동네 #이서수 #소설집 #그래도춤을추세요
이 여름에 흠뻑 적셔진 기분으로 읽었다. 나는 작가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때에 10대였고 전경린의 소설을 읽기엔 아직 어린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할 때였기에 조금은 금기시되고 퇴폐적인 느낌의 그 어떤 사랑을 기대하며 그녀의 소설을 몰래 읽던 기억이 난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다 읽어내고 싶던 시절이었다. 아득해진 시간 속에서 다시 만난 전경린의 소설은 지금 읽어도 섹시하다. 애석하게도 사랑과 남녀관계에 있어서 나는 그때 그 시절에서 얼마 나아가지 못했다. 그래서 <얼룩진 여름>은 여전히 내게 많은 의문을 남기지만 그동안 나를 스쳐 지나간 일련의 경험들이 이전과는 다른 이해의 여지를 주기도 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다. 개정판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사랑보다는 욕망과 균열이 이 소설을 이해하는 키워드일 것’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사랑보다 욕망을 이해하는 편이 내게도 조금 더 쉬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사랑이 전에 없었다고 해서, 상처를 주고 아무런 결과도 맺지 못했다고 해서 내 사랑이 의심받을 수는 없다. 실제로는 이렇게 불쾌하고 의혹에 가득 찬 숱한 사랑들이 침묵 속에 가라앉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p.323#다산북스 #전경린 #장편소설 #얼룩진여름
투자에 대한 관심은 한없이 멀어지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금방 각성이 되어 돌아온다. 경제적 자유에 대한 갈망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만 두고 싶을 때마다 현재 자산(?) 상태를 들여다보는데 그럼 이내 가슴이 답답해지고 대체 언제 목표로 한 시드머니를 달성해 퀀텀 점프를 할 수 있을지 대책없이 막막해진다. 그리고 자연스레 투자 관련 책들에 눈길이 가고야 마는 것이다. 그렇게 내 레이더망에 걸린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최고의 투자 수업⟫를 딱딱하게 굳은 머리에 기름칠 하듯 긴급 처방해보았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나온 숱한 질문들에 버핏과 멍거가 답변한 내용을 주제별로 엮어 그들의 투자원칙에 대해 읽으며 정리해 나갈 수 있다. 특히 그들이 강조하는 가치투자가 뭔지 제대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꽤나 만족스럽다. 대화체 그대로 실려서 책을 읽는 것이 곧 그들의 대화를 듣는 것과 다름없다. 투자의 진리는 언제나 단순하고 명확하다는 것을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데 이것만큼은 잊지 말지어다.선택과 집중 / 저축은 일찍, 젊을 때 해야 / 독서만으로는 안되고 좋은 아이디어를 포착하고 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기질이 필요 / 지혜를 인식하는 것 만큼 허튼 소리를 무시하는 능력도 중요 / 항상 안전마진을 기억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식 / 공부는 평생 과업 / 가장 중요한 건 잘못된 결정을 피하는 것 /
삶에서 예술이 필요한 이유는 예술이 사라지지 않을 이유와 다르지 않았다. 내가 항상 예술에 관심을 갖고 예술을 향유하려고 했던건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여유가 있든 없든 우리는 예술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예술은 특정인들만 누리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런 시간들 속에서 내가 사치를 부리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위축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누릴 수 있는걸 최대한으로 느껴보려는 그 마음이 사치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어떤 예술은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 우리의 삶을 구원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겉보기에 무용해보이는 것들도 우리 삶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예술을 경험한다는 것은 그 시간을 기억하면서 삶의 흐름을 나의 방식대로, 속도대로 돌려놓겠다는 의지(p.8)’임을 잊지 말 것.
‘다들 어떻게 견디고 어떻게 살아내는지, 묻고 싶었다’책의 띠지에 적힌 저 문장 때문에 이 소설이 읽고 싶었다. 살면서 늘 궁금했지만 나 아닌 타인에게 쉽게 물을 수는 없던 질문이었기에.다른 정보 없이 이 소설을 읽게 되어 차라리 다행이었다. 나를 분노케하고 흥분하게 만드는 소재인 아동학대를 기반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미리 알았다면 이 소설과 무관하게 읽기를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그 대상은 아직 스스로를 지킬 힘이 약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사랑하기 때문에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묻고 싶었다. 그런 잔인함에 어떻게 사랑을 붙일 수 있는거냐고도. 사랑은 대체 무엇이기에. 이러한 내면의 의문을 긴 이야기로 풀어낸 이 소설을 보면서 나 역시 내 안의 늘 의문으로만 남아있던, 도무지 모르겠는 그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사적복수는 옳지 않은걸까. 법이 제대로 된 심판을 하지 못하는데 피해자들의 억울함은 어디서, 어떻게 해소될 수 있을까. 현실에서 불가능한 어떤 지점을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가 실현해줄 때 우리는 다른 식의 결말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이 소설이 그랬다. 나를 이 책으로 이끌었던 문장은 작가의 말에 나온다. “ 다들 어떻게 견디고 어떻게 살아내는지, 슬퍼도 웃는 아이와 기뻐도 우는 어른에게 묻고 싶었다. 모든 것을 참지만 어떤 것도 믿지 못하는, 모든 것을 바라면서 어떤 것도 견디지 못하는, 불가해한 용광로 속으로 손을 집어 넣고 싶었다. ”+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나왔으면🌿++ 정용준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져서 읽어보려고 한다. 📚밑줄친 문장p.13 파도를 덮는 파도. 바람을 밀어내는 바람. 흉터 위에 다시 생기는 상처. p.78 나쁜 사람은 갑자기 착해지지 않고 슬픈 마음은 이유 없이 좋아지지 않는다. 좋은 것은 나빠지고 나쁜 것은 더 나빠진다. p.84 가장 잔인한 사람은 나를 모르는 타인이 아니에요. 나를 속까지 알고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죠.p.198 이제는 이런 일을 숭고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덧없는 말은 덧없는 말. 무의미한 건 무의미할 뿐. 다른 무엇이 되지 않는다. #너에게묻는다 #정용준 #장편소설 #안온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