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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군도 3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60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김학수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1월
평점 :
읽을수록 번뇌가 찾아온다. 골치가 아파온다.
나라면 과연 어땠을까, 내 가족은 저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하지만 알고 있다. 외면 해선 안될 일이란 것을. 나 한 사람이 또 한 사람이. 그렇게 거듭 읽어나가고 기억해야만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거라는 사실 때문이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바다에 표류하던 생존자들이 병든 아이를 희생시킨 일은 정말 끔찍했다. 다수가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 희생시키는 것은 정의라 할 수 있는지 우리에게 묻는다. 특정한 상황에 놓이지 않는이상 생각해보고 싶지 않고 외면 할만한 문제다.
당장 오늘 점심메뉴가 더 급할 것이다.
(‘수용소군도‘에서는 이러한 특정한 이 상황이 혁명후 러시아에서 수십년간 지속되었다. 내가 살기 위해 가족을,친구를 밀고해야하고 죽은 감방 동료의 시체를 숨겨 그 식량이라도 보태 내 삶을 연장시켜야하는 등..)
하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안하고는 우리 삶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킨다. 일상의 작고 큰 선택에 그런 생각들은 영향을 미치며 ‘나 ‘라는 인간을 형성해간다. 그러다 결국 우리앞에 큰 재앙 (지금의 코로나 또는 앞으로 있을지 모를 전쟁, 또다른 인류적 문제)이 닥쳤을때 우리의 선택을 좌우할 것이며 그 선택은 인류의 존폐를 결정지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역사와 전쟁에 대해 알아가고, 나를 알기위해 여성학을 탐구하고, 불편한 진실들을 알아가고, 육식을줄이고 지구를 생각해 쓰레기를 줄이며 내 소유를 줄여나가는 것. 물질 보다는 지식을 쌓고 사람들과 의미있는 삶을 사는 것. 이런 것들이 나의 지향점이 되어가고있다.
일상에서 또는 위기에서 나를 내가 원하는 나로써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 그것들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게 해준 솔제니친에게 감사한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