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여자를 사모하는 정열은 날이 갈수록 그의 가슴속에서 불타올라 나중에는 자기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는데, 그의 말을 빌리면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려야 할지 모르게까지 되었다는 것이다.  - P135

나는 이렇게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모든 것을 삼켜버리고 만다. 나는 이렇게도 많은것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없으면 모든 것이 무(無)로돌아가 버리고 만다.
- P146

그녀는 나의 무절제한 생활을 나무랐다. 그러나 나무라는 그녀의 태도가 어찌나 사랑스러웠던지. 그녀는 내가 포도주 한 잔으로 기분을 내기 시작해서, 한 병을 몽땅 마셔버리는 버릇을말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지 마세요」하고 그녀는 말하더군.

「로테를 생각해 주셔야죠!」 
「생각하라구요?」하고 나는 반문했다. 
「그렇게 하라고 내게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나는 생각하고있어요! 생각하는 정도가 아니지요! 당신은 언제나 내 머릿속에있고 한시도 떠난 적이 없어요. 오늘도 저는 당신이 그때 그 마차에서 내린 장소에 앉아 있었지요」 

그녀는, 이런 이야기 속으로 나를 더 깊이 끌어들이지 않으려고 화제를 바꿔버렸다. 친구여, 나는 마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벌써 끝장나버렸다. 그녀는 나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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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잊히지 않는 추억의집이 있다.
그야말로 ‘마당깊은 집‘
을지로에 위치한 그 집은 막다른 길 안쪽 끝에
자리잡고 있어서 그 골목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오직 우리집 식구들 뿐이었다.

한옥집으로 옛 모습이 꽤나 잘 유지되어있어 듬직한 나무로된 대문에서 부터 옛 정취가
뭍어나는 근사한 곳이었다. 그 대문을 활짝 열어
들어가면 오른쪽에 구식이지만 깔끔한 화장실이 있었고 그 옆에 연달아 아담한 손님방, 더 안쪽에 큼직한 아궁이가 있는 높이가 낮게 들어간 부엌 그리고 안방과 작은방이 마루를 사이에 두고 입구를 향해 마주보고 있었다.

모든 창과 문도 창호지로 되어있어서 운치있고 옛날식 기와며 기둥이며 마루 곳곳 어디에도 신식 구조는 섞여있지 않았다. 평범한 주택에 살다가 그곳으로 이사하고 얼마나 좋았던지 나중에 아파트로 이사 가고도 그리워서 친구랑 찾아가 보기도했다. 그때 마침 대문이 활짝 열려있어 안쪽을 들여다보며 좋아라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에서의 저자에게도 잊히지 않는 특별한 집이 있다. 그 집의 구조며 그 집에서의 기억들이 무척이나 그녀에게 선명한 것은 그만큼 그 기억이 그녀에게 의미를 주고 추억을 남겼기 때문이리라.

이후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다니며 지금 작가의 길에 들어서기 까지 좋은일, 때로 나쁜 일들로 그녀에게 나이테가 새겨지고 삶은 이어진다. 우리의 여정속에 집이 삶의 기억들을 담는 장소로 이정표처럼 곳곳에 그렇게 자리하는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분들은 모두 저마다의 잊히지 않는 옛 집을 떠올리게 될것이다.

책을 덮고나서 나만의 추억이 담긴 그동안의 집들을, 거기 얽힌 사람들을 생각했다.


<사진은 저자의 집으로 아버지의 사랑이 담겼다. 거실을 그녀의 서재로 꾸미게 해준 남편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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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1-02-27 2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첫머리까지 읽었는데 희한하게 안 읽히네요 ㅋㅋㅋ

청아 2021-02-27 20:13   좋아요 4 | URL
저도 그런 책 있어요ㅋㅋㅋㅋ남들은 좋다는데 도저히 안읽히는. 그런책은 그저 인연이 아닌걸로^^*

페넬로페 2021-02-27 20: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옛집을 생각하면 항상 정겹고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네요^^
아버지가 저희들 사진도 찍어주시고
언제나 바지런하셨던 엄마의 활기도 느껴지구요^^
저 거실사진~~좋네요^^

청아 2021-02-27 20:18   좋아요 4 | URL
그러게요~^^*살아왔던,거쳐온 집들로 이야길 하는거 의미있는듯해요. 막판 거실 보고 깜놀요ㅋ 거실을 서재로ㅋ완전탐나요!

오거서 2021-02-27 20: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잠시 미미 님 집인 줄 알았어요. 왼손 엄지가 없으면 정말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어요.

청아 2021-02-27 20:24   좋아요 3 | URL
거실을 서재로 꾸몄다네요 ㅋㅋ 저도 저희집이었음 좋겠어요!
조만간 이사하는데 부탁좀 해봐야겠어요>.<

모나리자 2021-02-27 20: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근사한 저자의 집이네요!!ㅋㅋ

저는 고향이 시골이라 마루가 있었지요. 어렸을 때 그 마루에 누워 높고도 파아란 하늘을 쳐다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결혼할 때쯤 동네에 입식개조 바람이 불어서 마루도 없어지고... 이제 추억속에서나 떠올려 보게 되었네요.

청아 2021-02-27 20:43   좋아요 4 | URL
추억속에는 여전히 그 집이 있죠? ^^* 전부 아파트로 다 바꾸지말고 살기좋게 개조해가며 옛 느낌도 살려두었음 좋겠어요!

scott 2021-02-27 2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북플에서 이집 사진 보자마자 미미님 집인줄ㅋㅋ
미미님 사셨던 을지로 마당 깊은집 고즈넉한 공간의 한옥 창호지 문,,
완죤 친환경 건축!
얼마나 그리웠으면 미미님이 다른곳으로 이사 가고 난후에도 가보셨을까...
저희집도 아파트로 이사가기전에 살던곳이 정원이 집보다 큰(전에 살던 사람의 아버지가 조경사였음)
과일을 거의 사먹지 않아도 될정도로 과일 나무가 주렁 주렁
친구들 놀러올때마다 종류별로 챙겨 줬었는데 ㅋㅋ
사계절을 창문만 열면 느낄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책의 저자분이 사는 동네 어디지 알고 있음 ㅋㅋ
마루를 기꺼이 아내에게 양보한 남편도 멋지지만
저자의 아버지와 함께 손수 골동품점 돌아다니면서 대구에서 살았을때 갖고 있던 가구들 장식품들 거의 흡사한것들 찾아낸것도 대단한것 같아요.

사진속 의자가 탐나는 1人

청아 2021-02-27 21:20   좋아요 2 | URL
맞아요! 글고 저자의 신혼때 집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짧은 독립영화에 그 집이 나왔었대요~ㅋ궁금해서 찾아봤는데 결국 못찾음요ㅋㅋ역시 스콧님은 뭐든 나눔하는데 익숙하신듯 해요^^♡

행복한책읽기 2021-02-27 22: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거실 서재. 넘 멋져요. 가구가 비싸 보입니다. ㅋ 미미님에겐 마음의 집이 있군요. 제겐 마음의 동네가 있어요. 나도 쓰고 싶다요. 친애하는 나의 동네에게 ㅋㅋㅋ

청아 2021-02-27 22:59   좋아요 0 | URL
오오 써주세요! 읽어보고 싶어요~^^* 저도 마음의 동네 있는데 써주심 저도 써보렵니다ㅋㅋㅋ

붕붕툐툐 2021-02-27 22: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후기를 기다렸어요~!! 미미님도 추억 퐁퐁~😍😍
마지막 아버지와 함께 했다는 거실 사진 보고 너무 배아프고 질투가 났는데, 여기서 또 만나네요!ㅎㅎ

청아 2021-02-27 23:03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ㅋㅋ 저자의 아버지는 너무 완벽한 분인듯해요. 편지에 집까지..툐툐님 덕분에 좋은 책을 읽었어용!!이 책의 가치는 덮고나서도 이어지는 듯해요^^*♡

바람돌이 2021-02-28 0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마당깊은 집이 눈에 그려지는데요. 뭔가 향기가 있는 집이었을 것 같아요. 어릴 적 우리집 말고 뒷집도 생각나고요. ㅎㅎ

청아 2021-02-28 09:17   좋아요 1 | URL
항상 제 마음속에 간직했었나봐요 ㅋㅋ뒷집도 생각나신다니 인상적이었나보군요ㅋㅋ😆

cyrus 2021-02-28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잊지 못하는 추억의 집은 화장실이 밖에 있는 집이에요. 저희 가족은 1층 집이었고, 2층에 이웃이 살고 있었어요. 그래서 공용 화장실이었어요. 만약 그 시절로 돌아가면, 화장실 때문에 불편해서 못 살았을 거예요. ^^;;

청아 2021-02-28 10:56   좋아요 0 | URL
제가 살았던 한옥집도 대문옆에까지 나가야하고 좌변기도 아니었어요🥲화장실. 삶의질에 은근히 큰 영향을 주죠🤔
 
자유로부터의 도피
에리히 프롬 지음, 김석희 옮김 / 휴머니스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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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와르 영화인데 명언과 은유로 점철된 영화<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은 묻는다. 

"저한테 왜그러셨어요?" 피해자들은 항상 궁금해한다. 가해자들이 왜그랬는지 왜 당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은 나에게 그토록 해를 끼쳤는지 감옥에 찾아가고 때론 편지로도 질문한다. 관찰자인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자들에게 그 답은 의미도 없을 뿐 아니라 영영 누구도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에리히 프롬은 독일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나 나치가 정권을 잡은 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몇년전 미국으로 망명했다. 정신분석 전문의였고 유대인이던 프롬은 당시 독일에 있을 때 나치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직접 목도하며 누구보다 궁금했을 것이다. 저들이 저런 짓을 저지르는데도 왜 사람들은 비난하기는 커녕 동조하는지 인류보편의 도덕이라고 생각되는 이치에 반하는 행동을 어떻게 집단으로 버젖이 하고 있는지. 이 대중의 심리에 어떤 배경과 동기가 있는 것인지. 


어떤 사회에서나 문화 전반의 정신을 결정하는 것은 그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집단의 정신이다.그 이유는,부분적으로는 이런 집단이 교육제도와 학교,교회,언론,극장을 지배하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고, 그리하여 자신의 사상으로 인구전체를 가득 채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이 강력한 집단은 신망이 높기 때문에,하층계급은 그들의 가치관을 받아들이고 모방함으로써 심리적으로 자신을 그들과 동일시하려고 한다. p.123


프롬은 인류가 중세 종교개역을 거쳐 근대를 경험하며 계급. 종교혁명등 시대변화에 따라 반응하는 심리를 분석해 그 답을 찾아간다. 자유를 열망하는 동시에 고독과 불안을 경험하는 모순적인 인간본성이 외부 상황에 어떻게 반응해왔는지 흥미롭게 설명한다. 또한 루터와 칼뱅을 비롯해 히틀러에 이르기까지 대중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들의 특징과 거기에 집단이 반응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시대적 배경의 조화는 무척이나 의미심장하다. 


나는 우리가 우주에 비해 하찮은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은 어떤면에서는 우리를 압도하는 동시에 안심시키는 것 같기도 하다. 인간의 사고 범위를 넘어서는 그 수치나 차원들은 완전히 압도적이다.-쥘리앵 그린 p142


특히 가학과 피학. 사디즘과 마조히즘적 특성이 지배와 피지배상황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따라가다보면 파시즘과 전체주의 뿐만 아니라 지금의 민주주의 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히틀러는 당시 상황과 그에 따른 대중의 심리를 잘 이용할 줄 알았고 그런 결과로 역사에 잊지못할 교훈을 남겼다. 파시즘과 민주주의라는 색깔이 전혀다른 듯한 상황안에서도 심리적인 메커니즘은 동일하다. 개개인의 주체의식과 스스로에 대한 통찰, 비판의식이 결여된 상황에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역시 -프롬의 비유를 빌려-자동인형일 뿐이며 큰 바퀴의 일부로 맞물려 돌아가는 나약한 존재인 것이다. 


우리는 과연 지금 깨어 있는 것인가 잠들어 있는가? 전쟁은 과연 종식되었는가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가? 우리는 현재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것인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돌려야 한다. 제대로 된 인식없이는 언제든 어떤 식으로든 개인과 대중은 소수의 억압자들에 의해 압도되고 말 것이다.자유로운 인간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갈 것인지 아닌지는 우리의 몫이다. 진정한 자유와 자발성을 사유하는 계기로써 이 책의 일독 이상을 권한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류의 대부분은 자신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강력한 집단에 맞서 자신을 지켜야 했고,모든 개인은 어린 시절에 무력함을 특징으로 하는 한 시기를 거친다. 이 무력한 상태에서 정의와 진실에 대한 감각 같은 특성이 발달하여, 그것이 인간 공유의 잠재력이 되는 듯하다.p.295


존 듀이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싸움터는 이곳,우리 자신과 우리 제도의 내부에도 존재한다."p.22


외적 권위로부터 부여받은 자유는 우리의 내적 심리가 자신의 개성을 확립할 수 있는 상태인 경우에만 지속적인 성과가 된다.p.248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르키는 곳은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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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2-25 1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로부터의 자유(from~)는 얻었으나 ~로의 자유(to~)가 없었기때문에 히틀러와 같은 자들이 그 시대 정신의 공백을 차지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세로부터 자유는 얻었으니 그 자유가 향하는 바가 부재했다는...!

청아 2021-02-25 12:47   좋아요 2 | URL
네~ 그 부분이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그레이스님도 이 책을 읽으셨군요. 👍

그레이스 2021-02-25 12:57   좋아요 2 | URL
저도 2독 하고 리뷰 올려봐야겠어요^^

청아 2021-02-25 12:59   좋아요 1 | URL
오 멋진데요?!!^^

scott 2021-02-25 12: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영화 ‘매트릭스‘에서 스푼을 휘게 만드는 것은 스푼이 아니라 ‘마음‘ 스푼은 가만있지만 마음이 움직일 뿐,,,,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도 분명히 흔들린 것은 마음인데 그 마음 이면에 흔들지 않은 것이 있다는 여운을 남기죠.
[싸움터는 이곳,우리 자신과 우리 제도의 내부에도 존재한다.]

파시즘과 민주주의모두 국민의 선택에서 출발하죠
코로나 질병의 무시무시한 확산 속도를 제어 하고 감염을 예방한다는 이유로 개인의 인권이 빅브라더스 시스템속에 추적 조종 당하게 될지 모르는,,,,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자유를 포기하고 절대적 권력에 자신의 자유를 의탁하면서 안정을 얻고자 하는 것을 경계하려고 쓴 이책,[ “인간이 자기 뜻대로 하는 자유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굴종을 택해 조직 속에서 안주하려는 심리도 동시에 있다. 권위주의는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에게는 복종하고 열등한 인간에게는 모멸과 멸시를 주는 체제이고, 이게 자동순응형 인간을 만들어낸다.”]이 구절속에 내모습도 들어 있네요
20세기 에리히 프롬의 불멸의 명저 미미님이 올려주신 명구들 따라서 읽다가 이렇게 여운이 깊은 리뷰 읽게 되네요.
이책을 일독하고 미미님 리뷰는 이讀을 해야 함 ^ㅎ^

청아 2021-02-25 12:48   좋아요 3 | URL
저도 읽다가 매트릭스 생각했어요~ㅋㅋ역시 스콧님👍

cyrus 2021-02-25 12: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분법으로 보는 시선을 경계하기 때문에 “우리는 깨어 있다가, 다시 잠들고, 시간이 지난 뒤에 깨어나고” 이런 식으로 반복하면서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다만, 어리석은 잠에서 깨어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영영 못 깨어 나오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

청아 2021-02-25 12:52   좋아요 2 | URL
그렇죠~프롬도 누구나 지배,피지배 성향이 다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분법 경계하라고 대학때 교수님이 내내 강조했는데도 여러모로 어렵네요^^;👍

새파랑 2021-02-25 12: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리히프롬만 들어봤지 책은 안읽어봤는데, 리뷰보고 마음이 움직여? 지네요 ㅎ 빨리 읽고싶어지네요 ~!

청아 2021-02-25 12:53   좋아요 3 | URL
네! 꼭 읽어보세요~강추예요!!도서관서 빌려보다 또 보려고 샀어요👍

페넬로페 2021-02-25 13: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의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이 책은 대학때 읽었는데 그때 저를 많이 각성시킨것 같아요~~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김영철이 이병헌에게 답을 하지 않나요?
제 기억에 그때 기분이 나빠서 그랬다고 한 것 같은데 맞는가요?
그 장면에 너무 어이가 없었는데 어쩌면 가학의 이유가 그런 하잘것없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해봐요^^
이 책에 대한 저의 느낌을 scott님과 cyrus님께서 너무 잘 표현해주신것 같아요.
두 분께도 감사해요^^


청아 2021-02-25 13:23   좋아요 4 | URL
이 영화 첼로와 바이올린 협주곡 때문에도 참 좋아해서 여러번 봤는데요. 김영철이 그래요.˝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저는 이말이 의미는 없다고 생각해서 안썼어요ㅋㅋ
대학때 읽으셨다니 이제 읽은 저는 마냥 부럽습니다👍

페넬로페 2021-02-25 13:28   좋아요 3 | URL
아 맞다 그랬던것 같아요^^
ㅎㅎ~~
전 영화보면서 그 대사가 좀 충격이었어요^^

청아 2021-02-25 13:31   좋아요 3 | URL
ㅋㅋㅋ그쵸!! 저 그거 성대모사 좋아함^^;

붕붕툐툐 2021-02-26 00:15   좋아요 1 | URL
미미님 성대모사 듣고 싶어요. 알라딘은 녹음 기능을 탑재하라!!

청아 2021-02-26 09:12   좋아요 0 | URL
(´∇ノ`*)ノ아이참ㅋㅋㅋㅋ

mini74 2021-02-25 23: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ㅠㅠ 재가 아는 건 정말 예전에 읽은 사랑의 기술. 남자애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얼굴 붉히며 샀다가 육두문자와 함께 버려졌던 그 책만 읽어봤어요. 이 책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ㅠㅠ 책이 쌓여있는데 욕심도 쌓이는 거 같아요. ㅎㅎ

붕붕툐툐 2021-02-26 00:14   좋아요 3 | URL
너무 웃겨요!!!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02-26 09:16   좋아요 0 | URL
그 책이 가장 많이 읽힌 프롬의 책이래요^^저도 다른 책들 너무 궁금한데 떡하니 책상에서 대기중인 책들땜 언제가 될지😂 근데 이책은 미니님 순번을 땡기시라고 말씀드리고싶어요. 그만큼 인간심리와 역사 저변에 깔린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되는 기막힌내용!

붕붕툐툐 2021-02-26 00: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정한 자유와 자발성를 사유하는 계기로써 이 책의 일독 이상을 권한다.˝
예예, 미미님이 권하시면 당연히 읽어야죠~ 한 글자 한 글자가 다 멋짐 뚝뚝입니당!!

청아 2021-02-26 09:18   좋아요 1 | URL
툐툐님<친애하는 나의 집에게>겨우 제 순서 돌아와 읽기시작했어요ㅋㅋ인기폭발이어서 연장도 못함요. 제뒤에 또 있음👍

붕붕툐툐 2021-02-27 00:1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인기책이군요~ 미미님도 맘에 드심 좋겠어용!!😍
 
독서의 궁극 : 서평 잘 쓰는 법 - 읽는 독서에서 쓰는 독서로 더행의 독서의 궁극 시리즈 1
조현행 지음 / 생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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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책에 관해 리뷰를 꾸준히 쓰다보니 부족함도 번번이 느껴지고 마음만큼 표현 못할 땐 답답한 생각도 종종 들었다.
서평에 대한 책이야 워낙 많아 선뜻 어떤 책을 고르진 못했는데 마침 ‘사이러스‘님의 리뷰를 읽고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역시나 나에게 필요한 귀한 가르침이 한가득이다.

예문으로 서평이나 글귀가 많이 담겼는데 이중에 워낙 주옥같은 명언들이 많아 플레그 테이프가 많이 필요했다.
저자는 삶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부터가 달인의 경지에 있는 사람이다.

덕분에 단순한 독서를 넘어 읽은 것을 쓰는 것의 중요성과 가치를 좀 더 깨닫게 되었다.

글을 쓰는 행위는 자신의 내면을 들춰보는 과정이다. 우리의 내면은보이지 않고, 설명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감정과 경험, 관념들이 겹겹이 쌓여있다. 살아오면서 쌓인 이 복잡한 내면은 얽히고설켜 있는 실타래와 같다. 인간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가 모르는 무수히 많은 내가 수시로 튀어나와 나를 당황하게 만들고, 불안하게 하고, 좌절과 고통에 빠지게 한다. 책은 이런 인간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간 군상의 집약체인 것이다.
우리는 책을 통해 자신을 비추어 볼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혼자만의 힘으로는 알기 어렵다. 그래서 자신을 알게 해줄 무엇이 필요한데, 그것이 책인 것이다. 책 속 인물의 생각과 행동, 상황에 자신을 대입하면서 도리어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된다. 책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요, 나를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현미경이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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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1-02-01 19: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서 치유도 하고 글쓰기 실력을 키울수도 있고 일석이조라고 할수 있죠. 글쓰기 란.^^

청아 2021-02-01 20:07   좋아요 3 | URL
일기도 꼬박꼬박 더 써야겠어요! 😁👍

scott 2021-02-01 20: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 책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요, 나를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현미경이다. ]밑줄 쫘악~५✍⋆*

청아 2021-02-01 20:4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스콧님 덕분에 새로운 이모티콘도 더 알아가요ㅋㅋ😎🙆‍♀️

바람돌이 2021-02-01 2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음 지금도 서평계의 강자인데 이 책 다 읽고 나면 엄청난 히어로로 거듭나실 듯요. 화이팅입니다. 기대하고 있습니다. ^^

청아 2021-02-01 22:54   좋아요 2 | URL
빈수레인데 너무 요란하지 않았나 부끄러워요. 부족한것 계속 채워보겠습니다!응원 고맙습니다!계속 함께해 주세요!😅😁

붕붕툐툐 2021-02-02 03:03   좋아요 2 | URL
와~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말 바람돌이님이 그대로 해주셨어!!!! 미미님, 제 마음이 이 마음이어요!!

청아 2021-02-02 08:4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고마워요 툐툐님😆

scott 2021-02-02 10:29   좋아요 1 | URL
맞아요
미미님은 알라딘 서재방에 라이징 스톼~◡‿◡✿

청아 2021-02-02 10:44   좋아요 1 | URL
꒰( ˵¯͒ꇴ¯͒˵ )꒱저는 그저 열심히 따라갈뿐입니다.계속 졸졸~♡
 
제2의 성 1 동서문화사 세계사상전집 94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희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7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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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느정도 긴 머리를 유지하다가 한 번씩 커트로 자르곤 한다. 커트는 장점이 많아서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런 상태로 친구와 함께 극장에 갔었는데 그곳 화장실에서 어떤 아주머님이 내 뒤에서 다시 앞을 번갈아 보시고는 "뒤에서 보고 남자인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 분의 머리길이도 나와 크게 다르진 않았다. 단지 그 분은 곱슬곱슬하게 펌이 추가 되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왜 퍼머한 짧은 머리는 여자,퍼머하지 않은 짧은 머리는 남자라는 편견을 갖게 됐을까? 그분이 내게 굳이 건네는 그 말 속에는 '여자는 당연히 머릴 기르거나 펌을 해야지'가 포함되었을 수 있다. 인공지능의 공포를 논하는 지금 시대에도 흔한 이런 편견들은 발자크가 살았던 때에는 어땠을까?


여자에게는 교육과 교양과 그녀의 개성을 발전시킬 수 있는 모든 것을 금지해야 한다. 움직이기 불편한 옷을 입히고 ,빈혈을 일으킬 정도의 소식을 장려해야 한다. <결혼의 생리학>발자크

p.156


 이 책은 시종일관 내게 놀라움을 일으켰다. 나는 보부아르의 글을 읽는 동안에 수도 없이 "어머나! 이럴수가!"를 연발했다.

내가 여성으로 태어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경험했던 많은 일들 속에서 주체로서 방황하고 고민했던 것들의 해답이 이 안에 대부분 담겨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권을 읽는 데에만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놀랍고 경이로운 사실들로 가득했지만 해답을 얻어가는 과정에서 과거의 내 기억들과 번번이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다른 책으로 한 눈도 팔았다.;)


 사르트르와의 계약결혼으로도 유명세를 떨친 보부아르는 그 상대만큼이나 철학적 사유의 깊이도 남다르다. 그녀는 이 책에서 여성이 마주하는 이 세계에 뿌리박힌 오랜 편견과 오해를 전복시키려 한다. 여성의 삶은 그 수동적이고 타자화된 특징들 때문에 일생에 걸쳐 온갖 혼란을 개개인이 스스로 감당해야하는 불리한 조건에 있다. 남자들의 경우에도 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에서도 가정에서도 이들은 공식적,또는 암묵적 지지를 받는다. 반면 여성들은 세계 곳곳에서 민족적,문화적 경계를 초월하여 유사한 문제, 유사한 고통과 괴로움을 겪으며 살아가지만 사회는 물론 학교나 가정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드러내지는 않으며 모호하지만 강력한 방식으로 그 시스템을 유지시킨다.


청년이 인생을 향한 출발을 비교적 쉽게 하는 것은,인간으로서의 사명과 남성으로서의 사명이 서로 모순되지 않기 때문이다. 벌써 그는 유년시절에 이 행복한 운명을 예고 받는다. 그는 자기를 독립적이며 자유로운 존재로 완성해 가면서 사회적 가치와 병행하여 남성의 권위를 획득한다. ...중략...이에 반해서 처녀의 경우 인간으로서의 조건과 여성으로서의 사명 사이에는 모순이 있기 때문에, 사춘기는 여성에게 있어서 무척 어렵고 극히 결정적인 시기이다. 이제까지 그녀는 자주적 개체였으나, 이제는 그 주권을 포기해야만 한다. 그녀는 자기 형제들 사이에서 더욱 심각하게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분열된다. 뿐만 아니라 삶의 주체로서 능동적이며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그녀의 타고난 욕구와,그녀에게 수동적 객체이기를 요구하는 성적 경향 및 사회적 요구 사이에 알력이 생긴다.

p.423

 

 그렇게 보부아르의 말처럼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이다.


보부아르는 생물학적 조건으로 부터 시작해 역사적으로 여성과 남성에게 부여된 사회적 가치들의 차별과 대물림을 분석한다. 


"사슬에 매여 있으면 존중받기 때문에 사슬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사슬에 매여 있는 편이 한결 편하다"고 버나드 쇼는 말했다. 

P.157

 또 그녀는 시대를 반영하는 여러 여성들의 사례와 문학속 텍스트에 담긴 의미에 대해 심리적,철학적인 주장을 이어간다.결국 보부아르의 목소리를 따라 독자는 여성의 어린시절부터 첫경험과 섹스,결혼에 이르기 까지 삶 전체를 포괄하여 수많은 모순과 맞딱뜨리게 되고 자신의 인생을 하나하나 되돌아 보게 된다. 때로 너무나 단정적이고 거침의 없는 그녀의 언어에 나는 주춤했다. 하지만 보부아르가 경험한 시대에 비해 여성의 권리가 나아진 지금에도 여전한 문제들에 고개가 끄떡여지는 것은 씁쓸하다. 


남자는 결코 어떤 성에 속하는 개인으로서 자신을 규정하며 시작하지는 않는다. 그가 남자라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P.17


 내용이 너무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분량이 많은 것부터 시작해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내용도 있지만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고민들과 황당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풍부하다.게다가 '밑줄긋기'에도 어느정도 넣었는데 주옥같은 보부아르의 격언들은 덤이다. 여성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남자들에게도 유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권이 기대된다.  


메를로 퐁티의 아주 지당한 말처럼,인간은 자연의 종이 아니라 역사적인 관념이다.

P.64




<사진 출처: 네이버 '두 남자의 철학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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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2 1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그 아주머니! 타인에 대한 예절 없이 함부로 내뱉어요!! 보부와르 사진에서도 미모와 지성이 반짝 반짝~*미미님 리뷰도 반짝 반짝 ^.^

청아 2021-01-22 11:58   좋아요 2 | URL
반짝 반짝은 신기하게 글자에서도 반짝임이 나는 것같아요!
ㅋㅋ감사해요 스콧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