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후반이나 1933년 초반에는 7대 중대 정책이 소련령 우크라이나에만, 또는주로 소련령 우크라이나에 적용되었다. 각각의 정책은 온건한 행정적조치처럼 보였고, 당시에는 그런 조치로 제시되었지만, 모든 조치는살인을 필수로 했다.

1. 1932년 11월 18일, 우크라이나 농민들은 이전에는 곡물 징발 목표량을 달성하면 얻을 수 있었던 곡물 선지급분을 반납해야 했다. 이는 농민이 풍작을 거둘 수 있었던 극히 일부 지역에서도 얼마 안 되는 잉여 곡물을 빼앗겨야 한다는 뜻이었다. ...중략...우크라이나 공산당 지도부는 종곡을 보호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 P91

2. 이틀 뒤인 1932년 11월 20일에는 ‘고기 벌금이 도입되었다. 곡물 할당량을 달성하지 못한 농민은 이제 특별 세금을 고기로 내야 했다. 아직 가축을 소유하고 있던 농민은 국가에 가축을 넘겨줘야 했다. (결국 쌀도 가축도 다 가져감) - P91

5.1932년 12월 21일, 스탈린은 (카가노비치를 통해) 소련령 우크라이나의 연간 곡물 징발 할당량을 1933년 1월까지 달성해야 한다고단언했다. 11월 27일 소비에트 정치국은 우크라이나에 소련 전체 징수량의 3분의 1을 할당했다. 
- P93

이미 굶주리고 있는 인구로부터 곡물을 징수하려면 최악의 결과를 감안해야 했다. 징발을 3개월연기하기만 하면 소비에트 경제에는 아무런 악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300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탈린과 카가노비치는 정확히 그 반대의 길을 고집했다. 국가는 계획 달성을 위해,
카가노비치의 표현을 따르면, "맹렬하게 싸워야 했다. - P94

6. 1933년 초반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굶주림이 맹위를 떨칠때, 스탈린은 농민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공화국의 국경을 봉쇄했고,
농민이 구걸하지 못하도록 도시를 폐쇄했다. 

1933년 1월 14일 소비에트 시민은 도시에서 합법적으로 거주하려면 국내용 여권을 휴대해야했다. 농민들은 그런 여권을 받지 못했다. 1933년 1월 22일 발리츠키는 모스크바에 우크라이나 농민들이 공화국을 탈출하고 있다고 경고했고, 스탈린과 몰로토프는 국가 경찰에게 농민의 탈출을 막으라고지시했다. 

이튿날 농민에 대한 장거리 기차표 판매가 금지되었다. 스탈린이 내세운 이유는 농민 난민이 실제로는 빵을 구걸하는 게 아니라, 집단농장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려는 폴란드와 다른 자본주의 국가의 살아 있는 선전 기관 역할을 해 "반혁명 음모에 가담한다는 것이었다.  - P94

20년 후, 정치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이러한 우크라이나 기근이야말로 모든 것이 모든 것으로부터 소외되는, ‘원자화된 현대사회 형성 과정의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주장했다. - P97

굶주림은 반란 대신 도덕의 부재, 범죄, 무관심, 광기, 무기력, 그리고 종국에는 죽음을 불러왔다.  - P97

극소수의 외부인은 가장 끔찍했던 이 시기를 목격하고 기록할 수있었다. 기자였던 개러스 존스는 자비로 모스크바까지 이동했고, 우크라이나 여행 금지령을 위반한 채 1933년 3월 7일 하리코프로 가는 기차를 했다. 

그리고 임의로 선택한 작은 역에서 내려 식량을 가득 채운 배낭을 메고 교외 지역을 도보로 여행했다. 그는 "엄청난 규모의 기근을 목격했다.  - P97

당시 여덟 살이던 유리 리센코의 학교에서는 한 여학생이 마치 잠자듯 쓰러졌다. 어른들이 달려왔지만 유리는 친구가가망이 없으며, "이미 죽었고, 어른들이 어제와 그제, 그리고 매일같이 사람들을 묻었던 묘지에 친구를 묻으리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른 학교의 남학생들은 연못에서 낚시를 하다 반 친구의 잘린 머리를 낚았다. 온 가족이 사망한 아이였다. 가족들이 아이를 잡아먹은걸까? 아니면 부모님이 죽은 뒤 다른 사람들의 식인 행위에 희생된걸까? 누가 알겠는가. 하지만 이런 의문은 1933년, 우크라이나 아이들에게는 흔해빠진 것이었다.
- P101

굶주림을 눈앞에 두고, 많은 가족이 산산조각 났다. 부모는 자식을나몰라라 했고, 자식들은 서로 먹을거리를 놓고 싸웠다. 

국가 경찰 기구인 OGPU의 기록에서 부정할 수 없도록 드러났다시피, 소련령 우크라이나에서는 "가족이 그 가장 약한 식구를 잡아먹었다. 보통 어린애들이었다". 어쨌든 자기 자식을 죽이고 먹은 부모는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어떤 어머니는 자신과 딸의 식사를 위해 자기 아들을 잡아서요리했다. 친척들에 의해 목숨을 건진 여섯 살짜리 소녀는 자기를 죽이려고 칼을 갈고 있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본 아빠의 모습이었다
- P102

살아남으려면 육체뿐 아니라 정신도 버텨내야 했다. 1933년 6월,
한 여의사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는 그녀가 아직 식인종이 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이 편지를 네가 볼 때쯤이면 어떨지 모르겠어"라고밝히고 있었다. 

착한 사람부터 먼저 죽어갔다. 남의 것을 훔치거나,몸을 파는 일을 끝내 하지 않은 사람들 말이다. 시체 뜯어먹기를 못내 거부한 사람들도 죽어야 했다. 식인을 하지 않음으로써, 부모들은자식들이 보는 가운데 죽어갔다. 

1933년의 우크라이나에는 고아가넘쳐났고, 때로는 사람들이 그들을 거두었다. 그러나 먹을거리가 없는 판에는 낯선 이들이 그런 아이들에게 해줄 게 별로 없었다. 사방에 거적때기나 담요를 덮어쓴 소년 소녀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그들은 자기 배설물을 먹으며 죽음을 가다리고 있었다.
- P103

인육을 사고파는 블랙마켓이 열렸다. 인육은 심지어 공식 경제로도 편입되었다. 경찰은 인육 판매자를 사찰했고, 국가 기구는 사람을 죽여서 고기를 잘라 파는 장사치들을 밀착 감시하고 있었다. - P105

하리코프의 어느 젊은 공산당원은 육류 배급 할당치를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육으로만 가능합니다‘라고 상부에 보고했다. 오두막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인육과 관련해서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근거였다. 대개 그것은 희생자를 굽고 있거나, 한가족이 그 구성원 하나를 잡아서 뜯어 먹고 있는 경우였기에. 

경찰은연기를 보고 쳐들어가 체포했다. 1932년에서 1933년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최소한 2505명이 식인 행위 혐의로 처벌받았다. 실제 그 행위자수는 훨씬 더 많았지만 말이다.
- P105

1937년도 소련 인구조사는 예상치보다 800만 명이 밑도는 결과를냈다. 인구 감소분의 대부분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과 대러시아에서의 기근 사망으로 발생했고, 또한 그 때문에 신생아 수가 급감한탓이었다. 스탈린은 이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게 하고, 조사 책임자들을 처형했다. - P108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작가와 정치운동가는 모두 자살했다. 한사람은 1933년 5월에, 다른 사람은 같은 해 7월에, 소련 국가는 우크라이나 공화국에 얼마간이라도 자치권을 지켜주려는 시도를 분쇄했으며, 그런 주장을 편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까지 말살해버렸다."
- P109

대규모 기아와 사망에 대한 기본 사실들은 어쩌다가 유럽과 미국의 매스컴에서 다뤄지기는 했지만, 결코 적나라하게 보도된 적은 없었다. 

스탈린이 우크라이나인들을 의도적으로 굶겨 죽였다고 보도한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심지어 아돌프 히틀러조차 스탈린보다는 마르크스주의 체제를 비난하는 편이었다. 

도대체 기근 사태라는 게 있는지 여부도 논란거리였다. 개러스 존스는 소수의 신문에기근 사태를 폭로했다. 자기 이름을 내걸고 영어로 그런 주장을 쓰는사람은 오로지 그뿐이었던 듯하다.  - P112

비록 언론인들은 외교관에 비해 아는 게 적었지만, 수백만 명이 굶주려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었다. 

『뉴욕타임스」의영향력 있는 모스크바 통신원이던 월터 듀런티는 존스의 정확한 보도를 깎아내리려고 갖은 수를 다 썼다. 1932년에 퓰리처상을 받은 듀런티는 존스가 소련 기아 사태에 대해 전한 내용을 "어이없는 괴담"
이라고 일축했다. 

듀런티는 "실제로 기아 따위는 없고, 다만 "영양 부족 때문에 전염병이 번져서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소련쪽 주장과 비슷한 왜곡된 주장을 했다. 

이런 왜곡 보도는 조지 오웰의 1984년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조지 오웰 자신이 1933년, 우크라이나 기근을 두고 검은 진실을 말잔치로 하얗게 칠해버리는 대표적인 예‘라고 밝혔다. 

듀런티도 알고 있었다. 수백만 명이 굶어 죽어가고 있음을. 그러나 그는 그 기아가 더 큰 목표를 위한 과정이라는 입장을 자신의 글에서 고집했다. 

"달걀을 깨지 않고 오믈렛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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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05 1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밑줄이네요^^ 미미님의 다양한 독서범위란~!

청아 2021-04-05 16:05   좋아요 1 | URL
모르는게 워낙 많아서요.😅ㅋㅋㅋ러시아는 문학도 역사도 다 흥미롭네요!

새파랑 2021-04-05 16:12   좋아요 1 | URL
러시아 너무 좋은나라 같아요. 추운거 빼면 ㅎㅎ 이책도 읽어보겠습니다^^

청아 2021-04-05 16:21   좋아요 1 | URL
역사 공부가 많이 되실거예요.😄 러시아 꼭 가보고 싶네요!!

scott 2021-04-05 1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우 이럴수가 사실이였군요 사람이 사람을 ㅠ.ㅠ 아유슈비츠 수용소 인근 마을 주민들도 이런 증언을 했었는데 ㅠ.ㅠ 러시아인들의 곡식 창고 였다는 우크라이나에 이런 비극이 ,,,,

청아 2021-04-05 19:48   좋아요 1 | URL
네! 아무래도 여러번 혹시나 했던 일인데 사실이었던걸로 나와요.ㅠㅇㅠ 며느리도 잡아먹고, 당시 사람 머리가 막 여기저기...굶주림은 이런면에서 더 비참한듯해요!😔
 

이 시기 스탈린은 휴가 중이었는데, 양질의 먹을거리를 가득 실은기차를 타고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이동, 굶주리는 우크라이나를가로질러 흑해의 소치에 있는 아름다운 휴양지에 도착했다. 스탈린과 카가노비치는 굶주림이 그들에 대한 개인적인 음모라는 생각이 일치함을 확인하는 편지를 서로에게 보냈다. 

스탈린은 현실을 완전히뒤집어서, 굶주림을 무기로 쓰는 쪽은 자신이 아닌 농민들이라고 상상했다. 카가노비치는 스탈린에게 우크라이나인들을 "무고한 희생자"
라고 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공산당의 "추악한 은폐 공작에 불과하다고 다시금 확인해주었다. 

스탈린은 "우크라이나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자신의 염려를 표현했다. 우크라이나는 "요새"가 되어야 했다.
두 사람은 징발 정책을 고수하고, 곡물을 최대한 빨리 수출하는 것만이 합리적인 대책이라며 뜻을 모았다. 

(농민들이 수없이 굶어 죽는데 보고를 받았음에도 ‘공작‘이라고 외면하고 곡물을 해외로 수출하는 것도 모자라 휴가를 갔다. 휴가대신 변장이라도 하고 우크라이나 농민들의 현실을 직접 찾아 봤더라면 어땠을까?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안했을까? )

주석을 되도록 해당 페이지 아래에 달고 주석의 인용된 내용을 함께 담아서 늘어난 분량만큼 책의 가짓수를 늘렸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든다. 그렇게 하지 않아서 내용의 중요성과 노력에 비해 좀 불친절한 책이 되어버렸다. 엄청나게 늘어날것 같아서 어쩔수 없었겠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ㅡ미미 - P82

침략 정책을 가장 열렬히 지지하던 폴란드인조차 1932년 여름은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련이 평화를 약속한다면, 도발적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리라. 폴란드 외교관과 스파이들은 대규모 기아를 목격했다. 그들은 "식인 행위가 일종의 관행이 되었고, "마을 사람 전체가 깡그리 죽어나간 경우가 많음을"알고있었다. - P84

죄책감 때문에, 혹은 승리의 쾌감 때문에 그들(스탈린의 청년단원들)은 어딜 가든 농민들을 능욕했다. 피클 통에 소변을 보거나, 그저 재미로 배고픈 농민들이 서로 싸우게 하거나, 개처럼 기고 짖게 하거나, 진창에 무릎을 꿇고 빌게 하는 식이었다. 집단농장에서 물건을 훔치다 잡힌 여성은 옷을 다 벗기고 구타당한 다음 나체로 온 마을에 끌려다녀야 했다. 어느 마을에서는 수색단원들이 농민의 오두막에서 술에 취한 채로 농민의 딸을 윤간하기도 했다. 곡물 압수가 핑곗거리가 되어 혼자 사는여성은 야간에 일상적으로 강간을 당했다. 성폭행 당한 후에는 식량까지 빼앗겼다. 이것이 스탈린의 법과 스탈린의 국가가 거둔 승리였다.
- P86

징발이 실패했다는 보고가 크렘린에 전달되자, 스탈린의 아내는자살을 결심한다. 그녀는 10월 혁명 15주년 기념식 이튿날인 1932년11월 8일 심장에 총을 쏘았다. 이 일이 스탈린에게 어떤 의미였는지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충격을 받은 것만은 확실하다. 그 역시 자살하겠다고 부르짖었기 때문이다. 스탈린이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렸음을 알아차린 카가노비치가 대신 추도사를 해야 했다.
- P87

1932년이 저물 무렵 집단화의 재앙을 해석하면서, 스탈린은 새로운 수준의 이념적 모험을 시도했다. 정도가 훨씬 덜했을 때 이미 그존재를 인정받았던 우크라이나 기근은 이제 지어낸 이야기‘, 즉 적이퍼뜨린 중상모략이 되었다. 
- P87

폴란드의 우크라이나계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에 식량을 기부하려고 모금했지만, 소련 정부가 어떤 지원도 거부한다는 사실만 깨달았다. 이에 앞선 1920년대 초 기아 사태 때는 소련 당국이 승인했던 외국의 식량 구호를 우크라이나 공산당이 다시 요청했으나, 이번에는어떤 대답도 듣지 못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스탈린은 외부 세계의 어떤 도움도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당의 지도자 자리를 유지하려면,
자신의 첫 번째 주요 정책이 굶주림을 유발했다고 인정해선 안 된다고 여겼으리라. 하지만 스탈린은 소련에 대한 외부 세계의 관심을 끌지 않고도 수백만 명을 살릴 수 있었다. 

식량 수출을 몇 달만 중단하고, (300만 톤에 달하는) 곡물 비축분을 풀거나, 하다못해 농민이 지역곡물 저장고를 이용할 수 있게만 하면 됐다. 1932년 11월이 되어서야실시한, 이런 단순한 조치만으로도 사망자 수를 몇백만 명에서 수십만 명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탈린은 팔짱만 끼고 있었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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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04 21: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떤가요? 관심은 계속 가는데 일종의 보고서 형태인지 어떤지 해서 고민만 하고 있어요.

청아 2021-04-04 22:02   좋아요 2 | URL
아 위에 보시는 느낌 정도로 생각하심 될듯해요! 워낙 이 시기 상황을 몰라 보면서 계속 놀라워요. 단지 주석이 맨 뒤에 있고 해당 책제목만 써놓는등 넘 간략히 적어놔서 그런부분은 좀 아쉬워요.😊

scott 2021-04-04 2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우 독재자는 배불리 먹고
인민들은 굶어 죽는 ㅠ.ㅠ

청아 2021-04-04 23:54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독재자들 중에 마른몸을 보지 못한것같아요!!ㅠㅇㅠ
저 방금 스콧님 다른 댓글보고 <기쁨의 집>찜이요! 독서지식의 스팩트럼이 넓은 스콧님👍
 

최근 <강철부대>라는 방송을 봤는데 UDT,SDT,707,특전사,SSU,해병대수색대 등
내노라하는 강한 부대 대원들이 나와 누가 최강인지 겨루는 내용입니다.

1화에서는 서로 인사하며 묘한 기싸움이 시선을 끌었는데요. 특히 707부대 대원들이 다른 부대원들 입장할때 도발을 해서 일부는 굴욕을 당하며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그런 도발에 반응이 당연히 제각각이었는데 마지막으로 입장한 UDT의 쿨한 대처는 상당히 멋있었고 인상깊었습니다. 예의없는 사람 대처법으로는 가장 모범답안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이어지는 참호격투며 외줄타기등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는데 그 중 외줄타기를 보며 요즘 읽고 있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떠올랐어요.
네. 뭐든 책과 연결짓는건 요즘 제가 새로 얻은
병입니다. (쩝;)

10권부터 거꾸로 읽기 시작 했지만 이 방법이 제게 잘 맞아서 1권을 읽을 때보단 훨씬 흥미진진 했는데요. 그럼에도 심리묘사가 주된 내용이고 하나의 묘사가 대체로 긴 편이어서 마치
숨을 오래 참고 잠수해야 제대로 물 속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다른 소설에 비해 더욱 집중력이 필요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중요한 점은 그 과정을 되도록 빨리 읽어야 한다는 것. 도중에 쉬거나 멈추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도 하고 앞에서의 감상 포인트를 놓치기 쉽상입니다. 그런 점이 외줄타기를 꼭 닮았습니다.

외줄타기는 나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저는 군대와 축구이야기 중에 군대 이야기는 좋아합니다.축구는 월드컵 때만 블로그에 포스팅 올릴 정도로 한정적으로 좋아함) 힘만 좋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오르는 도중 힘들땐 발로 외줄을 감아주어 자신의 체중을 분산시키는 스킬도 필요하죠.

이번 방송을 보며 느낀건 무엇보다도 스피드의 중요성이었어요. 도중에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 외줄에 매달려 위나 아래쪽의 거리를 확인하는건 최악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더 빨리 지쳤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렵거나 두꺼운 책을 읽을때 저는 늘 얼만큼 읽었고 얼만큼 남았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있었거든요. 외줄타기의 시행착오를 보고 이번엔 그러지 않았습니다.
<잃.시.찾>의 마지막 절반을 읽을 때 이 방법을 적용해 봤는데 성공적이었던 겁니다.

앞의 절반 읽는데 3개월이 걸렸다면 (느릿느릿 읽고 쉬고 다른 책을 읽기도 해서)나머지 절반은 외줄타기를 단숨에 올라가듯 집중해서 하루만에 읽었던 겁니다.(좀 더 정확히 2시간정도?)이래놓고 9권은 또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도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드리고자 적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10권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습니다. 주인공 마르셀은 베르뒤랭 연회에서 연주회가 끝난 뒤 샤를뤼스 남작이 베르뒤랭 부인의 간계에 의해 망신을 당하고 소외되는 것을 목격합니다. 세심한 관찰력의 소유자인 마르셀은 그 과정의 시작과 끝을 모두 보면서 자신이 연인과 처한 상황에 대입해봅니다. 이 모든 과정이 scott님이 표현한 것과 같이 하나의 연주처럼 조화롭게 또 풍부한 감성으로 이어집니다.

여러분도 한번 외줄타기 방식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도전해 보세요!
강철부대 외침처럼 불가능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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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03 21: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맞아 맞아요. 어렵고 두꺼운 책들 읽을 때 휘몰아치듯이 읽어야 감정선을 유지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버지니아 울프 읽으면서 확 느낀것. 조금 머뭇거리거나 멈추면 아 뭐였더라 하면서 되묻고 결국 다시 돌아가서 읽어야 하더라구요. 아 근데 그렇게 책 읽고 나면 살짝 진이 빠지는 느낌이랄까?
미미님 다 읽고 나면 저도 이 책 도전해봐야 할까요? 자신없는데.... ㅎㅎ 일단 미미님 리뷰 다 읽고 나서 결정해보겠습니다. ㅎㅎ

청아 2021-04-03 21:42   좋아요 0 | URL
맞아요!!♡ㅋㅋㅋㅋ뭔가 소모된듯한 느낌ㅋㅋ바람돌이님 느낌아시니 10권부터 거꾸로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1권보다 재밌음요!(모르죠 이렇게 읽다 다시 1권읽음 새롭게 받아들여질것도 같아요ㅎㅎ)

scott 2021-04-03 21: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미미님은 대장편의 독서 주파법을 단번에 습득하쉼 저도 미미님 따라서 거꾸로 올라가다 그동안 수년간 멈춰있던 5권과 만났을때 기쁨이!

청아 2021-04-03 21:45   좋아요 1 | URL
벌써 거꾸로 해서 5권과 만나심요?!!(scott님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늘 놀라움!!♡)

청아 2021-04-03 21:59   좋아요 1 | URL
아 정말..제 주변에서 유일하게 천재같으심!😍(한마디 더할수밖에 없네요!👏👏👍👍)

페넬로페 2021-04-03 21: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집에서 tv잘 안보는데 운동가서 런닝머신위에서는 보거든요.
어젠가 채널 돌리다가 저 프로그램을 봤어요. 연예인들이 안나와서 신선했어요^^
거꾸로가는 책읽기!
화이팅입니다^^

청아 2021-04-03 21:51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 보셨군요!!
저도 다 일반인인줄ㅋㅋㅋ트롯가수 박군하고 오종혁나와요^^♡

coolcat329 2021-04-03 21: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설가 김연수가 이 책 한 달에 한 권 읽기 새해 목표로 세웠다가, 내 잃어버린 시간도 못 찾는데 왜 남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야 하나...뭐 이러곤 포기했다는..ㅋ

외줄타기, 잠수~긴호흡으로 집중해서 중간에 쉬면 끝...
딱 느낌이 오네요.

청아 2021-04-03 22:04   좋아요 2 | URL
앗 그랬나요?!!ㅋㅋㅋㅋㅋ아마 김연수님도 10권부터 읽었다면 가능했을 거예요ㅋ 저도 1권땜 그렇게 포기할뻔ㅠ 말씀 들으니 더 뿌듯합니당♡

새파랑 2021-04-03 22: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특수부대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이렇게 연결되는군요~ 대단합니다^^

청아 2021-04-03 22:15   좋아요 3 | URL
쌩뚱맞아도 새파랑님께서 칭찬해주시니 제가 계속 이러겠습니다ㅋㅋㅋㅋ😆

bookholic 2021-04-04 08: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읽기 어렵다는 소문은 있지만, 읽어는 보고 싶어서 우선 1권만 사두었는데요.... 10권을 샀어야 했나요?^^ 그런데 저는 사실 뒤에서부터 읽는 것은 자신 없어요~~^^ 저도 미미님의 외줄타기를 응원합니다...

청아 2021-04-04 09:16   좋아요 3 | URL
ㅋㅋㅋ요즘 1권 읽은 분들이 속속 등장해서 놀랐어요! 읽어보시고 막힘 이쪽으로 오세요ㅋㅋ저도 거꾸로 읽기는 말로만 듣고 처음해봄요. 어디로 들어가시든 이 소설의 신비한 마법에 빠져보시길 응원합니다!😉

모나리자 2021-04-04 1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꾸로 읽기 계속 화이팅입니다 ~미미님! 어쨌든 완독하면 뿌듯할 거예요.^^

청아 2021-04-04 12:48   좋아요 1 | URL
응원 감사해용 ~♡ 모나리자님도 정주행 쭉쭉 화이팅입니다!!😍
 

미소는 더 많은 우정을 제시한다. - P30

사랑이란 어쩌면 어떤 감정의 분출을 겪고 난 후, 영혼을 뒤흔드는 소용돌이가 확산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P33

공포의 대상인 불확실한 악(惡)이 다양한 형태를 띠는 만큼 공포도 여러형태를 띠었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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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0 - 갇힌 여인 2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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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눌러 댓글 달린 글이 지워졌어요!😭
거꾸로 읽기 10권 완료입니다. 다음은 9권!
(오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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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4-02 18:2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브라바!!!!!
어쨌거나 읽기만 하면 장땡입니닷!!!! ㅋㅋㅋㅋ
마지막 권은 ‘되찾은 시간‘ 아닙니까?

청아 2021-04-02 18:26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ㅋㅋㅋㅋ네!민음사10권까지 있길래 시작했는데 도중에 곧 더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청아 2021-04-02 19:40   좋아요 3 | URL
앗 뒤늦게 이해ㅋㅋㅋㅋ👍👍벚꽃구경하다 정신나갔었나봐요ㅋ

mini74 2021-04-02 18: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미미님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시작하신건가요.~ 파이팅입니다 *^^*

청아 2021-04-02 18:28   좋아요 5 | URL
북플 덕분에 한권 클리어 했습니다ㅋㅋㅋㅋ미니님포함 여러분들 덕분👍😆

초딩 2021-04-02 19: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대박 전법!!

청아 2021-04-02 19:5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초딩님 캄솨♡

붕붕툐툐 2021-04-02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짱짱! 제 1권은 언제 끝날지..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밀려 쳐박혀 있습니다..ㅋㅋ

청아 2021-04-03 08:53   좋아요 0 | URL
툐툐님~♡ 저 1권 여러번 실패🥲ㅋㅋㅋㅋ10권을 빌리세용ㅋㅋㅋ😆

서니데이 2021-04-02 2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10권을 다 읽으셨군요.
다음엔 9권부터 계속 앞으로 가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그렇게 읽는 것도 재미있을것 같아요.
미미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청아 2021-04-03 08:52   좋아요 2 | URL
네~♡생각했던 것보다 더 괜찮아요ㅋㅋㅋ앞 일은 안개에 덮혀 있지만 예상하는 재미도 있구요! 서니데이님도 유쾌한 주말 보내세용.😉

scott 2021-04-03 1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미미님 9권으로 !
어제 댓글 수정하려다 사라져서 짠돌이
알라딘 폭퐈 시킬려고 했는뎅 ^ㅎ^

청아 2021-04-03 11:5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scott님 댓글 보고 웃음 폭발 지금 눈물까지ㅋㅋ
묘한 애증관계같기도해요♡
알라딘 scott님한테 젤 잘해야함!!잘 참으셨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