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배고플 때 이리로 와요. 언제라도 도시락 먹고 가요."
사내가 젓가락질을 멈추더니 눈을 똥그랗게 뜨고 그녀를 응시했다.
"알바들에게 말해둘 테니 돈 낼 거 없이 그냥 먹으면 돼요."
"폐, 폐기된 거 말이죠?"
"아니 새거 먹어요. 왜 폐기된 거를 먹어요.."
"알바들.…… 폐기된 거 먹어요. 나 그거... 아주 최고예요."
………
"우리 편의점은 폐기된 거 안 먹여요. 알바한테도, 당신한테도그러니까 제대로 된 거 먹어요. 내 그리 말해둘 테니까."
- P20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 P140

"어쩌다 보니…… 예, 불편한 편의점이..… 돼버렸습니다."사내의 솔직한 고백에 헛웃음이 나왔다. 뭐지? 이런 이색적인 자기 풍자는? 자기가 일하는 편의점을 불편하다고 자처하는 이 중년사내는 여기에 있기 전 무슨 일을 했을까?  - P144

그녀는 쉬지 않고 타이핑을 했다. 어떤 글쓰기는 타이핑에 지나지않는다. 당신이 오랜 시간 궁리하고 고민해왔다면, 그것에 대해 특건드리기만 해도 튀어나올 만큼 생각의 덩어리를 키웠다면, 이제할 일은 타자수가 되어 열심히 자판을 누르는 게 작가의 남은 본분이다. 생각의 속도를 손가락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가 되면 당신은잘하고 있는 것이다. 인경은 연기하듯 대사를 발음하며 동시에 타이핑을 했다. 그녀의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그녀는 그동안 봉인됐던 필력이 풀린 듯 쉼 없이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저녁에 시작된 작업은 어느덧 자정을 넘겼고, 겨울 밤하늘의어둠이 짙어질수록 그녀의 글도 밀도를 더해갔다.
그 새벽, 동네에서 유일하게 불이 켜진 곳은 독고 씨의 편의점과그녀의 작업실뿐이었다.
- P163

나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절대 지치지않는 그녀의 에너지가 부러웠다. 그래서 물었다. 대체 당신을 지탱하는 힘은 무엇이냐고? 그녀가 말했다. 인생은 원래 문제 해결의연속이니까요. 그리고 어차피 풀어야 할 문제라면, 그나마 괜찮은문제를 고르려고 노력할 따름이고요.
- P247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 P252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03-04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04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Oxford Bookworms Library Level 1 : Love or Money? (Paperback, 3rd Edition) Oxford Bookworms Library (3rd Edition)
Rowena Akinyemi 지음 / Oxford(옥스포드) / 200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유한 미망인의 갑작스런 의문의 죽음. 하지만 가족, 이웃들 전부가 용의자로, 사망한 피해자는 모두에게 미움을 받으며 살아왔었다. 과연 누가 그녀를 죽음으로 몰았는가.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잘날 없는 게 아니라 돈 때문에 바람잘날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그리워지는 조금은 뻔한 미스터리 스릴러.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03-01 18: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원서 👌번 째 완독!^^
완독후 오디오로 들으면 귀👂도 영어로 💨뻥^^

미미 2022-03-01 18:21   좋아요 6 | URL
읽고나서 꼭 오디오로 들으며 재독해요! 스콧님이 알려주신대로 저는 쭉👆😄
저 벌써 5권째예요 스콧님🖐

mini74 2022-03-01 20: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다섯권째 우와! 추진력 대단하세요 회근은 언제나 돈 아님 치정이더군요 ㅎㅎ 언제나 응원합니다 *^^*

미미 2022-03-01 20:17   좋아요 5 | URL
워낙 얇아서ㅋㅋㅋ😅
돈과 치장,치정은 땔래야 땔수 없는 범죄의 단골소재인가봐요! 응원 감사해요~♡

새파랑 2022-03-01 2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뻔하다면 범인은 누구? ㅋ 뻔한 미스테리여도 별이 네개군요~!!

미미 2022-03-01 20:22   좋아요 3 | URL
범인을 제가 맞춰서 뻔하게 느껴졌어요ㅋ가족중에?ㅋㅋ별점 때문에 좀 고민했어요 4개만큼 재밌긴 해요!!😄

거리의화가 2022-03-01 2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느덧 5권째시군요. 저는 짬짬이 오디오북이나 킨들 이북으로 읽는 중인데 꾸준한 실천이 있어야 느는 것 같은데 말이죠 실천이 쉽지만은 않습니다ㅎㅎ 미미님 꾸준한 원서읽기 응원드려요^^ 화이팅!!!

미미 2022-03-01 21:32   좋아요 3 | URL
저같은 경우는 아직은 너튜브에있는 오디오북으로 듣는데 나중에 본격적으로 하게됨 킨들 이용하려구요🤭
꾸준한게 젤 어려운것 같아요.거리의화가님도 계속 화이팅입니다!!👍

그레이스 2022-03-01 22: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원서 몇페이지씩 읽고 잔뜩 쌓아놨는데,,, 정신차리고 읽어야겠어요
자극 받음!

미미 2022-03-01 22:51   좋아요 4 | URL
저도 읽다만 원서 꽤 있어요ㅠㅠ 이 시리즈는 굉장히 얇아서 만만합니다ㅎㅎ😆

가필드 2022-03-01 22: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5권째 우와 고고씽 응원드려요 ☺️

미미 2022-03-01 22:52   좋아요 4 | URL
세어보니 벌써 이렇게 되었네요ㅋㅋ감사해요! 꾸준히 읽어볼께요😄

서니데이 2022-03-02 17: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부유한 미망인의 갑작스런 의문의 죽음. - 추리소설 시작으로 잘 어울리는것 같아요.
미미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미미 2022-03-03 11:59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댓글이 넘 늦었네요ㅠㅜ
추리소설 시작같나요? 한번 써볼까요?헤헷😉
날씨가 포근해져서 좋아요! 화창한 하루 보내세요😍

psyche 2022-03-04 0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벌써 5권째! 읽고나서 오디오로 재독까지 하신다니 실력이 쑥쑥 늘겠네요!

미미 2022-03-04 07:55   좋아요 0 | URL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직까지는 느껴지는 변화가 없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분명 늘겠죠?ㅎㅎ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흰 눈송이들이 끝없는 장막처럼 지상을 향해 펼쳐지며 펄럭거렸다. 이 눈의 장막이 세상의 형상을 지우고 사물마다 얼음 거품을 덮어씌웠다. 겨울에 감싸여 가라앉은 이 도시의 광활한 적막 속에서 들리는 소리라고는 쏟아지는 눈송이들이 허공에서 나부대는 소리, 어떤 것이라고 표현할 말이 없는 그 희미한 바스락거림이 전부였다. p.18


모파상은 에밀졸라와 함께 프랑스 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다. 이 책에 담긴<비곗덩어리>는 <보바리 부인>으로 잘 알려진 스승 플로베르에게 '걸작'이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세 개의 단편중 <비곗덩어리>를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줄거리는 보불전쟁의 프랑스가 처한 상황으로 시작한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승합마차를 타고 피난길에 오른다. 먼 여정을 시작하고 얼마안가 모두 몹시 배가 고파진다. 허기를 잊으려 가져온 술을 마시고 복선처럼 이야기를 나누는 승객들.


"그래도 좋네요, 몸을 데워 주고 허기도 잊을 수 있으니." 술기운이 돌자 기분이 나아진 루아조가 농담이랍시고 노랫말 속의 작은 배에서처럼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 노랫말은 승객 가운데 제일 살찐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내용이었다. 돌려서 한 말이긴 하지만, '비곗덩어리'를 암시하는 그 농담은 교양 있는 양반네들을 질색하게 했다. p.29 


'비곗덩어리'는 아름답고 통통한 승객인 엘리자베트를 의미했다 유일하게 음식을 싸온 사람은 매춘부인 엘리자베트 뿐이었다. 그녀의 신분 때문에 깔보고 눈총을 보내던 사람들은 엘리자베트가 준비해온 푸짐한 음식을 나누어먹자 태도가 돌변, 상냥해진다. 그리고 한 목소리로 침략자인 프로이센군을 비판한다. 곧이어 도착한 첫번째 숙소에서 적군인 프로이센 장교가 엘리자베트와 하룻밤을 함께 하고 싶어하고 그녀가 거절하자 승합차가 떠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무 남자하고나 자는 게 저 여자의 직업인데, 누구는 받고 다른 누구는 마다하는 건 대체 무슨 이유랍니까?"p.64


적군을 함께 비난하고 음식을 나누어 준 엘리자베트를 칭찬하던 사람들은 이제는 그녀를 비난한다. 하루하루 날이 지날수록 볼모로 잡힌것에 볼멘소리를 하며 엘리자베트의 희생을 요구한다. 나중에는 일행 중 수녀까지 적군의 장교에게 숭고하게 자신을 희생시키는 애국자가 될 것을 엘리자베트에게 요구한다.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가 인용되고, 이어서 아무 맥락 없는 루크레티아와 섹스투스가 거론되더니, 클레오파트라까지 적의 장군들 모두와 잠자리를 해서 그들을 노예처럼 복종하게 했다는 설명이 붙어 끌려 나왔다.p.65


군중심리와 집단적 이기주의를 떠올렸다. 약한 소수에게 다수는 때로 그 힘을 이용해 매우 냉정하고 냉혹한 모습을 보이기도한다.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 약자의 희생은 불가피한것처럼 몰아가기도 한다. 약자를 배려하고 소수의견을 존중할 때 진정 인간성이 빛을 발하는 것 아닐까? 개인 사이가 그렇듯이 모두가 평화롭고 만족스러울때 서로를 존중하는 것은 비교적 어렵지 않을 것같다. 하지만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다수의 희생과 소수의 희생이 저울의 양쪽에 올라 있을 때, 판단은 결코 쉽지않은 일이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스 2022-02-28 21: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인간의 이기심과 희생양을 보았습니다. 분개하기도 했구요. 어쩌면 아무것도 안하는 태도는 무정함과 무자비함의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미 2022-02-28 21:06   좋아요 5 | URL
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조난당했던 배에서 어린아이의 인육을 먹던일이 떠오르더군요. 그런 문제들을 사회적 차원에서 토론하고 고민해봐야 시민들의 의식이 더 성숙해질것 같아요.^^*

새파랑 2022-02-28 21: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시 열린책들 시리즈 시작하시는군요 ^^ 그 스승의 그 제쟈 같아요 ㅋ 묘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심리를 너무 잘 그린 작품인거 같아요~! 마지막 장면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ㅜㅜ

미미 2022-02-28 21:10   좋아요 4 | URL
이 문제를 소설로 표현했다는게 대단하고 또 놀랍다는 생각을 했어요! <보봐르 부인>아직 안읽었는데 궁금해요ㅋㅋ 마지막 장면의 임팩트!!^^*

새파랑 2022-02-28 21:11   좋아요 4 | URL
보바리부인 초초강추 입니다~!!

mini74 2022-02-28 21: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마차 안과 달라지지 않은 거 같아요. ㅠㅠ 목적이 달성되자마자 모른척 하고 무시하는 이들을 보면서 저도 분노했던 기억이 납니다. 자신들은 합밥적 사랑이라면서 세 부인이 여주인공 무시할때 얼마나 그 위선이 꼴보기 싫던지요 ㅠㅠ

미미 2022-02-28 21:36   좋아요 5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모양만 다르지 오늘 날에도 분명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있죠.ㅠㅠ 소설의 보편적 가치,힘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네요^^*

페넬로페 2022-02-28 22:2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군중심리와 집단 이기심을 정말 잘 표현한 소설같아요~~
앙앙~~
이럴때 인간들이 너무 미워요~~
그리고 우리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요^^

미미 2022-02-28 22:48   좋아요 4 | URL
재개발지역이라던지, 파업에 대한 시선, 임대아파트나 공공주택거주자차별,장애학생차별등 곳곳에 있죠. 그리고 인지하기 힘든 소소한 일들까지..늘 배우고 깨어있어야 볼 수 있는듯 해요. 결코 쉽지않은!^^*

scott 2022-02-28 23: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초딩 때 모파상 단편 읽고 충격을 ㅜ.ㅜ
몇일 동안 잠 못이뤘어요

프랑스 자연주의 사실 주의 작품 모두
플로베르에게 영향!
프루스트 옹도 ^^

미미 2022-02-28 23:48   좋아요 3 | URL
프루스트!! 프랑스 작가들 다 너무 좋아요 스콧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처럼 다 만나고싶어요ㅎㅎ

스콧님은 정말👍
과거로 회귀하고싶네요ㅠ

독서괭 2022-03-01 00:01   좋아요 3 | URL
초딩 때 모파상을 읽은 스콧님 와우👍

독서괭 2022-03-01 00: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작품 넘 재밌었어요~^^ 마담 보바리도 벨아미도 재밌었지만 이 짧은 단편에 담긴 날카로움이 유독 인상적이더라구요.
저도 이 시리즈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미미 2022-03-01 00:04   좋아요 1 | URL
짧은데도 강렬해서 더 깜짝 놀랐어요ㅎㅎ 보바리 빨리 읽고 싶어서 두근두근입니다~♡ 독재자들이 왜 사람들이 소설읽는걸 두려워했는지 알겠어요^^*
 

오늘 라파엘님이 에니어그램이 괜찮다고 하신 댓글을 보고 짬을 내어 해봤습니다. 

재밌네요. 관련해서 저와 같은 결과가 나온 유명인들 있길래 같이 올려봅니다.

일단 김동률이 나와서 너무 좋았고요. 여기 결과를 올린 가장 큰 요인은 김동률입니다. 헤헤

게다가 아인슈타인하고 언제 제가 엮여보겠습니까.ㅎㅎ

이번달은 책을 안사려고 했는데, 네...샀습니다. 변명은 이제 안하겠습니다.ㅜㅜ

북플을 매일 들어온다면 책을 사지 않는 건 힘든 일이죠. 그래도 최대한 도서관 애용하면서 

자제하고 있습니다. 구매한 책들을 소개합니다. 






4.지적으로 교만,오만해지기 쉬울 정도로 지적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5.애정을 과도하게 표현하면 싫어한다. 이거 왠지 웃긴데 좀 아닌것도,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습니다.


원빈ㅋㅋㅋㅋㅋ 그저 웃습니다.ㅋㅋ

이동진 작가님!


왠지 몇 명 빼고는 스타일이 비슷비슷한 것도 같고...근데 왜 죄다 남자ㅋ

타일러도 좋아합니다. 두명 빼고 다 제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신기할따름...

틸다 언니 연기 늘 멋있어요!!!


5번 유형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해석

https://enneagram-app.appspot.com/type5/

















   

   

   

  



사기만 하면 뭐해 읽어야지 미미야....퍽퍽


추가로 메타인지 테스트 영상입니다. 참고로 저는 제가 몇개 맞을지 맞췄어요.흐흐.... 여러분도 해보세요.

메타인지란 생각에 관한 생각.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잘 파악하는지에 관한 능력이라고도 하네요.








에니어그램 테스트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ailab.enneagram





댓글(56) 먼댓글(0) 좋아요(4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2022-02-21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21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21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21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21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persona 2022-02-22 16:33   좋아요 2 | URL
앗 궁금한 대화 발견! ㅋㅋㅋㅋ 재밌는 대화이셨길 바랍니다. ㅋㅋㅋ

미미 2022-02-22 16:38   좋아요 2 | URL
아주 재밌었지요ㅋㅋㅋㅋ🤭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중국의 문화혁명은 "재교육 지도자들에게 세뇌하기 가장 좋은 사람은 죄의식과 죄책감이 가장 발달한 사람, 자아비판에 가장 취약한 사람이라고 가르쳤다. 이런 것을 보면, 마음을 바꾸는 메시지에 가장 취약한 사람은 요동치는 세상에서 자기 자리를 만들려고 발버둥 치는 오늘날의 일하는 여성 같다.
- P206

여성들을 세뇌해 아름다움의 의식을 따르도록 한 결과, 여성은 전세계에서 정치적으로 조용해졌다. 아름다움의 의식이 사용하는 세 가지 요소인 굶주림과 혼란스러운 미래에 대한 두려움, 부채 의식은 전세계에서 분노한 사람들이 조용히 엎드려 있게 하고 싶을 때 정치 지도자들이 썼던 수단이다.

아름다움의 의식은 날마다 영원한 유예라는 전제를 통해 여성이 조용히 있게 한다.
이 종교는 여성의 아름다움이 여성의 것이 아니라고 한다. 옛 종교가 여성의 성이 남의 것이라고 가르쳤듯이 말이다. 그래서 여성은 그런 아름다움을 순수하지 않은 물질이나 기름진 음식, 값싼 로션으로훼손하면 죄책감을 느낀다. 여성의 몸에서 아름다운 것은 여성의 것이아니라 신의 것이다. 

그러나 아름답지 않은 것, 추한 것은 오로지 그녀,의 것이고, 그녀가 죄를 지었다는 증거다. 따라서 어떤 모욕도 감수해야 한다.  - P209

유예는 순종적인 숭배자가 필요한 종교의 튼튼한 기반이다. 그런 숭배자는 어떤 불의와 억압, 학대, 배고픔도 참고 견딘다. 죽으면 하늘나라에서 보상받을 테니까. 유예의 종교가 줄곧 여성의 영역이었던 것은그것이 여성에게 이승의 삶이 아닌 삶에 집착하도록 하고 권력의 축소판을 제공함으로써 진짜 권력을 건들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여성이주축이 된 고대 로마의 엘레우시스 제전과 중세의 성모마리아 숭배에서 오늘날 아름다움의 의식에 이르기까지 국가도 여성에게 이런 활동을 장려했다.
- P210

역사학자 크리스토퍼 래시Christopher Lasch는 《나르시시즘의 문화The Culture of Narcissism)에서 미래에 대한 절망이 어떻게 젊음에 집착하게 만드는지 이야기한다.61 아름다움의 의식은 여성에게 자신의 미래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두려워하도록 가르친다. 자기 몸과 자기 삶을 두려워하며 사는 것은 결코 사는 게 아니다. 그 결과 삶을 두려워하는 신경증이 도처에 있다.  - P211

종교적 죄책감은 여성의 성을 억압한다. 정치 분석가 데비 테일러Debbie Taylor에 따르면, 성 연구가 앨프리드 킨제이 Alfred Kinsey는 "종교적 믿음이 남성의 성적 즐거움에는 거의 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는데 여성의 즐거움에는 할례용 칼만큼이나 깊은 상처를 남겨, 여성은 죄책감과 수치심으로 어떤 즐거움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 P215

외설에 관한 법은 부분적으로 무언가가 여성을 불쾌하게 한다면 그것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러나 포르노 논쟁에서 흔히 쓰는 용어는 이런 문제를 제대로 다룰 수 없다. 외설이나 노출, 공동체의 기준에 관한 논의는 이런 사태,
즉 여성과 어린이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광고와 패션사진, 케이블 TV,
심지어는 만화책에서 "아름다움" 이 포르노의 관습적 이미지들과 결합되는 방식이 여성에게 끼치는 해악을 다루지 않는다.  - P221

남성은 성인 전용 서점에 들어가는 것을 선택할 수 있지만, 여성과 어린이는 성적으로 폭력적인 이미지나 아름다움과 포르노가 결합된 이미지가 집으로따라 들어와도 그것을 피할 도리가 없다.
- P221

아름다움의 포르노와 사도마조히즘은 솔직하고 분명하게 드러내지않는다. 그것은 정직하지 않다. 전자는 여성의 성이 곧 아름다움인데거꾸로 주장한다. 후자는 여성은 강요 및 강간당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성폭행과 강간이 멋있고 우아하고 아름답다고 주장한다.
- P222

프랑스에서는 TV 시청자들이 일주일에 15번 강간을 본다. 그것은 예컨대살인을 보는 것과는 다른 영향을 시청자들에게 준다. 넷 중 하나가 살인을 당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 P224

많은 여성에게 강간 판타지가 있는 것은 그런 이미지를 주로 보는 탓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감지하기 어려운 심리적 이유 때문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러나 지금일어나고 있는 것은 심리적 개인사를 보면 남성과 여성이 그런 장면을통해 그것에 관심을 갖도록 학습되는 것이다. 달리 말해 우리 문화는남성과 여성이 강간에 관심을 갖도록 섹스를 강간으로 그리고 있다.
- P225

검열은 어떤 종류의 성적 이미지와 정보가 유통될 수 있는지도결정한다. 그래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외설이 아니지만 여성의 성적 호기심은 외설이다.  - P225

 여러 문화를 두루 살펴보아도 불평등한 노출은 거의 언제나불평등한 권력의 표현이다. 현대 교도소에서도 옷을 입은 간수 앞에서남성 죄수의 옷을 벗기고, 남북전쟁 전의 남부에서는 젊은 흑인 남성노예가 벌거벗고 옷을 입은 백인 주인의 식사 시중을 들었다. - P227

아름다움의 포르노가 여성에 대한 여성의 태도에 미치는 영향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런이미지들은 여성에 대한 여성의 성적 태도에 무엇을 할까? 비폭력적인 주류 소프트코어 포르노가 남성이 강간 피해자의 말을 믿을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면, 그것이 오래도록 감각을 무디게 한다면, 성적으로 폭력적인 영화가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의 심각성을 점차 사소한 일로 치부하게 만든다면,결국 그들이 여성에 대한 폭력만 에로틱한 것으로 인지한다면, 여성을 대상으로 한 비슷한 이미지들도 여성에 대한 여성의 성적 태도에 그와 똑같이 할 가능성은 없을까? 

증거는 그렇다는 것을 보여준다. 웬디 스탁 Wendy Stock은 강간 이미지에 노출되면 여성이 강간에 성적으로 흥분하는 일이 늘어나고 강간 판타지가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 P230

여성이 자신을 사랑하면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확신하게 된다. 그러면 자기 몸을 무조건 사랑할 것이고, 이는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고 확인하는 토대가 된다. 여성이 자기 몸을 사랑하면 다른 여성이 그들 몸으로 하는 것을 못마땅해하지 않고, 여성이 여성이라는 것을 사랑하면 여성의 권리를 옹호할 것이다.  - P235

여성이 선택할수 있는 성의 표상이 이 두 가지뿐이라면, 여성이 죽을 때까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 P241

남성이 여성의 몸을 보고 성욕을 느끼고 여성의 인격이 불러일으키는 자극에 덜 민감한 것은 일찍부터 그렇게 반응하도록 길들여졌기 때문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시각적으로 덜자극받고 감정적으로 더 자극을 받는 것도 그렇게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성교육에서의 이러한 비대칭은 아름다움의 신화에서 남성의 권력을 유지시킨다. 남성은 여성의 몸을 보고 평가하지만, 그들의 몸은 보고 평가하고 받아들이거나 지나치는 대상이 아니다.  - P246

옛날부터 여성의 몸의맛과 모습에 혐오감을 드러내는 문헌은 엄청 많은데, 남성은 불쾌한맛이 나도 되고 완전히 까무러치게 생겨도 괜찮다. 그래도 여성은 남성을 사랑한다.
그렇지만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만드는 이미지의 홍수는 성 혁명을동반해 남성의 판타지에 영합하지 않고 여성이 두려움에 맞서게 해주었다.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가 여성에게 남성의 가장무서운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여성은 "그들이 우리를 죽일까 봐두렵다" 라고 했다. 남성은 똑같은 질문에 "여성이 우리를 비웃을까 봐두렵다"라고 했다. 남성은 여성의 성을 통제하면 성적으로 평가받을염려가 없다.  - P247

저메인 그리어는 여성이 여성의 성에 긍정적 정의를 내릴 때 자유로워질 거라고 했다. 그런 정의는 당연히 아름다움의 포르노가 여성에게 완전히 중립적이도록 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 세대가 지난 지금도여성에게는 그런 정의가 없다. 오히려 여성의 성이 부정적으로 정의될뿐 아니라 부정적으로 구성되고 있다. 

아름다움의 신화가 여성의 성에개입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성교육이 그렇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여성의 성은 태어날 때부터 안이 뒤바뀐다. "아름다움"이 그것을 대신하도록, 그래서 여성이 늘 자기 몸만 내려다보도록, 남성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 살필 때만 눈을 들어 보도록여성이 이렇게 안팎이 뒤집힌 성애관을 기르는 것은 여성의 성을 억누르는 자연스럽지 못한 세 가지 때문이다. 

첫째는 어린 딸들이 대개아버지의 친밀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는 여성을 여성의몸 밖에 두고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 문화의 강한 영향이다. 셋째는 여성 성의 유기적 발달을 가로막고 남성의 몸이 위험한 것으로 보도록하는 성폭력이 만연한 것이다.
- P250

혼자 하고 싶은 남성의 욕망은 고급문화에서 저급문화까지, 필립 로스 Philip Roth 와앙드레 지드 André Gide, 칼 샤피로 Karl Shapiro, 제임스 조이스부터 남녀가 뒤섞인 청중에 던지는 지저분한 농담에 이르기까지 많은 곳에서 두루 재현된다. 우리는 모두 청소년의 성욕에 관해 안다. 그러나 젊은 여성이 자기 안에 있는 성에 눈뜨는 장면은 관음증 있는 남성을 위한 실물 크기의 모형에서가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다.  - P252

여자아이들은 남성의 몸의 생경한 아름다움을 《파이드로스Phaedrus》나 《도리안 그레
이Dorian Gray》에서 우연히 발견할 수는 있어도 그들을 위한 문화에서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남성의 육체적 매력을 그들에게 여성의 목소리로 말해주는 것은 없다. 그들이 여성 친구에게 얼마나 매력 있는지 말해주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 P254

우리가 보는 책과 영화는 남자아이의 관점에서 그가 처음 여자아이의 허벅지를 만지고 처음 유방을 흘깃 보는 것을 살핀다. 여자아이들은 앉아서 듣고 흡수하면서 자신의 낯익은 유방이 마치 자기 몸의 일부가 아닌 듯 낯설어지고, 의식적으로 다리를 꼬고, 자기 몸을 떠나 밖에서 자기 몸을 보는 법을 배운다. 자기 몸을 낯선 눈길로 욕망의 관점에서 보니, 낯익어야 하고 전체로 느껴져야 할 것이 낯설어지고 부분으로 나누어지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여자아이들이 배우는 것은타인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욕망의 대상이 되고 싶은 욕망이다.  - P254

오늘날 아이들과 젊은 남녀들은 종이와 셀룰로이드로 된 환영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성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보이와 뮤직비디오부터 이목구비가 흐릿하고 눈이 없는 여성지 속 무표정한 여성 토르소에 이르기까지 대량생산되고 일부러 인간성을 말살해 비인간적으로 만든 성이 그들에게 각인되고 있다.

그 결과 젊은이들의 성에 어떤 추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섹스를 폭력으로 재교육하려는 노력이 거의 이겼을지도 모른다.
정신분석가 힐데 브루흐Hilde Bruch는 1960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 여성들을 "거식증 세대"라고 부른다. 외설에 관한 법이 1960년대에 느슨해져 1960년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이 갈수록 폭력적이고 모멸적인 성이미지(젊은 여성들은 거식증을 통해 이것에서 벗어나려고 한다)가 판치는 분위기에서 자랐다. 따라서 우리는 1960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 사람들이
"포르노 세대" 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 P262

 섹스 킬러가 MTV에서는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영국 록 그룹 롤링스톤스Rolling Stones의 〈한밤중에 어슬렁거리는 사람들Midnight Rambler)은 영화 보스턴 교살자The Boston Strangler)에 대한 찬가이고("바로 네 목에 내칼을 꽂을 거야"), 씬 리지Thin Lizzy가 노래하는 집 안의 살인자 Killer in theHouse)는 강간범에 관한 것이고(나는 누군가를 찾고 있어. (…) 나는 너를 찾고있는지도 몰라"), 트레버 루빈Trevor Rubin은 〈토막 살인범 The Ripper)을 노래한다.... - P264

록 음악이 성별 역할에 천착해 그것을 새롭게 보도록 하지 않고기존의 낡은 사도마조히즘을 에로틱하게 그릴 때, 그것은 자신의 전복적 전통에 부응하지 못한다.
- P265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2-02-20 0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밑줄을 많이 그은 것으로 보아, 관심있게 읽고 계신 것 같습니다.
미미님, 내일 날씨가 추울 것 같아요.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미미 2022-02-20 10:47   좋아요 1 | URL
밑줄 너무 많이 올리면 시간도 뺏기고 눈도 아픈데 와닿는 문장이 워낙 많아서요ㅎㅎ서니데이님 포근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