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보다 높은 향기
김재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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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15년간의 이야기가 내게 이토록 오랜 여운을 남길 줄 미처 몰랐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 사실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아 이 핑계 저 핑계로 미뤄두고 또 미뤄두다 결국은 펼쳐 들었다. 그리고 휴일을 꼬박 반납하고 한 호흡에 다 읽어버렸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땐 주인공 브든의 인생이 가여워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 뭉클하고 먹먹한 여운이 아직도 가시질 않는다.

 

주인공 브든은 절친 민수와 축구를 하며 중학생 시절을 보낸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민수의 죽음 소식에 브든은 그 좋아하던 축구를 관두게 된다. 소설에서 주요 인물이라 생각했던 민수의 죽음에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지만, 곧 저자가 민수를 죽이는데서부터 브든의 진정한 성장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는 의도를 알게 되었다. 마치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에서 죽음이 아주 중요한 장치로 작용하듯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차차 상처가 아물어갈 때쯤 브든은 한 소녀와 사랑을 하게 되지만 첫 사랑은 그에게 지독한 아픔만 남기고 떠난다. 절친의 죽음 그리고 첫 사랑의 배신. '브든 너 이 자식 힘내.' 응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세상은 그에게 너무도 가혹해 보였지만, 그는 무너지지 않고 목표를 향해 매진한다. 브든이 불가능할 것 같은 꿈을 하나하나 이뤄가는 모습에서 사랑이란 정말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이구나 하고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그런 그에게 보상이라도 하듯 두 번째 사랑이 찾아왔다.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저절로 아빠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나 사랑했던 그녀마저 갑자기 이별을 통보하는데……

 

생각지 못한 이야기 전개와 반전이 도저히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MIT 공학 박사인 작가가 직접 과학자의 생활을 들려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청춘과 어른의 한가운데, 딱 그쯤 지나는 것일 게다. 어쩌면 브든의 이야기는 뜨거웠고, 설렜고, 아팠던 우리의 청춘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아마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올겨울 지인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로맨스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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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안에 유창해지는 법 - 외국어, 이번엔 진짜 끝낸다!
베니 루이스 지음, 신예경 옮김 / 알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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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그러니까 2015년 1월 1일은 많은 사람이 올 한해는 외국어 하나쯤은 유창하게 배우자고 결심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도 그들 중 한 명이고, 그래서 지금 이 책을 펼쳐 들게 되었다. 사실 2014년 첫날에도 같은 다짐을 했다. 올해는 일본어와 영어를 완벽하게 배워보자고. 하지만 그 다짐은 여러 가지 핑계와 함께 무산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성인이 되어 외국어를 배우면 불리하다거나, 시간이 없다거나, 내가 배울 언어는 배우기가 너무 어렵다거나, 외국어를 배우는 재능이 없다거나, 우리가 외국어를 배울 때 흔히 내세우는 20가지 핑계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반박한다. 내 경우는 직장인이다 보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외국어 습득에 실패하는 사례였다. 하지만 외국어 배우기는 기간이 오래 걸릴지는 몰라도 원하는 목표를 정하고, 이 목표를 위해 매일 다만 몇 분이라도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저자의 조언을 듣고 TV를 보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허비하는 순간을 공부하는 시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막연하게 '올해는 일본어를 아니면 다른 외국어를 배워야지.' 라는 식의 결심은 대부분 실패하기 마련이다. 부정확한 계획보다 구체적인 목표와 기한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책이 3개월 안에 유창해지는 법이라고 만들어진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핑계를 대지 않고 구체적인 목표와 기간도 정했건만 막상 엄청난 어휘들을 보면 지레 포기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긴다. 이에 저자는 무한 반복으로 쓰며 외우는 기계적 암기에서 벗어나 자신이 이용하고 있는 핵심 단어 기억법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 어휘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고 바로 실천할 수 있었던 부분은 '학습 첫날부터 대화를 시도하라.' 이다. 아는 단어가 별로 없는데 어떻게 목표 언어로 대화를 시도해? 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외국어 공부를 시작한 지 고작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더라도 지금 알고 있는 것을 무조건 활용해야 하며, 말하려 노력하고, 실수를 저지르고, 여기서 얻은 교훈으로 다음번 실수를 줄여나가는 등의 과정을 통해 배움을 얻는 수 있다는 말에 바로 수긍했다. 언어를 배우는 첫 순간부터 소리를 내어 말함으로써,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습득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승진, 취업 등 보상을 위해 외국어를 배우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현실적인 보상을 잠시 제쳐놓고 목표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문화와 사람 그리고 역사에 귀를 기울이며 그 언어를 삶 일부로 만든다면 여타 부수적인 보상을 동기로 삼았을 때보다 외국어 습득이 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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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소녀들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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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다니엘은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날을 보내고 있었다. 런던의 삶을 정리하고 스웨덴에 있는 작은 시골 농장으로 이주한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오기 전까지 말이다. 갑자기 걸려온 전화 속 아버지의 목소리는 심상치 않았다. 어머니가 망상에 빠져 제정신이 아니라는 아버지의 말은 다니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아버지와 전화를 끊자 바로 어머니의 전화가 걸려온다. 자신은 미치지 않았고 아버지가 죄를 감추기 위해 꾸민 음모라며 그를 범죄자라고 주장했다. 상반된 주장. 그는 혼란스러웠다. 아버지 말을 믿으면 엄마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되고, 어머니를 믿으면 아버지가 범죄자가 된다. 다니엘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서 있게 되었다. 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는 저자 톰 롭 스미스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라고 한다. 과연 우리는 가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다니엘을 찾아온 어머니의 모습은 그가 알던 그녀의 모습과는 확실히 달랐다. 어머니의 행동은 분명 정상적인 범주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침착하게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던 그는 조금씩 그녀의 이야기에 믿음이 생겼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의 도착할 때쯤 두 사람은 다니엘의 연인 마크의 도움을 받아 택시를 타고 아버지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아버지와 함께 의문의 사내가 자신의 아파트로 찾아오는 것을 목격하는데….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라서 그럴까? 주인공 다니엘의 심리 묘사는 내가 마치 다니엘이 된 듯한 기분을 맛보게 했다. 뿐만 아니라 쫓기고 있는 상황이 너무 긴박해 읽는 내내 초조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다니엘 어머니의 진술로 전개되는 전반부를 그녀의 망상일까? 아니면 사실일까? 저울질해가며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독서 끈이 1~2년밖에 안 되는 내게 톰 롭 스미스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나도 그의 작품인 <차일드 44>는 입소문을 통해 익히 들어 알고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톰 롭 스미스의 <얼음 속의 소녀들>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까지 차분하게 만족해하며 한 호흡에 읽을 수 있었고, 그의 작품 <차일드 44>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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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단식 암도 완치한다 - 사례로 입증하는 암 완치도 돕는 아침 단식
이시하라 유미 지음, 김영주 옮김 / 부광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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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 암환자가 있으면 가족들은 대부분 1~2개월 안에 암 박사가 된다. 독서와 인터넷 검색 그리고 주변인에게 들은 정보로 말이다. 작년, 가을 어머니의 암 소식을 듣고 우리 가족 역시 암에 대한 정보는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2014년 12월 31일 여섯 번째 항암 치료를 끝으로 어머니는 방사선 치료에 들어간다. 병원에 매번 동행하면서 의사들이 하는 말이 있다. '잘 드셔야 합니다. 그런데 살은 찌면 안 됩니다.' 라는 말. 잘 먹되 살은 찌면 안된다라…. 아침 단식으로 암을 완치한다는 이 책에 눈길이 간 이유가 어쩌면 이 때문일지 모르겠다.

 

피가 더러워지면 발진, 염증, 동맥경화, 혈전, 결석, 출혈 등의 정혈 반응을 일으켜 어떻게든 피를 정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반응이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 사람의 몸 안에서는 혈액을 정화하려는 특별한 장치인 바로 '암' 만들어진다고 한다. 암 병동에 있다 보니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전이와 재발이었다. 암세포를 수술로 절제해도 관리를 잘못하면 재발과 전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이 책의 저자는 암세포를 절제했어도 암의 원인인 더러워진 혈액이 제거된 것이 아니므로 몸의 독소를 빼고, 피를 맑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당근 주스 단식을 권하고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 완치, 구취 제거, 당뇨병 극복, 10년간의 류머티즘, 부종, 통증이 완전히 해소되었다는 체험기 등 당근 주스 단식의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물론 당근 주스 단식만으로 모든 병이 다 나았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사례를 보니 당근 주스가 우리 몸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그래서 좀 생뚱맞을지 모르겠지만, 어제 난 휴롬을 주문하고, 당근과 사과를 사왔다. 방사선 치료가 시작됨과 동시에 나는 어머니께 매일 아침 당근 주스를 만들어 드릴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체중 감량이나 혈압, 얼굴색 등 운영 블로그에 추가로 남기도록 하겠다. 당근 주스를 이용한 아침 단식이 어머니와 우리 가족 건강을 되찾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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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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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년, 그러니까 2014년 마지막 날에 마신 술이 과했는지 지금까지 머리가 지끈거린다. 책상에 앉아 멍하니 있는데 책꽂이에 꽂혀있는 샘터 2015년 해오름달호가 눈에 들어와 펼쳐 들었다. 그렇게 샘터 1월호는 2015년 청양의 해의 첫 책이 되었다.

 

2. 만남. 나는 샘터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글인 발행인 글을 좋아한다. 2015년 한해 샘터의 화두는 '만남'이라고 한다. 세상의 모든 출발은 '만남'에서 시작되고, 이 만남은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불치병 그리고 죽음까지 인생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이며 인생의 변화는 결국 '무엇'과의 만남으로부터 비롯된다. 2014년 한해 나는 만나지 말았어야 할 소식과 만났다. 그 만남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 인정하지 않았고, 내 운명을 부정했다. 그래서일까? 2014년 한해를 정리할 때까지 내가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었다. 그런 내게 자신의 운명을 인정하고, 순응하는, 벌거벗은 삶을 만나고 싶다는 발행인의 글은 2015년 올 한해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지침이 되는 것 같다.

 

3. 정리의 달인. 직장인인 내가 작년 한 해를 정리하면서 크게 마음먹은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규칙적인 운동이고 다른 하나는 인맥관리와 정리이다. 직장인이 되어 회사생활을 시작하면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업무보다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에 더 힘들다는 걸 알게 된다. 나 역시 신입 시절엔 모두에게 잘 보이고 싶고 상처받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미움을 받거나 상처받아야 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 후 불필요한 인맥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오래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을 별도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제 2015년 한해는 나만의 인맥을 채우기에 노력할 것이다.

 

4. 나를 바꾼 만남. 올 한해 샘터의 화두인 '만남' 관련 특집이 실려있다. 어린 시절, 선생님이 홀연히 전근을 가신 바람에 몰래 먹은 사과에 대한 사과도 못 하고 소식이 끊기고 말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때 먹은 사과 덕분에 부끄럽지 않게 살 수 있었다는 사연, 고등학교 졸업 후 결혼해 10여 년간 집안 살림만 하다가 우연히 시작한 아르바이트 동료의 한마디에 지금은 취직해 새 삶을 사는 사연 등 여섯 가지 사연이 실려있다. 사연을 하나하나 읽다 보니 인생의 변화는 작은 만남으로 시작한다는 것이 보였다. 올 한해는 낯설다고 힘들다고 어렵다고 어색하다고 쭈뼛대거나 빼지 않고 당당히 주어진 상황과 만나보려 한다. 내 인생도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니까.

 

5. 최고의 다이어트냐 중노동이냐. 대부분 사람이 올해는 꼭, 반드시, 결단코, 다이어트에 성공하리라고 다짐했을 것이다.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며,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등산, 헬스, 조깅 등 다양한 운동을 검색하며 준비했다. 그러다 알게 된 스피닝. 생소한 이름의 다이어트 운동방법. 샘터 1월호에서는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운동이 스피닝이며 건강하게 운동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었다.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건강을 해치지 않고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2015년은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운동을 해서 다이어트에 꼭 성공해야겠다.

 

6. 맺음말. 연말의 들뜬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차분한 1월 초, 샘터 1월호를 한장 한장 넘기며 올 한해는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샘터와 함께 2015년 계획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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