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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 속지 마라 - 내 안의 불안을 먹고 자라는 심리학의 진실
스티브 아얀 지음, 손희주 옮김 / 부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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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심리학. 오늘날 전성기를 맞은 심리학은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책으로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평소에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 대학생활을 누리던 때 교양과목으로 심리학을 수강해보고 심리학에 관련된 도서들을 접해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쉽게 접하는 심리학의 효과(?)와는 전혀 다르다는 걸 알고 꽤 실망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실망감에 빠질수 밖에 없게 된 이유에 정확한 답을 준 책이 바로 이번에 만나게 된 부키의 '심리학에 속지 마라'이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지는데, 첫 번째 부분에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심리 문제가 왜 이토록 큰 문제로 여겨지는지를 분석하고, 두 번째 부분에서 학문으로서의 심리학을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심리상담 숭배의 결과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브 아얀은 오늘날 심리상담사업은 자아를 직시하자는 구호를 앞세우며 많은 이들에게 상담을 받도록 조장한다고 말한다. 심리학 붐이 일어나면서 과다한 조언에 심리학이 보장하던 발전과 성공은 실패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심리학의 속임수에 빠져들고 있다. 왜 우리는 뻔한 심리학의 속임수에 빠져들고 있는 것일까.
아마 학술적 방법의 도움을 받아 삶을 '계획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람의 희망 심리는 교묘하게 이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아마 이런 내용이 담기지 않은 심리학책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글귀는 매혹적으로 들리며 나도 어쩌면 이라는 희망을 준다. 또한, 심리학은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며, 행복의 처방전을 나눠주고, 스스로 삶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이는 잡지 등 언론의 힘을 더해 그 힘을 얻는다. 상처가 많은 현대인은 그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최고의 준비 상태로 언제든지 심리산업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저자는 우리가 어떤 태도로 심리산업을 받아들여야 할지를 7가지 규칙으로 조언해준다.

 

첫 번째 규칙 : 공포감을 주는 것에 기회를 주지 마라
두 번째 규칙 : 적을수록 좋다
세 번째 규칙 : 무책임할 정도로 진지한 것에 대항하기
네 번째 규칙 : 생각하지 않는 시간을 더 많이 갖기
다섯 번째 규칙 : 위험에 대해 용기를 가져라
여섯 번째 규칙 : 비교는 금물!
일곱 번째 규칙 : '제정신이 아닌 상태'도 괜찮다

 

앞으로도 사람들이 간단한 행복의 요리법을 갈망하는 동안 심리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이고, 심리상담 시장에는 이렇다 할 원칙이 없기 때문에 마음 내키는 대로 상담을 하고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믿을 것이다. 심리학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알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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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의 역사 - 역사 속 억압된 책을 둘러싼 모든 이야기
베르너 풀트 지음, 송소민 옮김 / 시공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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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심리가 아닐까. <금서의 역사>를 읽고 싶어진 이유도 바로 정치적 · 종교적 · 도덕적 그리고 기타 이유로서, 출판이나 배포, 열람이 금지된 책을 뜻하는 '금서'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금서'라는 치명적인 유혹을 나는 뿌리치지 못한 것이다. 몇 년 전 일본 소설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도 미국의 일부 고등학교에서 권장소설로 선정되었다가 학부모의 항의로 삭제된 사건이 있었다. 생생한 성적 묘사 때문에 10대 청소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였다. 이런 소식을 접하자마자 갑자기 그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상실의 시대>를 구매했던 적이 있었다. 이렇듯 금서의 유혹은 언제나 강렬하다. 적어도 나한테는 말이다. 허허.

 

 

 

 

이 책은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라 불리는 많은 책이 당대에 왜 금서가 되었는지. 금서가 된 배경에는 어떤 사건이 연류되어 있었는지. 시대적 배경과 함께 정리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금서의 기준은 매우 주관적이고 시대적이다. 앞서 말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나는 군 생활을 하면서 들어왔던 불온서적같이 특정 단체나 정치적 권력에 의해 읽는 것이 금지된 책을 '금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의 책장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금서라는 것이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개념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과거에 사라질뻔했던 많은 책이 저자 자신의 강력한 검열을 통해 금서가 되는 경우를 빼먹고 있었다. 저자는 자기가 쓴 글이나 그림이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 지우거나 없애거나 혹은 태워버렸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원고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스의 아내가 작가이자 비평가인 친구에게 원고를 보이고 알리지 않았다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으리라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다. 자기 검열과 정치적 검열의 이유 말고도 종교적 검열로도 많은 책이 금서목록에 올라가 있다. 가톨릭교회는 수백 년 동안 비판적인 서적을 모두 금지하고 분석함으로써 오로지 자신들만의 성스러움을 주장하려 했다. 가톨릭 금서목록은 1966년에야 비로소 폐지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책이 장작더미에 태워졌는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배척받은 책들. 찢기고 불태워지고 거부당한 책들이 지금까지 살아남게 된 이야기를 막힘없이 풀어내는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 감동하였다. <금서의 역사>를 읽으면서 현재와 그 시대를 동시에 되돌아보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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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구보 씨의 세상 생각
문성원 지음 / 알렙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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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박태원이 발표했던 소설가 '구보 씨'가 2013년에는 '철학자 구보 씨'로 돌아왔다. 철학자 구보 씨로 돌아오기 전에 이미 여러 번 소설가로 돌아온 경력이 있는 구보씨다. 사실 철학 관련 책을 읽을라치면 용어가 낯설기도 하지만 일단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어야 하는 내용이라 쉽게 접근하기 힘들었다. 철학과 무관한 일반인이라면 보통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철학자 구보 씨의 세상 생각>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소설가 구보 씨'를 다시 불러와서 철학자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 책에 불쑥불쑥 등장하는 'Y'라는 여성은 일반인이 철학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대변하고 있다. 철학자 구보 씨가 이야기하면 꼬박꼬박 말대꾸하는 모습이 자못 귀엽기까지 하다. Y의 등장으로 우리는 한가지 문제를 가지고 철학자 구보 씨의 관점과 일반인 Y씨의 관점, 이렇게 두 가지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책에서 구보 씨는 누드모델을 꿈꾸기도 하고, 엉뚱하게 뱀파이어가 되기를 생각하기도 한다. 그냥 쉽게 넘길 수 있는 소재에도 심오한 철학과 생각이 담겨있다. 역시 철학자인가 싶다. 하지만 이렇게 심오한 구보 씨의 생각을 일반인들이 생각하기 어렵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영화나 사회적 이슈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곁들여서 접근하기 쉽게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뱀파이어에 대해 자신의 관점을 이야기할 때는 우리가 이해하기 쉽도록 유명한 영화 '박쥐' 와 '렛미인' 등과 함께 이야기한다. 구보 씨가 알고 있는 내가 몰랐던 영화의 숨은 이야기도 함께 알 수 있어서 계속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아마 처음부터 '악의 반향(反響)' 이라든지 '내적인 것으로 삼투(渗透)' 라는 말을 했다면 바로 덮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철학이 담긴 책인 만큼 항상 쉽지만은 않다. 가끔 구보 씨가 이야기하는 내용이 난해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Y' 가 등장해서 내가 생각했던 의견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 속이 시원하다. 그래서 이 책은 다른 철학 관련 책보다 책장이 쉽게 넘어간 듯하다. 책을 읽다 보면 철학자 구보 씨의 생각은 정말 독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스포츠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에 대해 구보 씨의 생각을 말할 땐 나야말로 뒷골이 땅기는 것을 느꼈다. 페어플레이란 스포츠가 스포츠일 때, 그러니까 아마추어리즘에 충실할 때나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 요즘의 프로 축구처럼 주목받는 스포츠는 모두 돈과 결부되어 있어 과연 페어플레이 정신이 깃들 수 있겠냐는 구보 씨의 생각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철학은 내게 매우 어렵기도 하며 진지한 내용이었기에, 책장을 넘기기 쉬운 소설이나 인문서에 손이 먼저 가는 편이었다. 하지만 <철학자 구보 씨의 세상 생각>은 기존의 철학서와는 달리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이해하기가 쉽다. 구보 씨가 'Y'와 대화하는 것을 읽고 있노라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철학서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철학자 구보 씨의 책으로 친해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구보 씨는 강도짓이 성립하기 위해서도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게 총이 있고 당신을 쏠 수도 있다는 상황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것. 즉, 상대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면 강도 노릇조차 하기 어렵다는 구보 씨. 갑자기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인민군과 국군이 동막골 주민들을 가운데 두고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장면과 구보 씨의 철학이 오버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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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독설 - 내일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니체의 지혜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홍성광 옮김 / 을유문화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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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철학자 중에서 니체만큼이나 대중적인 철학자가 또 있을까. 물론 신앙인들, 특히 기독교인들에겐 혐오의 이름일 테지만 말이다. 니체의 사상은 자세히 모르더라도 니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직장이나 주변에서 니체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독일의 천재 사상가이자 철학자인 니체를 제대로 만나게 해 준 책이다. <니체의 독설>을 읽고 있으면 어느 순간 나를 끌어들이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 속에서 깊고 냉소적이지만 따뜻한 그의 지혜와 사상을 만날 수 있었다.

 

나에게 책이란 필요 때문에 다가올 때가 많다. 무슨 뜻이냐면, 고민이나 풀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면 나는 항상 책을 마주하려 한다. 필요에 의해. 이 책도 철학과 거리가 먼 나에게 필요 때문에 마주치게 되었다. 사실 철학은 내게 매우 진지한 내용이었기에, 상대적으로 책장 넘기기 쉬운 소설이나 인문서에 손이 먼저 가는 편이다. 최근 들어 편중된 독서를 하고 있어 사색이 심어진 철학 관련 책의 필요 때문에 선택한 책이 바로 <니체의 독설>이다.

 

<니체의 독설>은 그의 글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구성된 책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와 알아야 할 지혜와 성찰을 니체의 저서에서 발췌해 모아놓았다. 특히, 니체의 사상이 담긴 말은 크고 굵은 글씨로 적어놨으며 읽기 편한 간결한 문장으로 내용이 곁들여있다. 짧지만 공감 가는 글들이다. 바쁜 일과 중 시간이 있을 때마다 펼쳐서 읽기에 좋다. 그의 생애 동안 기존의 전통적 사고방식을 집어삼키는 그의 독설을 읽고 있노라면 약해진 정신을 가다듬을 수 있어 좋았고, 그의 역설과 패러디로 전하는 방식도 재치가 있어 좋았다. 철학자의 말은 항상 어렵다고 느껴서 먼 나라의 사상가 이야기라는 생각에 읽는 것조차 포기했다면, 이 책으로 친해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마 <니체의 독설>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독설이 될 것이다. 비로소 굳어있던 머리가 제법 굴러가는 것을 느낀다.

 

니체의 독설을 읽고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적어본다.

 

 

 

 

95페이지, 웃음 - 웃음이란 양심의 거리낌 없이 남의 불행을 고소해하는 것을 뜻한다.

 

 

 

 

151페이지, 처세의 지혜 - 평지에 머물지 마라! 너무 높이 오르지도 마라! 중간 높이에서 본 세상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니까.

 

 

 

 

165페이지, 너무 깊이 파악하지 말 것 - 어떤 사물을 너무 깊이 파악하는 사람은 언제까지나 그것에 충실하기가 쉽지 않다. 그는 바로 그 깊이를 드러내 버린 것이다. 그때 언제나 좋지 않은 것을 많이 보게 된다.

 

 

 

 

 

183페이지, 나쁜 기억력의 장점 - 나쁜 기억력의 장점은 동일한 좋은 일을 여러 번 처음으로 즐긴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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