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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평점 :
수요일의 편지
2024.08.07~08.
모리사와 아키오
권남희 옮김
문예춘추사
"나의 수요일을 읽어 주실 당신,
처음 뵙겠습니다."
수요일 우체국이란 서비스가 있다. 수요일에 있었던 자기 이야기를 편지에 써서 수요일 우체국에 보내면, 그곳 직원이 전국 각지에서 모인 편지를 섞어서 무작위로 다른 사람에게 보내 주는 것이다.
이 책엔 3명의 화자가 나온다.
두 아들을 키우는 마흔의 주부. 나오미,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며 프리랜서가 되고 싶지만 두려운 33살의 히로키, 그리고 고등학생 딸을 키우는 싱글대디이자 '수요일 우체국' 직원인 겐지로까지.
나오미는 친구인 이오리의 소개로 평소 자신의 삶과는 다른 '수요일'의 편지를 쓴다. 자신의 꿈인 빵 가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모습으로 말이다.
하지만 나오미는 중고등학생 두 아들을 키우는 주부이며 꿈은 잊고 산 지 오래다. 지금은 쇼핑몰에서 박스를 나르는 단순노동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친구 이오리를 질투한다. 그리고 자신이 꿈을 펼치지 못하는 것은 아이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용기가 없음을 가족 탓으로 돌린 것이다.
하지만 성공한 삶을 편지로 썼고, 이 편지는 프리랜서가 되고 싶지만 두려워하는 히로키에게 가게 된다. 그리고 히로키의 편지는 나오미에게 가게 된다. '수요일 우체국'직원인 겐지로에 의해 말이다.
그리고 그 편지들은 나오미, 히로키, 겐지로에게 삶을 바꾼 기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 책은 "용기"에 관한 이야기다. 꿈을 향해 달려갈 용기 말이다. 그 용기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남들이 보기엔 보잘것없는 이 삶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흔인 나오미, 서른셋의 히로키. 청춘들은 그들의 나이가 많다고 여긴다. 하지만 오십이 넘은 사람이 본다면 그들은 아직 젊다. 오늘의 내가 가장 젊은 것처럼 말이다.
나는 나오미의 이야기가 나올 때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나오미와 비슷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마흔, 주부, 가족들이 모두 잠든 밤 일기를 쓰며 마음의 독을 쏟아내는 것, 그리고 친구를 질투하며, 나쁜 짓도 하나도 안 했는데 인생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투덜대는 모습까지 말이다.
나도 나오미처럼 독을 쏟아내는 일기는 멈추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인생을 즐겨야지! 소설 속 이오리의 말에 따라 말이다.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않는다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주저 없이 한다
남을 기쁘게 하면 자기도 기쁘다
그리고 작가인 모리사와 아키오의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을 읽을 때도 느꼈지만, 참 쉬운 문체로 가슴 깊이 새길 조언을 해주며, 따뜻함을 준다. 화려하게 꾸민 문장보다 소박하지만 간결하고 깔끔한 문장으로 말이다. 너무나 따뜻한 힐링 소설이다.
덧,
무당벌레(lady bug)가 행복을 불러오는 벌레(137p.)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 "그래도 있잖아, 그런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제각기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필사적으로 살고 있는 얘기를 읽으면 뭔가 뭉클해지는 게 좋더라고"
소소하고 평범한 인생. 13p.
● "인생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심각한 인생을 보내게 되고, 인생 따위 놀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생각하면 인생 그 자체가 놀이가 되는 거잖아?" 85p.
● "중요한 것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을 따라 행동할 것. 그러면 일이 순조롭게 풀리든 실패하든 후회할 게 없대."
"자기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그 감정에 솔직하게 살아가면 죽을 때도 후련한 기분일 거라고 말씀하셨어." 99p.
● 다양한 인생이 있어서 좋다.
그리고 각자의 인생은 사랑스럽다. 166p.
● 인생의 방향 전환을 한다.
리스크가 있는 길을 걸어간다.
혹은 이렇게 멋있는 말을 하지만, 역시 두려워서 지금까지 대로 살아간다.
아무래도 좋잖아, 하고 생각했다.
어느 것을 선택해도 정답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길을 선택하는가보다 선택한 길을 자신들이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살아갈지, 그리고 누구와 함께 그 길을 걸을지,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236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