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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분식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4년 5월
평점 :
2024.07.20~22.
유미 분식
김재희
북오션
유미 분식은 작가가 유방암 수술을 마치고 항암과 방사선으로 힘든 치료를 이겨낼 때 집필한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유미 분식의 '김경자' 사장은 암 투병 환자다. 사장의 딸 유미는 어머니의 부고를 알리며, 고마운 손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어머니가 남긴 것을 전해드리고자 초대장을 보낸다. 부고장이 아닌 초대장을 말이다.
그렇게 유미 분식으로 초대된 손님들. 각자의 사연이 담긴 유미 분식의 음식을 맛보며, 김경자 사장과의 추억, 그리고 그 시절의 자신을 추억한다.
실종아동이 좋아하던 돈가스부터, 경찰시험 준비생이 마시던 어묵탕 국물, 유미 분식 사장님이 즐겨 먹는 열무비빔국수까지. 유미 분식의 맛있는 메뉴들과 각자의 사연이 챕터마다 담겨있다.
그리고 그 챕터가 끝나면 어김없이 레시피가 나오는데, 정말 따라 하고 싶은 욕망이 마구 솟구친다.
[유미는 새삼 음식의 위대함을 느꼈다. 추억의 음식을 먹으며 그때의 추억을 돌이켜 헤어지려던 부부를 다시 화해하게 해주었다. 38p.]
유미 분식은 따뜻하다.
왜냐하면 정말 우리 이웃에 살고 있을법한 인물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문제로 헤어지려는 부부, 남자에게 사기당한 과부, 학교폭력으로 은둔형 외톨이가 된 아이, 남과는 늘 다투고 자기 아내는 등한 시 하는 개떡 남편, 실종 아동의 가족, 공무원 시험을 준비를 하는 학생까지. 그리고 암 투병을 하는 유미 분식 사장까지.
그리고 유미 분식은 내가 아는 분식집 느낌 그대로다. 분식집에 가면 tv에선 재방송되는 1박 2일이 나오고 있고, 내가 아는 조금은 철 지난 익숙한 노래들이 나온다. 그리고 김밥과 라면, 떡볶이.
유미 분식은 그 자체로 분식집을 드나들던 그 때로 나를 데려간다. 내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엄마가 암투병을 했을 그 당시로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까지 선사한다.
여태 읽은 힐링 소설 중 가장 따뜻하고 가장 재밌게 술술 읽었다고 말할 수 있는 유미 분식! 과연 반전은 무엇일까?
그리고, 소설을 읽는 내내 떡볶이가 정말 너무너무 먹고 싶은걸 참느라 혼났다.
[누군가 겪는 삶을 나의 부모도 나도 겪고 있는 것일 뿐이다. 별다를 것도 없고 크게 놀라울 것도 없는 일상들이다. 이걸 조금씩 이겨나가면 될 뿐이다.
'이겨 나가자. 매일 조금씩.' 115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