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미래 세력인가 - 배인준의 바른 칼럼
배인준 지음 / 프리뷰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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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오랜 시간 중앙일보에 연재한 칼럼을 정리한 책이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시절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시점까지의 몇년간의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해 개인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는 평론들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보수적인 성향의 인사라서 그런지 책 내용도 한쪽으로 치우친 느낌이다. 다소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독자로서 그렇게 편하고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소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어조가 힘차고 단호하다. 우리 부모님 세대 어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사와 그 분들의 생각을 심도있게 경청하는 기분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했다.

유신체제에 반대하고 신군부의 언론 검열에 맞서 싸운 저자의 이력이 흥미롭다. 이제는 베테랑 논설 위원이 된 그가 날카로운 시선으로 대한민국 정치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나아갈 바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보수 언론에서 흔히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 별로 흥미로운 점이 없었다. 다른 나라의 사례로 제시한 영국, 이스라엘, 독일의 훌륭한 여성 정치인을 소개한 일화 등 배경 정보로 제시한 내용들이 흥미롭게 느껴 졌다. 애초에 책을 읽게 된 계기 자체가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중립적인 시선을 가져 보아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책 내용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읽어서는 원래의 취지에 부합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사로잡아버려 불편한 독서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중간중간 아버지와 책 내용에 대해 토론하면서 조금은 생각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예를들어, 북한 정부에 다소간 우호적인 정치 세력을 빗대어 종북이니 운운하는 부분에서 반발심이 생기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근거를 들어보니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의 독재정권이 지금까지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로 남한의 우유부단한 대처를 지적하고 있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다만 생각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문제에 불순한 의도가 있었다는 식으로 종북, 친북 등의 선정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호도하는 것에는 여전히 동의할 수 없는 심정이다. 어째튼

저자의 말대로 북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먼 시아로 보았을 때, 생활고에 시달리는 북측 동포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일일지도 모르겟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만은 사실이다.

모든 것을 효율성 측면에서만 생각하고, 현 정권 친화적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긴 했지만, 파행적인 국회 운영및 당파 싸움에 골몰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꼬집어 비판한 점이 그 중에서 중립적인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편한 마음으로 읽긴 했지만, 어느 한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지 않다는 불가지론 비슷한 생각에 다시 한 번 빠져들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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