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짦은 작품이지만 한 권의 책으로 나오면서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 답게 작품 이해를 돕는 알찬 정보들이 앞뒤로 꽉 들어차 있다. <이방인>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역자의 말이 초판본과 개정판본 모두 실려 있어서 번역에 있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지 알 수 있고, 카뮈 자신의 미국판 서문과 작가노트를 통해 작가의 생각도 알 수 있으며, 충실한 해제를 통해 작품의 의미를 좀더 고찰해 볼 수 있다.
역자는 [<이방인>의 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제에 맞추어 형식이 선택되었다는 사실, 그 간단한 사실을 기억 (p. 19)]하는 것이라 했고, 카뮈는 [<이방인>에서 아무런 영웅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서도 진실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읽는다면, 그것은 크게 틀린 독법은 아니리라 (p. 22)]라고 했다.
'뫼르소는 표류물이 아니라 어둠을 남기지 않는 태양을 사랑하는 인간, 가난하지만 가식 없이 솔직한 인간이다. 그리고 그에게 일체의 감수성이 부재하기는커녕 집요하고도 깊은 열정, 절대와 진실에 대한 열정이 그에게 활력을 불어넣는다. 중요한 것은 아직은 소극적인 진실, 존재하고 느낀다는 진실, 하지만 그것 없이는 자아와 세계에 대한 어떤 정복도 가능하지 않다는 진실이다. (p. 21)' 라는 카뮈의 설명을 읽으며 <이방인>이라는 작품을 읽기전부터 그동안 내가 기억해온 '이방인'의 이미지는 깨져가고 있었다. 냉정과 냉소가 아니라 문장의 형식 그리고 뫼르소의 진실 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