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맥베스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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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사람]의 시카고플랜 고전문학 시리즈 002

고전을 읽을 땐 가장 원문에 가까운 책을 골라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평소 갖고 있었지만 셰익스피어가 개인적으로 그닥 고전의 반열에 오를만한 작가라고 생각하지 않아서인지 현대어판으로 쉽게 풀어썼다는 맥베스를 별생각없이 펼쳐들었다. (셰익스피어가 위대한 작가임에는 분명하지만 고대고전을 읽으며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작가 스스로의 창조가 아니라 고전에서 많이 인용해왔다는 것을 알고 개인적으로 작가의 그 위대함을 좀 폄하하게 되었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그 유명한 4대비극의 한 작품이면서 짧은 내용에 비해 휘몰아치는 전개가 강렬한 작품이라고들 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검색해보면 엄청난 수의 책이 나오는데 의외로 그 책들 중 대부분이 산문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셰익스피어는 소설로 자신의 작품을 쓰지 않았다. 희곡으로 쓰고 연극무대에 올렸지.

따라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게 된다면 희곡으로 읽어야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워낙 오랜 세월 읽혀지고 무대에 올려진 작품이다보니 각색과 변형이 된 작품도 다종다양했으리라 생각하긴 했지만 '읽기 쉽게 현대어로 풀어 쓴' 다는 것은 문장이 쉬워질 뿐 각색까지는 아닐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맥베스>를 이 책으로 처음 읽은 것이라 원전에 가깝게 번역된 것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 속의 문장 자체만으로도 번역에 문제가 좀 있어 보였다.

75p의 대사 중 개의 종류가 나열되는 부분이 있는데, '하운드와 그레이하운드, 잡종개, 스패니얼, 똥개, 푸들, 삽살개, 반늑대종도 개니까.' 에서 '삽살개'는 한국의 토종개이므로 영국개의 목록에 쓰면 안되지 않을까. 어차피 정확한 개 종류를 쓴 것이 아니라면 그냥 똥개 라는 표현처럼 일반적은 특징을 잡은 개로 쓰면 될 것을... 뭐 개종류 하나가지고 트집잡았다고 할 수도 있을 터이니 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맥더프 내 아내는 어떤가요?

로스 잘 있습니다.

맥더프 내 아이들은?

로스 잘 있습니다.

맥더프 폭군이 그들의 평화를 깨지 않았나요?

로스 네, 제가 길을 나설 때 그분들은 평온했습니다. (p. 129)

맥더프 내 이야기라면 얼른 말해보세요.

로스 당신의 귀가 제 혀를 영원히 혐오하지 못하게 해주세요. 결코 들어본 적 없는 가슴아픈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맥더프 흠! 그렇군요.

로스 당신의 성에 기습 공격이 있었습니다. 부인과 자녀들이 야만적으로 살해당했습니다. 그 살인자 무리의 행태에 관해 더 이상 설명하면 당신의 목숨까지 위험하게 되겠지요. 그러니 전 매너를 지키겠습니다. (p. 130~131)

맥베스의 횡포가 거세졌을때 로스가 맥더프에게 와서 소식을 전하는 장면이다. 다른 날의 대화가 아니고 로스가 도착해서 계속 주고받고하는 대화이다. 그런데 앞에서는 맥더프의 아내와 아이들이 잘 있다고 해놓고 뒤에서는 살해당했다고 말하는 이 대화가, 인물이 바뀐 것도 아니고 계속 맥더프와 로스가 주고받고 있는 대화였는데 이 앞뒤 안맞는 표현이 과연 나만 이상한가?;;; 그래 뭐 비극적인 일을 나중에 말하려는 의도가 있었겠지, 자신이 출발할땐 괜찮았다가 나중에 사고가 생긴걸 알았겠지, 그렇더라도 뭔가 좀더 맥락적으로 자연스럽게 표현되었어야 할 부분 같은데, 뚝뚝 끊겨서 영 앞뒤안맞는 대화가 되어버렸다. 이런 부자연스러운 부분은 사실 곳곳에서 발견되서 작품의 줄거리 파악도 좀 힘들게 한다.

아무래도 다른 책으로 <맥베스>를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원문의 앞뒤 대사가 이상한건지 이 책의 번역이 이상한건지 확인하려면...

여하튼,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오랫동안 읽혀져 온 만큼 그리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만큼 어떤 작품이든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고전은 고전원문에 가깝게 옮겨진 책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은 시간이었다. 역시 쉽게 가면 그만큼 얻을게 없다. 어려운 길은 어렵게 가야 얻어지는 것도 많아지는 법... 그러나 쉽게 가는만큼 그닥 남기지 않아도 된다면 무엇을 읽어도 가볍기만 하면 된다면 어떤 책을 선택하든 그것은 개인의 취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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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강형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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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AP통신·백악관 사진부·로이터 통신 포토저널리스트

강형원 기자의 눈에 담긴 한국의 문화유산

책을 받아본 순간 '아, 이 책은 진짜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보다 사진이 중심이라는 강조점을 보여주는 듯한 큰 사이즈와 컬러판의 사진을 제대로된 색감으로 볼수 있는 최적화된 재질의 책은 표지부터 이미 그 아우라를 넘사벽으로 뿜뿜하고 있었달까.

2020년 나는 한국에 들어와 우리 문화유산을 취재하며 한번 보면 잊지 못할 사진으로 기록하고 한국어와 영어로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서로 사용하는 문자가 달라도 소통할 수 있는 만국 언어이다. 특히 이미지로 정보를 접하는 것에 익숙한 비주얼 세대에게는 사진이야말로 우리 역사와 문화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무엇보다 사진에는 소중한 시간을 영원히 멈추는 힘이 있다. (p. 7) -작가의 말 中-

저자의 직업을 간단히 말하자면 사진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서 미국으로 이민간 저자는 미국식 교육을 받았음에도 한국의 문화유산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않았고 영어권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하면서 한국문화유산이 제대로 번역되지 못해 묻히거나 왜곡되는 것을 안타까워 했던 것 같다. 한국의 문화유산을 제대로 알리고자하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였고 이 책은 그러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진행됐던 것에서 25개의 문화유산을 엄선하여 책으로 엮은 것이다. 사진이 가장 압도적이긴 하지만 한글과 영어로 동시에 설명되어 있는 이 책을 읽다보면 왠지 이 책 자체로서의 유용성과 가치면에서 더욱 빛나는 듯 했다.

크게 세 챕터로 구분되어 소개되는 문화유산에는,

[세계가 기억할 빛나는 한국의 유산]으로 고인돌, 백제 금동 대향로, 경주 첨성대, 신라의 유리그릇,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 종묘 제례와 종묘 제례악, 서원,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골 / [한국의 찬란한 역사를 품은 유산] 으로 연천 전곡리 주먹 도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정문경, 가야, 금동 미륵보살 반가 사유상, 성덕 대왕 신종, 민간 인쇄 조보, 이순신, 독도 / [한국의 고유함을 오롯이 새긴 유산] 으로 토종개, 한글, 하회 별산굿 탈놀이, 온돌, 한지, 증도가자 금속 활자, 김치, 제주마 등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이 역사인문서라기 보다는 걸출한 사진작가의 책이니만큼 감각적인 사진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지만 역사적인 내용도 쏠쏠히 배우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역사덕후라거나 역사책 쫌 읽었다 하는 이들이 읽어도 재밌고 역알못 독자들이 읽어도 재밌을 책이라는 말이다.

첫번째 유산인 고인돌에서부터 길지 않은 내용에서 벌써 흥미로운 관점이 시선을 끈다.

세계에서 고인돌이 한국에 가장 많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일 것이다. 전 세계에 6만여 기의 고인돌이 있는데 그 가운데 4만~4만5천 기가 한반도에 남아 있다는 사실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 옛날 그토록 많은 고인돌을 만들만큼 번성했던 한반도 땅의 인류는 현재의 한국인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저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서양인의 DNA가 고인돌에서 발견된 유골에서 나왔고 '돌'이라는 어원을 쫓아 올라가보면 한자가 우리 문화권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생각까지 해볼 수 있게 된다.

우리의 문화유산 이야기 이기에 뿌듯함은 당연히 깔고 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문역사학자가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바탕으로 사실을 짧고 굵게 전해주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엄청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문화유산 그 자체에 대한 가치를 새삼 다시 느끼게 된다.

그 유명한 백제 금동 대향로에는 한반도에 살지 않는 코끼리, 원숭이, 악어 등이 조각되어 있고, 경주에서 발굴된 유리잔은 기원전 2세기에 이미 로마의 유리잔을 수입할 만큼의 교역력이 있었음을 보여주기도 하며, 전곡리 주먹 도끼는 구석기 인류마저 서양이 우월했다고 믿던 학계의 학설을 완전히 뒤집은 증거였다. 정문경 이라는 청동거울은 현대 과학으로도 재현하기 힘든 최고의 '나노 테코놀로지'기술을 보여주고 있고, 가야의 고분군은 다양한 미스테리를 ㅍ품고 있으며, 성덕 대왕 신종을 옮길 때 새로 제작한 쇠막대기는 결국 사용치 못하고 오래된 녹슨 쇠막대기를 사용해야 했을때 부러지지 않고 그 육중한 무게를 거뜬히 버텨내는 것을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우리 고유의 한지도 우수하지만 종이를 만드는 기술이 우리에겐 삼국시대부터였지만 서양은 한참 후였고 종이가 이모양이니 활자는 당연히 우리가 더 앞선 시기에 활발히 사용하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오래된 금속 활자본 이라고 알려진 '직지'보다 138년 앞선 시기에 사용되었던 금속활자 '증도가자' 이야기는 호기심을 절로 불러일으킨다.

활자말고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들, 유일한 것들이 한반도에는 참 많다.

수학여행가면 사진에 배경으로나 찍히는 첨성대는 원래 모습 그래도 보존되어 있는 천문대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 기상 관측대 이고, 종묘 제례는 동아시아의 왕실 제례 의식 가운데 500년 넘도록 원래의 의식 그대로 지금까지 전해져오는 유일한 왕실 제례의식이며,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 그림은 인류사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 그림과 고래잡이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유산 관련 사진들이라고 해서 박물관에서나 볼법한 그런 사진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월송대 사진이었는데, 이순신 장군의 유해를 임시로 모셨던 그곳이 풀이 나지 않기로 유명하다니... 왜인지 이유가 짐작되지 않는가? 그 이유를 일제 강점기와 연결짓는 내용이 독도 관련해서인데, 강치의 멸종과 향나무 이야기 그리고 토종개 도살이야기는 일제 강점기였으니까 그렇다쳐도 미군에 의해 벌어졌던 '독도 조난 어민 위령비' 관련 이야기는 그동안 미처 몰랐던 내용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웠다.

신선한 이야기도 꽤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품종개라고 하면 진도개와 삽살개 밖에 몰랐는데 동경이, 풍산개, 바둑이, 릿지백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하회탈이 웃는 탈인줄 알았는데 별신굿 탈놀이에 등장하는 12개의 탈을 의미하는 것도 처음 알았고, 너무나 당연한 온돌이 한국에만 있던 고유한 난방 기술이라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아니, 바닥을 뜨듯하게 하는 것에 그 오랜 역사 기간 동안 전세계인들이 그토록 무심할수 있었다니 하면서 ㅋ

문화유산 사진집이라고 할수 있는 책이지만 박물관 도록 같은 책을 생각했다면 책장을 넘길수록 예상밖의 사진에 놀라게 될 것이다.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2회나 받은 사진작가라니 역시~! 하게 된다고나 할까. 표지부터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그 유명한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인데 표지에 떡하니 있는 사진은 뒷모습이다. 그동안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보아왔던 것은 모든 유산의 앞모습만 이었던 것은 아닐까? 그러니 이제 뒷모습 뿐만 아니라 그 이면을 봐야할 때가 온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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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의 중심국 카자흐스탄 이야기
전승민 지음 / 들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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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험과 사료 연구를 바탕으로 쓴 카자흐스탄에 대한 거의 모든 것

역사책 읽기를 좋아해서 이런저런 세계사책을 읽어봤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궁금해지는 곳이 중앙아시아였다. 지금까지 익숙하던 세계사는 알면 알수록 유럽사일 뿐이었고 유럽과 아메리카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역사는 세계사에서 소홀히 다뤄지는 부분이 많았다. 더구나 유럽과 직접적 접촉이 드문 지역이라면 더더욱.

중앙아시아지역 관련 역사책도 읽어봤지만 그 복잡다단한 유목민의 역사를 현재의 각 나라별로 연결할 만큼 자세히 알지는 못하기에 <카자흐스탄 이야기>라는 제목을 보며 드디어 그 궁금증들 중 일부는 해소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책을 펼쳤다.

내가 카자흐스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아제르바이잔에 있는 우리나라 대사관에서 근무할 때(2010~2013)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해를 사이에 두고 카자흐스탄과 이웃한 국가인데, 몽골제국 시대에 카자흐스탄에 들어선 킵차크 칸국과 페르시아에 들어선 일 칸국이 아제르바이잔 지역을 놓고 싸우기도 했다. 아제르바이잔 대사관에 근무하면서 카자흐스탄 국경일 행사나 전통문화 행사에 초대받아가곤 했지만, 당시만 해도 카자흐스탄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 (p. 5) 이 책은 유목 세력에 관한 자료에서 카자흐스탄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부분 및 카자흐스탄에 근무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기술했다. (p. 9)-머리말 中-

저자는 머리말에서 알리고 있듯이 외교관으로서 아제르바이잔에서 근무할때 카자흐스탄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고 이어서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알마티에서 총영사 재직시(2015~2018) 카자흐스탄에 대해 직접적으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이 책을 구상한 것 같다.

목차에서 느껴지듯이 카사흐스탄이 속했던 유목부족의 역사를 주로 서술하고 있는 이 책은 그러나 카자흐스탄의 역사로 정리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국토가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큰 나라이면서, 이 거대한 영토에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 자원과 원소주기율표에 나오는 대부분의 광물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나라이면서, 지리적으로 실크로드의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인 카자흐스탄은 유목민족이 세운 나라이다. 유목민족의 특성상 이동이 수시로 있었고 부족끼리의 다툼과 섞임도 수시로 있었고 그때그때에 따라서 권력의 영역도 수시로 변했기에 카자흐스탄만의 역사를 정리해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카자흐스탄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투르크계 국가이고 이슬람국가이며 가문별 권위가 장유유서 형태로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사회라는 것 정도일 뿐이었다.

유라시아지역에 들고났던 유목세력들에 대해 스키타이, 흉노 돌궐, 카를룩, 오구즈, 킵차크, 몽골 등 부족별로 설명하기도 하고 투르크계 민족적으로 혹은 이슬람계 종교적으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카자흐스탄만의 역사로 정리되지가 않았다. 그 부족들과 민족들과 종교가 카자흐스탄의 역사에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건지 그들의 문화와 삶이 어떠했는지 역사적 통찰 없이 여기저기서 짜깁기한 내용들은 그냥 따로따로 흩어놓았을 뿐이었다. 이럴거면 차라리 잘 구분되지 않는 고대의 역사보다는 킵차크 칸국 이후 러시아와의 세력관계를 중심으로 근현대사를 자세히 설명해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근현대관련 역사는 몇줄 되지 않은채 발전가능성만을 반복해서 강조할 뿐이었다. 짜깁기를 했으되 연결되지 않는 모자이크 같은 이 책에서 카자흐스탄의 역사를 배우기보다는 참고도서에 있는 역사책들을 읽는게 나아보였다. 그나마 참고도서라도 알게 됐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려나...;;;

공직 생활에서 퇴임한 후 아제르바이잔과 카자흐스탄에서 각각 3년씩 근무하며 유라시아 지역에 대해 쌓은 지식과 경험한 것들이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정리해보아야겠다는 결의가 생겼다. 외교관들은 외국에서 근무할 때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익히려고 노력한다. 근무하는 국가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는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어 소통하는 데 유익하고 외교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p. 412) 필자가 유라시아나 카자흐스탄 역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해본 적이 없고, 새로운 관련 자료를 발굴할 역량이 부족하기에 책의 내용에 미비한 점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략) 카자흐스탄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겠다는 의도는 좋을 수 있지만, 부족한 가운데서도 과연 이러한 목적을 이 책이 조금이나마 채워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모쪼록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바라며, 부족한 부분은 카자흐스탄에 더 큰 관심과 열정을 가진 분들이 보완해주기를 기대한다. (p. 414)-맺음말 中-

외교관으로서 3년 근무해놓고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외교관이기에 더욱 그 나라에 대한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고 배우려 노력했다는 점은 크게 존경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겠다는 의도는 과유불급이었던 것 같다. 여기저기서 카자흐스탄에 대한 역사를 골라놓는 다고 해서 그것들이 저절로 엮일 리 없다. 엮는 이의 통찰과 해설이 들어가야 하는 것인데 그 부분을 다른 이들에게 기대하며 마무리하는 이 책을 보며 처음 이 책에 큰 기대를 품었던 나로서는 아쉬울 따름이었다. 차라리 카자흐스탄에서 경험했던 문화와 유산들을 소개하여 자연스럽게 카자흐스탄의 역사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정도에 그쳤으면 낫지 않았을까... 무엇보다도 역사적 설명에서 지도가 없으니 실체적 이해가 되지 않아서 더욱 글자들이 따로노는 기분이었다. 아무래도 중앙아시아의 역사는 어렵더라도 전문역사학자의 책을 읽어야 하려나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낯선 나라인 카자흐스탄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하고 무엇보다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가 없지는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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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위한 변론 - 무자비하고 매력적이며 경이로운 식물 본성에 대한 탐구
맷 칸데이아스 지음, 조은영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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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하고 매력적이며 경이로운 식물 본성에 대한 탐구

인간의 눈으로 본 맛과 멋과 쓸모가 아닌,

진화하는 생명체로서의 놀라운 식물 탐험기

생명체라고 했을때 우리는 대부분 움직이는 능력을 가진 동물류를 떠올리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살아있음이 기준일 생명체라는 단어에는 분명 식물이 속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식물의 그 '살아있음'에 대하여 너무 무심하게 무시해 온 것이 아닐까? 그래서 식물을 위한 '변론'이 필요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식물은 우리가 아는 모든 생명을 책임진다. 지구의 모든 육상 생물 군계까 식물에서 시작하며, 수중 생물 군계도 예외는 아니다. 심해 열수구를 제외한 지구의 수생 시스템 전체가 조류, 해초, 식물성 플랑크톤, 혹은 육지에서 물에 씻겨 내려간 식물의 광합성에 의존한다. (중략) 이렇게 인간의 이야기는 식물과 떼려야 뗄 수 없이 얽혀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식물을 비활성 도구로 취급한다. (p. 5) 나는 아주 잠깐이라도 사람들이 내가 식물을 보는 것과 똑같은 눈으로 보길 바라는 마음에 이책을 썼다. (중략) 나는 이 책에서 사용하는 언어적 표현에서 일말의 자유를 주기로 했다. 다만 나 자신은 인간이 생각하는 어떤 형태로든 식물에게 의식이 있다고 믿지 않음을 명확히 밝힌다. (p. 6) 진화에는 작인이 없고, 진화는 계층적 과정이 아니다. (중략) 진화는 생각도 감정도 없는 자연의 힘이다. (p. 7) -머리말 中-

식물은 생태계의 근간이자 기초이다. 하지만 동물의 멸종은 뉴스가 되도 식물의 멸종은 뉴스가 되지 못하는 세상이다. 아직 자연의 힘에 대한 위기와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스스로 식물덕후를 자처한다. 나도 개인적으로 동물보다 식물이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이러한 책에 끌리곤 한다. 하지만 저자의 머리말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식물에 대한 본성적 자각이었다. 식물을 의인화한다고 해서 식물에 의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진화가 계산되는 것 같아 보여도 진화는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자연만의 고유한 힘이다. 이러한 자각을 충분히 하고 나서 생태계를 대하는 태도가 좋아보였다. 위대한 것을 위대하다고 인정하는 것과 마냥 숭배하는 것은 분명 다른 태도이므로.

식물 역시 서로 다른 필요와 고유한 생존 전략이 있다는 것을 배웠고, 다른 식물과 상호작용하며 보통은 경쟁하지만 때로는 협동한다는 것을 배웠다. 식물도 모두 제각각이다. 겉으로는 모두 똑같은 것들이 모인 초록바다처럼 보여도, 사실은 내가 알지 못하는 개별 종이 어우러진 것이다. 무엇보다 식물은 매력이 넘쳤고, 특히 나처럼 강박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이 보기에는 평생 밝혀내고 부족한 정보로 가득 차 있었다. (p. 31)

저자는 어려서부터 자연이랄까 생태랄까 여하튼 소수의 학생들만 모여드는 분야를 좋아했고 전공으로 배웠다. 졸업후 채굴회사가 진행하던 서식지 복원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자연에서 발생하는 모든 흥미로운 일들이 깊은 정글이나 아프리카 사바나가 독점하는 (p. 21)'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고 주변에서의 생태계 상호작용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비록 첫 복원 프로젝트의 완성형을 보기 전에 다른 일자리로 옮기게 되었지만 그는 자신의 삶에 '공식적인 녹색 혁명이 시작(p. 33)' 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고 이 책은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결과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식물을 위한 변론]이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식물을 탐구하고 알리는 일에 매진하고 있는 중이다.

저자의 본격적인 식물탐험의 시작은 부모님 집 근처에서 정원을 가꾸는 일이었다. 직접 심어보고 관찰하며 인공적인 정원이 아니라 자연적인 정원을 추구하며 '식물 집사'가 되기를 자처했다. 그렇게 '집 안팎에서 식물을 기르는 동안, 나는 생물 종의 중요성을 더 깊이 깨우치게 되었다. (p. 61)' 그 과정에서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던 식물이 알면 알수록 매우 특이하다는 것을 알아가게 되었다.

동물이고 식물이고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종의 번식이다. 자손을 남기고 퍼트리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결국 살 곳 이다. 식물에게도 새로운 영토를 찾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식물도 이동한다' 하지만 그렇게 이동하고 개척해서 살아남는 과정은 쉽지 않기 마련 식물 세계에서의 경쟁도 우리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았을 뿐이지 굉장히 치열했다. '식물의 세계에서 경쟁은 주로 공간과 빛의 문제이다. (p. 144)' 식물은 산불에서 살아남기 위해 불에 적응하는 물질을 생산하기도 하고 토양속의 중금속을 흡수하여 다른 식물을 독살하기도 했다. 그러다 식물을 넘어서 동물을 사냥하고 잡아먹는 종류가 생겨나기도 했다.

동물을 잡아먹는 식물이라고 하면 식충식물을 떠올리며 아~ 하고 아는 척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식물은 동물의 똥을 먹기도 하고 다른 식물을 먹기 위해 모습을 진화시킨 것도 있고 그러다 아예 광합성을 떠나 기생으로 살아가는 식물이 다양하게 있었다. 저자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는 우리 인간은 일반적으로 기생생물을 혐오한다. (p. 222)' 는 것에 대해 '이 혐오의 큰 부분은 분명 우리 자신의 진화적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을 것이다. (p. 222)' 라며 인간이 그동안 자연에 어떻게 해왔는지를 상기시킨다. 인간이 자연에 특히 식물에 기생해온 것은 아닐까? 그러니 이제라도 인간이 자연에 아니 식물에 뭔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실행에 옮겨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식물이 직면한 문제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관해 이야기(p. 225)' 한다.

이 장을 쓰는 지금도 전체 식물의 40퍼센트가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고, 그 원인은 바로 인간이다. 많은 나라에서 삶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으며 전 지구적으로 인간이 이보다 가깝게 연결된 적은 없다. 이는 대단한 업적이지만 그만큼 환경에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기후 변화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p. 229) 기후 변화를 둘러싼 문제를 전달하는 가장 큰 어려움의 하나는 우리가 그것을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라 '일어날' 일로 취급한다는 데 있다. (p. 247)

저자는 서식지 파괴, 침입종, 식물의 유용성에 따른 무분별한 채취 등을 예로 들며 식물이 직면한 문제들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 문제들을 하나로 엮어낼 수 있다면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파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후변화 문제를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라 '일어날' 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저자의 표현이 그야말로 뼈때리는 표현이 아닌가 싶었다. 식물이 처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것이 가장 시급해 보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여기에서도 유전 다양성이 핵심이다. (중략) 남아 있는 전부가 고작 소수의 고립된 개체군이라면 그 종을 한계 밖으로 밀어내는 데 큰 힘이 들지 않을 것이다. 만약 저 개체군의 대부분이 유전적으로 균일하다면 모두 똑같이 변화에 취햑할 수밖에 없다. (p. 248)

동식물의 멸종에 있어 안타까움으로 지나쳐야 할 시기는 지났다. 잡초가 사라지고 지저분한 동물이 사라지고 거슬리는 곤충이 사라지는 것이 일면 편해보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그것은 굉장히 위험한 현상이다. 종의 다양성이 사라질 수록 획일화 될 수록 인간의 멸종시기 또한 앞당겨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너무 거대한 주제 같아서 엄두가 안 난다면 소소하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하면 된다. '무엇보다 우리가 식물과 환경 전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일 중의 하나는 잔디밭을 최대한 없애는 것이다. 잔디를 유지하는 것은 경관을 불모지로 만드는 것과 같다. (p. 252)' 생각해보면 정말 단순한 이치다. 자연을 자연적으로 그대로 두는 것, 인위적으로 강제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것, 그것이 인간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게 말이다.


하여 내 마지막 당부는 다음과 같다. 이 책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가서 주변 식물을 살펴라. 무엇이 그 식물을 남다르게 하는지 배워라. 무엇보다 그 식물의 이름을 익혀라. 식물의 이름은 발견의 문을 여는 첫번째 열쇠다. 이름과 함께 그 식물이 어떻게 기능하고, 어디서 살고 싶어하고, 어떤 다른 생물을 부양하는지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친구를 알게 되듯 식물을 알게 되고 매년 그 식물이 돌아오길 기다릴 것이다. 이런 기대와 흥분이 자신을 둘러싼 더 큰 세상을 인식하게 하고, 기후 변화가 저 식물의 생장과 번식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식물이 차지하는 다양한 생태적 위치를 알게되면, 인간이 그 땅을 빼앗아 차지했을 때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도 인지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자신이 사는 곳에 진정한 뿌리를 내리며 다른 생명체와 더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터득할 것이다. (p.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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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의 나라 - 문화의 경계에 놓인 한 아이에 관한 기록
앤 패디먼 지음, 이한중 옮김 / 반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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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경계에 놓인 한 아이에 관한 기록

미국에서 1997년에 나온 이 책이 2012년에 15주년판으로 다시 나오고 2022년에 한국에 번역본까지 나오면서 저자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리아의 나라>가 문화 간의 소통을 다룬 책인데 이 책이 한국에서 출간되는 것보다 더 나은 본보기가 있을까 싶어서 (p. 13)] 무척 기쁘고도 놀랍다고 인삿말을 전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제가 이 책을 취재하고 쓰는 여러 해 동안 제 책을 볼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곤 했기 때문입니다. 주제가 워낙 막연했으니까요! 실제로 제 친구들은 이런 말로 절 놀리곤 했답니다. "뇌전증 앓는 몽족 아이에 대한 책을 쓰느라 9년 ㅅ체월이라... 근데 말이야, 앤. 책이 나올 무렵에 뇌전증 앓는 몽족 아이 분야라는 틉새시장이 남아 있을까?" (p. 13)

저자가 말하듯이 이 책의 주제는 막연하다. 저자가 어쩌다 뇌전증을 앓는 몽족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건지 알수 없고 이 조사를 통해 무엇을 알아내고자 했던건지 알수 없다. 저자는 의사도 아니고 인류학자도 아니며 어떤 특정 분야의 연구자도 아니다. 저자 소개에 따르면 그저 '전업 작가' 이다. 작가로서 첫 책의 인터뷰 대상자를 왜 뇌전증을 앓는 몽족 아이의 가족으로 정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여하튼 이 책은 출간된 해에 전미비평가협회상을 받았으니 저자 개인적으로는 첫 책부터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수 있겠다.

the spirit catches you and you fall down : a hmong child, her american doctors, and the collision of two cultures 라는 원제를 번역기에 넣어보면 '정신이 당신을 붙잡고 당신은 넘어집니다 : 몽족 아이, 그녀의 미국 의사, 그리고 두 문화의 충돌' 이라고 나오는데 여기서 몽족아이의 이름이 '리아' 이다. 리아는 어려서 뇌전증이 발병했고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미국의 병원에서 리아의 부모와 의사들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고 그럴수록 리아의 병증은 심해져만 갔다.

나는 언제나 가장 볼만한 것은 중심에서 멀어지는 일이 아니라 다른 무엇과 만나는 가장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왔었다. (중략) 9년전 머세드에 처음 갈 때 나는 내가 조금은 아는 미국의 의료 문화와 내가 전혀 모르는 몽족 문화 사이에서 양측의 십자포화에 피격당하지 않는다면 그 둘을 서로 어떤 식으로든 비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그저 내 생각일 뿐이었다. (중략) 나는 상황을 너무 직선적으로 분석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달리 말해 나도 모르게 조금 덜 미국인처럼 생각하고, 조금 더 몽족처럼 생각하던 사고방식을 그만두게 되었다. (p. 18 - 서문 '충돌의 경계에서' 中-)

리아의 부모인 나오 카오 리와 푸아 양은 라오스 북서부 고지대에서 살던 몽족 이다. 몽족은 외떨어진 고산지대 부족으로 자신들의 삶의 정체성과 문화가 굉장히 자립적인 부족이었다. 다양한 약초를 사용한 자연 치유 요법과 샤먼에 의한 의식 등 부족 자체적인 치료법을 신뢰하고 자랑스러워했다. 라오스에서의 전쟁으로 인해 리아의 부모는 태국의 난민캠프를 거쳐 미국에 왔고 그 초창기에 태어난 아이가 리아였다.

몽족 사람들은 다양한 원인 때문에 병이 난다고 생각한다. (중략) 하지만 그들이 꼽는 병의 가장 큰 원인은 혼을 잃어버려서이다. 몽족은 사람에게 혼이 정확히 몇 개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지만 혼이 몇이건 건강과 행복을 위해 꼭 있어야 할 생명의 혼을 잃기 쉽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한다. (p. 32)

리아의 부모는 리아가 태어났을 때 리아의 혼을 리아의 몸에 단단히 붙들어두기 위해 그들의 아파트에서 '혼을 부르는 의식'을 행했다. 가난했지만 그들이 준비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음식을 준비하고 손님을 초대하여 리아의 건강을 빌었다.

저자는 리아의 가족 이야기와 몽족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이야기를 챕터별로 번갈아가며 서술한다. 첫 챕터에서 리아의 탄생을 다루고 다음 챕터에서는 몽족의 기원을 설명하는 식이다. 역사적으로 몽족은 그 어느 나라에도 흡수되지 않으려 투쟁하거나 이주를 거듭해왔기에 중국에서 살던 부족이 라오스까지 내려오게 된 것이다. 중국인들은 몽족을 묘족, 먀오족, 메오족 이라고 부른다는데 '묘족' 출신 연예인이 있었던 것이 생각나 신기했다. 여하튼 몽족은 조국을 가져본 적은 없지만 노예가 되어 본 적도 없는 독립적인 부족으로 오랜 세월 살아왔다.

리아가 3개월 되던 때 (중략) 리아는 눈이 위로 말려 올라가고 팔이 머리 위로 홱 젖혀지더니 결국엔 기절하고 말았다. 리 부부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후 플리 의례를 통해 리아의 혼을 조심히 맞이했건만 (중략) 혼이 리아의 몸을 떠나버린 것이었다. 부부는 그로 인한 증상을 '코 다 페이'로 보았다. 이는 '영혼에게 붙들리면 쓰러진다' 라는 뜻이다. 여기서 영혼이란 혼을 훔치는 '다'를 말하며 '페이'는 붙들거나 친다는 뜻이고 '코'는 벼가 비바람에 눕듯이 땅에 뿌리를 막은 채 쓰러진다는 뜼이다. 몽영사전을 보면 코 다 페이는 뇌전증이라 번역되어 있다. 이 병은 몽족에게 잘 알려져 있으며 이를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양면적이다. 한편에서는 이 병을 심각하고 위험한 질환으로 받아들인다. (p. 49) 그런가하면 몽족은 코 다 페이를 영예로운 병으로 여기기도 했다. (중략) 몽족의 뇌전증 환자는 흔히 샤먼이 된다. (중략) 치 넹이 되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소명이다. 이 소명은 그 사람이 갑자기 아플 때 드러난다. 이것은 코 다 페이를 통해서도, 비슷하게 떨리고 고통스러운 증상이 나타나는 다른 병을 통해서도 찾아온다. 치 넹은 증상을 보고 그 사람이 치유의 영혼인 '넹'을 받아들일 자로 선택되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중략) 몽족이면서 이런 소명을 거부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p. 50) 리아의 발작을 바라보는 리 부부의 태도엔 이런 걱정과 자부심이 뒤섞여 있었다. (p. 51)

이 책의 원제 the spirit catches you and you fall down 는 그러니까 코 다 페이 를 영어로 풀어 쓴 것으로 보여진다. '다'라는 악령이 리아의 '혼'을 잡아가서 '리아'는 쓰러지고 만 것이다. '몽족은 아이들에게 자상한 것으로 유명하다. (p. 51)' 샤먼을 숭상하는 몽족으로서는 리아의 뇌전증 초기 증상에 대해 부모는 축복으로 받아들였다. 다른 자녀들보다 리아에게 더 정성을 다하고 사랑을 주었다. 리아의 발작이 심해져 응급실에 갔을 때 리아의 부모는 '딸의 증세를 '영혼에게 붙들려 쓰러진 병'으로 (p. 61)' 진단하고 있었지만 미국 병원에서 미국 의사는 '뇌의 돌발적인 기능 부전' 인 뇌전증으로 진단했고 서로 의사소통은 불가능했다.

난민캠프에서부터 이미 몽족에게 서양의사들의 이미지는 좋지 않았다. '그들이 주민들과의 관계를 일방적인 것으로 여겼으며 지식은 서구인에게만 있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p. 73)'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지키려 중국과도 싸우고 프랑스와도 싸워서 결국 몽족은 그대로 내버려둬야 하는 민족이다라는 결론만 내리게 했던 그 몽족을 서양의료진은 원시인이나 미개인 혹은 동물 취급했다.

리아가 협조적이라 해도 푸아와 나오 카오는 딸에게 정확히 무얼 주면 되는지 모를 때가 많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리아가 먹어야 할 약들은 너무 복잡해지고 자주 바뀌어서 영어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일지라도 처방대로 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리 부부의 경우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p. 88) 훌륭한 통역자가 없다는 건 의사소통 문제의 일부에 불과했다. 닐은 나오 카오가 '돌담'을 쳐두었으며 때로는 일부러 속인다고 느꼈다. 페기는 푸아가 '아주 어리석거나 완전 바보'인 줄 알았다. 통역을 정확히 해줄 경우에도 그녀의 대답은 말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두 의사는 자신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 중 어느 정도가 의사소통이나 부모의 인격에서 비롯된 것이고 어느 정도가 문화적인 장벽 탓인지 알 길이 없었다. (p. 91)

리아의 발작은 점점 더 심해져갔고 리아의 부모는 병원 약을 믿지 못했던 데다 복용법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리아의 투약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리아의 부모는 몽족의 전통대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리아에게 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의사들이 봤을땐 '제발 이해를 좀 하라며 부모를 마구 흔들고 싶던 기억이 나요 (p. 105)' 라고 회상할 정도였다. 결국 의료진은 리아의 부모를 아동보호국에 신고했고 법원은 부모의 양육권을 박탈했다.

1980년대 초, 라오스 출신 난민들이 머세드에 정착하기 시작할 무렵 MCMC병원의 의사 중 '몽'이라는 말을 들어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새로운 환자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전혀 몰랐다. (p. 116) 의사 댄 머피는 전공의 시절 이 자국(=부항 자국)때문에 프레즈노의 한 몽족 아빠가 감옥에 간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초등학생 아들의 가슴에 있는 부항 자국을 본 학교 선생이 신고를 한 것이었다. 아빠는 감방에서 목을 맸다. (p. 117)

1980년대 말 머세드에서 전공의 생활을 한 데이브 슈나이더는 이런 말을 했다. "언어장벽은 가장 분명한 문제이긴 해도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어요. 제일 큰 문제는 문화장벽이었으니까요. 몽족을 대하는 것과 이외의 환자를 대하는 데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무한한' 차이라고 할까요" (p. 123)

의료진은 의료진 나름대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들이 보기에 몽족은 자신들의 치료행위를 불신하고 치료약을 거부하면서도 아프면 병원에 왔고 의료진의 질문에 답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통역이 없을 때가 더 많았지만 통역이 되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말들만 하고 있었다.

리아는 위탁가정으로 넘겨졌다. 리아의 부모는 이해할 수 없었고 미치기 직전의 상태까지 내몰렸다. '푸아와 나오 카오는 워낙 따뜻하고 자상한 사람이었고 그 아이를 너무 사랑했어요.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그들은 위탁 가정 프로그램의 대상이 돼선 절대 안 되는 가족이었어요 (p. 152)' 라고 위탁모가 말할 정도로 리아의 부모는 리아에게 헌신적이었지만 미국의료진은 리아에게 투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 리아의 부모를 신뢰할 수 없었다.

1961년 임기 마지막 날, 아이젠하워는 대통령 당선자인 케네디에게 라오스가 공산 세력에 넘어가면 남베트남과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까지 따라 넘어가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케네디는 그 말에 동의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1961년과 이듬해 제네바 회의에서 미국, 소련, 남북 베트남, 그 밖의 10개국이 라오스의 중립을 재확인하고 라오스에는 '어떠한 외국 군대나 군 관계자도 파견하지 않는다'라는 새로운 협약에 동의했던 것이다. 바로 여기서 몽족이 등장한다. 미국은 어떻게든 라오스의 반공 정권을 지원하고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으로 뚫은 보급로인 '호치민 트레일'을 차단하고 싶었다. '호치민 루트'라고도 하는 이 보급로는 라오스 남동부이자 베트남 국경 인근의 복잡한 산길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겉으로는 합법성을 유지하며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협약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미국은 베트남엔 갈 수 있어도 라오스엔 갈 수 없었다. 답은 대리전쟁을 치르게 하는 것이었다. (p. 212)

미국 CIA 요원들은 라오스에 비밀잠입하여 몽족 게릴라군을 훈련시키고 무장시켰다. [ 라오스에 투하된 폭탄은 200만 톤이 넘었는데 대부분 미국 비행기가 몽족 거주지에 있는 인민군 부대를 공격하면서 퍼부은 것이었다. 9년 동안 8분에 한 번꼴로 폭격을 위한 출격이 있었을 정도다. 1968년부터 1972년 사이 단지평원 한 곳에 투하된 폭탄의 톤수가 제2차세계대전 동안 미군이 유럽과 태평양에 퍼부은 양보다 많았다. (p. 221) 라오스 몽족은 1970년까지 인구의 3분의 1이상이 자국 내 난민이 됐다. (p. 225) ] 몽족 뿐만 아니라 라오스 내전에 대해서도 알려지지 않은 것이 너무 많았다. 몽족은 미국을 대신해 전쟁을 치룬 자신들이 미국땅에서 받는 난민혜택에 대해 일면 당연한 것이라고 여길수도 있었지만 일반 미국인들은 몽족 난민들이 자신들의 몫을 앗아간다고 여길 수 있었다.

전쟁이 일으킨 가장 극심한 변화는 몽족이 가장 귀하게 여기던 자산, 즉 자급자족의 능력을 잃게 만든 것이었다. (p. 229)

리 부부가 전후 체험을 얘기해주던 밤,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라고 했다. 그러자 푸아가 무표정한 얼굴로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래요, 많이 슬펐지. 하지만 라오스를 떠나올 때만 해도 사는 게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있었어요. 리아가 프레즈노에 가서 더 심해진 때처럼 슬프진 않았지" 처음에 나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3년 동안 푸아와 나오 카오는 라오스에서 아이 셋을 잃었다. 또 총탄과 지뢰와 불의 장벽을 헤쳐나왔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알면서 살던 마을과 나라를 떠나기까지 했다. 제일 아끼는 아이가 치명적인 병을 앓는다 한들 어찌 그때보다 더 나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내가 잘못 알아들은 게 아니었다. 폭력도, 기아도, 결핍도, 망명도 죽음도 아무리 끔찍하다 해도, 적어도 그들이 알고 이해할 수 있는 비극의 영영 안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리아에게 일어난 일은 그 영역 바깥의 것이었다. (p. 285)

우여곡절 끝에 리아는 부모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었고 늘 그랬듯 다정한 보살핌과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지만 발작은 더 심해졌고 결국 뇌사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리 부부는 늘 의료진이 리아에게 약을 너무 많이 먹게 하고 강압적 치료행위를 한다고 여겼다. 이해할 수 없었지만 따르는 수밖에 없었는데 이젠 리아가 곧 죽을 거라고 의료진은 말하고 있었다. 부부는 리아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몽족이 정말 불가사의한 존재임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몽'이란 말을 제대로 발음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전쟁에서 몽족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심지어 그게 어떤 전쟁이었는지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미국 정부가 '조용한 전쟁'을 입단속 하는 작업을 완벽하게 했던 것이다. 몽족에게 화려한 역사와 복잡한 문화, 효율적인 사회 시스템, 부러워할 만한 가족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때문에 몽족은 미국인들의 외국인 혐오증이라는 망상을 투사하기 딱 좋은 빈 스크린이었다. (p. 314)

몽족은 거짓 소문의 주인공이 되기 일쑤였고 독립적인 문화는 유지될 수 없었으며 가족의 위계또한 무너졌다. 하지만 몽족은 다시 뭉치기 시작했고 나름대로 적응법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곧 죽을거라던 리아를 그 부모는 보란듯이 살려냈다. 비록 식물인간 상태이긴 했지만 말이다. 리아는 일곱살이 되었고 나름 건강했다. 리아는 죽지도 낫지도 않았다. 하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리아를 사랑했다.

"리아의 부모는 약을 너무 많이 써서 문제가 됐다고 생각하거든요" (p. 420)

"MCMC사람들 모두에게 이야기하세요. 리아 문제는 가족 탓이 아니라고요, 우리 잘못 이라고요"

(중략) 나는 쇼크 상태였다. 나는 리아게게 패혈증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의 뿌리는 언제나 발작 장애라고만 생각했다. '리 부부가 결국 옳았구나. 리아가 정말 약 때문에 저 지경이 됐구나!' (p. 421)

리 부부가 라오스를 떠나지 않았더라면 리아는 계속되는 대발작으로 영아기나 유아기를 넘기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미국 의학은 리아의 목숨을 지키기도 하고 위태롭게 만들기도 했다. 나는 어느 쪽이 리아의 가족에게 더 상처가 되는지 알 수 없었다. (p. 425)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자 의료인류학자인 아서 클라인먼이 개발한 질문이 다수의 이문화간 의료에 관해 논의한 자료에서 인용된다는 것을 보고 아서 클라인먼에게 리아의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리아의 소아과 의사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느냐고 물어보자 그는 바로 답했다.

이 케이스에선 몽족 환자와 그 가족의 문화가 대단히 강력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그에 못지않게 의학이라는 문화도 큰 자리를 차지한다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 문화가 나름의 취미나 정서나 편향이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의 문화를 제대로 다룰 수 있겠습니까? (p. 431)

저자는 리아의 삶을 추적하면서 리아의 불행이 '타문화에 대한 오해 때문이라는 것에 대해서 확신을 갖게 되었다. (p. 435)' 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러한 확신을 9년간의 이러한 지난한 과정을 통해 얻었다는 것이 나는 더 불가사의하게 느껴졌다.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 하지만 이 책은 1997년에 나왔다. 책 속의 이야기는 1980년대 있었던 일들이다. 그러니까 40여년 전의 결론인 것이다. 지금 당연하게 느껴지는 생각이 당연해지기까지 그토록 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어느 의과대학이나 전공의 과정에서도 이문화간 수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중략) 1996년 미국 가정의학회에서 '문화적으로 민감하고 만족스러운 의료를 위한 핵심 이수 과정 권고 지침'을 마련했다. (중략) 이제는 대부분의 의하도가 이문화간 문제에 대해 적어도 인식은 할 정도가 되었고 때로는 얼핏 아는 체를 하고 지나가기도 한다. (p. 447)

'어떤 사람이 무슨 병을 앓는지 묻기보다는 어떤 병을 누가 앓느냐고 물어보라' (p. 454)

이후 의료계에서 어느 정도까지 인식의 개선이 진행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5살 즈음에 병원에서 사망예정 선고를 받았던 리아는 서른 살 까지 살았고 몽족의 바람은 '미국을 떠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누구이고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 이제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덜 무지했으면 한다는 것 (p. 490)' 이다. 그리고 저자는 '<리아의 나라>가 몽족에 관한 책이 아니라 문화 간의 소통과 불통을 다룬 책으로 제자리르 잡아가길 바란다. (p. 496)' 며 오랜만에 리 가족을 다시 만났을 때 '15년 전 이 책의 서문을 쓸 때 상상했던 것을 들었다. 바로 공통의 언어였다. (p. 499)' 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공통의 언어가 미국의료계 현장에서도 들리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하튼 이제야 이 책을 통해 읽게된 이 공통의 언어가 한국의료문화에서는 이미 낯설지 않은 것이기를 바란다. 한국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때에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도 중요하지만 타문화와 우리 문화가 얼마나 소통하고 있는지도 이제는 생각해봐야 하지 않았을까. 소통하지 않으면 갈등만 격화될 뿐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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