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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학교 - 마음속 날뛰는 감정을 현명하게 길들이는 지혜 48
안셀름 그륀 지음, 배명자 옮김 / 나무의마음 / 2024년 8월
평점 :
육아를 하면서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일상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차렸다.
오늘 아침에도 이유 없이 짜증이 밀려왔다.
예전의 나라면 짜증나는 감정을 필터 없이 아이들과 배우자에게 끼얹어 집안 분위기를 망쳤을 것이다.
잠시 멈추고, '왜 짜증이 나는지'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어제 일찍 자버려서 해야 할 일을 하나도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오늘 일정이 이미 가득해서 어제의 일을 오늘도 하지 못한다.
조급하고 초초한 마음이 짜증으로 나왔다.
나의 감정을 인지하고 있으니 감정을 다스릴 수 있었다.
오늘의 일은 일상 속에 작은 일 중 하나이다.
내가 자각하지 못하고 전달하는 수많은 감정들이 주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 감정을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자각하기 위해 이 책을 꼭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인 안젤름 그륀은 여러 책을 출간한 작가이자 신부님이다.
신학을 기반으로 분석심리학을 접목하여 상처 치유 및 관계 갈등을 해결하는 데 탁월하다.
리더십과 인적자원 상담을 진행하는 상담가이기도 한 그는 수도원의 원장을 맡고 있으며, 영성지도 및 강연과 저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불편한 감정에 이름 붙이기'를 주제로 불편한 감정들이 일어나는 이유를 '타인으로 인한 감정'과, '내 안에 불편한 감정들'을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다.
2부에서는 '내 안의 감정 섬세하게 다시 보기'를 주제로 '화'에서부터 '쾌락'까지 삶의 기준을 발견하는 감정들을 살펴볼 수 있다.
3부에서는 '기분 좋은 감정 천천히 음미하기'로 타인과 함께하는 기분 좋은 감정들과 나를 안정시키는 감정까지 살펴볼 수 있다.
시기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합니다.
- 안젤름 그륀
만년 2등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친구와 함께 하느라 아무리 노력해도 매번 2등밖에 할 수 없는 친구가 있다.
2등만 하던 아이는 1등인 그 친구가 너무너무 싫고, 얄미웠다.
2등 하던 아이의 시기심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더 나은 것, 더 좋은 것
경쟁을 추구하는 사회의 구조가 1등인 친구를 축하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무기력'에 대한 설명을 읽는 동안 인간의 본질적인 부분이라는 점에서 내가 무기력했던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고 공감받는 느낌이 강했다.
우리는 어디서 출발했는지와는 상관없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 안젤름 그륀
이런저런 활동으로 공허함을 채우려 애를 써도 활동 그 자체가 공허함을 남긴다는 부분에 깊은 공감을 한다.
내 안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정말 수많은 활동을 하고, 배우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 활동 자체를 하고 난 후에도 찾아오는 공허함에 무력감이 일어나기도 했다.
책장을 덮으며 사실 내가 나의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누구에게도 허용되지 않았던 감정들은 나 자신조차도 허용해 주지 않았기에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책을 읽어가며, 외면하고 싶은 나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고, 조금씩 내 감정이 무엇인지 인지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이 나의 생활양식으로 내 안에 빼곡히 담겨있다.
이러한 나를 변화시키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처음에는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내가 변화하는 것을 보고 성공했다고 느꼈다.
하지만, 나의 변화는 도돌이표처럼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갔다.
실패를 거듭하면서 성공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공 경험을 꾸준히 쌓아 내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감정 사용법> 책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인지하고, 마주 보면서 수용해가는 기회를 자신에게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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