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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액트
이언 매큐언 지음, 민은영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평점 :
중심적인 내용은 백혈병에 걸렸지만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종교로 인해 수혈을 거부하는
소년에 대한 판결을 내려야 하는 판사 피오나의 메이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단순하지만은 않다.
우선 소년은 종교적인 신념이 강해서 수혈을 거부하고 있다.
수혈을 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게 되는데 아직 죽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듯하다.
죽음에 대해 낭만적으로도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사실 영국에서는 18세 미만의 환자들에게는 결정권을 직접 주지 않는다.
그럼 소년의 부모는 수혈을 받아들여서 아이를 살리게 할 수 있을까?
오히려 부모들의 종교적 신념이 소년보다 더 강하다.
소년의 종교적 신념은 부모의 영향인 것이었다.
차라리 소년을 설득하고, 현실을 깨우치게 하여 소년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어차피 소년은 자기 결정권이 생기기까지 3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나이를 18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소년은 18세 생일까지 3개월을 남겨두고 있다.
참고로, 영국의 법은 자신의 치료를 거부하는 것은 개인의 기본권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의사가 환자를 본인의 의사에 반해 치료하는 행위는 형법상의 폭행죄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 소년에게는 사일이라는 시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일 안에 수혈을 받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해 지는 상황이다.
이를 판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를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첫장에서 아동법에서는 이야기한다.
아동의 양육과 관련한 사안을 판결할 때
법정은 아동의 복지를 무엇보다 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당장 이 소년을 위한 복지는 무엇인가.
소년의 종교적 신념을 이해해주어서 소년와 부모가 원하는 대로
수혈을 거부하도록 하여 목숨을 잃어가는 상황도 지켜봐 줘야하는 것인가.
아이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수혈을 하여 아이의 수명을 연장하게 해줘야 하는 것인가.
책은 단순히 이런 이야기만 다루고 있지 않다.
주변에서 보기에는 명망높은 고등법원의 판사로 허점이 없어보이고,
가사부의 판사로서 오히려 누구보다 잘 지낼 것 같은 그녀이지만,
그녀의 결혼생활 역시 위기이다.
오랜 세월 다른 사람들의 가정사를 굽어보고 조언을 해주는 입장이었는데
그녀에게도 이런 혼란스러운 위기의 순간이 오다니 당혹스럽기만 할 것이다.
또한 위의 사건 뿐만 아니라 그녀가 처리하는 몇몇의 사건들은
우리사회의 가정현실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하는것 같기도 하다.
타인이 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어보이는 가정이지만
그 안에 종교적으로, 정치적으로 가정사를 겪으면서
처음에는 사랑하는 서로다른 남녀가 하나의 가정을 이루었지만
그 안에서 결국에는 분쟁요소로 인해 법원까지 오게 되는 이야기들을 보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