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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리포트 -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이규연 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책을 읽고 난 후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고 부끄러웠다.
이렇게 많은 피해자가 고통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관심받지 못해 더욱 보상받지 못함에 더 아파했을건데도 불구하고
심지어 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대해 알고 나면
더욱 세상이 무서워질까봐 무서운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내자신이
너무 싫을까봐 크게 관심갖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한 내가 이렇게 한심해 보일수가 없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 할 수록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사건은 계속해서 발생할 것인데 말이다.
아마 나도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 처럼 이런 사건을 X이벤트로 생각했기에 때문일 것이다.
X이벤트,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거나 확률로 잡아내기 어렵지만
엄청난 잠재적 파급력을 지닌 극단적 사건을 뜻한다.
책에서는 X이벤트에 대한 예시와 유형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어쨌든 X이벤트로 간주했기에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이번사건만은 그냥 모르고 지나가는게 속편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기에 이번사건이 단순사고가 아닌
대참사로 치닫게 되었다. 이런 배경을 설명하는 3B리스크.
블랙박스, 관료주의, 방관자 효과를 말한다.
이런 대참사의 배경을 이해하니 사건이 왜 이렇게밖에 커질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되고 우리 사회에 깊숙히 문화처럼 자리잡은 이 3B리스크는
또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에
이번사건 역시 제대로 바로잡고 가야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자극을 주기에 이책은 너무도 충분했다.
사건이 시작이라 할 수 있는 1994년 CMIT성분에 대한 잘못된 독성실험인증부터
유공(현 SK케미칼)의 최초 '가습기메이트'의 개발,
2000년에 최다 사상자를 발생시킨 옥시'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분'출시
2002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최초 사례 접수.
그리고 최근 가습기 살균제 수사팀을 확대 구성하고
현재는 사망자 571명, 피해자 2,246명의 발표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책한권을 통해 보면서
죄없는 아이들의 고통과 스스로가 가해자라 생각해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부모들, 목숨을 빼앗아 갔는데도 보상조차 받을 수 없는
피해자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답답한 가슴을 내리쳐보기도 하지만
정작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어 죄송하기까지 했다.
가족을 잃을 슬픔은 아무리 거액의 돈이라도 보상될 수 없을 것이다.
차라리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
그리고 다시는 이런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변화되는 사회가
그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