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이 없다면 텍스트는 맥락없이 부유한다.
어떤 책도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독자의 반응, 언급, 평가가 있어야 의미를 갖는다.˝

정희진은 자신이 편협하게, 편파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이라고 고백한다.

예상 가능한 내용이나 편안한 말, 기존의 언어나 이데올로기를 반복하는 책보다는 ‘전압이 높은 책‘, ‘나를 소생시키는 책‘을 선호한다.

이런 책은 몸과 마음의 평화를 깨는 ‘격동‘을 일으키고 긍정적 의미의 ‘스트레스와 자극‘을 준다. 즉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책, 인생관이 뒤바뀌는 책이다.

그에게 편협한 책 읽기는 ‘독창적 글쓰기‘의 원천이기도 하다. 같은 책이어도 어떤 동기와 관점에서 읽느냐에 따라 글쓰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편협한 책 읽기는 ‘편협하지 않다‘.

편협하게 읽는다는 것은 다른 세계와 만나고 나의 사고방식을 확장하는 과정이다. 독서력과 문장력은 사유의 방향을 바꾸는 문제의식, 질문, 재해석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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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진술에 앞서 양해 말씀드립니다
저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어 여러분이 보시기에 말이 어눌하고 행동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을 사랑하고, 피고인을 존중하는 마음만은 여느 변호사와 다르지 않습니다

고래들은 지능이 높아. 새끼를 버리지 않으면 자기도 죽는다는 걸 알았을거야
만약 내가 고래였다면 엄마도 날 안 버렸을까?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지금도 너는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또 구내식당에 김밥이 나오면 나한테 알려주겠다고해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나의 엄마는 좋은 사람이라는 자식의 믿음을 저버리지 마십시요
그렇게 하면 최상현 군은 상처입을 겁니다
그 상처는 무척 아프고 오랫동안 낫지 않아요
저에게는 좋은 어머니가 아니였지만, 최상현 군에게 만큼은 좋은 엄마가 되어주세요

아직은 떠나 보내기 아쉬워 우리 ‘우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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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2-09-18 18: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폐스팩트럼… 정말 최고의 연기였던 것 같습니다. ^^

북다이제스터 2022-09-18 15:09   좋아요 4 | URL
그리고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역삼역 영어 번역이 궁금했는데요, ㅋㅋ
이렇게 번역했더군요. Kayak, deed, rotator, noon, rececar
번역가의 고심이 느껴집니다. ^^

나와같다면 2022-09-18 15:15   좋아요 2 | URL
배우 박은빈. 대학에서 심리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여러 인터뷰에서 상담심리학을 전공해보고 싶었다고 밝힌만큼 사람의 마음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무언가를 깊이 사랑하고 열정을 품은 성실한 배우를 보는 기쁨도 컸습니다

페넬로페 2022-09-18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본방사수한 드라마입니다.
약간의 논란도 있었지만 그래도 보면 볼수록 힐링되는 드라마였어요^^

나와같다면 2022-09-18 18:25   좋아요 1 | URL
저도 드라마 보는것을 좀 힘들어해서 오랜만에 본 드라마였어요

사소한 약간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의 자폐스펙트럼 장애 차별, 능력주의, 공정과 역차별 담론등을 포괄적으로 다시 바라보게 하는 착한 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약자를 재현할 때의 성실함과 윤리적 태도의 소중함을 알아봐주는 시청자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보여줬구요
 

특정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이다. 인간의 변화는 진저리를 동반한다. 독서에는 반드시 몸의 변화가 따른다. 가벼운 바람도 있고 통곡할 때도 있다. 어쨌거나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여성들이 여성학 책을 읽을 때가 대표적인 경우다

- 진저리를 쳤다 <베니스에서 죽다> 정찬


가장 신비로운 바둑의 세계는 복기(復棋)다. 프로 기사들은 대국이 끝난 직후 복기를 둔다. ˝보이지 않는 창칼˝이 오간 상태. 망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 속에서 다시 배우는 것이다.
˝프로 대국의 복기는 대단히 중요하다. 주요 국면의 수법과 반면 운영, 심지어 전략의 발상까지도 되짚어 분석, 검토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승자와 패자에게 모두 진일보하는 계기가 된다. 복기는 패자에게 상처를 헤집는 것과 같은 고통을 주지만 진정한 프로라면 복기를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복기를 주도한다. 복기는 대국 전체를 되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이며, 유일하게 패자가 승자보다 더 많은 것을 거둘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 복기 <이창호의 부득탐승>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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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법무부장관에 지명된 2019년 8월 9일부터 장관직을 사퇴한 10월 14일까지, 67일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곳곳에 흩어져 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찾아 퍼즐을 맞춰보고자 합니다

이제야 우리는 ‘그때, 무슨일이 있었던가?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단지 ‘조국‘이라는 한 사람에서 끝나는 일이 아님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조국사태‘에 대한 판단이 아닙니다
언론과 검찰 권력들이 덧씌운 프레임 그리고 지워버린 질문과 방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그것을 위해 2019년 8월 부터 10월 까지를 복기하고자 합니다˝
<그대가 조국> 이승준 감독


오동진(영화평론가)-우리안의 광기. 우리안의 파시즘

다큐 <그대가 조국>은 조국 사건을 둘러싼 진실공방을 보여주려 한 작품만은 아니다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보다 이 다큐는 우리 시대가 만들어낸 집단의 광기를 보여주고 기록하려 한다.
그 광기가 작게는 한 개인과 한 가족을 어떻게 망가뜨렸으며, 크게는 사회와 국가 전체를 돌이킬 수 없는 거짓의 나락으로 빠뜨렸는지 그려낸다. 집단의 광기는 곧 파시즘이다.
우리는 우리안의 파시즘을 지난 3년간 뼈져리게 경험한 셈이다.
그 파시즘에 경도됐든 그렇지 않났든 우리 모두는 지난 3년에 대한 책임감을 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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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고와 굶주림에 시달리다 숨을 거둔
故 최고은 작가의 마지막 남긴 쪽지가 가끔 목에 걸린 것처럼 생각난다

˝사모님, 안녕하세요. 1층 방입니다. 죄송해서 몇 번을 망설였는데... 저 쌀이나 김치를 조금만 더 얻을 수 없을까요... 번번이 정말 죄송합니다. 2월 중하순에는 밀린 돈들을 받을 수 있을것 같아서 전기세 꼭 정산해 드릴 수 있게 하겠습니다.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항상 도와주셔서 정말 면목 없고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우리에겐 서로가 서로를 구원해줄 전능한 힘 같은 건 없지만, 적어도 비참하게 만들지 않을 힘 정도는 가지고 있다

이웃을 향한 불신을 거두고 나 또한 최소한의 이웃이 되는 길을 모색합니다


시대의 비극으로부터 일어나 회복으로 이끄는 힘은 세련되고 거창한 말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과격한 우격다짐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 거창하고 과격한 것들에 휩쓸리지 않는 평정과 극단의 열기를 경계하는 온화함에서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의 위기 또한 같은 방법으로 이겨낼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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