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상업용 잡지 모델이 누워 패션 사진을 찍는 그런 공간이 아니라고,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이끌어낸 대통령들과
그 참모들이 치열하게 고민하며 국민들을 섬기던 피, 땀, 눈물의 공간이고 숭고한 역사의 현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문재인 ‘선배’는 대학 동문들 사이에서 평판이 그리 좋지 않았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잘나갈 때 동문들을 도와주고 특히 검찰을 비롯해 공직에 있는 동문들을 요직으로 끌어줄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어떤 사람은 고등학교 후배라면서 문재인 민정수석을 찾아갔다가 학연을 내세워 찾아왔다는 이유로 공적인 자리에서 냉대를 받았다는 소문도 있었다. 내가 얼굴도 본 적 없는 까마득한 선배를 동경하게 된 것은 오히려 동문들로부터 그러한 평판을 들었을 때부터였다


다시금 자랑스러운 대통령
행복한 선진국 대한민국의 시간이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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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아 2023-08-04 17: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금의 정권은 권력놀음에 빠져 지금 뵈는 것이 없지요. 공이고 사고 죄다 자기 이익을 위한 도구요 수단이니까요. 아직도 3년 9개월 여 남았네요, 걷잡을 수 없는 문명적 퇴행을 그저 바라보는 일이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닙니다.

나와같다면 2023-08-04 17:28   좋아요 1 | URL
이 시간이 정말 힘들게 느껴집니다. 남은 시간이 아득하기도 합니다.

세상은 아주 느리게 좋아졌다가 빠르게 되돌아가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어느 젊은 교사의 삶이 자신이 가르치던 교실에서 영원히 멈추어 섰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장소가 가장 마음 아픕니다. 그곳이 아니면 개인적인 사유로 취급되거나 묻힐 거라 여긴 겁니다˝
- 허지웅


7월 20일 강남 한복판 서이초등학교 앞에는
초현실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셀 수 없이 많은 근조 화환이 가로.세로 100m인 학교 블럭 전체를 에워쌌다. ‘동료 교사 일동‘ 명의가 많았다. 인도 양옆에 들어선 화환 사이로는 검은 옷을 입은 추모객들이 줄을 지었다

학교 담장에 붙은 무수히 많은 메모지 중 하나에는 ˝교실을 구해라. 교사를 구해라.
더 많이 죽기 전에˝라고 쓰여 있었다
비 오는 날이었다.검은 옷 입은 사람 몇 명이 메모지가 붙은 곳마다 투명한 천막을 덮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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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서거8주기 추도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중에는 다시 봉하마을에 오지 않겠다고 선언하셨다. 처음에는 그만큼 본인 스스로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결의를 표한 것 정도로 생각했다. 또한 친구이면서 본인이 모셨던 분이기도 한 전임 대통령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깊은지를 생각하면서 감탄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해보니 그것은 우리 참모들에게 주는 강력한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고, 그렇기에 무조건 유능해야만 하고, 그렇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해야 한다.˝는 그런 주문 말이다

벅찬 마음 뒷편에는 너무나 명료하게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완수하기 전까지는, 그게 끝나기 전까지는 오지 않겠다˝는 결의가 있었던 것이다. 또한 그 결의는 대통령 혼자서 지킬 수 없는 것이므로 모든 참모들에게 향하는 메시지였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임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자각하고, 자신과 함께 일할 사람들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밝히신 것이라고 생각했다. 추도식에서 우리도 숙연했다. 청와대로 돌아오고 난 뒤에도 이와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재 창출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들이 추구했던 옳고 아름다운 가치는 임기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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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별 (Unsung heroes)
국가안보를 위해 산화했으나 그 이름을 공개할 수 없는 정부 요원을 가르키는 표현이다

국정원은 2017년까지 국정원에서 순직한 18분을 각각 ‘별‘로 형상화하고 그 아래에
이런 글씨를 새겼다

소리 없이 별로 남은 그대들을 좇아
조국을 지키는 데 헌신하리라

국정원 본관 입구에 있는 ‘이름 없는 별‘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제 우리가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사람들에 대한 예우를 꼬박꼬박 챙기는 나라가 됐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비록 그들의 이름과 공적을 드러내지는 못하더라도, 국가가 반드시 당신의 희생에 보답한다는 약속의 별이기도 했다

2017년 문재인대통령은 국정원 방문의 첫 번째 일정으로 이름 없는 별들 앞에서 헌화하고 묵념을 올렸다. 별 하나가 한 사람의 헌신이었다는 설명에 대통령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2021년 6월 대통령은 다시 국정원을 방문했다. 그 사이 이름 없는 별이 하나 더 늘어있었다
그 별을 보며 대통령은 말씀하셨다

˝이름 없는 별에 그사이 별 하나가 더해진 것에 대해 가슴이 아픕니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이름과 직책조차 남기지 않은 채, ‘오직 국익을 위한 헌신‘이라는 명예만을 남긴 이름 없는 별들의 헌신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별 하나에, 한 사람의 헌신이 담겨있으니,
바라보는 마음이 그렇다. 누군지. 왜 인지
알 수 없다. 물을 수도 대답할 수도 없다

가장 슬프고 아픈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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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 옹졸하게 욕을 하고 // 한번 정정당당하게 /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중에서


조국 전 장관 일가에게 느꼈던 분노가
윤석열 정권 앞에선 꺽이는 것인가?

왜 거악에는 분노할 줄 모르고, 불의를 보면 참고 제 불이익에만 민감하고 사소한 악에만 분노하는 것인가?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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