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시작부터 끝까지 울분을 참기 어려웠다. 처음과 끝을 다 아는 실화임에도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유독 가정을 끌어들이게 하는 사건들이 있다

- 국무총리 공관 정문에서 전두환을 체포했다면
- 30사단이 행주대교를 제대로 막았다면
- 신사협정을 받지 않고 8공수가 서울로 진입 했다면
- 국방부장관 노재현이 육본 벙커에 왔을 때 전두환을 직위해제하고 체포명령을 내렸다면


12.12 군사 쿠테타가 실패했다면
80년 광주는 평화로웠을까?

그 날의 총탄은 결국 5월의 봄에 숱한 시민들을 향해 발사될 것을 영화를 보는
나는 안다

반성도 참회도 사과도 없는 자 전두환은
천수를 누리며 자연사할 것을 나는 안다


김오랑 소령을 분한 정해인 배우의 전사 장면이 가슴에 많이 남는다
김소령의 부인 백영옥씨는 충격으로 실명하고 이후 부산 영도 자택에서 실족사 사체로 발견된다

극중 정우성이 연기했던 장태완 장군의 가족의 삶은 심히 비참했다. 가택연금 중에도 서울대 간 아들은 야산에서 의문사 당했고, 장태완 장군이 별세하고 아내분은 자살을 했다


권선징악도 사필귀정도 아닌 마지막까지 분노로 끝나버리는 영화의 결말 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지만 상영관 곳곳에서 들려오는 훌쩍임은 저항군의 가슴 시린 메아리로 느껴진다

이제 대한민국의 진짜 봄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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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1-29 2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볼까 고민했는데 봐야겠어요.
허구도 들어 있겠지만 막연히 알고 있었던 사실을 정확하게 알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두환의 하나회가 지금 검찰의 상황과 똑같다고 하더라고요.

나와같다면 2023-11-29 21:09   좋아요 2 | URL
영화를 보고 분노를 참기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사 사조직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의 반란은 단지 옛날 일이 아닙니다. 인물과 논리를 바꾸어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세력은 현재에도 있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11-30 0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재밌지만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기 때문에 영화관을 나오면서 가슴 아프고 비참했습니다.

정의로웠던 이들의 말로는 비참하고 악한 이들은 천수를 누리고 호의호식하고 가네요.

나와같다면 2023-11-30 05:06   좋아요 1 | URL
슬퍼서가 아니라 분노를 참지 못해서 너무 괴로웠습니다.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하고. 전두환 노태우를 국민 대화합의 차원이라는 명목아래 죄를 묻지않고 사면 시킨건 또 다른 범죄를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화가 납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12-05 10:21   좋아요 1 | URL
저는 대통령의 사면권, 사면제도는 없어져야 할 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ㅠ
 

똑같은 영화를 보아도 사람마다 영화에서 건져 올리는 장면은 제각각이다. 해석도 천차만별이도. 문제의 근본이 다르고 상처가 다르고 욕망이 다르기 때문이다.
영화는 그 지점을 건드리고, 통찰을 통해 자신의 심리적 위치가 어디인지 알려준다

하나의 영화를 무심코 반복해서 보고 있다면 그 영화를 통해 자신의 숨겨진 욕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욕망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이렇듯 우리는 이미 삶 속에서 스스로를 치료하기 위해 영화를 활용하고 있다

영화 치료는 그 장면이 왜 인상적 이었는지에 대해 깊은 숙고의 시간을 가진다. 그러다보면 자신도 미처 몰랐던 무의식에 잠겨있던 또 다른 자신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우린 천국에서 만나게 될거야
만일 천국이 없다면 당신과 있었던
이곳이 천국이었어
- 쓰리 빌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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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3-12-05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한 책이네요^^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드려요~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8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사람들이 한꺼번에 죽는 대형 참사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겠지, 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러길 간절히 바랐다

159명이 목숨을 잃은 2022년 10월 29일의 비극. 파장을 떠안은 건 희생자. 유족. 생존자뿐은 아니었다. 참사는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시민들 마음 곳곳에도 생채기를 남겼다. 골목길을 걷다가 당한 압사사고 였다.
어쩌면 나였을지 모르는 죽음 앞에 누군가 몸을 떨었고, 안전하지 못한 사회에 무력감을 느꼈다

이 책이 이태원 참사 이후 자신들을 스스로 외로운 곳에 두어 고통을 온전히 홀로 견뎌내고 있을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들에게 닿기를 바란다. 당신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있음을 꼭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너무 오래 홀로 고통받지는 않기를

슬픔 속에서 뭐라도 해보려는 사람들의
그 ‘뭐라도‘ 때문에, 그나마 우리는 무사히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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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3-12-05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던 사건입니다. 그리고 피해자 유가족들을 대하는 정부와 사회의 태도는 세월호 때와 변함이 없는 거 같아 더욱 가슴 아프네요.

나와같다면 2023-12-05 14:49   좋아요 1 | URL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윤석열 정부는 그날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해 이제라도 반성하고, 유족들 앞에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명명백백 밝힐 것을 약속해야 한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야말로 국가가 해야할 진정한 애도일 것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가 뛰어난 이유는 어둠과 밝음을 동등하게 가치롭게 다룬다는 점이다.
건강한 사람이 밝은 일상을 유지하는 것도 가치롭지만,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이 치료를 받으며 일상을 유지하는 일 또한 무척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긴다고 이겨지는 병도 아니고
버틴다고 낫는 병도 아니야.
그 다음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맡겨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들어.
10초 뒤에 죽을 거 같을 때, 그때 옆에서 널 챙겨줄 수 있는 사람들 말이야
그 사람들이 널 숨 쉬게 해줄 거야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은 하나다
아프다고 도와달라고
옆에 있어 달라고 말할 수 있는 나만의 안전장치를 찾는 것
답답한 일상에서 숨 쉴 구멍 하나를 찾는 것


현재를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참 칼날 위에 서 있는 것과 같습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 과거는 이미 지나 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현재라는 칼날 위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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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구 지하철 참사, 세월호 참사, 9.11 테러, 갑작스러운 참사와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그들 스스로를 살게 한 말들을 적고 있다


세월호는 나에게 적어도 세 가지 질문을 안겨주었다

첫 번째, 우리가 다시 만나면 어떤 이 야기를 해야 할까?

두 번째, 죽음이 그토록 아쉽고, 사라지는 모든 인간적인 것이 그토록 슬픈 것이라면 삶이란 무엇일까? 삶이 이미 죽음에게 도둑맞고 있는 중 이라면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야 삶의 소중함을 지킬 수 있을까?

세 번째. 이 위험한 세상에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구할 수 있는 것을 구하라, 아직 구할 수 있을 때!˝
크게 봐서는 이것이 유족들의 이야기다. 진실이 그토록 중요한 것은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다. 현실을 더 낫게 고치기 위해서다. 아이들을 만나면 부모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너는 구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네 덕분에 다른 사람들을 구했어. 나를 용서해줄 수 있겠니? 그날 너를 구하지 못한 것을?˝


연대 : 원하지 않았지만 내가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일로 알게 된 모든 것을 당신께 알려드릴게요. 온 힘을 다해 당신을 도울게요. 당신은 나 보다 덜 슬프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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