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Maus]는 그래픽 노블 역사에 남을 명작이라는 평을 받는 작품이다. 그래픽 노블 사상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은 작품이고, 만화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확장했다

이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유대인의 이야기를 생존자의 자식이 그대로 다뤘다는 점 때문이다

생존자인 부친(블라덱 슈피겔만)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늘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그 영향으로 고집불통에 인종차별주의자로 묘사되지만 아들인 주인공(아트 슈피겔만)은 부친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부친을 비롯한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남긴 ‘불가항력의 재앙‘과도 같았던 홀로코스트의 잔학성과 비극성이 더욱 부각된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며 서사가 전개되는
[쥐 Maus]의 연출은 과거가 그저 단절된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 이어지는 사건임을 암시한다 또한 이는 특정한 역사를 통과한 사람이 그 이후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사람이 세상과 맺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주목하며 ‘역사 이후의 삶’을 명료하게 드러낸다

나는 궁금했다. 국가가 거대한 파도를 만나 거칠게 출렁일 때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뒤바뀌는지. 혼란 속에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으며 어떤 삶을 어떻게 이어갔는지 말이다

신께서는 왜 이런 고통들을 쓸어버리지 않으시는가? 어쩌면 신은 우리에게 서로를 부축하라고, 서로에게 의지처가 되어주라고 명하시는 것인지도 모른다. [쥐 Maus]의 등장인물들은 그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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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손해인 삶이 있을까?

‘잘못된 삶 소송‘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나았다며 장애를 진단해내지 못한 의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의 한 유형이다
이 소송은 우리에게 태어난 것이 태어나지 않은 것보다 손해일 수 있는가라는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태어남은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믿음을 품고 있다. 나는 그의 변론을 지지한다


김원영은 표준적인 신체만 아름답다고 설정하는 미디어의 힘에 맞서 장애, 질병, 가난, 외모 등 모든 차이를 뛰어넘어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며 차별받지 았을 권리가 있으며 우리는 존엄하고, 아름다우며, 사랑하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이며 누구도 우리를 실격시키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좋은 책은 읽고 나서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생각의 변화든, 행동의 변화든, 책을 읽기 전과 조금씩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 책이 나에게는 바로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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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1-02 2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와같다면님 연휴 잘 보내셨나요.
2024년이 되었습니다.
올해도 좋은 일들 가득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새해복많이받으세요.^^

나와같다면 2024-01-02 21:50   좋아요 2 | URL
늘 한결같고 성실하신 서니데이님과 책 친구여서 참 기쁩니다 💜
서니데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 아무것도 아니야, 쪽팔린 거? 인생 망가졌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거?
다 아무것도 아니야!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모든 건물은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바람, 하중, 진동 있을 수 있는 모든 외력을 계산하고 따져서 그거보다 세게 내력을 설계하는 거야. 항상 외력보다 내력이 세게,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있으면 버티는 거야˝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상관 없어.
내가 널 알아.˝

정작 이선균 본인은 대사처럼 버티지 못하고 결국 죽음을 택했다
더는 버티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왜 버티지 못했냐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마음이 앞선다

많은 순간 나를 좋은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했던 ‘나의 아저씨‘를 떠나보낸다

부디 평안함에 이르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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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2-29 2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의 아저씨의 마지막 대사가 생각납니다.
정작 본인이 평안에 이르지 못했어요.
저 너머 세계에서 평안을 이루기를 바래 봅니다.

나와같다면 2023-12-29 21:26   좋아요 3 | URL
동훈이가 지안이한테
“나 너 알아” 라고 믿어준 장면이 생각납니다

그 힘든 과정속에 단 한명이라도 자신의 편에 서서 믿어주는 사람이 있었기를.. 그래서 그 따뜻함으로 가는길이 덜 추웠길 바래봅니다

부디 평안함에 이르렀기를
 

선진국 대한민국의 환호뒤에 가려져 있는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에게 빚을 갚아야 한다. 그 빚에 기초해 우리는 선진국을 당겨 쓴 것이다. 이제는 그 빚을 갚을 시간이고 그 방법은 사회권을 강화하는 제도적 변화이다

-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의 정신에 기초하여 국정을 운영했고 대한민국을 최초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시킨 정부다

-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자체도 문제지만 계층이동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 노동자가 죽지 않게 하는 비용 > 노동자가 죽은 후 치러야 하는 대가
죽은 후 벌금 몇 푼 내는 것이 훨씬 싸기 때문이다. 저 부등호의 방향이 바뀌지 않는다면 노동자는 계속 죽는다

- 사회지도층이 1년에 800명씩, 고귀한 업무 중에 이토록 어처구니없게 목숨을 잃는다면 사회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 A씨니까 괜찮다. 게다가 A씨는 협력 업체, 하청 업체 노동자, 비 정규직, 일용직이다

- 여전히 빈곤은 만연하고 불평등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면, 그 성장은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까

[가불 선진국] 은 우리 사회의 연대와 공존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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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도 괴이하다. 재계에선 “만화 같다”, “초현실적이다”라고들 한다. 지난 12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벌 2~3세들과 함께 부산 국제시장을 찾아 벌인 일명 ‘떡볶이 먹방’ 얘기다.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중장년의 남성들이 시장 한복판에서 일렬로 대열해 떡볶이를 들고 있다. 짙은색 양복에 붉은 계열 넥타이로 ‘깔맞춤’까지 했다. “들어요, 들어” 대통령 한마디에 일제히 떡볶이를 먹기 시작한다. 대통령의 눈치를 보기도, 웃으며 열심히 먹어보기도 하지만 표정들이 이내 굳는다. 몇몇은 ‘냅킨’ 한 장 얻지 못했는지 손으로 연신 입가에 묻은 떡볶이 국물을 닦았다

이 장면이 괴이한 건, 재벌 2~3세들이 오로지 떡볶이를 먹기 위해 거기에 갔다는 점에서다. 정말 그게 다였다. 국제시장 방문은 윤 대통령이 “시민들과 소통하고 상인을 격려하는”(대통령실) 자리였다. 엑스포 유치 실패 후 낙담한 부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 기획된 정치행사다. 아무리 ‘제왕적 대통령’ 이라지만 21세기에 그것도 자신이 주인공인 정치행사에, 역시 권력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내로라하는 재벌가 오너들을 단체로 불러다가 세워놓고 떡볶이를 먹일 수 있는 대통령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정권과 기업이 정말 파트너로서 협력하려면 어디까지나 수평적이고 동등한 관계가 되어야
국익을 위한 활동이 진정한 명분과 의미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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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3-12-25 1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발 저런 역겹고 우스꽝스러운 쇼좀 안했으면 해요.
한편으론 저런 모습이 통하는 유권자도 있으니 저러겠지 싶은 서글픈 마음도 듭니다.

나와같다면 2023-12-25 12:47   좋아요 0 | URL
오랜 정경유착의 역사속에서도 재벌 총수들이 줄줄이 대통령 떡볶이 들러리 선 모습은 처음 봅니다. 가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