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판은 아주 복잡하고 정교하고 섬세하게 짜여 있거든?
혼자 외줄 타기 하며 살아가는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길과 인연이
더 많은 게 인생이야

그러니 무자비한 어려운 앞에 크게 좌절하거나 거칠게 흔들릴 것 같으면, 종교를 가지든 철학을 공부하든 신념을 지니든 하다못해 사자성어 하나라도 등 뒤에 놓고 기대 살면서
항상 네 삶의 자리를 지켜내라, 알았지?”

삼신할머니가 아기를 세상으로 데리고 나오며
아기에게 건네준 말이 참 깊게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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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우주를 이해하는 일이다. 공부를 온전하게 하려면 당연히 과학을 알아야 한다. 나는 인문학을 공부했지만 나 자신을 안다거나 세상을 이해했다는 자신감을 얻지 못했다. 과학을 공부하고서야 이유를 알았다. 내가 무엇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왜 존재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 내가 누구이고 내 삶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했다. 진리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인간의 행위와 사회의 역사를 해석했다. 자신감이 부족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마터면 더 교만한 사람이 될 뻔 했다.

기껏해야 과학교양서였지만 꾸준히 읽으니 배운 게 없지는 않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재미를 느꼈다. 때로는 짜릿한 지적 자극과 따뜻한 감동을 받았다. 과학 공부가 그런 맛이 있는 줄은 몰랐다. 먹는 것은 몸이 되고 읽는 것은 생각이 된다. 나는 여러 면에서 달라졌다. 내 자신을 귀하게 여긴다. 다른 사람에게 너그러워졌다.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이 덜 무섭다. 인간과 세상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품지 않으려고 애쓴다. 어떤 문제에 대해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따져본다. 인문학의 질문을 다르게 이해한다. 오래 알았던 역사이론에 대한 평가를 바꾸었고,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책을 쓴 철학자를 존경하게 되었다. 꽃과 풀과 나무와 별에 감정을 이입한다. 오로지 과학 공부 덕은 아니겠지만 과학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이만큼 달라지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 이야기를 하려고
이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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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찍는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 ERIK JOHANSSON

지금 우리 앞에 놓여있는 현실이 너무 퍽퍽하게 느껴져서 일까? 그 이상의 것을 상상하며 즐길 여유가 없기 때문일까?

나는 지금 현실 세계에 없는 무언가를 보고 싶었다

누군가 당신에게 “너는 아직 몰랐겠지만 사실은 달의 모양이 바뀌는 이유는 누군가 매일 달을 교체해주기 때문이야”라고 속삭인다

터무니없는 소리라 치부할 수 있겠지만 그 누군가가 ‘에릭 요한슨’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제로 그는 꿈속에서나 볼법한 밤하늘의 달을 바꿔단다는 상상을 현실로 실현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그의 작품 ‘Full Moon Service’에선 서비스 센터 직원들이 차량에서 달을 꺼내 하늘의 달고 있는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돼 있다

우리는 사소하지만 소중한 순간들을 기억하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잠시 현실너머 어디쯤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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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일이 되면 신문에선 역사상 한 표차로 승부가 갈린 선거 사례를 들며 투표를 독려하지만, 4,4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등록된 직접선거에서 한 표차로 운명이 바뀔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바로 그 이유로 모두가 자신의 한 표에 의미를 부여치 않고 투표장으로 향하지 않게 된다면 이 선출시스템은 단숨에 무너지고 만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선의에 기댄 시스템이라기보단 어떤 믿음, 우리가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힘에 기댄 시스템이다

하여 아무리 찍을 후보가 마땅치 않더라도 사람들은 다시 투표장으로 발을 옮긴다

민주주의라는 이야기를 지탱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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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씨는 지난 몇 달 새 상식이 기절할 정도의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노동자들이 한 주에 120시간도 일할 수 있어야,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 이하라도 사 먹을 수 있게 해야, 말기 환자에게는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약도 쓸 수 있게 해야 해야,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검출 되지 않았다,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에서나 하는 것, 출산율이 낮은 건 페미니즘 때문, 집이 없어 청약통장 안 만들었다, 인문학은 대학 4년이나 대학원까지 공부할 필요 없다 등등

이런데도 그가 ‘상식의 아이콘‘ 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공정과 상식이 뭔지 모를 정도로 무식한 사람들은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정과 상식이 뭔지 알만한 언론인이나 자칭 ‘진보 지식인‘ 이 이렇게 주장하는 건 자신들의 ‘악惡‘을 드러낼 뿐입니다. 무식은 용서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악惡‘을 용서해선 안 됩니다

불공정과 몰상식에 ‘공정과 상식‘이라는 이름을 붙인 언론인과 지식인들은 언제나 반인륜적 국가 범죄의 공범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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