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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사토 겐타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개정판)》을 읽고서···.
사토 겐타로 저, 서수지 옮김의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개정판)》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의약품이 어떻게 문명을 발전시키고, 제국을 세우며, 때로는 지배와 착취의 도구로 활용되었는지를 깊이 있게 조명한 교양서이다. 이 책은 단순히 약의 성분이나 의학적 효과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약물이 등장한 역사적 맥락과 그것이 세계사에 미친 파급력을 다층적으로 풀어낸다.
책은 총 11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의약품은 언제 어떻게 탄생했는가?’라는 도입부를 시작으로, 비타민 C, 퀴닌, 모르핀, 마취제, 소독약, 살바르산, 설파제, 페니실린, 아스피린, 에이즈 치료제까지 각각의 약물을 중심으로 서술된다. 각 장은 약의 개발 과정과 함께 그 약물이 사용된 전쟁, 제국주의, 질병과의 싸움, 의료 혁신 등의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단일한 과학 기술이 사회와 역사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예를 들어, 퀴닌은 말라리아에 대한 효과로 인해 유럽 열강이 아프리카 내륙으로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으며, 페니실린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수많은 병사의 생명을 구하고 전후 세계 질서 재편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또한, 에이즈 치료제의 개발과 보급 과정을 통해서는 현대 사회의 보건 문제와 제약 산업의 구조, 글로벌 불평등 등의 문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는 약이 단순한 치료 수단이 아니라, 특정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 속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했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정보가 많아지고 과거 인류보다 휠씬 똑똑해진 현대인들도 의약품의 효능을 판정하는데 필요한 능력을 충분하게 지녔다고 말하기 어렵다. 약국을 한 바퀴만 둘러봐도 과학적으로 무의미하게 여겨지는 건강식품이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35쪽>
이 책이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의약품은 언제든지 권력과 자본, 이념의 논리와 결합할 수 있으며, 그 영향력은 때로는 총보다도 강력하다는 점이다. 약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선택적으로 배분되거나 특정 집단을 통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약을 통해 인간 사회의 복잡한 권력 관계를 드러내며, 과학기술이 결코 중립적이지 않음을 강조한다.
독자로서 이 책은 약이라는 존재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만든다. 우리가 쉽게 넘겨버리는 알약 하나에도 수백 년의 역사와 수많은 사람들의 생애, 그리고 정치적 결정들이 얽혀 있다는 사실은 매우 인상 깊다. 이 책은 단지 의학이나 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뿐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유익한 통찰을 제공한다.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은 약의 발견과 발전 과정을 통해 인류 문명의 궤적을 조명하며, 의약품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계사를 새롭게 읽어내는 힘을 가진 책이다. 단순한 역사 지식 전달을 넘어,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성찰하게 만드는 교양서로서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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