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 개정판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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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 스릴러의 대가 마이클 코넬리 최고의 역작 [시인] 개정판이다. 작가의 책은 배심원단이 처음이었고, [시인]은 두 번째로 읽은 작품이다. 추리소설을 오랜만에 읽기도 하였고 병원 신세를 지다 보니 일주일 동안 읽은 것 같다. 책을 덮고 난 후 충격에 헤어나지 못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고 할까. 스티븐 킹은 소설을 보고 좀처럼 놀라는 일이 없는데 [시인]의 마지막 장면은 정말 충격이었다고 한다.

 

나는 죽음 담당이다. 죽음이 내 생업의 기반이다. 내 직업적인 명성의 기반도 죽음이다. 나는 장의사처럼 정확하고 열정적으로 죽음을 다룬다.p12

 

살인사건 전문기자 34살 잭 매커보이는 쌍둥이 형 션의 죽음을 전해 듣는다. 형사였던 션은 테레사 로프턴의 살인 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괴로워하다. 자신의 자동차에서 자살을 선택했다. ‘공간을 넘고, 시간을 넘어라는 유서 한 줄을 남겼다. 유서는 에드거 앨런 포의 시구였다. 잭은 다른 경찰관 자살사건에서도 포의 시가 발견됐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것은 자살을 가장한 연쇄살인범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형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내기로 마음먹는다. 션은 악몽을 꾸었고 심리치료도 받게 되었고, 션이 죽은 장소가 20년 전 새라 누나가 죽은 곳이기도 하였다. 3년 전부터 살인 전담 형사를 일곱 명이나 살해한 연쇄살인범을 FBI가 추적하고 나섰다.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현장에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에서 따온 시 구절을 남긴다는 이유로 시인이라고 명명된 범인은 피해자들의 죽음을 자살로 위장하려고 시도했다. 잭은 당분간 기사를 쓰지 않는 조건으로 사건에 합류시켜 주었고 첫눈에 반한 요원 레이철과 함께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놀이공원에서 아이들의 사진을 몰래 찍고 있는 글래든은 매표원의 신고로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글래든은 아동성애자였고 그가 나올때는 3인칭으로 쓰였다. 10살 미만의 아이들을 좋아하고, 자신도 어릴 때 성적 학대를 당했는데 자신처럼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죽였다고 했다. 벨트런이 최고의 친구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많은 사내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거기서부터 조사해 볼 생각이고 모든 사건을 관통하는 열쇠가 바로 아이들이다. 글래든도 벨트런의 피해자인 한 명이었다.

 

내가 선택한 사냥감이 바로 너였어.p666

 

691페이지 되는 분량인데 끝으로 갈수록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범인을 지정해났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대놓고 범인은 글래든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이렇게 짜릿한 반전에 반전인 소설 오랜만이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포는 바람둥이에 술꾼 마흔 살에 죽었고 볼티모어에서 한참 동안 술을 마신 뒤에..글에 에드거 앨런 포의 책도 궁금해진다. [시인]을 읽고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죽어 마땅하지만 그 뒤에는 나쁜 어른이 있다는 것이 마음을 씁쓸하게 했다. 시월이지만 여름처럼 더운 날씨가 계속 되는 요즘 짜임새 있고 줄거리도 흥미진진한 [시인]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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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나, 예리! 특서 청소년문학 22
탁경은 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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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서재에서 다섯 명의 작가들이 스포츠를 주제로 청소년 문학 단편집 [달고나, 예리!]를 출간했다. 스키, 야구, 축구, 달리기, 수영 총 다섯가지의 스포츠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다섯 작품 중 표제작인 <달고나, 예리> 달리는 고등학생 나예리를 줄인 말이다. 작품 한편이 끝날때마다 작가의 말이 실려 있어서 작품의 배경도 알 수 있다.

 

[스키를 타고 싶어 탁경은]

민아는 스키를 그만두었다. 제대로 실력을 갖추기전에 재능이 없는지 있는지부터 따지니 국가대표 후보군이 될 수 없다면 아무리 스키를 좋아하고 잘 타도 소용도 없는 거라고 확신했다. 세상이 온통 하얬다. 눈이 얼마나 많이 온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엄마는 할머니가 전화를 안 받으신다고 발을 동동 구르셨다. 주택에 사시는 할머니가 고립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민아는 이때다 싶어 스키 플레이트, , 헬멧을 꺼내고 고글, 미니 눈삽을 찾았다. 할머니 한테 가기로 했다. 그때 눈의 신이 속삭였다. 웰컴, 민아. 너를 기다렸어.

 

[마구 주원규]

김민호는 투수외에 다른 포지션을 생각해본 적이 없을만큼 재능이 있다. 유명 야구부가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지만 아버지가 야구부 감독이어서 뒷말이 나왔다. 민호의 공이 어디로 움직일지 몰라 포수가 제대로 공을 받아낼 수 없는 게 문제였고 마구가 되어버렸다. 악마의 재능을 가진 준빈에게 밀리지만 민호는 경기에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 아버지 김감독은 너처럼 던지라고. 마구처럼.

 

[나는 스트라이커! -정명섭]

시골에서 서울로 전학을 오게 된 혜지는 둥치가 크고 힘이 세다고 시골마녀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놀림을 받는다. 감독의 권유로 축구부에 들어가 스포츠만큼은 순수하게 경쟁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삶이 힘들어질수록 스포츠에 열광하는지도 모르겠다.

 

[달고나, 예리 임지형]

학교 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예리는 이유 없는 자퇴를 하고 싶다고 하였다. 중학교 동창이던 환희는 은따였지만 달리기로 극복하였고 마라톤을 권유 받는다. 생전 집 앞에서도 뛰어본 적이 없던 내가 마라톤 대회 10킬로미터를 준비한다고? 엄마는 달리다 그만둘 생각이면 시작도 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예리는 무사히 통과했다. 자퇴를 안 하겠다는 결심은 장담 못하겠지만 다음번에 하프코스를 뛰어보고 생각해보기로 했다. 지금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LIFEGUARD 마윤제]

유지는 엄마를 따라 낯선 도시로 자주 이사를 한다. 어느 해변 마을에서 중년 남자와 여자아이와 함께 살게 된다. 어릴 때부터 수영을 배운 유지는 진희에게 수영을 가르쳐준다. 여름이 끝나 갈 무렵 진희의 죽음을 맞이한다. 읽으면서 마음이 아픈 장면이었다.

 

[달고나, 예리!] 스포츠라는 주제로 모인 다섯 작가들은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한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잠깐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서 도전하면 된다고. 다양한 시선으로 보여주는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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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만드는 사람 - 개정보급판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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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여덟 살 네레오 코르소가 퓨마를 잡기 위해 길을 떠난다. 푸엘체가 불어오기 직전은 퓨마들의 먹이사냥이 가장 활발한 시기였다. 그러나 날이 어두워질 무렵 퓨마에게 공격을 당해 정신을 잃고 만다. 무서운 바람 푸엘체의 전조가 울려 펴지는 지평선을 바라보던 노인 네레오는 아득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에 의해 가우초에 팔려간 여덟 살 소년, 네레오는 파타고니아 고원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휘몰아쳐오자 몇날 며칠을 울었다. 그런 소년을 달래기 위해 늙은 가우초는 소년에게 전설로 전해지는 바람을 만드는 남자 웨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날 이후 웨나는 매일 밤 소년의 꿈속에 나타났다. 웨나의 흔적을 찾아 길을 떠나면서 늘 책을 읽고 있는 후안을 웨나라고 믿기도 하였다. 여덟 살에 낯선 사내의 손에 이끌려 고원의 목동이 된 네레오 코르소는 스무 살의 청년이 되어 노새를 타고 올라왔던 길을 돌아내려갔다.

 

칠로에 섬 출신인 아버지의 조상들은 매년 봄이면 국경을 넘어 파타고니아로 들어와서 양과 소를 키우다 날이 추워지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계절성 가우초들이었다. 아버지가 말에서 떨어지자 네레오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절대 가우초가 되지 않을 거라고 맹세했지만 세상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네레오는 여정에서 웨나의 초상에 부합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아나라는 여자에게 가진 돈 절반을 주었지만 웨나를 찾지 못했다. 어느날은 구두를 수선하는 노인을 만났다. 네레오는 지금까지 좇아온 것은 허위였고 허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길 위의 고단했던 여정은 그 실체 없는 환상을 좇아간 어리석은 행동이었다고 믿었다.

 

네레오는 여인 루이사를 만나서 건강도 되찾고 아들도 낳았다. 그녀에게 웨나를 찾아 세상을 떠돌아다녔다는 사실은 비밀이었다. 그때부터 네레오가 하는 이야기는 긴장과 감동을 주지 못했고 루이사는 흥미를 잃어갔다. 세상 모든 길이 시작되는 출발점에 선 네레오의 머릿속에 한 사람의 초상은 웨나였다. 소설은 예순여덟 살이 된 네레오 자신이 지난 10년 동안 감옥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을 잊었고 형장으로 이송되어 가던 중 산사태로 전복한 호송차에서 탈출했다는 사실도 잊어갔다.

 

[바람을 만드는 사람]의 저자는 <슈피겔>지의 기자가 아르헨티나 남부의 파타고니아 고원에 서 양을 키우며 살아가는 목동들의 일상을 취재한 르포를 본 10년 뒤 장편소설 한 권을 발표하였고, 종교행사에 동행한 곳에서 한 노인의 온화한 얼굴이 떠올라 파타고니아 평원으로 불어오는 거친 바람을 상상하며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니 작가님의 상상력이 대단하고 감동적이다. 이 소설을 나는 오랫동안 읽었다. 몸이 좋지 않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해야 하나. 책을 들어도 도저히 읽혀지지 않은 때가 더 많았다.

 

이 책은 바람을 만드는 남자 웨나의 전설을 들은 한 소년이 평생을 떠돌며 웨나를 찾아 떠돌며 사람들을 만나고 인간의 삶을 돌아본다. 네레오가 진정 원하는 삶은 무엇이었을까. 책을 읽으며 네레오의 여정을 좇아가다 보니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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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딸이 이기적으로 살기 바란다 - 누군가의 딸, 아내, 며느리가 아닌 온전한 나로 서기
정연희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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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고 언젠가 친정엄마의 말씀이 떠올랐다. 내가 엄마에게 나는 엄마처럼 안 살거야.” 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방금 한 말을 잊어버리는 나이가 되었지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조차 기억도 안난다. 결론은 내 인생을 돌아보니 엄마보다 더 못살고 있는 건 아닌지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그만큼 여자의 일생이 순탄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에게 딸이 둘 있는데 큰 딸의 결혼식장에서 사부인은 예쁜 딸래미를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내 아들을 잘 부탁한다고 하셨다. 55년차 딸, 26년 차 아내이자 엄마, 며느리. 20여 년차 대학교수로 살면서 좌충우돌을 겪으며 살아온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나는 내 딸이 이기적으로 살기 바란다]는 저자가 딸 결혼을 세 달 남겨둔 때, 자신의 결혼 이야기를 썼다.

 

인생엔 늘 엄마의 삶이 그림자처럼 숨어 있다. 싫어하든 좋아하든 어느 구석엔가 숨어 있다가 모습을 나타낸다. 어쩔 수 없이 내 인생에도 나의 엄마가 늘 어른거렸고, 딸도 살아가며 나의 그림자를 수없이 만나리라 생각한다. [프롤로그]

 


시부모들은 며느리를 딸같이 여긴다고 하는데 과정도 없이 천륜의 영역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에 공감을 하였다. 사위가 아들이 될 수 없고, 며느리가 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의 결혼과 동시에 시부모님은 주일에 두세 번 안부 전화를 당부하셨고, 임신을 하니 궁금함도 많고, 전화를 일처럼 했다니 그때는 힘들다는 말도 못하고 세월이 흐른 뒤에 글로 풀었다. 시어머니는 시누이가 애를 낳고 산후조리를 해주면서 며느리가 출산하고 한 달 만에 시아버지 병 간호가 얼마나 힘든지 고생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떠날때면 친정부모님은 경비를 대든지 부담을 덜어주는데 시부모님은 그냥 갔으니 그것 또한 힘들었으리라. 시어머니도 평생 직장 생활을 하며 강박과 불안을 안고 살았다 하면서도, 며느리에게 당신 아들과 집안의 평안을 위해 끝없이 설득하려 했다.

 

친정엄마는 가난한 집에 시집 와 대가족을 이루고 살면서 시아게일을 받아 편물을 짜고 바느질로 생계를 꾸리기도 했다. 오빠와 남동생 비교 대상이 되면서 서러웠던 마음이 시어머니의 남아선호 사상에 자신의 딸이 설움을 받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런 힘든 과정을 감수하고 1년씩 유학을 떠날 때 마음이 편치 않았겠지만 용기를 내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던 저자가 대단하고 부럽기까지 하였다. 엄마의 사과밭에 가면 엄마로부터 일을 배우고, 원두막에 앉아 사과로부터 배우며, 엄마의 순수한 노동을 하며 사과가 익어 가듯 저자도 영글어 갔다. 저자는 자신은 축복받은 아내고, 며느리다. 말의 무게를 행동으로 갚는 남편, 그런 멋진 아들을 둔 시부모님을 두어서라고 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나의 어여쁜 딸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 나를 외면한다면, 나의 고단한 삶을 들여다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100번이라도 그리하라 하겠다. 하루도 쉬지 않던 엄마가 내게 나의 행복을 허락한 것처럼 나도 기꺼이 그리하겠다.p133

 

이 책은 누구의 딸이거나, 아내이거나, 엄마이거나, 며느리이기 이전에 너는 처음부터 너였단다. 이런 메시지를 전해 줄 딸이 있어서 행복하다. 이 책에는 엄마로서 내 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가득하다. 당당하게 살아갈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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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가격표 - 각자 다른 생명의 값과 불공정성에 대하여
하워드 스티븐 프리드먼 지음, 연아람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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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가격표]인간 생명의 값은 얼마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제목부터 끌렸다. 우리는 생명의 가치에 대한 사회의 상대적 평가를 종종 목격한다. 가수나 유명 인사의 죽음과 사회적 지위가 낮고 친인척 하나 없는 노숙자의 죽음에 다르게 반응하듯이, 인명 소실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와 조치는 죽은 이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한다.

 

책에는 생명의 가치가 어떻게 매겨지는지를 설명하면서 9.11에 희생된 가상의 인물 네 명을 설정하였다. 2001911, 쌍둥이 타워를 향해 돌진하다 추락하는 비행기는 미국 본토에서 발생한 가장 끔찍한 테러 공격으로 3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실제로 9.11 희생자 가족들 중에는 보상금으로 25만 달러를 받은 가족이 있는가 하면, 30배에 달하는 700만 달러를 받은 가족도 있다.

 

민사소송은 순전히 돈에 관한 것이다. 원고가 돈은 중요하지 않다.”거나 돈이 사랑하는 우리 가족을 도로 살려 낼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해도 민사소송은 무조건 돈에 관한 것이다.부당하게 옥고를 치른 경우를 들여다보면 사회가 한 시민의 자유를 부당하게 박탈하고 가족과 친구들에게서 그 사람을 빼앗았으며 직업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무참히 짓밟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형사재판은 정부와 피고의 싸움이다. 형사제도가 살인과 차량에 의한 중과실치사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들여다보면 그 사회가 비경제적 관점에서 인간 생명에 어떤 가치를 매기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계적 생명 가치로 사용되는 생명 가격표는 비용 편익 분석의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통계적 생명 가치는 사망에 적용되지만 질환 발생률 감소, 상해 발생률 감소, 불안 장애 감소, 삶의 질 개선 등과 같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다른 영향도 비용편익분석에서 고려해야 한다.

 

생명 가격표의 그것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노동의 극단적 사례, 노예 신분과 계약 노동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난다. 건강에 가격표를 매기는 일은 생명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만큼이나 매우 복잡하고 논쟁적이다. 예를 들어 저자에게 운전을 가르쳐 주던 운전 교습 강사는 만약 차로 보행자를 치었을 때 돈을 아끼려면 후진했다가 마저 일을 끝내라.”라며 매우 잔인한 농담을 하기도 했다. 9.11 희생자 보상기금도 부상자에 대한 보상금이 사망자 보상금보다 많은 경우가 있어 운전 교습 강사의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님을 증명해 주었다.

 

가상 희생자들의 자녀 양육에 드는 비용에 대해 정식으로 재정 분석을 하는 부부들은 많지 않지만, 아이를 갖기로 결심하는 부부들은 의식적으로 출산과 양육에 따르는 기대 비용을 반드시 고려한다. 아이를 기르는 일에는 엄청난 재정적 문제가 수반되지만, 수천 명의 사람들이 매년 큰 비용이 드는 불임 치료를 받는다. 여성들을 위한 수태 대리모 산업도 성황이다. 임신 촉진 치료가 필요하면 비용은 훨씬 더 올라간다.

 

전시 상황에서는 생명 가치는 평가 방법이 급격히 달라진다. 전쟁의 목적은 적을 물리치는 것이기에 적국의 군인을 죽이는 일은 윤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용인될 뿐 아니라 훈장이나 국민적 차원의 치하를 받기도 한다. 적국의 군인을 살해하는 일은 예상할 수 있는 전쟁의 결과물이며, 군인의 의무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러나 적국의 군인이 아닌 민간인에 대한 대량 학살은 인간 생명의 가치를 깍아내리는 전쟁의 잔혹한 파괴력을 증명한다.

 

생명의 가치를 추산하는 방법에 한계가 많은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그리 많지 않다. 건강에 가격표를 매기는 일은 생명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만큼이나 매우 복잡하고 논쟁적이다. 생명의 수량과 질에 매겨지는 가치는 그 사회가 공정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말해 주고 생명을 연장하거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들을 개인 소득, 기대 여명, 치료 비용이나 치료 가능성 이런 것들의 우선순위를 가능하는 방법 등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인간 생명에 끊임없이 가격표가 매겨진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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