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습환자 - 최인호 대표중단편선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6
최인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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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 여섯 번째 [견습환자]1970년대의 한국사회의 산업화 급격한 현대화가 진행되던 때 사람들의 심리적인 변화를 잘 표현하였다. 최인호 작가는 고등학교 때 등단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고 몇 편은 영화화 되었다. 이 책에는 11편의 중 단편들이 수록되었는데 내가 아는 제목은 두 편 정도이다.

 

[견습환자] 습성 늑막염으로 입원하게 된 주인공은 환자들이 물고기처럼 조용히 지느러미로 미동을 하면서 병원을 유유히 떠도는 금붕어 같다고 생각하다 간호사나 의사들의 얼굴이 지극히 사무적으로 뻣뻣해 무표정한 얼굴에서 웃음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는 그들이 나의 환자라고 여기고 웃겨보려 애를 쓴다. 퇴원할 때 젊은 인턴이 웃음 띤 환영을 보면서 별 의미를 가질수 없었다. 왜냐면 우리는 상대적으로 환자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21/2]에서 예방주사를 맞고 통증으로 인해 잠을 자다 새벽에 깨어나 같은 집에 세 들어 살던 여자가 죽임을 당해 용의자로 경찰서로 간다. 여인에게서 임균을 검출했고 주인공 나는 약간의 몽유병이 있고, 광장공포증, 성병에 걸려 치료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캐치했다. 용의자들 중 범인은 있을까 왜 그녀를 죽였을까

 

[술꾼]은 아이는 아버지를 찾는다며 술집 문을 열며 들어선다. 사내들은 한잔하라고 술병으로 유혹하기도 하고, 외팔이 손 나이프로 위협도 당한다. “아이는 그 소주의 맛을 알고 있었다. 이제 한 잔 더 마신 후에 자기가 어떻게 되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p69)술이 얼마나 먹고 싶으면 없는 아버지를 팔까 고아원 보모에게 들키지 않는 방법을 아는 술꾼 꼬마가 깜찍하다.

 

[타인의 방]에서 사물이 주인이고 인간은 사물이 되어간다. 옷장 속의 옷들이 펄럭 춤을 춘다든가 꽃병에 꽃들이 춤을 추고 성냥갑 속에서 성냥개비가 중얼거린다. 내 몸은 석고처럼 굳어 있고 외출해서 돌아온 아내는 누군가 침입한 흔적은 있지만 잃어버린 것은 없어서 안심해버렸다. 대신 새로운 물건 하나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메모지 달랑 남기고 외출을 한다.

 

[처세술 개론]은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다산성 동물처럼 기회만 있으면 아이를 낳은 어머니, 열두명을 낳았지만 다섯 명이 살아남았다. 미국에 살고 계신 부자인 할머니가 오셨다. 어머니의 큰 어머님이신데 자손이 없어 유산 상속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모의 딸과 싸우다가 패주었는데 할머니에게 밉보이게 된다. 아버지는 오히려 내 아들 자격이 있다고 칭찬을 한다.

 

[황진이1]는 소문에 듣자하니 황진사의 서녀 황진이가 기생이긴 하나 인물, 인격, 서예도 특츨하고 눈도 높다 하고, 미녀라 하지만 한갓 관기녀에 불과한데 얼마만한 인물인가 술좌석에서 공언하고 걸어 걸어 온 사내는 황진이를 만날 수 있을까

 

[전람회의 그림1]은 주인공은 오유미와 결혼을 하기 위해 세 가지를 통과해야 한다. 백사십 센티에 체중이 사십인 그는 힘 자랑, 오빠를 웃기기도 통과하였다. 세 번째 관문에서 잃어버린 남성 성기를 찾는 거였다. 박물관에서 박제 되어 있는 성기를 발견했다.

 

[즐거운 우리들의 천국]에서 나는 유리창 닦기, 선전 벽보 붙이는일, 종이봉투 만드는일, 구공탄에 불을 붙여 파는일, 그림책을 팔고 세차장에서 차를 닦아 주는 일 등을 하다 이삿짐센터 직원이 되었다. 그때 만난 그 녀석은 한때 엑스트라 배우였단다. 오층에서 떨어지는 건 밥 먹는 것보다 쉽다며 이삿짐을 올린 밧줄을 타고 내려가다가 허공을 떠서 땅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그 녀석은 무사할지 모를 일이다.

 

[위대한 유산]은 어린 날을 회상하면 전쟁과 폭격으로 가단하던 시절 알코올중독자나 다름없는 아버지가 내가 갖고 싶던 자전거를 미리 사서 곡마단에 가져다 주어 당첨 된 것처럼 기적을 베풀어 준 것이 위대한 유산이 되었다.

 

[달콤한 인생]은 전쟁 중 여주의 친정집으로 피난을 가던 여인에게 태어난 는 마음씨 좋은 사람에 의해 키워지고 가출과 소매치기의 삶을 살다 부자인 아버지를 만나 피아니스트 아내를 맞이하지만 인생은 호락하지 않다. 절망한 순간 플랫폼에 뛰어들려는 순간 악마와 천사가 마지막 승부를 겨룬다.

 

[깊고 푸른 밤]의 대마초에 중독된 전직 가수 준호는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도피한다. 돈을 아끼기 위해 그냥 아는 사람의 집을 찾아가는데 마약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고물차와 선배인 그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달리기로 한다. 저자가 미국에서 낭인생활을 통해 에너지를 재충전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이 소설에서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작품은 [전람회의 그림1]이다. [견습환자]를 읽고 1970년대의 한국사회가 한국문학사에서 어둡고 절망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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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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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뭐라고]201612, 새로운 소설을 발표한 작가 장강명은 팟캐스트 이게 뭐라고에 출연하게 되었고 시즌 2의 진행을 하며 책과 사람들을 만나며 읽고 쓰듯이 말하고 듣는 세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장강명의 에세이다.

 

요조와 같이 진행을 하는데 스튜디오에서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눈썹을 다듬어주고 연예인처럼 보이게 하려고 작심한 듯하다. 논픽션을 쓰기 위해 출판 관계자들을 만나 취재를 하다 이미 한국 독서는 생태계는 무너졌다. 얼굴 잘생긴 작가 책이 잘 팔린다는 푸념을 듣고 마치 한국의 출판업이 사실상 셀럽 비즈니스가 된 게 아닌가 싶다.

 

말하고 듣는 사람 사이에서는 예의가 중요하다. 읽고 쓰는 사람 사이에서는 윤리가 중요하다. 예의는 감성의 영역이며, 우리는 무례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윤리는 이성의 영역이며, 우리는 비윤리적인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비판 의식을 키워야 한다. 예의와 윤리는 폭력을 위한 두 가지 수단이다.

 

온라인 독서 토론도 나쁘지 않지만 오프라인 모임이 더 좋다. 지역 공동체 네트워크 중심축이 되는 풍경을 상상한다.

나이나 재산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같은 동네 이웃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열흘이나 보름에 한 번씩 모여 책을 놓고 자기 생각과 경험을 자연스럽게 말하고 듣는 공간, 책을 읽고 의견을 차분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독거노인도, 미혼모도, 외국인 노동자도 모두 환영받는 자리p101

 

세상에는 책을 매년 700권씩 읽는다는 사람이 쓴 [1만 권 독서법]이라는 책도 있고, 3년 동안 1만 권을 읽었다는 또 다른 사람이 자기 독서의 비결을 설명한 책도 있다. 책 한 권을 읽는데 적정한 시간은 한 시간이라고 한다. 그분들께는 미안한 말씀이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어쩐지 이성 교제 횟수를 자랑하는 고등학생을 보는 것 같다. 독서량을 내세우는 이들은 자기 독서의 질에 자신이 없는 것 아닐까

 

저자가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선호하는 것이 의외였다. 전자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더 빨리 읽을 수 있기 때문이고 대부분의 전자책 뷰어에는 글자 크기와 줄 간격 조절 기능이 있다. 위아래 촘촘하게 인쇄된 글을 잘 못 읽는다.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교차로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면서도 짬짬이 읽는다.

 

요즘은 책을 왜 읽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타인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내가 아닌 남의 이유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해도 될 것 같다. 책을 쓴다는 일에 대해서는 가끔 거창하고 황당한 생각도 든다. 끝내주는 책으로 [블랙 달리아]를 소개한다. 저자가 배운 소설 작법 요령은 자신의 노하우인데 많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픈 욕망과 그러다 한국에 갑자기 엘로이의 문학적 후계자가 나타나면 어떻게 하지하는 두려움이 사로잡는다.

 

말하고 듣는 사람들이 읽고 쓰는 사람들보다 현재를 더 많이 사는 것 같다. 읽고 쓰는 부류만이 수십 년, 수백 년 뒤를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만큼 지금 이 순간을 놓치게 된다. ‘우리 시대의 어떤 작품이 고전이 될까질문에 이르게 된다. 소설을 쓸 때마다 내 글 솜씨가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감각이 떨어지는 것도 함께 느꼈다. 세계문학전집에서 작가 연표를 유심히 살피며 그들이 의미 있는 작품을 마지막으로 남긴 때를 확인해본다. <, 이게 뭐라고> 녹음 2주년이 되면 하차하고 싶다고 마음 먹었다. 그때 우울증에 걸렸다. 여러 가지 이유 중 소설이 안 써져서였다.

 

내게 독서는 호흡이다. 나는 이미 읽고 쓰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경고한 그 세계다. 나는 물을 벗어난 물고기들처럼 몇몇 용감한 선조들이 2,400년 전에 그 땅으로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깨달음을 얻은 어류가 되기보다 서툴게 걸으며 공기를 직접 들이마시는 양서류가 되기를 택했다. 언젠가 우리는 보다 우아하고 빠르게 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상상한다.

 

길고 복잡한 언어가 지배하는 세상이 두렵지 않다. 같은 꿈을 꾸는 나의 동족들, 읽고 쓰는 종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읽고 쓰는 것으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순수한 독서 공동체를 꿈꾸는 작가님의 즐거운 상상 잘 읽었습니다. , 이게 뭐라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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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거짓된 삶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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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으로 위장된 어른들의 세계를 엿본 사춘기 소녀의 방황과 사랑이야기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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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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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작가님의 신작 ‘사랑에 관한 다양한 빛깔‘을 만나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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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괜찮아
니나 라쿠르 지음, 이진 옮김 / 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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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프린츠상 수상작인 [우린 괜찮아]는 두 소녀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다. 마린은 뉴욕의 학교 기숙사에 혼자 남았다. 내일이면 메이블이 도착하여 사흘을 머물다 가면 당분간은 혼자다. 룸메이트 한나가 괜찮겠냐 묻는다. 메이블과 마린은 동성이지만 사랑하는 사이다. 마린이 세 살때 엄마는 사고로 돌아가시고 샌프란시스코에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수요일은 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요일이었다. 과자를 만들어 줄 사람이 둘이었으니까. 할아버지 친구들 중 첫 번째 존스 할아버지가 도착하고 카드 한 벌을 들고 지팡이를 짚고 인사를 한다. 할아버지는 엄마 얘기를 한 적이 없다.

 

메이블이 여기에 온건 목적이 있어 왔다. “나하고 같이 가자한다. 크리스마스 보내러? 묻자 그 이후에도 계속 머물도록 메이블 엄마가 방을 꾸며 놓았단다. 할아버지 장례식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메이블의 목소리에 날이 선다. 할아버지 실종 이후 마린은 조세핀 선생님 전화도 존스 할아버지의 연락도 받지 않았다. 기숙사가 개방 되기 전 모텔에서 2주를 보냈었다. 한달 전 마린은 메이블의 900번째 문자와 전화를 무시했다. 새로운 사람이 생겼으면 그렇다고 말해도 돼 난 알아야겠다고 말을 하였다. 메이블은 대학에 들어가서 만난 남자친구도 생겼다.

 

마린은 <제인 에어> <백년 동안의 고독>을 즐겨 읽었다. 할아버지는 편지를 쓴다. 버디는 누구일까. 어느 날 버디가 드레스를 보내왔다고 마린에게 보여준다. 젊을 때 입던 옷이라 지금은 살이 찌고 늙어서 안 어울린다는 것이다. 마린은 엄마의 유품을 본 적이 없다. 졸업에 쓸 어릴 때 사진을 구한다고 하니 할아버지는 창고에 뒤져본다고만 하셨다. 6월 어느 날 밤에 마린과 메이블은 할아버지 위스키를 몰래 들고 나와 백사장을 걷다가 조금씩 나눠 마신다. 메이블이 자신의 입술을 마린의 입술에 댔다. 내일 후회하게 되면 위스키 탓인 거다. 마린은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았다. 마린은 이미 메이블을 사랑하고 있었다.

 

마린은 손녀가 있는데 할아버지가 외롭지 않았을거라 생각이 드는데 연애편지를 썼다는 게 이해하지 못한다. 하루는 할아버지의 피 묻은 손수건을 발견한다. 할아버지는 사회보장번호와 출생증명서가 들어 있는 봉투와 개설한 은행 계좌, 카드 암호를 적어두라고 하였다. 큰돈이 필요할거라 하셨다. 최근에는 기침할 때마다 피가 섞여 나왔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는 여름이었다. 해변에서 둘만의 조그만 바다 한 조각을 찾았다. 메이블이 대학을 가기 위해 2주 먼저 떠났다. 방학이 있고 여름엔 몇 달이나 집에 있으니 위로를 하였지만 아직은 슬픔마저 아름다운 여름이었다. 8월 중순, 메이블이 며칠 전에 떠나고 어느 날 할아버지가 보이지 않았다. 할아버지를 찾으려 창고로 가니 엄마의 유품들이 있었다. 엄마의 사진들, 편지들이 모여 있었다. 사진 뒷면에는 오션 비치의 버디라고 할아버지 필체로 적혀 있었다. 할아버지는 엄마의 유령과 함께 살고 있었던 것이다.

 

오션 비치에서 노인이 바다로 들어가는 걸 봤다는 사람이 있다고 경찰은 말했다. 할아버지를 보고 싶지 않았다. 다시는 볼 수 없지만 할아버지가 없는 집에 어떻게 다시 들어갈 수 있을까 상실감이 엄습해왔다. 한집에 살면서 서로의 방문을 열어보지 않고 살았던 방식이 믿어지지 않는다. 할아버지의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되고 경찰서에서 나오면서 휴대폰, 지갑, 엄마의 사진 한 장을 들고서 뉴욕으로 온 것이다.

 

[우린 괜찮아]는 사랑과 우정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소녀들의 모습은 우리의 첫사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동성을 사랑하는데 대한 혐오도 감정 소모도 없다. 투명하고, 어설픈 사랑을 주고받는 연인이 있을 뿐이다. 이 소설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순간에도 우리 곁에는 묵묵히 머무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있다면 우린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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