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모리 슈워츠 지음, 공경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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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고는 모리 교수가 작고하고 한참 뒤 서재 책상 서랍에서 발견되었다. 가족들은 생전 그와 나눴던 대화를 바탕을 중심으로 편집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과 마찬가지로 휴머니즘과 무한한 사랑을 우선으로 삼으면서도 철학, 사회, 가치관 면에서 작가 자신과 여러 사람의 실제 사례를 들어 다채롭고 풍성하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삶의 마지막 성장기, 늙는다는 것을 잘 받아들여 도발적인 기회를 본다면 노화의 문제들을 좋은 사람이 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늙는 것은 본질적으로 순리이다. 노년에 대하여 모리가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는 훈훈하고 멋지다.

 

87세 조시는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도 놀라운 동기를 보여주었다. 원고를 출판했고, 저자 사인회를 두 차례나 열었다. 난 스스로 기대치가 아주 높고 라고 부르며 책임을 다하리라, 제구실을 해내리라 기대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내가 살고 만들어가고 경험하는 지금이 인생의 화양연화임을 이제는 안다.p34

저자는 규칙적인 활동들을 명확히 정했고, 가족, 친구를 정기적으로 만나고, 운동을 하고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독서하고 글을 쓰며 가르친다. 정기적으로 명상하고, 관심사가 비슷한 집단과 만난다. 이런 규칙들이 나를 지탱하고 평정심과 마음의 평화를 어느 정도 가져온다.

 

때로는 어떤 고독한 시간은 풍요롭고 알차서 설렌다고 하였다. 고독이 고통스럽다면 긍정적으로 타협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외로움의 고통과 달리 고독은 혼자만 가질 수 있는 만족스럽고 기쁘고 유익한 경험을 하게 한다. 고독은 혼자여서 풍성해지는 기회를 준다. 자신을 경험하고, 인생을 관조하고, 관계 맺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공상에 빠질 시간과 여유를 선사한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희망과 절망 모두 경험한다. 둘 사이의 균형을 빨리 잡는 게 중요하다. 삶에 적극적이고 충만하게 뛰어들라. 현실을 되도록 많이 대면하라. 최대한 자립하라. 미래를 희망적이고 낙관적으로 대하라. 친밀한 관계들을 유지하되 필요할 때는 고독을 누려라. 세상과 소통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아라.

 

노년기에 나이 드는 일은 기회를 상당히 제공한다. 인생의 여러 시기, 경험, 요소, 즉 생각, 상상, 욕구, 자아감을 일관성 있는 전체로 취합할 수 있다. 자신을 거부하거나 무시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힌 사람들을 용서하기란 쉽지 않다. 나를 거부한 이들에게 감정을 더 이입하고 공감하려 노력해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거부당한 아픔이나 상처가 줄어들었다면 이제 상대의 긍정적인 면을 보고 용서할 준비가 되었을 수 있다.

 

추억을 확장하면 인생을 과거와 현재 그대로 받아들여 의미와 일관성을 넓은 시각에서 파악할 수 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더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 인생을 다시 보는 일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이슈와 받아들이고 싶은 이슈를 파악하고, 그동안 얻은 지혜, 인간애, 영성을 알아내고 이용해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향상시키려는 시도이다.

 

잘 늙으려면 상당 수준의 정신과 신체 건강, 명확히 사고할 수 있는 인지력을 갖춰야 한다. 강한 독립심을 고수해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긍정적이고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서로 관심과 애정을 느껴야 한다. 좋아하고 관심 갖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적극성, 호기심, 배움에 열린 태도가 핵심이다.

저자는 우리 주변에는 감상하고, 즐기고, 경험하고, 강렬하게 느끼기를 기다리는 아름다움이 가득하다고 하였다. 자신에게 친절하고 약점을 인정하고 실수를 용서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고 차분히 기대하는 것도 자부심과 힘을 느낀다. 노년기에 겪기 마련인 질병과 역경을 다루는 법을 배우자. 의료상 필요한 조치와 병을 이기려는 정신, 마음, 소망, 믿음, 영혼, 행동의 힘이 발휘될 것이다.

삶에 예스라고 말하고 인생을 긍정하는 태도를 견지하자. 절망을 거부하자. 삶을 사랑하고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일에 계속 유의하자. 무슨 일이 있어도 삶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자.p264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를 읽을 수 있다니 감개무량하다. 인생이라는 가능성의 시간, 우리를 완성으로 이끄는 모리의 따스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 책은 중년에게는 미래의 모습을, 청년에게는 부모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노년기를 내다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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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카라디브카, 마법의 언간독 특서 어린이문학 7
정명섭 지음, 불곰 그림 / 특서주니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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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카라디브카, 소원을 들어주세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마법의 [언간독]이 데려다주는 특별한 시간여행

 

[언간독]이란 한글을 뜻하는 언문과 편지를 지칭하는 용어로 간독이 합쳐진 말로, 한글 편지를 쓰는 방법을 담은 교본이다.

 

주희는 아빠가 출판사 대표이지만 책 읽기를 강요받아 제일 하기 싫은 게 책 읽기다. 도서부에 드는 바람에 작가와의 강연에 참석하면서 툴툴 거리며 집으로 왔다. 오래된 상자를 열어보니 증조할머니 유품이 들어 있었다. 바닥에 깔린 것은 누런 종이로 된 책이었는데 반으로 접혀 있었다. 두껍진 않지만, 손으로 베껴 쓴 것 같았다. 예전에는 인쇄기가 없어서 직접 베껴 쓴 적이 많았다. 증조할머니는 1920년대에 태어났는데 100년 동안 책이 제 모양을 갖추고 있다니 대단했다.

 

TV에서 코스트컨티뉴 멤버들이 나왔다. 멤버 오지승이 노란 보자기에 싸인 상자를 들었다. 그가 꺼낸 것은 한눈에 봐도 엄청 오래되어 보이는 책이었다. 주희는 오지승의 취미가 독서라고 했던 걸 떠올렸다. 제목은 [증보 언간독]이었다. 증조할머니 책이랑 비슷하다고 주희는 말했다. 오지승은 [언간독]을 찾고 있다고 한다. 단톡방에는 [언간독]을 찾는 팬부터 돈 주고 사겠다고 하는 팬까지 글들이 올라왔다. 주희는 깔깔거렸다. 나는 있다고, [언간독]이있다고.

 

지승 오빠가 찾는 책이 할머니의 언간독이라니 오빠와 데이트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1937년도였다. 민속촌 같은 곳처럼 생긴 교회였다. 밖으로 나오니 검정색 치마에 흰색 저고리 차림의 또래 아이가 나타나 목사님 조카냐고 물었다. 신분이 탄로날까봐 그렇다고 말하고 갓난이를 따라갔다. 갓난이는 돌아가신 증조할머니의 이름이고 할머니 고향인 옥천에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갓난이는 주희에게 경성에서 왔냐면서 자신도 공부를 하고 싶고 경성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빠한테 들었던 게 사실이라면 당시 여자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했다. 민태라는 청년이 들어왔는데 순사 보조원이다. 사극에서 봤던 캐릭터였고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조선 사람들을 핍박하고 괴롭히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갓난이는 오빠에게 야학에 데려가 달라고 했지만, 다음에 데려다준다고 하면서 갓난이에게 건네준 것은 [언간독]이었다. 갓난이는 책을 끌어안으며 기뻐했다. 주희는 책을 읽기 귀찮아했던 것을 반성하게 되었다. 오빠는 책 잘 보관해라 남한테 보여 주면 안됀다고 당부했다. 주희는 갓난이에게 구구단을 알려 줬다. 구구단을 다 외운 갓난이는 [언간독]의 한글을 읽어 달라고 했다. 한문으로 된 구구단이 적힌 앞장이었는데 두 장을 살짝 붙여 놓은 형태로 두툼하게 만들어져 있었는데 태극기가 있었다. 갓난이 오빠가 참여한 야학이 사실은 독립운동 단체였던 것이다.

 

갓난이는 주희와 신당에 들렀다. 원래 미신이라고 해서 마을 사람들이 발길을 끊었는데 소원을 들어줘서 고맙다고 했다. 갓난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브카라디브카, 산신령님! 친구를 불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언간독]의 찢어진 페이지 안에 있던 주문과 똑같았다. 주희는 갓난이의 기도 덕분에 이곳에 오게 된 것이다. 속이 상해 있던 주희에게 소원을 빌라고 했다. 주희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본문에 나오는 [언간독[은 저자의 할머니 유품이다. 할머니는 야학에 다녔지만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문밖에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여성에게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던 시대의 아픈 기억이다. 할머니는 포기하지 않고 추운 겨울, 문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어가며 한글을 공부하셨다. 기특하게 생각한 야학 선생님이 준 선물이 바로 [언간독]이라고 하였다.

 

이 책은 여성에게 공부할 권리가 없던 시대, 일본 순사의 눈을 피해 독립운동을 해야만 했던 역사를 기억하고 우리가 누리는 권리와 행복이 어디서 왔는지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작가의 바램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건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자유와 평화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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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이지만 나다운 인생을 살고 싶어! - 소심한 또라이의 도전일기
이지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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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30대 중반이 되도록 번듯한 직업 하나 가지지 못하고, 돈을 벌어야 할 나이에 그것과는 거리가 먼 모험을 하게 되었다.

 

그때의 도전이 지금의 를 만들었고, 방송국 조연출과 해외 봉사자, 연극 배우, 마지막 헬스 트레이너가 되기까지 직접 부딪히고 넘어지며 개척한 길은 어느새 진정한 내 삶이 되었다. 오랜만에 걸려 온 친구의 안부 전화에서 넌 또 이번엔 뭘 해?”라는 질문들 듣는, 항상 궁금증을 유발하는 사람,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은 사람이라고 했다.

 

대학교를 다니며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완벽한 독립이라 생각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20살이 넘으며 아르바이트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꿈은 연예인이었다. 결심이 필요한 순간이 왔는데 해외 봉사를 신청하여 합격하였다.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면 그동안 미뤄왔던 배우라는 꿈에 도전하자 결심했다.

 

연기공부 한지 3년 만에 연극배우가 되었다. 오디션에 떨어지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배낭 여행을 떠나기도 하였고 이 또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직장인극단도 하게 되며 배우의 끈을 붙잡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할수록 사무직 보다 서비스직에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직업은 헬스 트레이너로 회원들과 만나는 것이 즐겁고 가르치는 것에 보람도 느끼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

 

헬스와의 인연은 연극할 때이다. 연극은 주로 저녁에 공연을 하기에 낮에는 집에서 가만히 있기 보다 다이어트도 할 겸 운동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헬스장에 입문하게 되었다. 헬스를 가르쳐 주었던 호감 있던 사람은 최악의 추억을 남기고 사라졌지만 그 사람 덕분에 직업이 되었다. 필라테스를 배웠고 헬스와 병행하여 가르치면 시너지가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가 터지고 헬스장에도 정리해고를 시작했다. 저자는 여성 전용 헬스장을 오픈하였다.

 

누구보다 쉽고 재미있게 운동을 잘 가르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해고를 앞두고 회원님의 남은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센터를 차릴 생각이라고 말하게 되었다. 초보 창업자가 센터 운영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건과 사고 속에서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무탈하게 운영하고 있다. 부족한 사장을 믿고 따라 와 준 직원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보고 도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었다. 공부라는 것은 가 있다는 말은 젊은 나이를 말하는 건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이 타이밍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라톤과 피트니스 대회뿐만 아니라 나이 때문에 제약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다.


나다운 인생을 살려면 도전은 필수다.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를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년의 시간을 돌아온 아쉬움이 시간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었다. 고민 끝에 내린 답은 도전이었다. 그때부터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다이어리에 적어놓고 하나씩 실행해 나갔던 것이다.

 

도전을 하겠다고 마음 먹고 달라진 것은 자신감이다. 어릴 때부터 상상력이 풍부했고 사람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일이 많았다. 예전에는 또라이라는 말이 부정적인 것으로 사용되었다면 요즘은 특이하거나 특별한 사람을 부르는 긍정적인 언어로 사용된다.

 

저자는 도전을 통해 그 꿈이 실현되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소심한 또라이의 도전 일기는 계속 쓰일 것이다. 어떤 사건으로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도전을 하면서 우울감과 고통에서 벗어났고 자격증도 딸 수 있었다. 화려한 명품보다 아름다운 자연을 볼 때, 반려동물을 볼 때, 부모님과 카페에 앉아 대화를 할 때,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책을 읽으면 나보다 어린 사람도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데 나는 이 나이 먹도록 무엇을 했나 돌아보게 되었다. 저자는 무모한 짓을 하는 자칭 또라이라고 하지만 도전정신이 강한 사람이면서 너무 열정적으로 잘 살아온 이지민씨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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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쿠데타와 나
장태완 지음, 이원복 엮음 / 이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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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2·12 군사반란을 끝까지 막으려 했던 장태완 장군의 회고록을 재출간하였다. 영화 서울의 봄을 보면서 화가 많이 났었다.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서 1212사태에 대하여 십분의 일도 몰랐다는 사실에 놀랐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장태완 장군의 외동 아들의 죽음에서 눈물이 흘렀다.

 

불충자 유구무언의 속죄하는 마음으로 나는 지난 13년간의 세월을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첫 문장이다. 12.12 군사반란은 전두환 소장을 중심으로 한 하나회라는 군 내 사조직이 박정희 대통령의 대권승계를 위해 장구한 기간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한 일련의 과정에서, 국권 장악의 필수 단계인 군권 장악시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로 야기된 군사반란이었다.

 

6·25 한국전쟁 대구상업학교에 재학 중이었던 장태완은 육군종합학교 제11기로 입교했고, 전선을 오가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호국 용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육군보병학교 전술학 교관, 존경하는 한신 장군 부대의 검열단장 등을 거치며 장군으로 진급하기도 했다. 2년여 동안 수경사 참모장으로 근무를 하고, 사단장을 마치고, 육군본부교육참모부 차장으로 전보되었다가,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으로 비상계엄 체제로 전환되었던 시기에 수도경비사령관 겸 수도계엄사무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부임 24일 만에 1212 군사반란을 진압하지 못한 채 역사와 국민, 군 호국 영령 앞에 속죄받을 수 없는 죄인이 되고 말았다. 죽은 자식을 잠시도 잊지 못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애달픔과 고통이다.

 

전두환 중심의 11기의 10인 멤버를 중심으로 결성된 하나회는 36기까지 은밀하게 이어져 그 수가 220여 명에 달하는 막강한 사조직이 되었다. 보완이 철저해서 회원끼리도 누가 회원인지 몰랐다고 한다. 피아식별 방법으로 형님이라는 은어를 사용하면 이 친구도 하나회 회원이구나 눈치채고 상대해 주었다는 것이다. ‘윤필용 사건이 있고 나서야 군 내부에 하나회라는 특수 사조직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신임을 독점하고 하나회를 관리했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정승화 총장을 알게 된 것은 1969년 총장이 참모장이고, 사령관 한신 장군에게 발탁되어 제1군 검열단장으로 있으면서 함께 근무한 일이 있다. 3개월 만에 육본 관리참모부장으로 떠났기에 이후로는 연이 없었는데 느닷없이 총장의 호출을 받으니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적임자라고 말했다. 어떨결에 맡게 된 수경사령관 자리였지만 1116일부터 1212일까지 24일 동안 재임 기간이 되었다.

 

정총장과 노 국방장관이 보안사령관 교체 문제를 논의한 일이 있었다. 그 말이 전두환 귀에 들어갔고 이것이 1212 군사반란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때 교체가 되었다면 이런 비극은 맞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전두환은 정승화 총장을 납치하였고 그 시각에 장태완 장군을 만찬에 초대하였다. 정총장 연행에 대한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를 받기 위해 합동수사본부 수사국장이 이학봉 중령을 대동하고 총리 공관에 찾아갔다. 대통령은 집요한 설득에도 원칙을 내세워 입장을 고수했다.

 

정승화 총장은 끝내 보안사 서빙고 분실로 연행되었다. 특전사령관 정병주 장관이 체포되고 비서실장 김오랑 소령이 총격전에서 전사했다는 슬픈 소식이었다. 비상사태에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그로부터 통수권을 위임받아 실제로 지휘해야 할 국방장관의 두문불출도 이해가 안됬다. 장태완 장군은 2개월 조사를 받고 19802월에 수사관으로부터 예편서를 쓰라는 요구를 받고 군 생활을 마쳤다. 30년 동안 몸담았던 군을 떠나야 한다니 억울하고 서운한 생각이 억장을 내리치는 것 같았다.

 

군인인 아들을 자랑스러워 하던 아버님의 죽음과 대학생활을 잘 하던 아들의 죽음으로 삶은 끝났고 남은 인생은 더부살이라고 했다. 어느 날 심근경색이 나타났고 수술차 미국으로 가는 것을 일주일만 연기해 달라고 간청하면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다시는 이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5·16 직후 자신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군 내부 사조직 하나회와 전두환은 매우 은밀하고 치밀하게 자기들끼리 주요 보직을 차지하며 권력을 키워 나갔으며, 장태완 장군은 회고록을 통해 그 과정을 매우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장태완 장군은 열심히 싸웠고 속죄해야 할 인물은 전두환과 그 일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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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나이 드는 즐거움 - 자유롭고 우아한 노년을 위한 할머니 의사의 건강조언, 인생조언
류슈즈 지음, 박주선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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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나이 드는 즐거움]의 저자는 50대 후반에 은퇴하고 건강과 노년의 삶에 대한 칼럼과 책을 쓰고 강연을 다니고 있다. 타이베이 의과대학 교수로 30년 넘게 일하며 치매 치료의 최고 권위자로 이름을 알렸다. 노년에 접어들어 허리 수술, 백내장 수술, 유방암 수술을 받으며 노화를 온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저자는 처음 만난 사람으로부터 선생님처럼 나이 들고 싶어요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가장 나다운 방식으로 나이 드는 여섯 가지 삶의 태도가 있다. 첫째, 다양한 거리를 두는 친구 관계를 맺는다.(비혼이라면 더더욱) 둘째, 일과 삶, 관계에서 내 가치관대로 산다. 셋째, 지금의 내 나이를 아끼고 사랑한다. 넷째, 뇌를 건강하게 유지한다. 다섯째, 노년에 더욱 유용한 건강 지식을 놓치지 않는다. 여섯째, 다가올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다.

 

스스로 젊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분을 좋게 만들고 사망률도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21세기 장수 처방)에서 노년을 위한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목표를 가지는 것이다. 노년에도 목표가 있어야 의미와 가치가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이다. 건강한 생활습관이다. 혼자 살기 위한 요건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라.

 

60대가 되어서도 진지하게 공부하며 일하는 사람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김형석

 

저자는 비혼이어서 수술을 할 때는 올케언니와 사촌 동생이 함께 있어주었다. 간호사는 퇴원하고 장기 돌봄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친척 집에 머무르거나 단기 입주 간병인을 고용하라고 여러 차례 권했다. 세 친구가 돌아가면서 허리 뒤쪽의 수술 부위를 소독하고 드레싱해 주었으며 일상생할의 소소한 부분들까지 챙겨주었다.

 

외할머니, 아버지 장례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일생을 기록한 영상을 손수 만들기로 했다. 은퇴 후 14년간 이렇게 하루 일과를 정해두고 꾸준히 실천하니 여전히 활발한 사회생활을 하는 일상 못지않게 활력이 넘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감사하기다. 매 순간 긍정적인 면을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감사하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겨난다고 했다.

 

<어느 날 당신이 늙었다면>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유방암에 걸려 치료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한 여자분이 다가왔다. 암에 걸렸었는데 어쩜 낙관적이냐고 물었다. 낙관적인 사람은 어떤 일이든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천성적으로 늘 즐겁고 낙관적인 사람들은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쉽게 털고 일어난다. 반면 근심 걱정이 많은 사람은 매사에 늘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다. 의식적으로 재밌는 것을 많이 접하는 것도 좋다.

 

병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학회에 참석하면서 하루 이틀간 짬을 내어 여행을 하곤 했다. 며칠, 몇 주에 이르는 기간 동안 다양한 사람들과 서로 도우면서 새로운 우정을 쌓는 것도 배움의 과정이라고 한다. 여행을 가서 매일 걷는 것도 아주 좋은 운동이 된다.

 

저자는 일상 생활에서 걷는 것을 추천한다. 하이킹을 통해 대자연 속에서 체력 단련, 친목 도모, 기분 전환을 할 수 있고 암이나 치매와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치매 예방을 위해 책을 많이 읽고, 머리를 쓰고 여가활동을 하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을 낮출 수 있다. 노년에 다이어트는 덜 먹고 운동 많이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데 무조건 적게 먹는 방법은 어렵다. 밥 먹기 30분 전 먼저 과일을 먹고 천천히 꼭꼭 씹어야 한다고 말한다.

 

친구의 미각이 사라졌다. 그녀의 친구가 건조증에 걸려 류마티스/알레르기내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친구도 따라 여러 검사를 받았는데 건조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약을 처방 받고 약효가 나타나면서 한달 후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친구는 석 달이나 걸려서 원인을 알아내는 바람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고 호소했다. 제대로 진단해서 치료를 잘 받았으니 운이 좋은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은 할머니 의사에게 듣는 노년의 삶은 재미있고 흥미로우며 감동적이고 뭉클하다. 재미 넘치는 일상과 단단한 건강 루틴은 나답게 나이 드는 즐거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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