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들 -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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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만 보내준다는 말에 얼른 신청을 하였다. 완성본이 아닌 가제본으로 왔는데 책을 펼쳐보고 한 번 놀랐다. 가제본에는 4부까지 실려있다. 신기하게도 읽다보니 재미도 있다. 불운했던 시대의 법조인들의 이야기지만, 한국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 읽다가 그만 두었던 태백산맥을 완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저자 소개: 김두식》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군법무관,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 변호사로 일했다. 코넬대 로스쿨에서 석사학위(LL.M.)를 취득한 후 한동대 법학부 교수를 거쳐 2006년부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형법, 형사소송법, 형사정책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은 『헌법의 풍경』을 비롯해 『평화의 얼굴』 『불멸의 신성가족』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불편해도 괜찮아』 『욕망해도 괜찮아』 『공부 논쟁』(공저) 등 몇권의 책을 썼다.

 

프롤로그
한국 현대사에 정통한 독자들이라 하더라도 지금까지 나온 이름의 태반은 금시초문일 것이다. 이들은 해방을 전후한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인재들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철저하게 망각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법조계만큼 종사자들의 자서전이 많은 직역도 드물다. 그러나 해방공간에 관한 기록은 놀라울 정도로 적다. 좌익과 중도에 속한 사람들이 거의 사라졌으니 그나마 남아 있는기록도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 좌익경력을 가지고도 살아남은 사람은 자기 과거에 대해 철처히 함구했다.(중략)이 책은 바로 그 껄끄러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방후 우리나라 법조 직역의 형성과정을 복원하려는 시도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매우 간단하다. 김영재 강중인 조평재 윤학기 백석황 이정남 같은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들은 누구였고, 일제시대 무엇을 했으며, 해방공간에서 어떤 꿈을 꾸었고, 그 꿈은 왜 좌절되었나? 초창기 혼란 속에서 만들어진 법조계의 기본틀은 우리에게 어떤 유산을 남겼나?

1부는 1937년 합격자들을 중심으로 일본 고등시험 사법과 제도를 탐구했다. 바로 제1법률가군 이야기다. 안동지역 유수의 독립운동가 가문과 친일 가문이 선명하게 구분되지 않는 당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다들 빈곤한 시절이었으므로 합격자라면 누구라도 자신을 역경의 승리자로 포장하고 싶었겠지만, 객관적인 자료들을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고등시험 합격자 중에는 유난히 면장집 아들이 많다. 당시 기준으로는 사회경제적으로 최상층부에 속했다. 부잣집 출신일수록 상급학교에 진학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시대다. 재력은 거의 그대로 학력에 반영되었다. 개천에서 난 용은 허상일 뿐 실체가 아니었다.

2부는 일제시대 '이류' 법률가로 취급 받았으나 해방이후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과 함께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뼈대를 형성한 조선변호사시협 출신들의 삶을 다뤘다.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허헌 변호사의 인생을 살펴보았다. 판검사를 거치지 않은 순수변호사의 아버지 격이던 허헌은 해방후 좌익과 중도진영의 지도자로 변신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김일성종합대 총장 등을 지냈다. 그가 왼쪽으로 기울게 된 뿌리를 탐구하는 것은 해방공간 좌익진영의 형성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3부는 해방으로조선인 법률가들에게 벼락처럼 찾아온 새로운 기회를 이야기한다. 남한을 점령한 미군정은 일본인 판검사를 재판에서 배제하고 조선인 법률가로 그 자리를 채웠다.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들과 조선변호사시험 출신들은 이른바 자격자로서 가장 먼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미래가 보장되었던 이들의 임용과정에서 친일경력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인맥과 운이었다. 삼팔선 이북지역에서 해방을 맞이한 판검사들은 월남시기에 따라서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했다.

4부는 해방공간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하던 조선공산당 등 좌익세력을 일거에 불법화시킨 1946년 5월의 조선정판사 '위조지폐'사건을 이야기 한다. 조선정판사'위조지폐'사건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단일사건이 아니었다. 조선정판사 사건에 앞서 우리 법조계는 '김계조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김용무 대법원장, 이인 대법관 등 한민당 세력이 장악한 법원과 검찰은 첫 판검사 임용 때부터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았다. 오승근 판사, 백석황 검사로 대표되는 좌익 또는 중도성향의 법률가들은 '김계조 사건'을 계기로 이 상황을 바로잡고자 했다.

5부는정부수립을전후해 법조계에서 벌어진 각종 좌익 관련 사건을 다룬다. 1947년 12월 '사법기관 내의 남로당 프락치'로 구속된 남상문 홍승기 서범석 등 이른바 '적색 사법관' 사건, 1948년 10월 여순반란사건 진압의 한복판에서 군경에 학살된 순천지청 박찬길 검사 사건, 1946년 7월의 서울지방검찰청 김영재 차장검사 사건, 그해 12월의 2차 '법조프락치'사건, 1950년 3월의 이홍규 검사 사건 등은 좌익을 박멸해야 한다는 극우세력의 편집증적 집착과 권력욕구가 만들어낸 '관제 빨갱이'의 대향연이었다. 이 책은 남쪽 출신과 북쪽 출신의 지역적 갈등도 이 사건들의 조작과 과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추정한다.

6부는 한국전쟁이라는 쓰나미가 법조계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다. 한국전쟁이 터지자 김병로 대법원장, 김갑수 내무부차관 같은 극소수의 고위직 법조인들은 비교적 빨리 피란길에 올랐다. 유병진 판사, 오제도 선우종원 검사 같은 월남민 출신들도 본증적으로 위기를 감지하고 한강을 넘었다. 피란 중에 김갑수, 오제도는 '비상사태하의 범죄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령'과 그 '처리요령'을 만들어 부역자 처벌을 준비했다.

7부는 이른바 '이법회'또는 '의볍회' 문제를 발굴함으로써 초창기 법조계 5년의 역사가 오늘에 끼친 영향을 설명한다. 1945년 해방 당일에 시행 중이었던 조선변호사시험의 응시자들은 일본의 항복으로 시험을 끝마치지 못했다. 4일간 치러질 예정이었던 시험이 2일차 정오의 항복방송과 함께 중단되고 일본인 시험관들이 사라져버린 까닭이었다. 응시자들은 궁지에 몰린 일본인 시험위원회를 압박해 합격증을 받아냈다. 응시사실만 있으면 모두 합격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결성된 이법회 구성원들은 해방후 각종 시험에서 필기시험을 면제받아 초창기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인력풀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법회 구성원들이 그경력을 감췄기 때문에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그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조직이었다.

 

프롤로그만 간단하게 적어도 많은 분량이다.1932년도 월급에 대한 대목만 옮겨 보았다.

 

국내 독립운동이 혹한기를 맞아 지하로 들어간 대신, 경성을 중심으로 '모던'의 시대가 꽃피기 시작했다. 1932년 4월 경성제대를 졸업한 김영재는 일단 취업부터 해야 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재학시절에 이미 결혼한 김영재에게는 아내와 아들이 딸려 있었다. 화려한 학벌이었지만 대공황 직후의 조선에서는 그럴듯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그해 5월 15일 김영재가 찾아 들어간 직장은 경기도청이었다. 월급 65원을 받는 '고원(雇員)' 자리였다. 관청에서 임금을 받고 사무를 돕는 고원으로 일하다보면 판임관에 해당하는 '속(屬)'이 될 수 있었고 오래 근무하면 고등관 승진도 가능했다.

 

실제로 경성 제대의 많은 졸업생들의 법원의 서기나 지방관청의 하급관료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1920년대에는 관립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하급관료인 판임관이 될 수 있었지만, 1930년대에는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행정부로 갈 경우에는 고원부터 시작해야 했다. 똑같은 고원이라도 학력에 따라서 초임월급이 달랐기 때문에 경성제대 출신 김영재가 받은 65원은 동일직급에서 최고수준이었다. 중등학교를졸업한 조선인의 고원초봉은 30원, 전문학교를 졸업한 조선인은 40원, 일본의 사립대를 졸업한 조선인은 45원에 불과했다. 월급 65원의 경기도청 고원은 당시 조선 상황에서 결코 나쁜 자리가 아니었다. p4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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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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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변화 앞에서 동등한 신인이 될 것이다. 작지만 누구보다 위력적인 핵개인이 살아남는다고 했다. 이 책의 저자 송길영은 마음을 캐는 마인드 마이너이다. 사람들의 일상적 기록을 관찰하며 현상의 연유를 탐색하고 그들이 찾고자 하는 의미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20여 년간 해왔다.

 

우리는 정보를 원할 때 여전히 가까운 친구를 먼저 찾는 편향을 갖고 있다. 왠지 더 공정하고 믿을 만하고 특별한 혜택이 나에게 돌아올 것을 기대하기 때문인데, At Least, Better than me, 적어도 나보다 낫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년기에 열심히 일하고 노후 준비를 하고 은퇴를 맞이한다는 예전 생애주기 모델은 지금과 같은 고령화 사회에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새로운 개인주의적 삶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책은 새로운 개인을 핵개인이라 정의한다.

 

K가 확장되고 단순히 기존 것의 보존이 아니라 새롭게 융합되는 것으로 관찰된다면, 새로운 K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서울은 런던, 뉴욕보다 한 도시이다. 서울 사람은 인프라를 누리며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부산 사람은 지역색을 자랑삼아 이야기한다.

 

다양성보다 선행해야 할 것이 형평성입니다. 형평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안전함을 느껴야 구성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어줘야 또 다음 이야기를 이어갈 것입니다. 형평성이 먼저, 포용성이 그다음, 마지막이 다양성입니다. 다양성은 형평성과 포용성을 바탕으로 맺은 열매입니다.p61

 

오랫동안 우리들의 머릿속을 지배해 온 것이 지금은 불편한 단어로 인식하는 정상 가정이라는 환상이다. 어린이날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어린이대공원에서 뛰어노는 모습에서 벗어난 형태를 결손 가정이라는 폭력적인 표현으로 부르던 때가 있었던 것도 기억할 것이다.

 

핵개인들은 권위적이다라는 말 자체를 더욱 혐오의 감정으로 받아들일 확률이 높다. 현재의 사회도 알아야 하는데 내가 살고 있는 터전에 대한 이해도 함양해야 한다. 미래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어떤 형태의 문화를 남기고 어떤 형태의 문화를 새롭게 수용할 것인가 바라볼 수 있다.

 

AI와 합을 맞춘 핵개인은 자리가 아니라 을 봅니다. 나의 성장과 공동체의 공감, 다시 말해 사회적 기여가 동반되는 일자리는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p95

 

직장인의 공포는 팀장님이 금요일 밤에 하는 전화라는 말이 있다. 세 가지 불편함이 동시에 찾아오기 때문이다. <팀장님, 개인 시간 침해, 전화> 조직 내 세대 갈등의 시작이다. 개인 연락처를 조사해 사내 비상 연락망을 구축해 왔는데 비상의 기준은 대체 어디까지로 보아야 할지 혼란스럽다.

 

테이블마다 주문 태블릿을 갖춰놓은 레스토랑, 키오스크로 교체된 패스트푸드점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1인 업장에서 로봇은 홀 서빙을 넘어 주방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라면, 떡볶이, 치킨 등 요리법이 정해진 단품 위주의 식사를 판매하는 레스토랑들은 높아지는 인건비와 그만두는 인력의 대안으로 로봇 채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당신이 데이터를 입력하고, 사고의 체계를 나누며, 능력과 선호를 전수 받은 AI, 당신의 판단 논리와 사고방식을 습득하여 말하지 않아도 이해하는 이심전심, 심심상인의 든든한 아군으로 성장할 것이다.

 

엄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라는 가족상은 유교 문화 안에서 우리 사회의 오랜 기준점이 되어왔다. 하지만 변화한 시대에서 아버지의 권위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이슬아의 소설 <가녀장의 시대>는 이런 변화를 담고 있다고 소개한다.

 

흥미로운 것은 젊은 사람도 나이 든 사람만큼이나 똑같이 나이를 고민한다는 것이다. 물리적 노화가 아닐지라도 나이듦은 여러 가지로 고민스럽다. 건강, 경제력과 소비력, 사회적 관계, 삶에 대한 태도가 고민의 시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젊은 세대는 상사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20년 양육의 대가로 60년의 돌봄을 책임져야 한다는 말처럼 우리는 오래 살고 있구나 효도란 무엇일까를 생각을 하게 한다. 이제 옷차림을 위해 한 철의 기상을 알려주는 일기예보가 아닌, 내 삶을 대비하기 위한 더 큰 호흡의 시대예보가 시작된다. 누군가는 급변하는 세상을 알려줘야 하는데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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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독소 쇼크
박명규.김아름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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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독소 쇼크]는 현대인이 시달리는 질병의 근본 원인이 되는 당독소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들어 의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당독소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과 치료 과정을 경험한 저자는 무엇을 먹어야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다. 책은 환자에게는 건강을 되찾는데 도움이 되고 일반인들에게 건강과 활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음식으로 위로받는 순간 병은 시작된다!”p209

 

이 책은 당독소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과 치료 과정을 경험한 저자는 무엇을 먹어야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필요 이상의 영양분! 이것이 문제인데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넘침이 모자람만 못한 것이다. 당독소는 노화의 주범이며 염증이나 근골격계질환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우울증과 무기력증 같은 심리적인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고 했다.

 

현대에 들어 열에 의한 질병인 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스트레스와 당독소다. 약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이 인공눈물과 파스라고 한다. 그만큼 열증과 염증이 쌓인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당독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삶고 찌고 데치는 요리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당뇨병성 신경통증은 치료제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당독소가 발병 원인인 다양한 질환 중에서도 가장 골치 아픈 병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다. 저자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조리하지 않아도 당독소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물이 있다. 달콤 맛있는 과일이다. 조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먹어도 당독소가 쌓인다. 이유는 과당 때문이다. 혈당이 높으면 과당은 절대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않는다. 과일은 초롤릿과 다를 바 없는 당 덩어리다.

 

스트레스만 받아도 뱃살이 늘고 어깨가 결리고 눈이 뻑뻑해진다. 여기에 빵, , 국수, 라면, 인스턴트커피, , 과일 등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을 자주 먹고 운동량이 따라주지 않을 때 남는 에너지는 몸에 쌓이게 된다. 잉여에너지는 불필요한 대사를 일으켜 열을 만들고 세포외기질을 녹인다. 예전보다 살이 찌고 뱃살이 나왔는데 유독 더위를 타거나 느낀 적이 있다면 무한 루프에 빠진 것이나 다름없다. 생리통 약을 사는 여자들 손에는 시럽을 넣은 아이스 커피와 와플 또는 스콘이 들려 있다. “카페인과 빵만 조금 덜 먹어도 몸이 좋아질 거예요.”라고 말을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총체적인 만성염증의 결과물이다. 미치는 요소는 당독소, 흡연, 인슐린 저항성, 노화, 잘못된 자세 등이다. 당독소를 줄이는 일은 정제 탄수화물, 과당, 당독소가 많은 음식은 무조건 멀리한다. 소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혀의 즐거움을 포기하면 몸의 기쁨이 생긴다.나이가 들어 근육량이 적어도, 이미 만성염증 상태여도 지금보다 나은 몸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허리 통증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혀보다 몸을 위한 선택을 하자.





당독소가 장에 유해세균의 증식을 도와 장내균총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이것이 직접적으로 치매를 일으키는 데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당독소 관리만 잘해도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혈당 스파이크가 생기지 않도록 혈당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 혈당이 높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뇌에서 포도당을 에너지로 쓰지 못하게 된다.

 

암세포는 오직 한 가지 욕망만으로 존재한다. 무한대로 증식하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괴물인 것인데 제어할 방법은 무엇일까? 몸에 투입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실천은 어렵다. 종양 전문의들은 대개 잘 먹으라는 말을 한다. 방사선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이겨내려면 고기든 뭐든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가능한 치료는 모두 다 받는 게 좋다. 다만, 먹는 것을 조절하지 않으면서 항암, 방사선, 면역 항체 항암제를 투여한들 암과의 싸움에 이기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먹은 것이 곧 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 몸은 굽고 튀기고 볶은 당독소 식이와 빵, , 국수, 라면과 같은 정제탄수화물 식이에 맞게 나와 공생을 이루는 미생물의 종류를 선택하게 된다.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당독소 때문이라니 입에 단 음식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상기하고 덜 먹는 것을 실천하는 습관을 키워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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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더스 오브 힘
콜린 후버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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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콜린후버의 신작이다. 2022년 말 기준으로 [베러티], [리마인더스 오브 힘] 등 소설은 무려 2천만 부가 판매되었으며, 그녀는 2023년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며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하였다. 이 책을 읽는 독자를 울리고 웃기는 최강 로맨스 소설로 인정한다.

 

스물여섯, 케나 로완은 남자친구 스코티를 죽음으로 몰고 간 혐의로 감옥에서 5년을 보냈고, 네 살짜리 딸과 재회하기를 희망하며 마을로 돌아온다. 스코티의 부모를 한 번 만난 적이 있었지만 그들이 용서를 해줄지는 잘 모르겠다. 마을로 갔던 첫 날 술집 주인 렛저 워드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그는 스코티와 제일 친한 친구였다. 렛저는 그녀가 디엠의 엄마라는 사실을 모르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케나는 떠나기는 할 건데 그러려면 돈이 필요했다. 낮에는 식료품점에서 일하고 야간에 렛저의 술집에서 일을 하라고 했다. 같이 일하는 로만은 그녀가 떠날 수 있게 돈을 주면 될텐데 말을 했다. 그 말이 맞지만 그녀를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동네 사람이 케나를 알아보면 안 되었다. 니콜이라는 가명을 쓰기로 했다. 렛저는 친구의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으려면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케나는 감옥안에서 300통의 편지를 썼다. 그 중 편지 한통을 렛저에게 읽어주었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케나의 선택을 믿었다.

 

케나는 어렸을 때 위탁 가정을 돌면서 자랐다. 감옥에서 아이를 출산한다고 엄마에게 연락을 하자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방문권을 요구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가정, 스코티의 부모님이 아이를 잘 키워줄 것이라 믿었는데 그들은 케나를 증오하고 있었다. 케나가 마을에 왔다는 소문이 돌자 노부부는 너무 힘들었다. 케나에게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했다. 딸을 눈앞에서 놓친 케나는 폭풍 눈물을 흘렸다. 렛저는 디엠의 영상을 보여주었다. 케나의 얼굴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그런 자신이 싫어졌다. 디엠과 케나가 직접 만나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의 기쁨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스코티의 부모님은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했지만 적어도 렛저는 케나를 믿어주었다. 한 가닥 희망이 생겼다. 렛저는 당신을 미워하던 마음에서 몇 주만에 좋아하게 되었고 당신을 위한 세상을 바라게 되었다고 했다. 케나는 디엠을 자신의 딸처럼 사랑해주는 렛저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다. 렛저는 디엠을 사이에 두고 약혼한 여자와 트러블이 났고 파혼을 하게 되었다. 그의 부모님은 케나와의 관계를 걱정하면서도 옳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케나는 렛저와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안타까움이 크고 마음이 많이 아프다. 케나는 사랑하는 딸 디엠을 가슴에 품을 수 있을까? 스코티의 부모님은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 렛저가 그녀를 향하는 마음이 진심이고 디엠을 사랑하는 만큼 케냐도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삶이 제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면 노래의 내용이 무엇이든 모든 노래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 것이다.p238

 

하지만 그건 우리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그에게 키스를 하고 그의 손을 꽉 쥐고 애원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분들을 미워하지 말아요. 알겠죠? 그분들은 내 꼬마에게 좋은 삶을 만들어 주고 있어요. 제발 그분들을 미워하진 말아요.”p373

 

이 소설에서 이야기가 벌어지는 장소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케나와 같은 사람들은 세상 어디에나, 모든 마을에 있다. 그들이 어디에 살고 있든지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사람들 말이다. 세상 어느 곳에 있든 이 이야기가 벌어지는 장소를 마음껏 상상해도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리마인더스 오브 힘]은 과거의 실수에 대한 용서와 구원을 찾는 것에 대한 불안하고 감정이 충만한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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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쉬는 집
이정임 지음 / 호밀밭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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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 이정임이 등단 이후 10년 동안 여러 매체에 발표했던 산문들을 다시 주제별로 정성스레 묶은 책이다. 우연히 크레타서점을 알게 되었고 독서모임을 하면서 작가의 북토크에서 만나게 되었다. 지금 이사 간 동네의 이야기 소설 속이나 산문에 나오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순수하면서도 정감이 있었다.

 

동네에서 폐지, 고물을 수거하는 사람들은 각자 폐품이 나오는 시간을 두고 움직인다. 새벽, 서너 시에도 수레를 끌며 고물을 줍는다. 앞 사람과 시간 간격을 맞추지 못해 매번 허탕을 치던 노부부에게 엄마는 폐지 따위를 챙겨뒀다가 드리곤 했다. 어느 날 신문에 든 것을 건네는데 직접 키운 호박잎과 풋고추였다. 할머니가 이것밖에 없어서 라고 말씀하셨다.

 

수업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위대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질문에 2학년들이 가장 많이 먼저 외친 대답은 바로 대통령이었다. ‘우리나라의 최고 높은 사람이니까요, 힘이 세니까요, 사람들이 대통령이 하는 말은 잘 들으니까요..’

 

2009년 파킨슨병 확진 판정을 받은 엄마는 움직임이 느려지고 손과 입술을 떨며 몸이 굳어버려 방향 전환이나 자연스러운 동작이 힘들다. 변비, 우울증, 인지기능장애, 야간빈뇨 등의 증상은 덤이다. 엄마와 약을 두고 매일 줄다리기를 하고 하루하루를 보낸다. 하루를 보낸다고 썼지만 간단한 문장 속에는 엄청난 사건사고들과 고통과 분노와 슬픔과 약간의 헛된 희망이 도사리고 있다. 얼마나 힘들까 글만 읽어도 알 수가 있다.

 

작은 마을버스 문을 통해 2단 플라스틱 화분 선반이 올라왔다. 선반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오더니 뒷좌석 앞 통로에 놓였다. 선반과 함께 60대 할머니가 그 위에 걸터앉았다. 다른 사람의 승하차를 방해했지만 아무도 할머니에게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 할머니의 대화는 각자 집에서 키우는 채소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더 나이 들은 할머니가 멀리 사라지는 선반을 보며 좋을때다. 저 나이 땐 저런 게 재밌거덩. 젊을 때, 내도 그랬다 옥상이 전부 밭이었다꼬.” 노인들은 자주는 아니지만 정류장에서 만난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담장이 붙어 있는 옆집에는 할머니 두 사람이 아침 6시부터 공업용 재봉틀을 돌렸다. 찾아가 8시부터 하시면 안 되겠냐고 사정하는 남편의 말에 할머니가 화를 냈다. 그 시간에 눈이 떠지는 걸 우짜라꼬? 나이 먹으면 초저녁에 자고 새벽에 일찍 일어난다. 내가 그렇게 하고 있으니나이를 실감하고 있다.

 

2004년은 지독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저자는 철없는 어른이었고 쿨한 글을 쓰고 싶었으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없었고 회사에 취직하기에는 가진 능력이 부족했다. 송도가 고향이다. 횟집을 운영하는 큰집에서 태어나 그 근처의 단칸방에서 서너 살까지 살았다. 아들만 셋을 키우는 큰집의 귀한 딸 대접을 받았다.

 

2017년 첫 번째로 배우는 일은 난로에 불붙이기다. 수정동 산복도로에서 맞는 첫 겨울, 지금참나무 장작과 씨름을 하고 있다. 작년에 운 좋게 지금 사는 집을 알게 되었고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남편이 리모델링을 했다.

 

저자는 구안와사, 대상포진, 안면마비 진단을 받았다. 젊은 나이에도 올 수 있는 병이구나 생각했다. 엄마가 외할머니에게 하지마라고 역정을 내던 것을 이십여 년이 지난 지금, 자신도 엄마에게 하지마라 짜증을 낸다. 몸이 좋지 않으면 쉴 만도 한데 수십 년 쌓인 살림의 습관 때문에 엄마는 틈난 나면 부엌으로 가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일광욕은 보약이다. 햇빛을 쐬면서 비타민D를 합성하고 털도 살균한다. 햇빛은 피부의 곰팡이를 없애주고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고양이를 키운다. 고양이라 하면 많은 분들이 주인도 못 알아보는 요물이라며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사랑을 받은 동물치고 주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고양이를 키우며 사람구실을 하게 되었다. 길고양이도, 참새도, 먼 나라에 사는 북극곰도, 사실 지구 안에서는 사람과 똑같은 지분을 자눠 가진 존재들이다.

 

지금, 여기, 우리 모두, 누군가의 산타다. 만원 버스에서 가방을 들어주는 아줌마, 길 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청년, 늙은 강아지를 등에 없고 폐지를 수거하는 노인까지 우리는 누군가에게 잠깐의 산타다. 이 산타들이 일을 마치고 돌아가 쉬는 집은 아주 아늑하고 편안한 곳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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