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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대하여 : 1979~2020 살아있는 한국사
김영춘 지음 / 이소노미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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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다르게 기억된다

시대마다 고유한 고통이 있다

지금도 아픈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한국의 최근 역사에 관한 책으로 살아있는 한국사이다. 1979년에서 2020년까지 한국 정치사를 다루었다. 저자가 겪은 41년 동안의 역사를 다시금 하나씩 살펴보면서 오늘날 우리 민초들이 겪는 고통의 원인을 추적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잘했으며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기억해내고 독자와 함께 그 답을 찾고자 하였다.

 

197910월 부마항쟁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김영삼 대통령이 국회의원 직을 잃었을 때 닭의 목을 비틀지라도 새벽이 온다는 말을 오랜만에 들어보았다. 저자는 1981년 고려대 영문학과에 입학했다. 국문학과는 취직이 어렵다며 법대로 진학하라는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타협한 게 영문학과였다. 광주의 진상을 알게 되고 군사정권과 싸우기로 결합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치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간접으로 겪은 시대이기도 하고 저자가 부산이 고향인 것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 당시 부마항쟁과 광주민주화 운동은 세월이 흘러 알았고, 광주민주화에 대한 소설을 읽고 더 확실히 알게 되었고 광주 사는 동생과 이야기를 하다 전남도청을 한번도 안 들려본 것이 서운하기도 하였다. 한 가지 드는 생각은 내가 만약 학업을 꾸준히 이어갔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1987년 대통령 선거에 대해 한마디씩 말한다. 사람마다 조금씩 달라도 양김의 단일화가 당시 반드시 필요했다는 점에 대해 이견이 없다. 13대 국회는 여소야대였다. 게다가 3김이 야당 총재였다. 4.26 총선 결과 대통령이 상대하기 어려운 야당 당수가 한 명이 아니라 세 명이나 되었으므로 노태우 정부는 자기가 뜻하는 대로 정국을 운영할 수 없게 되었다. 2년 전까지 절대권력자들이었던 전두환, 장세동 등 군부 실세들이 줄줄이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했다. 모든 국민이 보는 앞에서 그들에 대한 공개 신문이 이루어졌다. 형식적으로는 무리였겠지만 방송을 통해 보는 사람 마음이 다 시원했다.

 

정치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온통 욕심투성이다. 사람들의 욕심과 욕망은 서로 충돌하게 마련이므로 적절히 중재하고 타협해서 그 결과를 제도화하는 것이 정치다. 그러나 우리는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면서 희망이 아니라 불안이 일상화된 사회를 만드는 정치를 했던 것이다. 저자는 내 마음이 다 고통스럽다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저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실패와 좌절을 두려워 하지 않는 도전 정신에 귀감과 용기를 얻었고 선배에게 독설을 한 것이 시간이 흘러도 기록에 남아 있으니 안타깝게 생각한다. 국회의원 임기가 종료되는 날 자전거를 타고 전국 일주를 하면서 수많은 생각과 좌절감을 씻을 수 있었다.

 

코로나19에 맞서 싸운 우리 국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봤다. 국민이 노력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정부여도 결과를 낼 수 없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정부를 생각하기에 앞서 먼저 국민을 신뢰하고 그들을 우선하는 정치를 생각하는 것이다. 우두머리 정치는 끝났다. 인본주의와 국민주의는 뉴노멀 시대의 정치가 가야 할 궁극의 지평이다.

 

저자는 40년 전 두려움에 떨며 조국의 민주화를 위한 학생운동에 나설 때의 첫 마음도 떠올렸고, 20년 전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생겼던 정치에 대한 다짐도, 10년 전 부산으로 돌아오면서 마음먹었던 각오도 다시 생각났다. 지난 세월 목격하고 마음을 아프게 한 수많은 고통과 그 고통의 원인과 희망에 대해서도 기록했다. 이 책은 정치와 역사의 흐름을 알게 해주었다. 아픔과 고통이 흔한 세상에 선물과도 같은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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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 - 근대의 문을 연 최후의 중세인 클래식 클라우드 26
이길용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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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라는 견고한 성벽을 흔든 위대한 개혁가 마르틴 루터의 개혁은 종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그의 시도는 전유럽을 강타했던 페스트와 인쇄술의 발전에 힘입어 유럽 사회 전반을 바꾸어 버렸다. 현재 코로나19로 고생하고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루터가 어떻게 그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는지 좋은 교훈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이 적절한 때에 선을 보였다.

 

루터의 인생에는 적지 않은 결정적 장면이 있다. 루터는 순간마다 신의 은총을 기원하고 구원을 갈망한 약하디약한 불안한 존재였다. 그의 불안은 어디에서 왔을까? 당연히 죽음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죽음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한 세기 전 유럽을 휩쓸고 간 페스트의 영향을 꼽을 수 있다. 형제마저 이 병으로 잃었고,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 전염병의 위력이 있었다.

 

루터의 생가와 사가가 있는 아이슬레벤, 어린 시절을 보낸 만스펠트, 그가 삶을 마친 곳도 아이슬레벤이다. 사가 부근에 안드레아스교회에서 총 네 번의 마지막 설교를 했다고 한다. 지붕이 붉은색으로 치장된 루터의 생가는 지금은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유복한 농부 집안 출신이었던 루터의 아버지는 구리 채굴 사업으로 쏠쏠한 수익을 올리며 나름 유복한 살림을 꾸릴 수 있었다.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만스펠트로 옮겨가 일곱 살 때 라틴어학교에 입학했고, 에르푸르트대학에 입학하기 까지 총 14년을 그곳에서 살았다.

 

루터는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하여 지속해서 신을 찾았다. 남들보다 몇 배 이상 많은 시간을 고해실에서 보낼 정도로 그는 신에게 집착적으로 매달렸다. 아버지는 아들의 의지를 막아내지 못했고, 루터는 에르푸르트로 돌아가 수도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17, 슈토테른하임에 루터의 돌이 세워졌다. 한적한 시골 풍경으로 가득한 이곳에는 기념석과 표지판 정도만 남아 루터의 흔적을 알려준다.

 

사제가 된 이후 루터는 신학 교육을 받았다. 루터의 대학 생활은 매우 돋보였다. 이전부터 보여 준 집중력 넘치는 독서열이 그의 지식을 더 깊고 넓게 만들었으며, 뛰어난 언변도 그의 탁월함을 더 빛나게 해 주었다.

 

 

루터의 개혁의 정신은 수도원 좁은 방에서 성서를 읽는 행위속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비텐베르크는 루터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신학 수업을 받았고, 수도사가 되었다. 교수로서 강의 했고, 설교자가 되어 강론을 펼쳤으며, 95개 논제를 발표함으로써 종교개혁의 기치를 올렸다. 결혼했고, 자녀를 낳아 길렀고, 지금까지 잠들어 있다.

 

칭의론과 더불어 루터의 종교개혁에서 핵심을 이루는 사상은 만인사제주의다. 이것은 인간과 신의 은총을 매개해 주는 계급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선언이다. 즉 누구든 신 앞에 나아가 기도할 수 있고, 순전한 믿음에 의지해 신의 은총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p147

 

루터의 생애를 살펴보면 그는 참 올곧은 신자였다.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바를 충실히 지키려고 했고, 적어도 신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철두철미한 신앙인을 우리는 만나게 된다.

 

루터는 인적이 드물고 대낮에도 삼림으로 우거져 어두컴컴한 이 작은 성에서 무려 10개월을 버티며 신약성서 번역에 집중했다. 이것은 위대한 독서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그는 어떻게 이 작고 외로운 요새 안으로 숨어들어야만 했을까? 이 사정을 알려면 먼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신교 세력을 탄압할 목적으로 연 보름스회의를 살펴보아야 한다.

 

 

루터의 성공 배경에는 바로 번역에 대한 그만의 철학이 깔려 있다. 아녀자나 아이, 시장통 사람도 이해할 수 있게 성서를 번역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역사를 바꾸는 초석이 되었다. 이것이 이전에 나와 있던 18종의 성서 번역본과 구분 짓게 하는 것이다. 소통과 이해에 대한 루터의 철저함은 삽화 이용을 통해서도 도드라진다.

 

루터의 개혁 정신은 가장 은밀하고 사적인 영역까지 바꾸어 버렸다. 사제였던 루터는 마침내 결혼했고, 아내 카타리나도 수녀 출신이었다. 중세에 사제와 수녀가 만나 결혼하는 것만큼 파격적이고 혁명적인 사건이 있었을까?

 

마인츠는 구텐베르크를 배출한 도시로, 루터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곳이다. 탁본과 판화를 중심으로 인쇄하던 이전과 달리 틀과 금속으로 만든 다양한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구텐베르크의 활판 인쇄술은 인류 문화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조선을 비롯한 아시아권의 금속활자 인쇄는 주로 관 위주로 이루어졌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인쇄의 역사에서 구텐베르크가 남긴 공헌은 활자 주조 기술의 혁신인쇄기의 발명이었다. 독일 지역에 퍼지기 시작한 활자 인쇄술은 그가 펼친 개혁 운동에 실질적 날개를 달아 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를 따라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루터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지 추천지로 비텐베르크와 비텐베르크성교회, 루터와 더불어 종교개혁을 수행하는데 큰 공헌을 했던 멜란히톤의 박물관과 루터박물관은 당연히 있고 도시 자체가 아름답다.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갈 수 있는 2, 3km의 직선거리다. 여유 있게 가서 독일 중세도시의 아름다움과 수려함을 느끼기에 딱 좋은 곳이 바로 비텐베르크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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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의 집 - 개정판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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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리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토우의 집]장독 뒤에 숨어서라는 제목으로 계간 [자음과 모음]을 통해 2014년 봄부터 가을까지 연재된 작품으로, 고통과 상실의 현장을 다루고 있다. 토우의 집 배경은 삼악동이다. 삼악산 남쪽 면을 복개해 산복도로를 만들면서 생겨난 동네였다. 큰 길 곁으로 골목마다 채국채국 집을 지어 머리를 치켜든 다족류 벌레처럼 보인다고 해서 삼벌레 고개라고 불린다.

 

소설은 1970년대 일곱 살 동갑내기인 은철과 원의 시선을 통해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을 잔잔하게 펼쳐낸다. 김순분이 주인인 우물집엔 네 가구가 살았는데 도합 열세 식구나 되었다. 어느 날 새댁과 남편, 딸 둘(영과원)이 이사를 오게 되었다. 새댁은 펜에 펜촉을 끼워 남성적인 글씨체로 한문을 휘갈기는 걸 보고 복덕방장이가 혀를 내두르며 감탄을 쏟아놓는다. 순분네 아들 금철은 동생 귀에 껌을 구겨 넣는 장난을 하고 병원에 다녀 온 뒤로 매타작은 종적을 감추었다.

 

모험의 등급도 고갯길의 등고선에 따라 나뉘는데, 아랫동네 소년들은 집 밖을 잘 나오지 않고, 윗동네 소년들은 위험한 모험을 하기도 하였다. 새댁은 아침이면 운수패를 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엄마와 딸의 대화가 정겹다. 새댁이 수영을 못하는 이유는 토끼띠여서 그렇다고 했다. 토끼는 물만 닿으면 죽으니까.

 

일곱 살 동갑내기 원과 은철은 비밀이 숨겨진 마을 삼벌레고개를 파헤치는 스파이가 되기로 결심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가려낸다. 나쁜 사람한테는 복수를 해야지. 원은 언니가 10원을 갚지 않아서 나쁜 사람이고 은철은 형이 딱지를 훔쳐 가서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더 억울한 건 그들이 한 살을 먹으면 저들도 한 살을 먹으니 평생 여섯 살의 차이를 좁히지 못할 운명이라는 것이었다.

 

두 꼬마들은 동네 사람들 이름을 알아낸다. 순분이 주도하는 계모임에서 나이가 많아 큰형님인 이정자, 남편이 사우디에 있다고 사우디집 최은숙, 통장 박가네는 김언년, 운문원에 임보살, 보험여자 성계희, 운문원 공양내기로 일하는 똥순할매, 뚜벅이할배 그의 아들 바보 곰딴지, 이름은 고상한인데 특이해서 괴상한 씨로 부른다.

 

새댁은 양복점을 하는 원의 큰아버지를 찾아갔다. 그 녀석이 여적도 정신을 못 차리고 경락인가 뭔가 몹씁 짓거리에 가담하고 있다며 걱정하는 모습이다. 순분네는 계원들에게 새댁네 죽은 영가가 있다고 말했다. 새댁 시누가 피아노를 잘 쳐서 상금으로 미국을 갈 수 있었는데 육이오가 터져 그들에게 부역한 혐의로 감옥에 끌려가 고초를 당하고 피아노 대신 옷 만드는 일을 하다 계단에서 굴러서 앉은뱅이가 되어 자살했다는 이야기였다.

 

새댁은 원이와 은철에게 은행놀이를 통해 숫자의 개념을 알게 해주었다. 어느 날 안덕규의 지인들이 새댁네 집에 모이기로 한 날 모시 입은 노인이 원에게 인형을 선물해주었다. 원은 동생이 갖고 싶어 이름을 희로 지었다. 새댁은 은철에게 손님이 오는 날에는 놀러오면 안된다고 하여 삐지게 된다. 똥순할매와 뚜벅이할배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할매의 깡패아들에게 박가네가 일러주었는데 그 다음 날부터 할배가 몸져 누운지 열흘 만에 죽고 말았다.

 

은철은 원에게 생 닭발을 먹게 하여 토하게 만들었다. 금철은 은철을 옆에 끼고 개천을 건너뛰는 모험을 하다 은철의 무릎이 깨지고 만다. 수술을 해도 평생 다리를 절어야 된다는 것이 은철의 부모는 망연자실한다. 순분네는 계원들에게 새댁네 시누 얘기를 늘어놓던 일을 생각했다. “그 죄를 다...어떻게 받으려고...”

 

양복 입은 남자들이 들어오더니 덕규를 데리고 나갔다. 자매들 이름처럼 아빠는 영, , . 돌아오지 못했다. 새댁은 남편을 묻고 나서 정신이 나가버렸다. 급기야 입원을 하게 되고 영과 원은 큰 아버지댁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순분은 원의 볼에 입술을 대고 기도하듯 속삭였다. “제발…… 잘살아라…… 원아…….”(p326)은철은 원이 안고 있는 희가 요괴 인형 같았다. 희가 우물집에 온 날부터 자꾸 나쁜 일만 생겼다. 새댁이 은철에게 놀러 오지 말라고 한 날도 그날이었고, 할배가 죽었고, 닭발 사건, 할매가 나갔고, 다리가 망가졌다. 안바바는 잡혀가서 죽었고 새댁도 미쳐서 병원에 들어갔다.

 

골목에서 문간에서 장독대에서 영, , ,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괴상한 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괴상한 노래를 흥얼거렸다.

 

오래전 이곳에 삼악산이 있었지

북쪽은 험하고 아득해 모르네

남쪽은 사람이 토우가 되어 묻히고
토우가 사람 집에 들어가 산다네
토우의 집은 깜깜한 무덤

 

인혁당 사건을 연상하게 하는 이 소설은 토우가 되어 묻힌사람들의 자리, 역사적 비극의 공간을 그리고 있다. 긴긴 성장통과 함께 써내려간 고통에 관한 고백이다. 토우의 집을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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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누가 당신의 인생을 그저 그렇다고 하는가 매일 읽는 철학 1
예저우 지음, 정호운 옮김 / 오렌지연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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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전의 독일에 이런 사람이 있었다. 때로는 광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지만 세속에 휩쓸리지 않는 고결한 의지와 품행을 갖춘 당대의 위대한 철학가. 시인이자 산문가, 언어학자였으면서 또한 이런 타이틀의 한계를 훨씬 초월한 사람. 바로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다.

 

19세기 독일의 대표 철학가 니체는 권력에의 의지설을 제기하고 초인(超人)’의 철학을 주장하며 현대 반이성주의의 선구자로 추앙받았다. 니체 하면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름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매일 읽는 철학 시리즈 이 책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좋다. 니체는 평생을 많은 고난과 시련 속에서 살았다. 어린 나이에 가족들이 잇달아 세상을 떠나는아픔을 겪으면서 인생의 어두운 면을 지나치게 일찍 깨달았고 우울한 성격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좌절과 역경 앞에서도 그는 언제나 강인했다.

 

오늘날 가장 큰질병은 바로 외로움이다. 우리는 모두 외롭다.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는 인간에게 친밀한 관계를 가져다주지 못했고 오히려 과거 함께 고난을 이겨냈던 진실한 마음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자신을 드러내고 감지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짧고도 고단한 인생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성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만의 믿음이 있어야 한다.

옛말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다. 성공한 사람들은 바닥에서부터 한 걸음 한 걸음 정상을 향해 걸어간다. 그들의 성공에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원대한 뜻을 갖고 넓은 무대에서 꿈의 불빛을 밝히며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여 마침내 오랫동안 끊이지 않는 박수갈채를 받는 것이다.

 

니체는 말했다.

책 속의 지식이 아니라 자신의 눈을 믿어라. 옛 사람의 경험과 기존의 지식이 아닌 자신의 눈으로 지금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을 판단하라.”p81

 

니체는 <이성의 양심>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상의 수많은 일은 좋은 면을 갖고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볼 수 있을 리 없다. 담벼락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를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이말은 비록 우리의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노력을 하면 언젠가는 분명 눈에 보이게 될 것이고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의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절망에 빠져 삶을 포기했던 크리스토퍼는 이내 새로운 인생길을 선택했고 이 길에서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전신마비로 몸을 움직일 수도 없는 엄청난 고통 앞에서 그는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목숨을 끊을 생각을 했었다. 절망을 선택하여 소위 운명에 타협한다면 그것은 진정으로 철저한 실패이다. 하지만 마음가짐을 바꾼다면 아주 작은 기회일지라도 다시 성공을 쟁취할 수 있다.

 

니체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지만, “사랑은 곧 관용이다. 사랑은 심지어 정욕까지도 용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한 셈이다. 그렇다. 사람은 살면서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을 겪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만나게 마련이다. 용서는 마치 우산과도 같아 거센 빗줄기를 막아준다. 때로는 상대방을 용서하는 것으로 자신의 행복이 완성된다.

 

미소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사람은 미소를 지을 때 정신적으로 가장 홀가분하고 온몸의 근육에서 힘을 뺀 편안한 상태가 된다. 또한 심리 상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웃음 가득한 눈빛이 상대방의 눈빛과 마주쳤을 때 웃음기가 눈빛이라는 무형의 다리를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되어 상대방도 즐거운 기분에 함께 젖어들게 한다.

  

  

 

신독(愼獨, 자기 혼자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는다)과 양심은 인간의 중요한 성품이며 고상한 인격의 구체적 표현이기도 하다.” 그는 신독과 양심이 생활에 적극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이런 구속은 시시때때로 인간의 성품을 조각하고 그 역할을 발휘한다.

 

어떤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면 당장 행동에 옮겨라. 아름다운 상상을 한다고 하늘에서 떡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습관은 사회에서 독립할 수 있는 토대이자 업무 효율과 삶의 질을 결정하고 나아가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바로 이해득실에 일희일비하는 사람이다. 우유부단한 사고 때문에 그 어떤 일도 감히 결정하지 못하고 그 어떤 책임도 지지 못한다. 그들은 일을 결정한 후에 결과가 좋을지 나쁠지 몰라서 끊임없이 망설인다.

 

꿈이 아무리 원대하더라도 당장 눈앞에 있는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꿈은 큰 목표이며 우리가 당장 해야 할 것은 바로 매일 작은 목표 하나씩을 완성해나가는 것이다. 큰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그렇게 한 걸음씩 가까워질 때마다 기쁨과 열정과 자신감이 더 커지고 두려움은 조금씩 사라진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반드시 직면하게 되는 7가지 인생 문제를 니체의 철학으로 짚었다. 인생의 지혜를 얻을뿐 아니라 시련을 극복하고 행복에 이르는 니체의 인생철학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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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로 산다는 것 - 워킹푸어의 시대, 우리가 짓고 싶은 세계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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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태생으로, 2001년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라는 이름의 한국인이 되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교에서 조선사를 전공하고 모스크바 대학교에서 고대 가야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에서 한국학과 동아시아학을 가르치고 있다. 저자는 2020년의 한국을 다시 돌아본다.

 

노르웨이에 체류한 지 20년이 되어간다. 한글을 까먹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편씩 한글로 블로그에 글을 올려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기도 한다. 노르웨이 신문을 매일같이 읽고, 이상하게 노르웨이에 동화됐다든가, 노르웨이인이 됐다든가, 이런 느낌은 전혀 없다. 언어적 편입되었다 해도 정서적 동화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한국에 가끔 들어갈 때면 뭔가 집으로 돌아간다는, 그런 느낌이 분명히 있다. 한국에 대한 동질감 노르웨이에 대한 괴리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가만히 생각해봤다. 역시 정서 공유’, 각종 공포감이나 콤플렉스, 절망이나 체념 의식의 공유가 아주 큰 것 같다. ‘괜찮은 사회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 정의는 덕후, 사회적 적응을 거부하는 기인들이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는 관용사회이다. 양육 노동이나 노후 돌봄 노동을 한국이라는 가부장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정한 양성평등이 불가능한 이유를 지적한다.

 

노르웨이 젋은 세대들에 비해 대한민국의 연애 포기 세대달콤함보다는 쓰라림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의 많은 청년들이 언제 그만두게 될지 모를 중소기업에 다니고, 고시원, 원룸, 작은 아파트에 살면서 장시간 노동으로 연애 같은 장기적 관계를 유지할 에너지마저 갖지 못한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에서 쓰이는 2인칭 대명사를 거칠게 분류하자면 님류, 지배자와 전문가는 물론 숙련노동자까지 포함하고, 노동자나 미취업자 등을 포함한다, 사람이 살아서도 급이 있는데 죽어서도 급이 있는 게 싫다. 수장, 추장, 국왕의 세계는 기록으로 남아 있지만, 노예들의 세계는 익명의 세계, 무기록의 세계이다. 시중에 팔리는 자기계발서는 성공신화의 이야기를 벗어나지 않는다.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해도 한국 정계나 학계에는 왜 이렇게 전향자들이 수두룩할까? 학벌, 출세로 지금도 계급과 같은 화두를 놓지 않는 사람들이 존경스럽기만 하다. 신분 세습 도구가 되어버린 명문대의 특권적 위치를 보며 대학들의 평준화가 너무나 시급하다.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은 우리가 제대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해서 지금까지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같은 표현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친일파, 식민지 시기의 토착 지배층은, 한국에서 계속 기득권을 키워나갔을 뿐, ‘청산된 과거가 있기나 한가 싶다. 우리는 아무리 예방 대책에 온 사회가 온 정성을 다한다 해도 학폭과 왕따 현상을 완전히 근절할 수 없음을 자각해야 한다. 사회 자체가 위계 질서의 구조적 폭력에 의해 유지되는 만큼 아이들에게만 비폭력적으로 평등하게 살라고 명령할 수는 없다. 어른들의 사회가 병든 만큼 아이들의 사회도 병들 수밖에 없다. 인천에서 일어난 일과 같은 비극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해야한다!

 

코로나19 사태는 자본주의 체제하의 세계에서 국가의 행정력과 준비력 그리고 의료 체제의 견고함을 시험한 셈이다. 동아시아와 북유럽은 비교적 무난하게 통과하고 있지만, 미국과 남유럽 일본은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가장 비극적인 것은 코로나가 드러낸 각국 내의 각종 격차였다. 공공 부문 종사자들은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재택 근무로의 전환 정도다. 항공업과 숙박업 등 가장 타격을 받았고 중소기업들의 자금 흐름은 많은 문제를 보였고 서비스 부문과 유통 부문의 영세 업체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진실의 순간이 보여준 것은 질병에 대처하는 각국의 행정력과 준비력 그리고 정치적 의지의 차이뿐만이 아니라 각국 내의 무서운 사회적 격차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미국과 일본, 중립국인 스웨덴과 노르웨이를 엄청나게 살찌우고 전 세계적 채권 국가로 만든 제1,2차 세계대전으로 갈 필요도 없다. 1950년대 미국과 일본 자본에 신의 도움이었던 한국전쟁이 끝나자 1954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0.6퍼센트를 기록했다. 더 이상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이 미국 자본주의에는 엄청난 문제였다. 열전은 끝나도 냉전은 계속되었다. 저자는 이 디스토피아 같은 세계에서 혁명은 결국 나와 우리를 회복하는 데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한다. 스스로에게 나의 생각이 무엇인지물어보는 것,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우리가 함께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혁명적인 발상이다.

 

리딩투데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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