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사용 4개국 -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역사와 언어사 그리고 특징
이상민 지음 / 다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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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사용하는 4개국 즉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 리히텐슈타인의 역사와 문화, 언어, 국가 제도에 대한 책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대한 책은 많은데 스위스에 대한 책은 없어서 이 책을 구해 읽었다. 이 책도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긴 하다만, 그래도 유럽사나 오스트리아 등 다른 나라 통사에서 파편으로 읽어 꿰어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한번에 주욱 읽을 수 있는 것이 어디랴. '스위스 역사'로 검색하면 학습 만화만 주르륵 나오는 실정인데.

 

책은 전체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인 '유럽의 약사(略史)와 게르만족의 성장'에는 위 독일어 사용 4개국가에 공통되는 기본 지식을 제공한다. 유럽의 어휘 의미와 지리적 정의, 유럽의 약사, 게르만 민족의 성장 발전과 독일의 기원 등등. 이 부분 별 기대없이 읽어나갔는데 의외로 내용이 풍부해서 좋았다. 세계사나 유럽사, 독일사 통사의 앞 부분에 조금 나오는 내용이 길게 서술되어 있다. 유럽 고대, 중세사에서 게르만족의 비중이나 카롤루스 대제(샤를마뉴, 카를 데어 그로쎄)를 유럽의 아버지로 추종하는 이유를 여실히 느꼈다.

제2장은 '독일어의 변천'인데, 슬프다. 1달 학원 다녀 배운 독어 실력으로는, 그저 흐름만 대강 따라 구경하고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내 실력으로 평가할 수 없는 장이니 패스.

 

가장 기대했던 제3장 '독일어 사용 4개국의 역사' 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공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역사의 경우 다른 책으로 좀 읽어 배경 지식이 있다. 스위스나 리히텐슈타인의 경우는 다른 지역 역사를 읽다가 토막토막 안 정도이고. 그래서 한 줄에 꿰어 읽는 효과를 보고 싶었는데, 분량이 적어 아쉬웠다. 할당된 쪽수 자체가 적은 관계로 서술이 피치못하게 사건 전후 관계 분석 없이 연도와 장소, 사건 나열일 수밖에 없었고.  

제4장인 '4개국의 특징'은 각국의 기본적인 사회 제도 등을 다루고 있다. 이건 기본 정보 서적같은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그리 만듦새가 좋은 책은 아니다. 편집도 그렇고, 원고 자체도,,, 심한 논평은 생략하겠다. 역사 서술에서 중복되는 부분이 많고 같은 용어를 다르게 표기하는 경우도 많았음을 밝힌다. 예를 들자면, 어디는 '웨스트팔리아' 조약이고 어디는 '베스트팔렌' 조약이다. 같은 용어에 대한 영어, 독어 표기도 그때마다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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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음식문화 유럽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3
맛시모 몬타나리 지음, 주경철 옮김 / 새물결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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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 읽다가 생각나서 꺼내들어 잠깐 뒤적여 보다가 그만 처음부터 다시 다 읽어버렸다. 최근에 후진 음식문화사 책을 한 권 읽어서인지, 다시 읽어보니 이 책의 진가를 더욱 알 것만 같다. (마치 무식한 언행을 일삼는 남자에게 지치고 상처받아 인생 최고의 남자라고 생각했던 옛사랑에게 돌아가 다시 안긴 것 같다.) 심지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으며 넘겨가는데 막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아, 눈물겨워라.

 

이 책은 지금까지 내개 읽은 책 중 최고의 음식문화사 책이다. 일반 유럽 문화사 책으로 봐도 다른 명저서들과 견주어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  주경철 선생님의 다른 저서에서 언급해서 알게 되었는데 절판이어서 구하기가 어려웠다. 여름 휴가 때, 작정하고 시내 대형 서점을 다 뒤지고 다니다가 간신히 매대 한 귀퉁이에 남은 한 권을 구하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이 책은, 내게 쉬운 남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러고 나서 곧 재판 찍어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내게만 튕기는 남자였던 것이다.) 뭐 이런 사연이 있어 내겐 더 애틋하다. (지금 검색해보니 또 절판이다. )

 

책의 내용을 간추려 적어 놓는 것은 의미 없다. 그냥, 내 친구분들께, 문화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무작정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후추 같은 향신료가 육류의 장기 보존을 위해 필수적이었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었라는 등 특히나 그동안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역사 지식을 바로잡아주는 점에서 이 책을 읽는 재미는 보통이 아니다. 또 게르만 문화와 그리스 로마 문화의 대립을 맥주- 고기 문화와 포도주 -빵 문화의 대립으로도 서술하는 등,  정치사나 전쟁사가 아니라 음식 문화사라는 또다른 시각을 통해 유럽사를 조망해 보게 해 준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매우 유익하다. 

 

그외에도 일반 유럽사 통사를 읽을 때 미처 설명해 주지 않는 세세한 점들, 유럽 배경인 소설이나 영화 볼 때 궁금했던 음식 문화 관련한 점들을 알아가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가톨릭 측의 금식 목록에 얽힌 이야기나 종교 개혁 덕분에 유럽의 음식 문화가 더욱 섞이게 되었다는 등 기독교 문화와 관련된 부분이 많아, 특히 종교 개혁기 역사에 관심있으신 분이 읽으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

 

배경 지식이 없으면 조금 힘들 수도 있겠지만, 무조건 강추! (사실, 숨겨놓고 혼자만 몰래 만나고 싶은 남자같은 책이기는 하지만) 역덕이라면 중고 서점에 보인다면 무조건 사서 쟁여 놓고, 구하기 힘들면 먼 지역의 도서관에 택시타고 가서 대출해서라도 꼭 읽을만한 책이다. 모든 좋은 역사서가 그렇듯이 이 책은 편견없이 세상을 보는 보다 너른 시각을 갖게 만들어 독자를 성장시켜 주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남자와의 좋은 연애가 비록 헤어진 후에도 한 여자에게 평생 자신답게 살아갈 내적인 힘을 남겨 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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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에 살기 동문선 현대신서 43
자크 르 고프 외 지음, 최애리 옮김 / 동문선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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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세에 살기>라는 제목에 ' 재미있는 서양사 상식'이란 부제를 달고 있고 230쪽밖에 안 된다. 그러나 만만한 책이 아니다. 상식 정도가 아니라 꽤 깊이 들어간다. 관련 배경 지식이 없다면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충 서술한 책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책은 20명의 전문 역사가들이 한 꼭지씩 자신의 전문 연구 분야 쪽에서 서술한 글을 모았다. 통사식도 아니고 한 주제로 묶이지도 않는다. 중세 서양사라기에는 범위가 좁다. 대개 12~15세기 사이 프랑스를 다루고 있다. 내용도 왕조나 전쟁,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심성사, 문화사 위주이다. 프랑스 아날학파의 전통을 모른다면 일단 이 점도 낯설게 느껴질 독자가 있을 것 같다.

 

내용 서술도 기존 대중적 역사서와 다르다. 20인의 역사가들은 체계적으로 자신의 저작을 요약해서 들려주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 연구실에 있다가 잠깐 담배 피러 나와서 제자들에게 툭툭 던지는 투로 서술하고 있다. 어떤 저자는 4쪽 정도 분량이고 어떤 저자는 14쪽 분량이다. 심지어 자크 르 고프는 본인 저술도 아니고 대담 기록이다.  

 

변화가 일어난 것은 특히 13세기부터였다. 이미 1179년에 제3차 라테라노 공의회는 명백히 동성애자들을 겨냥한 탄핵을 공표한 바 있었다. 동성애자들은 십자군 원정으로 촉발된 감정의 여파를 겪는 것으로 여겨졌다. 서구의 많은 문적들은 이처럼 광적인 행태를 이슬람교도들의 탓으로 돌렸던 것이다.

- 42쪽, 장 베르동 지음 <금지된 사랑과 금지된 성> 부분에서 인용

 

반면,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 주는 일은 도둑질이나 다름없이 여겨졌던 것이, 고리대금업자는 자고 놀면서 부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해 고리대금업자는 시간을 파는 것인데, 시간이란 오로지 하나님께만 속한 것이거든요.

- 121쪽, 자크 르 고프 지음 <고리대금업자의 저주받은 삶> 부분에서 인용

 

자크 르 고프,장 베르동, 미셸 파스트루 등 쟁쟁한 프랑스 역사가들을 한 권에 만나는 즐거움이 있어 나는 즐거웠다만, 다른 독자분들은 어떻게 읽으실지 모르겠다.위에 인용한 부분처럼 부모의 사랑, 동성애, 종교, 고리대금업, 의상, 유행, 향략 등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그래도, 내가 준 별점을 믿지 마시오.)

 

프랑스 중세문학을 전공한 최애리 선생님 번역이다. 이분이 번역하신 프랑스 중세사 책은 다 재미있다. 실력 있으신 분인데 이 책에 '여성 정자(42쪽)'라는 실수가 있어 덕분에 빵 터졌다. (부가한다. 이 부분은 나의 무식 탓이다. 중세에는 여성도 정자가 있었다고 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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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0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유도비 2019-05-21 13:46   좋아요 0 | URL
오, 안녕하세요, 최애리 선생님!
그 부분은 이 리뷰 쓴 뒤에 알아내어서 예스 24 리뷰에는 부가해서 써 놓았는데 제가 알라딘 리뷰에 부가하는 것은 잊었네요. 죄송해요.
그러나 제 무식과 실수 덕분에 선생님 댓글 받으니 기뻐요. ^^

선생님께서 번역하신 중세사 책들 즐겁게 읽었습니다. 쟈크 르 고프, 조르주 뒤비, 슐람미스 샤하르 등이요.
직접 쓰신 <길을 찾아><길 밖에서>도 읽고 소장하고 있고요.
건강하게, 좋은 책 많이 번역해 주세요.
 
대담한 작전 - 서구 중세의 역사를 바꾼 특수작전 이야기
유발 하라리 지음, 김승욱 옮김, 박용진 감수 / 프시케의숲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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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가 본래 전공을 쓴 책이다. 기사도 시대에 특수 작전이 수행된 과정과 역할에 대한 연구를 담고 있다. 저자가 특수 작전을 선택한 이유는 특수 작전이 특히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기사도와 군사적 현실 사이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이상적인 소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시기에는 암살이 가장 효율적인 전쟁 방법이었다는데, 그게 뭐 기사도냐! ㅋ 싶지만 성유물을 훔쳐오는 특수 작전도 흔히 행해졌다는 설명을 읽으니 과연 중세로고, 싶기도 하다. 읽기 재밌다.

 

'특수작전'이란 투입된 자원에 비해 전략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상당한 결과를 이끌어낼 능력이 있는 소규모 부대가 좁은 지역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수행하는 전투작전을 말한다.

- 13쪽에서 인용

 

목차가 좀 뜻밖이다. 중세 전쟁사에서 십자군 전쟁을 뺄 수야 없지만, 전체 7장 중 3개 장이 11, 12세기 십자군 시절 중동 이야기다. 개관 격인 1장을 제외하고 나면 전체의 절반 분량이다. 이스라엘 출신인 저자의 관심을 반영하는 것일까. 그외 지역 셋은 14세기 칼레, 15세기 부르고뉴 공국, 16세기 카를 5세가 침공한  프로방스 지역이다. 그러니까 11~16세기까지다. 각 세기별로 안배해 구성했다기 보다는 작전의 특성이 잘 보이는 사건을 택한 것 같다.

 

6장의 부르고뉴 공국 공작들이 영토를 늘려 간 방식이 거의 납치 작전을 통한 상속 강요였다는 것, 재미있었다. 다른 책에서 이렇게 깊이 읽어보지 못했다. 아니, 부르고뉴 역사 자체가 독립된 한 장으로 다뤄지는 경우를 별로 못 본 것 같다. 주경철 저 <유럽인 이야기 1>외에는 거의 백년 전쟁이나 합스부르크 제국 성립과 관련해서 조금 언급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 공국의 야심찬 영토 획득 과정을 세세히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제일 흥미진진한 장은 마지막 7장인 '오리올의 방앗간'이었다. 적을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 방앗간을 습격한다는 발상도 재미있고 그 과정 서술도 다른 장에 비해서 작가의 필력이 발휘된 것 같다. 이 작전이 수행된 1536년은 이미 근대인데 저자는 왜 기사도 시대의 작전의 마지막 장으로 이 방앗간 습격 작전을 선택했을까? 저자는 기사도의 가치관은 16세기 내내 서구의 전쟁에 영향을 끼쳤으며 화약혁명이 특수전의 역사에서 분수령이 되지 못했기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거기에 나는 카를5세가 중세적 제국 건설의 야망을 가진 마지막 인물이라는 점을 더하고 싶다.

 

책은 작전 수행과정 서술 위주이다. 큰 논평이나 자세한 사회적 역사적 배경 설명은 없는 편이다. 그런 부분이 아쉬운 독자가 있다면, 마이클 하워드가 지은 <유럽사 속의 전쟁>의 중세 부분과 병행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특수작전이 지닌 문화적 매력 덕분에 특수작전이 국민들의 사기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력도 늘어났다. 국가의 이미지, 특히 국가의 남성적 이미지가 특수작전에 크게 녹아 있기 때문에, 작전이 성공하면 국민들의 사기가 높아지고, 실패하면 정규작전이 실패했을 때보다 훨씬 더 크게 사기가 떨어진다. 특수작전의 성공이 언제나 화려해 보이는 만큼, 실패는 굴욕적이다. 임무에 참가한 특수부대원들은 국가의 남성성을 상징하는 존재여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은 영화관과 게임 화면에서 본 특수작전과 실제 특수작전을 동일시하는 데 익숙하다.

- 25쪽에서 인용

 

현대의 특수작전이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말하는 위 부분도 흥미로웠다. 전쟁과 남성성 관련, 더 자세히 이 부분 이야기 듣고 싶었는데 이게 다였다. (레이건 시절 스크린에 등장한, 심히 남성적으로 목 굵은 람보가 생각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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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2 - 근대의 빛과 그림자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2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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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은 16~7세기를 다룬다. 카트린 드 메디시스, 오라녀공 빌렘, 루이 14, 레이폴트 1세와 카를로스 2세 등 왕가 혹은 왕에 준하는 인물들 5인과  과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 예술가인 베르니니, 경제계 인물 존 로를 다룬다. 그리고 이 시대를 서술하는데 투기버블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시대의 광풍인 마녀 사냥까지. 1,2,3권 모두 저자는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 사건이나 어떤 시대적 징후(?)를 골고루 안배해서 책을 구성한다. 흥미로운 구성이다. 역사서를 읽을 때에는 본문 서술이나 논평 뿐만 아니라 이런 점에서도 저자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1,2,3권 모두 저자의 기존 저작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1권에는 콜럼버스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그해 역사가 바뀌다>에 있다. 코르테스, 말린체 이야기는 <대항해시대>와 그외 책들에 조금씩 있다. 3권에는 해적 이야기가 <대항해 시대>에 겹쳐 있다. 그런데 이번 2권은 기존 저작과 겹치는 분량이 가장 많다. 오라녀공 빌렘 이야기는 <네덜란드>에서, 마녀 사냥은 <마녀>에서 읽었던 이야기였다. 그래서 이번 2권이 읽으면서 가장 심심했다. (아니, 주경철 선생님 저작은 다 읽는 고정 독자팬인데 쓰다보니 오히려 안티같이 써 놓았네? 이런 죄송할데가!  이 논평은 본책 내용이나 수준과는 상관없이 독자의 개인적 소감과 아쉬움임을 밝힌다. 그냥, 안 읽은 내용을 많은 분량으로 읽고 싶었던 욕심에서 나온 말임)

 

책은 기본적인 사실을 서술하고 각 사건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한다. 저자가 유럽인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입장은 명확하다. 그 인물 그 사건이 근대 유럽을 형성해가는 전체 흐름에서 어떤 시대적 의미를 갖는가, 그 인물 그 사건이 그 시점에서 왜 중요한가를 밝혀 주는 것. 아래처럼.

 

 

 

이처럼 갈릴레오는 불완전성을 키우고 세계의 조화를 깨뜨렸다. 이는 기존 신앙과 철학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었다.

- 111

 

그러나 너무 무겁거나 진지해서 따분하지는 않다. 아래처럼 고급 개그도 있다. 읽다 쓰러질뻔.

 

합스부르크라는 이름은 현재 스위스의 아르가우 지역에 위치한 하비히츠부르크(Habichtsburg, 매의 성이라는 뜻, 번역하면 응봉동) 또는 옛 독일어 ‘hab/hap’(‘여울목이라는 뜻으로, 성 앞에 여울이 있었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 213 쪽

 

카트린 드 메디시스를 학살의 주범 악녀로 몰아가지 않은 시선도 좋았다. 그런데 카트린이 권력을 잡은 시점은 남편 사후이니까 그 이후 국정에 관여한 부분을 서술할 때는 대비라든가 모후로 칭하는 것이 좋겠다. 30쪽 같은 경우 프랑수아 2세를  섭정하는 카트린을 왕비라고 표기했다. 뭐 큰 일은 아니지만, 워낙 1권에 잘못된 호칭 가계도 표기가 많아서, 이런 사소한 부분도 좀 신경 쓰였다.

 

책 뒤쪽에 실린  에스파냐 합스부르크 왕가 계보도에 오류가 있다. 발루아의 엘리자베트와 펠리페 2세 사이에 오스트리아의 카를로스가 태어났다고 잘못 나와 있다. 1권에서도 그렇게 잘못 나왔는데 2권 역시 잘못 나왔다. 1권만 잘못 되었다면 실수라고 보겠는데, 1권에 이어 2권까지 잘못 나온 것을 보니, 좀 염려스럽다. 이런 걸 못 잡아내다니, 편집팀, 과로하시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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