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자궁 -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행복한 여자로 사는 건강법
이유명호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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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그래서 설레나 봄. 나 역시 벚꽃나무처럼 꽃피우고 열매 맺을 수 있는 씨방을 가진 생명이기에.

봄이다. 그래서 아픈가 봄.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내 젊은 몸을 이제는 바꾸며 변화하는 환절기이기에.

 

특별한 병 없이 여기저기가 마구 아프다. 22살 때부터 비가 내리면 다리가 아파서 밤에 잠 못자는 저질체력이었기에 그동안 별로 젊음을 불태우지도 않고 조심조심 살아왔는데, 마흔 넘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아프다. 이거 노화현상인가? 비록 지구에 발을 딛고 살지만 여자 몸 전체의 컨디션은 달나라의 주기에 따르기에, 몇 달 체크해보니 이제 나의 궁전은 문을 닫을 준비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아픈가 보다. 내 나이에 벌써? 오버 아니다. 늦은 나이 초경과 이른 나이 완경, 이후 급격한 노화 진행은 집안 내력이다. 살찌지 않는 체질을 물려 받은 것은 좋지만 평생 골골거리며 아플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

 

그래서 내 공부를 위한 독서를 잠시 멈추고 검색하다 이 책을 만났다. 책에는 자궁 포함, 육장육부를 가진 여성이 마땅히 알아야할 건강정보가 넘친다. 월경, 완경(폐경대신 저자는 완경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질과 난소와 자궁의 병. 건강한 섹스와 임신과 출산과 모유 수유. 유방암과 우울증 예방과 치료까지. 유익하다.

 

게다가 원했던 건강 정보 외에 얻은 것이 많다.  여성으로 살면서 아팠던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저자의 이야기가 통쾌하다. 저자분은 여자로 태어나 아픈 이유를 철저히 한국 사회의 문제에 기초하여 콕콕 찍어내 주신다. 약이 되는 음식 정보를 알려 주실 때도 한 여성이 하루종일 희생해서 부엌에 매달려야만 하는, 현실적으로 실천 불가능하거나 주부들에게 죄책감을 안겨주는 정보를 주지 않아 좋았다. 걍 이 책에 읽는 대로 실천하고 늙어가는 내몸 고칠 수없으니 달래가며 사랑해주어야겠다. 늘어가는 나이와 아파가는 내 몸에 운동과 자연식, 마음 공부를 통해 대처해야겠다. 일단 팥주머니부터 만들고.   

 

초경을 시작한 십대 초반 어린 친구부터 완경 전후의 언니들에게, 아니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여자 친구들에게 이 책을 강추한다. 물론, 그녀들을 사랑하는 남성분들께도.     

 

이 책에서 마음에 안 드는 오직 한 가지 대목 : 질염은 일종의 이스트 같은 효모가 면역이 떨어지면 늘어나서 분비물이 느는 건데, 효모가 좋아하는 밀가루, 설탕, 맥주, 치즈를 먹으면 느는 경향이 있단다. 아, 괜히 읽었어. 이 대목은 빨리 잊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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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집은 어떻게 여성이 되었나 - 서해역사문고 1
이임하 지음 / 서해문집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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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한국 근현대 여성사를 짧고 굵고 진하게 볼 수 있는 책이다. 개화기의 신여성의 삶부터 여학생 교육의 확대, 전쟁 미망인, 일제 강점기 성노예, 양공주, 공순이 (양공주와 공순이는 책에 사용된 용어를 인용한 것, 나의 편견과 상관 없음) 등등,,,, 


역사 현장을 몸으로 겪어낸 우리 할머니 어머니의 생생한 이야기이기에 낯설지 않다. 하지만 한국근현대사 기초 지식이 없는 독자라면, 너무 긍정적 멘탈로 가득찬 사람이라면 이 책이 너무 거칠고 피해의식으로 가득차 있어 보일지도 모른다. 분량상 큰 줄기 위주로 이야기하다 보니 거칠어 보이는 것이지, 책의 서술이 미숙하지는 않다. 극단적 예만 열거했다고 봐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원래 역사책이란, '갑순이가 태어나 곱게 자라서 갑돌이 만나 결혼해서 평온하게 아이 낳고 손자 보며 잘 살았다' 는 식의 이야기는 기록하지 않는 법이다. 


사실 식민지배 아래에서 지식인 남성들은 공적 영역에서 여성들이 활동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그들이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여성들의 사회 진출 욕구를 억압하고 여성을 가정에 귀속시키기 위해 선택한 것은 그들의 활동을 성적 타락으로 연결시키는 것이없다. 

- 본문 72쪽에서 인용


도시에 올라온 미혼의 젊은 여성들은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 생활했는데, 가족의 울타리 너머에 있다는 사실은 바로 그녀들을 규제할 수 있는 권력의 부재를 의미했다. 그녀들을 규제할 수 없다는 사회의 두려움은 그녀들을 잠재적인 성매매 여성으로 간주하게 했다.

- 본문 110쪽에서 인용


문학이나 영화 등 대중매체에서 여성의 성과 사랑이 문제시되어 그려지는 현상의 이면 맥락을 더듬어 보다가 찾아 읽은 책이다. 결국 문제는 여성 개인의 윤리나 성의식, 방종이 아니라 전통 사회가 위기에 처하거나 과도기이거나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었을 뿐이라는 생각인데,,,, 더 파 보아야겠다.


얇지만 알찬 책이다. 서해 문집의 역사 문고 시리즈와 이임하 저자에게 호감이 간다.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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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여성의 역사 -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가 몰랐던 인류 절반의 역사
정현백.김정안 지음 / 동녘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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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업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기 전에 읽은 책이다. 빠른 시간 내에 여성의 역사에 대한 생각을 짚어보기에 적당한 300쪽 좀 넘는 분량, 각 시기별로 요점과 쟁점을 짚어주면서도 친근한 서술이 맘에 든다. 서구 여성사를 쉽고 빨리 접해 보려는 독자에게 강추할만한 책이다. 주석과 참고 문헌 정리도 잘 되어 있어 이 분야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어차피 자주 들춰 보게 될 터이니, 도서관 대출로 읽지 말고 소장하길 권한다.

 

구성은 이렇다. '1장 여성 억압의 기원을 찾아서'는 원시, 고대사회의 여성들을 , '2장 성녀에서 마녀까지'는 서양 중세 여성들을, '3장 자본주의와 노동, 그리고 가족 속에서'는 근대의 여성들을, '4장 타자에서 주체로'는 현대 여성들의 역사를 다룬다. 통사 식이긴 한데, 현대로 올수록 분량이 많아지는 다른 통사류와 달리, 네 파트가 각각 비슷한 분량과 중요성을 갖고 서술되어 있다.

 

비슷한 류의 다른 여성사 책들 가운데, 눈에 띄는 이 책의 장점은 원시, 고대사회 여성사 부분 서술 분량이 많고 충실하다는 점이다. 물론 문자 기록이 없는 편이니 신화학, 인류학 쪽 연구를 많이 인용한다. 엥겔스의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의 영향 탓인지, 원시고대사회가 난혼에다 여성 상위시대였다고 착각하며 이와 관련 온갖 불만과 판타지를 현실의 여성에 대한 불만에 대입하여 펼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헛소리하는 분들은 제발 책 좀 읽고 난 후에 내게 시비를 걸었으면 좋겠다.

 

여하간, 이 책은 서구여성사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한번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중세 여성사나 근대 등 한 시기에 관심 있는 분께도, 이따금 전체 여성사를 다시 빨리 맥잡을 필요성을 느낄 때 읽으면 좋다.

 

동녘 출판사에서 나온 여성 관련 책들은 다 믿고 읽을만 하다. 그러고보니, 대학 새내기 시절 <암탉이 울면><하늘의 절반>에서 시작해서, 이 출판사와 함께 내 반생을 보냈군! 동녘 출판사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하, 원시고대 여성 파트에서 발췌, 메모함.

 

(수렵 채집 사회 서술에 이어지는 부분) 이제 이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가 어떠했는지를 검토하기 전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편견을 지적해야 할 듯 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포유동물 사냥을 인류의 초기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기는 수렵사회의 경우에조차 그들 음식의 20 ~ 40퍼센트 정도를 차지했을 뿐이고, 나머지는 콩, 이파리, 뿌리, 호두, 버섯과 같은 식물로 충당했다.

- 본문 44쪽)

 

이 사회에서 유일한 남녀 분업은 남자는 사냥을, 여자는 식물채집, 요리, 육아를 담당한다는 데 있었다.

- 본문 46쪽에서 인용

 

음식물의 채집이 중요한 사회일수록 여성의 독립성이나 영향력은 더 강했다. 환경이 극단적인 곳에서는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서 우리는 생물학적 차이로 인한 성별 분업이 얼마나 그 사회의 기본적인 생존 조건과 직결되어 있는가를 알 수 있다.

- 본문 49쪽에서 인용

 

이런 점들을 종합해볼 때, 혼음으로 아이의 부친을 밝힐 수 없었기 때문에 모계제가 생성되었다고 파악한 바흐오펜, 모건, 엥겔스 등의 견해는 생물학적 기원과 사회적 생산력을 혼동한 데서 출발한 오류였다고 할 수 있다. 모계제건 부계제건 결국은 초기 사회 구성원들이 그들에게 주어진 환경에 대해 나름의 해결방식을 모색한 결과였던 것이다.

- 본문 52쪽에서 인용

 

흔히 부권제 사회에서의 '남성들의 우월'은 여성의 희생이나 억압에 기초해 이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원시 사회를 바라보는 데서 오류를 범한다. 바흐오펜은 '여성의 패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그 이전 사회를 극단적인 모권제 사회로 보는 오류를 범했고, (하략)

- 본문 56쪽에서 인용

 

여성 중점적 사회라는 것은 흔히 이야기하는 '여성의 지배'가 아니라,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의미하는 것이다.

- 본문 59쪽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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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승 설리번
헬렌 켈러 지음, 김명신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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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헬렌 켈러가 자신의 스승인 애니 설리번의 생애를 기록한 책이다.

 

헬렌의 생애와 성취를 이야기하자면, 애니 설리번의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다. 가난한 아일랜드 이민자의 딸인 애니는 열 살 무렵부터 시설에서 자랐다. 이미 시력을 잃어가고 있던 헬렌을 맡아 줄 친척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곳에서 이내는 남동생을 잃었다. 고집스럽고 똑똑했던 그녀는 시설 탐방을 나온 독지가들 앞에 뛰어나와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외친다. 한 신사의 호의 덕분에 시각 장애인 학교에 다니게 된다. 졸업 후 갈 곳이 없어질 무렵, 헬렌의 가정 교사로 앨라배마 주 터스컴비아로 간다. 헬렌 나이 7살, 애니 나이는 20살이었다. 이후는 다 아는 스토리. 둘은 스승과 제자로서, 인생의 동반자로서 50년 세월을 함께 한다. 애니는 헬렌의 공부를 도와주느라 거의 실명에 이른다.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애니는 결혼한 적이 있었다. 헬렌의 자서전 작업을 도와준 존 메이시와. 남편보다 헬렌을 위하는 애니에게 점점 불만이 생긴 존은 애니를 떠난다. 결국 늙고 병든 애니를 평생 부양하고 임종을 지킨 사람은 헬렌이었다. 애니의 임종을 앞두고, 애니를 기분 좋게 하기 위해 헬렌은 말한다. 선생님이 없으면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그러자 애니는 말한다. 그렇다면 내가 너를 잘못 가르친 거라고. 이렇듯 애니는 평생 헬렌이 독립적 여성이 되기를 원했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에서 헬렌이 언어와 말하기를 배우는 과정에 대해 쓸 때 좀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과도하게 축약하여 서술한 탓에 일반 독자들은 마치 헬렌이 한순간에 ‘언어의 모든 신비를 파악한 것’으려 여겼을지 모른다. 비판적이고 성숙했다면 더 균형 있는 관점에서 제시할 수 있었을 이야기였는데 나의 졸렬한 서술로 인해 분명 큰 오해를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  본문 40쪽에서 인용

 

내가 할리우드로 가서 내 생애에 관한 영화를 찍은 것은 오로지 선생님을 제대로 부양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 본문 162쪽에서 인용

 

위의 인용부분처럼, 이 책을 읽으면 기본적으로 헬렌의 생애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때론 인간성에 존재하는 흠이 아름다운 미덕을 낳기도 하는 것 같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런데 그를 둘러싼 세계는 정말 넓어졌을까?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문제에는 어떤 것들에도 마음을 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는 게 사실인 것 같다. 이들은 나이가 들면 저절로 지혜가 생긴다고 생각하지."

 - 각각 본문131쪽, 156쪽에서 인용

위와 같은 애니의 말을 읽어보면, 그녀의 인간에 대한 성찰 능력이 상당한 것 같다.

 

“너도 알다시피, 얘야, 너는 열성적인 사회개혁가의 기질을 타고 났어.”

- 본문 156쪽에서 인용

애니는 헬렌의 기질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정도까지가 헬렌의 독자적 성취이고 어느 정도까지가 애니의 영향인지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적어도 헬렌의 가정 교사가 되기 이전의 애니의 삶이 어땠는지, 그 삶의 경험이 헬렌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다른 일을 하다 생각해보니, 헬렌 켈러 관련 서적을 주욱 찾아 읽으면서 이 책만 기록해 놓지 않았다. 그러기에, 읽은지 오래 되었지만 대강 리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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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20-03-14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3개는 너무 짠데요...흠~
 
최후의 만찬은 누가 차렸을까 - 세계 여성의 역사 동녘선서 98
로잘린드 마일스 지음, 신성림 옮김 / 동녘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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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만찬을 요리하고 차리고 설거지한 여성은 나오지 않고 다 차린 식탁에 앉아 먹기만 한 남성들만 성경에 나오는 더러운 역사!  내가 다시 써 주리라! 뭐 이런 느낌을 주는 발랄한 제목에 비해 내용은 묵직하다. 원시 시대부터 현재까지 역사책에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여성의 역사를 다룬다. 450쪽이 넘는 두께에 활자는 작고 빽빽하다. 여성학 쪽으로 좋은 책 많이 내온 동녘 출판사에서 낸 책이다. 걍 믿고 읽으면 된다.

 

내용을 다 요약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고,,,,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좀 사변적이고 유머러스하다. 그러나 참고 문헌과 각주가 잘 정리되어 있다. 서구 위주이긴 하지만 예가 풍부하다. 이 책으로 전체 일별하면서 자신이 더 알고자하는 부분 관련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관심있는 장에서 권위있는 참고 문헌 찾아 더 공부하려는 분께 딱 좋은 책이다.

 

한편, 정설이 아닌 내용을 버젓이 써 놓은 부분이 보인다. 230쪽에서 11세기 트로툴라가 <여성의 질병>을 썼다는 것은 정설이 아니다. 현재 학계에서는 당시 시칠리아에 트로툴라같은 여성 의사가 존재했음은 인정하나 그 책의 원저자라고 보고 있지는 않는 의견이 다수이다. 249쪽에서 프랑스 혁명 당시 테루아뉴 드 메리쿠르가 고급 매춘부였는데 바스티유 감옥 습격 때 아마존 여전사의 복장을 하고 군중을 이끌었다는 것은 당시 떠돌던 루머이다. 그런데 저자는 사실로 서술했다. 너무 가려졌던 여성사를 복원한다는 의도가 앞서서 그랬을까? 내가 알기에 오류가 딱 보이는 것은 이 두 군데이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부분이 이렇게 의욕적으로 왜곡되었는지 모르니, 이 책을 다른 곳에 인용하는 것은 좀 꺼려진다. 그리고 서구 여성 위주를 보완하기 위함인지, 다른 지역 여성들의 예도 종종 드는데, 그 비서구권의 예를 드는 방식이 마뜩찮다. 세이 쇼나곤(淸少納言)이 지은 마쿠라 노 소시(枕草子)를 그 문학적 진가와 상관없이 일본 여성의 열악한 상황을 보여 주는 부분만 골라 예로 드는 것이 그렇다. (이 문단 전체는 아주 소소한 옥의 티이다. 내가 생각한 것을 잊을까봐 기록하기 위해 적었을 뿐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이 책이 별로인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 꽤 괜찮다. 통사 식이어서 일일이 장점을 다 예로 들어 리뷰에 쓸 수 없어 내가 안 썼을 뿐이다.) 

 

하기야, 뭐든 자신의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법이니, 그냥 이 시대에 이정도 문제를 제기하고 활약한 여성이 있었다, 정도로 인지하고 넘어가도 될 듯하다. 그 정도만 해도 큰 성과다. 사실, 역사 좀 아시는 분들도 나폴레옹 법전이 유럽 여러 국가들의 민법 바탕이 되었으며 귀족제와 계급을 없앤 혁명적 법이다,,,, 이정도만 알지 그 혁명적이고 진보적인 법전에 여성의 권리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는 것은 모르지 않은가.

 

 여성사에 관심 있으신 분께 권한다. 품절인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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