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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 ㅣ 아동과 청소년 문제해결 3
김유숙 외 지음 / 이너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어떤 사람에게는 세상이 할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매력적인 곳이지만,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상처는 주는 거칠고 두려운 곳이 될 수 있다. 남들과 어울리며 스트레스 받고 아파하느니 차라리 혼자만의 세상에서 마음껏 즐기면 살겠다고 마음먹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라고 하면 학교가기 싫어하고 혼자 집에서 게임이나 인터넷 서핑을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부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 집안에서 이루어지는 숨겨진 문제이기에 밖으로 드러나기 보다는 가족간의 갈등의 양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려 하는 많은 이들(이 책에서는 주로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삼았다)에게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학교생활 부적응, 가족 갈등, 친구문제, 우울감, 무관심, 무기력, 초조함...모두 은둔형 외톨이가 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드물게는 신체적인 문제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지만, 은둔형 외톨이 자체가 정신적인 질환은 아니라고 한다.
부모가 가족을 노출하는 걸 좋아하면 아이도 밖으로 향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게 된다. 조금씩 이해하고 자주 대화하면서 상대에 대해 충분히 관심을 갖는다면 아이의 소극적인 태도도 훨씬 나아질 것이다. 아이의 사회적 활동을 넓혀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친적들과 자주 어울리고 종교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함께 하면서 아이의 마음을 열게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고 어려움을 함께 겪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은둔형 외톨이로 발전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이다. 잠재적 위험군, 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놓았는데, 특히 잠재적 위험군에 해당되는 행동은 누구든 한번쯤 겪어 보았음직한 일들이라 당황스러웠다. 가끔 일어나는 이상행동,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양상, 좋지 않은 습관이 시작되려는 모습이 그냥 지나치면 안되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바쁘게 살다보면 아이의 변화에 둔감해질 수 있고 문제가 생겨도 크면서 겪는 당연한 일이라고 치부하게 되는데, 모든 문제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절대 놓치면 안되겠다. 아이의 학교생활과 친구관계에 대해 자주 이야기 나누어보고 아이의 반응을 살펴본다면 심각한 상태까지 진행되는 것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나와있다. 단순히 아이의 반응을 잘 살피고 대화를 많이 나누고 ...하는 것을 뛰어넘는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웃음과 여행과 요리, 글쓰기도 치료의 한 방법이 될 수 있고, 특히 가족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블로그나 카페를 활용하라는 내용이 마음에 와 닿았다. 혼자 TV보거나 인터넷 공간을 즐기는 것이 은둔형 외톨이들이 즐기는 삶의 한 형태인데, 그건 혼자만의 세상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한다. 가족이나 친구, 혹은 친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손뼉치기 놀이는 책 읽자마자 따라해 보았다. 푸른 하늘 은하수 ~ 노래를 부르면서 손을 마주잡고 놀아보았다. 그런 간단한 유희도 치료의 방법이 될 수 있다니, 꼭 어려운 게 최고는 아닌가 보다.
질병이라기 보다는 문화의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품어주어야 한다. 비난하고 무관심하기 보다는 누구든 외톨이가 될 수 있는 것이기에 이해하고 보듬어주어야 할 것이다. 책을 읽어보면서 은둔형 외톨이의 문제는 더이상 TV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낯선 문화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