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사라졌다 아이앤북 창작동화 21
이지현 지음, 배성연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가 사라졌다 ~

엄마라는 존재는 참 오묘하지요. 없으면 절대 안되는 걸 분명 알면서도 늘 부딪히고 퉁탕거리며 살게 됩니다. 간섭이 싫고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엄마 품을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 아이는 아마 없을 거예요. 그래도 엄마가 사라져 버리기를 바라는 아이는 없지 않을까요. 그런데....성운이의 엄마는 진짜 사라졌어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어느날, 엄마는 장을 보겠다며 나가셨어요.  성운이와 동생 소운이는 비오는 놀이터에서 물장난 모래장난을 하면서 엄마를 기다렸어요. 오후가 되어도 엄마는 돌아오시지 않았고...어두워져도 엄마에게 연락이 없자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지요.평소에 동생을 괴롭히기만 했던 말썽꾸러기 오빠, 성운이는 오히려 동생을 챙기기 시작했어요. 엄마를 기다리면서 아이들은 까무룩 잠이 들기도 했지요. 급한 마음에 전화번호부를 뒤져 할머니, 외삼촌, 이모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구요. 그리고 나서 엄마는 어찌 됐을까요.

 

초등학교 2학년 성운이는 늘 엄마와 티격태격 합니다. 엄마가 숙제하라고 하면 TV를 보겠다고 하고, 식탁에서 음식을 먹으라고 해도 꼭 소파로 가져와서 다 쏟아버리곤 하지요. 잘 놀고 있는 동생을 괜히 건드려서 울리기도 하고....성운이의 몸속에는 이상한 괴물 에너지가 있나 봐요. 가만히 있으면 몸이 근질거려서 뭐든지 저지르고 해치워야 시원해지는 몹쓸 에너지요. 화가 나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발로 차버리기도 하고, 공부보다는 친구랑 노는 게 훨씬 좋은 아이입니다.

 

성운이랑 비슷한 아이가 바로 저희 조카예요. 어찌나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지 몸에 살이 붙어있질 못해요. 삐쩍 마른 몸으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뭔가 쑤시고 건드려야 만족하는 아이지요. 처음에는 왜 그렇게 산만하고 정신없이 노는지 이해를 못했는데, 육아서를 읽어보고 그 이유를 알았어요. 원래 남자 아이들은 몸속에 근질거리는 폭발에너지가 하나씩 있다고 하네요. 그걸 터뜨려야 아이도 행복하고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엄마들이 그걸 이해하고 다독여줘야 하는데....매일 당하고 산다면 쉽지 않겠지요. 그래서 저희 언니네 집은 늘 전쟁터입니다. 곱고 소녀같던 언니가 마구 내뱉는 거친 말들을 보면서 아들 키우는 엄마는 어쩔 수 없구나 싶어서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요.

 

성운이 엄마가 쓰레기통에 들어가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말로는 내다 버리겠다,  주워 온 아이다, 밉다, 별별 소리를 다 할 수 있지만 막상 행동으로 아이에게 뭔가를 보여주기는 어려운데 성운이 엄마는 아이에게 따끔한 훈계를 할 줄 아는 엄마였어요. 말만 요란하게 하는 엄마가 되지 말아야겠어요.

 

책의 마지막 장면은 찡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가족이 있어서 외롭지 않고 쓸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장 어렵고 힘들 때 손을 걷어부치고 도와주는 사람도 가족이지요. 아플 때 와서 진심으로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도 가족이구요. 매일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걸 깨달아야 감사하고 행복해질 거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윙~ 파리를 어떻게 잡을까? 웅진 지식그림책 25
로빈 페이지.스티브 젠킨스 글 그림, 황주선 옮김, 최재천 감수 / 웅진주니어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처음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언제 걷고 먹으면서 사람 노릇을 할까 기대하게 되지요. 또 어느새 자라 뛰어다니고 옹알옹알 말을 하게 되면 언제 커서 공부도 하고 책도 읽을까 걱정 반 기대 반..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요. 어느 순간 아이가 훌쩍 자라서 혼자서 책도 보고 혼자 앉아서 노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집니다. 아이가 생각하고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꼭 따라오는 것이 있어요. 바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지요. 처음에는 쪼그만 애가 궁금해서 묻는 게 신기하고 기특해서 친절하게 가르쳐주게 되지만, 그 생활이 매일 반복되다 보면 귀찮아져서 가끔은 몰라도 된다고 생뚱맞게 대답을 한다거나 얼렁뚱땅 얼버무리기도 하지요.

 

아이들은 동물인형도 좋아하고 자연관찰 책이나 TV에 나오는 동물친구들에 관심을 보입니다. 좋아하는 동물이 어디에서 자는지, 무얼 먹고 지내는지, 추우면 얼어죽지는 않을까 처럼 평범한 질문도 있지만, 왜 다리가 4개인지, 왜 코가 둥그렇게 생겼는지, 왜 털이 배에는 없는지, 왜 걷기는 잘하는데 날지는 못하는지 처럼 대답하기 애매한 것도 묻습니다. 그런 게 왜 궁금할까 이해가 안 되기도 하지만, 한편 저도 어릴 적에 엉뚱한 것들이 궁금해지곤 했던 기억이 나서 될 수 있으면 받아주려고 노력합니다.

 

<윙 ~ 파리를 어떻게 잡을까?> 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물고기는 미끌미끌해서 손으로 잡기 힘든데, 도대체 물고기를 잡아먹는 동물들을 어떻게 할까?  궁금하지요. 게다가 죽은 상태로 먹는 경우도 있지만 팔딱거리는 물고기를 잡아채서 먹는 동물들도 있는데  어찌 그리 민첩하게 행동할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이 참 다양합니다. 동물마다 특징이 있어서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잡더군요. 무시무시하고 징그러운 동물들을 귀엽게 그려놓았어요. 처음 보는 동물들도 있어서 신기했어요.

 

어떻게 알을 낳아 새끼를 얻을까?

팔랑팔랑 나뭇잎 어떻게 쓸까?

윙윙 파리를 어떻게 잡을까?

단단한 땅을 어떻게 팔까?

딱딱한 대합조개 어떻게 먹을까?

 

이런 질문을 던져주고 많은 동물들의 생활을 소개해주면서 궁금증을 풀어 줍니다. 저는 조개를 먹는 방법이 무척 궁금했는데, 사람들이 조개를 먹는 방법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아이에게 질문을 하나씩 던져주고 같이 책을 보면서 답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거예요. 물론 아이가 정답을 맞추기는 힘들지만, 답을 말하려고 이리저리 생각을 하고, 엉뚱하지만 뭔가 대답을 한다는 게 기특하더군요.

 

무지개 송어나 잭슨 카멜레온이 어떻게 파리를 잡아먹는지, 붉은바위성게와 멕시코토굴두꺼비가 어떻게 땅을 파는지,미국너구리와 박쥐가오리가 어떻 방법으로 대합조개를 먹는지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어요.  같은 먹이를 먹는 방법이 동물마다 다르다는 게 재미있고 신기했어요.

 

책의 뒷부분에는 앞에서 나왔던 동물들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가 나오네요. 앞에서는 질문에 충실한 설명이 주가 되었는데, 뒷부분에서는 그 동물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 나와 있어서 동물에 대해 깊이있게 공부해 볼 수 있어요. 대부분의 동물들이 그림으로 소개되고 있어서 자연관찰책에 나오는 큰 사진과 연계해서 공부해 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모든 동물들은 살기 위해 저마다의 방법과 요령이 있다고 하네요. 귀여운 그림과 함께 동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배워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아무나 따라가지 않아요!
다그마 가이슬러 지음, 윤혜정 옮김 / 오마주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웃끼리 도란도란 아이를 챙겨주고 정을 주고받던 시대는 끝난 걸까요. 바로 옆집에 사는 누군가도 믿을 수 없는 시대가 왔어요. 전혀 반갑지  않은 풍속이지요. 아이들과 관련된 모든 사고는 아주 잠깐 사이에 일어난다죠. 꼼꼼하게 아이를 챙기고 위험한 것으로부터 지켜주려고 노심초사 하다가도 잠깐의 실수나 혹은 운이 나쁨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일을 겪게 된다고 하네요. 그럼 24시간 내내 아이를 졸졸 쫓아다녀야 할까요. 마음으로는 그러고 싶네요.

 

그림책에 나오는 리나는 똑똑하고 자기 앞가림을 잘 하는 아이입니다. 절대 아무나 따라가지 않아요. 급하고, 돌발 상황이 일어났을 때 아이들은 이성을 잃고 약해진다고 하는데 리나는 기다리는 엄마가 오지 않아도, 비가 내리기 시작해도 당황하지 않아요. 매일 약속을 잘 키기던 엄마라도 하루쯤은, 아니 아주 잠깐 사정이 생겨서 아이에게 소홀해질 수 있어요. 리나의 엄마도 하필 그날, 학원 앞에 오지 못했어요. 다른 아이들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리나는 엄마가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으라고 했다면서 꼼짝 안하고 서있었어요.

 

가만히 서 있는 리나를 보고 지나가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아는 척을 하네요. 나도 집에 가는 길이니 함께 가자고도 하구요.알 듯 모를 듯한 아저씨가 와서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도 하시네요.  어디서 본 듯한 분들이었지만 그분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어요. 샤워를 좋아하는지 목욕을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고, 빨간 젤리를 좋아하는지 초록 젤리를 좋아하는지도 알지 못했기에 리나는 그분들을 절대 따라가지 않았어요. 사람을 믿고 안 믿고 판단하기에 다소 엉뚱한 기준을 들이댔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리나 말이 다 맞아요. 사소한 것들을 다 기억해주고 아주 작은 습관이나 특징에 대해 기억할 수 있는 사람만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겠지요.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도 리나는 꼼짝하지 않았어요. 엄마가 그자리에서 가만히 기다리라고 했던 말이 기억났기 때문이에요.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던 아저씨가 리나를 데려다  주시겠다고 하시네요. 어떤 아주머니는 우산을 함께 쓰자고도 하시구요. 리나는 그분들에 대해 잘 모르고 있기에 절대 따라가지 않았어요.

 

리나에게 함께 가자고 했던 분들은 모두 좋은 사람이었을까요. 진짜로 리나를 알고 있는 분이었을까요. 어쩌면 비맞고 있는 이웃 아이를 챙겨주고자 했던, 마음씨 고운 분들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리나의 행동이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버릇이나 이름도 가물거리는 사람을 무조건 믿고 따라갈 수는 없겠지요. 

 

누군가 나타나 리나에게 이제 가자고 말합니다. 가시달린 옷을 입고 있고  얼굴에는 심술이 붙어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영 불안한 순간이었어요. 그런데 리나는 그 오빠를 따라갑니다. 거미를 싫어하고 ,딸기소스가 들어간 푸딩을 좋아하고 , 잠잘 때 곰인형을 끌어안고 자는 리나의 오빠였거든요. 엄마가 직접 적어준 '따라가도 되는 사람들 리스트' 에 오빠는 들어가 있거든요. 휴우 ~ 정말 다행이에요. 비도 오고 꽤 오랜 시간이었는데 리나에게 아무일도 생기지 않아서요.

 

사람들의 친절을 거절하면서 리나가 떠올리며 상상한 그림들이 재미있어요. 그리고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구요.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무척 바라지만, 한편으론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이지요.  사회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 아이를 잘 지켜야겠지요. 엄마 아빠 전화번호를 가르쳐주고 집주소를 외우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절대  누구도 함부로 따라가면 안된다는 것부터 가르쳐야겠어요. 책 맨 뒷부분에 따라가도 되는 사람들 명단을 적는 페이지가 있어요. 아이와 함께 적어보고, 그 이외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어서 절대 따라가지 말라고 이야기 해주어야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닷물 에고, 짜다 동시야 놀자 7
함민복 지음, 염혜원 그림 / 비룡소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엉뚱하지만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동시집입니다. 시인 함민복 님이 쓰신 글인데, 웃음이 나오다가 갑자기 급공감 모드로 돌아서기도 하고, 진짜 어른이 맞을까 살짝 의심도 하면서 읽었어요. 그만큼  글이 맑고 , 생각 자체가 기발해서 재미있었어요. 작가가 마지막 페이지에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글을 남기셨어요. 아이들 마음 자체가 동시인데  잘 쓰지도 못한 동시를 발표하게 되어 미안하다...뭐 이런 글이었는데, 전혀 그러실 필요 없겠어요. 아마 시를 읽는 아이들이 이렇게 마음이 잘 통한 어른은 없었을 거라고 깔깔 대면서 공감했을 거예요.

 

바닷가에서 본 작은 조개와 소라들, TV에서 보는 바다 생물들, 그리고 자주 밥상에 올리는 생선들이 이제 새롭게 보이겠어요. 당연하게 이미 알고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생각하곤 했는데, 하핫!  자꾸 동시 속 주인공들이 생각나서 웃음이 나오네요.

 


그림도 크게 한 몫 하지요. 동시를 읽으며 살짝 눈을 돌려 옆의 그림을 보면 더 크게 웃게 됩니다. 새우, 낙지,아귀, 짱뚱어,숭어, 집게, 소라....어찌나 우스꽝스럽고 귀엽게 그려졌는지 동시의 순수함을 더욱 빛내 주네요. 그동안 비린내 난다고 구박했던 생선들에게 미안해지는 글도 있었구요. 우리네 소박한 밥상위에 늘 오르는 김이 대단해 보이기도 했어요. 속좁은 밴댕이가 새롭게 보이기도 하구요. 각각 바다생물들의 특징을 어찌나 잘 잡아내어 꼬집어 놓았는지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감동을 전해주는 동시도 있어요. 물고기는 비가 내린다고 하지않고 대신 동그라미가 내린다고 할 거다...라는 내용의 시였어요. 와~ 그 시를 보자마자 바로 반해버렸어요. 진짜 물고기가 사는 곳에서 보면 그럴 것 같지 않나요. 연두빛 그림도 너무 이쁘고 생생해서 제가 물 속에 들어가서 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입 작은 물고기의 소원' 이라는 시는 처음에는 웃으면서 읽었는데, 한참 생각해 보니 꽤 깊이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더군요.  힘이 세고 몸집이 크다고 함부로 약한 상대를 우습게 보며 사는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려구요. 물고기들의 가슴 아픈 변명들도 짠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저마다 자기만의 목소리가 있듯 한 마디 한 마디 모두 이해가 되었어요. 너무 작고 미미한 존재라고 쉽게 생각하곤 했는데 모든 생명있는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 떠올려 볼  수 있는 동시입니다.

 

시인 함민복 님은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라고 하네요. 왠지 깊이있고 묵직한 글을 쓰시는 분이 아닐까 짐작했는데, 그 짐작을 완전 무참하게 깨주는 동시였어요. 작가의 다른 글도 꼭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시는 작가의 내면을 그대로 비추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지요. 작가의 순수함과 엉뚱함과 당당함이 그대로 전해졌어요. 한 편씩 읽어보면서 웃고, 반성하고 , 슬퍼하고, 공감하면서 세상살이의  참맛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 비린내라뇨! >

 

우리들한테

비린내 난다고 하지 마세요

 

코 막지 마세요

 

우리도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미끄러운 피부, 거친 피부

다 특성에 따라

정성들여 화장한 거예요

 

이렇게 향기가 다양한 걸

무조건 다 비린내라뇨!

 

이건, 정말

언어폭력이에요

 

-물고기 일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 -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하마오 미노루 지음, 이민영 옮김 / 비즈니스세상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엄마들의 고민 중 하나는 너무 많은 육아정보들 중에서 나에게 맞는 걸 찾아내야 한다는 겁니다. 먼저 아이를 키워본 엄마들부터 유아교육 전문가들까지,  다양한 책과 강의를 통해서 수많은 정보를 듣게 되는데, 문제는 듣거나 읽는 순간에는 무척 공감하고 마음을 다잡았다가도 돌아서면 잊게 된다는 거예요. 가슴에 와닿을 만큼 좋은 글귀는 적어놓기도 하지만 정보를 접한 순간만큼 절실하지는 않더군요. 그래서 제가 결심한 건 꾸준히 ,열심히, 다양하게 뭐든지 다 받아들이자~ 입니다. 어떤 책이나 강의든  저보다 경험이 많은 분의 말씀이기에 늘  도움이 되더군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 쉽지 않아요. 친구처럼 지내면서 대화도 많이 나누고, 아이에게 멘토가 되어줄 수 있는 똑똑한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실천하기는 참 어렵네요. 살을 부딪히며 살다보면 순간 화가 나는 일도 있고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게 되는 일도 많은데 그런 순간 순간의 감정들을 억누르고 무조건 아이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주기란...도를 닦는 것만큼 힘들어요.

 

아이를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고  항상 생각하지만, 생각만큼 선물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지 돌아봐야겠어요. 책에서는 아이의 마음을 밝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엄마라고 합니다. 물론 엄마 혼자만의 노력으로 모든 게 채워질 수는 없을 거예요. 엄마 아빠의 사이좋은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고 하니 저도 노력해야겠어요.

 

부모가 먼저 행동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라고 하신 말씀도 기억에 남네요.무조건 아이에게 가르치려 들기만 하고, 내가 먼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생각은 잘 안하게 되는데, 아이에게 미안해지네요. 어떤 선생님을 만나면 아이가 더 훌륭해질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또한 부질없는 기대였어요. 선생님 보다는 부모의 그림자가 더 크게 작용한다는 말씀 또한 새겨들어야겠어요.

 

저에게 힘이 되어준 말도 있어요. 아이와 같이 보내는 시간의 양보다는 질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요. 많이 못 놀아주고 많이 가르쳐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늘 미안했는데,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하시니 불끈 힘이 솟아요. 앞으로는 짧은 시간을 놀아주더라고 귀찮아 하거나 딴 곳으로 관심을 돌릴 수  없나 , 머리 굴리지 말고, 그 시간만큼은 아이를 위해서 집중하려구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글을 읽고 글을 쓰는 게 아이교육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하네요. 멋진 글귀를 발견하면 따로 적어두는 것도 좋다고 하구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이 떠올랐어요. 엄마의 마음부터 평화롭게 다스리고 가꿀 줄 알아야 아이도 잘 키울 수 있다는 말이 와닿았어요. 아이에게 뭔가를 바라거나 기대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사랑은 기대하지 않고 퍼주는 데에서 더 빛이 날 거라고 하네요. 44가지의 소중한 말씀을 마음에 잘 새겨두며 살아야겠어요. 저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어준 글이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