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당신을 생각했다 - 일이 놀이가 되고 놀이가 휴식이 되고 휴식이 삶이 되는 이곳
김재이 지음 / 부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제주분들이라 친가쪽 친척들은 대부분 제주에서 생활 중.

명절이나 제사 때마다 미역국을 끓여먹고 기름떡이란걸 만들어 먹었는데

다른집도 다~ 그런줄 알았더니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 집만 그렇다고 해서

어른들께 물어보니 제주에서 하는 방식으로 제사를 지내기 때문이라고..  

사실 나는 탕국이라는걸 신랑을 만나서 시댁에 인사갔을 때 처음 먹어 봤는데

그 땐 정말 문화충격!으로 쓰러질뻔.. 거기다 맛나는 기름떡도 없다는 사실에 실망은 덤으로..

 

결혼 식 때에도 제주에서 오신 친척분들 비행기 값이며 호텔비로 어마어마 들어갔다는걸

엄마가 몇번이고 이야기한걸 들은 나지만..

정작 나 자신은 아직 제주도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이 현실.

신랑은 대학시절 친구들이랑 캠핑도 다녀오고 직장에서는 불과 몇달전 한라산 등반으로

몇 차례나 다녀왔는데 정작 나는 왜 한번도 못 가본걸까?

아니.. 안 가본걸까?

(그러고 보니 우리 일가 친척들 중 나 혼자만 제주에 안가봤다 ㅠㅠ)

 

그런 나에게 소박한 꿈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어느정도 살았다.. 싶으면

제주도에 들어가서 작은 집 지어 텃밭도 가꾸고 귤도 기르고 개랑 고양이는 당연히 키우면서

가능하다면 말도 한마리 길러보는게..

작은 바램인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신랑은 소박이 아니라 겁나 큰 꿈이라고..

그냥 포기하고 살라고 .. 아주 진지하게 대답을 해주는데

정말.. 불가능한 꿈인걸까?? 말 한마리는 포기할 수도 있는데말이다. ㅋ

 

왜 하필 제주도였을까?

나의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고픈 곳이.. 많고 많은 땅떵이 중 왜 하필 제주도 였을까?

솔직히 답을 하자면 그냥.. 막연히 제주도였다

어렸을 때부터 바다가 좋았고 초원이 좋았으며 말이 좋았는데

이 정도면 딱! 떠오르는게 제.주.도. 아닐까.. ?!

 

그런 제주도를 .. 상상만으로도 아름답고 평화로울것만 같은 제주도를

현실의 나는 책으로 읽었고 결국은 제주도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며칠을 끼고 다니며 아껴가며 글귀 하나하나 사진 하나하나 빠트리지 않고

정독에 정독을 했던 제주에서 당신을 생각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하루에 몇번씩은 제주에 있는 김재이 작가님과 기타를 열심히 만들고 계실 남편분 .

그리고 방울이의 부인?인 귤이랑 제제, 주주,도도 냥이들을 생각한다

그들의 슈나우저 똘순이와 똘만이도...

일면식도 없지만 책 한권으로 제주도에 아주 친한 이웃이 생긴듯한 이 든든한 마음은 뭘까? ^^*  

 

삶에 찌들고 찌들어 지쳐갈 때

이게 사는거니? 라는 남편의 말에 눈물을 뚝뚝 흘렸던 그들이 선택한 곳은 바로 제주.

그들은 과감하게 지금까지 힘들게 이룬것들을 포기하고 2011년 제주에 입도 하게 된다

 제주에 입도한 그날 본 첫 집을 계약해 인생의 제 2막을 펼쳐보이고자 하는데..

생각만큼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는게 현실이다

 

빠르게빠르게 살아오던 도시 사람들은 느리기만 한 제주도의 시간에 항상 답답했고

집 리모델링을 위해 여기저기 업체를 알아보지만 아무리 불러도 그들은 오지않고

설상가상 태풍이 오기전 전기공사를 위해 약속해둔 업체에서도 온다간다 소식이 없다

이래서야 어디 집다운 집에서 살아갈까.. 나도 모르게 혀를 차며 걱정할 때 쯤..

페이지를 넘겨보니 키야.. 박수가 절로 나올만큼 이쁜집을 작가님과 남편분이 멋들어지게 만들어냈다

(물론 지인들의 도움도 받아가며~ ㅋㅋ)

나름 공부해가며 하루하루 공사를 진행해 가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고

완성된 모습을 사진으로 봤을 때는 대견하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주책맞게스리 눈시울이 붉어졌다

특히나 일본식 욕조를 봤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이건 아니다.. 반칙이잖아

너무 잘했잖아... 나도 갖고 싶다.. 이 욕조.. 라며 순간 질투가.. ㅋ

 

책을 읽어 나가면서 제주에서 만난 사람들 속에 녹아 들어가는 이야기와 사진들을 보며

그들 곁에서 같이 데미안에서  차룰 마시고 돈까스 먹고 있는 그리게되고

수국을 어떻게 이렇게 이쁘게 키웠냐고 호들갑떨며

손질 잘된 정원에서 소담하게 피어있는 수국 배경으로 사진도 한장 찍고 있는 내 모습이 절로 상상이 간다

여름이면 그녀가 만들어준 수국 얼음 동동 띄워서 칵테일도 한잔하고

그녀가 직접 만든 수제 목마도 집 한켠에 장식 해 놓고

다음 프리마켓에서는 이효리가 나올까? 궁금해 하는 즐거운 상상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배실배실 웃고있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서.. 행복해서..

 

입도 당시 열살을 훌쩍 넘긴 노견 똘만이와 똘순이를 위해 제주 입도를 서둘렀다는 작가님 부부

아이들의 남은 여생을 흙을 밟으며 살게 해 주고픈 마음에 더는 미루지 못하고 입도를 앞당겼다고..

그 대목에서 우리 엘지와 동수를 생각했고 특히 벌써 16살인 울 엘지가 생각나는게

그냥 동물이 아닌 내 가족으로 생각하고 사랑한다는 작가님이 더욱 가깝게만 느껴졌다.

 

또 어쩜 그렇게 좋은 인연들을 만들었는지 ..

(책을 읽어 갈 수록 여기저기 부러움이 넘친다 ㅋ)

작가님의 제주 정착기도 재미나고 흥미진진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지금까지 만나왔던 사람들과여 인연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토막토막 보여주는 그들의 이야기와 사진을 보면서 다들 어찌 저렇게 표정들이 밝을까..

그들과의 좋은 인연을 만들어간 작가님이 부럽기도 하고 .. 또 반대로

작가님과 인연을 맺은 그들이 부럽기도 하고 .. ㅋㅋ

 

남의 이야기 하듯 담담하게 써내려간 제주 정착기에서

나도 모르게 함께 마음이 동해 함께 웃고 울고.. 며칠동안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낸듯하다

 

그리고 거기에 하나 더.

나의 소망을 더 불타오르게 만들어 버렸다 이책 제주에서 당신을 생각했다가..

 

점점 이웃들과도 소통하며 친해져가고 이제는 그냥 이방인이 아닌 진짜 제주인이 되어가는 모습에

미래의 내 모습을 살짝 덧 입혀 본건 당연지사.  그러다보니.. 걷잡을 수 없게 일이 커져버린듯하다

이거 큰일이다.. 올 해 꼭 제주를 가보고 싶어졌다.
 
아니.. 제주를 꼭 가야겠다 . 올 해 2016년에는!!
 
나의 소박한 꿈에 한 번 더 기름 부어주신 작가님.
지금 제주도는 안녕한가요?
여기 김해에서 저는 이렇게 작가님을 생각하고 있답니다
작가님도 제주도에서 저를 생각 해 주실까요? ㅋ
 
언젠가.. 아니 올 해 꼭 제주에서 작가님을 뵐 수 있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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