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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18년 11월
평점 :
작가의 이름 하나만 가지고 무조건 의
기대를 가지고 읽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의
경우가 그러했다. 조선희 작가님의
신작 소식을 듣자마자 얼른 읽고 싶어
조바심이 날 정도였는데 책이 도착하자마자
당장 읽기 시작. 나무와의 놀이를 모티브로
한 공포소설. 어찌 흥미가 안 생길 수 있을까.
<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는
아홉 개의 소리나무를 두드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해 주길 부탁하기 위해
특별한 힘을 가진 존재를 불러내는 놀이를
큰 주축으로 삼고 전개된다.
15년 전 친구의 복수를 위해 이 이상한 놀이에
함께 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기이하게
사라지고 그들이 사라진 곳에는
세 개의 길쭉하고 커다란 눌림 자국이
공통적으로 찍혀있었다.
이 눌림 자국은 어떻게 생겨난 것이고
사라진 사람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왜 세상에서 사라져야 했는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니
나도 모르게 손등에서 팔 쪽으로
소름이 오소소소.
자칫 스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놀이에 대해.. 그 규칙에 대해 말할 수 없지만
(이 이야기는 최대한 모르고 읽는 게 최고)
이야기를 끌고 가는 아홉 나무에 대한
발상이 너무 재미나고 독특했다.
물론 어디선가 본 듯한 모티브 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정서와 적절하게 믹스해서
이렇게도 신선하면서도 독창적인 이야기를
뽑아낼 수 있다니. 역시 조선희 작가님의
이야기는 무조건 믿고 읽을만했다.
몰입도는 기대만큼 컸지만.. 속도감은..
솔직히 마음처럼 고속도로를 달리는 듯한
독서는 조금 힘들었는데 아마도 뒷부분에
가서 조금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
앞을 왔다 갔다 하느라 집중을 놓친 점도 있고
소설에 나오는 놀이 부분에 100%
이해 안 가는 감이 있어서
속도가 조금 느렸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한 번 손에 쥐면 쉽사리 책을
놓고 딴짓하기에는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의 유혹이 너무 커서
함부로 책을 놓지는 못하겠더라는.
등장인물들이 많아서 머리 나쁜 나로서는
조금 헷갈리긴 했지만 뒤로 갈수록
하나둘 정리가 되어가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 결말로 이어지는 과정에 쏟아지는
이야기들이 묘하게 사람을 불안하게 하고
소름 돋게 하는 뭔가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앞으로도 충성하고 작가님 소설은 챙겨
읽겠다고 속으로 다짐을. ㅋ
호러 부분이 조금 더 강하게 들어갔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시건방진 생각도 해보았는데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는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수상한 소설.
영화로 안 나오려나??
개인적으로 영상으로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는데 제대로만 만들면 정말 멋진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만약 영화로 나온다면
활자에서 살짝 힘을 잃은 호러 부분이 파워 업.
할지도 모른다며 혼자만의 상상의 오디션을
열어본다. 제작사는 여기가 좋겠고
감독은.. 주연배우는.. 하면서 말이다. ㅋ
책을 덮으며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이 놀이를 제안한다면?
내가 이룰 수 없는 그 무언가를
들어 줄 수 있다는 강력한 유혹을
내가 쉽게 뿌려치지 못할 것은 자명한데..
놀이의 대가가.... 너무 커서..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