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hing From Afar 고대하다 연연하다 성찰하다 - 한국대표시인54인선집
이영희 그림, 이소정.이덕원 옮김 / 맥스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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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제목을 본 순간 의아했다. 한국 대표 시인 54인선집인데 제목이 영어로 되어 있어서였다. 하지만 역자들이 한국의 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한국의 시를 영어로 번역하였다는 서문을 읽고 제목이 영어로 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시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하며 애틋한 마음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눈에 띄는 구성은 각 시마다 번역된 영어를 함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번역 교육을 한 번도 받은 적 없는 각기 전문직에 종사하는 부부가 일주일에 한 편씩 2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번역했을 생각을 하니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꼈다. 이 부분에서 우리나라 시에 대한 역자들의 애정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많은 시를 봐왔지만 동시에 영어로 번역된 시는 처음이라 신기했다. 이 책은 역자들이 선정한 한국 대표 54인의 112편의 시를 실고 있는데, 그만큼 좋은 시들을 읽을 수 있음과 동시에 마음만 먹으면 영어 공부도 함께 할 수 있고, 시마다 시에 어울리는 그림을 함께 배치하여 시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그림도 한 명의 작가가 그려서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느껴지고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주로 꽃 작품에서 보이는 마티에르가 꽃을 더 화사하게 해주고 몽글몽글한 느낌을 주어 시만큼이나 그림도 좋았다.

 

 

나태주 <>

 

그냥 줍는 것이다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버려진 채 빛나는

마음의 보석들.

 

 

이해인 <여백이 있는 날>

 

휴식과 사색이 마련될 수 있는 날

평소에 무심이 지나쳤던

자연과 사물과 사람을

제대로 유심히 바라보며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여백이 있는 날

 

 

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시들 중에는 나태주 <>, 이해인 <여백이 있는 날>, 천상병 <귀천>이 특히 좋았다. 나태주 <>에서는 짧지만 그 안에서 나타나는 아름다운 시적 표현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게 해주었고, 이해인 <여백이 있는 날>은 좀 더 삶에 여유를 찾아주는 하였으며, 천상병 <귀천>은 앞으로의 삶을 더 알차고 후회 없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주었다. 시는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앞으로 더 많은 시를 만나보고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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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건 싫은데 혼자 있고 싶어 - INFP 공감 100배 에세이
우유곽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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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MBTI가 굉장히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평소 MBTI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인지 MBTI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스타 MBTI 툰을 즐겨보는데, 인스타에서 유명한 저자를 책으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비록 내가 INFP는 아니지만 INFJ라서 공감 가는 부분이 꽤 있었고, 가족 중에 INFP가 있어서 이 책의 존재가 더 반갑고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좋아하는 분야이고 만화라 책을 펼치자마자 금세 읽었고, 토끼 캐릭터가 귀여워서 보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예전에는 혈액형 얘기가 많았었는데 요즘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서로의 MBTI를 물어보는 것 같다. 지인을 만나서도 MBTI에 대한 얘기는 꼭 나오는 것 같다. MBTI를 알기 전에는 다른 사람의 성향과 나의 성향을 이해 못 할 때도 많았는데 이제는 성향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통해 나와 타인을 다시 한번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뒷걸음질 한다는 것. 그것은 실패보다 못한 포기로 이어지겠지. 실패를 통해 강해진 모습으로 나아갈 것인가. 매번 포기하고 뒷걸음질 할 것인가. 오로지 나의 주저하는 발끝에 달렸어.”

 이 책은 꼭 INFP가 아니어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좋은 내용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와닿아서 이 부분이 가장 좋았다. part4인프피에게 무엇이든 물어봐중 한 부분인데 실패는 늘 두렵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실패를 통해 강해진 모습으로 나아갈지 매번 포기하고 뒷걸음질할지는 오로지 나의 주저하는 발끝에 달렸다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할 때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

 

 무언가에 도전할 때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용기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일단 도전을 시작하고 나면 작은 노력들이 쌓이면서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포기를 하지 않는 것이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염원을 이루어낼 수 있지 않을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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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간직하고픈 시 - 개정판
윤동주 외 지음 / 북카라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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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을 좋아하지만 시와 마주하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책에는 70편이나 되는 시가 수록되어 있지만 손바닥만 한 사이즈로 두께도 얇아서 가지고 다니기도 좋고,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수국이 가득한 표지는 마치 꽃 리스 같다. 6월에서 7월에 피는 수국이 표지라 더 좋았다. 수채화 그림은 시처럼 따스한 느낌을 준다.

 

 도종환의 <담쟁이>, <흔들리며 피는 꽃>, 랜터 월슨 스미스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 김춘수의 <>, 헤르만 헤세의 <> 이 다섯 편의 시가 특히 좋았다. 예전에 도종환의 <담쟁이>를 캘리그래피로 필사한 적이 있었는데, 다른 시들도 다음에 필사해 보고 싶다. <흔들리며 피는 꽃>은 뒤표지이기도 해서 자주 볼 수 있어 좋았다.

 

 비 오는 날 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마침 비가 오는 밤에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시집을 읽었는데 이 순간이 너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거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게는 이 순간이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이었다. 가끔 이런 기분 좋은 순간이 일상에서 자주 상기되고는 하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시를 통해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었고, 소란스러웠던 마음속이 고요해졌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시들과 그동안 보고 싶었던 시들도 수록되어 있는 시집을 소장하게 되어서 행복하다. 책장에 꽂아두고 비 오는 날 이따금씩 꺼내보고 싶은 책이다. 지친 일상에 아름다운 시를 통해 잔잔한 위로를 받고 싶다면 <평생 간직하고픈 시>를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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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서 만나요
한송이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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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요가와 체육강사로 일하다가 꼬리뼈를 다쳤는데, 할 수 있는 재활활동이 수영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수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 저자는 어린 시절 풀장에 빠져 죽을 고비를 넘긴 경험이 있어 물 트라우마가 있었다. 처음 수영을 배우면서 공포감에 그만둘까 생각도 했지만 끝내 극복하고 지금은 수영을 사랑하는 한 명의 수영인으로서 이렇게 수영 에세이까지 썼다.

 

 나도 저자와 같은 경험이 있기에 더 공감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동네 수영장에서 물에 빠진 후 그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우며 극복했었는데, 접영만 배우지 못하고 수영을 그만두었었다. 책에서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에 대해 나오는 부분이 특히나 공감이 많이 가서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자유형과 배영에 어려워하던 평영, 배우지 못한 접영에 대해서도 이론으로나마 배울 수 있었다. 수영장을 좋아하지만 안 간지 꽤 됐는데 책을 읽다 보니 다시금 수영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전신운동인 수영은 근육이나 심폐의 발달에도 좋고 칼로리 소모량도 커서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인 운동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저자가 수영을 하면서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수영이 좋은 운동이라는 것을 체감했다.

 

P.26

결코, 이겨낸 것이 아니라 묵묵히 한 발짝씩 천천히 움직이면 되는 거였다. 비록 더디더라도 미약하게 나아진 결과를 인정해주었다.

 

 책을 읽다 보면 이따금씩 어떤 글귀를 나의 상황에 대입해 보곤 한다. 이 글귀가 꼭 수영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스스로를 칭찬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는데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도 저자의 태도를 배우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가끔씩은 이 글귀를 상기해 보면서 스스로를 인정해 볼까 한다. 수영을 주제로 한 에세이임에도 저자의 삶에 대한 태도도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 점이 에세이의 장점이자 내가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수영을 소재로 한 에세이라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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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E - 이 시대를 대표하는 22명의 작가가 쓴 외로움에 관한 고백
줌파 라히리 외 21명 지음, 나탈리 이브 개럿 엮음, 정윤희 옮김 / 혜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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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제부터인가 혼자 있는 시간을 선호하게 되었다. 직업은 물론이고 여가시간, 취미 활동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좋아졌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즐겁지만 솔직히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좋았다. 하지만 외로운 것은 싫었기에 이 책이 끌렸던 것 같다. , 누구나 느끼는 일상적인 감정인 외로움을 소재로 한 점이 나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22편의 이야기는 마치 22권의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부분은 차가운 병실에서에피소드이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갑상샘 항진증과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까지 걸린 저자가 병실에 입원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병원에서는 외로움의 최고 경지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몇 시간이 멀다 하고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약물들이 몸으로 파고들며, 깊은 잠에 들 수도 없다. 하지만 아들이 병문안을 다녀간 밤엔 다른 날과 똑같이 잠들지 못해도 짜증이 나지 않았다. 저자는 마지막에 매번 외로움에서 자신을 구해준 것은 아이라는 환한 빛이었다고 말했다.

 

 이 에피소드를 읽고 나서 느낀 것은 일단 아프지 않은 현재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리고 나의 외로움에서 구해주는 것은 누구일까 떠올려보니 가족과 친구였다. 그동안 일상을 함께 공유해 줄 누군가가 있기에 고독을 즐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있는 시간도 좋다는 것은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과는 다르다. 혼자 있는 시간은 완전한 혼자가 아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 안에서의 일부 시간이다. 혼자 있는 시간도 좋지만 동시에 주변 사람도 잘 챙겨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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