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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회과학 - 무업 사회

한국의 청년들이 체감하는 사회는 ‘헬조선’이라 불리운다. 그만큼 사회적 안전망은 실질적인 안정을 가져다주지 못 하며, 한 번의 실패는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은 더욱 도전을 망설이도록 만들고 있다. 이런 청년들의 무기력함은 이웃 국가인 일본에서 이미 한국보다 10년 이상 앞서 발생해온 사회적 현상이다. 앞으로 우리가 마주하게 될 더욱 암울할지도 모르는 현실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서 반면교사 삼을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이론적 지식을 풀어놓은 것이 아닌 ‘구도 게이’같이 오랫동안 직접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전선에서 일을 해 온 이의 목소리가 함께 담겨 있다면, 충분히 우린 실질적 해결책을 모색 할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 과학 - 스스로 선택하는 죽음

수많은 인문학 강연을 듣게되면 언제나 ‘내 삶의 주인’이 되어라 한다. 자신의 삶에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선택’할 것을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도 개인의 ‘죽음’ 앞에서는 아직까지 무용지물이다. 다양한 고통 속에서 삶을 ‘연명’하기보다는 자신 존엄을 내세워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싶지만, 아직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는 그것조차 불가능하다. 이 책은 다양한 존엄사 관련 논쟁들을 불러왔고, 이 안에서 우린 다양한 생각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2018년부터 ‘웰다잉법’이라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합법적 존엄사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생기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미리 존엄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면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3. 인문학 - 우리, 독립책방

우리는 대부분 대형서점을 통해서 온, 오프라인으로 책을 구매한다. 하지만 이렇게 구매한 책에는 ‘향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책만의 서사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순히 하나의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나의 기억 속에 ‘향기’있는 책은 존재했다. 어린시절 동네책방에서 책방아저씨에게 추천받았던 책이 그러했다. 그 책을 왜 들여놓았는지에 대한 짧은 설명만으로도 상품에서 하나의 선물로 바뀌곤 했었다. 모두가 대형서점을 향하고 있을 때, 역설적으로 점점 더 많은 실험적인 독립책방들이 생기고 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함께 그 공간에 이유를 가지고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책들을 만나게 되는 설렘은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각지에 있는 독립책방들을 만나는 이정표가 되어 줄 멋진 책이 한 권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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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물로 읽는 라이벌 한국사 - 우리 역사를 바꾼 숙명의 라이벌 28인

역사란 개인의 미시사가 모여 하나의 거대한 거시사로 뻗쳐 나아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 속에서 개인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련의 사건들을 창조해내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우리는 이들을 ‘위인’이라 부른다. 평범한 개인이 비범한 인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극적인 순간을 마주하게 되며, 그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라이벌’들이 항상 존재해왔다. 그렇다. 역사란 하나의 변곡점이 되는 사건들을 타개해가는 라이벌들의 경쟁 속에서 탄생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라이벌 한국사’ 오랜만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2. 어쩌면 글을 잘 쓰게 될지도 몰라 - 매일 글쓰기 70일

한국에 불어온 인문학 열풍은 쉬이 가라앉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다양한 인문학 강의들은 인문고전 독서의 열풍을 일으켰으며, 최근에 와서는 글쓰기의 과정으로 넘어가고 있다. 명사들의 고증담론은 듣는 그 순간은 좋지만 내 손에 직접 와 닿는 느낌은 부족하고, 독서를 통해서 사색과 함께하면 그 깊이는 더 할 수 있지만 뭔가 알 수 없는 아쉬움이 항상 남는다. 이런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글쓰기가 되겠다. 그리고 글을 잘 쓰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바로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다른 글쓰기 책과 다르게 미션을 통해 70일 동안 글을 쓸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이 가장 최고의 글쓰기 책이 될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3. 적당히 벌고 잘 살기 - 나와 그들의 새로운 일하기 실험

이 시대를 살아가는 2,30대는(40대 이상도 마찬가지겠지만) 10년 후 자신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넘쳐난다. 나 역시 치킨공화국의 번영에 한 몫 거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모니터 속 주식그래프를 다시 한 번 쳐다보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요즘 월급이 아닌,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기 위한 준비를 하는 이들을 발견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시대는 변해가지만 스스로가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길 원하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보다 조금 더 먼저 이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이들의 이야기다. 현실의 고단함에 지쳐있을 당신에게 권하고 싶다.



4. 대담 -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

인문학도에게 코딩을 가르치고, 디자이너가 경영을 하는 등 다방면에서 자신의 분야를 넘어서 활동하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더 이상 한 가지 영역의 지식만으로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한다. 그래서인지 통섭이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다. 통섭이라는 개념을 한국에 널리 전파했던 자연과학자 최재천과 인문학자 도정일이 만나 나눈 이야기를 엮었던 <대담>이 출판 10주년을 맞아 특별대담과 함께 돌아왔다. 지나간 세월과 함께 이들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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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 희망과 회복력을 되찾기 위한 어느 불안증 환자의 지적 여정
스콧 스토셀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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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안장애'가 대중에게 다가오고 있다.

'4대천왕’ 정형돈이 ‘불안장애’로 인해 모든 방송에서 하차를 선언했다. 이 기사를 접하자 나는 김장훈, 김구라가 겪는 것으로 알려진 ‘공황장애’가 생각났다. 둘 다 방송 활동을 하면서 가지게 된 대표적인 ‘연예인 병’이지만, 이 두 병명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크게 차이가 난다. 연예인과 같은 공인들만 겪을 것 같은 ‘공황장애’와는 달리 ‘불안장애’라는 것은 일상 속에서 우리 역시 다양하게 경험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낼 수 없고, 표현하지 않은 채 곪아있던 무언가가 터져 나온 것 같은 느낌이다.

 

2. 과연 불안이란 무엇일까?

책에 의하면 공식적으로 불안(anxiety)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채 100년이 되지 않는다. 영어로 된 표준 심리학·의학 교재에서 1930년대 이전에는 ‘불안’이라는 단어가 거의 쓰이지 않다가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사용한 독일어 Angst가 anxiety로 번역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쇠렌 키르케고르는 ‘뚜렷하고 분명한 원인이 없는, 모호하지만 떨쳐버릴 수 없는 불편함’, 정신의학자 로버트 제이 리프턴은 ‘자아의 생명력에 위협을 느낄 때 혹은 자아 분열을 예상하여 생겨나는 불길한 느낌’이라 표현하며 정신적·철학적 문제로 바라보았다. 냉전시대 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는 ‘죄의 내적 전제조건, 유혹의 상태를 내적으로 기술한 것’과 같은 종교적 개념으로 생각했으며,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와 갈레노스부터 죽 병적 불안은 분명하게 의학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불안의 정의에 관해서조차 의견이 모이지 않음에도 우린 다양한 불안에 관해 이야기한다.


 

3. 불안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병적 불안은 히포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 현대 약학자들의 생각처럼 의학적 질환인가?아니면 플라톤과 스피노자, 인지행동 치료사들 생각처럼 철학적 문제인가? 프로이트와 그 추종자들이 생각하듯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성적 억압에서 비롯된 심리적인 문제인가? 혹은 쇠렌 키르케고르와 실존주의자들의 주장처럼 정신적인 병인가? 아니면 W.H. 오든, 데이비스 리스먼, 에리히 프롬, 알베르 카뮈, 또 무수히 많은 현대 사상가들이 선언했듯 문화적인 병인 동시에 우리가 사는 시대와 사회 구조의 한 기능인 것일까?>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위의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불안에 관한 ‘종합백과사전’이라 볼 수 있다. 어느 한 가지 주장에 힘을 보태지 않고, 불안의 원인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과 비추어 소개하고 있다. 즉, 불안은 생물학적 기능인 동시에 철학적인 기능이기도 하고, 육체와 정신, 본능과 이성, 개성과 문화 모두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비록 시대에 따라 중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긴 하지만.


 

4. ‘불안’은 현대인의 병?

사실 30년 전만 해도 불안이라는 병명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1950년 이전에는 불안을 책 한권 분량으로 다룬 사람도 쇠렌 키르케고르와 지그문트 프로이트 두 사람 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1980년 불안을 치료하는 약물이 개발되어 시장에 나왔을 때야 비로소 ‘불안장애’가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전까지는 편람에 프로이트 식 “신경증”이라고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불안 치료약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불안이 진단 범주로 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즉, 치료가 진단을 앞선 것이다. 이런 단적인 예를 정신질환 통계편람 편찬위원회 소속 위원 몇몇이 식사를 하며 나눈 이야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공황장애가 탄생했다. 그리고 와인이 몇 순배 더 돌았고, 테이블에 둘러앉은 정신의학자들이 공황 발작을 일으키지 않지만 항상 걱정을 놓지 않는 동료 이야기를 했다. 그 사람은 뭘로 분류해야 할까? 그 사람은 뭐랄까 범사에 불안해하거든. 아, 그러면 ’범불안장애‘라고 하는 게 어때? 그러고는 와인 한 병을 더 주문해 새로운 병의 이름을 붙인 것을 자축했다. 그 뒤로 30년 동안 전 세계 연구자들은 범불안장애에 관한 자료를 모으게 된다.’

 

5. 약의 개발과 함께하는 정신약리학

‘약물의 발견은 정신병과 인간 본성에 관한 생각에 충격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리의 성격, 지성, 문화 자체를 한 자루의 효소로 축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에드워드 쇼터, 『프로작 이전』(2009)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분야는 「3부. 약물」챕터였다. 이 장에서는 어떻게 약이 새로운 병을 만들어내게 되었는지 그 역사를 살펴볼 수 있게 된다. 1920년대 이전에는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1950년대 이전에는 콕 집어 불안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사람이 없었다. 이것이 1950년대 이전에는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개념으로 ‘불안’하거나 ‘우울’한 사람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지만 지난 세기 중반에 이런 정서적 상태를 완화하기 위한 새로운 약물이 조제되었을 때에서야 그런 상태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병’으로 규정된 것이다. 정신과 약물 등장을 “인류 역사에서 원자폭탄 개발보다도 더 중요한 사건”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우울증을 낫게 해준다는 최첨단 약이 어느 때보다 많은 이 시대에, 우울증 발병률이 1000배로 폭증했다. 제약회사가 존재하는 이상 우리는 다양한 병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삶을 살 게 된 것이다.

 

6. 불안의 시대

이 시대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불안의 시대>라 할 수도 있겠다. 세계적으로는 IS에 의한 테러의 위험이, 국가적으로는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전쟁의 위험이, 개인적으로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경제불황 속에서 직장과 직업에 대한 불안함 등 다양한 불안요소로부터 우린 자유롭지 못 하다. 해가 지고나면 달이 뜰 것이며, 달이 지고나면 또 다시 해가 뜰 것이라는 하루의 반복은 인류가 처음으로 적응한 불안일지도 모른다. 반복된다는 것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며,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를 한 가지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게 도와준다.

 


세상이 바뀌지 않으리라는 생각은 기운 빠지게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편안함을 주기도 한다. 이런 생각과 판단의 극단에서 우리는 나치의 등장과 그들에게 자발적으로 복종한 독일 노동자들을 바라볼 수도 있다. 틸리히는 1930년대 독일 정세를 이렇게 묘사했다. “경제적·정치적 안정뿐 아니라 문화적·종교적 토대로 사라진 듯했다. 기반으로 삼을 만한 것이 없었다. 언제라도 파국적 붕괴가 일어날 듯했다.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안정을 갈구하게 되었다. 두려움과 불안을 가져오는 자유는 매력을 잃었다. 두려움을 수반하는 자유보다는 안정을 주는 권위가 낫게 여겨졌다.” 우린 이 발언을 통해서 복지가 더욱 필요한 저소득층에서 보수세력에 대한 지지율이 더욱 높게 나타나는 역설적인 심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절박함이 사람들을 정치적 권위주의에 매달리게 만드는 것이다.

 

 

 

 

 

 


7. 아쉬운 마무리


이 책을 쓴 저자 ‘스콧 스토셀’은 워싱턴에서 거주하며 잡지를 만드는 사람이다. 그는 평생동안 불안증세에 시달리고 있으며, 다양한 치료법을 동원해서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적당히 불안해하는 법을 배우는 것. 나도 노력하는 중이다. 이 책은 그 노력의 일부다.’라는 말처럼, 그는 불안에 머물기보다는 끊임없는 노력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로 어마어마한 양의 불안과 심리에 관한 책, 논문, 역사적 사건들을 뒤적일 수 있었고, 이렇게 두꺼운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하게 되었다.

 


아쉽지만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내가 느끼고 있는 불안증세가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와 같은 류의 작은 위로이다. 불안이 당최 어디서 오는 것이며,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와 같은 명제도 얻을 수 없다. 이유도 알 수 없으며, 해결책도 찾을 수 없는 그런 책을 우린 왜 읽어야 하는지 굳이 묻는다면, 제목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한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해결할 수 없다면,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라도 찾아야 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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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심리학 - 페이스북은 우리 삶과 우정, 사랑을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가
수재나 E. 플로레스 지음, 안진희 옮김 / 책세상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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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어떤 모습일까.


매번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의 오늘 하루 일과는 페이스북 확인과 함께 시작되었다. 그리곤 크게 ‘의미 없는’ 행동을 하며 30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책을 들고 서재로 향하게 되었다.


 

영업 및 납품을 다니는 일을 하기에 운전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많다. 교통신호에 맞춰 차를 정차시켰을 때 습관적으로 주변 차들을 살펴보곤 한다. 예전과는 달리 대부분의 운전수는 짧은 시간을 활용하며 스마트폰과 눈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나 역시도 크게 자유롭지 못하다.


 

2012년 1월 친구와 함께 중국 여행을 다녀왔다. 그 시절 중국은 페이스북이 통제되어 있었다. 그 말은 여행하는 7박 8일동안 페이스북 로그인을 할 수 없다는 것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의 멋진 여행 기록을 즉시 페이스북에 공유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끔찍했다.


 

친구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을 때 우린 언제나 그랬듯이 기념사진을 남겨왔다. SNS가 등장하기 전에는 순간의 기억을 사진 한 장에 남겼다면, 지금은 페이스북에 기록을 남기는 것 같다. ‘사진’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물질성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페이스북과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면서 스스로를 경계하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것을 알아차렸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빠져나오지 못 하고 있으며, 빠져 나오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언가 잘 못되어 가고 있어.’하는 경계는 ‘나만 그런 건 아니니까.’하는 안도로 바뀌고 있다. 개인의 행동변화에 대해서 이 책은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며 사이버 공간이 아닌 현실의 삶 속으로 중심을 가져오기를 권하고 있다.


 

나 역시 한 동안 페이스북에 내 삶을 의존하고 있었던 적이 있다. 친구들이 나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라는 질문을 한다면 ‘페이스북 대로 살고 있어.’라고 답해도 무방할 정도였으니까. 그 만큼 내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공유했었고, 매 순간 친구들과 연결되어 있는 ‘느낌’은 큰 만족감을 가져왔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쫓고 있었던 ‘느낌’이 오감과 같은 직접적인 감각에 의한 것도 아니며, 친구들과 직접 교류하며 공유된 감정 또한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즉, 나의 상상 속에 나를 가둬버린 것이었다.

 


 


2. 생각을 벗어나지 못한 전개에 대한 아쉬움.


 

<페이스북 심리학>이라는 제목을 처음 접한다면 어떤 내용을 떠올리게 될까?

내가 떠올린 내용은 현재 페이스북을 통해서 펼쳐지고 있는 다양한 개인들의 포스팅과 여러 단체들의 홍보 및 소셜프로젝트 등을 통해서, 사이버공간 상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표현과 사건들에 대한 심리적 분석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목차를 보는 순간 이 책은 지극히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문사회 분야의 책들을 꾸준히 접하다보면, 자연스레 현재 이 시점에 가장 “핫”한 트렌드를 제목에 내세우면서 등장하는 책들이 있다. 전문적인 연구결과 데이터를 제시하기에는 정보의 전문성 및 시간의 역사성을 도출해내기가 어려울 때 자주 사용되는 방식이 ‘다양한’이라는 말을 내세운 ‘사례제시’이다. 작가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장의 얼개에 맞춰진 사례들로 내용은 채워지고, 그 사례들이 자연스레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어있다. 따라서 이 책들은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책 내용이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전개되겠구나.’하는 예상이 된다. 나에게 있어 좋은 책은 그런 예상을 벗어나는 책이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안타까지만 그런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펼쳐지고 있는 다양한 소셜마케팅 및 프로모션의 사회적 영향을 사회심리영역으로 확장해서 풀어놓았다면 괜찮은 참고서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책을 읽은 말미에 진하게 남는 여운이다. 그 이유를 찾아보니 이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었다. 원제는 <Facehooked>. 즉, 페이스북 심리학이 아니라 ‘페이스북 중독’인 것이다. 한국으로 수입되어 번역, 출판하는 과정에서 출판사가 제목에 작은 손질을 가한 것이다. 작은 상술에 당한 것이다.



3.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책을 손에 쥐었다면 <7. 적보다 못한 친구>는 꼭 한번 읽어보자.

- 나는 어떤 유형의 ‘감정 조종자’에 가까울까?

 


지금은 내가 진행하는 모임을 알리는 것과 정보 수집(지인 동향, 행사, 프로모션) 외에는 페이스북을 활용하지 않는다. 이 공간에서 지금의 나는 수용자인 셈이다. 하지만 적극적 생산자였던 과거가 있었다. 그 시절의 글들을 살펴보니 내게 발생한 여러 사건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느끼고 깨달은 점 등이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류의 글 들이다.

 


"

시대는 우울하지만, 우리의 일상마저 우울해선 안되기에.

 

나이는 나보다 두세살 많을까? 우리 매장 납품을 담당하던 한 청년.

 

과거에는 농구선수 였다는 그.

언제나 웃으며, 빠릿빠릿하게 몸을 놀리며, 자기가 하나라도 더 내리려고 노력하던 그.

 

이쪽 업계에 있으면 젊은 친구들을 보기 힘들기 때문이었을까?

나 역시 그러했기 때문이었을까?

무언가 눈빛으로 '우리 서로 힘냅시다.'라고 함께 주고 받았던 그.

 

하지만 오늘은 어쩐일인지 오전에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납품을 왔다.

의아했다.

 


오후가 되었다.

낯선 승용차가 한대 들어왔다.

언제나 쓰고 있던 야구모자는 없었다.

언제나 입고 있던 작업복, 작업화도 없었다.

언제나 끼고 있던 목장갑 역시 없었다.

 

말끔하게 차려입는 그가 사무실로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왔다.

이제 납품업무는 인수인계하고 영업팀 과장으로 승진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하러 온 것이다.

 

아버지도 항상 요즘 애들같지 않게 싹싹하다며 칭찬을 마르지 않게 해왔던 그였기 때문인지,

1시간 정도 본인이 영업을 하시던 과거 에피소드 부터해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주셨다.

 

나는 그를 응원한다.

남들이 꺼려하는 곳에 당당히 발을 내밀었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였기 때문에 '스스로 만들어 낸' 새로운 기회를 그는 잡은 것이다.

 

뱀의 머리가 나은지, 용의 꼬리가 나은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분명한 것은 '삶의 만족도' 부분에서는 뱀의 머리가 높은것이 분명하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인정을 받으며 애써 일 하는 그가 나는 너무 고맙다.

그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뜨거운 청춘과 열정은 곳곳에 숨어있었다.

 

다음에 오면 하루 날 잡고 농구 같이 하자 해야겠다.

 

"


대부분의 글들은 언제나 나를 향해 있었고, 누군가와 소통을 하기 보다는 나 자신과 대화하는 느낌이 짙은 글들이었다. 여기서 제시 된 감정조종자들의 예시 중에는 ‘나르시시스트’에 가장 가까운 면이 있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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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술/대중문화 : 알랭 드 보통의 아름다움과 행복의 예술

 

사람과 사람의 만남 속에서 많은 사건들이 발생한다. 그리고 역사가 된다. 

만약 이 사람들이 아티스트와 철학자라면 어떤 사건이 발생할 것인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 알랭 드 보통과, 한국의 젊은 공예작가들이 만났다.


단순히 만남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협업을 통해 특별전을 꾸몄고, 

하나의 멋진 역사가 되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청주비엔날레는 10월 25일까지다. 

이 책 한권 옆에 끼고 간다면 남자사람친구, 여자사람친구보다는 든든할 것이다.

 


 

 

 

 

 

 

 

 

 

 

 

 

  

2. 인문학 : 곁에 두고 읽는 서양철학사

 

책을 좀 읽기 시작하다보면 

좀 더 높은 수준의 고증담론에 대한 욕구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책들을 손에 쥐어주는 순간 맥락을 잘라버리는 다양한 용어와 

배경지식 없는 사상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경험 역시 경험하게 될 것이다. 

책을 ‘즐기기’ 위해 활용하는 이들에게 한 학자에 대한, 철학적 용어에 대한 

깊은 이해까지 요구하는 것은 큰 에너지 낭비임에 틀림없다. 


이런 독자들을 위한 ‘네비게이션’같은 역할을 해 줄 책 한권이 출판되었다. 

<곁에 두고 읽는 서양철학사>. 

3천 년 서양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50인과 100가지 개념을 연표와 그림, 

비주얼적 구성으로 쉽고 재미있게 소개해놓았다고 하니 안성맞춤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곁에 두고 읽는 동양철학사>도 출판이 된다면 참 좋을 것 같다.

 


 

 

 

 

 

 

 

 

 

 

 

 

  

3. 사회과학 : 개인주의자 선언

 

책 소개만 읽었을 때는 크게 와 닿는 부분이 없었다. 

그래서 다른 좋은 책은 없을까 살펴보려 스크로를 넘기는 찰나 

추천글에서 한 사람의 이름을 마주하게 되었다. ‘손석희’


책 소개 글 보다, 손석희의 추천글을 더욱 집중해서 읽었다. 

‘나는 문유석 판사 생각의 대부분과 그의 성향의 상당 부분이 나와 겹친다는 데에 경이로움까지 느끼면서 이 책을 읽었다.’라고 손석희는 표현했다. 


그러자 처음엔 그냥 지나쳤던 

‘나는 감히 우리 스스로를 더 불행하게 만드는 굴레가 전근대적인 집단주의 문화이고,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근대적 의미의 합리적 개인주의라고 생각한다.’라는 

저자의 한 마디에 다시 주목하게 되었다.


세대론이 다시금 등장하고 일베가 성행하는 등 사회는 점점 더 집단주의, 

때론 이를 넘어선 전체주의로까지 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1인 미디어가 대세로 자리매김 하는 등 

인류 역사상 가장 개인이 발휘하는 영향력이 큰 시대이기도 하다.

도래하는 개인의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준비해야 할 지 이 책을 통해서 알아보자.

 

 

 

 

 

 

 

 

 

 

 

 

 

 

 

4. 역사 : 스승을 죽인 제자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EH.카의 말을 빌려 생각해보자.

우리가 쌓아온 이성, 지성, 영성의 역사들은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스승과 현재를 이끌어 나가는 제자들의 끊임없는 부딪힘으로 만들어 진 것이다. 

그 속에서 누군가는 스승의 가르침을 이어나가거나 뛰어넘기도 하며, 

누군가는 반목하여 자신만의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기도 한다. 

책 소개 말 처럼 “배신과 창조로 대표되는 이 묘한 관계 속에서 스승과 제자 개인의 삶과 운명뿐만 아니라 역사의 도도한 흐름도 관찰할 수 있다.”

 

청춘들은 외로워하며, 어른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나 하나 챙기기도 어려운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청춘을 이끌어왔던, 어른을 보듬어 주었던 ‘비빌 언덕’이 사회에서 사라지고 있다. 

어쩌면 멘토가 아니라 스승이 필요한 시대. 

역사 속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꼼꼼히 살펴본다면 

아마 이건 ‘너와 나의 연결 고리’가 되지 않을까?

 

 

 

 

 

 

 

 

 

 

 

 

 

 

  

5. 과학 : 청진기가 사라진 이후

 

의료에 대한 개념은 시대와 함께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치료’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예방’의 차원으로 변하고 있다. 

치료의 시대에는 이미 발생한 질환을 의사에게 맡겨야 하는 수동성을 띄고 있었다면, 

예방의 시대에는 스스로가 진단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 능동성을 필요로 한다. 

이런 개념의 변화에 스마트기기의 발전도 발 맞춰가고 있기에 

점점 의료영역에서 개인의 역할과 책임은 증가할 것이다.

 

의료 민영화를 넘어서 의료 민주화를 향해 나아간다면 

환자가 자신의 의료를 책임질 수 있게 된다. 

그 순간에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를 이 책은 소개하고 있다.

의료 민영화 관련된 논란은 아직 끊이지 않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런 지식과 정보는 미리 습득해 놓는 것이 

예견된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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