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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 알타이 걸어본다 6
배수아 지음 / 난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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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즈음 일이다. <오만과 편견>에 빠져살던 동생은 늘 책을 가지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려고 들어갔다가 그만 책을 두고 나와버렸고, 서둘러 찾으러 갔을 때는 이미 책이 사라져버린 후였다. 이후 동생은 책에 대한 추억들을 푸념처럼 늘어놓으며 시름시름 앓아갔다. 나는 동생의 그 지겨운 푸념들을 눈물 어린 표정으로 들어주곤 했는데 정말 황당한 일은 <오만과 편견>은 내 책이었다는 것이다.

 

 

물건을 잃어버린다는건 정말 슬픈 일이다. 단순히 잃어버린 물건에 대한 슬픔 보다도, 손으로 길들이며 함께 했던 시간들을 몽땅 잃어버린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상에서 책을 잃어버려도 슬프고 속상한데 만약 머나먼 나라에서 좋아했던 책을 잃어버린다면 얼마나 큰 충격과 혼란을 겪게 될까?

 

 

' 나는 한국에서 두 권의 책을 가지고 왔다. 한 권은 한국어 책인 토마스 베른 하르트의 <소멸>이고 다른 한 권은 독일어로 된 네이폴의 <마법의 씨앗>이다. 나는 두 권을 기분에 따라 병행하여 읽는 중이었는데, 특히 <마법의 씨앗>은 중반을 넘어서면서 매우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으며 한창 몰입하여 빠져 있었다. 그런데 불행히도 검은 호수 아일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나는 내가 그 두 권의 책을 모두 욀기에서부터 타고 온 버스 선반 위에 두고 내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버스는 욀기에로 돌아간 다음이었다. 한창 재미있게 읽던 <마법의 씨앗>을 생각하면 너무 속이 상했다. 그 책은 한국에서는 사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몇 년 전 사서 당장 다 읽지는 않았지만 항상 가지고 다니며 시간이 날때마다 한두 페이지씩 넘기던 손때 묻는 책이라 더욱 가슴이 아팠다. 산지 얼마 안되어 프랑크푸르트 호텔에서 이미 한 번 잃어버렸다가 다시 되찾은 책이며, 그래서 그 책 속표지에 이름까지 써 놓은 것이다. 다시 같은 책을 독일에서 살 수 있다고 해도 회복될 것 같지 않은 아픔이었다'p91

 

 

우리나라 여성으로써는 처음으로 몽골이라는 나라에가서 좋아하는 책을 잃어버린 그녀의 사연을 읽자 이불동굴속에서 울상을 짓고 앉아있던 동생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마치 돈을 찾기위해 책을 헌납해버린 동생마냥 그녀가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렇게 처음 만나본 배수아 저자는 참 털털함이 매력이며, 어떤 '운명적인 이끌림'을 믿는 강렬한 여인이기도 했다.

 

 

' 나는 2009년 7, 도저히 저항하지 못할 운명의 힘 이끌려 몽골로 떠나 약 한 달간 서북부 국경지대인 알타이와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머물렀다.' - 작가의 말

 

도대체 '도저히 저항하지 못할 운명의 힘'이란 어떤 기분을 말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는데, 하지 않으면 미칠것 같고 꼭 해야만 할것 같은, 머리속이 온통 그 생각들로 가득 차올라서 털어내지 않으면 살 수 없을것 같은 기분, 아니면 주위를 감싸고 있는 모든 환경이 마치 몽골로 안내하고 있는 것같은 기분을 말하는 것일까를 생각해보곤 했다. 어쩌면 나는 평생 느껴볼 수 없을것 같은, 그 '운명의 힘'에 이끌려 떠나게된 그녀의 이야기가 처음부터 좋았음을 고백한다. <귀향>이라는 책을 읽고 오직 '갈잔 치낙을' 만나기 위해 무작정 몽골로 떠날 수 있던 그녀의 용기와 의지도 . 더욱이 흔히 접할 수 있는 여행기가 아니라서 좋았고 끝없이 펼쳐지는 스텝과 보기 힘든 식물들과 광활한 하늘과 대륙성 기후가 나를 들뜨게 만들었다. 

 

 

꼭지를 틀면 콸콸 쏟아져 나오는 수도꼭지와 언제든지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부엌과 포근하고 따스한 잠자리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책장이 놓인 공간에서 물이 귀해 3주 동안 제대로 씻지 못한 환경과, 잘 마른 야크똥을 주워야만 화덕을 피울 수 있는 유르테와 보온, 보냉 시설이 없어 음식은 상하고 매일같이 딱딱한 빵과 양고기의 비릿한 냄새를 참아가며 지내야했던 그녀의 여행담은 내 일상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며 머릿속에 그려지곤 했다. 그러다 문득 내 주위를 감싸고 있는 환경은 '편리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주 오래전부터 편리함 속에서 길들여진 삶이라고.

 

 

' 문득 고개를 들어 유르테 밖을 내다보면, 내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그런 태양 빛이 천지를 차갑게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시냇물이 흘러가는 소리, 바람소리, 양들이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한 마리의 야크가 유르테 앞을 지나간다'p92

 

 

' 알타이의 매혹적인 점은 거칠고 투박한, 때로는 위험한 자연이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지각이 토해놓은 그 상태 그대로의 암석들, 그것은 편리한 시설로 잘 단정한, 도로와 지프와 여행자 캠프가 눈에 띄는 유명 관광지와는 분명히 구별 되는 점이다. 나는 이렇게 크고 웅장하며 아름다운 호수가 그 어떠한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되지 않은 채 이렇게 - 마치 우리의 세계와 평행하는 다른 행성에 있는 것 처럼 - 고독하게 놓여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으나 알타이를 더 많이 알게 되면서 그것을 더이상 이상하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p99

 

그래서 생각해봤다. 내가 잃어버린  '불편함' 속에는 무엇이 있었는가를.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과 졸졸 흐르는 냇물과 바람결에 속삭이는 풀잎소리와 자장가처럼 들려오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동물들의 울음소리와 광활하게 펼쳐진 초원과 돌의 어머니와 쇠의 아버지 그리고 정령을 믿는 순수한 마음의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얻고 있는 '편림함' 속에는 수많은 '불편함'들이 소리없이 소멸되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언젠가 읽었던 타샤튜더의 책에보면, 넓은 대지의 정원을 손수 가꾸며 옷을 직접 지어입고, 손주들을 위해 인형을 만들고, 염소를 키우며 젖을 짜 직접 치즈를 만들며 행복해하던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삶에서 편리함을 조금만 거둬내면, 손수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있음이 떠올랐다. 버스라는 편리함을 버리고 두발로 땅을 딛고 거닐면 색색으로 물든 단풍 나무와 길가에 피어난 이름 모를 꽃들을 감상할 수 있고, 꽃을 즐기기보다 씨앗을 사다가 화분에 심으며 식물이 자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며 또 야채를 잘라 햇빛에 구득 구득 말려 겨우내 먹을 수 있는 반찬을 만들 수 있음을 생각했다. 비록 배수아 저자처럼 훌쩍 몽골로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삶 속에 있는 편리함을 조금만 거둬내보자고.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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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11-07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반의 배수아 소설을 읽고 반했었어요. 제목도 멋지구리했구요.. 나는 니가 지겨워. 내 안에 남자가 ... 제목이 기억이 ㅠ
잠시 기억에서 잠겨져 있었는데 다시 수면위로 떠 오르는게 좋은 느낌이에요~~ ㅎㅎ

해피북 2015-11-07 23:57   좋아요 0 | URL
지금 행복하자님^^ 저는 배수아님을 처음 만나봤는데 글을 읽는동안 털털한 느낌이 좋았고 여성스러움을 놓아버리고 생활하는 점이 좋더라고요 ㅎㅎ 저 역시 앞으로 읽게될 배수아님의 글이 기대가 되는 시간이었답니다 ㅎㅎ 좋은 이야기 있음 많이 소개해주세요 지금 행복하자님^^ 그리고 꿀밤되세요 ㅎㅎ

2015-11-07 2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7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살리미 2015-11-07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배수아 작가하면 <눈먼 부엉이>라는 작품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 작품을 번역하셨더라고요. 근데 그 책이 너무 신비롭고 몽환적이라서 좀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어요. 그래서 왠지 배수아작가 하면 어렵다는 생각이.. ㅋ 그녀가 번역한 작품을 읽어놓고 말이죠 ㅎㅎ

해피북 2015-11-08 00:01   좋아요 0 | URL
앗, 그러셨군요. 저는 이 작품이 처음이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독특한 문체(?)가 있으신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끊길듯 끊기지 않는 이어지는 문장들이 처음엔 생소했는데 읽다보니 이것도 은근한 매력이 느껴지던 ㅎㅎ 앞으로 조금 더 배수아님의 책을 탐닉해볼까하는데 좋은 책을 발견하면 오로라님께 소식통 띄워보도록 할께요 쿄쿄쿄!! 꿀밤되세요!!

2015-11-08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8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5-11-08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형수 작가의 <조드>라는 소설을 e-book으로 다운 받아 놓고 아직도 못다 읽은 저는 몽골에 관한 책을 대하면 괜히 뒤가 켕깁니다 ㅠㅠ 지난 여름 제 아이가 학교에서 단체로 다녀오기도 한 나라인데요. 배수아라는 작가도 심상치 않은 작가이니 어떤 얘기가 펼쳐있을지 궁금해지네요. 제 아이는 거기 가서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왔고 배수아 작가는 책을 잃어버리고 왔군요. 조드 부터 어서 읽어야 하는데 ㅠㅠ

해피북 2015-11-09 16:18   좋아요 0 | URL
앗! 김형수 작가님의 <조드>를 추천해주시는 분들이 많네요 ㅎㅎ 더욱이 hnine님이 알려주시니 더욱 읽고 싶구요. 그런데 휴대폰을 ,, 몽골에서 잃어버렸다니! 와 정말 잊지 못할 사건이 되었겠어요 ㅎㅎ

2015-11-08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9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면을 끓이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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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 살아가던 1980년대에는 모두가 가난했다. 누구 하나 실컷 배불리 먹었다는 사람을 만난 적 없고, 누구 하나 때깔 고은 새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 다 후즐근하게 늘어진 티셔츠를 엄마에서 언니로 언니에서 동생으로 이어지거나, 아빠에서 오빠로 오빠에서 동생으로 이어지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았다. 우리 집은 특히 형제자매가 다른 집에 비에 많았다.(아버지 주변 분들은 모두 2명의 자식만 두고 계셨다) 베이비붐 세대인 아버지와 어머니는 가난한 살림살이 속에서도 집안의 기둥인 '아들'을 얻기 위해 딸 셋을 낳고 아들을 얻으셨다. 그래서 우리 집은 늘 먹을것이 부족했다.

 

 

당시 라면이 보편화되었던 시절이었지만, 우리 집에서 라면은 평소에는 먹을 수 없는 특식에 가까운 음식이었다. 늘 집안을 든든히 지키시던 엄마가 외출을 하시는 날이면, 아버지는 그날 저녁 서랍장 속에 꽁꽁 숨겨둔 라면을 끓여주셨다. 평소엔 맡아볼 수 없던 라면냄새가 집안에 진동을 하면 우리는 환한 웃음꽃을 피우며 서둘러 식탁에 앉아 경건한 마음으로 기다리곤 했다. 그러면 아버지는 고기 건더기가 동동 떠오른 라면을 놓아주셨다. 라면과 고기! 이건 정말 멋진 조합이었다. 아버지의 입에서 '먹자'라는 신호탄이 떨어지면 동생과 나는 잽싸게 그릇속에 있는 고기를 건져 입안에 넣고 오물거렸다. 그런데 아뿔싸! 이건 고기가 아니라 덜 풀린 된장 덩어리었다. 동생과 나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된장 덩어리를 힘겹게 삼킨 후 속은 마음을 애써 진정시켜야 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 아버지가 끓여주시던 라면은 '된장 라면'이다. 식구가 많다 보니 일반적인 '맛'보다도 '양'으로 승부하던 우리집은 라면을 끓일 때 물을 넉넉히 넣고 푹 삶아 끓여내곤 했는데 아버지는 거기에 된장을 넣어 끓이곤 하셨다. 그렇게 라면 국물 속에 침투한 덜 풀린 된장은 면발 사이사이에 고기처럼 위장하며 우리의 손길을 기다렸다. 라면 냄새에 흥분한 우리가 된장인지 고기인지 분간을 못하고 냉큼 집어먹으면 기대와는 다르게 씁쓸하고 짭짤한 맛이 입안에 퍼져 오만상을 찌푸릴수 밖에 없던 기억이 난다. 이런 우리의 표정을 읽으신 아버지는 된장이 우리몸에 얼마나 좋은지를 말씀해주시곤 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시절에는 아버지의 말씀은 귓등으로 들으며 그저 고기건더기로 속은 분한 마음만 있었지만, 이렇게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릴만큼 성장하고 보니, 아버지의 된장 한 스푼은 자식들의 건강을 생각한 뭉클한 마음이 담긴 사랑이였음을 느끼게 되었다.

 

 

' 맛은 화학적 실체라기 보다는 정서적 현상이다. 맛은 우리가 그것을 입안에 누리고 있을때만 유효한 현실이다. 그외 모든 시간 속에서 맛은 그리움으로 변해서 사람들의 뼈와 살과 정서의 깊은 곳에서 태아처럼 잠들어 있다. 시장기는 얼마나 많은 맛을 환기 시키는가p17

 

 

김훈 저자의 책 <라면을 끓이며>를 읽으며 맛은 '정서적 현상'이라는 말에 강한 긍정을 느낀다. 아버지가 끓여주시던 된장라면은 단순한 라면을 넘어 아버지의 사랑과 추억이 내 기억의 가장 밑바닥에 웅크려있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 하나 저자의 말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기억 밑바닥에서 태어처럼 웅크리고 있는 각인된 기억의 '맛'은 시장기로는 소환될 수 없다는 특수성이 있다고나 할까. 그저 허기진 배를 쥐어틀고 떠올린다기 보다도 이렇듯 면발처럼 탱글탱글한 '글맛'을 들이킬때 예고도없이 불쑥 소환되어지고 눈앞에 펼쳐저 그 그리움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음을 느낀다. 그러니 김훈 저자의 글맛은 그리움이 묻어나고 사랑이 묻어나고 때론 풍화된 기억의 저 밑바닥으로 불쑥 빨려들어가 잊혀진 사람들과 만나고 아픔 마음을 달래고 돌아오는 인생의 달그락거리는 울림이 있다고나 할까. 이 책은 다양한 글들을 묶은 산문집이라 모든 내용을 온전히 받아 들였다고 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 맛과 아버지에 대한 글맛으로 책을 읽는동안 뭉클하고 행복했던 시간이였음을 느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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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2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5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aesar 2015-11-02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을 읽은 이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해피북 2015-11-05 14:46   좋아요 0 | URL
아웅. 부끄럽지만 감사합니다 caesar님! 즐거운 오후시간 보내세요 ㅎㅎㅎ

살리미 2015-11-02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해피북님도 신간평가단이셨군요^^
ㅎㅎ 된장 라면의 맛 궁금하네요^^ 저도 된장라면은 아니었지만 된장찌개 속 된장 덩어리를 고기로 착각하고 얼른 집어먹은 기억이나서 한참 웃었어요^^
제게 아버지의 음식은 멜튀김이라는 제주도 음식이에요. 빙어만한 크기의 `멜`이라는 생선을 튀겨주시면 한입에 쏙 먹곤 했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었거든요. 지금도 가끔 엄마가 제주도에서 보내주시면 제가 튀겨보기도 하는데 그 때 그 맛은 안나요. 아버지의 추억과 함께하는 `정서적인` 맛이라 그런가요.

해피북 2015-11-05 14:52   좋아요 0 | URL
아닛! 오로라님도 신간평가단이신가요? ㅎㅎ 어느 분야세요?
오로라님도 된장 덩어리를 착각하셨다니 저도 큭큭 거렸어요. 어릴적 한번쯤 경험하게
되는 추억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ㅎㅎ

그리고 멜튀김! 며칠전 티비에서 `제주도에서 살아보기`란 프로그램에서 나온걸 봤어요.
마치 멸치처럼 생긴 `멜`이라는 생선을 국과 튀김으로 먹던 장면을 보면서 `멜`은 어떤 맛일까 했는데
멜튀김이 고소하다더라구요 ㅎㅎ 그런 추억의 맛을 간직하고 계실 오로라님이 무척 부럽습니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어릴적 먹던 음식에 맛은 흉내낼 수 없는 정말 저 깊은 밑바닥에 `정서`의 맛 `
정말 그` 맛`인거 같아요 ㅎㅎ

비로그인 2015-11-04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소고기라면 정말 맛있었는데 지금은 라면이 별로 맛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해피북 2015-11-05 14:53   좋아요 0 | URL
크~ 맞아요! 소고기라면 ㅎㅎㅎ 이름도 참 순수했지요?
그때 면발이 더 탱글거렸던거 같은데 요즘은 면발을 먹다보면 좀 질리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ㅎㅎ 아마도 당시보다 먹을것이 많아지고 또 좋은 음식때문에
입맛이 변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답니다^^ 즐거운 오후 시간 되세요 아리님^^

살리미 2015-11-05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전 신간평가단이 아니에요^^ 제가 조사선택을 잘못하는 바람에 ㅋㅋㅋ 제가 감히 평가단이라뇨 ㅎㅎ
멜튀김이 티비에도 나왔었군요?? 저도 봤음 무척 반가웠을텐데... 국으로도 먹고 말려서 조림으로 해먹어도 정말 맛있거든요.
제 추억의 음식을 해피북님도 보셨다니 더 반갑네요^^
 
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은 제법 쌀쌀한 바람으로 바뀌었다.

해가 떨어진 저녁이면 나도 모르게 주머니에 손을 넣고

싶어지는걸 보면 그새 따스한 온기가 그리워지고 있는 모양이다.

이럴땐 사람 체온만큼 따뜻한게 있을까? 사람이 그리워지는 계절엔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맞잡고 호젓한 산책길을 걷고 싶지만,

매 시간은 내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진리를 터득하고

이런 아쉬운 마음을 책에 풀어놓는다.

 

 

 

 

 

 

어떤 책은 읽기 전부터 묘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한다. 내겐 이 책이 그랬다. 실로 오랜만에 듣는 '사색' 이란 단어부터가 그랬다. 손바닥만한 휴대폰 하나만 있다면,  세상에서  쏟아내는 이야기에 빠져 도무지 '생각'이란걸 할틈도없이 지내고마는 이때에 '여행과 사색'이라는 조합이 참 좋았다. 또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라는 직함 역시 뻬놓을수 없는 매력인 저자 안정희씨가 32개국 80개 도시를 여행하며 쓴 책이 여행기가 아니라는점 역시도 참 좋아 읽고 싶은 책이다.

 

 

 

 

 

 

 지금당장 여행가방을 싸메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나도 '유목민'적인 삶을 살고 싶다.

차를 타고 휙휙지나가는 배경을 감상하는것 보다도, 그 배경과 하나가 되는 삶을 살아보는것! 울란 바토르, 알타이, 카자흐. 낯선듯, 친숙한 단어들에 이끌려 이 책이 궁금했다. 어떤 미지의 힘에 이끌려 '몽골'에 도착했던 저자 배수아씨는 여행자의 시선보다도 그들의 삶에 동화되어 유목민적인 삶을 살았다고 하는데 그 '미지의 힘'이 무엇인지 찾게 되었을까? 그녀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진다.

 

 

 

 

 

 

 

 연초엔 기대속에 수 많은 계획을 세우고, 연말이 되면 그 계획들 때문에 속상하고  자신을 책망하곤 한다. 스스로 제 무덤을 판다는 속담처럼, 내 스스로 만들어놓은 덫에 걸려 자책하고마는 웃픈 현실속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봄부터 겨울까지 12달 속에 소중한 기억들을 사진과 짤막한 이야기로 기록해놓은 책. 이런 기록이라면 아무리 실패한 계획들이라고 해도 1년 동안의 내 모든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말해줄것만 같아 반갑게 느껴졌다. 거기에 최갑수라는 남자저자와 장연정이라는 여자저자의 두 가지 시선을 느낄 수 있다고 하니, 남자가 바라보는 사물과 여자가 바라보는 사물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을것 같아 읽고 싶어진 책이다.

 

 

 

 

 

 

서로 책을 너무 좋아했고, 책으로 맺어진 인연으로 한참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신혼초에 아내가 척추암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고 여행을 결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진주문고'라는 서점을 운영하며 여전희 책과 소통하는 이 사랑스런 부부의 삶과 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도선'과 '진희'라는 두 사람의 교차되는 시선으로 전해지는데, 그들이 들려줄 이야기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아버님 덕분에 알게된  최인호 작가님의 2주기 추모집이자 7년 전부터 구상해놓은 책이라는 소식이 들렸다. 아직 작가님의 책을 많이 읽어보지 못했지만, 작가를 가장 작가답게 그리워하고 사랑할 수 있는일은 책속에서 변함없이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아닐까 싶어 이 책에 관심이 갖어진다. 문학적 자서전이란 타이틀처럼, 이 책을 통해 최인호 작가님의 이야기를 숨결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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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2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3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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